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니까 꿈을 잘 꾸지 않던 내가 꿈을 꾼 것도 신기한 일이려니와 하필 꿈 내용이 내 안에 있는 물질적인 욕망을 꿈틀거리게 했으니 민망한 일이다.

 

꿈 얘기하는 사람들을 보면 신기했다. 나는 꿈을 잘 꾸지 않고, 설사 꿈을 꾸더라도 전혀 기억하지 못하니 꿈 꾼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신기할 수 밖에... 물론 과학적으로 모든 사람들이 꿈을 꾸며 단지 기억하지 못할 뿐이라 하니 내가 전혀 꿈을 안꾸는것은 아닐터.... 무지막지한 망각의 힘이 남들보다 더 작용하는 것 뿐일터다.

 

그런데... 신기하게 눈을 뜨는 순간 말똥말똥해지면서 방금 전에 꿈에서 헤매던 내용이 그대로 기억나는 것 아닌가?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굉장히 더러운 꿈이었던 것이다.

화장실에서 덩을 누고 있는데...덩이 잘 안나와서 낑낑대다가 드뎌 시원하게 해결하고 나서는 그야말로 심마니가 산삼을 받들듯이 나온 덩을 두 손으로 움켜쥐고 손을 번쩍 드는 순간.... 화들짝 놀라서 깬 것이다. 사실 난 비몽사몽 중에 현실인 줄 알고...손을 내려다 보았다. 텅 빈 손... 

 

사실 어렸을 때...몇살까지라고 말 못하겠지만.... 화장실에서 소변을 보는데... 나오지 않는 소변때문에 낑낑대다 시원하게 내갈기면서 눈을 뜨면 지도를 그리고 있던 경험이 있는지라...깜짝 놀랐던 것 같다. 텅 빈 손은 깨끗하고 꿈은 선명하고.... 잠에서 깬 걸 투덜대다 순간 덩꿈은 돈꿈이란 생각이 들었다. 아싸.... 하늘이 드디어 나에게 선명한 표징을 주셨으니 이제 찌질한 가난을 벗어나 좀 더 걱정없이 인생을 즐기라는 계시라는 생각이 드는 것이다. 그래서 난 로또를 내 지갑에 있는 현찰을 다 털어서 샀다.... (지갑에 현찰이라곤 천원짜리 네장 있더라...)

 

기다리는 즐거움...이 끝나고 당첨번호가 나오는 날.

난 덩꿈도 개꿈과 동격이라는 사실을 확인하고야 말았다. 최소한 나한테는 그런 모양이다. 아마 다른 사람들에게도 틀리지 않을 거라 확신하다. 그런데 왜 꿈에 덩을 보면 재물수가 있다고 하는 것일까....

 

이 얘기를 주변 사람들과 나누다 여러가지 이론을 들었다. 덩을 보기만 해도 재물수가 있다는 설과 보기만 하는 것은 효험이 없고 신체에 접촉이 되어야 한다는 설... 신체접촉도 될 수 있으면 광범위해야 효과가 있다는 설... 등등...종합해보니 나의 경우는 덩을 보고 접촉은 했으되 접촉부위가 현저하게 적은 관계로 결국 개꿈과 동격으로 떨어진 것이다.

 

아놔... 그럼 덩물에 튀겨지는 꿈을 꾸던가 푸세식 변소에 빠져 허우적 대다가 꼬르륵~ 잠기는 순간 놀라서 깨어나지 않는 이상 별 재미가 없다는 이야긴데...

 

암튼...새해부터 재물에 욕심을 부리지 말고 성실하게 살라는 조상님, 하나님, 부처님의 계시로 알고 성실하게 살기로 했다. 이 지긋한 회사에서 짤리지 않고 버티면서 살아가는 것도 감사하게 여기면서... 마음가짐은 바로 했으나 찌질한 현실을 인정해야 하는 암울한 마음은 어쩔 수 없다.

