늘 머릿속으로 당신에게 말해요.
올리브의 뒤척이는 밤

어제 만나 영화를 본 친구와 맥주를 앞에 두고 이 얘기 저 얘기를 하면서, 나는 친구에게 요즘 무슨 책을 읽고 있냐고 물었다. 그러자 친구는 지난번에 교보 같이 갔을때 락방님이 추천해준 책 산거, 그거 읽어요, 라고 했다. 내가 뭘 추천했죠? 라고 하자 친구는 『올리브 키터리지』라고 말했다. 

 

아, 그거 좋죠? 정말 좋죠? 라고 물으니 친구는 아직 초반을 읽고 있다고 했다. 올리브의 남편의 이야기. 그래서 나는 마구 멜랑콜리해져서는, 거기, 그 얘기 나오잖아요. 

늘 머릿속으로 당신에게 말해요, 라는 말이요. 

친구는 아직 그부분을 읽지 않았다고 했다. 그런데도 나는 멈추지 않고 말한다. 그런 말하는 부분이 나오거든요. 그런데 그 여자가 또 그래요. 

미안해요, 늘 머릿속으로 당신에게 말해서요, 라고 말이죠. 아, 정말 미치게 좋지 않아요? 늘 머릿속으로 당신에게 말해서 미안하대요. 

 

 

이 책 이야기 하기 전에는 우리는 우리가 본 영화가 얼마나 좋은지 이야기 하고 있었다. 잊을 수 없을 것 같다고. 

영화속에서 남자는 머릿속에 여자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있다. 그래서 그는 그녀에게 건넬 말을 세시간이나 생각해보지만, 결국 그녀의 얼굴을 맞닥뜨리고 나면 아무말도 할 수가 없다. 그러나 그와 함께 일하는 동료는 그녀를 보자마자 천사가 온 줄 알았다는 멘트를 한다. 남자는 그에게 묻는다. 어떻게 그럴 수 있냐고. 나는 몇시간을 준비해도 말할 수 없는데, 너는 어떻게 그녀를 보자마자 그런 말을 할 수가 있냐고. 그러자 그가 대답한다. 

"당연하지. 나는 그녀를 사랑하지 않거든." 

사랑하고 있는 남자에게는 한마디 말을 건네는 것이 몹시 힘들기만 하다. 그러나 사랑하지 않는 남자에게는 그것은 어려운 일이 아니었다. 여자는 다른남자와 약혼을 한 상황이고, 남자가 자신을 좋아하고 있다는 걸 알고있다. 그녀는 그에게 제안한다. 내가 선택한 삶에 이의를 제기해 달라고. 그러나 그는 그녀로부터 그런 엄청난 제안을 받아놓고서도 결국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르고야 만다.  

아, 물론 이 영화가 좋은 이유는 남자와 여자때문이 아니다.  이 영화는 도무지 감상을 어떻게 써야할지 모를 정도로 좋다.

 

월요일에 본 『하비의 마지막 로맨스』는 마치 나를 염두에 두고 만들어진 영화같다. 

그저 주변인물로, 눈에 띄지 않는 인물로 살아가고 있던 여자에게 유일한 취미라면 독서일뿐이다. 그녀는 지하철 안에서 책을 읽고, 까페에서도 책을 읽는다. 일주일에 두번 작문수업을 듣고, 공항 설문조사팀에서 일한다. 그녀는 혼자 살고, 어쩌다 데이트를 하게 되도 그 다음단계로 발전하질 못한다. 그런 그녀에게 남자가 다가온다. 그를 만나 함께 하루를 꼬박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는 버스 안, 그녀의 눈에는 기대가 가득하다. 정오에 다시 그곳으로 가면 그가 기다리고 있겠다고 했으니까. 만나지 못하고 오해하고 변명하는 시간을 보내고 있는 그때에, 그녀가 그에게 말한다. 

 

나는 포기하고 단념하는게 더 편한사람이에요. 그런데 당신 때문에 힘들어요. 

 

포기와 단념이 더 편한 여자라니, 그녀가 눈물 흘리며 앉아있는 벤치로 가서 옆에 앉아 있어주고 싶었다. 나는 그녀에게 어떤 충고도 하지 못하고 어떤 조언도 못하겠지만, 이렇게는 말해줄 수 있을 것이다. 나도요, 나도 그래요. 나도 포기와 단념이 더 편해요. 그런데 나 대신 하비가, 그러니까 그녀를 힘들게 한 그 남자가 그녀에게 다시, 다가간다.  

 

 

 

 

요즘,  

지극히 개인적이고 사적인 이유로, 정신을 집중하는데 애를 먹고 있는 나는, 그러니까 정신이 오로지 딴 데 팔려있어서 자꾸만 멍때리는 모습을 보이는 나는, 어제 하루 온종일 『엄청나게 시끄럽고 믿을 수 없게 가까운』이 생각났다. 딱, 이 마음이 되어서. 

