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진 왕과 왕비가 다스리는 왕국에서 왕비는 예쁜 아이를 낳았고 그 아이의 이름을 '스노우 화이트'라고 지었다. 아이가 태어난지 얼마 되지 않아 왕비는 죽었고 왕국에는 어둠의 유령들이 침략해들어온다. 왕은 그 전쟁에서 승리했는데, 어둠의 유령들에게 포로로 잡혀 있던 '이블'(샤를리즈 테론)의 미모에 푹 빠져 자기 궁으로 데려와서는 바로 왕비로 삼는다. 참... 예쁘다고 바로 아내로 삼아 버리다니.. 정말이지 멍청하기 짝이 없다.


영화 《스노우 화이트 앤 헌츠맨》은 제목에서 충분히 짐작하다시피 동화 '백설공주'의 줄거리를 가져왔다. '안젤리나 졸리' 주연의 《말레피센트》가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서 가져와 이야기를 바꿨고 그 이야기가 아주 좋았었기에 백설공주를 가져온 스노우 화이트도 역시 좋겠지, 라는 생각을 하면서 봤다. 무엇보다 '크리스틴 스튜어트' 주연이라니. 그간 크리스틴 스튜어트 주연의 영화들을 보노라면 크리스틴 스튜어트는 다 뜻이 있어 영화를 선택하는 것 같았다. 아마도 우리가 아는 백설공주의 많은 것들에 변화를 주고 새로운 이야기를 하려는게 아닐까. 그렇게 나는 이 영화의 주연이 크리스틴 스튜어트와 크리스 햄스워스 인줄 알고 봤다.


영화의 흐름은 우리가 익히 아는 백설공주와 비슷하다. 예쁜 여자라고 아내로 맞았던 이블은 사악한 여자였고 그래서 왕을 죽이고 자신이 이 나라를 통치하고자 한다. 어린 스노우 화이트는 저쪽 탑에 가둬두었다. 거울아 거울아 세상에서 누가 제일 예쁘니, 라고 물으면 거울은 이블 여왕님이 제일 예쁩니다, 그러므로 당신이 가장 힘이 셉니다, 한다.


이 영화에서 중요한 건 이블의 존재다. 이블은 사악하고 사람들을 죽인다. 게다가 소녀들을 잡아 그 젊음을 흡수한다. 그렇게 해야 그녀가 지금의 미모를 그대로 유지할 수 있고 그녀에게는 그 미모가 힘이고 마법이기 때문이다. 그녀는 어릴 적에 저주에 걸렸는데, 그 저주가 바로 '너는 엄청난 미모를 가질 것이고 그 미모는 센 힘이 될 것이다, 그러나 그 미모는 너보다 더 아름다운 사람 앞에서 진다'는 거였다. 젊음을 그리고 아름다움을 무기인줄 아는 지금의 여성들에게도 들려줄 수 있는 말이 아닌가. 그렇게 미모가 힘인줄 알지만, 그러나 미모는 힘이었나. 아름다움은 힘이었나. 여성의 아름다움이라는 것은 남성 앞에서 처음엔 권력처럼 '보이기는' 하지만, 그것이 남자들 뜻대로 되지 않을때 그 권력은 아무런 힘도 가지지 못함을 우리는 너무나 잘 알지 않는가.


그래서 나는 이 사악한 여왕인 이블에 대해서 저 존재는 사악하다, 벌받고 사라져야 한다, 는 생각을 할 수가 없었다. 물론 그 저주 앞에 누구나 다 그녀처럼 행동하는 것은 아니겠지만, 그녀에게 애초에 그런 저주가 걸리지 않았다면, 그렇다면 그녀가 소녀들을 잡아들이고 그 젊음을 앗아가는 일을 했을 것인가. 힘이라는 것이 얼굴 예쁜 것으로만 주어지는 것이라고 해서, 그래서 그 힘을 가지려고 벌인 일들에 대해서, 우리는 그리고 세상은 순전히 그녀의 탓만 할 수 있을까.



그런데 스노우 화이트가 자랐다. 이제 거울은 '그 아이가 자랐고 이제 세상에서 제일 예쁘고 너보다 힘도 세졌지롱' 이라고 말한다. 이에 이블은 스노우 화이트를 죽이고자 하는데, 스노우 화이트는 어둠의 숲으로 도망친다. 어둠의 숲은 트롤이 있고, 나약해지는 자에게 힘을 발휘하는 곳. 아무나 들어갈 수 없는 곳이라서 여왕은 '헌츠맨'(크리스 햄스워스)을 시켜 스노우 화이트(이제 공주라고 하겠다. 스노우 화이트 쓰기 너무 길어..)를 잡아오게 하는데, 그런데 헌츠맨은 공주 잡으러 갔다가 공주를 구하게 된다. 그리고는 공주는 어둠의 숲을 지나 늪을 건너 우리의 몸이 떠오르는 것을 느끼..는게 아니라, 어릴 적에 헤어졌던 '윌리엄'(샘 클라플린)을 다 자라서 만나게 된다. 나는 샘 클라플린 나오는지 모르고 봤다가 갑자기 윌리엄 보고



어... 샘? 당신이에요? Is that you?



했다. ㅎㅎㅎㅎ 반갑구려...


여튼 여차저차 요케이케 해가지고 여왕은 공주에게 독사과를 먹이는데 성공해 공주는 죽는다. 이에 어릴 적부터 공주 좋아했던 윌리엄이 흑흑 하면서 울면서 죽은 공주의 입에 입을 맞춘다. 공주는 깨지 않는다. 말리피센트 생각이 났다. 말리피센트는 잠자는 숲속의 공주에게 왕자가 키스하는 걸로 진행되지 않는다. '네가 키스해야 해' 라고 왕자에게 누군가 말하자 '공주한테 물어보지도 않고 키스하는 건 아닌 것 같아' 라고 말하는 거다. 크- 여튼 그런데 윌리엄은 동화속 그대로 입을 맞추고 공주는 깨지 않고 죽는다. 과연 공주는 어떻게 깨어날까? 어쩌면 어떤 동화에서 그랬던 것처럼, 난장이들이 관을 지고 가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지고 그렇게 관이 땅에 떨어지고 그렇게 공주 목에 걸린 독사과가 입 밖으로 툭 튀어나와서 살게 되는건가.. 했는데, 하아, 스노우 화이트 앤 헌츠맨이여..



그러니까 자신이 없는 사이 사랑하는 아내를 잃었던 슬픔에 잠긴 헌츠맨은 공주의 시체 앞에서 술을 마시며 괴로워한다. 아아, 네가 죽다니, 나는 이렇게 아내를 잃고 너를 잃고... 라고 하더니, 이때 살짝 쎄-한 느낌이 들기 시작한다. 그러더니 헌츠맨은 죽은 공주에게 '너는 내 아내를 닮았어' 라고 하는거다. 오, 헌츠맨이여... 그게 무슨 말이야. 물론 생에 대한 의지나 용감함 그런 성정이 닮았다는 거긴 하지만, 여하튼 다른 여자에게 아내를 닮았다고 하다니, 게다가 나이 차이도 많이 나 보이는데..이제 막 성인이 된 여성과 당신은..아저씨... 설마.. 아니겠지..설마...방금 윌리엄이 입 맞췄잖아. 설마... 에이, 했는데, 아니...헌츠맨이 죽은 공주의 입에 입을 맞추는 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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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 니네 뭐하냐 진짜. 죽었다고 너도 입맞추고 쟤도 입맞추고..정신들이 나갔구먼. 그런데 더 놀라운 사실은, 그렇게 헌츠맨이 눈물을 흘리면서 입을 맞추니까 쨔잔~ 샤라라라라라라라라랑~ 공주가 깨어나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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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



와... 왓더 뻑뻑뻑뻑뻑 이다.. 뭐하냐 니네 지금? 당황;;;;;;;;;;;;;;;;;;;;;;;;



그렇게 공주는 갑옷을 입고 적과 싸워 이기고 자신의 왕궁을 되찾고 여왕이 된다...는 아름다운 스토리 되시겠다. 어이없어 ㅋㅋㅋㅋㅋㅋ마지막에 헌츠맨하고 눈 맞추길래 아니 뭐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설마 둘이 결혼하는 건 아니겠지 했는데, 다행스럽게도 둘이 결혼은 안한다. 나 진짜 대박 어이없었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뭔가 새롭게 각색하여 다시 써내려고 했지만 어느 순간 한계에 부딪힌 백설공주 되시겠다.



자, 그러나 내가 하고자 한 얘기는 사실 백설공주 얘기가 아니라 백설공주가 입은 드레스 얘기였다.

자신을 죽이려는 무리로부터 피해 어둠의 숲으로 도망간 공주에게 공주의 드레스는 치렁치렁 너무 걸리적 거린다. 나뭇가지에 걸리기 일쑤. 왜 아니겠는가. 그 장면 보면서, 도망갈 때 바지를 입었다면 정말 좋았을텐데! 라고 생각했다. 마침, 최근에 읽었던 브리저튼에서도 그런 일이 있었다.


















'케이트'는 자신의 개 뉴튼(코기)을 데리고 '안소니'랑 산책을 간다. 그런데 어느 순간 개가 흥분해서 케이트가 그 개를 놓치는거다. 그래서 개를 잡으려고 안소니도 뛰고 케이트도 뛴다.


Kate kept running on after them, but she was losingground. She hadn‘t spent much time in breeches, but shewas fairly certain it was easier to run in them than inskirts. Especially when one was out in public and couldnot hitch them up above one‘s ankles.- P67


케이트는 계속 그의 뒤를 쫓았지만, 점점 더 거리가 벌어지고 있었다. 남성용 바지를 입어 본 적은없지만, 분명 드레스보다는 훨씬 달리기가 편할 것이다. 특히 사람들의 시선 때문에 드레스를 발목위로 걷어 올릴 수 없는 형편이라면.- 《나를 사랑한 바람둥이》中



긴 치마 때문에 뜀박질이 잘 안된다. 뜀박질이 잘 안되면 도망친 개를 잡기도 힘들 뿐더러 나를 죽이고자 찾아오는 놈들로부터 피하기도 힘들다. 왜 여성들에게 치마를 입도록 한걸까. 치마만 아니었으면 백설공주는 더 빨리 더 멀리 도망갈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치마만 아니었으면 케이트는 더 빨리 뛰어 자신의 개를 들어올릴 수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되든 안되든 더 많은 가능성들이 열려있는데. 치마만 아니라면, 치마만 아니었다면!!



영화 《스노우 화이트 앤 헌츠맨》에서는 그래서 공주의 치마가 잘려나간다. 다행스럽게도 길고 치렁치렁한 드레스 안에 바지를 입고 있는 설정이었는데, 그 치마가 불편해서 잘라주는 게 누구냐? 헌츠맨이다.

네..

영화 《히든 피겨스》에서 백인과 흑인을 분리한 화장실의 간판을 부순 건 누구였느냐? 백인 남자(케빈 코스트너)였다. 그렇게 정해진 공간을 이용하느라 불편하고 고통스러운 건 흑인 여성이었는데, 그걸 부수는 건 백인 남성이었던 장면이 잊혀지지 않는다. 그 간판을 부숴주었으므로 오, 너는 좀 다른 백인 남자로구나, 하고 감사해야 할까. 부수는 건 결국 만든 이들만이 가능한걸까. 제도도 간판도 치마도, 그렇게 강제한 자들에게만 그것을 없앨 수 있는 권리가 있는 것인가. 달리기 힘든 치마를 입고 불편한 건 공주였는데, 그 치마를 잘라내준건 헌츠맨이라니. 여자들은 입으라면 입고 그걸 찢어주면 고마워해야 하는걸까? 우리는 스스로 간판을 부수고 스스로 치마를 찢어낼 순 없나?



그렇지 못한 숱한 사례들 때문에, 아마도 로맨스 판타지의 작가들은 그 일을 과거로 돌아가 기어코 해내는 장면들을 써내는 게 아닐까 싶었다.

















하지만 나는 예전에는 찾아보기 힘들었던 여성 인물이 등장하고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생각한다. 주인공과 색다른 여성 인물의 관계를 시도하는 작품들은, 모두 그렇지는 않지만 페미니즘과의 친화성이 높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예를 들어, 『여왕 쎄시아의 반바지』(2018)의 주인공은 여왕 쎄시아가 아니다. 아흔아홉 개의 나라를 정복하고 발렌시아 대국을 이룬 여왕 쎄시아는나라가 넓어진 만큼 밀려드는 일에 괴로운 와중에 불편한 여성 복식에 강한 불만을 품게 된다. 그는 자신의 이복동생인 에넌에게 "쩔어주게 편하고 아무튼 죽여주는 여성의복을 대령할 것을 명한다. 그래서 에넌은 특별한 디자이너를 찾아 다니다가 어떤 상단의 디자이너인 주인공 유리를 찾아오게 된다.
유리는 현대 한국 여성이 환생한 인물인데, 중소 의류회사에서 ‘열정페이‘로 고생하다가 사고로 죽은 패턴사이다. 전생의 기억을 자각한 유리는 자신의 능력을 살려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과 낙후된 의류 사정을 혁신하고 싶다는 생각에 남장을 하고 상단의 디자이너가 된다. 그리고에넌과 만나 여왕의 특별한 재단사가 된다.
여기까지 읽으면 쉽게 짐작할 수 있지만, 유리는 현대패션의 요소를 도입해 여왕에게 바지를 입힌다. "쩔어주게 편하고 아무튼 죽여주는" 옷을 요구하는 여왕에게 유리는 여왕이 코르셋을 안 입으면 된다는 해답을 내놓는다.
말 그대로 ‘탈脫코르셋‘인 셈이다.-《어느 날 로맨스 판타지를 읽기 시작했다》, 안지나, p.132-133




나는 읽어보지 않았지만 아마도 저런 지점이 많은 독자들로 하여금 로맨스 판타지를 읽게 하는 건 아닐까. 화장실 간판을 부숴주는 남자를 보는게 아니라, 치마를 찢어주는 남자를 보는게 아니라, 바지를 만들어주는 여자들을 보고 싶어서. 문제를 인지하고 그걸 고치는 것이 우리들 스스로이기를 바라기 때문에.




