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숨에 읽는 여성 아티스트 - 16세기부터 오늘날까지 가장 뛰어난 여성 예술가 57인의 삶과 작품
플라비아 프리제리 지음, 김영정 옮김 / 시그마북스 / 2020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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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위대한 여성 미술가는 없었는가?(Why Have There Been No Great Women Artists?) 1971년 미국의 미술사학자 린다 노클린(Linda Nochlin)은 이 도발적인 제목의 논문으로 남성 중심의 세계 미술계에 문제를 제기했다. 그녀는 예술이란 오로지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한 개인에게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사회구조 속에서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위대한 여성 미술가가 나올 수 없었던 원인은 여성에게 불리한 사회 환경과 교육제도 때문이라는 것이다. 미술뿐 아니라 모든 영역의 예술이 이 질문에서 벗어나지 않아 보인다. “왜 위대한 여성 아티스트는 없었는가?” 단숨에 읽는 여성 아티스트에 부제를 붙인다면 이런 이름이 적합하지 않을까.

 

단숨에 읽는 여성 아티스트16세기부터 현재까지 위대한 여성 예술가 57인의 삶을 조망한 책이다. 연대순으로 여성 예술가들의 생애와 작품 관련 정보를 요약하여 서술했다. 이 책은 여성 화가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여성 사진작가, 조각가, 행위예술가들도 소개하고 있어서 동시대 예술을 선도하는 여성 아티스트들을 한눈에 확인할 수 있다.

 

지금까지 미술사는 남성 중심, 서구 중심으로 기록되었다. 단숨에 읽는 여성 아티스트아시아, 남미 출신의 여성 예술가들이 나오는데, 이런 구시대적 경향에서 벗어나려는 시도로 볼 수 있다. 하지만 책에 소개된 유럽과 영미 출신 여성 예술가와 비교하면 아시아, 남미 출신의 여성 예술가의 수는 적은 편이며 아프리카 출신의 여성 예술가는 단 한 명도 없다. 또 아쉬운 점은 여성 건축가도 없다는 것이다.

 

단숨에 읽는 여성 아티스트는 책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50여 명이 넘은 여성 예술가를 하루 만에 알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다. 그래서 이 책은 미술 지식이 없는 독자들이 부담 없이 읽을 수 있는 입문서이다. 독자들이 짧은 시간에 여성 예술가들에 대한 내용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작품 분석은 과감히 생략했고, 여성 예술가들의 주요 업적과 대표작을 간략하게 언급했다. 미술에 대한 관심도가 중급 이상인 독자들은 이 책 한 권을 읽는 것만으로도 아주 중요한 예술가 몇 명이 빠진 듯한느낌을 받을 것이다. 특히 자기가 좋아하는 여성 예술가가 이 책에 언급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아쉬움이 크게 느껴질 것이다. 나는 이 책의 저자가 무슨 기준으로 위대한 3을 제외한 채 57인의 여성 예술가를 소개했는지 궁금하다. 내가 생각하는 위대한 3은 너무나도 유명한 여성 예술가이기 때문이다(이번 주 안으로 이들이 누군지 설명하는 글을 공개하겠다) . 단숨에 읽는 여성 아티스트는 분명 좋은 책인데, 여러모로 부족한 점이 많다.

 

 

 

 

Trivia

 

 

* 책 뒤에 여성 중심의 세계사 연표용어 해설이 있다.

 

 

* <용어 해설> 170쪽에 입체파를 설명한 내용이 있다. 그 내용의 첫 문장은 이렇다.

 

 

조지 바로크와 파블로 피카소로부터 시작된

현실 표현에 대한 접근법 중 하나.

    

 

조지 바로크가 아니라 조르주 브라크(Georges Braqu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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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02-11 09:37   URL
비밀 댓글입니다.

cyrus 2020-03-01 19:00   좋아요 0 | URL
여성이 그린 작품을 대놓고 무시하는 시절이 있었어요. ‘예술’로 취급 안 한 것이죠. ^^;;

페크pek0501 2020-02-11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입문서, 환영합니다.

cyrus 2020-03-01 19:00   좋아요 0 | URL
정말로 누구든지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입문서입니다. ^^

카스피 2020-02-12 14: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책에는 안나오지만 저는 로댕의 연인으로 유명했던 카미유 클로델 역시 안타까운 여성 예술가란 생각이 듭니다.카미유는 비롯 소아바미역시만 딸의 재능을 알아본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지아래 유명 예술가로서의 재능을 꽃피우려고 했지요.그런데 이때 로댕을 만나게 되과 그와 20살의 나이차임에도 사랑에 빠지게 됩니다.로댕은 그녀 덕에 예술적 영감을 받으면서 조각가로서 승승장구를 하게 되지만 까미유는 로댕의 연인이란 타이틀 덕분에 그녀의 작품은 실제 예술적 평가를 못 받았다고 하지요.

cyrus 2020-03-01 19:01   좋아요 0 | URL
제가 리뷰한 책에 카미유 클로델이 빠져 있습니다... 제가 소개하고 싶은 여성 예술가 중 한 명을 맞추셨네요. ^^

Angela 2020-02-18 02: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흥미로운 책이네요. 읽어봐야 겠어요~단숨에 읽는다니 더 좋아요 ㅎ

cyrus 2020-03-01 19:02   좋아요 0 | URL
금방 읽을 수 있는 책이라서 다 읽고 나면 아쉬울 거예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