 

 

 

   
  "아주 아주 조심하겠다고 약속해요. 당신이 길을 건너기 전에 길 양쪽을 다 살핀다는 건 알아요, 하지만 당신이 한 번 더 길을 살폈으면 좋겠어요, 내 부탁이니까." (p.184)  
   

 

나는 이 말을 자꾸만 자꾸만 머릿속으로 말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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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10-11-29 09: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조심하겠다고 꼭꼭 약속할게요. 그리고 오늘 아침은 기분이 참 좋네요.

다락방 2010-11-29 10:08   좋아요 0 | URL
네, 아치, 조심조심 살아요. 오래오래 살아서 오래오래 친구해야죠. 오늘 아침에 아치가 왜 기분이 좋은지는 모르겠지만, 계속 계속 좋았으면 좋겠어요.

깐따삐야 2010-11-29 09: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서재에 오면 꼭 책을 사고 싶어져요. <올리브 키터리지> 클릭!

다락방 2010-11-29 10:08   좋아요 0 | URL
깐따삐야님이 좋아할 만한 책이라고 생각해요. 특히 '내 커피 취향을 아는 던킨 종업원' 부분에 대해서는 깐따삐야님은 조금 행복해질지도 모르겠어요.
:)

자하(紫霞) 2010-11-30 11:02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의 커피취향에 대해 급 궁금해졌어요~

다락방 2010-11-30 11:09   좋아요 0 | URL
대부분의 커피숍에서는 아메리카노를 마시고, 던킨에서는 오리지널블랙을 마십니다. 던킨 오리지널블랙은 1,900원 이거든요! ㅎㅎ
별로 취향이랄건 없어요, 베리베리님. ㅎㅎ

2010-11-29 09: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29 10: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연 2010-11-29 10: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하비..' 봐야겠군요. 제 얘기 같아요...ㅜ

다락방 2010-11-29 10:34   좋아요 0 | URL
비연님.
여자가 울먹이며 나는 포기와 단념이 더 편한사람이에요, 라고 하는데 아! 정말이지 내 얘긴줄로만 알았어요. 이별은 상처에요, 나는 상처받고 싶지 않아요, 라고 말하는데, 아 이 세상에는 나처럼 사는 여자가 또 있구나, 하고 생각해버리고 말았어요. 감정이입 백프로였죠.

치니 2010-11-29 10: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의 북 퍼스널 쇼퍼 다락방님, 나는요? 나는 올리브 카터리지를 좋아할까요?

다락방 2010-11-29 10:45   좋아요 0 | URL
네, 좋아할거에요!
(다시 한번 생각해보고)
네, 좋아할거에요, 치니님! 확신해요!
치니님은 올리브가 아주 나이 들어서 만나게 될 사랑 부분에 대해서 특히 더 좋아할지도 모르겠어요.

꿈꾸는섬 2010-11-29 11: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리브 키터리지> 읽고 싶네요. 전에 다락방님 글도 생각나고, 나비님의 추천도 생각나고...오늘 머릿속으로 말을 해요...이 부분이 또 끌리고 그러네요.

다락방 2010-11-29 11:52   좋아요 0 | URL
저도 토요일에 친구에게 그부분 얘기해주는데, 얘기하다가 또 막 좋아지더라구요. 그때 아마 저는 흥분했었을 것 같아요. 그 부분이 너무 좋아서요. 늘 머릿속으로 당신에게 말해요. 아, 정말 좋지요?
책도 좋아요, 꿈꾸는섬님.

moonnight 2010-11-29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같은 책을 읽어도, 같은 영화를 봐도 다락방님이 느끼는 감성을 저는 아마도 못 느낄 듯 ^^;;;;

다락방 2010-11-29 13:30   좋아요 0 | URL
괜찮아요, 문나잇님. 내가 이렇게 다 써주잖아요. 히히 :)

레와 2010-11-29 13: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다락방 2010-11-29 13:30   좋아요 0 | URL
레와님은 늘,
안전운전!!

2010-11-30 00:2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11-30 08:41   좋아요 0 | URL

Kir 2010-11-30 13: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리브 키터리지>도 지르고 싶은 마음을 간신히 누르고 있었는데, 어흑...ㅠㅠ

다락방 2010-11-30 13:31   좋아요 0 | URL
Kircheis님, 이 책이라면 Kircheis님도 좋아하실 거에요. 추천하는데 주저함이 없습니다.
씨익 :)

새초롬너구리 2010-11-30 14: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도 락방님이 추천해준 책 읽고싶다. 저 요즘에 좀 슬픈거 읽었더니 아, 기분이 다운되요. 뭔가 너구리 기분 업되는거 추천해주세요.

다락방 2010-11-30 14:33   좋아요 0 | URL
새초롬너구리님, '한창훈'의 『나는 여기가 좋다』읽어 보셨어요? 단편집인데, 그 중에 [올 라인 네코]라는 단편이 있어요. 그거 읽어보세요, 새초롬너구리님. 씨익, 하고 웃게 될거에요.
:)
 
엘 시크레토 : 비밀의 눈동자 - The Secret in Their Eyes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우와- 내게는 2010년 최고의 영화. 영화가 끝나고 나서도 자리에서 일어날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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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니 2010-11-28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오늘 예매했어요, 나도 꼭 볼라구!

