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만에 레드스타킹 모임 후기를 썼다. 지난 달 초에 망명과 자긍심 독서 모임을 시작으로 오프라인 활동을 재개했다. 코로나가 유행한 석 달 동안 오프라인 모임이 중단되었다. 모임 활동 중단되기 전 마지막 모임은 28일 토요일에 있었던 글쓰기 모임(일명 레드라이터스’)이다. 마지막 독서 모임은 124일 설날이었고, 그 날 읽은 책은 박민정 작가의 아내들의 학교. 2월 말에 BL 진화론 독서 모임 일정이 있었는데, 하필 그 기간에 코로나가 대구를 점령하는 바람에 모임이 취소되었다.

 

독서 모임을 얼마 만에 다시 시작했는지 날씨를 세어봤다. 127일째 되는 날(4개월 7)에 모였다.

 

 

 

 

 

 

코로나에 빼앗긴 봄은 벌써 지나가고, 여름이 성큼 다가왔습니다. 코로나의 기세가 좀처럼 꺾이질 않네요. 제발 올해 여름은 코로나 걱정 없이 편안하게 생활하고 싶어요. 5월 마지막 주 금요일 저녁에 독서 모임이 있었습니다. 우리 독서 모임에 두 분이 처음 오셨어요. 앞으로도 자주 뵈었으면 좋겠어요. 하지만 만남이 있으면 헤어짐도 있어요. 레드스타킹 멤버들의 활동을 영상으로 기록한 진씨가 당분간 우리 곁을 떠납니다. 진○ 씨, 늘 건강하시고 잘 지내시길 바랍니다.

 

 

 

 

 

 

 

 

 

 

 

 

 

 

 

 

* [레드스타킹 2020년 5, 6월 도서] 강화길 외 2020 11회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문학동네, 2020)

* [레드스타킹 2020년 1월 도서] 박민정 아내들의 학교(문학동네, 2017)

    

 

 

2020 11회 젊은 작가상 수상 작품집(약칭 젊은 작가상’)은 박민정 작가의 아내들의 학교에 이어서 두 번째로 읽는 국내 소설입니다. 올해 젊은 작가상수상자는 강화길(대상), 최은영, 김봉곤, 이현석, 김초엽, 장류진, 장희원입니다. 일곱 편의 수상작에서 페미니즘과 성 소수자에 대한 작가들의 관심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실 저는 국내 작가의 소설을 읽지 않는 편이에요. 그래도 최근 국내 문학의 흐름이 궁금해서 이 책을 읽었어요. 개인적으로 좋게 본 작품은 강화길 작가의 <음복>과 김초엽 작가의 <인지 공간>이에요.

 

<음복>은 독자들의 허를 찌르는 반전이 있는 소설이에요. <음복>은 가족의 일상적인 모습을 소재로 한 스릴러 소설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 소설에는 제사를 준비하는 어머니와 반대로 제사를 좋아하지 않는 고모의 모습을 이해하지 못하는 남성이 나오는데요, 이 인물의 묘사가 진부하다는 의견이 있었어요. 소설 속 남성은 현실에도 있어요. 이런 사람은 명절에 제사상을 준비하는 일을 맡는 어머니와 아내의 고충을 몰라요.

 

<인지 공간>은 공동체가 사회적 약자를 배제하는 과정을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이 소설에 묘사된 인지 공간은 공동체적 가치관과 공동 지식이 함축된 세상입니다. 소설의 화자는 인지 공간의 관리자가 되어 안정적인 삶을 추구하지만, 화자의 친구 이브진짜 세계를 보기 위해서 인지 공간을 떠나고 싶어 합니다. 인지 공간에 익숙한 사람들은 이브의 생각을 이해하지 못합니다. 오히려 그들은 이브의 생각 자체가 위험하다고 단정합니다. 이 소설의 결말이 마음에 들었다는 분들이 많았어요.

 

그밖에 장류진 작가에 대해서 열띤 대화가 이어졌습니다. 일의 기쁨과 슬픔으로 유명한 작가죠.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읽은 분들이 많았는데요, 작가의 여성 인물 묘사를 비판하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제가 일의 기쁨과 슬픔을 읽지 않아서 장류진 작가의 소설에 대한 모임 참석자들의 의견들을 자세하게 기록하지 못했습니다. 양해 바랍니다.

 

젊은 작가상을 더 읽어보고, 다음 모임에 책에 관해서 이야기해보기로 했습니다. 모임 날짜가 확정되면 인스타그램에 공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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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0-06-02 17: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일의 기쁨과 슬픔>에 대해 어떤 이야기가
오고 갔는지 자못 궁금하네요 :>

독서 모임, 그야말로 꿈같은 이야기네요.

달궁은 당분간 코로나가 더 진정될 때까지
무기한 연기에 들어갔답니다.

울 동지들과 신나게 털어야 하는데...
삶의 낙이 하나 없네요.

cyrus 2020-06-02 17:54   좋아요 1 | URL
장류진 작가에 대한 대화 내용이 꽤 길었어요. 대화에 참여한 분들이 장류진 작가의 소설을 깊이 있게 읽으신 분들이라서 전 대화에 끼지도 못했어요. 저는 그저 듣기만 하고 있었어요.. ㅎㅎㅎ

달궁 카페가 어떻게 돌아가고 있는지 생각날 때마다 숨어서 봅니다.. ㅎㅎㅎㅎ 코로나가 우리 삶의 소소한 즐거움마저 빼앗아버리네요... ㅠㅠ

stella.K 2020-06-02 19: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복은 나도 읽었는데 너는 스릴러로 봤구나.
난 좀 아쉽던데. 뭐가 있을 것 같은데 밋밋했어.
그리고 모셔만두고 있다.
이 책이 어느 기간만 싸게 팔고 나중에 가격이 오르더라구.
쌀 때 사 두긴했는데 진도가 안 나가네.ㅠ
오랜만에 만나서 좋았겠구나.
나도 교회 성경 공부 맴버들 저번에 만났는데 어찌나 반갑던지.
전쟁 휴전중 만난 것 같더라구.ㅎㅎ

cyrus 2020-06-02 23:18   좋아요 0 | URL
<음복> 해설 제목이 ‘여성주의 가족 스릴러’라고 되어 있어요. 해설가가 <음복>을 ‘스릴러’로 평가했으니 그렇게 생각한 거예요. ^^

잘 지내고 계시죠? 코로나 때문에 유익한 모임도 눈치 봐가면서 해야 될 지경이네요.. ㅠㅠ

페넬로페 2020-06-02 19: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제가 대구에 산다면 꼭 cyrus님의 독서 모임에 참여하고 싶어요~~글쓰기모임도요^^

cyrus 2020-06-02 23:20   좋아요 1 | URL
제가 사람을 대할 때 조금이라도 제 마음에 안 들면 일부러 만나지 않으려고 해요. 그만큼 제가 사람 만나는 일을 좋아하지 않아요. 그런데 지금까지 독서모임에 꾸준히 참석하고 있어요. 독서모임에 자주 만나는 분들 모두 좋아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