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간을 살펴보다 '웬디 브라운'의 《남성됨과 정치》를 알게 되었다. '정희진'이 기획한 <메두사의 시선> 시리즈의 두번째 권이란다. 책 자체로도 흥미로우니 일단 알라딘의 책소개를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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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화학·여성학 연구자 정희진의 기획으로 선보이는 새로운 시리즈 '메두사의 시선' 2권. 흔히들 페미니즘 혹은 젠더 연구라고 하면 ‘여성 문제’를 다루는 것으로 생각한다. 웬디 브라운의 『남성됨과 정치』는 이 흔하디흔한 오해의 고백으로 시작된다. 그녀가 페미니즘의 관점으로 남성됨과 정치를 연구한다고 했을 때, 동료들은 정치에서의 여성이나 여성 정치사상가 같은 ‘여성 문제’를 다루리라고 짐작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오해 혹은 몰이해에 맞서 웬디 브라운은 페미니즘 지성사의 하나로 자신의 작업을 정초한다. 그녀는 페미니즘 연구의 첫 여정이 전통적 학문에서 여성을 지우거나 터무니없게 묘사하던 것을 기록하고 보여주는 데서 그 삭제와 묘사를 바로잡는 데로 이동하는 것이었다고 말한다. 그리고 두 번째 여정은 그렇게 여성을 복원해낸 관점으로 세계를 비판적으로 따져보면서 기존 담론, 규율, 제도, 실천의 젠더화된 특질을 분석하는 것이라고 밝힌다. 그녀가 남성됨과 정치를 다루는 것은 이 두 번째 여정 중 하나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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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를 살펴보니 '아렌트'의 이름이 보인다. 아, 너무 궁금하다. <메두사의 시선 2> 라고 하는데, 그렇다면 1이 뭐였지? 하고 살펴보니 내가 대출했다가 읽지 못하고 반납한 책, '베티 리어든'의 《성차별주의는 전쟁을 불러온다》였다. 당시 신간으로 나왔을 때 내가 울동네 도서관에 희망도서로 신청한 책이었고, 그렇게 도서관에서 구입해주어 빌려왔더랬다. 반납한 후 그 존재를 잊고 살았는데, 오, 이것도 꼭 읽어봐야겠다.


















그나저나 정희진의 기획이라니. 이 기획을 따라 읽는 것은 그 자체로 좋은 공부가 될 것 같다.

작가로 알려지는게 정희진 에게 어떤 의미일지 모르겠지만, 기획자라니, 그건 작가랑 다르게 확 멋있다. 작가 정희진도 멋지지만 기획자 정희진도 멋지달까.

정희진의 강연을 듣거나 책을 읽다보면 읽고 싶은 책이 쌓여가는데, 이렇게 기획으로 내주다니, 믿고 따라 읽어도 좋을거란 확신이 생긴다. 남성됨과 정치, 이번에 꼭 사야겠다. 방금 전에 책 한무더기의 주문을 마쳤지만 말이다.

















'리베카 솔닛'의 신간도 나왔다. 《해방자 신데렐라》라고 하는데 책소개를 읽어보니 그림도 들어있는 동화의 재해석쯤 되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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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사유와 매혹적인 글쓰기의 에세이스트 리베카 솔닛의 첫 픽션이자 그림책이 출간되었다. 신데렐라가 이룬 변신이 단순히 누더기 옷에서 드레스로의 변화, 왕자의 신붓감으로의 신분 상승이 아니라면? ‘신데렐라’에서 세상을 변화시키는 소녀의 변신에 관한 이야기를 발견해내는 새로운 동화다. 솔닛은 ‘해방자’라는 신데렐라의 새로운 얼굴을 찾아냄으로써 가부장적 서사의 대명사라 할 법한 옛이야기에 새로운 의미와 활기를 불어넣는 데 성공한다.