다락방 2010-11-28 19:23   좋아요 0 | URL
봤어요, 치니님? 어땠어요?

순오기 2010-11-28 11: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다락방님이 격찬하니 꼭 봐야겠네요.
올해는 아직 22편의 영화밖에 보지 못해서 12월엔 열을 내야 될 듯해요.ㅋㅋ

다락방 2010-11-28 19:23   좋아요 0 | URL
제 친구는 올 초에 본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가 가장 좋았는데, 이 영화를 보고 다시 바꿔야겠다고 했어요. 이 영화가 가장 좋다고.

moonnight 2010-11-28 1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이 영화 부천영화제에서 꼭 보고 싶었는데 순식간에 표가 다 팔려서 못 봤던 거에요. 제가 사는 곳에는 아직 개봉 안 했는데 해 줄려나 모르겠어요. 다락방님이 격찬하시니 더 보고 싶어욧. >.<

다락방 2010-11-28 19:25   좋아요 0 | URL
결말은 제가 생각하지도 못했던 방향으로 흘러가서 소름이 쫙 돋았었어요. 게다가 먹먹했죠. 잘했다고, 잘못했다고도 말할 수 없는 그런 결말이에요. 꼭 보세요, 문나잇님.

Arch 2010-11-28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전 한겨레에서 허지웅 기자의 이 영화 기사를 보고 괜찮다 생각했는데...
다락방 40자평을 보니 정말 괜찮은 것 같으니 꼭꼭 봐야겠다, 불끈!

다락방 2010-11-28 19:26   좋아요 0 | URL
전 이 영화에 대해서 어디에서도 본 적도 들은적도 없었어요. 그저 씨네큐브에 지난번에 [하비의 마지막 로맨스] 보러 갔다가 영화 전단지 보고 으음, 이걸 보러와야겠군, 하고 갔던 것 뿐인데 정말 대단한 영화였어요!!

Kir 2010-11-28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씨네 21 기사보고 땡겼는데, 저도 예매해야겠어요^^

다락방 2010-11-28 19:27   좋아요 0 | URL
안그래도 영화보고 Kircheis 님 생각했는데요, 이 먹먹하고 답답한 결말을 Kircheis님은 좀 힘들어하지 않을까, 하고 생각했어요. 보시게 된다면 꼭 말씀해주세요, 어떠셨는지. 좀 힘들어하실 것 같아 걱정되요, 초반에 여자가 살해된 장면도 그렇고 보기 힘든 장면이 몇 컷 있으실 거에요.

비로그인 2010-11-28 22: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은 "오와" 이렇게 하시는데 "우와" 게다가 "-"까지!!
확실히 이 영화는 다락님의 베스트인것이군요. 일요일은 안가도록 잘 매어두고 있으신가요? ㅎ 다락님~

다락방 2010-11-29 08:39   좋아요 0 | URL
안가도록 매어두고 매어두고 매어두었는데 벌써 월요일이에요. ㅜㅡ

무스탕 2010-11-29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랬단 말이죠? 나 12월엔 시간 많아요. 그때 꼭!!

다락방 2010-11-29 10:00   좋아요 0 | URL
무스탕님, 최고에요 최고! 전 원래 자막 다 올라가기 전에 일어서곤 하는데, 이 영화는 저절로 앉아있게 만들었어요. 먹먹했고 멍했죠. 놓치지마세요!

레와 2010-11-29 1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올해의 다락방 영화라구요!! 이런이런이런..ㅡ.ㅜ
디비디 나오면 볼께요..

다락방 2010-11-29 10:03   좋아요 0 | URL
레와님 계신곳에서 이 영화를 상영하지 않는다는게 엄청나게 슬퍼요. ㅠㅠ
 
완전히 죽다 수키 스택하우스 시리즈 5
샬레인 해리스 지음, 송경아 옮김 / 열린책들 / 2010년 6월
품절


「우리는 함께 있으면 서로 즐거워해요. 나는 내 침대 안에서 당신을 보고 싶어요. 그런 마음이 너무 심해서 아플 지경이에요. 우리가 함께 더 지내고 나서 이런 이야기를 하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당신은 지금 당장 살 곳이 필요하잖아요. 내게는 슈리브포트에 아파트가 하나 있어요. 당신이 나와 함께 머무는 것을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214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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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녀 2010-11-26 14: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여기는 알라딘, 오바

미안해요. 오늘은... 이러고 싶은 날! 스위스 개그는 폴만의 것이 아니랄까...
다만, ㅈㅂ의 유머라고만 하지 말아주세요! ㅋㅋ

웽스북스 2010-11-26 14:11   좋아요 0 | URL
존박?

다락방 2010-11-26 14:19   좋아요 0 | URL
존비?

다락방 2010-11-26 14:19   좋아요 0 | URL
좀비?

