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같이 날씨가 좋은 날(대구는 어제부터 오늘 오전까지 비가 내렸는데 생각보다 날씨가 쌀쌀하지 않다)에는 책방 ‘서재를 탐하다’에 간다. 화, 수요일 저녁에 문을 여는데 아쉽게도 이번 주가 책방의 마지막 야간 영업이 있는 주일이다. 밤에 책방을 찾는 손님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오늘도 나는 야간 책방을 찾은 유일한 손님이다. 주로 밤에 오는 책방 단골손님은 우주지감 회원들인데, 내가 가장 많이 책방에 왔다. 책방에 파는 음료는 한 번씩 다 마셔봤다. 평소에 잘 마시지 않던 커피를 최근 들어 많이 마셨다. 오늘 주문한 음료는 시나몬이 들어간 유럽 카푸치노다.
수요일에 책방을 찾는 우주지감 회원 두 분이 있다. 그리고 밤에 책방을 지키는 우주지감 회원의 남편도 책방에 온다. 수요일은 이 세 분과 함께 저녁 식사를 하는 날이다. 총 네 명이 한주씩 번갈아 가면서 밥을 샀는데, 지금까지 먹은 음식으로는 짬뽕, 찜닭, 물회, 돈가스 등이 있다. 미식까지는 아니지만, ‘수요 음식회’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를 포함한 네 사람은 저녁 식사를 같이하기 위해 책방에 모인다. 식사를 마치면 다시 책방으로 돌아와 차나 커피를 마시면서 책방의 문이 닫을 때까지 담소를 나눈다. 별일 아니지만, 이 시간이 정말 행복하다. 그런데 내일이 ‘수요 음식회’ 마지막 날이다. 과연 내일 최후의 만찬이 될 음식은 뭘까? 내일은 내가 밥을 사는 건 아니니까 조금 비싼 음식을 선택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