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uzzle #1 『호밀밭의 파수꾼』, 전 세계 청춘들을 위한 문학의 치유제

 

 

 

 

 

 

 

 

 

 

 

 

 

 

 

 

인간은, 아니 더 정확히 말해 소년은 아무도 '무사히' 자라지 않는다. 무난하게 컸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그 누구에게도 말 못했던 은밀한 두려움과 불안이, 밤잠을 설치게 만들었던 외로움과 좌절이, 눈을 감아도 떠오르는 그리움과 사랑이야기가 숨어 있게 마련이다.

 

거짓과 위선으로 가득 찬 어른들 세계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16세 소년 홀든 콜필드 역시 심한 성장열병을 앓고 있다. 이미 세 번 퇴학 을 경험했고, 성적 불량이란 이유로 네 번째 퇴학을 앞두고 있는 홀든에게는 학교와 선생님들, 친구들, 아니 온 세상이 다 역겹고 한심하게만 느껴진다.

 

결국 네 번째 퇴학을 당한 소년은 홀가분한 맘으로 뉴욕 한복판으로 떠난다. 클럽과 바를 전전하며 술을 퍼마시고, 캑캑거리면서도 연신 담배를 피워댄다. 성인이 되기 위한 마지막 관문인 섹스를 통과하기 위해 늙은 매춘부와 고통스런 경험도 맛본다. 어른이 되기란 정 말 이토록 힘든 걸까. 홀든은 인생 자체를 정답을 찾을 수 없는 거대한 수수께끼처럼 여긴다.  

 

1953년 헤르만 헤세는 샐린저의 『호밀밭의 파수꾼』에서 혐오스럽고 문제적인 동시대를 사랑으로 감싸 안을 수 있는 문학의 가능성을 보았다고 적고 있다. 그는 자신의 작품 『황야의 늑대』를 읽은 미국 독자들의 편지로 샐린저의 소설을 접하게 되었다. 홀든 콜필드의 일탈적 여정에 대한 헤세의 애정과 혜안적인 평가는 후에 1960년대 히피문화로 대변되는 젊은이들의 문화에 헤세의 작품과 함께 『호밀밭』이 끼친 막대한 영향을 통해 정당화 되었다.『호밀밭』에서 아버지 세대의 위선을 읽어내고 더 나아가 베트남전쟁의 부도덕성을 주창하던 68세대의 전염병과도 같은 젊은 열정이 지나간 후에도 여전히 전 세계 젊은이들에게 샐린저의 문학은 청춘의 방황을 치유하는 처방전이 되었다.

 

 

 

 Puzzle #2 『아홉가지 이야기』, 수수께끼 같은 작가가 쓴 수수께끼 같은 단편

 

 

 

 

 

 

 

 

 

 

 

 

 

 

 

 

샐린저가 많지 않은 분량의 장편인 『호밀밭』으로 그를 유명하게 만들었다면, 생전에 발표한 단 한권의 단편집『아홉가지 이야기』는 샐린저를 미국 현대 문학에서 가장 매혹적인 작가로 만들었다.

 

9편 중 우선 권하고 싶은 작품은 ‘에스메를 위하여, 사랑 그리고 비참함으로’다. 제2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정신적 상처를 받았던 작가 자신의 경험이 녹아 있는 작품이다. 소설을 쓰는 참전군인 X 하사가 우연히 만난 열세 살 소녀 에스메는 당돌한 소녀다. “아저씨는 미국인치고는 꽤 지적인 편인 것 같아요.” “아저씨도 날 지독하게 차가운 사람이라고 생각해요?”라고 묻곤 한다. 그리고는 “아저씨의 모든 재능을 그대로 지닌 채 귀환하길 바란다”는 인사를 남기고 사라진다. 종전 직후, 환멸과 무기력에 빠진 X 하사에게 부친 지 1년 지난 에스메의 편지가 전달된다. “전쟁, 그리고 줄잡아 말해 우스꽝스러운 생존 방법의 조속한 근절을 가져다 주기를 바랄 뿐”이라는 글이 X 하사에게 희망을 품게 한다. X 하사는 전쟁 와중에 두 가지 부덕, 세계의 저속함과 환멸을 만나지만 어린 에스메의 순수를 통해 자신을 수습한다. 순수의 이 같은 힘을 드러내는 구도는 샐린저 소설의 한 원형을 이룬다.