오늘 아침에는 미국에 사는 친구와 문자메세지로 오랜만에 한참을 얘기했다. 요즘 여성 작가들의 추리/미스테리/스릴러 를 읽는 것이 즐겁다는 공통된 의견을 친구도 나도 갖고 있었다. 친구는 이렇게 책 얘기를 할 수 있어 반갑다고 했고, 내가 몇 권 추천해주자 아마존에서 원서로 담는 친구를 보면서 너무 뿌듯했다. 요즘 읽는 책이 무어냐고 친구는 내게 물었는데, 그 책에 대해서는 내가 내일 얘기하도록 하겠다. 백인 남자들에 대한 얘기다.


백남들아 기다려라, 내가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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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티나무 2021-06-23 13: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짱이야요!

다락방 2021-06-23 14:36   좋아요 2 | URL
으흐흐흐. 어느 지점에서 짱인지는 모르겠지만 짱이라는 말은 너무 좋으니까 고민없이 접수합니다! 으흐흐흐..

독서괭 2021-06-23 13:5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니 참 왜 이야기가 산으로 가나요 입맞춤을 왜 막 하는 거야..
다락방님이 원서도 인용해 놓으시니 갑자기 괜히 원서 읽고 싶어지고 그러네요.. 참아야지.. 읽고 싶은 책도 많은데 느리게 원서를 읽고 있을 수는 없어! ㅜㅜ
책 얘기하고 책 추천하는 것 넘나 좋습니다. 저도 오늘 직장동료 여성들과 책 얘기 했더니 참 좋네용~ 즐건 오후 보내세요!

다락방 2021-06-23 14:37   좋아요 4 | URL
영화 잘 나가다가 삐딱선 타더라고요.
저도 원서 읽을 때 그 점이 제일 고민이었어요. 원서 읽는 속도가 너무 느려서(모르는 단어는 왜 수천개인가요..), 한 권 느리게 읽느니 읽고 싶은 번역서를 양껏 읽는게 낫지 않을까.. 하고 말이지요. 그러나 어쨌든 천천히, 느리게 원서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후훗.
책 얘기 하는 거 너무 즐겁죠. 그래서 아마 저도 독서괭님도 이렇게 알라딘에 매일 들르는가 봅니다. 훗.

syo 2021-06-23 13:5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마지막 문장 너무 용맹하다! 😊

다락방 2021-06-23 14:38   좋아요 3 | URL
엣헴- 나는 용맹한 다람쥐다. 으르렁-

잠자냥 2021-06-23 14:2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놈들아 기다려라! 우리 치마는 우리가 찢어서 바지 만든다!

다락방 2021-06-23 14:38   좋아요 3 | URL
치마 찢어지는 장면 진짜 어이 터졌어요. 저 아이디어 누가 낸걸까 싶더라고요. 감독이 그런건가 설마 크리스 햄스워스...가 낸 아이디어인가. 어처구니.. -.-

잠자냥 2021-06-23 14:3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그나저나 크리스틴이 공주님이에요? 저도 크리스틴 좋아서 얼마 전 그 영화 봤어요. 크리스마스 어쩌고...(제목도 벌써 생각 안남;) 그 영화 보면서 참 우리 크리스틴 멋지기도 하지.... 이럼서 봤는데 저라면 그 맥켄지인지 그 여자 못 사귈 거 같아요. 난 그냥 헤어질란다.... =_= 암튼 크리스틴이 아무리 좋아도 <스노우 화이트> 이 영화는 차마 못보겠네요. ㅋㅋㅋㅋㅋ

그럼 이만.

다락방 2021-06-23 14:40   좋아요 3 | URL
거기서 맥켄지는 정말 사귀기에 별로인 사람이죠. 나랑 사귀는거 (이유야 뭐가됐든) 감추는 사람... 저도 캐릭터로 치면 엄청 싫은 캐릭터였는데, 저는 맥켄지를 너무 사랑하므로 애정으로 끌어안고 봤습니다. 게다가 크리스틴하고 헤어진다고 가슴 부여잡을 때는 어휴 눈물이 핑- 헤어지지말자 얘들아.. (그렁그렁)

스노우 화이트는 비추입니다. 차라리 크리스틴 주연의 미녀삼총사 가 더 낫습니다. 스노우 화이트는 뭐 햄스워스 영화 같아요. -.-

잠자냥 2021-06-23 14:42   좋아요 2 | URL
암튼 그래도 부장님 덕분에 눈 호강은 했어요. ㅋㅋㅋㅋ 크리스틴+맥켄지 조합. <미녀 삼총사> 접수합니다!

다락방 2021-06-23 14:44   좋아요 3 | URL
크리스틴 너무 좋아요. 오호호호. 멋져. 저는 트와일라잇 시리즈 너무 좋아해서 다 극장가서 본 사람이긴 하지만, 지금와 돌이켜보면 아니 우리 크리스틴... 어떻게 그거 찍었을까 싶은겁니다. 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6-23 15:03   좋아요 2 | URL
<클라우즈 오브 실스마리아> 이 영화 혹시 보셨어요? 여기에 우리 크리스틴 의외의(?) 모습으로 나옵니다. ㅋㅋㅋ 안 보셨다면 추천.

다락방 2021-06-23 15:06   좋아요 3 | URL
저 그 영화 봤어요! 커다란 스크린으로 줄리엣 비노쉬 얼굴 클로즈업 보면서 헉.. 줄리엣 비노쉬가 이렇게 아름다운 사람이었나! 놀랐던 기억 납니다. 둘이 옷 홀랑 벗고 바닷물에 수영하러 들어가는 장면 보면서 역시 사람은 수영을 할 줄 알아야 한다.... 라고 생각하면서 아직 수영을 배우고 있진 않습니다. 킁.

Falstaff 2021-06-23 17: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남자들 치마 입는 요순시대는 언제 오려나.... 여름이 다가오고 있어요!! 흑흑흑.....

다락방 2021-06-24 06:26   좋아요 0 | URL
치마 입는 선두가 되어 혁명으로 이끌어주세요! 젠! 더! 파! 괴!
 















《너를 죽일 수밖에 없었어》라는 제목은 이 책을 읽고 싶어 샀으면서도 읽기 싫어지게 만들었다. 원제가 《Silent Scream》인데 굳이 '너를 죽일 수밖에 없었어'라는 제목으로 바꿔야 했을까 싶지만 읽다보면 왜 그렇게 했는지도 알겠다. 그래도 원제를 그대로 살렸으면 좋았을 거란 생각이 든다. 사일런트 스크림이라니, 이걸 어떻게 살린담. 사일런트 스크림, 이라고 쓰는 것도 별로고 그렇다면 침묵의 비명.. 정도 되어야 하는걸까, 하다가 이것은.. 소리없는 아우성?


음..그만두자.



요즘에는 여성 작가들의 추리/미스테리 소설을 읽는 일이 즐겁다. 사건을 바라보는 시각과 그 사건을 구성하는 사회적 요인에 대해 날카로운 시각을 갖고 있다는 믿음이 있기 때문이다. 고딕 미스테리 장르의 샤론 볼턴은 내가 정말 좋아하는, 그래서 모든 작품을 읽고 싶어하는 작가이고, 작년에 읽은 '카밀라 그레베(애프터 쉬즈 곤)'와 '레이철 케인(스틸하우스 레이크)'도 좋았다. 여성으로 살아가면서 겪어야 하는 두려움 그리고 성적대상이 되는 일, 스토커 범죄와 포르노까지, 여성인 한 개인이 모든 여성으로 과대표화 되는 현상까지도 그들이 쓴 책에는 다 들어 있다.



안젤라 마슨즈는 '킴 스톤'이라는 경위를 주인공으로 해 '킴 스톤 시리즈'를 써냈고, 이 책은 그 중 1권이다. 킴 스톤은 어머니로부터 학대당했고 여섯살에 남동생을 잃었으며 그 뒤로 위탁가정과 보육시설을 옮겨다니며 사람이나 세상에 대한 신뢰를 잃었지만 마지막 만났던 위탁부모들로부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지켜봐준다는 게 어떤건지 그리고 사랑이 어떤건지 알게 되었다. 그러나 그 시간은 너무 짧았고, 그리고 지금은 다른 사람들에게 칭찬도 잘 할 줄 모르고 돌려 말할 줄도 모르는 강력게 경위가 되었다. 킴 스톤은 혼자 살며 혼자 지낸다. 그의 동료 직원들은 그를 대장으로 모시며 그에게 충성하지만 그녀는 딱히 살갑거나 다정한 사람이 아니다. 오토바이를 수리하면서 가장 안정적인 시간을 느끼고 혼자인 게 편한 사람이며, 범인을 잡기 위해서는 경찰의 룰 몇 개쯤은 그냥 어기는 사람이다.

자, 그녀에 대한 소개중 처음. 나는 이 부분부터 마음에 들었다.



킴 스톤은 가와사키 닌자를 빙 돌아가 아이팟 볼륨을 조절했다. 스피커가 비발디 <사계>중 여름 콘체르토의 낭랑한 선율에 맞춰 춤을 추며 그녀가 가장 좋아하는 대목인 '폭풍'이라는 이름의 피날레로 달려가고 있었다. -p.12



크-

클래식에 무지한 나지만 비발디의 사계중 여름만큼은 안다. 영화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을 보고 그 음악에 대해서만큼은 확실하게 기억하게 됐고, 영화에서 너무 인상적이었어서 한동안 유튜브로 그 연주만 들었던거다. 게다가 영화속에서 등장인물이 '폭풍이 오고' 하면서 연주했었기 때문에, 나는 폭풍이 오는 부분에서 감탄하며 여기가 바로 폭풍이지, 하면서 음악에 빠져들 수 있었다. 그리고 그 부분은 내가 비발디의 여름을 통해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어떻게 설명할 수 없지만 폭풍 뒤에 오는 하이라이트가 있다. 빰~ 바바바 빰~ 바바바 빰~ 바바바 빰~ 하고 '빰' 부분에 강하게 바이올린이 연주되는 부분은 진짜 압권이다. 그런데 우리의 킴 스톤이 비발디의 사계중 여름을, 게다가 폭풍이라는 피날레를 좋아한다는 게 아닌가.



게다가 그녀의 팀원인 '케빈'에 대한 설명은 어떤가.



킴의 팀원 중 셋째인 케빈 도슨 경사는 특별한 사람의 사진은 한 장도 책상에 올려놓지 않았다.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놓았다면 그는 아마 업무 시간 내내 자기 사진을 마주보고 앉아 있어야 했을 것이다. -p.24



헉...케빈, 당신 뭐야?

이 설명에 웃었다. 자기애가 나 못지 않은데? 자기애 뿜뿜하는군, 하면서 좋아라 읽는데, 그러다가 이내 내가 케빈한테 질 수밖에 없다는 걸 알았다. 아무리 나라고 해도, 가장 사랑하는 사람의 사진을 놓는다고 했을 때 내 사진을 놓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나 자신을 가장 사랑하지만, 누구도 나만큼 나를 사랑할 수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내 사진 올려놓기는 좀 거시기 하지 않나요? 흠흠.




어김없이 살인사건이 일어나면서 시작한다. 그 사건은 연쇄살인인 듯 보이고 그리고 그 살인 사건은 과거의 무언가를 감추기 위한 것임이 드러난다. 매장된 뼈가 있을 거라 짐작해 고고학자들이 오고 그렇게 킴 스톤은 '세리스'를 처음 만나게 된다. 돌려 말하는 법을 모르는 우리의 킴 스톤은 세리스가 이 일에 적합한 능력을 갖고 있는지 대놓고 묻는다. 그리고 여성으로서 고고학자 학위를 따고 여기에 오기까지에 대해 킴 스톤 역시 말하지 않아도 그 고충을 알 거라고 세리스는 짐작한다.



"이 일을 할 만한 자격은 갖추고 있습니까?" 킴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말했다.

세리스는 미소를 감추려 했지만, 두 눈이 반짝 빛나는 것까지는 어쩌지 못했다. "8년 전 옥스퍼드에서 고고학으로 학위를 땄어요. 그런 다음 고고학 프로젝트를 하면서 주로 서아프리카 지역으로 4년간 여행을 다니다가 집으로 돌아와서 법의학 학위를 땄고, 지난 2년은 남초 영역인 이 전쟁터에서 존경을 받고자 노력해 왔죠. 왠지 익숙한 이야기 아닌가요, 경위님?"

