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 트라비아타의 초상 어둠의 변호사 시리즈 2
도진기 지음 / 들녘 / 201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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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한국 작가의 추리소설을 읽어본 기억이 까마득하다. 추리소설을 읽어도 주로 일본 작품이거나 미국 작품이었던게 아닌가? 가끔 유럽 작품들도 있고....  

현직 판사가 추리소설을 썼다. '어둠의 변호사'라는 근사한 캐릭터를 들고서 말이다. 사건 주변을 어슬렁거리면서 창의적인 범죄자와 두뇌싸움을 벌이는 캐릭터다. 항상 선을 추구하기 보다 선과 악이 공존하는 캐릭터로 법규범의 준수나 범죄자 처벌보다는 순수하게 범죄자와 대결을 하기 원하는 인물이라고 할까?  

가끔, 선을 행하는 악에 대한 매력적인 캐릭터들을 외국 작품에서 발견하는데, 오츠아이의 '암흑동화'에 등장하는 주인공이나 '덱스터'시리즈의 덱스터 같은 사이코패스와 비슷한 캐릭터까지는 아니지만 일상의 규범을 일탈한 '어둠의 변호사'가 어디까지 진보할지 궁금해 진다. 지금 상태로 보면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과 비슷하면서도 어딘가 삐둘어진 캐릭터 같다.   

밀실 살인의 트릭에 용의자들의 완벽한 알리바이.... 살인이 일어날 동기도 배경도 불명확한 사건 속으로 '어둠의 변호사'가 하얗게 웃으면서 들어가는데....

일단 추리소설답게 재미있다. 가독력이 있고 논리적인 추리기법이 인상적이라고 할 수 있다. 다만, 사건이 너무 꽉 짜여진 틀대로 흘러가는 경향이 있고, 즉 이야기의 구성자체가 논리를 전개하기 위한 구성으로 너무 흘러들어가 주변 인물들의 다양한 개성을 풍부화 시키지 못한 점이 아쉽고 논리의 전개에 엇나가는 우연적 요소들이 부족해서 감탄하면서도 무언가 모르는 아쉬움을 남기는 점이 있다는 것이다.  

그래도 계속 성장이 기대되는 시리즈로 성장할 듯 하다. 어쩌면 즐겨 찾는 장르소설 분야에 참신한 신성이 나타난 듯한 기대를 하게 만든다.  그러고 보니 1권보다 2권을 먼저 읽은 꼴이네...

그런데... 제목인 '라 트리비아타의 초상'이 무슨 의미인지 모르겠다... 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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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고양이 2011-02-24 0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국 추리 소설 별 네개? 호홋.
생각해보니 저는 한국 추리 소설은 한번도 못 읽어봤어요...
머큐리님의 페이퍼를 보니 읽어보고 싶네요.

봄이예요, 따스해서 넘넘 좋아요~

머큐리 2011-02-24 08:32   좋아요 0 | URL
동장군의 마지막 발악이 어떨지 지켜보는 중입니다...그래도 포근하니까 넘 좋아요..^^
한국 추리 소설도 사랑해 줘야 할텐데..손길이 잘 가지 않아 큰일입니다..ㅎㅎ

clearever 2012-07-19 15: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오페라 '라 트리비에타'의 내용을 보시면 '초상'이 의미하는 바를 알 수 있을겁니다.
 
브로큰 윈도 - 판타스틱 픽션 블랙 BLACK 2-8 링컨 라임 시리즈 8
제프리 디버 지음, 유소영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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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저기 사이트를 뒤지고 설문조사에 응하다 보면 늘어나는 것은 스펨메일과 문자들 뿐이다.
스펨만으로도 일상이 짜증스러운데 내 일거수 일투족을 알고 예측하고 알고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리고 그 사람이 나에 대한 악의적인 행동을 한다면 어떻게 될 것인가? 

'본콜렉터'이후 두번째로 접하는 제프리 디버의 링컨 라임 시리즈다. 시리즈 출판은 벌써 8번째 작품이라는데 내가 좀 제프리 디버에게 소원했나보다. 이 소설은 인터넷으로 모든 것이 연결된 세상에서 일어날 수 있는 범죄를 다루고 있다는 점에서 무언가 좀 섬짓하다. 어느날 나의 데이터상 기록에 수배자로 되어 있고, 은행에는 거액의 빚을 지고 있으며 심지어는 살인 사건의 용의자가 되어 버린다. 나는 아무 사실도 알수 없고 이건 마치 신이 일부러 장난 친듯한 사건이 실제로 일어난다면..아마 미쳐버리지 않을까? 