 

에스메와 같은 당돌함과 영민함을 보고 싶은 독자에게는 전생을 기억하는 어린 천재의 이야기를 다룬 ‘테디’나 ‘에스키모와의 전쟁 직전’ ‘웃는 남자’ ‘작은 보트에서’ 등의 작품을 권하고 싶다. 저속함이나 환멸을 읽어보고 싶다면 대학 동창인 두 여인의 술자리 이야기인 ‘코네티컷의 비칠비칠 아저씨’나 사랑이 낳는 집착을 다룬 ‘예쁜 입과 초록빛 나의 눈동자’가 있다. 이런 작품들 속에서도 샐린저는 시종 유머를 잃지 않는다.

 

 ‘유머를 모르는 자에게는 진정한 진지함도 없다’던 베르그송의 말이 떠오른다. 적절한 유머는 작품의 진정성을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독자들을 유인한다. 샐린저는 이에 대해 단연 최고랄 수 있다.

 

또 한 가지, 단편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을 빼놓을 수는 없으리라. 샐린저에게 유명세를 안겨 주었으며 팬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았던 소설이다. 한낮의 햇살만큼이나 강렬한 단편이다. 샐린저의 중편소설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의 주인공 시모어가 처음 등장하는 작품이기도 하다.

 

샐린저의 다른 소설들에서도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글래스가(家)의 한 인물인 시모어는 여름 휴양지의 해변에서 알게 된 시빌이라는 여자 아이와 바다에 들어가 바나나피시라는 상상 속 물고기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시모어가 지어낸 이야기에 장단을 맞추며 시빌은 “방금 한 마리 봤어요”라고 말하고 시모어는 “그럴 리가”하면서 깜짝 놀라는 시늉을 한다. 둘은 마치 어떤 공모자들처럼 혹은 천진난만한 아이들처럼 태연하게 바나나피시가 실재하는 것처럼 수수께끼 같은 이야기를 이어간다. 수수께끼 같은 삶을 산 작가가 쓴 글답다.

 

‘바나나피시’는 먹이가 숨은 구멍에 고개를 들이밀고 탐식을 하다가 결국 몸이 빠져나올 수 없어서 죽는 물고기다. 왜 이 물고기가 제목으로 들어갔을까? 샐린저가 『호밀밭』다음으로 대중들에게 선보인 이 두 번째 수수께끼가 궁금한 독자들은 이 단편을 읽어보기를 권한다. 단편이 주는 긴박감과 생략의 여운을 기대하는 독자들 역시.

 

 

 

 

 Puzzle #3 『프래니와 주이』, 허무한 일상을 넘어서 삶의 의미 찾기

 

 

 

 

 

 

 

 

 

 

 

 

 

 

『호밀밭』이 미국사회의 이면에 내재되어 있는 폭력성과 미국중산층이 지닌 윤리관의 허위와 기만을 10대 소년 홀든 콜필드의 3박4일간의 방황을 통해서 질타하고 있다면, 『프래니와 주이』에서는 20대 남매 프래니와 주이의 허무적인 일상을 넘어서는 삶의 의미 찾기와정이 담담하게 묘사되어진다.

 

줄거리만 정리하면 너무나 단순하다. 여대생인 프래니는 위선으로 가득찬 세상에 실망하며 신경쇠약 증세를 보이고, 오빠인 주이가 프래니 스스로 이러한 난관을 극복해낼 수 있도록 도와준다는 내용이 이야기의 전부. 이밖에 이야기의 배경이 되는 공간과 시간, 플롯 또한 매우 단순하다.

