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I knew if I stayed around long enough, something like this would happen. "  

" 우물쭈물하다 내 이럴줄 알았지. "

- 버나드 쇼의 묘비명 -

 

 

 

  

 


 

 

 

 

 

 

버나드 쇼의 저 묘비명처럼 우물쭈물하다가 독서모임 발제를 제대로 정리하지 못했다. 니체의 사상에 대해서 제대로 알고 싶은 나머지 자진해서 발제자로 나섰건만 복학 기간이 맞물리는 동시에 급격하게 바빠지게 되면서 발제 준비에 소홀히 하고 말았던 것이다.  

비록 나에게 주어진 3주라는 기간을 통해 한 번 읽는데도 쉽지 않은 니체의 책을 읽고 온전히 이해하여 발제를 준비한다는게 적은 기간일 수도 있지만 책임감을 가지고 열심히 준비한다면 충분히 이루어낼 수 있었다.  

아포리즘으로 이루어진 문장의 통일성이 떨어진 니체의 글을 쉽게 이해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차라투스트라> 이 책 한 권만으로 니체의 사상을 완전히 이해할 수도 없는 것이다.  자신의 사상을 담은 이 책이 얼마나 읽기에 어려웠으면 니체도 <차라투스트라>는 수백년 뒤에서야 자신의 책을 이해할 것이라고 말했을 정도이다.  독서의 어려움은 비단 나뿐만 아니었다. 모임에 참여하신 조원분들도 니체의 책을 읽는데 어렵다고 고충을 털어놓기도 하였다.  물론 개인적인 사정으로 어제 모임에 참석하지 못한 분들도 있었지만 다른 날보다 참석하신 분들이 많지 않았다. (나를 포함해서 총 9명이 참석하였다)  

개론서를 통해서 알게 된 사실이었지만 니체가 말하고 있는 위버맨쉬, 영원회귀, 힘에의 의지 등과 같은 사상적 주제들은 <차라투스트라> 이전에 썼던 책들에서부터 언급되고 있다. <차라투스트라>는 그동안 자신이 축적하고 있었던 사상을 총체적으로 정리한 것이다.   

나름 발제문이라고 니체의 생애를 간략하게 정리를 했는데 내가 읽었던 개론서에서 참고한 것이다. 

 

 

 

   

 

 

 

 

원래는 고병권의 책과 웅진에서 나온 <How to Read 니체>를 참고하려고 했으나 공교롭게도 고병권의 책은  대출중이었고 나머지 한 권은 도서관에서 소장하지 않았다.  다행히 생각의 나무에서 출간하고 있는 인문교양 시리즈인 ' 테이크아웃 클래식 '  의 <니체>를 읽게 되었다.  비록 발제 준비를 위해서 중요한 내용만 발췌하여 읽었지만 ' 테이크아웃 클래식 ' 시리즈에 나온 니체 개론서도 읽어볼만 했다. 

<30분에 읽는 니체>는 니체의 방대한 사상을 압축하여 정리하였다.  제목처럼 30분은 아니더라도 한 두시간만 읽으면 니체의 주요 사상을 어느 정도 이해할 수 있었다.    

 

 

 

 

 

 

 

 

 

그래도 고병권의 책이 니체 개론서로 인지도가 높아서 그런지 모임에 참석하신 분들 중에서 두 세 분 이상은 이 책을 읽어보셨다.    

 

모임을 위해서 쓴 발제문은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이 모임 전날에 급하게 쓴 것이라 내용이 부실한 면이 있다.  부족한 내용의 발제문 때문에 모임에 참석하신 분들에게 내용이 제대로 전달했을지 모르겠다.   미흡한 준비 부족에다가 원활하지 못한 스피치 실력 때문에 발제 내용이 모임에 참석하신 분들에게 제대로 이해했을지 모르겠다.  지금도 생각하면 많이 아쉬우면서도 손발이 오글거린다.     

그래도 이번 경험을 통해서 가까이 다가서기가 어려웠던 니체의 사상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었으며 개인적으로 니체의 사상에 대해서 알고 싶은 지적 욕구도 생기게 되었다. 어려움도 많았고 아쉬움이 많았던 [차라투스트라] 모임은 지나갔지만 니체를 이해하기 위한 첫 걸음을 할 수 있었던 좋은 경험이었다.   

  

  

  

 발제문 - 니체의 생애  

 출생 그리고 유년시절

니체는 1844년 10월 15일 프로이센의 뢰켄이라는 작은 마을에서 개신교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의 이름은 프로이센의 왕인 프리드리히 빌헬름 4세에게서 따온 것인데 재미있게도 빌헬름 4세의 생일과 같다. 
 
니체가 태어난지 2년 뒤에 니체의 여동생인 엘리자베스가 태어났고, 뒤를 이어 남동생인 루트비히가 태어났다. 그러나 니체가 5살 때 아버지는 갑작스레 세상을 떠나게 되었고 유일한 남동생마저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그 후 가족은 할머니와 두 이모들이 살고 있는 나움부르크로 이사를 가게 되었다.

