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모든 비밀을 푸는 수학 - 재난 예측에서 온라인 광고까지 미래 수학의 신세계 카이스트 명강 3
이창옥.한상근.엄상일 지음 / 사이언스북스 / 201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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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거에는 과학이 전문가들의 지적 관심의 대상으로 여겨지는 경우가 많았다. 현대로 오면서 급격한 발전과 함께 과학이 세분되고, 인간의 삶의 양식을 바꾸는 데 기여하는 정도가 확대되었다. 이러한 변화의 와중에서 추상적이고 사변적 성향이 강했던 수학도 이제는 일상의 한가운데에 들어와 있다. 수학은 과학기술의 발전, 더 크게는 문명의 발전에 기여하는 바가 더욱 크다. 존 폰 노이만이나 앨런 튜링 같은 수학자들이 과학기술의 진보에 지대한 영향을 주었기 때문이다. 

튜링이 생각해낸 최초의 컴퓨터 개념인 ‘튜링 머신’은 컴퓨터의 실행과 저장에 관한 추상적인 모델이다. 이것은 알고리즘에 대한 엄밀한 수학적 정의를 위해 도입한 개념이다. 이 개념은 컴퓨터 과학 이론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데 특히 계산 복잡도 이론과 계산이론에서 아직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튜링은 최초의 컴퓨터로 공인된 에니악(ENIAC)보다 몇 년 앞서 암호를 해독하는 최초의 전자계산기를 만들었으며 오늘날 컴퓨터 프로그램 알고리즘 등의 창시자가 되는 셈이다.
 
알고리즘이란 어떤 일을 하는 방법 및 절차를 말한다. 즉 컴퓨터가 계산할 수 있도록 알고리즘이 효율적으로 지시한다. 컴퓨터는 순전히 사람의 지시(프로그램)에 의해서만 일을 하므로 어떤 알고리즘을 사용하는가는 무척 중요한 문제이다. 그래서 컴퓨터 알고리즘은 많이 연구되어있고 중요한 연구 분야이다. 기존의 알고리즘은 ‘과거에 무슨 일이 일어났나?’에 대한 답을 찾았다면, 이제는 ‘미래에 무슨 일이 일어날까?'에 대한 답을 찾아내야 한다. 알고리즘은 데이터의 홍수 속에서 옥석을 가려내는 역할을 한다. 그래서 오늘날의 수학자들은 논리적 분석을 통해 미래를 예측하는 알고리즘을 개발하기 위해 연구에 힘 쏟고 있다.
 
사회가 발전함에 따라 수학은 계속 새로운 과제를 찾아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대표적인 예가 디지털 정보통신분야와 계산 수학이다. 전자상거래와 금융결제 등 인터넷 비즈니스에서 정보보안은 사활이 걸린 문제이다. 고객의 정보가 새어나가거나 걸어둔 암호가 해독되면 돌이킬 수 없는 타격을 입기 때문이다. 물론 이 문제가 경제 영역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때로는 국가안보와 직결되기도 한다. 이 때문에 암호를 만들고, 해독하는 문제는 지식정보사회의 발전과 함께 새로운 연구 분야로 주목받고 있다. 즉 암호 기술은 수학 그 자체이다. 기상학자들은 계산 수학을 동원하여 변덕스러운 날씨를 정확하게 예보하는 일에 도전한다. 이런 시도는 슈퍼컴퓨터를 이용한 ‘수치예보 모델’이 있어서 가능하다. 슈퍼컴퓨터는 복잡한 유체역학방정식(나비에-스토크스 방정식)을 이용해 과거에 축적된 대기 상태(온도, 습도, 기압)에 대한 정보를 입력해 가까운 미래의 대기 상태를 계산해낸다. 그렇지만 이런 방식이 있다고 해서 예보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날씨의 불확실성이 날로 커지면서 기상 예측 방식의 재검토가 불가피하다. 변화무쌍한 대기의 흐름을 극히 제한된 방정식으로 모두 해결할 수는 없다. 유체역학 방정식은 초기 조건에 극도로 민감한 비선형(非線型)의 특성이 있다. 따라서 나비의 날갯짓(나비 효과)과 같은 사소한 이유로 날씨가 완전히 달라질 수도 있다. 
 
요즘 세상에서 가장 예측하기 힘든 것이 세 가지가 있다. 인간의 진화와 주식시장 그리고 일기예보. 그래서 고등 수학 이론과 첨단 슈퍼컴퓨터를 동원해도 일기예보가 자주 빗나간다. 100% 정확한 예보는 현재로썬 불가능하다. 하지만 미래의 날씨를 정확히 예측해 내는 것은 인류, 아니 기상학자들의 꿈이기도 하다. 이는 어쩌면 자연을 정복하고 싶은 인간의 욕망일지도 모른다. 우리의 환경은 기술로 인해 변하고 있다. 그러므로 이렇게 엄청나게 정보가 가득 찬 환경을 항해해 성공하기 위해 우리가 필요한 능력도 변한다. 우리가 각자의 환경에서 적응하고 잘살 수 있도록 갖추어야 할 것이 바로 계산하고, 추론하는 수리적 능력이다. 결국, 수학도 인문학과 마찬가지로 학문이라는 큰 범주로 이해해야 한다. 우리는 ‘왜 수학을 공부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해야 한다. 이에 대한 명쾌한 답을 하기는 쉽지 않다. 불확실성의 시대를 이해하지 못하는 것, 즉 무지는 이러한 불편함의 중요한 예이다. 이러한 무지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노력을 수학을 공부하는 목적으로 본다면, 하나의 답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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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ureka01 2016-12-13 0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러고 보니 오늘 수학의 힘이란 책을 주문했는데 리뷰가 어쩐지 공감대 형성이 딱 들어 맞았네요..ㅎㅎㅎ

cyrus 2016-12-13 13:17   좋아요 1 | URL
《수학의 힘》이라는 책을 처음 알았습니다. 수학이 실생활에 어떻게 이용되는지 이 정도쯤 알아두면 수학이 어렵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

단발머리 2016-12-13 07: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기상예측에 계산수학이 동원되는군요.
일기예보가 틀리는 경우가 너무 많으니깐 그러려니 하고 살았는데, 정확한 예측을 위해 기상학자들이 애쓰고 있군요. ㅎㅎ

cyrus 2016-12-13 13:19   좋아요 0 | URL
외국에서는 슈퍼컴퓨터에 의존하지 않고 날씨 및 자연재해 예측하는 방식을 발견하기 위해 연구하고 있답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여전히 슈퍼컴퓨터에 의존하는 단계의 수준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그래서 올해에 일기예보가 틀리는 일이 많았죠. ^^;;

transient-guest 2016-12-15 05: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치바나 다카시가 자연과학은 과거 고전의 위치처럼 현대의 교양이라고 하죠. 수학/과학을 조금 더 재미있게 배웠더라면 어땠을까 궁금합니다. 저는 수학/과학이 너무 싫었는데, 막상 나이들어서 보니 흥미있는 학문이더라구요. 어학/역사와 함께 수학/과학은 언젠가 천천히 다시 기초부터 공부해보고 싶은 분야입니다. 글에 완전공감..ㅎ

cyrus 2016-12-15 07:47   좋아요 0 | URL
저는 문과 출신이라서 수학, 과학을 좀 어렵게 느껴졌어요. 이제는 시험의 압박이 없으니까 기초지식부터 차근차근 공부한다면 재미를 느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