 

주인공인 프래니와 주이의 대화는 너무나 생생하여 자기도 모르게 큰 소리로 읽게 되며, 군데군데 밑줄을 긋고 책장을 접기 바쁠 것이다. 또한 『호밀밭』의 결말부에서 잠깐 엿보였던 ‘선(禪)’ 불교 사상이 기독교적인 바탕 위에 자연스럽게 펼쳐져 깊은 성찰의 시간으로 잠기게 해준다. ‘산다는 것은 무엇인가’,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프래니는 죄의식을 씻고자 자연스럽게 연극을 버리고 ‘순례자의 길’이라는 기도책을 소중히 간직하며 열심히 ‘예수의 기도’를 하게 된다. 그녀가 애인인 레인 코텔을 처음에는 아주 반갑게 만났다가 점심을 먹으면서 순식간에 의사소통 단절을 경험하게 될 때도 기도책은 중요하게 다뤄진다. 기도야말로 프래니에게는 유일한 현실 극복 방안인 것이다. 끊임없이 기도하라! 기도하면 구원을 얻으리라!오빠인 주이는 이러한 프래니에게 문제 해결의 궁극적인 길을 가르쳐 준다. 주이는 프래니에게 글래스 집안의 맏이였던 죽은 시모어가 강조한 ‘팻 레이디(Fat Lady)’ 이야기를 해 준다. 여기서 패트 레이디란 일체의 중생이자 예수 그 자체를 뜻한다. 팻 레이디를 위해 열심히 노력하라는 말은 곧 에고(ego)라는 좁은 자아의 틀에서 벗어나 남을 생각하고 자신의 삶을 발견하는 대아의 세계, 대승의 세계로 들어가라는 뜻이다.

 

결국 『프래니와 주이』에서 샐린저는 이 세상을 부정적으로 보면서 욕망을 접고 끊임없이 신에게 기도하는 대신, 욕망을 최대한 실현하면서 남을 섬기며 열심히 사는 데 삶의 진리가 있다고 강조한다. 프래니가 연극의 길에서 벗어나고자 할 때, TV 배우인 주이가 이를 되돌려 놓는 대목은 그래서 더욱 암시적이다. 자신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는 일이야말로 인생의 진리라는 것.

 

이처럼 샐린저의 초기 작품에서는 이런 애타적 사랑이 지배적으로 일관되게 흐르고 있으며 후기 작품에서는 에고이즘이 만연한 현대사회 속에서 탁월한 지성과 예민한 감성을 지닌 인물들이 겪는 불안과 소외로 인한 갈등을 통해 애타적 사랑의 필요성을 더욱 증폭시킨다.

 

 

 

 Puzzle #4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 시모어는 정체는?

 

 

 

 

 

 

 

 

 

 

 

 

 

 

 

『호밀밭』 이외에 샐린저가 펴낸 나머지 소설집 세 권은 모두 ‘글래스’라는 성을 지닌 뉴욕의 일가족을 주인공으로 내세운다. 일종의 ‘글래스 가족사’라 할 텐데, 그중 한 권이 『목수들아, 대들보를 높이 올려라』이다. 『목수들아』는 동명의 포제작과 ‘시모어, 서문(序文)’, 두 편의 중편이 수록되어 있다.

 

글래스 집안의 맏아들인 천재 시인 시모어 글래스. ‘목수들아’는 그가 자신의 결혼식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음으로써 손님들을 골탕 먹이는 이야기를 동생 버디의 시점으로 그렸다면, ‘시모어, 서문’은 그로부터 시간을 훌쩍 건너뛰어 이제 중년의 교수가 된 버디가 서른을 갓 넘긴 나이에 자살한 형 시모어의 천재적 면모를 회상하는 내용이다. 그러니까 두 편의 소설에서 주인공인 시모어는 정작 실제로 등장하지는 않는 셈이다. 대중들 앞에서 등장하지 않으려는 작가의 은둔 본능(?)이 작품 안에서도 드러나고 있다. 주인공이 나오지 않는 이 기묘한 소설들에서 간접적으로 묘사되는 시모어의 초상은 ‘괴짜 천재 시인’이라 요약할 만하다. 그 자신 4개의 사어(死語)를 포함해 9개 국어를 완벽히 구사한다고 소개한 버디라는 인물은 시모어를 “그는 분명 우리에게 진짜인 모든 것을 의미했다”며 숭배한다.

