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라딘 서재에 글을 작성할 때 특정 이벤트에 응모할 수 있는 기능이 있다. 올해 2월 초부터 3월 말(25~320)까지 열린책들 초대전 이벤트가 진행되었고, 이어서 4월 말(316~422)까지 민음사 & 황금가지 초대전 이벤트가 열렸다. ‘민음사 & 황금가지 초대전 이벤트가 마감되기 이틀 전부터 다산북스 초대전 이벤트가 시작되었다. 525일까지 진행되었다. 518일부터 622일까지 김영사 & 비채 초대전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현재 문학동네 초대전 이벤트위즈덤하우스 초대전 이벤트가 동시에 진행 중이다. 문학동네 이벤트의 마감일은 831, 위즈덤하우스 이벤트는 99일까지 진행된다. 두 개의 초대전 이벤트 기한이 얼마 남지 않았다. 다음 이벤트의 주인공이 될 출판사는 어디일까? 기대되면서도 한편으로는 출판사 이벤트가 남발하는 상황을 부정적으로 생각한다.

 

출판사가 초대전 이벤트를 주관하면서 얻을 수 있는 장점이 많다. 일단 기본적으로 출판사의 책들을 대대적으로 홍보할 수 있다. 그리고 독자들의 구매력이 어는 정도인지 한눈에 볼 수 있다. ‘당신의 서가에 한 권은 있다이 문장 하나가 독자들을 유혹한다. 독자는 책장에 해당 출판사의 책이 있는지 확인한다. 그 책을 가진 독자는 브랜드 인지도 높은 출판사의 책을 가지고 있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낀다. 많을수록 좋다. 책 한 권만 찍은 사진은 없어 보인다. 책 열 권 이상 가지고 있어야 출판사에 관심이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든다. 수많은 독자들이 찍은 책 사진은 다른 독자들의 책 구매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된다. 평소에 눈도장만 찍었던 책의 실물을 사진으로 확인해서 구매 여부를 결정한다. 독자들이 선호하는 베스트셀러가 어떤 것인지 직접 확인할 수도 있다. 요즘에 나온 신조어 중에 있어빌리티라는 것이 있다. ‘있어 보인다는 뜻에 능력을 뜻하는 어빌리티(ability)’가 합쳐져 만들어졌다. 출판사 초대전 이벤트는 한 번도 안 읽은 책을 다 읽은 것처럼 있어 보이게할 수 있다. ‘있어빌리티의 환상에 빠지지 않으려고 책 사진을 찍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다. 이벤트 응모 때문에 책 사진을 찍어 올리지만, 안 읽은 책을 읽는 척하는 나 자신이 부끄럽다. 지금까지 출판사 초대전 이벤트에 열심히 응모해놓고(어제 이어 오늘도 응모했다...) 이벤트 진행 방식에 태클을 거는 모습이 이율배반적이다

 

출판사 초대전 이벤트를 인지도 높은 출판사만 주관하지 말고, 중소출판사에도 기회를 마련했으면 좋겠다. 분명 중소출판사의 책을 한두 권 구매한 독자들이 있을 것이다. 그들이 찍은 책 사진의 수가 적더라도 다른 독자들의 관심을 유도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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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nderground 2016-08-17 18: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있어빌리티 ㅋㅋㅋㅋ 저는 처음 듣는 말인데 요즘 사회를 표현하기 적절하긴 하네요. 읽고 생각해보게 만드는 좋은 글 매번 잘보고 갑니다!

cyrus 2016-08-18 13:27   좋아요 0 | URL
닉네임이 바뀌었네요? 좋게 봐주셔서 고맙습니다.

yureka01 2016-08-17 19: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느낍니다. 책을 많이 읽으므로써 유식해 보이고 ...현학적인 그러거요..이게 있어빌리티였네요..ㅎㅎㅎㅎ
그래서 일까요.. 여기에 일종의 저항감도 있거든요.
책을 안읽어도 문제지만, 책만 읽고 현실적인 삶이 책과 괴리된 것도 문제라고 생각해서요.
책을 읽고 책을 통해서 자신의 삶에 똘레랑스와 레지스탕스를 같이 가지고 있는 현실적인 삶....

가급적이면 책팔이용 홍보에 이용당하지 않는,,,

피동적이 아니라 자신에게 맞는 독서를 하고 싶더군요.

이벤트 보니 문학동네 이벤트도 있어서 ,,시집에 문동꺼만 모아도 몇권은 되긴 하지만
그렇다고 문학동네에서 나온 시집만 사진 찍고 싶은 마음은 없더군요.

시는 누가 읽으라 해서 읽는 것보다 자신이 시가 좋아서 시의 문장으로 느낌 가지겠다는 사람이 찾는 거라서....ㅎㅎㅎ

저도 이 포스팅 보고 뜨끔하더군요..ㅋㅋㅋㅋ

cyrus 2016-08-18 13:33   좋아요 1 | URL
**님이 시집을 간략히 소개해준다면 시를 좋아하는 분들에게 유용한 글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저도 매일 쓰는 글에도 지적 허영심을 드러내려는 있어빌리티가 느껴져요. 그래서 다른 분들의 비판 의견을 들으려고 합니다. 쓴소리를 들어줘야 정신 차리고, 내가 무엇을 잘못했는지 알 수 있어요. ^^

레삭매냐 2016-08-17 21: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귀찮아서 못하겠더하구요. 워낙 선수들이 많으시니... 그래도 제법 시간이 있으니 한 번 도전해 볼까요...

cyrus 2016-08-18 13:37   좋아요 0 | URL
사진 찍는 일이 귀찮아요. 열린책들 초대전 이벤트 이후로 응모자들의 수가 점점 줄어드는 것 같아요. 한 번 응모해보세요. ^^

yamoo 2016-08-17 23: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있어빌리티....ㅋㅋㅋ 첨 듣는 말입니다요..ㅎㅎ
그나저나 이런 이벤트를 일일히 다 응모하는 분들 보면 정말 대단하신거 같다는..ㅎㅎ

이런 비판글 좋습니다!ㅎ

cyrus 2016-08-18 13:40   좋아요 0 | URL
다산북스, 김영사 이벤트는 패스했어요. 만약에 시공사 초대전 이벤트가 열리면 응모하지 않을 거예요.

비판 글이라기 보다는 자아성찰에 가까운 글입니다.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