다락방 2010-11-26 14:20   좋아요 0 | URL
지방?

미녀 2010-11-26 14:22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제비...!

아니고...
아 왜 있잖아요...
제빵왕 삐리리... 유머의 주인공...

근데 존박에 빵터졌네... 웬디양님을 슈스케의 진정한 팬으로 인정합니다!!
지방은 또 어쩔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0-11-26 14:41   좋아요 0 | URL
푸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이제야 누군지 알겠네.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근데 나 또 하나 할거 있지롱.

젬병? ㅋㅋ

웽스북스 2010-11-26 15:36   좋아요 0 | URL
아 ㅔㅜ ㅋㅋㅋ

다락방 2010-11-26 16:00   좋아요 0 | URL
딩동댕~ ㅋㅋ
 

언젠가 그가 내게 우리 사이는 십년후쯤 어떻게 되어있을까요, 라고 물어온 적이 있다. 나는 그게 무엇이든 당신이 원하는 관계가 되어 있겠죠, 라고 답했었는데. 

 

 

 

 

 

 

 

언젠가 20년 후쯤, 내 곁엔 어떤 친구들이 함께 있을까를 생각해본다. 새로 생긴 인연일지, 아니면 여전히 남아 있는 인연일지, 벌써부터 그런 것들이 궁금하다. (p.135) 

 

이 부분을 읽다가 문득 나도 벌써부터 궁금해졌다. 10년 후쯤, 20년 후쯤, 내 곁엔 누가 있을까? 어떤 사람들이 내곁에 남아서 여전히 나와 함께 이야기를 할까? 그리고 어떤 사람들이 내 옆에 새로 생길까? 그리고 또 어떤 사람들이 나를 두고 돌아설까?  

10년이 지나고 20년이 지난 후, 그때,  내 옆엔 누가 있을까? 나는 누구와 함께 하고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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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오기 2010-11-25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년 후에도 알라디너가 곁에 있을 겁니다.^^

레와 2010-11-25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이 날 밀어내도, 난 다락방 곁에 있을꺼에요. 지금처럼..^^

깐따삐야 2010-11-25 1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로 트립? 책 제목이 참 좋고 저도 슬로 트립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저도 궁금해져요. 그들이 남아 있을까. 나는 그들 곁에 남아 있을까...

moonnight 2010-11-25 12: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가끔 그런 질문이 떠오를 때가 있어요. 내 곁에 아무도 없을까봐 좀 걱정되기도 하지만...
저는 이곳에 그대로 있을 거에요. 알라딘에서 서재 폐쇄만 안 하면 -_-;;;;;;;;

감은빛 2010-11-25 12: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년 후라~ 상상하기 어려운데요. 당장 한 달 앞도 내다보지 못하는 성격이라~~

마노아 2010-11-25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때도 우린 삼겹살과 소주를, 에미와 레오를 사랑하고 있을 거예요!

이매지 2010-11-25 15: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노아님 말씀에 한 표! ㅎ

비로그인 2010-11-25 15: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0년 전의 내가 상상하지 못했던 길에 다다르고 있겠죠.

자하(紫霞) 2010-11-25 17: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요!저요!
은근 의리있는 베리베리!ㅋ

... 2010-11-25 17: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번 주에는요, 제가 3년전에 벌여놨던 일을 완성해야 할 시간이 곧 닥친다는 것을 발견했어요. 화들짝 놀랐는데, 그 일을 할 수 있겠다고 생각했던 3년 전에는 2010년의 내가, 지금의 내가 아니었습니다. 어찌나 우울하던지요...

무스탕 2010-11-25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치지만 않으신다면 저도 늘 그대 곁에.. ^^

2010-11-26 19: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섬사이 2010-11-26 2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0년, 20년 후라...
저는 아마도 사위와 며느리, 귀여운 손주녀석들이...
기다리세요!
알라딘 서재에 사위랑 며느리, 손주재롱 이야기까지 다 들려드릴게요.
다락방님이 그 때도 여기 이 자리에 계속 계셔주신다면요.
 

권력[權力] : [명사] 남을 복종시키거나 지배할 수 있는 공인된 권리와 힘. 특히 국가나 정부가 국민에 대하여 가지고 있는 강제력을 이른다. (출처: 네이버 국어사전)

 
나는 권력이 무섭다. 다른 사람을 지배할 수 있는 강제력이라서 무서운게 아니라, 다른 사람을 지배할 수 있는 강제력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는 것이, 다시 말해, 권력을 가진걸 알고 있는 사람이 무섭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이다. 나의 말한마디면 이것이 움직이고, 저것이 바뀌고, 사람들이 왔다갔다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는 사람. 그런 사람들이 무섭다. 그들이 무서운 까닭은 그렇게 자기가 깨닫고 있는 자기의 힘을 대체적으로는 자기의 이익을 위해 쓰려고 하기 때문이다. 그것이 가져오는 경제적 이익이라든가, 유명세라든가, 다른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신의 아래에 있다는 떵떵거림이라든가. 그래서 나는,  "내가 누군지 알어?" 라는 말이 지독하게 혐오스럽다. 대학생 시절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는데, 어떤 손님이 들어와서 행패를 부린적이 있다. 어떤 까닭으로 행패를 부렸었는지 기억은 잘 안나는데, 그의 최종상대는 내가 되었고, 나는 그가 요구하는 무언가를 해주지 않았다. 그러자 그가 그랬다.
 