우리는 유비쿼터스 시대의 긍정적인면만 바라보았지 그것이 한 순간에 악몽으로 변해버리는 세상을 상상하지 않는다. 그러한 상상력의 한계을 이 소설은 메워주고 있다. "자 니들이 사는 세상이 편리하고 환상적인 세상인거 같지? 그런데 말이야 한커플만 뒤집어 보면 너는 가장 위험한 세상에 살고 있다는거 그거 알고 있니?" '1984'도 '멋진신세계'도 미래의 암울한 디스토피아를 그렸지만, 이 장르소설도 암울한 디스토피아를 그려내고 있다. 더욱이 정보와 데이터는 국가가 더욱 소중하게 여기는 통치도구이기에 그 어둠의 심연은 깊어진다. 어쩌면 개인적 자유주의가 강한 미국이라는 사회기에 더욱 암울하게 그렸을지도 모르겠다.  

뜬금없는건 책 제목이 '브로큰 윈도우'라는 것.'깨진 유리창 법칙'을 연상한 모양인데 주변의 사소한 것을 잘 치우지 못하면 엄청난 재앙을 당할 수 있다는 것을 강조한 모양이다. 사실 우리가 흔하게 내버리는 우편물 하나가 무신경하게 사용하고 버리는 카드 전표 한 장이 어떤 반전을 가져올지 모르는 사회에 살고 있다. 그러나 '깨진 유리창법칙'이 가끔은 사회적 약자를 처벌하는 강력한 신자유주의적 형벌 이데올로기를 내포하기에 제목만으로 따지면야 마음에 들지 않지만, 소설에서 전개되는 개연성있는 스토리를 보면 제프리 디버는 탁월한 작가임에는 틀림없는 것 같다.  

전신마비의 링컨 라임이 특유의 논리적이고 치밀한 추리를 통해 범인과 대결하는 모습은 흥미진진하다. 역시 이성이야 말로 인간이 가진 가장 치명적인 무기인 것일까? 그러나 편집증적인 연쇄살인법의 살인 유인과 살해수법 자체가 극히 이성적이라는 점에서 역시 인간에게 이성은 양날의 칼일 수 밖에 없나 보다.  

전자 데이터가 흘러넘치는 이 세계에서 살인마는 살인에 대한 죄책감이 없다. 육신은 사라질지라도 데이터는 남아서 이 세계에서 영원히 유영할 테니 ... 인간에게 영혼이라는 것이 있다면 그것은 데이터일 것이라는 살인자의 생각이 꽤나 그럴듯하다는 공감을 불러 일으킨 작품.
글세...그런 흩어진 잔재를 모아서 하나의 사람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상상력이 기발하면서도 결국 인간이 이렇게까지 바닥을 치는 세상이 현재의 세상이라는 점이 좀 씁쓸했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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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철나무꾼 2011-01-18 02: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예전에 읽었었던 것 같은데...
링컨 라임과 범인의 이성 대비, 누가 더 차가운가 내기하는 것 같았어요.

머큐리 2011-01-19 11:44   좋아요 0 | URL
역시 양철님은 읽으셨군요..ㅎㅎ
 
가족사냥 - 상
텐도 아라타 지음, 양억관 옮김 / 문학동네 / 200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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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란 무엇인가를 두고 여러가지 논의가 있겠지만, 이 소설만큼 끔찍하게 표현하기는 힘들 것이다. 행복한 가정을 가진 사람이라면 절대로 읽어서는 안되는 책이다. 행복한 가정이란 것이
무엇인지는 모르겠지만.... 

사실 이 책은 세대간의 갈등에 관한 책이고, 사회와 개인과 가정의 연결고리가 파괴된 현재 사회의 병리적인 모습을 가장 참혹한 방식으로 그리고 있는 책이다. 무엇보다 아이러니한 것은 가정에서 자행되는 병리적 현상을 가리는 단어가 '사랑'이라는 것이다. 내가 너를 혼내는 것도 질책하는 것도 전부 사랑하기 때문이라는 것은 은폐된 감정의 폭력에 대한 비틀어진 현대의 핵가족 제도를 그대로 비추고 있다.
전통적인 가족이 해체되고 핵가족이 되면서 부모와 자식의 관계와 사회의 관계... 그리고 교육의 문제가 복합적인 모순으로 충돌되고 그 충돌 속에서 희생되는 아이들의 문제를 보면 나도 모르는 섬짓함을 느낀다.   

