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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아의 서울대 말하기 강의 - 소통의 기술, 세상을 향해 나를 여는 방법
유정아 지음 / 문학동네 / 2009년 6월
평점 :
구판절판
요즘 부쩍 뉴스에서 다뤄지고 있는 떡볶이 논쟁이라는 것이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재래 시장에서 떡볶이를 먹자 민주당 의원이 "떡볶이 집에 가지 마시라. 그 집에 손님 안 온다. 아이들 들어올리지 마시라. 애들 경기한다"고 말한 것을 두고 한나라당 대변인이 "대통령이 떡볶이 집 가면 그 집 망한다고 했다"고 하며 서로 주장을 펴는 웃지 못할 논쟁이다. 이런 식으로 우리는 흔히 일상 생활에서도 어떤 말을 듣고 자의적으로 해석하거나, 혹은 말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처음과는 다른 방식으로 의미가 바뀌는 것을 볼 수 있다. 결국 이런 일의 원인은 근본적으로 '말을 제대로 못했기 때문'이다. 올바른 말하기, 의미를 정확하게 전달하는 말하기. 그 방법에 대해 서울대에서 몇 년간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말하기> 강의를 맡고 있는 아나운서 유정아가 이야기한다.
프리젠테이션이나 발표 수업이 늘어남에 따라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말하기는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때문에 화술과 관련해 숱하게 많은 책들이 출간됐고, 스피치(웅변) 학원도 다시금 인기를 끌고 있다고 한다. '말하기'는 이 사회를 살아가는 데 있어서 하나의 경쟁력인 것이다. 이 책의 저자 유정아는 아나운서 출신으로 말하기에 있어서는 프로라 할 수 있다. 그런 프로가 들려주는 실전 말하기를 소개하고 있기에 이 책은 특별하다.
총 6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은 일단 말하기는 '소통'이라고 강조하면서 발성, 발음에서부터 프레젠테이션, 자기소개, 면접, 대화 등 다양한 상황에서 어떻게 말해야 하는지 알려준다. 단순히 기술적인 측면을 나열한 것이 아니라 저자가 경험을 통해 체득한 지식을 전달해주기 때문에 지루하지 않게 읽어갈 수 있었다. 특히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둘째 아이의 학교에서 일일 교사로 나선 저자가 아이들에게 말하기에 대해 가르치면서 발성의 자세를 설명해주고자 '단전'의 위치를 묻는 질문을 던진 것이었는데, "얘들아~ 배꼽 아래 3센티에 뭐가 있지?"라고 묻자 당연하게도(?) "똥꼬요!"라고 대답하는 아이를 보며 저자는 말하기에서 청중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새삼 느끼고 반성하게 된다.
말을 잘하는 사람을 보면 '왜 나는 저 사람처럼 저렇게 말을 잘 하지 못할까?'라며 고민한다. 태어날 때부터 뛰어난 언변을 타고난 사람도 있겠지만, 이 책을 보며 말하기는 향상이 가능한 잠재된 능력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취업을 앞두고 면접때문에 고민인 사람도, 프레젠테이션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 직장인도, 발표나 토론 수업때마다 주눅드는 학생들도, 말하기에 대해 자신이 없는 사람이라면 유정아의 말하기 강의를 통해 자신을 업그레이드 시켜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