이 때부터 니체는 니체 가문 중에서 유일한 남성이었는데 아버지의 부재의 영향 탓인지 여동생 엘리자베스는 니체를 숭배하다시피 하였다.  

 
니체의 유년시절 중에서 독특한 점은 아버지에 대한 어린 니체의 생각이다. 니체의 아버지는 루퍼파의 교리를 따르는 경건하고 엄격한 성격의 목사였는데 니체는 그런 아버지의 모습을 호의적으로 바라보고 있다.

 
" 완벽한 아버지의 상!  아버지는 혼과 감수성을 가지고 그리스도의 덕으로 치장하고 평안 속에 살았다.그는 행복한 삶을 살았다.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게 주목받고 사랑받았다. "

- 13살 때 니체가 쓴 글 중에서 -

 

" 아버지의 모습은 내 영혼 속에서 아직도 살아있다. 인자한 얼굴을 하고 있는 높은 동경의 대상, 행복하고 친절한 모습, 어디서나 사랑받고 환영받는 사람, 가정에서는 자상한 가장, 자비로운 아버지, 그는 이 땅 위의 성인으로서의 완벽한 모델이다. "

 - 16살 때 니체가 쓴 글 중에서 - 

 


대체적으로 니체 연구가들은 아버지의 죽음이 어린 니체에 정신적으로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하는데 니체는 자신의 아버지처럼 가부장적인 모습을 동경하였으며 자신의 운도 오래 가지 못할 것으로 생각했었다고 한다. 

 

 


 학창 시절 그리고 젋은 나이에 교수가 되다  

14세 때 프포르타 공립학교에서 엄격한 고전 교육을 받고 1864년 20세 때 본 대학에 입학하여 리츨 교수 밑에서 고전문헌학에 몰두하였다. 그리고 그가 고전문헌학에만 공부한 것은 아니었다. 목사의 아들로 태어났으며 아들인 니체 역시 목사가 되기를 바라는 어머니의 바람 때문에 신학도 동시에 공부하게 된다.  그러나 이 때부터 니체는 이미 신의 존재에 대해서 회의심을 느끼기 시작하고 있었다.


결국에는 신학 공부를 중도에 포기하고 고전문헌학 공부에만 몰입하게 되는데 평소부터 학교에서 명석한 두뇌의 소유자로서 알려지게 되면서 니체는 24살이라는 나이로 스위스 바젤 대학의 고전문헌학 교수로 임명되었다. 젋은 교수 니체는 바젤 대학에서 학생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교수로서 성공의 탄탄대로를 걷고 있었지만 그의 마음 속에는 문헌학이 아닌 철학 공부에 대한 열망이 솟아오르기 시작한다. 
 

 

 

 니체가 만난 사람들

특히 본격적으로 철학의 세계를 접하게 된 커다란 계기가 쇼펜하우어의 만남이었다.  

 

 

 

 

 

 

   

 * 지만지에서 나온 판본은 축약본임.




우연히 헌책방에서 쇼펜하우어의 <의지와 표상으로서의 세계>라는 책을 발견하게 되면서 쇼펜하우어의 사상에 깊은 감명을 받게 된다.  이 때부터 니체는 쇼펜하우어의 철학에 심취하게 된다.    

 

 

 

 

 

 

  

 

이 시기 때 쇼펜하우어 이외에도 니체의 정신적인 교류를 하게 되는 사람을 연이어 만나게 되는데 음악가 리하르트 바그너와 미술사가 야콥 부르크하르트이다.  그 중에서도 바그너와의 관계는 너무나도 잘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당시 인기 있던 작곡가였던 바그너의 <트리스탄과 이졸데><뉘른베르크의 명가수>를 감상한 이후 그의 음악에 대해서 완전히 매료되었으며 공교롭게도 바그너도 쇼펜하우어의 사상에 관심이 가지고 있다는 공통점도 한 몫을 하게 되어 두 사람 간의 관계는 급속도로 친해지게 되었다.  

  

 

 

 


 

 

 

 

 

니체는 바그너의 열렬한 신봉자로서 자신의 처녀작인 <비극의 탄생>에서 고대 그리스의 문화를 이을 수 있는 새로운 문화가 바로 바그너의 음악이라고 바라보았다.  이 책의 출간으로 인해서 책에 대한 평가에 대한 호불호가 엇갈리게 되었는데 바그너주의자들은 극찬했지만 반대로 자신의 동료 문헌학자들과 그의 스승인 리츨은 니체의 주장에 대해서 강한 반발을 하고 나섰다.


이후로 니체는 고전문헌학으로부터 거리가 멀어지게 되었으며 여전히 바그너의 신봉자로서 활동을 하였는데  바그너의 음악들을 공연하는 바이로이트 축제에 니체는 자주 들릴 정도였다. 그러나 이 두 사람의 우정은 오래 가지 못했다.  바그너는 니체를 정신적인 교감으로 연결된 동료가 아닌 자신의 사상을 전파하기 위한 2인자로 여겼다. 그리고 바그너의 반유대주의자 성향이 니체에게는 바그너로부터 거리감을 느낄 수 밖에 없었다. 결국 바그너와 니체는 결별을 하기에 이르렀다. 

