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린책들 출판사 초대전 이벤트(‘내 서가 속 열린책들’)가 작년 2월에 진행됐다. 이벤트 적립금 5,000원을 받으려고 집에 모셔둔 책들을 공개했다. 생각보다 많았다.

 

[열린책들 출판사 책이 좀 많습니다] (2016221일 작성)

http://blog.aladin.co.kr/haesung/8252655

 

이벤트가 종료된 지 벌써 일 년이 지났다. 그 사이에 열린책들 출판사의 책을 더 샀다. 10권이다. 여기에 미메시스 출판사에 나온 책도 포함되어 있다. 책을 엄청 많이 사는 병적인 버릇 때문에 구매 사실을 깜빡 잊고 있었다. 구매한 책들 전부 중고서점(대구 동성로점, 대구 상인점)에서 만났고, 절판 · 품절된 것들이다. 대부분 사놓고 안 읽은 것들이다. 줄거리 소개와 평()은 생략한다. 이런 거 진지하게 쓰면 안 볼 거잖아! 필자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른 희소성을 기준으로 10권의 책을 순위별로 매겨봤다. 희소성이 높은 책일수록 순위가 높다.

 

 

 

 

 

 

 

 

 

프랑스 중위의 여자는 원래 프레스21’이라는 출판사에서 나온 번역본이었다. 1997년에 총 2권으로 분권 되어 나왔고, 2001년에 합본으로 다시 나왔다. 2001년에 나온 합본마저 절판되었다가 2004년 세계문학 소개에 힘을 쏟던 열린책들 출판사의 버프를 받으며 화려하게 부활하는 데 성공했다. 알록달록한 색상을 이용해 표지를 예쁘게 만들기로 정평이 난 출판사답게 프랑스 중위의 여자의 표지는 세련되고, 감각적인 디자인이 돋보인다.

 

 

 

 

 

 

 

집에 민음사 판 신곡(2007)이 있다. 그런데 '신곡'을 읽는 것보다 더 어려운 일이 있다. 그 일이 바로 수백 개의 역주를 읽는 것이다. 책 뒤편에 배치된 역주를 읽으려고 하면 독서의 흐름이 끊긴다. 민음사 판을 도저히 읽을 수가 없어서 열린책들 판을 사고 싶은 마음이 생겼다. 갖고 싶은 책을 간절히 원하면 우주의 기운은 내 소망이 실현되도록 도와준다. 요즘 구하기 힘든 열린책들 판 신곡합본을 얻는 데 성공했다. 합본이 나온 지 2년 후에 신곡열린책들 세계문학에 포함되면서 총 3권으로 분권 되었다.

 

 

 

 

 

 

합본의 장점은 역주와 해설의 위치다. 본문 바로 옆에 있다. 본문과 해설을 한눈에 볼 수 있어서 편하다. 아쉽게도 열린책들 판 신곡에는 삽화가 없다. 삽화만 보고 싶을 땐 민음사 판, 본문을 읽을 땐 열린책들 판을 선택한다.

 

 

 

 

 

 

 

 

 

요즘 국내에서 인기 있는 영미권 작가 중 한 사람이 줄리언 반스다. 반스의 작품을 많이 번역한 출판사가 열린책들이다. 하지만 반스의 대표작으로 알려진 플로베르의 앵무새(2009), 10 1/2장으로 쓴 세계 역사(2010)를 제외하면 나머지 작품들은 절판되었다. 요즘은 다산책방 출판사가 반스의 최신작들을 번역하고 있다. 하드커버(양장본) 표지가 없는 열린책들 출판사의 책은 화려한 깃털이 하나도 없는 수컷 공작새와 같다. 구하기 힘든 책이라도 표지가 없으면 허전하다. 열린책들 출판사에 나온 반스의 작품이 그렇다. 책장에 영원히 보관해두고 싶을 정도로 디자인이 아기자기하다. 레몬 테이블을 보라. 표지만 보는 데도 상큼미가 팍팍 터진다. 그렇게 cyrus는 넋 놓고 표지만 바라보는 바람에 본문을 한 번도 못 읽었다고 한다…‥

 

 

 

 

 

  

 

 

 

 

 

 

 

 

 

출판사를 먹여 살린 작가로서 장 자크 상뻬가 둘째가라면 서럽다. 상뻬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함께 출판사가 자랑하는 특급 에이스다. 그런데 특급 에이스로서 받는 출판사의 대우가 영 시원찮다. 에세이 여행의 책(2002)를 제외한 베르베르의 책들은 여전히 판매되고 있지만, 상뻬의 책들 대부분은 절판 크리를 맞았다. 2015년에 나온 돌풍과 소강품절이다. ‘절판’, ‘품절판정에 벗어나지 않는 한 상뻬의 책은 엄청 비싼 중고가로 거래될 것이다. 이러면 상뻬의 책은 귀해서 몸값이 오른 특급 에이스로 비유할 수 있겠다. 사치와 평온과 쾌락의 원저는 1987년에 나왔다. 열린책들 & 미메시스 출판사 관계자님들. 이 책 출간 30주년 기념으로 특별판 한 번 만들 생각 없으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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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금 구독 불가판정을 받은 책을 모으는 별난 취미가 있다. 카트린 M의 성생활은 프랑스의 미술평론가 카트린 밀레가 열여덟 살부터 겪은 자신의 성생활을 기록한 자서전이다. 이 책을 번역한 이세욱 씨는 번역하느라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이 씨는 책 속에 묘사된 내용(?)이 이해되지 않을 때 직접 저자에게 연락했다고 한다. 저자는 내용을 상세하게 알려주기 위해 이 씨에게 공개할 수 없는 사진을 보내왔다고…‥

 

(출처 : [지루한 번역 논쟁은 그만! 우리는 더 행복해질 것이다!]