"너 내가 누군지 알어? 어디에서 일하는지 알어?"  그는 내게 무얼 바랐던걸까. 나는 모른다고 답했다. 몰랐으니까. 알아야 할 이유도 없었다. 그러자 그는 자신이 어디에서 누구와 함께 일한다고 했는데, 지금은 그게 기억나지도 않을뿐더러, 그 당시의 나도 그게 무얼 뜻하는지 알 수가 없었다. 어쨌든 그가 자신이 누구인지 말했으니 나도 말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나는 대답했다.
 
"전 학생입니다." 라고.
 
편의점안에는 2초간 정적이 흘렀다. 손님도, 옆에있던 알바생도, 그리고 나도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 그러자 그는 다시 한번 자신이 누구인지를 말했다. 나 역시 다시 한번 말했다.
 
"네, 알았어요. 전 학생이에요." 라고.
 
그 손님은 마시던 캔 음료수를 마저 다 마시더니 그냥 가버렸다. 시시한 사람이었다. 소리지르고 욕하고 행패를 부리더니 나가버렸다. 한낱 알바생에게 자신이 누구인지를, 왜 그렇게 알리고 싶었던걸까? 도대체 왜, 편의점에서 음료수 하나 사면서 자꾸만 자신이 누구라고 말하려 했던걸까? 대체 나에게 뭘 바랐던걸까?  

 


 
 
 
 
 
 
 
 
 
 
 
 
 
  
 
음료수에 청산가리를 넣어 사람을 살인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그리고 그렇게 살해당한 사람중에 '후라야 아키토시'라는 이름을 가진 남자가 있다. 같이 일하는 사람들에게 행패를 부리다가 사무실에서 잘린 '겐다 이즈미', 그녀는 사무실 사람들이 마실 미네랄 워터에 수면제를 잔뜩 타두었다.   

"후루야 아키토시 씨를 죽인 범인이나 겐다 이즈미나 같은 부류의 인간이지. 최고 권력을 추구하며 도저히 참지 못하고 그 권력을 행사해 버린 인간이니까."
"권력을 추구하는 인간....이란 말씀입니까?"
"왜 그렇게 되는지 알겠나?"
"저는 모르겠습니다."
장인은 순간 눈을 무섭게 뜨고 나를 노려보았다.
"굶주려 있는 걸세. 그토록 심하게, 깊이 굶주려 있는 거지. 그 굶주림이 자기 혼을 먹어 치우지 않도록 먹이를 줘야 해. 그래서 다른 사람을 먹이로 삼는 거야."
(p.307)

 
그들은 자신이 가진 권력을 휘두를 때에만 자신의 존재를 느낄 수 있다. 자신이 가진 권력을 인식하면, 그 순간 권력만이 남고 자신은 사라진다.   

"다섯 사람의 목숨을 미네랄워터에 독약을 섞는 아주 간단한 방법으로 앗아갈 수 있지. 그런 상황에서 겐다 이즈미는 자네들에겐 저항할 방법이 없는 권력자였네. 죽지 않았으니, 살해당하지 않았으니 그렇지 않다는 변명 따윈 통하지도 않아. 어차피 남을 자기 마음먹은 대로 했다는 점에서는 마찬가지니까."
그렇다. 우린 그런 인간을 가리켜 '권력자' 라고 부른다.
"그래서 나는 화가 나네. 그런 식으로 행사되는 권력에는 누구도 이겨낼 수가 없지. 금기를 범하며 휘두르는 권력에는 대항할 방도가 없는거야."
(pp.305-306)

 
그렇다. 저항할 방법이 없는 권력자 앞에서 우리는 무기력하다. 누구도 이겨낼 수가 없다. 우린 그런 식으로 행사되는 권력에는 무방비상태로 노출될 뿐이다. 그러나, 눈앞에 보이는 권력 앞에서 우리는 저항할 수 있다. 굳이 정의라는 이름을 갖다 붙이지 않아도, 국가를 상대로 시위를 할 수가 있으며, 기업을 상대로 항의를 할 수도 있다. 작게는, 힘이 센 친구가 약한 친구에게 폭력을 행사할 때도 그것은 옳지 못하다고 말할 수도 있다. 그러나, 이 아주 작은 저항부터가 힘이 든다는 것을 나는 알고있다. 섣불리 끼어들었다가는 힘이 센 친구의 목표가 내가 될지도 모를일이다. 그리고 내가 그 목표가 되었을 때, 아무도 나와 함께 저항해주지 않을지도 모른다. 권력앞에 나는 작은 개미가 되어 짓밟힐지도 모른다. 나는 그것이 무서워 권력자의 눈에 띄지 않는 삶을 살려고 노력하는 어쩔 수 없는 인간일 것이다.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잘 알기 위해서는 권력을 주어보라는 말이 있다. 권력을 주는 순간 그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는지를 보면 된다고. 대체적으로 작고 알량한 권력이라는 것을 휘두르려는 사람들은, 더 센 권력앞에 언제나 주눅드는 사람들이었다. 자신이 가진 힘의 크기가 어느정도라고 알고있는 사람은 상대의 힘의 크기까지 알고있고, 그것만이 그들의 서열을 정해주니까.   