 

도대체 이 ‘시모어’라는 사람은 누구인 걸까. 그의 독특한 이력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이 “셈-켈트족 동양인”은 평생 한시(漢詩)와 일본 하이쿠를 쓰고 즐겼으며 물론 영어와 독일어, 이탈리아어로도 시를 썼다. 비범한 두뇌의 소유자인 그는 학위 과정을 어린 나이에 마치고 18살 무렵부터는 대학 교수로 봉직했다.

 

『호밀밭』은 읽은 독자라면 흥미로운 문장을 만나게 될 것이다. 화자 버디의 이런 진술이다

 

“어떤 사람들은 내가 출간한 유일한 장편의 젊은 주인공이 시모어를 많이 닮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시모어가 홀든 콜필드의 ‘성인 버전’임을 짐작하게 해주는 대목이다. “너무 행복해서” 결혼식장에 나타나지 않았던 이 인물은 아내와 함께 간 휴가지에서 홀연 자살하고 만다. 시모어는 갑자기 자살을 선택했는가? 궁금하면 방금 앞에서 소개한 단편집『아홉가지』에 수록된 ‘바나나피시를 위한 완벽한 날’을 읽어볼 것.

 

 

 

 Epilogue  네 가지 수수께끼를 풀 수 있는 한 권의 해답, 『샐린저 평전』

 

 

 

 

 

 

 

 

 

 

 

 

 

 

 

샐린저가 호밀밭이 아닌, 하늘의 파수꾼이 된 지 벌써 4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오늘이 바로 그의 기일이다. 지금으로부터 40년 전인 1974년,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글쓰기를 사랑하지만 출판은 삶을 망치는 끔찍한 일”이라고 말한 적이 있었다. 병적으로 외부 접촉을 싫어했으며, 작품을 영화로 만들려던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을 문 앞에서 쫓아낸 적도 있다.

 

그리고 특유의 고집스런 은둔자답게 책표지와 구성에 대해서 세세하게 요구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샐린저는 에이전트를 통해 자신의 책에 구성적인 삽화를 넣지 않고, 해설문은 붙이지 않으며, 작가 사진도 쓰지 말 것을 요구했다. 이는 샐린저가 자신의 책을 출간할 때 전 세계 모든 출판사에 요구하는 정해진 조건으로 2001년, 『호밀밭』출간 50주년을 맞아 민음사에서 낼 때에도 역시 이와 같은 표지에 대한 세세한 조건을 요구받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샐린저의 소설, 특히 그의 대표작인 『호밀밭』을 읽기 시작한 독자라면 무척 당황스러울 것이다. 작가의 약력도, 그리고 소설에 대한 어떠한 설명 없이 그저 ‘소설’ 자체만 남아 있으니까. 우리에게 샐린저는 소설로만 남은 미지의 작가였던 것이다. 소설 텍스트 자체가 샐린저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텍스트로 무궁무진한 해석을 할 수 있어도 작가의 정체나 진짜 문학적 의도를 읽어내기가 힘들다. 작가가 쓴 작품 하나만 가지고도 그 작가의 문학을 단번에 이해하기도 힘든데, 처음으로 출간된 1951년부터 지금까지도 단 한 번도 해설문을 넣지 않은『호밀밭』이 전 세계적인 스테디셀러로 자리 잡은 사실이 아이러니하다.

 

그래서 국내에 번역된, 생전에 출간된 샐린저의 전 작품을 읽은 독자가 있더라도 샐린저라는 인물을 제대로 알고는 있을까? 샐린저는 자신의 작품들에 대한 서평 그리고 수수께끼 같은 그의 정체를 궁금해한 독자들의 생각을 몰래 지켜보면서 무슨 생각을 했을까? 자신을 세상 앞에서 드러내는 것 자체를 꺼려한 샐린저의 성격이라면 독자서평이나 자신에 대한 온갖 추측과 소문에 대해서 별 관심 없었을 것이다.『호밀밭』을 읽은 열렬한 독자, 심지어 그 소설을 읽고 존 레논을 암살한 죄로 종신형을 선고받은 마크 채프먼이 자신을 찾아온다고 해도 절대로 만나려고 하지 않을지도. 그야말로 샐린저는 문장의 흔적으로 남겨진 자신의 사소한 편지글마저 공개하기를 꺼려하는 은둔의 파수꾼처럼 생활했으니까.

