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하무적 불량야구단
주원규 지음 / 새움 / 201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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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본없는 드라마라고 하는 야구... 항상 예측하기 어려운 짜릿함이 있기에 사람들이 좋아하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또한 굉장히 과학적이고 데이터가 잘 맞는 스포츠이기도 하다. 이승엽이나 김태균이 일본에 건너가 초반 상승 후 고전하는 것은 야구에서 데이터가 가지는 힘을 역설적으로 보여준다고 난 생각한다.  

이 소설은 재미있다. 그리고 흥미진진하다. 더불어 짜릿함과 씁쓸함까지 양념처럼 뿌려준다. 이미 소재가 야구라는 대중적 스포츠이고, 각본없는 드라마에 각본까지 수립한 양심없는 사람들에 대항하여 홀로 야구의 진정한 의미를 되살리기 위해 싸우는 주인공의 모습만으로도 이 책은 이미 대중적인 인기의 요소를 포함하고 있다.  

그냥 그렇게 즐겁게 읽으면 좋은 소설이다....... 

순전하게 잡설을 덧붙여 본다. 스포츠에서의 공정함이란 경기의 룰 안에서 최선을 다하는 것이다. 경기의 룰이 마음대로 바뀐다면, 그래서 승부가 이미 결정되어 있다면 이미 스포츠로서의 가치가 없는 것이다. 스포츠를 즐기는 우리의 내면에는 예측불허한 미래에 대해 최선을 다하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아름다움을 느끼기 때문이 아닐까한다.
출발부터 공정하지 않으면 어떻게 해야 할까? 내부의 선수들은 상대편에게 매수되어 감독의 지시를 어기고 최선을 다하기는 커녕 게임을 망치려고 노리고 있고, 자신이 믿을 선수는 두어명..일때 9명이 치러야 하는 경기를 승리로 이끌기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가? 작가는 후기에 삶과 비교해서 말하고 있다.  

오늘 우리의 삶에서 조차 기회와 역전의 가능성이 주어진 각본대로 정해져 있다면, 그래서 패배가 결정된 현실과 마주하게 된다면 과연 우리는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 그 판을 아예 둘러엎고 우리들만의 새로운 판을 만들어야 할까요, 아님 그 판에 주어진 각본대로 적당히 순응하는 착한 선수가 되는 것이 옳을까요?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 판에 머물러서 주어진 각본과 역할을 걷어치우고 어떻게 해서든 끝까지 버텨내는 '불량주전'으로 살아 남는게 좋을까요. 어려운 문제인것 같습니다.

이 소설에서 말하고자 하는 것이 그 어려움에 대한 작가의 유쾌한 답변일 것이다. 공정함이 이미 사라진 사회에서 '불량선수'로 남아 끝까지 살아남아 승리를 쟁취하는 것... 결국 결정된 것에 저항하는 모든 사람은 '불량'일 수 밖에 없다. 자신이 불량임을 인정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불량이기에 패배자로 순응하는 것이 아닌 승자로 우뚝서는 것... 그것이 더 중요하다.  

그것은 피말리는 싸움 속에서 얻어진다.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고 씁쓸하더라도 싸움에 최선을 다하는 것... 그것이 살아가는 것 아닐까? 결국 이리 재고 저리 재고 포기하기 보단 무모하더라도 도전해야 한다. 주저 앉는 순간 스스로 '불량'으로 낙인 찍혀 폐기되는 사회가 아니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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