소설에 등장하는 사람들 하나 하나가 마치 내 내면의 일부분들이 투영되는 느낌. 어쩌면 자신이 최선이라는 방식으로 상대방에 대해 강요하고, 따르지 못하면 무관심하게 방치하는 개인적인 모습들은 그리 낯설지 않다. 상대가 비록 자신보다 못한 어린아이라도 그 존재에 대해 통제하고 이해하지 않는 어른의 모습을 보는 것은 이 소설 내내 심하게 마음을 조이게 한다.
폭력적 묘사의 수위도 무섭지만,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 나타나는 단절과 벽은 피흘리고 불타는 모습보다 더 섬찟한 무언가를 던져준다.  

답은...여전히 진행 중이라는 것. 어쩌면 세대간의 단절과 억압을 표현하면서도 새로운 대안을 내놓지 못하는 것은 이 시대에 대한 한계일지도 모르겠다. 가족 이데올로기가 지닌 폭력적 성격을 지우고 개인과 개인의 자유로운 연대에 대한 실험이 무수하게 진행되면서도 결론을 내지 못하는 것은 단순하게 개인의 문제이기 보다 사회적인 문제일 확률이 높다. 끊임없이 사회의 변화가 가족에 미치는 영향을 강조하면서도 그에 대한 해결을 명확하게 보여주지 못하고 모호하게 처리되고 있는 것은 사회에 대한 명확한 비젼을 제시하지 못하기 때문은 아닐까....그건 아직 나타나지 않고 조그많게 움트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그 움트밈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고 다만 현재의 문제점이 극히 폭력적으로 나타나는 시기인가 보다.  

극단적인 폭력 수위가 부담스러운 사람은 읽지 않는 것이 좋겠다. 꼭 그렇게 폭력적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는 것은 무수할테니까. 그럼에도 극단의 폭력은 무엇인가 명징하게 해주는 부분이 있다. 그것을 명징하게 보는가 아닌가는 단순하게 취향의 문제는 아닐것이다. 폭력 자체를 싫어하는 사람들도 분명 있을테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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컨설턴트 - 2010년 제6회 세계문학상 수상작 회사 3부작
임성순 지음 / 은행나무 / 201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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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나에게 짝으로 선물해 준 책이다. 하나는 '설계자들'이고 나머지가 '컨설턴트'다. 난 '설계자들'을 먼저 읽었고 아직 리뷰를 작성하지 못했으며 어제 '컨설턴트' 읽기를 끝냈다. 두 소설 모두 암살을 계획하고 실행하는 사람들 이야기였으며 '컨설턴트'는 주인공이 구조조정(암살)을 기획하는 사람이고, '설계자들'은 제목과는 달리 주인공이 암살을 실행하는 사람이다. 아마 이 책들을 건네준 사람은 두 소설의 연관성을 생각해서 건네주었을 터.... 

'컨설턴트'가 보여주는 세상은 그리 낯선 세상은 아니다. 언제부터인가 우리사회는 끝없는 구조조정이 일상화되는 사회가 되어버렸으며, 그 구조조정의 주체는 '회사'이고 이미 자본주의 발전단계가 선진국과 비슷한 정도로 나아가버리고 복지제도는 후진국과 비슷한 정도로 뒤쳐져버린 이 사회에서 구조조정의 대상이 된다는 것은 그냥 죽으라는 말과 비슷하다. 그러니 이 사회는 끊임없이 희생자를 찾아다니며 암살을 하는 셈이다.   

알지 못하는 개인이 어떤일을 하던 그 자리에서 최선의 행동을 했다고 했을때 누가 그 사람을 비난할 수 있을까? 그 또는 그녀는 그저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할 것이고 그에 따른 보상을 받고 행복해 할 것이다. 그러나 그 또는 그녀가 한 행위가 우리가 알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거대한 재난을 일으킨다면 그 또는 그녀가 받는 보상은 윤리적으로 정당한 것인가? 아마 알 수 없을 것이다. 예컨데우리가 사랑의 징표로 건네주는 다이야몬드가 아프리카 사람들의 시체와 피구덩이 속에서 나온 것이라면그것을 모른다고 아무생각없이 소비하는 사람들은 윤리적으로 용서받을 수 있는 것일까? 

암살을 주도하는 컨설턴트와 그를 고용하여 사용하는 회사는 실체가 보이지 않는다. 조용하게 우리사회 속에서 숨쉬고 있다. 구조조정을 컨설턴트에게 맡기는 이유는 그정 공정해 보이기 때문이다. 직접 같이 일하는 사람이 구조조정을 한다면 아마 잔인해 보일 것이다. 그러나 제3자가 그것도 무언가 전문적인 식견이 있는 사람의 조언으로 이루어진다면 합리적으로 보이는 것이다. 거기에 함정이 있다. 사람들은 그저 위안을 원할 뿐이다. 지금 살아 남았다고 다음에도 살아 남으란 법은 없다. 다만, 그저 자기 책임으로 돌리길 원치 않을 뿐이다. 서로 외면하면서 구조조정이 시작되면 거기에 살아 남아있는 것은 구조 밖에 없다.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다. 