킴은 큰소리로 웃으며 손을 내밀었다. "함께하게 돼서 반갑습니다."  -p.116



얼마나 고생했는지 더 긴 말을 하지 않아도 이미 다 알 것 같지 않은가.

얼마전에 윤여정이 나오는 티비 프로그램을 보는데, 그녀가 한국에서 일하면 이제 감독을 비롯한 다른 배우들이 자기의 말을 잘 들어준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었다. 그러다보면 자기가 도태될 수 있어서 미국에 가 작품을 찍었노라 얘기한거다. 정확한 워딩은 아니지만 이제 여기에서 얼마만큼의 명예나 위치를 차지했으니 자기에게 힘이 좀 생겼다는 뉘앙스였다. 그리고 그 힘에 침몰당하지 않기 위해 노력한다는 것도. 그 얘기를 하는 윤여정을 보면서 엄마랑 그런 얘기를 했었다.


"엄마, 저렇게 이제 사람들이 내 말을 잘 들어주게 되기까지 얼마나 고생했겠어."

"야, 말도 못하지. 엄청 힘들었을 거야."


그러니까 내가 얼만큼 어디에서 어떤 고생을 했다, 라고 굳이 말하지 않아도 천천히 혹은 빨리, 속도야 어떻든 한걸음 한걸음 앞으로 나아가고 또 위로 올라가고자 하는 그 순간순간들이 매번 힘들었을 거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더 가혹한 평가를 받고, 어떤 실수나 잘못 하나는 크게 부풀려질 것이고, 그것은 고정관념이 될 것이고.. 킴 스톤과 세리스는 그 점에 대해서 이미 알고 있는 거였다. 이런 대화들이, 이 소설 속에 있었다.



그러나 이런 사소한 주변의 이야기들 보다도 더 좋았던 건 이 이야기의 중심이었다. 이 사건이 일어난 배경과 피해자들에 대한 이야기. 피해자인 보육원의 '질 나쁜' 아이들. 이 청소년들에 대해서 살아생전의 그들의 모습을 아는 사람들은 그 죽음에 크게 아쉬워하지도 않고 고통스러워 하지도 않지만, 보육원에서 살면서도 번호로 불렸을 아이들이 죽어서도 번호로 불리는 것을 킴 스톤은 참을 수 없어한다. 피해자에게 이름을 찾아주려고 그녀는 애를 쓴다. 자신 역시 보육원에서 넘버링 되었던 기억만 있었기에 그런 일은 참을 수가 없다. 그녀는 피해자에게 이름을 찾아주고, 아무도 슬퍼하지 않는 그들의 죽음을 슬퍼해주고, 무엇보다 그렇게 죽어간 그녀들의 범인을 찾고자 이를 악문다. 그녀는 그들이 그렇게 '질 나쁜' 청소년 일수밖에 없었던 이유릉 이해한다. 무엇보다 자신 역시 그런 시절을 거쳐왔기 때문에. 몇번이고 그녀는 피해자들이 어떤 모습으로 삶을 살아왔든, 그 뒤에 담긴 배경을 이해한다.



킴은 자신의 동기에 이 사건을 해결해야 한다는 필요 이상의 뭔가가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 이 사건과 다른 사건에 아무 차이가 없다고 자신을 설득하려 애써봐야 소용없었다. 차이가 있었으니까. 킴은 이 아이들이 과거에 겪은 고통을 알고 있었다.

그중 누구도 어느 날 아침 일어나 자기 앞에 그려진 미래를 살아가기로 선택한 건 아니었다. 아이들이 비행 청소년이 되었다고 해서 그 이유를 특정한 날에 일어난 사건으로 딱 짚을 수 있는 건 아니었다. 오히려 아이들은 상황이 끝끝내 희망을 질식시키기까지 정점과 저점을 찍는 느린 여행을 거쳐온 것이다.

큰 사건이 벌어지는 경우는 없었다. 킴은 자신이 오직 '아동'이라고만 불렸던 게 생각났다. 직원들은 굳이 이름을 기억할 필요가 없도록 모두를 '아동'이라고 불렀다.

그녀는 자신의 동기가 이렇게 잊혀버린 아이들에게 정의를 세워주려는 욕구에서 나온다는 걸 알고 있었다. 그렇게 되기 전까지는 자신의 발걸음이 늦춰지지 않으리라는 것도. 그래서 킴은 자신과 보조를 맞춰주려는 모든 사람이 고마웠다. -p.215-216



그녀의 마음속에서 분노가 쌓여가고 있었다. 아무리 나쁜 짓을 했다지만, 이 소녀들은 죽어마땅한 아이들이 아니었다. 누군가는 그들의 목숨을 없애버려도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니 역겨웠다. 그녀가 바로 이런 소녀 중 한 명이었다. 그들 모두에게는 싸워볼 기회가 주어져야 했다.

삶을 시작할 때 형편없었다는 이유만으로 미래가 결정되는 것은 아니다. 킴이 그 사실에 대한 살아있는 증거였다. 그녀의 유년 시절은 범죄와 마약, 자살 시도, 어쩌면 그보다도 나쁜 것들로 이루어진 삶을 약속하는 것만 같았다. 모든 표지판이 삶을 파괴하는 길을 가리켰다. 킴자신의 삶이든, 다른 사람의 삶이든. 그러나 킴은 미리 결정된 존재 방식에 엿을 먹였다. 세 피해자라고 해서 같은 일을 해내지 못했을 이유는 하나도 없었다. -p.241-242




킴 스톤이 이렇게 말해줄 때마다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이런 생각을 하면서 사건을 수사하려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마음에 위안이 됐다. 죽어가는 순간에 고통에 떨었을 피해자들에게, 너무 늦었지만, 그래도 편을 들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인류애를 붙들게 해주었다. 그래서! 킴 스톤을 더 읽고 싶어졌다. 킴 스톤이 어떤 사건을 맞닥뜨리고 또 그것을 어떻게 해결할지, 무엇보다 그 해결하는 과정에서 어떤 생각과 행동을 보여줄지 궁금해졌다.

그래서! 이 책을 또 사야겠다.


















물론, 오늘 아침 뜯은 택배 박스에서는 이 책들이 나왔지만!!




무릇 월요일이란 그런 것이 아니던가. 도착한 책 박스를 뜯고 새 책을 주문하는, 그런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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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1-06-21 09:3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부장님 책상 위에 르네쌍쑤 다부장 사진 올려놔주세요.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21 09:31   좋아요 4 | URL
그러면 어디에나 꼭 한명쯤은 있다는 또라이가 제가 되지 않을까요? ㅋㅋ

Falstaff 2021-06-21 09:41   좋아요 2 | URL
아이구... 현문현답에 아침부터 웃음소리가 파티션을 넘어갑니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21 09:44   좋아요 1 | URL
이전부터 그 한명의 또라이가 나였던 건 아닐까.... 심히 의심중입니다.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6-21 09:57   좋아요 1 | URL
다부장님 제가 이참에 호(號) 하나 지어드리겠습니다.
또라 다부장.

다락방 2021-06-21 10:06   좋아요 2 | URL
호를 그렇게 정하면 제가 또라이인거 너무 티나지 않겠습니까. 제가 또라이인건 비밀입니다...

새파랑 2021-06-21 09:4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박스를 뜯고 새 책을 주문한다는건 문화적 충격이네요...그래도 목요일에는 주문하는거 아닌가요 ㅎㅎ

다락방 2021-06-21 09:45   좋아요 2 | URL
새파랑님, 제가 그러면 목요일까지 참아보도록 하겠습니다. 꾹, 꾹, 꾸욱- 참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제게 참을 수 있는 힘을 주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6-21 12: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이책이 그렇게 괜찮단 말이죠. 주섬주섬.. 다락방님이 좋아하신다는 샤론 볼스턴? 누구지? 하고 찾아보니 안 나와서 뒤적뒤적.. 샤론 볼턴이네요 ㅋㅋㅋ 저도 여성작가의 미스테리/스릴러 소설이 재밌더라구요. <커져버린 사소한 거짓말><퍼펙트 마더> 같은 소설들 좋았습니다.

다락방 2021-06-21 12:22   좋아요 1 | URL
아니, 왜 샤론 볼스턴을 찾으시지? 했더니 제가 샤론 볼스턴이라고 썼네요? 아 어이없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볼스턴 왜 나왔죠? 볼스턴이 뭐야? ㅋㅋㅋ 샤론 스톤과 샤론 볼턴의 합성어..일까요? ㅋㅋㅋ샤론 볼턴 입니다. 저는 샤론 볼턴 진짜 너무 좋아요. 만약 한 권 읽으신다면, [뱀이 깨어나는 마을] 추천하겠습니다. 그게 좋으셨다면 다른 작품들 읽으시면 될듯요. 저는 샤론 볼턴 너무 좋아요 ㅠㅠ 추리/미스테리 부분에서 저는 샤론 볼턴이 제일 좋아요!! >.<

syo 2021-06-21 14:5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다부장님이 사진을 안 올려놓는다는 것이 역설적으로 다부장님의 자기애가 케빈보다 크다는 증거입니다. 다부장님은 다부장님을 너무 사랑하는 나머지 다부장님이 다른 사람들한테 이상한 애로 비치는 걸 걱정하는 것이지요. 케빈 저놈은 지가 사랑하는 것만 중요해서 자기가 사랑하는 사람이 다른 사람들한테 어떻게 보일지에 대해서는 신경도 안 쓰는거죠.

그래서 다부장님 윈. 🤭

다락방 2021-06-21 16:53   좋아요 0 | URL
음...어쨋든 제가 승리자다 그거죠? ㅋㅋㅋㅋㅋ
뭔가 이상하지만 일단 알겠어요. 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06-21 14:5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추리/미스터리 안 읽잖아요. 사실은 못 읽는 거구요. 샤론 볼턴 읽을 때도 혼자 발발 떨면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제가 그런 사람입니다. 그래서 추리/미스터리물은 다락방님 리뷰로 항상 갈음하는데 가끔은 읽고 싶기도 해요. 하지만 금방 샤론 볼턴 읽던 날들이 떠오르고요. 제 대신 읽어주시는 다락방님께 감사를!!

그나저나 책탑 사진은 아무리 보고 또 봐도 지겹지가 않아요. 책이 바뀌어서 그런 걸까요? 모르는 책 구경하고(바스티유 광장), 읽은 책 확인하고(힐러리 클린턴, 얼어붙은 여자), 살 책 찜해놓고(남성성과 정치), 사고 싶은 책 찜해놓고(종교의 기원), 그러면서 계속 쳐다보게 된다니까요. 책 좀 많이 사요, 다락방님! 진짜 나만한 친구가 없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많이 사요, 책 좀 많이 사세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6-21 15:06   좋아요 0 | URL
많이 사! 많이 사! 대리만족 위해 외쳐 봅니다 ㅋㅋ

단발머리 2021-06-21 15:09   좋아요 0 | URL
많이 사요, 많이 사!!! 삑삑 삑삑삑!!!
🥳🥳🥳🥳🥳

다락방 2021-06-21 16:56   좋아요 1 | URL
저는 오늘 오전에 단발머리님 서재 갔다가 아니, 통증연대기 읽고 싶다고 페이퍼 쓰시더니 금세 읽고 글을 쓰셨다!! 하고 놀랐어요. 크- 멋집니다, 단발머리님. 저는 사둔 추리/미스터리 소설이 너무 많아서 이거 언제 다 읽나 싶어요. 물론 다른 장르 책도 마찬가지입니다만. 후훗. 이렇게 소설 읽다가 등장인물들이 해야 할 말, 마땅히 인간이 들어야 할 말을 해줄 때 진짜 너무 좋거든요. 그래서 저는 아마도 추리소설이나 미스터리 소설도 계속 읽을 수 있는 것 같아요. 단발머리 님의 감사를 감사히 받겠습니다!


저도 책탑 사진 좋아하는데 말이지요 저렇게 책탑 사진 신나서 찍고서는 이내 자, 다른 책을 좀 더 사볼까.. 이렇게 되어버리니 이를 어쩌면 좋나요? ㅠㅠ 이럴 때 많이 사라고 응원해주는 단발머리 님과 독서괭 님은 과연 좋은친구일까요 나쁜친구일까요? 흑흑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독서괭 2021-06-21 18:45   좋아요 0 | URL
지금은 나쁜 친구처럼 느껴진다 할지라도 훗날 언젠가는 좋은 친구라 여길 날이 올 것입니다.. 믿으세요!

다락방 2021-06-22 07:25   좋아요 0 | URL
믿...믿습니닷!! ㅋㅋㅋㅋㅋ

- 2021-06-24 19: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크 - 윤여정 - 그리고 크- 킴스톤- 여자들 멋진거 왜 때문에 넘 좋치....! 저도 이 책도 읽고 소피의 선택 읽고 싶었어요. 다락방님 시작할 때 저에게 언질 주시면 제가 읽어 보겠음당 (쿨럭쿨럭)

다락방 2021-06-24 20:39   좋아요 1 | URL
오케오케 우리 소피의 선택은 같이 읽어요! 다음주 월요일 부터 시작할까요?