 

 

 

 루 살로메와의 만남  


 


왼쪽부터 루 살로메, 파울 레 그리고 니체
 



유년시절부터 달고 살았던 두통과 그 밖의 병들 때문에 니체의 건강은 극도로 나빠지게 되면서 바젤 대학 교수직을 물러나게 되었다.  그 후로 니체는 건강 요양할 겸해서 10년 동안 프랑스, 이탈리아, 스위스에서 방랑 생활을 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홀로 자신의 사상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데 본격적으로 몰두하기도 했다. 

이 때 루 살로메라는 러시아 출신의 여성을 만나게 되었는데 니체의 인생에서 가장 불행한 시절을 겪게 된다. 철학자이며 자시신의 친구인 파울 레의 소개로 루 살로메와의 만남이 시작되었는데 그 전에 파울 레는 살로메에게 두 번이나 청혼을 했지만 거절당했던 일이 있었다.  루의 지적인 품성에 빠져들게 된 니체도 루에게 두 번이나 청혼을 했지만 역시 거절당하고 말았다.  
 
두 남자의 네 번의 청혼을 거절한 루는 플라토닉한 삼각 관계를 유지하기를 바랬을 뿐 사랑을 나누는 애인이 되는 것을 스스로 거부하였다.  결국 루의 제안으로 인해서 니체와 파울 레와의 관계도 어긋나게 되었고 니체는 마음 속으로 루에 대한 사랑앓이의 고통에 시달려야 했다.

 

 

 

 불행한 말년  

 
루 살로메와의 사랑 실패 이후인 1882년부터 세상을 떠난 1900년까지 니체는 또 한 번 외톨이 삶을 살게 되었고 건강 역시 급격하게 나빠지기 시작했다. 설상가상으로 정신질환까지 시달리기까지하면서 그의 삶을 점점 피폐해져만 가고 있었다.  하지만 학문에 대한 그의 정신적인 불꽃은 사그라들지 않았다. 이 때부터 자신의 대표작이라고 자화자찬했던 <차라투스트라>에서부터 <선악의 저편> <도덕의 계보> <디오니소스 찬가> <안티 크리스트> 등이 발표되었다.

 
무엇보다도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고통스럽게 만든 병보다 니체의 삶을 괴롭혔던 것은 바로 니체의 여동생 엘리자베스였다. 니체를 절대적으로 믿었던 엘리자베스는 반대로 반유대주의자인 남편을 만나 결혼하였고 심지어 니체와 루 살로메와의 관계를 깨뜨리기 위해서 이간질시키기도 하였다.  그리고 니체가 죽은 이후 오빠의 명성을 이용하여 이탈리아의 무솔리니와 독일의 히틀러와 같은 독재자들 앞에서 홍보를 펼쳤다.  엘리자베스는 니체가 남긴 유고를 제멋대로 정리, 해석하여 니체에 대한 부정적이면서도 잘못된 인식을 심어주는 원인이 되었다.  이로 인해 니체는 한순간에 ' 나치주의자 ' 로 전락하고 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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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잘라 2011-03-13 20:12   좋아요 0 | URL
'상실'이라는 낱말이 떠오릅니다.

아버지와는
너무 일찍 아버지를,

루 살로메와는
사랑을 얻기도 전에 사랑을,

여동생과는
그나마 펼쳤던 자신의 사상을,

,,,


cyrus 2011-03-14 23:56   좋아요 0 | URL
어떻게 보면 니체의 삶이 불행했어요, 불행하고 어두운 삶을 산
사람들은 생각이나 사상도 어둡기 마련인데 반면에 니체는 삶을
긍정적으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흥미로워요. 삶을 회의적으로
바라보는 쇼펜하우어와는 정반대의 생각을 하고 있는거죠.

세실 2011-03-14 09:31   좋아요 0 | URL
와 이 글 읽으니 니체를 어느 정도 알겠어요. 이해하기 쉽게 발제를 하셨네요^*^
루 살로메는 라이너 마리아 릴케와도 염문을 뿌렸죠. 수수하긴 했지만 여럿 남자를 울린 팜므파탈의 전형이기도....

cyrus 2011-03-14 23:58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세실님 ^^
니체의 생애를 급하게 압축해서 적은거라 많이 부족해요.
평전 같은 거 보면 니체와 관련된 흥미로운 일화도 많이 있답니다.

반딧불이 2011-03-15 08:40   좋아요 0 | URL
니체의 삶을 간략하게 잘 정리하셨네요. 이런 이력이 그의 작품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못내 궁금해지는데요. 짜라투스트라에 대해서도 기대하겠습니다.

cyrus 2011-03-14 23:59   좋아요 0 | URL
발제문을 너무 급하게 정리하다보니 사상적 맥락에 대한 내요을
많이 놓쳤습니다. 그만큼 니체의 사상이 좀 방대하거든요.
하지만 이번 <차라투스트라> 독서를 계기로 니체의 사상에 대해서
좀 더 알아보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