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조이스의 《더블린 사람들》을 다 읽은 뒤에 조이스 문학의 참고서라고 할 수 있는 김종건 교수의 《제임스 조이스 문학 읽기》(어문학사, 2015)을 읽었다. 김종건 교수는 조이스 연구의 권위자로 유명하다. 《율리시스》보다 더 난해하기로 악명 높은 《피네간의 경야》를 처음으로 번역한 사람이 김종건 교수다. 이로써 우리나라는 프랑스, 독일, 일본에 이어 세계 네 번째 《피네간의 경야》를 번역한 국가가 되었다. 김종건 교수는 조이스의 주요 작품을 비롯한 시, 희곡, 비평문, 서간문까지 조이스가 남긴 모든 텍스트를 번역했고, 이에 대한 상세한 해설을 정리한 책이 바로 《제임스 조이스 문학 읽기》다. 《더블린 사람들》은 총 열다섯 편의 이야기로 이루어져 있는데 김종건 교수는 이야기 하나하나 해설했고, 《더블린 사람들》과 관련된 서간문도 꼼꼼하게 알려준다.

 

그런데 오자가 많이 보이는 것이 《제임스 조이스 문학 읽기》의 단점이다. 고작 《더블린 사람들》을 해설한 내용만 봤을 뿐인데 교정해야 할 문장이 다섯 개가 넘는다. 게다가 두세 번 읽을수록 이해가 되지 않는 문장도 몇 개 있다. 나온 지 얼마 안 된 책인데 교정이 시급하다.

 

 

 

* 1906년에 『더블린 사람들』을 출판하기로 동의했던 출판자 그랜드 리차즈는 이 단편 속의 "꾀자 노인(a queer old josser)"의 이야기에 불안을 느낀 나머지 이를 생략한 의도였다. (103쪽)

 

⇒ '꾀자'를 '괴짜'로 고쳐야 한다.

 

 

* 그러자 이들 두 소년은 "피전 하우스"까지의 모험을 포기하고, 귀로에 그들이 들판에서 한 괴짜 영감을 만나는데, 그는 이때 그들에게 자신들의 여자 친구 이야기를 해 댄다. (103쪽)

 

⇒ 이 문장은 《더블린 사람들》에 있는 단편 「뜻밖의 만남」의 줄거리를 설명하는 내용의 일부다. 괴짜 영감이 두 소년에게 그동안 자신이 만났던 여러 명의 여자 친구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장면을 언급하고 있다. 그러므로 '자신들의 여자 친구'가 아니라 '자신의 여자 친구들'이라고 해야 한다.

 

 

* 그는 지신의 말에 스스로 도취 된 듯 ... (104쪽)

 

⇒ '지신'을 '자신'으로 고쳐야 한다.

 

 

* 그는 난간 너머로 달려가며 그에게 따라오라고 소리쳤다. 사람들이 발리 앞으로 나아가라고 고함을 질렀으나, 그는 여전히 그녀를 부르고 있었다. (110쪽)

 

⇒ '발리'를 '빨리'로 고쳐야 한다.

 

 

* 그는 어떠한 상황에 대해서도 자신의 행동을 적응시키는 카메론적 능력 및 외견상 아첨의 무한한 자질을 전시하면서 ... (116쪽)

 

⇒ '카메론적 능력'은 무슨 의미일까?

 

 

* 레너헌이 루트랜드 관장 건너의 간이 바에서 뭘 먹기 위해 자신의 순례를 멈출 때, 그의 상황이 분명해진다. (116쪽)

 

⇒ '관장'을 '광장'으로 고쳐야 한다.

 

 

* 서술의 그리고 레너헌의 동작의 템포는 콜리가 젊은 여인과 함께 도회로 되돌아올 때 속력을 더한다. (116쪽)

 

⇒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딱 봐도 어색한 문장임을 알 수 있을 것이다.

 

 

* 거기 매거진 힐(유명한 군수물 창고 벽으로, 『핀네간의 경야』의 중요한 배경 중의 하나)의 꼭대기에 서서, 그는 도시를 내려다본다. (132쪽)

 

⇒ 다른 글에는 '피네간의 경야'라고 썼는데 132쪽에서는 '핀네간의 경야'라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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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병통치약 2015-04-11 2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카메론 은 키메라가 아닐까요? 서술과 레너헌의 동작템포는 이 자연스럽네요 ㅎ

cyrus 2015-04-13 09:48   좋아요 0 | URL
해설이 원작소설을 읽을 때보다 더 어렵게 느껴진 것은 처음이에요. 저도 키메라라고 생각했어요. 원작을 다시 읽어본 뒤에 단어의 의미를 알아볼려고 합니다. 모르면 해당 출판사에 문의할려고요. ^^

AgalmA 2015-04-12 00:5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람들이 어렵다는 작품들 내용보다 이런 번역과 교정의 미스들이 더 문제더라고요.
꾀자 노인ㅋㅋㅋ 웃다가 숨넘어 갈뻔; 아, 어디가서 꼭 써먹고 싶네요.
만병통치약님 말씀처럼 카메론은 키메라 맞는 듯. 유전 생물학에서 생물체 속에 다른 세포들끼리 공존하는 성질을 그렇게 말하니까 `자신의 행동을 적응시키는` 수식에 어울리려면 키메라적 능력이어야 말이 되네요. 조이스가 신화에도 탁월하니 신화적 키메라 의미도 같이 있겠죠.

cyrus 2015-04-13 09:50   좋아요 0 | URL
아갈마님의 말씀을 듣고보니 키메라가 맞는 것 같습니다. ^^

2015-04-12 00:3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04-13 09: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cocomi 2015-04-12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꼼꼼하게 읽고 오자/오역 수정해주는 독자라니 김종건 교수님은 좋겠네요. 근데 두 번째 문장 두 번째 줄에 있는 ˝그들이˝는 빼는 게 더 자연스럽네요. 책을 안 읽어봐서 확실하진 않지만 너무 직역을 하려고 하신 듯?
카메론적 능력은 혹시 카멜레온적 능력을 말하는 건 아닐까요?

cyrus 2015-04-13 09:58   좋아요 0 | URL
한 문장에 쉼표와 `-의`를 너무 많이 사용했어요. 원서를 우리말로 옮긴듯한 느낌이 들었어요. ^^;;

transient-guest 2015-04-16 0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편집자의 태만이라고밖에 생각되지 않네요. 대학때 Ireland에 빠져서 졸업때 마이클 콜린스로 논문도 썼고, 제임스 조이스는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저로써는 이 책이 나타나주어 반갑네요. 사실 너무 어렵거든요 조이스 양반..ㅎㅎ

cyrus 2015-04-16 15:27   좋아요 0 | URL
<더블린 사람들>을 다 읽고 나서 만만하게 생각했는데 조이스 관련 책을 찾아보니까 그리 쉽게 읽혀지는 소설이 아니더군요. 특히 <더블린 사람들> 첫 번째 단편 ‘자매들’에 조이스가 종교 상징을 교묘히 집어넣었더군요. 솔직히 저는 이 소설을 이해하지 못했어요. 결말도 이상하고.. ㅎㅎㅎ 제가 이 소설을 대충 읽은 것 같습니다. 김종건 교수 번역본도 훑어봐야겠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