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에 국내에 번역된 코난 도일(Conan Doyle)의 ‘셜록 홈스(Sherlock Holmes)’ 시리즈 번역본들에 대한 글을 쓴 적이 있다. 정말로 고된 글쓰기였다. 나는 번역 일을 단 한 번도 해보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고, 영어를 능숙하게 쓰지 못한다. 그렇다 보니 나도 글을 쓰다 보면 크고 작은 ‘실수’를 할 때가 있다.
지난달 마지막 날에 어느 분이 내가 쓴 ‘셜록 홈스’ 시리즈 번역본에 대한 글에 댓글을 남겼다. 나는 그 글에서 원문의 ‘three days’를 ‘사흘’이라고 번역한 문장이 틀렸다고 지적하는 내용을 썼는데, 댓글 작성자는 ‘사흘’이 ‘3일’과 비슷한 뜻을 가진 단어라고 알려주셨다. 내 글에 있는 잘못된 내용은 삭제하지 않았다. 문장을 삭제하는 대신 ‘취소선’으로 그었다.
※ [《셜록 홈즈의 회상/회고록》 번역본 비교 Part. 4] (2017년 6월 28일)
https://blog.aladin.co.kr/haesung/9422406
※ [《셜록 홈즈의 회상/회고록》 번역본 비교 Part. 4]
(2017년 7월 4일)
https://blog.aladin.co.kr/haesung/9435357
댓글 작성자가 그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으면 나는 ‘사흘’의 의미를 잘못 알고 있었을 것이다. 그 분의 말에 따르면 3일이 ‘사흘’이라면, 4일은 ‘나흘’이라고 쓴다.
1일 – 하루
2일 – 이틀
3일 – 사흘
4일 – 나흘
지금까지 살면서 ‘사흘’과 ‘나흘’이라는 단어를 써본 적이 없던 것 같다. 그래서 ‘사흘’을 ‘4일’의 동의어로 착각했다. 사실 단어의 의미를 잘 모르면 국어사전에 찾아봐야 하는데 그때 내가 안일하게 생각했다. 국어사전에 있는 ‘사흘’의 의미를 알아봤더라면 실수를 하지 않았을 것이다.
글을 쓰다가 뜻이 애매모호한 낱말이 생각나면 국어사전을 이용한다. 그 낱말이 내가 써야 할 문장의 문맥에 어울리는지 그렇지 않은지 알아보기 위해서다. 그러나 얼른 글을 완성하고 싶은 마음이 커지면 국어사전을 참고하는 절차를 무시하고 싶어진다. 그러면 고작 1분도 안 걸리는 일을 하지 않는다. 뜻을 잘 모르는 낱말을 쓰기 전에 국어사전을 살펴보는 습관을 잊지 말아야겠다. 블로그에 남기는 글이라고 해도 ‘아무나 보여줘도 부끄럽지 않은 글’을 쓰는 게 내 글쓰기에 관한 지론이다. 그런 글이 될려면 내가 쓰려고 하는 낱말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있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