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실에서 일하고 있는데... 직원이 갑자기 들어와서는 전쟁이 났다고 한다.
처음 듣는 생각은... 저거 점심 뭘 먹었길래 저러냐는... 그만큼 실감이 나지 않았다는 말이다.
까마득하게 잊고 있는 사실... 그건 아직 한반도는 정전 중이라는 것이다.
언제고 전쟁은 일어날 수 있는 땅... 다른 나라에서 보기에 화약고 같은 이 땅에서 정작 나는 너무도 태평스럽게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런 막연한 믿음... 전쟁은 절대로 일어나지 않는다는.. 이 근거 없는 믿음은 도대체 어디서 온 것일까?
가끔 생각해 보면, 북한정권에 대한 과도한 집착은 어쩌면 그들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정치를 쥐락펴락하는 가장 강력한 독립변수이기 때문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그들이 조금 과도한 행위를 해버리면... 일단 일상정치건 비상정치건 멈춰버리고 모든 시선을 북쪽으로 돌리게 된다. 상상의 나래를 맘껏 펼치면서... 저들의 의도가 무엇인지...고의적인건지.... 실수인건지....아님 다른 무슨 노림수가 있는건지....상상에 상상을 더하지만 딱 거기까지다. 그들은 절대로 이야기해 주는 것이 없기 때문이다. 다만, 지금까지 벼랑끝 전술에서 보여주듯이 곤조 하나만은 인정해 줘야 할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민간인 사는 곳이 폭격을 당하고, 우리의 젊은이가 둘이 죽었다. 부상자도 많을 것이고... 이거 정확하게 분석해야 할 것이 있다. 제대로 분석하지 않고 그저 북한놈들 죽일 놈들 외치는 어버이 연합회처럼 단순하게 분노로 풀어야 할 문제는 아니라는 것이다. 왜 이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가 ? 북쪽에 대한 상상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을 챙겨 봐야 한다는 것이다.
전제 하나 : 잊어버리지 말아야 할 것. 한반도는 잠시 전쟁이 중지된 상태라는 것. 그리고 평화협정은 아직 체결되지 않은 상태라는 것. 따라서 이런 전시 상태가 장시간 일어나지 않았다고 해도 언젠가는 일어날 수 있는 개연성이 엄청시리 높은 나라라는 것.
전제 둘 : 전쟁은 무조건 피해야 한다는 것. 조기에 매듭짓고 평화의 상태를 유지하는 것이 사실상 분노로 전쟁을 수행하는 것보다는 언제나 유익하다는 것. 그리고 사실 전쟁해봐야 우리가 잃은 것이 많지 북한이 잃을 것은 어버이 수령 밖에 더 있겠는가? 그것도 조만간 무너져 내릴 것이 뻔한 권력일진데...
이렇게 한반도가 위험지역이면, 제발 긴장을 고조하는 행위들 좀 자제하자. 그넘의 한미 군사훈련이 전쟁을 억제하기 보담 전쟁을 촉발할 확율이 크고, 훈련 끝에 미군들 최신무기나 구매하는 행위로 끝나고 미군기지 유지하기 위해 드는 세금을 생각하면 별 도움이 안되는 짓거리일텐데... 솔직히 말해 미국이 지들 피흘리는 이유야 따로 있는 거지 진짜 우리를 걱정해서 하는 거 아니면 우리도 실리 좀 챙기면서 가야 하는거 아닌가? 서로 무기 감축하고 평화롭게 경제교류해도 모자랄 판에 북한이 핵개발한다고 전술핵 들여오겠다는 국방장관의 말에 우리는 이제 안심해도 되는건가?
한반도는 다시 핵 실험장이 될지도 모르는데 말이다.
가끔 상부상조하는 둘의 모습을 보면 가관도 아니다. 사람이 죽고 민간인의 가옥이 파손되고 피난해야 하는 준전시상황에 누가 가장 이득을 보게 될까? 북쪽이 체제내 안정을 위해 위기를 고조하는 이 사건으로 사실상 이쪽에서 이득을 보는 사람도 있다. 사찰의혹도 4대강 논란도 모두 쓸려가게 생겼다. G20개최로 물타기 하고, 아시안 게임으로 눈을 현혹하더니 이제는 전쟁위기로 모든 사고가 마비되는 상황으로 치닫고 있다.
위기는 결국 위기를 몸으로 때워야 하는 사람들에게 위기일 뿐이다. 그러나 몸으로 때워야할 사람들이 전쟁을 외치는 부조리한 현상은 항상 있어왔다. 무서운 것은 격앙된 감정 속에서 행하는 일들에 대한 결과를 예측하지 못한다는 것....
반전과 반핵... 어느 순간 슬그머니 사그라진 90년대의 구호가 부활해야 할 시점인 모양이다.
피흘리지 않고 같이 공존하고 평화롭게 살 방도를 찾아야 한다. 그것은 인내해야 하고 오래걸리고 어쩌면 지루한 길일지도 모른다. 그러나 평화를 위해서 치루어야 할 댓가라고 한다면 주저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전쟁은 전자오락과 같은 낭만이 아니다. 감정이 치달을 수록 생각은 더욱 냉철하게 가지고 가야 할 것이 아닌가?
주여 저들을 용서하소서... 저들은 자신이 무슨 짓을 하는지 모르고 있나이다....이천년이 넘도록 반복되는 이 한탄은 아직도 유효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