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벚꽃이 지는 걸 보니
푸른 솔이 좋아
푸른 솔을 좋아하다 보니
벚꽃마저 좋아
- 김지하 「새 봄」-
이번 4월은 시험 공부하느라 정말 정신 없을 정도로 보낸 것 같습니다. 제가 경영학을 복수전공하고 있어서 작년에 비해 공부해야 할 분량도 많았고요, 자연히 책 읽을 시간이랑 알라딘 블로그에 글을 쓸 수 있는 시간도 적어질 수 밖에 없었습니다.
중간고사는 이번 주 수요일에 끝났습니다. 시험이 끝난지 3일이 지나서야 알라딘 블로그에 들어온 것은... 간만에 친구들이랑 술 마시고 노느라 (^^;;) 이제서야 오랜만에 서재 블로그에 들어와서 글을 써보게 되었네요.
한동안 블로그에 안 들어온 사이에 알라딘 서재에 수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논쟁의 중심에 친분이 있었던 서재 이웃분들이 관련이 있어서 개인적으로 안타깝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제가 그 분들에게 진심어린 위로를 제때에 전달하지 못해서 송구스럽기도 하네요. 그리고 알라딘 서재를 한 달동안 휩쓸고 지나간 논쟁들의 이력을 쭉 읽어보면서 좀 무서운 마음도 들기도 했습니다. 논쟁의 결과를 떠나서 의미는 다르지만 각자의 생각이나 의견을 주고받는 과정 중에서 서로에게 반목의 골만 넓혀만가는 관계의 상처를 안겨준다는 사실이 무서웠습니다. 어쨌든 갈등의 논쟁이 마무리되어 예전의 알라딘 서재의 분위기로 돌아와서 다행이네요.
이번 달에 마지막으로 쓴 글에서 모 서재 이웃분께서 제가 한동안 블로그에 들어오지 않으셔서 걱정하셨는데 진심으로 저를 생각해주신 점,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바쁘다는 핑계로 블로그를 소홀히 하다보니 괜한 걱정을 안겨준 거 같네요. ^^;;
그래도 솔직히 말하자면 사람의 인생에도 권태기가 찾아오게 되듯이 사실 4월 초부터 블로그 활동에 대해서 권태기가 있었습니다. 하필 그 시기부터 카카오스토리를 시작하게 되면서 블로그에서 긴 문장의 글을 쓰는 것보다는 짧고 간결하게 글 쓰는 것이 더 재미있고 편하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안 그래도 개인적으로 글을 길게 쓰는 단점 때문에 나름 고심하던 찰나에 카카오스토리 덕분에 짧게 글 쓰는 재미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비록 오프라인 공간이지만 알라딘 블로그보다 카카오스토리를 통해서 친한 사람들과 시시각각 대화를 많이 나눌 수 있다는 점이 더욱 매력적으로 다가왔었고요.
그런데 제가 모 출판사로부터 부탁 받은 서평 도서에 대한 리뷰를 수십일 동안 미룬 상태라서 울며 겨자 먹기(?) 식으로 작성하게 되었는데 오랜만에 글을 써서 그런지 긴 문장의 글 한 편 쓰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책을 읽음으로써 얻게 되는 지식과 그에 대한 감상들을 기록하고픈 의지가 다시 샘솟게 되었습니다. 긴 글을 쓰기가 귀찮았던 생각이 싹 사라져버린 것입니다.
그냥 짧게 글을 쓸 수 있는 카카오스토리도 하면서 길게 글을 쓸 수 있는 알라딘 블로그도 같이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사람은 각자의 취향이 있고 각자의 생각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것은 이래서 좋고 이것은 이래서 싫다는 생각을 하게 되고요. 그러나 또 상황에 따라서 좋았던 것이 다른 결점을 가지고 있기도 하고, 싫었던 것이 다른 장점을 가지고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사람의 생각이라는 게 오랫동안 확고하게 유지하는 것도 쉽지가 않습니다. 때때로 상황에 따라서 변화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한 가지 생각을 일관되게 유지한다는 것은 어찌 보면 고지식하게 보일 수도 있습니다.
세상살이도 그런 거 같아요. 특히 사람과 사람의 관계를 고려한다면 어떤 사람은 어떠한 장점이 있는 반면 또 다른 단점이 있고, 어떠한 단점이 있는 반면 또 다른 장점이 있는 것입니다. 모두 장점만 가지고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입니다. 그것을 개성이라고 해도 좋을 것입니다. 모든 존재는 나름대로의 개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 개성이 그 존재의 장점이 되기도 하고 단점이 되기도 하는 것입니다.
계절이 변해도 늘 푸르다는 것은 변화가 없음을 의미합니다. 변화가 없다는 것은 단순하고 삭막할 수가 있습니다. 그래서 위에 소개된 시의 화자뿐만 아니라 우리는 계절에 변함에 따라 서로 다른 벚꽃과 푸른 솔을 좋아하게 되는 것입니다. 푸른 솔과 벚꽃이 어우러진 모습이 자연의 조화로운 모습이라면, 시류에 쉽게 영합하지 않는 지조 있는 사람과 시류의 흐름에 따라서 이에 능동적으로 적응하면서 변화하는 사람이 함께 살아가는 이 세상이야말로 조화로운 인간 사회의 모습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서는 자신과 다른 상대방의 생각과 가치를 이해할 줄 아는 공감이 필요하고요. 공감 없는 세상은 곧 자신의 주장만을 관철하기 위한 반목, 경쟁 그리고 갈등만 남아있는 세상입니다. 갈등과 경쟁의 관계에서 제아무리 승리해서 살아남았다하더라도 서로에게만 깊은 쓰라린 상처만 안겨다주는 '피로스의 승리'에 불과합니다. 비록 유토피아적 발상일지도 모르겠지만 서로 다른 입장이라도 이해해주고 공정한 대화를 통해서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는 성숙한 태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 짤막하게 근황만 알리는 글을 쓰려다가 그만 내용이 엉뚱하게 옆길로 새버렸네요 ...
여전히 쓸데없이 길게 쓰려는 습성은 남아 있었네요 ^^;;
저는 저녁에 또 친구들을 만나 밤새도록 즐겁게 달리기 위해서(?) 마음 단단히 임하고 있습니다.
오랜만에 서재 이웃분들의 서재 블로그에 방문해서 인사 차 댓글을 남기고 싶은데
약속이 있어서 간단하게 눈팅만 하게 되었습니다.
서재 이웃분들뿐만 아니라 모든 분들 다 좋은 주말 보내셨으면 합니다. ^^
그리고 제가 요즘 카카오스토리앓이 중인데
서재 이웃분들 중에서 카카오스토리 계정이 있으신 분이 계시다면
저랑 친추 맺어서 친분 관계를 유지하고 싶습니다. 성별, 나이는 신경쓰지 않습니다.
혹시 원하신 분이 있으시다면 비밀 댓글 남져주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