"회장님은 권력이란 걸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장인은 잠시 말이 없었다. 홍차 잔이 비어 있기에 내가 다시 따랐다.
"덧없지." 장인이 대답했다.
"덧없습니까?"
"그리 생각하지 않나?"
(p.304) 

권력이 덧없다고 말하고 있는 '미야베 미유키'의 『이름없는 독』을 읽고 있다. 그리고 그녀의 말에 동의한다. 권력은 덧없다는 말. 그러나 그 사실을 알아야 하는건 그 누구보다 권력을 가진자들일 것이다. 크든 작든, 자신이 권력을 가진걸 알고 있는 사람들, 그들이 나보다 먼저 그 사실을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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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수철 2010-11-23 13: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네, 알았어요, 전 학생이에요."

이 대사 너무 좋아서, 몇 번 중얼거려보다 나갑니다...

다락방 2010-11-23 13:22   좋아요 0 | URL
곽수철님, 몇 번 중얼거리다 나가셔서는 선지해장국 드실건가요? 히히

곽수철 2010-11-23 13:2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무슨 말씀이신지...?

아무튼 전 점심으로 너구리 먹었답니다.^^

다락방 2010-11-23 13:29   좋아요 0 | URL
너구리에 들어있는 다시마는 드시나요, 버리시나요?
저도 점심을 먹었는데 배가 안불러서 고민입니다.

곽수철 2010-11-23 13:35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아마도 2009년 이후로는 꼭 먹습니다.

저도 약간 허전해서 현재는 다이제 초코를 먹고 있습니다. 하얀색 우유와 먹기 참 좋습니다.

다락방 2010-11-23 13:55   좋아요 0 | URL
저는 건져내기 귀찮아서 그냥 먹어요. 삼겹살의 오돌뼈도 발라내기 귀찮아서 그냥 먹죠.
그나저나 저에겐 지금 다이제 초코도 있고 하얀색 우유도 있는데, 오, 궁합이 맞는 간식이로군요! 먹어야겠어요. 흐뭇해라~

마노아 2010-11-23 13: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국 발 기사가 생각나는 대목이네요.
다락방님의 마지막 글이 크게 공감해요. 누구보다 알아야 할 자들이 몰라서 참 큰일이에요. 그걸 아는 자들은 그 자리에 있지 못하고요.

다락방 2010-11-23 13:31   좋아요 0 | URL
일단 아주 작은 힘이라도 갖게되면 그걸 쓰는데만 급급해서 아무것도 보이지도 들리지도 않는 것 같아요. 힘을 가지고 있으면서 그걸 휘두르기 전에 주변을 볼 수 있다면 좋을텐데 말입니다.
점심은 맛있게 드셨어요?

마늘빵 2010-11-23 13: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나도 저 대사 맘에 들어요. 전 학생이에요. "내가 누군지 알아?" 뭐 어쩌라고. -_-

다락방 2010-11-23 13:54   좋아요 0 | URL
그니까요, 뭐 어쩌라고. 캔음료 뚜껑이라도 따달라는건지, 원 -_-

레와 2010-11-23 14: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료수 한 캔 더 달라는거 아닐까요??? (미안..ㅎㅎ;;)


자신이 가진 힘이 '권력'이란걸 알고도 마구 휘두르는 인간들에게 일침을 가할 수 있는 사람이면 좋겠어요.
'그딴식으로 살지뫄!!' 라든가..
부들부들 떨며 흥분부터 하는 본인은 가끔 나 자신이 한심해요.


오늘 다락방 페이퍼가 무척 좋아요. 좋다는 표현을 추천 한방에 끝낼려니 아쉬워서 어떡해야 되나..
(트윗에 올려도 되요? _ 진지)
그렇다고 다른 자리가서 추천을 누르는 비겁한 짓은 하지 않겠어요. 우린 정정당당 코리아니깐! (응?ㅎ)
또 다락방은 숫자 따위에 연연해 하지 않으니깐. (으헤헤)

다락방 2010-11-23 14:30   좋아요 0 | URL
레와님은 내 글을 아무데나 올려도 되요. 레와님이 엉뚱한데다 내 글 올릴 여자사람도 아니고.
:)

다른 자리가서 추천을 누르는 짓을 권하진 않아요. 그렇지만 잠깐 외출하는 길에 혹은 퇴근하는 길에 회사빌딩 말고 다른 빌딩 앞에서 아이폰으로 추천을 누르는 것까지는 마다하지 않겠어요. ㅎㅎㅎㅎㅎ

poptrash 2010-11-23 14: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편의점에서 일했는데, 새벽에 배두나가 왔어요.
그때 쫄아서 아무 말도 안했는데 저도 얘기할 걸 그랬어요.
pop : "전 학생입니다"
배두나 : "!!??"