 

머 전혀 관계없는 책이나 이런 책도 있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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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2-02-24 2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로또 말고 다른 곳에서 들어오겠죠, 꼭 돈이란게 로또만 통하겠습니까?

저는 어제 꿈이 너무 심란한데다, 그 꿈이 무엇을 말하는지 확실하게 알겠어서
그냥 멍했답니다.... 그런데 머큐리님 서재에 제가 너무 오랜만에 들렸네요.
아흑, 이리 들리니 친구네 들린 기분입니다. 건강하시죠? ^^

머큐리 2012-03-02 18:09   좋아요 0 | URL
아직 감기 한 번 안걸리고 겨울을 지냈어요..ㅎㅎ 뭐 아프지만 않아도 돈버는거라 생각하고 있어요..ㅎㅎ

라주미힌 2012-02-25 19: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도 그런 꿈 꾸면 사야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하는데..
대박이 유토피아... 아.. 모두의 잠재의식에 깊숙히 있나봐요;;흐흐.. 예전부터..

머큐리 2012-03-02 18:11   좋아요 0 | URL
아...이건 융의 학설로 추리해보는 건가요? 인간의 잠재의식에 깃들인 대박의 유토피아...ㅎㅎ

같은하늘 2012-02-27 02: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저도 몇 년 전에 덩꿈 꾸고 고민하다 평생 사지도 않던 복권 구입했는데 꽝이었다는...
역시 노력하지 않고 얻으려는 것은 꿈에 불과한게지요? ㅎㅎ

머큐리 2012-03-02 18: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하늘님..그래도 복권이라도 사는 노력은 했잖아요... 사람들은 복권이나 맞았으면 하면서...복권도 사지 않는다능~~~ 잘 지내고 계시죠???
 

알라딘 입장에서는 쓴소리일지 모르겠다.

 

출판계나 유통업계에 대해 아는 바는 없지만 인터넷 서점들이 중고서적을 판매할 때 의외로 윈윈전략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했다. 특히 다른 인터넷 서점은 모르겠지만 알라딘에서 개인이 판매자로 등록하고 불필요한 책들을 필요한 사람에게 매매하도록 하는 시스템은 꽤나 우수해 보였다. 더불어 판매자로 등록하기 귀찮은(?) 사람들을 위해 알라딘에서 일괄 구매해서 중고책으로 판매하는 아이디어도 내심 감탄한바 있다.

 

그리고.... 난 알라딘 중고서적의 매니아이다... 싼 맛에 의외로 과잉 소비를 하는 면이 있지만, 그래도 책만 보면 뭔가 흐믓해 하는 병을 앓고 있는 내 입징에서야....중고서적 판매는 반가울 수 밖에 없다.

 

온라인 말고 오프라인을 이용할 때, 새책을 살필때는 나는 주로 광화문과 부천의 교보를 이용하고, 중고책을 보러갈 때는 신촌의 '숨어있는 책'을 이용한다. 둘 다 나름 매력적인 공간이고 새책이건 헌 책이건 서가에 꽂혀있는 책들을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른다.

 

설 연휴기간에 잠시 짬을 내어 '숨어있는 책'에 들렸었다. 그때 이 땅의 중소상인들이 한 숨처럼 하는 이야기를 그대로 들어야 했다. 소비가 줄어들면 가장 많은 타격을 입는 부분이 문화적 부분이다 보니 출판계도 힘들지만....심지어 헌 책방도 힘들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원래 '숨책'은 오후 2시에 문을 열고 저녁 10시에 문들 닫는다. 그런데 올해부터는 정오부터 문을 열고 저녁 10시에 닫는다고 한다. 휴일도 설날과 추석 당일만 쉬고 연중 무휴란다..... 소비자 입장에서야 이용하는 시간이 늘어서 좋지만 운영하는 사람 입장에서는 참 팍팍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오늘도 잠시 짬을 내어 '숨책'에 들렸다. 거기서 나는 알라딘 오프라인 중고서점이 신촌에 생긴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아마 연세대 앞 쪽인 듯 한데... 사실 종로에 오프라인 중고서점을 열었을 때 숨책에 걱정안되냐고 물었더니... 숨책에 계시던 분은 그때까지만 해도 여유가 있어 보였다. 일단 취급하는 서적의 특성이 많이 틀리다고 했다. 그리고 물리적 거리상으로 크게 영향을 받지 않으리라 예상하는 듯 했다. 그런데 이제 알라딘이 신촌으로 입성한단다....