- 2021-06-24 23:03   좋아요 0 | URL
그럼 이번주 안에 젠더 모자이크 끝내놓겟습니댜 힛

다락방 2021-06-25 09:36   좋아요 0 | URL
콜콜! 월요일부터 소피의 선택으로 만나요. 컴온!

후저어써 2021-07-01 16: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쁜 넘들의 비명>..이라면 어떨까요? 근데 소설치고 너무 정의롭네요. ㅋㅋ (어쩜 이 소설의 밑바닥엔 ˝자기애˝가 본색으로 깔린 것 같아요.)
좀체 다가오지 않는 <타오르는 여인.. >부터 따라가 볼까요? 스콜같은 소나기와 장맛비가 쏟아진다니 <<사계>도 잘 어울리겠습니다.

다락방 2021-07-02 07:34   좋아요 0 | URL
저는 클래식을 전혀 모르는 사람인데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에서 짧게나마 설명해주어 비발디 사계중 여름에 있어서만큼은 좋아하고 또 기억하게 되었어요.
음, 이 소설이 딱히 정의롭다고 할 순 없고요, 저는 그보다는 작가가 하고 싶은 말을 그리고 해야할 말을 하기 위해 썼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저 제목은 죽어가지만 누구에게도 말할 수도 없었고 또 애도해줄 사람 하나 없는 피해자인 미성년자들의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음, 나쁜 놈들의 비명이라고 가해자들 쪽으로 제목을 옮겨주는건 좋은 생각은 아닌 것 같아요.

초딩 2021-07-07 23: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좋은 밤 되세요!

다락방 2021-07-08 10:13   좋아요 1 | URL
축하 감사합니다, 초딩님.
초딩님도 좋은 하루 보내셔요!
 

어제 인스타에서 친구가 앱(Voila Al Artist)을 이용해 자신의 사진 올린 거 보고 재미있어 보여서 나도 따라해봤다. ㅋㅋㅋㅋ

같은 사진인데 이렇게 세 종류의 얼굴로 나오다니!



이거 너무 디즈니 캐릭터 같은데 내가 보기에는 전혀 나를 안닮았다.



그리고 두번째 사진


이건 친구가 나 제일 닮았다고 했는데 내가 보기엔 이것도 좀... ㅋㅋㅋㅋㅋㅋㅋ 웃겨 ㅋㅋ 근데 나 한쪽 눈에만 쌍커풀 있는데 이 사진은 그걸 제일 잘 표현해준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사진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뭐 르네상스 시대 버전이랬나. 이거 보자마자 너무 웃겨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저 찐한 쌍커풀 왜 만들어준건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웃기고 너무 인위적인데 보고 있으니까 너무 좋아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렇게 되고 싶다. 이 사진 보면서 쌍커풀 수술할까? 고민중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렇게 찐한 쌍커풀 있으면 저런 분위기 나오나? 뭔가 분위기가 우아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음에 드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은 2017년에 찍은 사진을 사용했다. 지금 찍을랬더니 지금 너무 엉망진창이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얼마전에 '너는 남들 눈 신경 안쓰잖아' 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게 칭찬인지 욕인지 모르겠다. 뉘앙스 처음에 들었을 때는 칭찬 같았는데 곰곰 생각해보니 욕인가.. 싶고. 왜냐하면 그 말을 한 당사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엄청 꾸미고 다니는 사람이라, 나를 보고 그렇게 말한 건 칭찬보다 욕이 아니었을까... 여튼 그렇다.




예전에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얼른 타서 다다다닥 자리 맡은 나이 지긋한 여성분들을 볼 때, 나도 나이 들면 저렇게 될까? 저분들도 젊을 땐 저럴거라고 생각 안했겠지? 생각한 적이 있다. 지하철에서 나이 좀 있는 여성분들이 처음본 사이인데 대화를 시작하시는 걸 봐도 참 신기하다고 생각하곤 햇었다. 금세 친구가 된달까. 나도 나이 들면 저렇게 될까? 막 처음 보는 사람들하고 대화하고 그렇게 될까? 했던 거다. 그런데!!


그렇게 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그렇게 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은 노화의 자연스런 과정인 것이다. 그러니까 어제.



엄마가 코로나 백신을 맞으셨고 괜찮냐 여쭈니 괜찮다시며 치킨을 먹고싶다 하시는거다. 그래 치킨 먹자, 하고 가다가 치즈전문점에서 엄마 드리려고 녹차 크림치즈 롤케익을 샀단 말이야? 근데 이거 포장해주세요, 하고 계산하는데 포장해주시면서 사장님이 스트링 치즈 하나를 서비스로 주시는거다.


"이거 서비스에요. 드시고 또 오세요."


그러니까 예전의 나는 "감사합니다" 하고 끝내고 말았을텐데, 아니 글쎄 어제는, 내가 나에게 닥치라고 계속 말하는데도, 이런거다.


"감사해요. 오늘 와인 마실 때 안주로 먹어야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왜 갑자기 말 많아지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처음 보는 사장님께 왜 말 많아지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요즘에 이걸 너무 자주 느낀다. 식당 혼자 들어갔다 나올 때 사장님들하고 막 한마디 더 하고 그래. 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나한테 '하지마, 닥쳐' 라고 말하는데 그래도 내 입은 막 말하고 있어. 내 손은 글 쓸 때 나의 뇌와 따로 놀더니 내 입은 말할 때 또 내 뇌와 따로 논다. 아니 왜 말 많아지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것이 바로 나이들어가면서 생기는 자연스런 현상인가.



몇해전에 기차를 타고 지방으로 움직이던 중에 옆자리에 나이든 여성분이 앉았던 적이 있었다. 그 분은 가방에서 주섬주섬 뭔가를 꺼내시더니 내게 내미시며 먹어요, 하셨더랬다. 보니까 깎아서 썰은 감이었다. 나는 감을 원래 좋아하질 않아서 잘 안먹는데 막상 그렇게 주시는 감을 '전 감 안먹어요' 하고 내칠 수가 없어서 감사합니다, 하고 받아서 먹었던 적이 있다. 근데 오오 너무 맛있는거다. 요즘 그 때가 너무 생각난다. 나는 이제 옆자리의 사람에게 감을 내미는 사람이 될 것 같은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생전 처음 봤지만 함께 먹어요, 하는 그런 사람이 될 것 같아. 제발 닥쳐라 닥쳐 하지만 나는 어느틈에 또 막 말을 하고 있는 그런 사람으로 늙어가고 있는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점심에 식당 가서 먹고 나올 때는 차분하게 계산만 하고 나와야지.

너무 혼자 먹고 다녀서 나 좀 대화가 필요했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암튼 나 웃김. 내가 나한테 닥치라고 말하는 걸 안들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점심에는 곤드레밥에 김치찌개 먹어야겠다.

곤드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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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21-06-18 13:04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르네쌍수

다락방 2021-06-18 13:59   좋아요 3 | URL
같이 쌍수하러 갑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붕붕툐툐 2021-06-18 16:26   좋아요 2 | URL
악! 이 댓글 뭐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18 16:56   좋아요 2 | URL
툐툐님도 같이 하러 가실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06-18 20:26   좋아요 2 | URL
툐툐님의 당황 ㅋㅋㅋ

청아 2021-06-18 13: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많이 보는 일이긴 하지만 지하철에서 어떤 아주머니 두분이 너무너무 정답게, 내용도 구체적이고 개인적이어서 ‘이분들은 분명 친구야! ‘했는데 인사도 없이 내리시더라구요. 아직도 미스터리입니다. 남이었을지 친구였을지ㅋㅋㅋ
저도 저 앱 해볼래요!

다락방 2021-06-18 13:59   좋아요 4 | URL
미미님, 저 앱 해보셨습니까? 하시면 공유해주세요. 궁금해요 ㅋㅋㅋㅋㅋ

저도 이제 곧 모르는 사람들과 구체적이고 사적인 내용 나누는 사람이 될듯합니다. 엣헴- 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6-18 13:23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윽, 두 번째 사진. 울 아빠를 그렇게 사랑했던 ㅋㅋㅋㅋㅋ 사촌 누님의 젊어서 예쁠 당시 사진인줄 알았습니다.
아... 먹는 얘기만 나오면 약해지는 나. 이걸 어쩌지요? ㅠㅠ

다락방 2021-06-18 14:00   좋아요 3 | URL
이 앱이 되게 많이 미화를 시켜서 보여주네요 ㅋㅋㅋㅋㅋ
저도 먹는 얘기만 나오면 약해져서, 어제 자기 전에 백종원의 만남의 광장인가 거기에서 곤드레 나오는 거 보고 오늘 점심 곤드레밥 먹은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페넬로페 2021-06-18 13:4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앱으로 찍은 사진이라도 다락방님의 분위기를 약간은 알겠어요~~
세번째 쌍꺼풀 진한 눈도 나름 괜찮은데요!
저는 요즘 미용실에서 생판 모르는 옆사람이랑 얘기도 하는데 ㅠㅠ

다락방 2021-06-18 14:01   좋아요 5 | URL
점점 더 모르는 사람들과 얘기하게 되는걸까요. 앞으로의 제 삶이 궁금해집니다! 역시 사람은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어요.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세번째 쌍커풀 너무 느끼한데 좋아서 쌍커풀 욕심 생겨요. 그동안 없던 욕심인데 말예요. 후훗.

새파랑 2021-06-18 13:56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세 사진 모두 아우라가 느껴지네요. 그래도 르네상스가 왠지 진짜같아 보이네요^^

다락방 2021-06-18 14:02   좋아요 6 | URL
르네상스가 가장 많은 미화가 된 작품입니다 ㅋㅋ 저 쌍커풀 없어요. 저거 너무 심하게 과장해서 미화했어요. 그래서인지 저도 저 사진이 제일 마음에 드네요. ㅋㅋㅋㅋㅋ

얄라알라 2021-06-22 17:53   좋아요 0 | URL
저도요, 르네상스 버전 확 끌렸어요. ^^ 저는 안젤리나 졸리 사진 때문에 늘 다부장님 상상을 긴 퍼머 머리로 해왔더래요^^

잠자냥 2021-06-18 14:32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쳐 내가 이 글을 왜 지금 봤죠? 아까 봤다면 졸렸을 때 잠이 확 깼을 텐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님 근데 나도 저 르네상스 버전 해보고 싶네요. ㅋㅋㅋㅋ
근데 쌍수라뇨! 탈코해야죠 다부장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부장님 밖에서 이제 그만 입다무세요. 진짜 그거 노화의 길임 ㅋㅋㅋㅋㅋㅋㅋ 아무하고나 대화하지 마요! ㅋㅋㅋ 난 역시 아직 스무살 잠자양인가봐요. 누구하고도 말하고 싶지 않음;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18 14:43   좋아요 3 | URL
그러니까요! 화장도 안하고 컷트머리로 살고 있다가(저 눈썹도 안밀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갑자기 저 르네상스 얼굴보니 쌍수의 욕망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물렀거라, 미의 고정관념이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그러니까 저 어떡해요. 왜케 말해요. 저도 저를 어쩔 수가 없어요. 잠자냥 님도 내 나이 돼보시구려. 내가 내 말을 안듣고 자꾸 말을 합디다. ㅋㅋㅋㅋㅋㅋㅋㅋ잠자냥 님이 아직 어려서 뭘 몰라서 그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6-18 14:45   좋아요 3 | URL
우리 혹시 기차에서 만나도 나한텐 감 주지 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감 거부*

다락방 2021-06-18 14:46   좋아요 2 | URL
에이~ 내가 먹기 좋게 잘라서까지 주는데 좀 받아주시구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6-18 14:48   좋아요 2 | URL
그럼 그 옆에 술도 한 잔 따라주시구랴.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18 14:49   좋아요 2 | URL
그건 걱정마세요. 나이들수록 과일 안주가 좋아집디다. 어릴 적엔 싫었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6-18 14:57   좋아요 2 | URL
에이... 북플 들어와 이 두 양반 거미줄에 걸리면 도대체 책을 읽을 수가 없어욧!!! ㅋㅋㅋㅋ

잠자냥 2021-06-18 14:59   좋아요 3 | URL
폴스타프 이 양반아, 책 좀 그만 읽고 이 감 좀 드셔봐- 그 텀블러에 든 소주랑 잘 어울린다니까.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18 15:00   좋아요 2 | URL
폴스타프님 기차에서 만나면 감도 드리고 술도 드리고 커피도 드릴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18 15:04   좋아요 2 | URL
텀블러에 소주 딱이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짱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Falstaff 2021-06-18 15:05   좋아요 2 | URL
텀블러 소주에 감 안주라, 아이구 좋아라.... ㅋㅋㅋㅋ

다락방 2021-06-18 15:13   좋아요 3 | URL
너무 아름다운 풍경입니다. 텀블러 소주에 감 안주.. ♡

얄라알라 2021-06-22 17:54   좋아요 1 | URL
˝이 양반아, 감 좀 드셔봐~~~˝에서 도저히 낄 수 없는 차원의 고밀도 대화임을 감지...그래도 자판 들이밀고 들어가는 뻔뻔.