이 책은 ‘동화 다시 쓰기’ 실천의 탁월한 사례로, 젠더·인종·계급·문화적 차별과 소수자를 향한 편견을 담고 있는 많은 전래 동화에 대한 문제의식을 공유한다. 그러나 그렇게 개작된 이야기들이 오래 사랑받지는 못한 이유와 달리, 『해방자 신데렐라』는 ‘정치적 올바름’뿐 아니라 이야기책으로서 읽는 재미와 그림책으로서 보는 즐거움, 문학적 아름다움을 풍부하게 갖추고 있다.

이 책 속의 신데렐라는 자유와 독립(집 떠남)의 의미, 우정과 연대의 가치를 자연스럽게 체화하며, 나아가 모든 사람들이 자유롭게 자기가 될 수 있는 최상의 상태를 실현하도록 도와주는 해방자가 된다. 어떤 거리낌이나 죄책감 없이 마음껏 좋아할 수 있는 신데렐라 이야기가 새로 하나 생겨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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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베카 솔닛이라면 신간 소식 나올 때마다 설레어하며 구입하는 이름중 하나이긴 하지만, 그런데 이 책, 신데렐라의 재해석에 대해서는 책소개를 읽어본 바 막 흥미가 일지는 않는다. 읽어보면 좋을것 같기도 하면서 과연 좋을까? 하는 의심이 생겼달까. 신데렐라에 대해서라면 나는 얼마전 읽었던 '안지나'의 《어느 날 로맨스판타지를 읽기 시작했다》에서 언급된 부분이 아주 마음에 확 들어왔더랬다.
















신데렐라는 가부장의 보호를 잃고 가정 내에서 보호자에게 학대를 받는 상황이었다. 하룻밤 춤을 함께 췄을 뿐인 왕자가 나타나 그녀에게 공개적으로 구혼했을 때, 신데렐라는 과연 그 구혼을 거절할 수 있었을까? 애초에 『신데렐라는 신데렐라가 왕자를 어떻게생각하는지 묘사하지 않는다. 그녀가 가진 조건과 입장에서 볼 때 왕자의 구혼을 거절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으므로, 그를 어떻게 생각하든 상관없다는 듯이. 영리하게도 신데렐라는 성대한 결혼식으로 끝나며 신데렐라가 ‘영원히 행복하게 살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정말 그럴까? 신데렐라는 무엇을 기준으로 그녀의 행복을 말하고 있는가?


『신데렐라』가 우리에게 알려주는 것이라고는 젊고 아름다운 신데렐라가 멋진 왕자와 만나 결혼했다는 사실뿐인데 말이다.
이것은 우리 사회의 대중문화가 암묵적으로 젊고 아름답고 매력적‘이라는 조건 하에서 결혼을 통한 여성의 사회적 계급 이동을 인정하고 때로 열광하며 소비하지만, 결혼 이후의 삶에는 무관심한 것과 비슷하다. 일단 여성이스스로 결혼을 선택한 다음에 이어지는 부정적인 이야기는 듣고 싶어 하지 않는 것이다. 결혼을 선택한 것만으로가정 폭력이나 학대, 부당한 대우, 정신적인 괴롭힘을 받는 것에까지 동의했다는 듯이.


가부장의 보호를 잃고 보호자에게 학대받던 신데렐라가 과연 그 신분 외에는 아무것도 모르는 왕자와의 결혼역시 위험한 모험이라는 사실을 깨닫지 못했을까? 안다고해도 그녀의 입장에서는 선택의 여지가 없었을 것이다.
신데렐라 이야기는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여성들이잘 알고 있는, 하지만 좀처럼 크게 이야기하지는 않는 어떤 진실을 이야기한다. 위태로운 입장의 여성이 오직 불행한 가정에서 탈출하기 위해 선택하는 결혼은 도박에 가까운 모험인 것이다.
그리고 사실, 결혼 자체가 그렇다. -p.45-46