 

신촌에는 '공씨책방'과 '숨어있는 책' 말고도 여러군데 중고서점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아마 이들 전체가 영향을 받을 것이다. 골목 상권을 침입해 오는 SSM처럼 일반 중고서점에 비하면 공룡인 알라딘 중고서점이 등장하면 신촌의 중고서점들은 휘청거릴지 모른다. 난 알라딘 때문에 내가 즐겨 찾아가 커피를 마치며 서가를 들려보는 즐거운 장소가 사라질 위기에 있다는 생각에 아쉽다.

당장은 아니더라도 상대적으로 자본력이 있는 알라딘이 출판사의 재고서적을 가져와 팔면서 상권을 야금야금 침입한다면...기우만은 아닐 것이다.

 

물론 인터넷 서점도 나름의 고충이 있을 것이다. 적립금도 그렇고 각종 이벤트로 수익성이 크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요즘 책 값은 아예 온라인 서점의 활인율을 감안해서 책정된다는 이야기도 있다. 이래저래 복잡한 속사정은 이 계통에서도 마찬가지일터다. 그럼에도 골목골목에 터를 잡고 나름 문화공간으로 유지되어온 중고서점이 이 상태로 계속 밀려 사라진다면... 알라딘 중고서점의 오픈을 무작정 환영하기도 어렵다. 이미 일반 서점들은 동네에서 찾아보기 힘든 것이 현실이지 않는가?

 

과연 알라딘은 중고서점의 SSM이 될 것인가? 다른 좋은 해결 방안은 없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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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2-02-23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알라딘 중고가 여기저기 자꾸 늘어나니까 헌책방이나 출판계가 걱정되어요.
내 주머니를 생각하면 중고샵을 애용할 수밖에 없지만...ㅜㅠ

머큐리 2012-02-24 15:39   좋아요 0 | URL
그게 책을 소비하는 사람들이 풀수없는 딜레마 같습니다..ㅜㅠ

꼬마요정 2012-02-23 09: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지방에 사는 제 입장에선... 서면에 알라딘 중고책방이 생겨서 기뻐요. 근처에 헌책방이 별로 없거든요.. 보수동 책방까지 가는 것도 힘들고, 부산대 주변엔 불친절하고 상태 안 좋은 헌책방 한 두개? 원하는 책도 없고, 리브로만 해도 중고책이 별로 없구요.

없는 곳에 생기는 건 기쁜 일이고, 신촌 같은 곳에 생기는 건... 우리에게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군요.

머큐리 2012-02-24 15:40   좋아요 0 | URL
저도 알라딘이 서점이 없는 곳에 많이 진출했으면 좋겠어요..그런데 기업의 수익성을 생각하면 그러기도 힘들테지요.. 그래도 신촌이나 이런데는 뭔가 좀 아쉬워요...알라딘도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이라는 걸 다시 깨닫게 되지요..

saint236 2012-02-23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신촌에 생긴다는 것은 의외입니다. 종로 하나만으로도 되지 않을까요? 서울에 생길거라면 한강 이남에 하나 생기는 것은 어떨지.

머큐리 2012-02-24 15:41   좋아요 0 | URL
알라딘이 문화산업에 헌신하는 사회적 기업이 아닌이상 뭐라 요구하기도 참 거시기 합니다..ㅎㅎ

minibike 2012-02-24 00: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종로 가봤는데 진짜 너무 복잡합니다.. 방송도 많이 나오고 그래서인지..
오히려 서울에 2~3곳 분산시키면 어떨까요?
저는 책 팔러 송파에서 종로까지 갔거든요. 서울에 몇군데 더 생기면 괜찮을거 같은데..

