요즘 남친을 따라 야구를 보기 시작했다. 사실 처음에는 지면 놀려주려고(나보다 더 기분의 변화 곡선이 일정한 그가 야구가 진 날 놀리면 흔들리길래 그게 재미있어서-_-) 보기 시작했는데, 요새는 퇴근 시간에 할 거 없으면 버스에서 야구나 보면서 돌아오곤 한다. (광역버스의 흔들림은 혹자의 말을 인용하자면 헬리콥터 수준이라 책 읽기는 불가하다.)
요 며칠 쥐들이 비리비리 시원찮아서 시무룩했는데, 오늘은 어쩐 일인지 9회말에 멋진 역전승! 사실 매니큐어 바르면서 보려고 TV를 틀었다가 봤는데, 9회말에 정규방송 운운하면서 중계를 끊어버려서 역전의 순간을 못 봐 아쉽기는 했지만, 그저 커다란 티비로 깝대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이 수확이라면 수확. (얼팬으로 시작하면 뭐 어떠랴, 깝대 보는 맛이라도 있어야지.)
어쨌거나, 주말에는 다음 주쯤이면 나올(!) 예정인 첫 책임 편집한 책(아, 이 책 때문에 여러 사람한테 신세를 졌다)의 보도자료를 뒹굴거리며 작성해보겠다고 계획했지만, 뭐 야구나 보고 크마나 보고 캐슬이나 보고 그랬더니 하루가 후딱 가버렸다. 애벌로 작성해봤는데, 어딘가 한 50%쯤 부족한 보도자료. 끄응.
책 마무리하느라 정신이 없어서 근 일주일 동안 붙잡고 있던 <올림픽의 몸값>은 고만고만하니 분량에 비해서는 재미가 없었고, 밀린 숙제나 하자는 마음으로 <어느 날 나는 바깥으로 들어갔다>를 읽고 있는데, 생각보다 괜찮다. 일전에 팀장님이 이 책 너무 좋았다고 하신 적이 있어서 서평단 도서로 받았을 때도 관심이 갔는데, 읽어보니 어쨌거나 재미와 감동,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좋은 책. 뭐 그렇지만, 전체적으로 요즘 독서는 시들시들 의욕이 없다. 읽고 치울 새 없이 서평단 도서는 쌓여 가고, 신간은 무지막지하게 쏟아지고, 뭐 결국 작년에는 타격왕까지 했던 메트로가 찬스에 나와서 찬물이나 끼얹는 것처럼 한때 마구잡이로 책을 읽어치우던 나도 좀 슬럼프(?)인 듯.
덧) 그러니까 이 페이퍼는 순전히 일상 이야기를 좀 올려달라는 엘신님의 간곡한 부탁 때문에 쓴 것. 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