아침에도 Falstaff님 글로 웃었는데, 이젠 Falstaff님 향한 댓글에 또 빵 터졌어요 ㅋ

다락방 2021-06-23 14:36   좋아요 0 | URL
웃음이 넘치는 알라딘마을 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6-18 14:5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점점 모르는 사람과 말을 잘 섞게 되고 있습니다. 특히 아이 데리고 있는 분들과는 대화의 물꼬를 트는 마법의 질문이 있거든요. ˝몇 개월이예요?˝ 혹은 ˝몇 살이예요?˝. 그담에 ˝아유 귀여워~˝ 하면 우호도 up! / 그래도 밤에 와인 먹을 거라는 정보는 함부로 주지 마세요 ㅋㅋㅋ

다락방 2021-06-18 14:54   좋아요 4 | URL
치즈를 서비스 주시는 여자사장님한테 막 다정한 마음이 들어서 저도 모르게 밤에 와인 마실거라는 고급정보를 주고 말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아이들 있으면 아직 부모님께는 말을 못걸겠고요. 아이들한테 말걸어요. 안녕하세요~ 이러고 ㅋㅋㅋㅋㅋㅋ아가들 너무 예뻐요. 그리고 그거 해요. 제가 제 얼굴 가린다음에 다시 보여주면서 까꿍~ 이런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쓰고 나니까 너무 푼수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독서괭 2021-06-18 17:25   좋아요 2 | URL
푼수이모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18 20:30   좋아요 2 | URL
저 이제 푼수 고모이기도 합니다. 흠흠..

붕붕툐툐 2021-06-18 16:3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글도 넘 웃기고 댓글도 넘 웃기고, 정말 유쾌해요! 다부장님 역시 엄청난 미인이었어. 어플이라고 말하지 마요~ 예쁜 거 다 들켰어~ㅎㅎ
전 나이들어 막 말 많아지고 그런거 너무 좋은데~ 노화의 미학이라고 생각합니다~ㅎㅎ

잠자냥 2021-06-18 16:36   좋아요 3 | URL
아이고, 이 사람아 낚였네 낚였어. 다부장님이 그 소리 들을라고 이 사진 무려 3개나 올린 거라니까!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18 16:55   좋아요 4 | URL
툐툐님 감사합니다. 제가 이 페이퍼를 쓴 의도를 가장 잘, 정확하게 파악해주셨습니다. 이렇게나 많은 분들이 댓글 달아주셨지만 미인이란 말은 아무도 해주지 않았어요. 흑흑 ㅠㅠ

나이들어 막 말 많아지는 거 좋으시다니 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좀 긍정적으로 생각하도록 할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1-06-18 16:59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 다부장님 난 그래서 일부러 그런 댓글 안 달았다요!
폴스타프 님의 *사촌 누님의 젊어서 예쁠 당시 사진인줄* 이라는 평이 그나마 *미인* 부합한 댓글인데....칭찬인지 아닌지는 당최 알 수 없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18 17:00   좋아요 3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러니까요!
저도 그 댓글이 저한테 미인이라고 한건지 아닌지 모르겠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1-06-18 20:2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세상에 ㅋㅋㅋ 혹시나 하고 들어와봤는데 댓글이 난리가 났다 ㅋㅋㅋㅋ (제 북플보다 다락방님 북플 댓글창 먼저 들어오는 사람 ㅋㅋㅋ)

다락방 2021-06-21 09:27   좋아요 0 | URL
이게 다 미인 다락방 때문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단발머리 2021-06-18 22: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실사 본 사람으로서는… 에헴… 저도 두 번째 사진이 다락방님과 제일 비슷하다고 생각합니다. 르네상스 시대로 가실 각오가 되신다면 연락 바랍니다. 010-@@@@-@@@@

다락방 2021-06-21 09:28   좋아요 0 | URL
쌍수 단체예약은 할인 가능하지 않을까요? ㅋㅋㅋ
단체예약 할인받고 우리모두 쌍수하자!! ㅋㅋㅋㅋㅋ

수이 2021-06-19 15: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나두 했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알라딘에 곧 얼굴 사진들 마구 올라오는 거 아닙니까!!!!! 근데 락방님 실물 직접 마주했잖습니까. 마지막 사진 세 번째 사진이 제일 그대랑 닮았습니다.

다락방 2021-06-21 09:28   좋아요 0 | URL
어머 수연님. ㅋㅋㅋㅋㅋㅋㅋㅋ 세번째 사진이랑 닮았다니 ㅋㅋㅋㅋㅋㅋ 저는 저렇게 생기고 싶습니다. 뭔가 우아해보여서 ㅋㅋㅋㅋㅋㅋㅋㅋ제가 결코 가질 수 없는 이미지... 두둥- ㅋㅋㅋㅋㅋ

syo 2021-06-19 15:5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여기가 바로 이 모든 르네상스 열풍의 근원지입니까? 성지 순례 왔습니다.

붕붕툐툐 2021-06-19 21:59   좋아요 1 | URL
르네쌍수 열풍일 걸요?ㅎㅎㅎㅎㅎ

다락방 2021-06-21 09:29   좋아요 1 | URL
알라딘은 쌍수 코너도 마련해줬으면 좋겠네요. 단체예약 2명이상, 5명이상 옵션 선택 가능하게 해주고...
그리고 저는 쌍수에 대한 땡투를 받는겁니다.. 얏호~

han22598 2021-06-20 11:4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너무 웃겨요 ㅎㅎㅎ 쌍수 단체로 하러 가실때 저도 좀 끼워주세요!ㅋㅋㅋㅋ

다락방 2021-06-21 09:29   좋아요 1 | URL
쌍수 단체로 할 희망자가 많군요. 줄 서세요. 다섯명 선착순으로 자르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신간을 살펴보다 '웬디 브라운'의 《남성됨과 정치》를 알게 되었다. '정희진'이 기획한 <메두사의 시선> 시리즈의 두번째 권이란다. 책 자체로도 흥미로우니 일단 알라딘의 책소개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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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학·여성학 연구자 정희진의 기획으로 선보이는 새로운 시리즈 '메두사의 시선' 2권. 흔히들 페미니즘 혹은 젠더 연구라고 하면 ‘여성 문제’를 다루는 것으로 생각한다. 웬디 브라운의 『남성됨과 정치』는 이 흔하디흔한 오해의 고백으로 시작된다. 그녀가 페미니즘의 관점으로 남성됨과 정치를 연구한다고 했을 때, 동료들은 정치에서의 여성이나 여성 정치사상가 같은 ‘여성 문제’를 다루리라고 짐작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오해 혹은 몰이해에 맞서 웬디 브라운은 페미니즘 지성사의 하나로 자신의 작업을 정초한다. 그녀는 페미니즘 연구의 첫 여정이 전통적 학문에서 여성을 지우거나 터무니없게 묘사하던 것을 기록하고 보여주는 데서 그 삭제와 묘사를 바로잡는 데로 이동하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두 번째 여정은 그렇게 여성을 복원해낸 관점으로 세계를 비판적으로 따져보면서 기존 담론, 규율, 제도, 실천의 젠더화된 특질을 분석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그녀가 남성됨과 정치를 다루는 것은 이 두 번째 여정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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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를 살펴보니 '아렌트'의 이름이 보인다. 아, 너무 궁금하다. <메두사의 시선 2> 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1이 뭐였지? 하고 살펴보니 내가 대출했다가 읽지 못하고 반납한 책, '베티 리어든'의 《성차별주의는 전쟁을 불러온다》였다. 당시 신간으로 나왔을 때 내가 울동네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한 책이었고, 그렇게 도서관에서 구입해주어 빌려왔더랬다. 반납한 후 그 존재를 잊고 살았는데, 오, 이것도 꼭 읽어봐야겠다.


















그나저나 정희진의 기획이라니. 이 기획을 따라 읽는 것은 그 자체로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

작가로 알려지는게 정희진 에게 어떤 의미일지 모르겠지만, 기획자라니, 그건 작가랑 다르게 확 멋있다. 작가 정희진도 멋지지만 기획자 정희진도 멋지달까.

정희진의 강연을 듣거나 책을 읽다보면 읽고 싶은 책이 쌓여가는데, 이렇게 기획으로 내주다니, 믿고 따라 읽어도 좋을거란 확신이 생긴다. 남성됨과 정치, 이번에 꼭 사야겠다. 방금 전에 책 한무더기의 주문을 마쳤지만 말이다.

















'리베카 솔닛'의 신간도 나왔다. 《해방자 신데렐라》라고 하는데 책소개를 읽어보니 그림도 들어있는 동화의 재해석쯤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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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사유와 매혹적인 글쓰기의 에세이스트 리베카 솔닛의 첫 픽션이자 그림책이 출간되었다. 신데렐라가 이룬 변신이 단순히 누더기 옷에서 드레스로의 변화, 왕자의 신붓감으로의 신분 상승이 아니라면? ‘신데렐라’에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소녀의 변신에 관한 이야기를 발견해내는 새로운 동화다. 솔닛은 ‘해방자’라는 신데렐라의 새로운 얼굴을 찾아냄으로써 가부장적 서사의 대명사라 할 법한 옛이야기에 새로운 의미와 활기를 불어넣는 데 성공한다.

이 책은 ‘동화 다시 쓰기’ 실천의 탁월한 사례로, 젠더·인종·계급·문화적 차별과 소수자를 향한 편견을 담고 있는 많은 전래 동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그러나 그렇게 개작된 이야기들이 오래 사랑받지는 못한 이유와 달리, 『해방자 신데렐라』는 ‘정치적 올바름’뿐 아니라 이야기책으로서 읽는 재미와 그림책으로서 보는 즐거움, 문학적 아름다움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

이 책 속의 신데렐라는 자유와 독립(집 떠남)의 의미, 우정과 연대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화하며, 나아가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기가 될 수 있는 최상의 상태를 실현하도록 도와주는 해방자가 된다. 어떤 거리낌이나 죄책감 없이 마음껏 좋아할 수 있는 신데렐라 이야기가 새로 하나 생겨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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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카 솔닛이라면 신간 소식 나올 때마다 설레어하며 구입하는 이름중 하나이긴 하지만, 그런데 이 책, 신데렐라의 재해석에 대해서는 책소개를 읽어본 바 막 흥미가 일지는 않는다. 읽어보면 좋을것 같기도 하면서 과연 좋을까? 하는 의심이 생겼달까. 신데렐라에 대해서라면 나는 얼마전 읽었던 '안지나'의 《어느 날 로맨스판타지를 읽기 시작했다》에서 언급된 부분이 아주 마음에 확 들어왔더랬다.
















신데렐라는 가부장의 보호를 잃고 가정 내에서 보호자에게 학대를 받는 상황이었다. 하룻밤 춤을 함께 췄을 뿐인 왕자가 나타나 그녀에게 공개적으로 구혼했을 때, 신데렐라는 과연 그 구혼을 거절할 수 있었을까? 애초에 『신데렐라는 신데렐라가 왕자를 어떻게생각하는지 묘사하지 않는다. 그녀가 가진 조건과 입장에서 볼 때 왕자의 구혼을 거절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으므로, 그를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다는 듯이. 영리하게도 신데렐라는 성대한 결혼식으로 끝나며 신데렐라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신데렐라는 무엇을 기준으로 그녀의 행복을 말하고 있는가?


『신데렐라』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이라고는 젊고 아름다운 신데렐라가 멋진 왕자와 만나 결혼했다는 사실뿐인데 말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의 대중문화가 암묵적으로 젊고 아름답고 매력적‘이라는 조건 하에서 결혼을 통한 여성의 사회적 계급 이동을 인정하고 때로 열광하며 소비하지만, 결혼 이후의 삶에는 무관심한 것과 비슷하다. 일단 여성이스스로 결혼을 선택한 다음에 이어지는 부정적인 이야기는 듣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다. 결혼을 선택한 것만으로가정 폭력이나 학대, 부당한 대우, 정신적인 괴롭힘을 받는 것에까지 동의했다는 듯이.


가부장의 보호를 잃고 보호자에게 학대받던 신데렐라가 과연 그 신분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왕자와의 결혼역시 위험한 모험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까? 안다고해도 그녀의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신데렐라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성들이잘 알고 있는, 하지만 좀처럼 크게 이야기하지는 않는 어떤 진실을 이야기한다. 위태로운 입장의 여성이 오직 불행한 가정에서 탈출하기 위해 선택하는 결혼은 도박에 가까운 모험인 것이다.
그리고 사실, 결혼 자체가 그렇다. -p.45-46

이제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아무도 신데렐라의 결혼식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하지 않듯이, 남성과의 낭만적 사랑은 아무것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겨울왕국)에서 안나와 한스의 서사가 보여주듯이, 이제 아이들조차도 남녀 간의 낭만적 사랑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고 믿지않는다. 아리스티아가 회귀 후 황후가 아닌 자신의 삶을개척하려 했듯이, 나비에가 하인리에게 너무 의존하지 않으려 자신의 마음을 단속하려 했듯이, 이제 로맨스 판타지의 작가와 독자 모두 그 진실을 알고 있다. 황제 옆의 빛나는 듯이 보이는 자리는 기실 누가 앉아도 상관없으며,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는 공허한 자리라는 것을.- P67




한편, 《낮술》이란 제목의 책이 나와 오옷 하며 장바구니에 넣었다.