머큐리 2012-02-24 15:41   좋아요 0 | URL
지역적으로 분산하는 방법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역시 수익성을 따져가면서 운영하겠지요..

마녀고양이 2012-02-24 2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알라딘의 중고 서적을 열심히 사면서도
그 안에서 모순이 보여 괴롭습니다. 거기다 얼마전 시사인의 부록으로
명사들의 추천책과 함께 알라딘의 추천마법사가 있는걸 보았습니다. 저희가 올린
정보로 만들어진 것을, 알라딘에서 참 잘 써먹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음..... 지난번 이후로 더이상 언급하지 않는 모순들이 생각납니다.

아마 중고서적의 SSM이 되리라 저는 확신합니다. 해결방법이요... 글쎄요.
 

11월 첫날이다.  

김진숙 동지가 크레인에 놀라간지 300일이 되는 날이기도 하고, 서울 수복의 기쁨도 잠시 한미 FTA로 계속 어수선한 날들 중 하나이기도 하다.  

난 FTA에 반대한다.
이놈의 FTA는 차츰 멀어지던 노무현 대통령을 미워하게 만들었고, 결국 자유주의자들에게 모든 기대와 희망을 완전하게 접게 만든 사단이었다. 그리고 광고에서 줄기차게 떠들어대듯이 MB정권에서 마무리될 모양이다. 이전에 그렇게 반대해도 밀어붙이기만 했던 민주당(구 열린우리당) 정치인들은 이제서야 반대한다고 하지만 영 미덥지 못하더니 김진표가 사고를 치고 말았다. 그래도 버텨줄 거라고 믿었던 것이 얼마나 관념적이었나 반성하게 만들어 버린다.  

국가의 명운? 솔직하게 이런거 관심없다. 아니 관심을 가지려고 해도 잘난 사람 더 잘나게 하고 못난 놈들 죽어라 피똥싸게 만들면서 뻗어나가는 명운에 관심없다는 말이 정확할 듯하다.
무엇을 하던 기준이 필요할 듯 한데... 일하는 사람들이 보람이 있고 생성된 사회적 부가 바르게 분배되는 정의가 실현되지 않는 상황에서 파이만 키운다고 모든 갈등이 봉합되지 않는다.
시장이 넓어져서 ... 이제 이 나라는 예전의 초라한 국가가 아니라는 그 인식부터 호전적이며, 그 넓어진 시장을 위해 희생되어야 하는 자국의 국민을 도외시하는 태도를 보면 항상 그렇듯 국가의 발전은 누구를 위한 발전인지에 대해 따져 묻게 된다.  

누구를 위한 FTA인걸까? 

불법적으로 정리해고된 노동자가 크레인에 올라가 300일 동안 농성을 하고, 불합리함을 고치라고 연대하는 희망버스가 5차까지 진행되어도 변화없이 흘러가고, 쌍용의 해고 노동자들이 생활고에 자살해도 아무런 대처없이 방치하는 국가에서... 또 다른 희생자들이 생겨날 것이 분명함에도 끝끝내 추진하고자 하는 FTA를 어떻게 용인할 수 있을까?
더구나 조약문을 의역해서 실 내용이 무엇인지 확인조차 어려운데 토론도 없고 대책도 없이 그저 미국의 일정에 따라 행하는 FTA를 어떻게 용인할 수 있을까? 

구조가 결정되면 그 속에서 발버둥치기는 더 힘들 것이다. 그래서 두렵다. 지금 진행되는 일들이 가져올 후 폭풍이 이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더욱 더 피말리는 경쟁을 강요하게 만들고, 죽지 않기 위해 살아가는 인생들로 전락시킬 듯 해서 무섭다. 그런 두려움 때문에 난 FTA에 반대한다. 그들이 내어놓는 장미빛 미래와 환상이 그저 그들만의 잔치인 듯해서 찬성할 수 없다.  