다락방 2010-11-23 15:07   좋아요 0 | URL
저 편의점에서 일할때 정준하도 왔었고(오래전 일입니다), 이윤석도 와서 사발면 먹고 갔어요. 그때마다 저도 학생이라고 말할걸 그랬나 싶네요. ㅎㅎ 어서오세요, 안녕히 가세요 밖에 안했는데. ㅎㅎ

moonnight 2010-11-23 15: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저도 비슷한 일을 겪었었어요. 높은 계급의 군인이었는데 저보고 자신이 누군지 아냐고 큰 소리를 치더군요. 모릅니다. 했더니 수행하는 분이 계급을 말해줬어요. "...그런데요?" 라는 제 대답에 다락방님처럼 2초간의 정적이. ^^;;;; (진짜 군대 계급이 어떻게 되는지 뭐가 높은지 하나도 몰랐던 시절 -_-;;;;;)


다락방 2010-11-23 15:18   좋아요 0 | URL
군대 계급이 어떻게 되는지 알아도, 문나잇님이 군인은 아니잖아요. 그걸 말해서 뭘 어쩌려는 걸까요? 알 수 없는 사람들이에요, 권력을 가진 사람들은. 누군가에게 보이기 위해 가진거죠, 그들은.

Mephistopheles 2010-11-23 15: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덧없다..라는 말을 하는 사람은 이미 쓴맛을 본 사람이겠죠...?
그 쓴맛...다락방님의 학생이다 어택에 맥도 못 춘 그 아저씨가 아닐까요..ㅋㅋㅋㅋㅋ

다락방 2010-11-23 17:08   좋아요 0 | URL
편의점 알바생에게 자신에 대해 떠벌리려던 사람이 설마 그정도 어택으로 쓴맛이라 생각할까요? 아니겠죠? 아마 어딘가 다른곳에 가서 쓴맛을 느낄때까지 나는 이런사람이다~ 라고 말하고 다니겠죠.
네, 덧없다는건 쓴맛을 본 사람들이 할 수 있는 말인것 같아요. 어휴-

푸른신기루 2010-11-23 17: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통쾌한 기분이네요.
전에는 교통경찰한테 잡히면 '내가 누군지 아냐'면서 도망가려는 사람이 있었다던데 요즘은 그런 사람 없나 모르겠어요.
"내가 누군지 알아? 나 **야!!" "네, 알겠습니다. 전 보시다시피 경찰이구요, 면허증 주세요"ㅋㅋ

네이버 웹툰에 '살인자ㅇ난감'이라는 만화가 있는데 비슷한 내용이 나와요.
전체 내용은 그닥 유쾌하지 않지만 20화 마지막 부분에..
마트에서 일하던 주인공에게 어떤 여자가 머리를 툭툭치며 "너 교육 이렇게 받았니? 우리 남편이 누군지 알아?"하자
주인공이 되묻죠. "아줌만? 아줌마 남편 말고 아줌만 뭐하는 사람인데?"

다락방 2010-11-24 08:23   좋아요 0 | URL
그러게요, 푸른신기루님. 아줌만? 아줌마 남편 말고 아줌만 뭐하는 사람인데?
뭐하는 사람인지가 뭐가 그렇게 중요한걸까요? 그건 그 사람을 말해주는게 아닌데요.
그리고 뭐하는 사람인지 제가 다 알 필요가 없잖아요, 그쵸?

커피 마셨나요? 커피 마시고 하루를 시작해야겠어요.

미녀 2010-11-24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예전에 중딩때 우리 동네 팬시점에 너무너무 불친절한 아저씨가 있었어요.
근데 팬시점이 그거 하나라 우리는 거기밖에 갈 수 없었거든요.
그래서 어느날 우리가 아저씨를 응징하려고 거기 물건을 막... 몰래... 뒤집어 놓고 있었어요.
예를 들어 머리삔이 있는 자리에 필통을 넣는다던지...
근데 그거 거울로 보고('') 아저씨가 경찰을 불러와서 ... 우리 경찰서에 다 잡혀갔;; 도둑이라구;;
경찰차에 타서 내가 민주시민의 지팡이가 어떻게 학생들 말도 안들어보고 잡아가냐고 했다가...
대박 ;; 경찰 아저씨들 완전 흥분하고 ...
쳇, 맞는말 한건데... 암튼 나중에 부모님들 다 와서 데려가긴 했는데 ...
ㅋㅋㅋ 갑자기 생각나 후다닥 적고 갑니다 ㅋㅋㅋ