'하라다 히카'라는 작가의 글인데, 크- 낮술이라니, 그것만으로 좋지 않은가. 그런데 이 소설속의 주인공은 낮술과 함께 먹는 음식 그리고 그 시간을 매우 소중히 여긴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것을 즐기고 소중히하는 거, 나는 정말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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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다 히카는 소설 『낮술』을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일본 여성 작가다. 소설 『낮술』은 작가가 주로 다뤄온 직업, 여성, 음식이라는 세 가지 소재와 그녀의 작가적 강점이 전부 응집된 작품이다. 밤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돌봄이 필요한 이들의 곁을 지켜주고 낮에 퇴근하는 이른바 ‘지킴이’ 일을 하는 삼십대 여성 쇼코. 하루 중 유일하게 제대로 된 끼니를 챙길 수 있는 점심에 맛있는 음식과 거기에 어울리는 술 한 잔을 곁들이는 행복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채우며 살아가고 있다.

의뢰인이 사는 곳에 따라 매번 퇴근하고 점심을 먹는 지역이 다르고, 식당 외관이나 맛집 사이트에 의존해 메뉴를 고르지만 쇼코가 음식과 술을 즐기고 사랑하는 모습은 어느 미식가 부럽지 않다. 동네의 숨은 맛집을 발견하는 기쁨, 오감을 총동원해 한입 가득 먹는 음식, 꿀꺽꿀꺽 목구멍으로 넘어가며 그날의 피로까지 씻어주는 시원한 술 한 잔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읽는 이에게도 그 짜릿한 활력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음식과 낮술을 제대로 즐길 줄 알고 매일의 작은 행복을 소중히 여기는 쇼코에게도 사연이 있다. 그녀는 행복하지 못한 결혼생활 끝에 이혼하고 남편과 함께 살던 시부모의 집에 딸아이 아카리를 맡기고 나와 혼자 살고 있다. 경제적 기반을 다진 뒤 아이를 데려올 생각이지만 임신과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그녀에게 요원한 일인 것만 같다. 그런 쇼코에게 술을 곁들인 점심은 암울한 하루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한 끼인 동시에 작고 어두운 집에서 자신의 불행한 처지와 아이에 대한 그리움에 잠식당하지 않고 깊이 잠들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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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까? 괜히 샀다가 낮술만 마시게 되는거 아닐까?

나는 낮술이란 제목에 끌려 이런 책도 책장에 꽂아둔 사람이다. 물론, 아직 읽지 않았지만.




















그리고,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 검색했다.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 제대로된 책을 읽고싶어서. 힐러리 클린턴이 너무 궁금해져서. 그런데 검색해보니 내가 읽고싶어하는 거라고는 '강준만'의 책, 단 한권이었다.

















강준만 이라는 이름에 부제가 페미니즘과 문화전쟁이다. 아, 재미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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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의 당선이 가시화되고 있는 지금, 강준만 교수가 주목한 ‘힐러리학’은 ‘페미니즘과 문화전쟁’이다. 그간 미국에서 문화전쟁은 주로 좌우 이념적 차이 중심으로 다루어져왔지만, 강준만 교수는 그 의미를 확장시켜 힐러리가 투쟁해온 문화전쟁의 전선은 모두 5개였다는 논지를 편다.

첫째, 진보-보수 갈등의 이념 전선이다. 둘째, 남녀차별을 넘어서려는 페미니즘 전선이다. 셋째, 매우 강한 권력의지 또는 권력욕을 충족시키려는 권력 전선이다. 넷째, 자신을 아웃사이더로 간주해 좌우를 막론하고 기득권 체제에 도전한다고 믿음으로써 독선을 정당화하는 소통 전선이다. 다섯째, 고위 공직자로서 공적 봉사와 자신의 ‘리무진 리버럴’ 행태 사이에 아무런 갈등이 없다고 믿는 위선 전선이다.

강준만 교수는 이 모든 전선이 상호연결되어 있는 동시에 페미니즘과 관련되어 있다고 말한다. 1990년대에 수많은 대학에서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팝스타 마돈나를 다룬 대중문화 강좌가 열리고 마돈나를 주제로 한 논문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마돈나학’이 정립되었듯이, ‘힐러리학’은 그 이상의 가치가 있으며 ‘힐러리학’의 핵심은 그녀의 페미니즘과 그에 따른 문화전쟁이라는 게 강준만 교수의 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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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힐러리 클린턴이 궁금해진 건, 최근에 읽고 있는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에세이, 《길 위의 인생》때문이다. 이 책에서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힐러리를 지지하는 이유와 힐러리에 대한 세상의 여성혐오를 읽었기 때문이다.

















나는 힐러리 클린턴을 모두 아는 대로, 좋은 시절과 나쁜 시절을 겪은 공인으로, 우리 삶의 일부, 심지어 우리 꿈의 일부가 된 사람으로 알았다. 언젠가 뉴욕 시티 조찬 모임이 있던 호텔 연회실에서 1천 명의 여성들에게 힐러리를 소개한 적이 있다. 그녀가 연설하는 동안 그 뒤에 서 있던 나는 연설문을 세심하게 배열한 백악관 서류철이 연설대 위에 놓여 있는데 그녀가 원고를 읽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렸다. 대신에 앞에서 말하는 사람들에게 응답하고, 청중석에 보이는 활동가들과 지도자들에게 직접 말을 건네며,
그들의 일을 국내외적인 맥락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대단히 명확하고 우아한 문장들로 이루어져 어느 누구도 힐러리가 미리 쓴 것이 아니라고는 짐작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것은 즉석에서 만들어진 역작으로, 그때까지 들었던 연설 중에 최고였다.
그러나 내가 정말로 확신하게 된 것은 이브 엔슬러의 연극 〈필요한 목표들 Necessary Targets) 공연이 끝난 뒤 힐러리의 발언을 경청했을 때였다. 그 작품은 전 유고슬라비아 민족 내전에서 말할 수없는 고통과 모욕과 고문을 견뎌낸 여성들을 치료하기 위해 세운수용소 여성들의 인터뷰를 가지고 만들었다. 가슴이 찢어지는 공포담을 막 듣고 난 청중 앞에서 발언하기란 누구에게도 불가능해보였고, 게다가 힐러리는 이런 대량 학살을 중단시키는 데 더디다고 비판받던 클린턴 행정부를 대표하는 짐까지 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조용히 일어나, 뭔가 준비할 수조차 없었던 상황에서 차분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고통에 대해서, 고통의 목격자가 된다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 가장 결정적인 것은 이 나라가 내전 개입에 더디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었다. 다시 자리에앉을 때쯤 이미 그녀는 청중을 하나로 화합했고 우리 모두가 통하는 모임의 장으로 만들었다. 단순한 진실을 공유한 것이다.
-p.243-244




유권자들이 무엇을 따르는지 보여줌으로써, 길은 나를 다시 한 번교육시켰다. 나는 여성 대통령에 대한 기다림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되었으리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공항 선물가게에서힐러리 클린턴처럼 생긴 호두까기가 선거철 소품으로 팔렸다. 다리가 손잡이였고, 가랑이가 호두를 깨는 자리였다. 워싱턴 D.C. 공항의 한 판매원에게 항의하는 사람이 있는지 물었더니, 그녀는 몇사람 있었고 그래도 판매는 잘된다고 했다. 혹시 남성 후보자를가지고 만든 비슷한 호두까기가 있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없죠."
라고 답했다.

나는 MSNBC 정치 분석가 터커 칼슨이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말하는 것을 보았다. "나는 힐러리가 텔레비전에 나오면 나도 모르게 다리를 꼬게 된다고 자주 말했습니다." 나는 생각했다. 그 호두까기가 잘 팔리는 게 놀랄 일도 아니다. 역시 MSNBC에서 크리스매튜즈는 이렇게 공표했다. "잊지 맙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힐러리 클린턴이 연방 상원의원이 된 이유, 대통령 후보가 된 이유, 어쩌면 대표 주자가 될지도 모르는 이유는 남편이 빈둥거려서입니다. 그래서 뉴욕 상원의원이 된 겁니다. 우리는 그걸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자기 능력으로 이긴 게 아니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의 한 여성 기자는 힐러리의 정장 상의가 가슴골을 약간 드러냈다면서 그것을 "도발"이라고 불렀다. 그런 혐의는 존 F. 케네디는 오바마는 남성 대선 후보들이 수영복 차림으로바닷가에서 사진 찍혔을 때엔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았다. 러시 림보는 힐러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이 나라가 매일 한 여자가 늙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할까요?" 다른 폭스 뉴스Fox News분석가에 따르면 "저것이 경험의 얼굴이라면, 많은 무소속 유권자들을 겁주어 쫓아버릴 것입니다." CNN 여성 통신원들은 카메라앞에 설 때 바지 정장을 입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는데, 너무 힐러리처럼 보일지 모른다는 게 이유였다. -p.254-255



그리고 이 책도 사려고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다.

'카리나 사인사 보르고'의 《스페인 여자의 딸》
















베네수엘라가 배경인 소설인데 내가 그간 읽었던 베네수엘라 관련 책이 뭐가 있던가? 생각도 안난다. 아아, 내가 모르는 것은 세상에 얼마나 많이 있는 것인가. 내가 읽지 못한 것은 또 얼마나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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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전 원고 상태의 생애 첫 소설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서 주목받아 전 세계 22개국으로 판권이 팔린, 스페인어권 문학 사상 전례 없는 주목을 받은 작가, 카리나 사인스 보르고의 데뷔작으로, 1980년대 중반 국제 유가 폭락으로 인한 경제 공황 이후 현재 베네수엘라의 참상을 충격적으로 그려냈다.

현재까지 전 세계 26개국 언어로 출간 또는 번역 중이며, 영화 판권 역시 팔린 상태다. 국제문학상과 〈마담 피가로〉 선정 그랑프리드레로인상을 수상했으며, NPR·〈타임〉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스톡홀름 문화의 집 문학상, 리베라토르상, 더블린 문학상 후보에 오른 만큼 세계적으로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은 수작이다.

1980년대 중반 국제 유가 폭락으로 인한 경제 공황, 이를 극복하고자 했으나 막대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포퓰리즘 정책을 펼쳤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사망, 2014년 국제 유가 폭락 등등 이후 경제가 걷잡을 수 없이 완전히 무너진 베네수엘라는 천문학적 하이퍼인플레이션에 시달렸고, 전 세계 살인율 1위를 기록했으며, 전 국민의 평균 몸무게가 10킬로 이상 감소할 만큼 식량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경제난과 큰 사회 혼란을 겪었다.

《스페인 여자의 딸》은 이러한 심각한 경제 위기 속에 잔혹한 폭력이 일상이 되어버린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를 배경으로, 삼십대 후반의 여성 아델라이다 팔콘이 감내해야 했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삶을 그린다. 유일한 가족이었던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고 돌아와보니 아델라이다의 아파트는 ‘보안관’과 일당들에게 점령당한 뒤다. 이들은 공포 정치를 자행하고 있는 정부에 헌신하는 대가로 막강한 권력과 부당한 이득을 챙기는 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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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에 장바구니에 넣어둔 책은 다음과 같다.



얼마전 재미있게 읽었던 《호프만의 허기》 '레온 드 빈터'의 다른 책을 찾았는데 이것 뿐이더라. 읽어봐야지.














'한스 카롯사'의 《아름다운 유혹의 시절》

책소개 보고 너무 읽고 싶어졌는데, 그래서 사려고 하는데.. 표지가 어째서 이렇게나 구시대적이란 말인가... 누가 보면 헌책방에서 몇십년 전 책 사는건줄 알 것 같다.

범우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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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유혹의 시절>은 독일작가 카로사가 고향을 떠나 수줍고 순박스러운 젊은이로서 대도시 뮌헨에 도착하여 의학을 공부하는 날로부터 시작해서 그 시절 자신과 스쳐 지나간 여러 여인들과의 사랑과 좌절을 그렸다. 여기에는 고명한 여러 교수들과 그들의 강의에서 얻는 새롭고 외경에 찬 학문의 세계, 그리고 그가 밤새워 읽었던 고전과 당대의 명저와 시인들의 사상, 거기에서 얻은 정신적인 자양분이 젊은이의 영혼에 투영되어 있다. 그리하여 마침내는 질서와 사랑이 평형을 이루는 좌표를 구해내게 되는 과정을 차원 높은 관조자의 입장으로 보여 주고 있다. 여기에는 괴테적인 고전의 세계가 있고 데멜이 그려 보였던 격정의 소용돌이가 있으며 엄밀하고 냉철한 자연과학의 법칙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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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첫 출간 당시 페미니즘 진영에 엄청난 도발을 일으킨 여성주의노동 연구서의 고전. 임노동과 여성해방의 관계를 추적한 이 책의 문제의식은 더 이상 ‘새롭지’ 않지만, 이 책의 통찰은 이후 연구의 출발점을 제공했다. 18~20세기 프랑스·영국 연구라는 시대적·지역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통찰은 현재적이다.

저자들은 역사와 문화에 따라 여성은 다르게 규정되며, 여성에 대한 보편적이고 동질적인 사회학적 범주는 없지만, 이 책이 검토하는 시기에 걸친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즉, 여성은 언제나 ‘남성’과의 관계 속에서 정의되고, 여성이 적어도 두 가지 역할, 즉 생물학적 역할과 경제적 역할을 한다고 여겨짐으로써 여성은 가치가 낮은 노동자가 되고 임금도 적게 받으며, 그 결과 가족 부양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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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백인은 인종주의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그토록 어려워할까? 미국에서 20년 넘게 인종 다양성 훈련사로 활동해온 로빈 디앤젤로는, 백인이 사회화를 통해 스스로도 모르게 백인 우월주의를 깊이 내면화하여 인종 문제와 관련한 불편함을 견디는 능력이 부족해진다고 진단한다. 그리하여 인종적 세계관에 대한 도전을 ‘선량하고 도덕적인 사람들’이라는 백인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한다.