심란하게 출발하는 11월 첫째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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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극히 개인적인 생각이다.  

이번 서울시장 재보선 선거에서 야권이 승리한 결정적 힘은 가카에게서 나왔다. 그건 네거티브가 심한 선거판에서 야권이 가장 심한 네거티브를 주도함으로서 승리한 것에 불과하다. 그 네거티브란 결국 MB정권 심판이 아니었을까? 

'나는 꼼수다'의 가장 큰 원동력은 가카에게서 나왔다. 그 수많은 소재들... 4인방이 수다를 떨어도 떨어도 질리지 않게 튀어나오는 황당한 일들의 뿌리는 결국 가카다. 부정적인 면이 워낙 강하시다 보니 오히려 긍정으로 전환되는 변증법적 변화를 극명하게 보여주는것 같아 씁쓸할 뿐이다.  

문제는 적극적인 긍정의 변화에 앞서 부정적 증오의 심리로 부터 야권이 승리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차후에 있을 정치일정은 좀 더 낙관적이다. 국회의원 선거도 차후의 대통령 선거도 증오의 심리를 바탕으로 하면 쉽게 이길 수 있을 것이란 예측은 누구나 할 수 있다. 

그런데... 이기고 나서의 문제는 그리 쉽지만은 않을 것이다. 워낙 사고 친게 많아서  현재의 고통을 줄이지 않고 미래을 대비하는 현명한 정책이 있지 않고서야 부정적 심리를 달랠 수 있는 방법이 별로 없다는 것이다. 또 하나는 가카의 은총을 입어 승리한 야권이 마치 자신의 힘으로 승리한 것으로 오판할 경우 지금처럼 단결하기보다는 분열할 확율이 높고 분열하는 경우 필패다. 가카가 만들어 준 최대한의 은총을 그대로 걷어차는 짓이 될 것이다. 그런데 워낙 증오의 감정이 크다보니 분열해도 이길 것 같은 환상을 가질 지 모른다. 여기에 위험이 있어 보인다.  

향후 정치일정을 생각해 보면 역시 그나마 뚜렷하게 야권에게 도움을 줄 사람은 가카밖에 없다. 선거 다음날 민심을 무겁게 생각한다면서 촛불을 진압하고 명박 산성을 쌓았던 어청수를 경호실장으로 임명한 것만 봐도 가카의 은혜는 하해와 같다. 더불어 향후 정치 일정에서 딴나라당이 발버둥치며 혁신안 비스름한 것을 내놔도 당장 딴지 걸고 찍어 누르실 분은 역시 가카밖에 없다. 아직 1년이상 남아있는 임기 내에 권력을 나눈다는 것은 가카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가카는 절대 자신의 것을 나누는 그런 분이 아니다. 그러면 결국 딴나라당은 청와대와 내전 상태로 가지 전에는 이대로 속수무책으로 몰락해 갈 것이다. 이것도 역시 야권이 잘해서 그런 것이 아니다.  다만 가카의 은총이 차고 넘치기 때문일 것이다.  

어쩌면 시민들은 자신이 할 만큼 다 해주고 있다. 이제 대답은 정치를 하는 분들이 해야 한다. 가카의 반작용을 넘어서 이 사회의 구성원들에게 무언가 힘이되고 희망이 되는 정치를 펼쳐야 한다. 그건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고는 불가능하다. 가카가 보여주는 면을 반면교사해서 기득권을 버리고 딴나라당을 몰락시킬 수 있는 전열을 가다듬어야 한다. 이것을 보여주지 못하면... 해방 후 바퀴벌레처럼 끈질기게 생명을 이어온 이 땅의 주류들은 결코 자신의 자리를 내어 주지 않을 것이다.  

