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을 그리는 것은 인간만이 가능하다. 숭배하는 대상을 그리고 풍경을 그리고 욕망을 형상화하고 관계와 입장을 정의한다. 마침내 내면의 풍경인 자화상을 그린다. 타인의 얼굴을 보듯 거울 속의 자신을 들여다보며. 동서고금의 많은 미술가는 자신에 대한 궁금증, 정체성을 고민한 결과를 자화상에 반영해왔다. 화가의 자화상은 예술가로서 자아를 확보하기 위한 자기탐구의 과정이 가감 없이 드러나 있다. 또한, 화가가 사는 그 시대의 표상이기도 하다.

 

그러나 자화상이라는 장르가 정착되기 전까지 화가들은 종종 자신의 그림 속에 본인의 얼굴을 몰래 그려 넣곤 했다. 화가의 시선은 그림 밖의 관람객을 응시하는 경우가 많다. 미술 연구가들은 군중이 가득한 그림 속에 숨어 있는 화가의 모습을 미니(Mini) 자화상인 동시에 화가의 서명으로 본다. 비록 그림의 주인공은 아니더라도 이를 아름답게 그릴 수 있는 사람이 화가라는 사실을 관람객에 넌지시 주장하는 것이다. 그림을 그리는 일은 누구나 할 수는 있어도 아무나 쉽게 할 수 있는 일은 아니기에 화가가 지녀야 할 자긍심을 표출한다.

 

 

 

 

 

그렇지만, 화가가 자의식이 강한 성향을 가졌다고 해서 그림 속에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는 건 아니다. 제대로 된 자화상 한 점 남기지 않은 화가들도 있다. 미켈란젤로는 자신의 추한 외모를 인식해서였는지 자화상을 거의 남기지 않았다고 한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도 마찬가지. 일반적으로 우리가 아는 다빈치의 자화상은 긴 수염이 덥수룩하게 자란 노인의 모습으로 그려진 것이다. 하지만 다빈치의 자화상으로 추정한 것뿐이다. 일부 연구가는 다 빈치의 자화상이 아니라 다빈치의 제자가 그린 스승의 초상화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결국, 다빈치의 자화상이라고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그림이 없는 것이다. 몇 년 전에 다빈치의 대표작 모나리자의 모델이 다 빈치라는 가설이 하나의 신화처럼 전해지기도 했다. 이 가설을 지지하는 연구가들은 동성애자였던 다빈치가 자신을 여성으로 그렸을 거라고 주장한다. 이를 증명하기 위해서 컴퓨터를 이용해 다빈치의 자화상과 모나리자를 비교했는데 여러 가지의 유사한 부분이 발견되었다 한다.

 

당신이 무심코 보면서 지나쳤을 수많은 그림 속에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화가의 얼굴이 숨어있다. 이제부터 소개할 그림 중에는 대중적으로 친숙한 것도 있고, 생소하게 느껴지는 것도 있다. 그리고 컴퓨터 사양에 따라 그림 이미지의 명암과 색상에 약간의 차이가 나기 때문에 그림 속 얼굴이 뚜렷하게 보이지 않는다. 그러므로 스마트폰 화면에 너무 오랫동안 바라보지 않길 바란다. 그냥 재미로 봤으면 한다. 정답은 글 마지막에 있는 접힌 부분 펼치기에서 확인할 수 있다.  총 7점의 명화들을 보게 되면  월리를 찾아라시리즈를 만든 영국의 삽화가 마틴 핸드포드의 아이디어가 이미 미술의 대가들이 쓰고 있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히에로니무스 보스  「쾌락의 정원」 오른쪽 패널  1506년경

 

 

 

 

 

 

미켈란젤로  「최후의 심판」  1535~1541년

 

 

 

 

 

 

보티첼리  「동방박사의 경배」  1575년경

 

 

 

 

 

 

라파엘로  「아테네 학당」  1509~1510년 

 

 

 

 

 

 

피터르 브뤼헐  「세례자 요한의 설교」 1566년

 

 

 

 

 

 

앙리 드 툴루즈 로트렉  「물랑루주」  1892~1895년

 

 

 

 

 

 

 

에두아르 마네  「튈르리에서의 음악회」  1862년

 

 

 

 

 

 

자크 루이 다비드  「나폴레옹 1세의 대관식」  1807년

 

 

 

 

 

 

 

 

※ 정답

 

 

 

1. 히에로니무스 보스

 

 

 

 

 

 

 

2. 미켈란젤로 (성 바르톨로메오는 살가죽이 벗겨지는 벌로 순교했다. 그가 들고 있는 자신의 살가죽에 나타난 얼굴이 미켈란젤로다. 회개의 의미로 자신의 얼굴을 그려 넣었다고 한다)

 

 

 

 

 

 

3. 보티첼리

 

 

 

 

 

 

4. 라파엘로 (관람객 쪽으로 바라보는 젊은 인물)

 

 

 

 

 

 

5. 브뤼헐

 

 

 

 

 

 

6. 로트렉 (소년시절에 다리를 크게 다쳐 짧은 체형의 불구자가 되었다)

 

 

 

 

 

 

7. 마네

 

 

 

 

 

 

8. 다비드

 

 

 

 

 

 

 

※ 참고도서

 

 

 

 

 

 

 

 

 

 

 

 

 

 

 

 

 

 

 

 

 

 

 

 

 

 

 

 

 

 

 

 

 

 

 

 

 

 

 

 

 

 

 

 

 

 

 

 

 


댓글(6) 먼댓글(0) 좋아요(11)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붉은돼지 2015-03-14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요절한 당대의 천재화가 라파엘로는 꽤 아름다운 청년이었군요..미켈란젤로나 다빈치 정도 살았다면 엄청난 작품들을 남겼을텐데...

cyrus 2015-03-16 15:55   좋아요 0 | URL
라파엘로가 미남이라서 짧은 인생을 살았음에도 여러 명의 여인들과 사귀었다고 해요. 비록 작품 수는 미켈란젤로와 다빈치보다 적지만, 연애 횟수로서는 단언 라파엘로가 최곱니다. ^^

만병통치약 2015-03-14 22: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아 놓고 보니 멋지네요! / 그래서 제가 그림을 그리면 사람얼굴이 그렇게....

cyrus 2015-03-16 15:56   좋아요 0 | URL
예전에 중학생 때 미술시간에 자화상을 그려본 적이 있어요. 그 때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려요. 이상하게 거울에 비친 내 모습을 오랫동안 뚫어져라 쳐다보는 것이 낯설어요.

해피북 2015-03-15 09: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대박~~~~~ 너무 재밌어요 ㅋㅡㅋ
마치 영화에서 감독들이 까메오로 출연하는것 처럼 그림 곳곳에 자신의 흔적을 남겼네요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해요^~^

cyrus 2015-03-16 15:59   좋아요 0 | URL
제가 알아본 그림 이외에도 더 있는데 너무 많아서 패스했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