‘백인의 취약성(White Fragility)’은 이렇게 디앤젤로가 수많은 강의와 훈련 등을 통해 체득하고 숙고해 고안한 개념으로, 옥스퍼드사전에서 ‘2017년 올해의 단어’로도 선정되었다. 2018년 미국에서 출간된 이 책은 2년 넘게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2020년 조지 플로이드 과잉진압 사망 사건 이후 인종주의 논쟁의 중심에 서며 아마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는데, 백인들에게 ‘별점 테러’를 당하면서 백인의 취약성을 역설적으로 증명해내기도 했다.

이는 비단 미국 백인과 인종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다양한 ‘XX의 취약성’ 양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차별적 구조 안에서는 평범하고 선량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특권일 수 있다. 인종주의와 무관하다고 느껴지더라도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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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뭐야~


















아무튼 방금전에 지른 책들중에는 이 책들이 없으므로 이 책들을 장바구니에 넣고 다시 한 번 질러야하게 생겼다.

인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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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6-17 14: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까 주문한 거에 스페인 여자의 딸 있네. 제기랄 -.-

잠자냥 2021-06-17 15:31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17 15:38   좋아요 2 | URL
어쨌든 확인하고 안지른 걸 질렀습니다. 아마도 ( “)

새파랑 2021-06-17 17: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낮술이 눈에 확 들어오네요 ㅎㅎ

다락방 2021-06-17 20:48   좋아요 2 | URL
낮술 너무 좋아요 🥰

syo 2021-06-17 19: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낮술 꽂아놓는다고 낮술만 마시게 되는 그런 구조라면 나는 <워렌 버핏> 꽂아 놓을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 2021-06-18 00:05   좋아요 1 | URL
투자계의 큰손 하게요? ㅋㅋㅋ 그럼 나도 ㅋㅋ 워렌 버핏ㅋㅋㅋㅋ

다락방 2021-06-18 11:15   좋아요 1 | URL
워렌 버핏 꽂아놓고 대부자 되어서 친하게 지냅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재벌 친구 좀 갖자, 쫌!!!

- 2021-06-18 0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세상에 책은 왜 이렇게 많은 거야.... ㅜㅜ 너무해...ㅜㅜ

다락방 2021-06-18 11:15   좋아요 1 | URL
이미 책이 많은데 계속 새로 나와요. 미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으면서 싫어요 ㅋㅋㅋㅋㅋㅋㅋ

2021-06-18 0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6-18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6-18 1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이 2021-06-18 0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유혹의 시절 살포시 담아갑니다.

다락방 2021-06-18 11:16   좋아요 1 | URL
오오 저 아직 저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수연님 저 책 읽으시면 엄청 아름다운 리뷰 나올 것 같아요.
 















얼마전에 친애하는 알라디너 님께서 '나의 길티 플레져는 로맨틱 판타지' 라고 말씀해주셨는데, 어제 재이슨 스태덤 주연의 영화 《와일드 카드》를 보면서 '아, 나의 길티 플레저는 재이슨 스태덤 영화이다..' 라고 생각했다. 어쩔 수 없이 나를 끌고 들어가는 마력의 액션 남배우... 진짜 환장하겠어 ㅠㅠ


영화의 처음에는 '닉'(재이슨 스태덤) 이 술집에서 한 여성에게 추근대면서 시작한다. 그 추근댐이 상식 이하로 너무 구려서 아, 아무리 나지만 진짜 이것 못봐주겠다, 했다. '육감적'이라고 말하질 않나, 남자친구 기다린다는데도 껄덕대질 않나, 아, 저거 너무 구린데 설마 저 캐릭터가 이 영화속에서 재이슨이 맡은 역할인가.. 하면서 나는 몹시도 괴로워했다. 끌까? 더 보면 저렇게 엉망진창인 놈이 변한다는 얘기를 하는걸까?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너무 괴롭다. 술을 많이 마신것 같은데 술마시고 저런다면 진짜 더 최악이다. 저런 본성을 감추고 말짱한 정신을 사는 사람이라면, 그러면서 또 술을 마시는 사람이라면 너무 구려. 와일드 카드, 언젯적 영화일까. 내가 본 재이슨 스태덤 주연의 영화에서 재이슨이 이렇게 미친 양아치로 나온 적이 없었는데, 재이슨.. 나름 시간이 갈수록 각본 보면서 나오는 것 같다고 생각했었는데.. 이거 옛날에 막 찍은 영화인가. 캐릭터 너무 흑흑 ㅠㅠ 이러면서 그만볼까를 심히 갈등하던 차에, 그런 여자의 남자친구가 오고 그 남자친구한테 얻어터지는 거 보면서 '아 사정이 있는 설정이구나' 했다. 저 남자친구에게 맞기로 남자친구랑 짰구나... 물론 그게 훌륭한 행위는 아니지만 어쨌든 저렇게 하는게 여자들이 싫어하는 행동이라는 걸 인지하고 있는 캐릭터구나 했다. 휴.. 그런 짓을 하지 않았다면 더 좋았을거라고 생각하지만 진짜 저런 놈인줄 알고 그렇다면 아무리 재이슨 이라도 굿바이다.. 막 이랬는데. 어휴..


사실 그것은 연기중의 캐릭터니까 누가 했든 했어야 하는 역할이었을 거다. 다 알지만... 용서하세요, 재이슨은 안돼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튼 그래서 그나마 다행이다, 라고 보고 있는데 아아, 영화 .. 제가 원하는 장면이 나오네요?



'닉'은 특수부대 출신으로 현재 경호원 일을 하고 있다. 누군가 경호를 부탁하면 돈을 받고 해주는건데, 그는 오십만달러가 모이는 순간 라스베가스를 떠나 코르시카로 가 살고 싶다는 인생의 목표 혹은 꿈을 가지고 있다. 그가 자주 가는 식당에서 직원과 그런 얘기를 하면서 "이제 거의 다 모았어" 라고 하길래, '아아, 네가 모은 돈에 대해 다른 사람에게 얘기하지마, 누군가 노리고 채간다' 생각하며 걱정을 하고 있는데, 이내 닉은 덧붙인다.


"이제 사십구만구천오백달러만 더 모으면 돼."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장난꾸러기, 닉. 닉은 장난꾸러기. 유후훗.



그리고 터지는 건 그 다음 장면.

사무실에 새로운 의뢰인이 온다. 새로운 의뢰인은 자기가 너무 동안이라 카지노 가는게 두렵다 그러니 옆에서 경호해달라 부탁한다. 그러고는 이내 닉에게 자기 소개를 부탁한다, 너는 어떤 놈이냐, 하고.

그때 자신은 산전수전 다 겪었고, 아직 누군가에게 마음을 줘 본 일도 없다며(아니 갑자기 이건 왜 말해 ㅋㅋ 나는 두 번쯤 있어, 마음을 줘 본 일..)닉이 이러는거다.

자, 잘 들어보자.



"난 조종사 자격증을 소지하고 있고, 도쿄에서 가라테 수련, 예일대에선 경제학을 강의했죠."


아아 나는 조종사 자격증도 좋고 도쿄 가라테 수련도 그럴만하다고 고개를 끄덕이다가 뭐? 예일대 경제학 강의?????????하면서 두 눈에서 하트가 뿅뿅 튀어나오기 시작한다. 어울릴 것 같지 않은 것들의 조화를 나는 너무나 사랑하는거다. 특히나 맨몸 액션이 가능한 등근육과 전완근의 대상징인 남자사람이 예일대에서 경제학 강의라니.. 아, 너무 좋잖아. 지적이야..지적이면서 육체적이라니. 대단하다... 나는 그로부터 벗어날 수가 없어. 나는 역시 한 길만 파고 나는 역시 좋아하는 사람만 좋아한다. 그리고 내가 좋아하는 일은 사실 그렇게 뭔가 잘못된 일인 적이 없는 것 같다. 제대로된 사람을 제대로 좋아하는 것이 이 생애 나의 최대 능력이랄까... 아아, 누군가를 좋아하는 것마저 자신감에 차있는 나란 여자 ♡


닉의 말은 저기서 끝이 아니다. 이어진다.



"뉴욕타임스 첫 페이지를 5분 만에 암기하고, 5주 후에도 통째로 암송할 수 있어요. 골든 글러브 권투 대회 3년 연속 챔피언, 4개 국어 유창하게 가능, 동시에 메뉴 5건을 처리.."



메뉴 5건 처리는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영어 잘 안들려서 어떤 메뉴를 말하는건지 모르겠는데 맥락상 이렇게 의뢰 들어오는 걸 말하는건가, 아니면 나처럼 1식사 5메뉴 이런건가? 나는 2메뉴인데?

아무튼 내가 저기 예일대 경제학 강의 까지는 멋져, 짱이야, 섹시해.. 라고 들어줄 수 있었는데 갑자기 뉴욕 타임스 암기에 암송에 권투 대회 챔피언에 4개 국어... 라니..이쯤되니 야, 너무 나갔다, 그러지마..하는 생각이 들어버리면서 아아, 우리의 잭 리처, 치약은 안쓰고 칫솔로만 양치하는(강조) 잭 리처 생각이 나는 겁니다.






"윔블던을 탔다고요?" 그녀가 조용히 물었다.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

"이 시합도 이길 수 있어요?" 그녀가 물었다.

그가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

"머리에 자루를 뒤집어쓰고도." (p.329)








"운동에는 시간을 얼마나 투자하죠?"

"운동을 따로 하지는 않소." 그가 말했다. "타고난 체형이 이렇소."

사실이었다. 리처는 사춘기 끝 무렵에 현재의 키와 체중, 그리고 성격을 지닌 사내로 자라나 있었다. 울퉁불퉁한 식스팩, 프로 미식축구 선수들의 보호대 같은 가슴판, 농구공 같은 이두박근, 클리넥스 휴지처럼 얇은 피하지방층도 모두 그때 완성되었다. 그 어느 것도 시간과 노력을 들여 만든 게 아니었다. 식이요법을 활용한 적도 없었다. 역기를 든 적도, 체육관에 다닌 적도 없었다. 망가지지 않는 건 수선할 필요가 없다는 게 그의 좌우명 가운데 하나였다. (p.225)




육해공군이 공동으로 개최한 1,000미터 소총사격대회에서는 최고점을 기록했다. 적성 보고서에서는 그가 교실에서 평균 이상의 성취도를 보였고 전장에서는 매우 우수하며 영어와 프랑스어를 유창하게 할 수 있고 스페인어 실력 또한 무난하며 모든 휴대용 무기에 능통하고 맨손 격투에 있어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정도로 빼어나다고 적혀 있엇다. 수잔은 마지막 평가가 어떤 의미인지 알고 있었다. 그와 주먹질을 하는 것은 윙윙거리는 전기톱과 싸우는 것과 같았다.

거칠고 강한 군인, 그러나 뛰어난 지적 능력을 지니고 있는 사람.  - 책 속에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진짜 무슨 잭 리처인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우리의 닉은 마지막 한 방을 남겨두고 있었다. 마지막에 그는 이렇게 덧붙인다.



"그리고 난 거짓말 전문가예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멋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게 진짜인 것보다 저거 거짓말이라고 하는게 더 멋져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재이슨 이즈 뭔들 ♡



자, 중간에 내가 이 영화를 끝까지 보게됐던 일에 대해 얘기해보자.

닉에게 헤어진 여자친구가 연락한다. 닉이 어떤 일을 하는지 알고 있던 전여자친구 '홀리'(도미닉 가르시아 로리도)는 그를 그녀의 집으로 부른다. 처음, 그에게 자신의 모습을 보여주지 않고 목소리만 들려주다가 '이런 모습을 너에게 보이고 싶진 않았어' 하면서 그의 앞에 나타날 때의 그녀는 온 몸이 상처 투성이였다. 그는 누가 너에게 이런 짓을 했냐고 묻는다. 그녀는 전날 밤 데이트를 마치고 돌아가려던 길에 세 명의 남자에게 강제로 끌려가 강간과 폭행을 당한 일에 대해 얘기한다. 얼굴을 보았지만 모르는 남자들이었고, 그중 우두머리로 보이는 놈이 강간을 했고 강간한 뒤에는 질 안에 총을 넣고 쏘려고 협박했다는 것, 그 후에는 부하로 보이는 둘이 그녀를 폭행했다는 것, 그리고 응급실 앞에 버려두었다는 것. 그녀는 이 일에 대해 그들을 고소하고 싶은데 그들이 누군지를 모르겠으니 닉, 네가 그들이 누군지 좀 알아봐줘, 라고 하는 거다.