문제는 구조다.... 살아남기 위해 뚫어내야 하는 것... 사람이 아니라 구조다. 구조가 사람을 결정한다. 그래서 다시 돌아와 버린다. 인간이란 도데체 무엇인가하는 문제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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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11-22 19:4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23 08:05   URL
비밀 댓글입니다.

카스피 2010-11-22 2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회사가 자신의 손에서 피를 안보려고 컨설턴트를 기용하는것이라고 하더군요.외부 전문가를 영입해서 직원들을 짜른후 곧 그 컨설턴트도 짤라버린다고 들었습니다ㅡ.ㅜ

머큐리 2010-11-23 08:05   좋아요 0 | URL
컨설턴트야 보수만 받도 그냥 가면되지요...짤린다고 보긴 힘들고..보수도 어마어마하고...

비로그인 2010-11-22 21: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인간이란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문제로 돌아온다면...큰일인데...
답이 없으니~~

머큐리 2010-11-23 08:06   좋아요 0 | URL
답을 찾아야죠..ㅎㅎ

양철나무꾼 2010-11-23 10: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후임을 구하지 못해 밍기적거리고 있는데,
아쉬운 대로 후임이 아니라 컨설턴트를 구하면 되려나요?^^
저도 저 책 읽어 봐야 겠어요.
왠지...뭔가...도움이 될 것 같아요~

 
천하무적 불량야구단
주원규 지음 / 새움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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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없는 드라마라고 하는 야구... 항상 예측하기 어려운 짜릿함이 있기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또한 굉장히 과학적이고 데이터가 잘 맞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이승엽이나 김태균이 일본에 건너가 초반 상승 후 고전하는 것은 야구에서 데이터가 가지는 힘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고 난 생각한다.  

이 소설은 재미있다. 그리고 흥미진진하다. 더불어 짜릿함과 씁쓸함까지 양념처럼 뿌려준다. 이미 소재가 야구라는 대중적 스포츠이고, 각본없는 드라마에 각본까지 수립한 양심없는 사람들에 대항하여 홀로 야구의 진정한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싸우는 주인공의 모습만으로도 이 책은 이미 대중적인 인기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냥 그렇게 즐겁게 읽으면 좋은 소설이다....... 

순전하게 잡설을 덧붙여 본다. 스포츠에서의 공정함이란 경기의 룰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경기의 룰이 마음대로 바뀐다면, 그래서 승부가 이미 결정되어 있다면 이미 스포츠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이다. 스포츠를 즐기는 우리의 내면에는 예측불허한 미래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출발부터 공정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부의 선수들은 상대편에게 매수되어 감독의 지시를 어기고 최선을 다하기는 커녕 게임을 망치려고 노리고 있고, 자신이 믿을 선수는 두어명..일때 9명이 치러야 하는 경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작가는 후기에 삶과 비교해서 말하고 있다.  

오늘 우리의 삶에서 조차 기회와 역전의 가능성이 주어진 각본대로 정해져 있다면, 그래서 패배가 결정된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면 과연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그 판을 아예 둘러엎고 우리들만의 새로운 판을 만들어야 할까요, 아님 그 판에 주어진 각본대로 적당히 순응하는 착한 선수가 되는 것이 옳을까요?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 판에 머물러서 주어진 각본과 역할을 걷어치우고 어떻게 해서든 끝까지 버텨내는 '불량주전'으로 살아 남는게 좋을까요. 어려운 문제인것 같습니다.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그 어려움에 대한 작가의 유쾌한 답변일 것이다. 공정함이 이미 사라진 사회에서 '불량선수'로 남아 끝까지 살아남아 승리를 쟁취하는 것... 결국 결정된 것에 저항하는 모든 사람은 '불량'일 수 밖에 없다. 자신이 불량임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량이기에 패배자로 순응하는 것이 아닌 승자로 우뚝서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하다.  

그것은 피말리는 싸움 속에서 얻어진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고 씁쓸하더라도 싸움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살아가는 것 아닐까? 결국 이리 재고 저리 재고 포기하기 보단 무모하더라도 도전해야 한다. 주저 앉는 순간 스스로 '불량'으로 낙인 찍혀 폐기되는 사회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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