승리의 기쁨을 만끽하자... 다만 그 승리를 누가 이루어주었는지 반성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그 기쁨은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 보이듯이 가장 계급적으로 각성하고 치열하게 참여해서 자신의 뜻을 관철하려고 했던 곳은 강남이었다. 그 집요하고 끈질기고 단합된 욕망의 힘을 가소롭게 여기면 그에 상응한 댓가를 지불해야 할 것이다. 솔직히 그것이 두럽다.  

지금으로 봐서는 역시 기댈 곳은 가카밖에 없다. 이번엔 내곡동 사저로 큰 도움 주셨고.. 다음엔 무슨 이벤트로 큰 기쁨 주실지 기대하게 만든다. 그런데 야권은 기대하게 만드는 것이 없다. 무엇으로 사람들에게 설레임을 줄 것인가? 당장 한미FTA 체결에 결사반대해야 한다. 첫 단추부터 잘못 채우기 시작하면 그 다음은 도미노로 넘어질 것이다. 승리에 취하지 말자. 이 조그만 승리도 못견뎌 내란까지 선동하는 깝제옹 같은 이들이 있다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  

무엇으로 희망을 만들어 낼 것인가... 서울 밖에 찾지 못했다.... 투표율이 낮을 때는 서울도 못 찾을까봐 걱정되더니....아직도 배고프다.  

그리고 가카....정말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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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호인 2011-10-27 16: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푸하하, 가카와 그 무리들이 이 글을 보면 새로운 이벤트가 떠오르겠는 걸요. 좌파 종북세력들이 과거 간첩들이 이불뒤집어 쓰고 사용하던 무전기(뚜뚜뚜뚜:드라마113수사본부를 통해 많이 알려졌죠ㅋㅋ)를 업그레이드한 SNS를 활용,서울시장을 차지하더니 이젠 가카와 현정부를 공격하기 위해 지하에 유사방송망(마꼼수 녹화장소: 빌라지하)을 통해 선량한 시민들을 선동하고 있으니 빨갱이들을 소탕해야 한다 라고 말이죠. 박원순서울시장을 평양시장후보라고 매도한 넘들이 뭔짓을 못하겠어요. 결국 박원순님에게 아름다운 한표를 던진 우리들은 모두 종북좌파세력이 된겁니다.

머큐리 2011-10-28 18:53   좋아요 0 | URL
공지영도 조사하자고 하고 나꼼수 4인방도 고발당하고...반성은 하지 않고 막장으로 가고 있네요...뭐 그럴수록 분노는 쌓이는게지요...

saint236 2011-10-27 1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마도 어청수를 경찰청장에 임명한 것은 서울이 빨갱이들에게 접수되었다는 위기감 때문이 아닐까요? 박원순의 시장 당선=서울의 평양시화라고 떠들어대던 보수 언론의 프레임에 가카께서 심히 동요하시는 모양새인데요. 가카의 상생 정신에 정말 눈물날 정도로 감사할 따름입니다. 정말로 하해와 같은 성은이네요.

머큐리 2011-10-28 18:54   좋아요 0 | URL
가카는 그저 자신의 안위만을 위할 뿐이고...몸사리지 않고 가카를 위해 헌신할 사람이 필요할 뿐... 여론이나 국민정서는 무시하시는...그런 분은 아니겠지요... 암요.. 절대 그러실 분은 아니지요

조선인 2011-10-28 0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옆지기와 똑같은 말씀을 하시네요. 이번 선거 최고의 운동원은 MB라고, 아들의 내곡동 사저 때문에 20-40대 마음이 하나로 똘똘 뭉친 거죠. ㅋㅋ

머큐리 2011-10-28 18:54   좋아요 0 | URL
찌찌뽕~~~ ^^

꼬마요정 2011-10-28 13: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재 배경화면이 빨개요...^^;;
예전에 자본주의 옹호책인데 겉표지가 빨갛다는 이유로 금서로 지정됐다는 이야기가 떠오릅니다. 그노무 색깔론.. 지겹지도 않은가 봅니다. 그나저나 나경원은 이런 실패를 처음 겪어볼텐데 잘 극복하려나 모르겠네요.. ㅎㅎㅎㅎㅎ