다락방 2010-11-24 15:18   좋아요 0 | URL
팬시점 아저씨 나쁘다! -_-

그런데,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민주시민의 지팡이가 학생들 말도 안들었어요?! 나쁜 경찰아저씨들.
다른 얘긴데, 나는 완전 경찰들 좋아해요. 여태 만난 경찰들이 다 초친절 했어요. 초딩때 길바닥에 가방이 떨어져 있어서 그거 가지고 경찰서가서 찾아주라고 했더니 경찰아저씨가 막 안아줬어요. ㅎㅎㅎㅎㅎ 그리고 또 어느 초딩때는 경찰아저씨가 지나가길래 마침 잘 만났다고 저쪽 동네에 깡패 돌아다닌다고(실제 깡패인지 알지도 못하고 깡패스러워서;;) 막 고자질하고. ㅎㅎㅎㅎ
그리고 이십대 후반에 경찰차타고 경찰서 갈때도 아저씨들 캡 친절, 삼십대 넘어서 뭐 신고할때마다 열나 친절하게 전화받아주고 확인전화 해주고 이래가지고 그 친절에 사르륵 넘어가버렸어요. ㅎㅎㅎㅎㅎ
그래서 잠깐동안 경찰하고 결혼해야지 이런 생각도 했었어요. ㅋㅋㅋㅋㅋ 내 인생에서 만난 경찰들 다 생각나네. 얼굴은 모르지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10-11-24 18:28   좋아요 0 | URL
이십대 후반에 경찰차타고 경찰서는 왜 간겁니까? 네??????

저도 시내 한복판에서 무단횡단하다 걸렸을때 벌금 오만원 안 받고 그냥 보내준 경찰아저씨 (경찰오빠?) 완전 좋았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0-11-25 08:50   좋아요 0 | URL
경찰차 뒤에 타면 차 안에서 문이 열리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고 계세요, 브론테님? 경찰아저씨가 열어줘야만 제가 바깥으로 나갈 수 있답니다. 네, 저는 경찰차타고 경찰서에 가야했어요. 후아-

2010-11-24 18:3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11-25 0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 2010-11-24 2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 학생의 신분이란 게 최고의 권력아닐까요? 나는 당신보다 젊다, 나는 당신보다 가능성이 많다, 나는 당신보다 더 반짝반짝 빛나고 있잖아! 뭐 그런... 전 학생들이 너무너무너무 부러워요...

"네, 알았어요. 전 학생이에요." ==> 저에겐 이 말이 "너 내가 누군지 알어? 어디에서 일하는지 알어?" 이런 말보다 더 부러워요. ^^

다락방 2010-11-25 08:56   좋아요 0 | URL
맞아요, 학생의 신분이란 게 최고의 권력인 것 같아요. 저도 다시 돌아간다면 학생으로 돌아가고 싶어요. 뭐, 돌아가봤자 씨씨는 못하겠지만 ㅠㅠ
저도 학생들이 부러워요. 사실 학생이 아니어도 젊은 여자들이 부럽지만 말입니다. 젊은 여자들은 젊다는 이유만으로 반짝반짝 빛이나요! 부러워요. ㅠㅠ

감은빛 2010-11-25 01: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거, 글도 참 재밌지만,
댓글들이 너무 재밌어요!
댓글들 하나 하나 읽으면서 한참 웃었습니다! ^^

다락방 2010-11-25 08:56   좋아요 0 | URL
하하, 네, 감은빛님.
제 서재에 와서 댓글 달아주시는 분들은 다들 센스가 넘치신답니다! ㅎㅎ

순오기 2010-11-25 10: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역시 다락방님 글은 오랜만에 봐도 변함없이 반짝거려요.
제가 오랜만에 들러서 댓글 남겨요, 별로 센스있지 못한 댓글이지만...^^

다락방 2010-11-25 11:33   좋아요 0 | URL
반짝거린다는 말은 충분히 센스있는데요, 순오기님.
:)

춘희 2010-11-25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다락방은, 정말 가만보던 서서 보던 대단히 강하고 용기있고, 뜨거운 사람임을 알겠어요. 어쩐지 전.

다락방 2010-11-25 12:57   좋아요 0 | URL
용기는 없어요, 춘희님. 용기 없는 제가 싫어요. 흑 ㅠㅠ

이리스 2010-11-26 14: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다락방님 명대사 잊지 않을게요. 전 학생이에요! ^__^ 항상 다락방님 서재 오면 충전되고 가는 기분이어요. 므흣므흣~

다락방 2010-11-26 14:16   좋아요 0 | URL
므흣므흣 :)

또치 2010-11-29 13: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지다!

다락방 2010-11-29 13:40   좋아요 0 | URL
으응? 누가요? 제가요? ㅎㅎ

또치 2010-11-29 16:28   좋아요 0 | URL
응, 당근 다락님!
태연하게 "저는 학생입니다" 하다니, 멋져요 멋져.

다락방 2010-11-29 16:39   좋아요 0 | URL
아니, 또치님. 뭐 멋질것 까지야. 하핫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