 

샐린저가 살아 있는 동안 그의 전기를 쓴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한 기획이었다. 샐린저 생전에 그의 평전이 공식적으로 출간되지 전에 법정 공방까지 갈 정도로 큰 논란을 불러일으켰다. 샐린저는 저작권 및 사생활 보호 명목으로 자신의 평전에 인용된 개인적 편지, 신상 정보, 자신이 언급된 모든 인터뷰 기록을 삭제시킬 것을 요구했다. 결국, 그가 죽은 뒤인 2010년에 정식 출간되었다. 그리고 드디어 우리나라에서도 번역되었다.

 

이번에 나온 평전의 출간은 무척 반갑기만 하다. 샐린저의 미발표 소설이 처음으로 공개된다는 사실에 반가운 이유이기는 하지만, 드디어 그동안 수수께끼에 쌓인 샐린저라는 작가의 정체를 알 수 있다는 점에서 샐린저의 열렬한 팬으로써 쌍수 들고 환영하고 싶다. 아, 물론 하늘에 있는 샐린저 입장에서는 기분이 편치 않을 것이다.

 

그의 삶을 조망하면서 각각의 작품이 쓰인 맥락을 짚어내고, 동시에 연대순으로 샐린저의 전 작품을 살핌으로써 그의 인생을 심도 있게 관찰할 수 있다. 샐린저의 삶을 먼저 알고 난 뒤에 그의 작품을 읽어보는 것도 좋겠지만, 작품들을 먼저 읽은 뒤에 평전을 읽는 것이 흥미진진할 것이다. 네 개의 수수께끼, 즉 『호밀밭』『아홉가지 이야기』『프래니와 주이』『목수들아』에 도전하고 나서 그 다음에 ‘샐린저’라는 은둔의 파수꾼이 살고 있는 『샐린저 평전』에서 해답을 구해보자.

 

샐린저를 한 마디로 평가하자면 현대의 젊은이들을 위한 신화라고 말하고 싶다. 완성도 높은 문학성뿐만 아니라 은둔 생활로 그는 이미 전 세계인들이 기억하는 ‘신화’가 되었다. 완강한 기성 사회의 위선에 좌절하는 청춘의 고통, 삶의 진정한 의미를 찾고자 꿈틀거리는 젊음의 열정, 섬세하면서도 치밀하게 펼쳐지는 일상적 언어의 축제. 그래서 샐린저의 신전은 늘 전 세계의 젊은 숭배자들로 북적거린다. 오늘도 인생의 수수께끼를 찾기 위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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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anca 2014-01-28 1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이 글만 읽어도 샐린저에 대한 개략적인 것을 파악할 수 있겠어요. 저는 <호밀밭의 파수꾼> 하나만 읽었는데 저자의 요청으로 사진이 표지에 없다는 것 정도만 알고 있었어요. 생전에 노출되기 꺼려했던 것도요. cyrus님의 깊이 있는 글 잘 읽고 가요. 평전에 대해 더 듣고 싶군요^^

cyrus 2014-01-28 23:58   좋아요 0 | URL
요즘 샐린저 완독에 푹 빠져 있어요. 평전은 지금 읽고 있는 중입니다. 분량이 적지 않은데도 질리지가 않아요. 사실 그동안 샐린저의 소설을 읽고나면 작가의 정체가 너무너무 궁금했거든요. 다 읽고나면 샐린저에 관한 이야기를 정리해보고 싶어요. ^^

노이에자이트 2014-01-28 14: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셀린저 단편 소개해 놓은 것을 읽으니 직접 읽어보고 싶은 마음이 생기네요.특히 상처입은 군인 이야기...

cyrus 2014-01-29 00:02   좋아요 0 | URL
'에스메를 위하여'를 읽기 시작했을 때는 별다른 감흥이 오지 않아요. 그러다가 군인이 소녀를 만나면서부터 이야기가 흥미진진해집니다.

낭만인생 2015-03-11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서재에 글을 올리면서 이토록 완성도 높은 글이 가능한가요? 프린트해서 읽으니 화면보다 잘 읽혀집니다. 좋은 글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