머큐리 2011-10-28 18:56   좋아요 0 | URL
나경원이야 뻔뻔한 만큼 잘 견디리라 봅니다...더 큰 보수로 성장하기 위한 성장통이지요...사세훈의 길을 그대로 달리는거지요...
바탕화면만 그렇지 저 그렇게 빨간 사람 아닙니다.. 그래서 매우 자괴감이 큰 사람이라구요...^^

잘잘라 2011-10-28 16: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흐흐 추천을 한개밖에 못누르는게 안타깝네요!

머큐리 2011-10-28 18:56   좋아요 0 | URL
아~~ 부끄럽습니다..^^:

자하(紫霞) 2011-11-05 22:13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 답글보니 주진우 기자가 떠오르네요.
부끄럽구요~
역사를 뒤져봐도 이런 지도자가 없다는 도올선생의 말이 생각나네요.ㅋ
 

민주주의 사회에서 선거에 참여하지는 말을 외치는 것도 쫌 면팔리다.  

맘 같으면... 서울로 잠시 주소를 옮길까도 생각했으나... 이른바 주류들이 자식의 교육을 핑계로 위장전입을 했던 것을 까대던 입장이라... 포기했다. 머 경기도민이지만 서울 시민들의 축제를 관람하는 즐거움도 쏠쏠할 듯 하다.  

투표율도... 그렇고... 투표인증 놀이도 그렇고... 투표 참여하는 세대별 특징들이 어떻게 발현되는건지도 궁금하고...여러가지로 즐기려면 즐길 요소들이 널려 있다.  

걍... 한마디... 

서울 시민들아... 당신이 낼 포기해 버릴지도 모를 한 표는... 서울 시민이 아니라 행사하고 싶어도 행사하지 못하는 다른 사람들이 행사하고 싶은 표라는 사실... 꼭 기억해 주시라...
당신들 처럼 한 표 행사하지 못해서 벽에다 대고 욕설이나 하는 가련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꼭 힘을 주었으면 좋겠다.  

오늘 나경원 후보 측이 편파 언론보도 매체를 언급했다고 한다. <뉴스 앤 뷰스>, <시사In>, <경향신문>을 특정후보와 짜고 치는 고스돕 이라고 비난했다고 하는데... 조중동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열라 궁금해졌다...  

그리고... 나경원 후보가 언급하지 않은 <한겨레>, <프레시안>, <오마이뉴스>가 불쌍해졌다.
니들 뭐했니... 반성하고 .... 억울하면 항의해라...나경원의원이 니들 하는게 맘에 들어하는 모양인데... 이거 나는 문제라고 본다...  다음 총선이나 대선에는 좀 잘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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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aint236 2011-10-26 0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꼼수 팀이 그런 말을 했습니다. 고발하지 말고 고소해라 버릇을 고쳐 주겠다. 아직 정신을 못차렸나 봅니다.(주어 생략^^) 내일 결과 나와보면 알겠죠.

머큐리 2011-10-27 12:20   좋아요 0 | URL
감사드립니다..^^

2011-10-26 00: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머큐리 2011-10-27 12:20   좋아요 0 | URL
이번에 승리했으니... 다음엔 천안에서 승리하시길...^^

라주미힌 2011-10-26 0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일 추워서... 투표율도 얼거 같아요 -_-;;;기대치 급하락 중..

머큐리 2011-10-27 12:21   좋아요 0 | URL
기대가 급하락했지만..승리하니까 더 큰 기쁨(?)..ㅎㅎ

전호인 2011-10-26 0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새벽에 투표한 후 출근해야지요. 믿어봅시다.^^

머큐리 2011-10-27 12:21   좋아요 0 | URL
믿음대로 이루어졌나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