닉은 그들이 누군지 알아냈지만 그들을 홀리에게 알리는 것을 주저한다. 그들이 누구인지 알려준 사람은 그들과 엮여서 좋을 게 전혀 없다고 경고해준 터였다. 닉은 재촉하는 홀리에게 '너 고소할 생각 없잖아, 왜 거짓말 해' 라고 물어보니 그건 나중 일이고, 사실은 자신을 강간한 새끼를, 이런 일을 벌인 새끼에게 똑같은 벌을 주고 싶다고 한다. 와우-


닉은 그들을 찾아가 때리고 묶은 뒤에 홀리를 부른다. 홀리는 정원용 가위를 잘 갈아서 우두머리 앞에 서고 그리고 그걸로 고추에 흠집을 내고 한껏 그를 겁먹인다. 진짜 고추가 짤릴 수 있다는 것은 그에게 너무나 위협적이다. 그는 울면서 매달린다. 이러지말라고, 돈을 주겠다고, 잘못했다고.


막상 자신의 고추가 잘릴 것 같은 위험 앞에 울고 매달릴거면서, 그게 그렇게나 두려우면서, 그런데 왜 다른 사람에겐 그래도 된다고 생각할까. 자신의 고추가 모두가 갖고 싶어하는 것이고 이걸 네가 만질 수 있다니 영광이란 말 따위 하면서 어떻게 다른 사람의 몸에 폭력을 가할 수 있을까. 자기에게 닥치면 죽을만큼 두려운 일인데 왜 다른 사람에겐 그것을 주려고 하는걸까. 그가 얼마나 떠는지, 그의 두려움이 얼마나 큰 지를 보면서 그런데 그 두려움을 타인에게 주는 걸 왜 그는 즐겼던걸까. 나는 저 사람이, 그리고 그런 사고와 행동을 하고 있는 모든 사람들에 대해 궁금해졌다.



내가 아픈 건 다른 존재도 아플 거라는 생각은 아이들도 하는데, 어떻게 다 큰 어른이 되어서 나는 아픈거 싫지만 너를 아프게 할거야, 라고 생각하고 행동할 수 있을까.



나는 응원한다 홀리를. 아프겠다라는 생각이 들고 끔찍하다는 생각도 들면서, 그렇지만 약간의 상처만 내고 만다면 저 새끼는 그 일을 반복하지 않을까. 그리고 저런 짓을 한 게 과연 이번이 처음일까? 잘라라, 잘라버려랏. 홀리는 그를 더 겁먹이고 더 상처를 내지만, 그러나 내 바람과는 달리 뎅강- 잘라내지는 않는다. 그녀는 그의 돈을 챙기고 그의 고추에 약간의 상처만 낸 뒤 그 자리를 떠난다. 닉과 홀리는 돈을 절반씩 나누고 얼른 이곳을 떠야 한다고 말한다. 홀리는 이미 짐을 싸뒀다며 떠나고 닉은 앞으로 떠날 생각을 한다. 저 나쁜놈들이 살아있는 이상 닉과 홀리를 찾아내려고 할테니까. 아니나다를까, 닉을 아는 한 범죄조직에서는 닉에게 '그는 너를 찾아낼거야' 라고 말한다.



사람에게 다른 사람을 죽일 권리 같은 건 없다고 하지만, 그러나 이런 경우에는 어떡해야 하는걸까. 나를 어떻게든 죽이려는 사람이 이 지구상에 살고 있고, 그리고 내가 아무리 그를 피하려한다한들 어떻게든 나를 찾아낼 능력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러면 나는 어떡해야 하는걸까. 폭력은 궁극적 답이 아니기 때문에, 다른 사람을 죽일 권리는 내게 없기 때문에, 그러므로 나는 무조건 계속 피하면서 살아야 하는걸까? 나를 찾아내어 죽이고자 하는 나쁜 놈이 돈을 가지고 있고 사람을 가지고 있어서 내가 어디있어도 반드시 찾아내는 놈이라면, 나는 어디로 도망가든 결국 평온하게 살 순 없지 않을까. 나는 그가 나를 찾아내지 못하도록 여기 잠깐 저기 잠깐 사는 삶을 내것으로 해야하는걸까? 나는 도망다니고 피하면서 살아야 하나? 다른 사람으로부터 나를 구하는 길이 정녕 도망밖에 없는 것일까? 이 상황이 어떡해야 끝날까? 내가 도망다니지 않고 나 역시 어딘가에 정착하면서 걱정 없이 살고 싶다면, 그렇다면 어떡해야 할까? 아무리 아무리 생각해도 답은 '그렇다면 네가 죽어야 한다' 밖에 없는 거다. 그 나쁜놈이 죽어야만 비로소 나도 도망치는 삶을 그만둘 수 있지 않을까. 그게 세상이 생각하는 답이 아니고 선한 답도 아닐지언정, 그러나 그 답밖에 없는 건 아닐까.



나는 홀리가 원망스러웠다. 왜 그걸 기어코 잘라내지 못했냐고. 나는 살인은 하지 않겠다는 닉도 원망스러웠다. 저런 놈을 살려두면 그 다음은 네 인생이 진창에 빠질텐데, 이제 앞으로 어떡하려고 그러냐고. 그는 그래서 계속 싸워야 한다. 이 놈 싸우면 저 놈 오고 저 놈을 다치게 하고 나면 또 다른 놈이 오고. 아, 역시 나쁜놈을 죽이는 것밖에는 답이 없다. 그놈을 기어코 죽여내야만 내가 자유로워진다면, 그러면 어떡해야 할까. 내 자유가 타인의 생명을 담보로 존재하는 것이라면, 그러면 어떡해야 하는걸까.

그러나 죽이는 것만이 답이고 그래서 죽였다고 했을때, 그렇다면? 그 후에는 내가 괜찮을까? 결국은 누군가를 죽였다는 내가 남아있는데.... 하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도대체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닉은 사실 여기에서 헤어진 여자친구가 당한 폭력으로 복수하지만, 그러나 홀리는? 홀리는 스스로 당한 일에 스스로 복수하고자 한다. 그럴 경우 그녀가 자신을 강간한 강간범을 죽인다면, 그래도 그녀는 평생을 죄책감에 살아야할까? 그건 아니지 않을까? 자신을 강간한 강간범을 죽였다면, 그녀는 강간범의 죄에 대한 벌을 내린것임에 동시에 앞으로 일어날 범죄를 예방한 거 아닐까. 그간 강간당한 여성들의 복수를 해준 것이 아닐까. 고추에 흉터만 내는 바람에 오히려 더 위험에 빠지게 된 게 아닌가. 하아. 애초에 강간이 없었다면 이런 고민을 하지 않아도 됐을텐데. 여튼, 강간범이 등장했다면 그 강간범의 고추 자르는 씬도 반드시 등장하기를, 나는 희망합니다.




오늘 나는 재이슨 스태덤의 프로필을 검색했다. 178센치미터였다. 그는 국가대표로 다이빙 선수로 활약한 적도 있다. 그는 핸드스탠딩도 된다. 무슨 말을 하고 싶냐면, 그가 잭 리처를 하면 괜찮겠다는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책 속에서는 195센치의 잭 리처이지만, 탐 크루즈는 170센치미터였고 사실 탐과 잭은 딱히 잘 되는 매치라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런데 재이슨 스태덤은 좀 괜찮지 않나? 뭔가 사격 잘하고 (빵야빵야-), 맨 손으로 다다다닥 다 응징하는 거, 그거 너무 잘 어울려. 게다가 말이 많은 남자도 아니고.. 다음 잭 리처 시리즈는 우리 재이슨 시켜주세요. 대머리 잭 리처 유후~ ♡



재이슨 스태덤 너무 좋아하는데 그 전완근으로, 그 등근육으로 예일대에서 경제학 강의하는 교수 역할 한 번 맡아줬으면 좋겠다. 제가 사랑할 자신이 있습니다. ♡






그리고 아래 사진은 빙구 같지만 좋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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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21-06-17 10: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냥 다 가진 사람이네요. 하나만 가져도 부러운데....조종사 자격증만으로도 대단한데, 예일대라니요. 그건 정말 과합니다. 그래서 우리에겐 영화가 있나봐요. 전완근과 조종사 자격증과 예일대를 함께 가지기 위해서요 ㅎㅎㅎㅎㅎ
재이슨 스태덤 잭 리처 섭외 찬성합니다. 톰도 했는데 재이슨이 안 될 것이 무어냐. 여기, 찬성 1표요!!!

다락방 2021-06-17 10:40   좋아요 2 | URL
단발머리님, 사랑해요 💕

- 2021-06-18 00:07   좋아요 1 | URL
저두요 ㅋㅋㅋ 잭리처 지금 제이슨스타뎀으로 생각하고 읽는 중 ㅋㅋㅋ

잠자냥 2021-06-17 11: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면 나처럼 1식사 5메뉴 이런건가?˝ 아 여기서 빵터집니다. ㅋㅋㅋㅋㅋ
그나저나 왜 안 잘랐대요? 잘랐어야지!!!! 으휴. 답답해. 댕강댕강 잘랐어야 하는데.. 아 분하다.

다락방 2021-06-17 11:21   좋아요 2 | URL
제가 그간 살면서 깨달은게 있다면 여자들은 너무 착하다는 겁니다. 미러링 아무리 해봤자 그건 단지 미러링일 뿐이고 원본이 있어야 그걸 비추는 역할을 하는거죠. 이 원본은 언제나 새롭게 더 악하게, 감히 상상해본 적도 없는 사이즈로 태어나서 미러링으로는 안되겠구나 싶어요. 여자들 너무 착해서 악해질 수가 없어요. 어휴.. 거기서 왜 망설여요 정말. 잘라버려야죠 댕강- 고추랑 한셋트 다 잘라버리고 양쪽 팔도 잘라야 강간 시도를 다음부터 생각도 못할 것 같아요. 머릿속에 잔인한 범죄 있는 새끼들 고추가 아니어도 실행하기 때문에 손도 없어야 돼요. 분해 진짜 ㅠㅠ

잠자냥 2021-06-17 11:59   좋아요 1 | URL
근데 이런 영화 찍는 사람 그러니까, 감독도 남자니까 결국 못 자르게 하는 거 아니에요?
내가 감독이라면 싹뚝싹둑 짜르게 할 거 같음. 댕강댕강 킬빌의 우마 서먼 고용해서 질질 짜면서 죽어가게 할 거임. 어휴!!! 속터져 오늘 기사만으로도 열불터져요. 처음 본 여자 때리고 성폭행하고 죽이는 한남 기사가 왜케 많은지...근데 다 집유집유집유! 판사들이 죄다 성범죄자임.

다락방 2021-06-17 12:08   좋아요 2 | URL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잠자냥 님. 여자 감독이었어도 저 고추에 흠집만 냈을까? 여자 감독이었으면 그냥 잘라버리지 않았을까?

근데 영화 [티스]는 남자 감독인데 고추 잘라버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자가 원하지 않는 섹스를 시도하는 남자들 고추 다 잘라버림. 세상 시원해요. 저는 그런 영화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어요. 그래서 남자들로 하여금 ‘아 강제로 넣었다가 잘리면 어떡하지?‘ 이런 두려움을 좀 갖게 하고 싶어요. 그래야 범죄가 줄어들지 않을까요. 지금처럼 남자들이 강간을 하든 불법촬영을 하든 사정 다 봐주면서 벌을 약하게 주면 범죄는 계속 반복되고 반복되는것 같아요. 싸인이잖아요. 니네 여자 성폭행해도 되고 죽여도 돼~ 그래봤자 딱히 큰 벌 받지 않아~ 하는 싸인요. 미친 나라에요, 진짜. 미친 세상이에요. 그래서 고추 잘리는 영화가 더 많이 나와야 돼요. 함부로 고추를 보여주는 놈들도 다 잘라버리고 함부로 그걸 넣으려는 놈들 고추도 다 잘라버리고 믹서기에 넣고 갈아버려야 돼요. 그래서 변기에 넣고 돌려버리는거죠!!

독서괭 2021-06-18 10: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잭리처 진짜 ㅋㅋㅋ 작가의 판타지가 담긴 인물인가봐요. 숫자에도 능함.. / 재이슨 스태덤 잘 모르는데 사진 보니 잭리처랑 어울릴 것 같아요.
강간범들은 본인이 잘릴 위험에 처해서야 강간피해자의 공포에 공감할 수 있는 걸까요? 아니, 공감이 아니라 그냥 자기한테 감히 그랬다고 더 열받아서 복수하려고 할 것 같네요.. 아 근데 읽다보니 조두순 생각나서 슬퍼요 ㅜㅜ

다락방 2021-06-18 11:18   좋아요 1 | URL
근데 잭 리처 읽다보면 자기 달리기는 못한다고 했던 것 같아요. 달리기 매우 느리다고 ㅋㅋ 아 이것도 잘못된 정보면 어떡하지 ㅋㅋㅋ 아무튼 제가 또 잭 리처를 사려고 했거든요? 근데 잭 리처 사려고 책 넣었더니 제가 이미 산 책이라고 나와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집에서 찾아보자 했습니다.

저는 강간피해자의 공포에 공감한다기 보다는 자기 앞에 닥친 위험에 공포를 느꼈다고 생각하고요, 말씀하신대로 저렇게 어설프게 두려움을 주고 살려두면 복수를 할 것 같아요. 아오... 진짜 너무 싫으네요, 너무 ㅠㅠ

독서괭 2021-06-18 11:26   좋아요 1 | URL
아 달리기 못하는 건 맞아요 몸이 무거워서 느리다고 나오더라구요 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