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진보당이 해산 당.했.다.
통합진보당 당원도 아니며, 진보당을 그리 믿지 않는 사람이지만 나는 반성한다.
그대들에게 '종북'이라 불렀던 일을 반성한다.
그냥 북쪽과 친하다는 느낌에 민족적 감수성이 너무 강하게 표출되는 몇몇 사람들의 언행과 행동을 이유 삼아 모든 진보당원들을 마치 '종북'인 듯 비웃었던 일을 반성한다.
나의 철없음과 배려없는 언행이 나와 함께 이사회를 구성하는 사람들을 완벽하게 격리시키는 단서을 제공했음을 반성한다.
수구주의자들, 통일을 대박으로 밖에 생각하지 않는 자들, 자신의 치부를 감추기 위해 정적을 모두 빨갱이로 몰아 처단해야 하는 자들에게 분단사회의 가장 커다란 낙인인 '종북'이란 말을 함부로 사용해서 이 사회의 민주주의와 법치주의를 물거품으로 만들게 일조했던 나를 반성한다.
이제는 통합진보당의 해산을 넘어 종합적인 공안몰이가 시작되는 듯 하다.
인간이 가진 표현의 자유, 양심의 자유, 사상의 자유...무엇 하나 지켜지지 못하고 있다.
정서적 거부감으로 무시했던 일이... 이제 쓰나미가 되어 되돌아오고 있다.
물론 정서적으로만 거부했던 것은 아니다. 정말 일부 사람들은 이해할 수 없었으니까...
그럼에도 그들과 토론하고 경합하기보다 정말 어느 한 쪽으로 내몰고 싶었던 모양이다.
그런 사소함이 오늘의 결과를 부른건 아닌지...
진보당 해산에 반대하는 집회도 헌법정신을 위배한 집회이기 때문에 집회의 자유를 보장받지 못한다고 집회와 시위에 관한 법률에 명시되어 있다고 한다. 집시법의 이 특정 조항이 이렇게 현실에 현현할 줄이야...
길은 멀고, 수십번 넘어지고 가고 있다. 한번 더 넘어졌다고 자위하기엔 너무 큰 상처지만 여기서 다시 온 길 되돌아보고 다시 가야지 별 수 없다.
아직도 굴뚝위에서 길에서 현장에서 생존을 위해 삶을 이어가기 위해 버티는 사람들이 있다.
긴 호흡으로 ... 다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