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글책> ‘하루 10분 벽돌 책 함께 읽기’ 프로젝트의 네 번째 책은 요슈타인 가아더(Jostein Gaarder)의 소설 《소피의 세계》다.
※ 사진 출처: <일글책> 인스타그램
첫 번째 벽돌 책은 움베르토 에코(Umberto Eco)의 《장미의 이름》(교보문고 한정 판매 디 에센셜 2, 열린책들, 2022년)이었다. 나는 첫 번째 벽돌 책 읽기 프로젝트에 참여했고, 완독 성공했다. 두 번째 벽돌 책은 단테(Dante)의 《신곡》(열린책들, 2022년), 세 번째 벽돌 책은 재레드 다이아몬드(Jared Diamond)의 《총 균 쇠》(김영사, 2023년)였다. 두 번째, 세 번째 읽기 프로젝트는 참여하지 않았다.
《소피의 세계》는 철학사를 서간 형식으로 쉽게 풀어 쓴 소설로, 철학을 처음 접해보기 시작한 독자들이 많이 추천받는 책이다.
* [대구 책방 <일글책> ‘하루 10분 벽돌 책 함께 읽기’ 프로젝트 네 번째 책] 요슈타인 가아더, 장영은 옮김 《소피의 세계》 (현암사, 2015년)
* 브라이언 클레그, 박은진 옮김 《산만한 건 설탕을 먹어서 그래: 과학의 50가지 거짓말》 (드루, 2023년)
《소피의 세계》에 과학자 갈릴레이와 뉴턴의 업적이 언급되는데, 뉴턴에 대한 내용에 당연히 그 유명한 ‘뉴턴의 사과’ 일화도 나온다.
“뉴턴은 이러한 인력(중력)이 보편적이라는 점을 강조했어. 다시 말해 어디에서나, 천체들 사이에서도 인력이 작용한다는 거야. 어느 날 사과나무 아래에 앉아 있다가 이런 생각을 떠올렸다고 해. 그는 나무에서 사과가 떨어지는 것을 보면서 어쩌면 달도 사과를 당기는 힘과 똑같은 힘에 의해 지구로 끌어당겨지며 영원히 지구 둘레를 도는 것이 아닐까 하고 생각했지.”
(308쪽)
‘뉴턴의 사과’ 일화는 약간 과장된 신화다. 뉴턴과 친분이 있는 윌리엄 스터클리(William Stukeley)라는 의사가 쓴 뉴턴 전기(다른 책에서는 ‘스터클리의 회고록’이라고 되어 있다)에 따르면 뉴턴과 스터클리가 대화를 나누다가 중력의 영향을 받은 사과 이야기가 나왔다. 실제로 뉴턴은 사과나무에 가서 그곳 주변을 서성거리면서 생각에 잠기곤 했다. 하지만 자기 눈앞에 우연히 떨어진 사과 한 알을 보자마자 중력의 실체를 단번에 발견했다고 보기 어렵다. 과학 이론과 법칙이 성립되는 과정은 우리에게 알려진 일화와 다르게 극적이지 않다. 가설이 ‘반증 불가능’이라는 결론으로 만장일치할 때까지 계속 검증되어야 한다.
《소피의 세계》의 주인공 소피 아문센(Sophie Amundsen)는 매일 철학과 관련된 내용을 담은 편지를 받는다. 소피에게 편지를 보내는 철학 선생 알베르토 크녹스(Alberto Knox)는 철학에 한층 다가설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을 알려준다. 그 방법은 생각보다 간단하다. 철학적 질문들을 하면 된다. 과학도 마찬가지다. 어떤 이론을 뒷받침하는 증거가 있어도 과학은 계속 의문을 제기하고, 검증하는 임무를 수행해야 한다.
* 짐 알칼릴리, 김성훈 옮김 《과학의 기쁨: 세상을 구할 과학자의 8가지 생각법》 (윌북, 2023년)
영국의 과학 해설자 짐 알-칼릴리(Jim Al-Khalili)는 《과학의 기쁨》 서문에서 과학이 성공적으로 발전하려면 ‘정확한 정보’를 바탕으로 올바른 판단을 내리는 의지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 의지를 전문 용어로 표현하면 과학적 회의주의(scientific scepticism)다. 과학적 회의주의는 과학적 검증을 거치지 않은 초자연 현상과 유사 과학을 비판하기 위한 태도다.
* 마이클 셔머, 이효석 옮김 《스켑틱: 회의주의자의 사고법》(바다출판, 2020년)
* 칼 세이건, 앤 드루얀 서문, 이상헌 옮김 《악령이 출몰하는 세상: 과학, 어둠 속의 촛불》 (사이언스북스, 2022년)
* 칼 세이건, 홍승효 옮김 《브로카의 뇌: 과학과 과학스러움에 대하여》 (사이언스북스, 2020년)
가장 유명한 과학적 회의주의자는 마이클 셔머(Michael Shermer)지만, 과학적 회의주의의 선구자(과학적 회의주의자들에게는 지적 스승으로 추앙받는)는 칼 세이건(Carl Sagan)이다. 대부분 독자는 세이건을 ‘《코스모스》의 저자’로, 또는 역사상 가장 유명한 과학 해설자로 기억한다. 그렇지만 유사 과학을 비판하는 일에 앞장섰던 그의 생전 활동을 인상 깊게 본 독자는 세이건이 만든 ‘헛소리 탐지 장치’를 먼저 떠올린다.
* [스페셜 에디션] 브라이언 헤어, 버네사 우즈 공저, 이민아 옮김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친화력으로 세상을 바꾸는 인류의 진화에 관하여》 (디플롯, 2023년)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의 공동 저자인 브라이언 헤어(Brian Hare)와 버네사 우즈(Vanessa Woods)는 책 뒷부분에 실린 ‘감사의 말’에 회의적 태도의 중요성을 언급한다.
과학에서 이견과 논쟁이란 건강하고도 신나는 일이다. 반론이 연구의 동력이 되어 진리에 관한 우리의 이해를 비약적으로 진전시키는 경우도 적지 않다. 진리를 찾고자 하는 과학자가 의지해야 할 것은 회의적 태도와 실증적 토론이다.
(《다정한 것이 살아남는다》 구판, 감사의 말, 302~303쪽)
과학적 회의주의자는 세상에 대한 호기심을 품고, 질문을 던지고, 관찰하고 실험하고 토론하려는 의지가 있다. 과학의 궁극적 목표는 완전무결한 진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진리를 수정하는 일이다.
※ 《과학의 기쁨》 정오표
* 36~38쪽
과학이 다양한 집단에 의해 소속된 사람들에 의해 이루어지고, 과학적 지식의 특정 역영에 관한 합의가 쌓일 때, 우리는 그 객관성과 진실성을 더욱 확신하게 됩니다.
역영 → 영역
* 114쪽
아이슈타인 → 아인슈타인
* 135쪽
음모론에 빠진 사람 대부분이 정서적으로 안정되어 있고 합리적인 분별력이 있는 사람을 기억해야 합니다. 이들은 단지 타인의 공포, 불안, 소외감을 먹고 사는 자들에게 현혹되었을 뿐입니다. 특히나 위기의 시기에 이런 일이 많이 일어납니다. 그런 시기는 의심을 씨앗을 심고 온갖 거짓 아이디어를 부채질하기에 안성맞춤이기 때문이죠.
의심을 씨앗을 심고 → 의심의 씨앗을 심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