프레시안, 2013726)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2&oid=002&aid=0001993974

  

 

 

 

 

 

 

 

 

90년대 초의 열린책들 출판사는 러시아 문학을 전문적으로 소개하던 곳이었다. 도스토예프스키, 솔제니친, 푸시킨 등 이름만 들어도 아는 거장들의 작품은 물론, 국내에 생소한 작가들의 작품까지 소개했다. 러시아 현대소설 선집1권은 러시아 작가 열두 명의 단편소설을 모아 놓은 책이다.

 

 

 

 

 

 

솔직히 말해서 내가 아는 작가는 솔제니친 단 한 명뿐이다. 열린책들 출판사 초창기에 나온 책들, 특히 러시아 문학 작품 번역본들은 구하기 힘든 희귀템이다.

 

 

 

 

 

 

 

 

아작 출판사가 부활시킨 코니 윌리스의 명성을 지켜보는 열린책들 출판사의 심정은 어땠을까? 솔직히 말해서 배가 좀 아팠겠지. 2015년에 화재 감시원(아작)에 나오기 전만 해도 개는 말할 것도 없고둠즈데이 북SF 마니아들 사이에서 회자하던 절판본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단편 화재 감시원’, 둠즈데이 북, 개는 말할 것도 없고순으로 이어진 옥스퍼드 시간여행시리즈가 모두 나오길 간절히 원했던 SF 마니아들이 있었을 것이다. , 이제 남은 건 개는 말할 것도 없고둠즈데이 북이다. 아작 출판사가 이 두 작품을 복간할 계획이 있다고 했으니 믿고 기다려보자. 기다리는 자에게 복, 아니 북(book)이 오나니.

 

(출처 : [선생님, 코니 윌리스 믿으세요] 아이즈, 2016612)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004&oid=465&aid=0000002231

  

 

 

 

 

 

 

 

 

 

 

책의 주제와 가격, 판형, 디자인 등 이 책은 모든 면에서 특별하기 때문에 1위로 선정했다. 누드사진 : 예술과 기법은 누드사진의 모든 것을 집대성한 책이다. 누드사진의 역사, 누드사진을 촬영하는 데 이용하는 기법 그리고 누드사진을 촬영할 때 알아두면 좋은 사소한 팁(Tip) 등이 소개되어 있다. 누드사진 촬영이 궁금하거나 처음인 아마추어 사진작가들이 참고하는 데 유용한 책이다. 당연히 크고 아름다운 누드 사진들이 수록되어있다.

 

이 책은 알라딘 직배송 중고로 구입했다. 중고가는 17,100. 이 책의 정가는 38,000원인데, 절판되기 전에는 60% 할인된 15,200원으로 판매되기도 했다. 중고책 판매자들이 터무니없이 비싼 가격으로 책정한 책들이 알라딘 직배송 중고로 판매되면 착한 가격이 된다. 그런데 나는 사진을 찍는 사람이 아닌데 왜 이 책을 샀을까? 굳이 내가 이유를 말하지 않아도 여러분들은 다 짐작하실 거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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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07-02 17: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17-07-03 15:13   좋아요 1 | URL
제일 찍기 힘든 사진이 누드사진일 것 같습니다. ‘예술‘을 위한 누드사진이 ‘음란‘한 사진으로 오해받는 일이 종종 생겨요.

hellas 2017-07-03 00: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본문을 한번도 못읽은 레몬 테이블;ㅂ; 저도 읽어보고 싶네요

cyrus 2017-07-03 15:14   좋아요 0 | URL
소설의 주제가 ‘죽음‘입니다. 단편소설집인데 모든 작품에 죽음을 앞둔 노인들이 등장합니다.

stella.K 2017-07-03 14: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헉, 프랑스 중위의 여자 중고샵에 팔까 생각 중이었는데
고려해 봐야겠군.
카트린 M은 결국 절판이구나.
은근 보고 싶었는데...ㅋ

ㅎㅎ 옛말에 공짜라면 양잿물도 마신다던데
공짜도 아닌데 싸면 왜 그렇게 손이 후달리는지...
그래서 난 지지난달 박종호의 오페라 책 샀다는 거 아니니.
백과사전 같은 책을 그것도 두 권씩이나.
물론 박종호 책 사서 후회할 건 아니지만
그래도 막상 사 놓고 보니 이걸 왜 샀지?
좀 아찔하더군.ㅋㅋ

cyrus 2017-07-03 15:18   좋아요 0 | URL
카트린 밀레의 남편이 부부의 성생활을 기록한 책을 썼어요. 그 책도 열린책들에서 나왔습니다.

백과사전 형태의 책은 가지고 있는 것이 좋아요. 글을 쓸 때 참고할 수 있는 요긴한 자료가 되거든요. ^^

나와같다면 2017-07-03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NUDE PHOTOGRAPHY 스튜디오 아래쪽 조명.. 드라마틱 하고 풍부한데요

cyrus 2017-07-04 17:50   좋아요 0 | URL
사진 찍을 때 가장 중요하면서도 조절하기 힘든 것이 조명입니다. ^^

곰토낑 2017-07-04 02: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북플에서 사진을 죽 슬라이딩하다가 마지막 사진에서 오옷 하고 본문을 들어왔는데.. 그렇네요 손위치가 절묘하네요 (조금실망) 하하하

cyrus 2017-07-04 17:52   좋아요 0 | URL
제 서재에 찾아오는 분들 중 대부분이 여성이라고 판단해서 수위가 낮은 누드 사진이 있는 페이지를 공개했습니다. 리뷰를 쓰게 된다면 더 많은 사진을 공개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