이제 우리는 모두 알고 있다. 아무도 신데렐라의 결혼식 다음 이야기를 궁금해하지 않듯이, 남성과의 낭만적 사랑은 아무것도 보장해주지 않는다는 사실을. 겨울왕국)에서 안나와 한스의 서사가 보여주듯이, 이제 아이들조차도 남녀 간의 낭만적 사랑이 모든 것을 해결해준다고 믿지않는다. 아리스티아가 회귀 후 황후가 아닌 자신의 삶을개척하려 했듯이, 나비에가 하인리에게 너무 의존하지 않으려 자신의 마음을 단속하려 했듯이, 이제 로맨스 판타지의 작가와 독자 모두 그 진실을 알고 있다. 황제 옆의 빛나는 듯이 보이는 자리는 기실 누가 앉아도 상관없으며, 아무것도 보장되지 않는 공허한 자리라는 것을.- P67




한편, 《낮술》이란 제목의 책이 나와 오옷 하며 장바구니에 넣었다.















'하라다 히카'라는 작가의 글인데, 크- 낮술이라니, 그것만으로 좋지 않은가. 그런데 이 소설속의 주인공은 낮술과 함께 먹는 음식 그리고 그 시간을 매우 소중히 여긴다는 느낌이다. 그리고 그것을 즐기고 소중히하는 거, 나는 정말 좋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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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라다 히카는 소설 『낮술』을 통해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일본 여성 작가다. 소설 『낮술』은 작가가 주로 다뤄온 직업, 여성, 음식이라는 세 가지 소재와 그녀의 작가적 강점이 전부 응집된 작품이다. 밤부터 다음날 아침까지 돌봄이 필요한 이들의 곁을 지켜주고 낮에 퇴근하는 이른바 ‘지킴이’ 일을 하는 삼십대 여성 쇼코. 하루 중 유일하게 제대로 된 끼니를 챙길 수 있는 점심에 맛있는 음식과 거기에 어울리는 술 한 잔을 곁들이는 행복으로 지친 몸과 마음을 채우며 살아가고 있다.

의뢰인이 사는 곳에 따라 매번 퇴근하고 점심을 먹는 지역이 다르고, 식당 외관이나 맛집 사이트에 의존해 메뉴를 고르지만 쇼코가 음식과 술을 즐기고 사랑하는 모습은 어느 미식가 부럽지 않다. 동네의 숨은 맛집을 발견하는 기쁨, 오감을 총동원해 한입 가득 먹는 음식, 꿀꺽꿀꺽 목구멍으로 넘어가며 그날의 피로까지 씻어주는 시원한 술 한 잔의 이야기를 읽다보면 어느새 읽는 이에게도 그 짜릿한 활력이 생생하게 전해진다.

음식과 낮술을 제대로 즐길 줄 알고 매일의 작은 행복을 소중히 여기는 쇼코에게도 사연이 있다. 그녀는 행복하지 못한 결혼생활 끝에 이혼하고 남편과 함께 살던 시부모의 집에 딸아이 아카리를 맡기고 나와 혼자 살고 있다. 경제적 기반을 다진 뒤 아이를 데려올 생각이지만 임신과 출산으로 경력이 단절된 그녀에게 요원한 일인 것만 같다. 그런 쇼코에게 술을 곁들인 점심은 암울한 하루하루를 버티게 해주는 한 끼인 동시에 작고 어두운 집에서 자신의 불행한 처지와 아이에 대한 그리움에 잠식당하지 않고 깊이 잠들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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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까? 괜히 샀다가 낮술만 마시게 되는거 아닐까?

나는 낮술이란 제목에 끌려 이런 책도 책장에 꽂아둔 사람이다. 물론, 아직 읽지 않았지만.




















그리고,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 검색했다.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 제대로된 책을 읽고싶어서. 힐러리 클린턴이 너무 궁금해져서. 그런데 검색해보니 내가 읽고싶어하는 거라고는 '강준만'의 책, 단 한권이었다.

















강준만 이라는 이름에 부제가 페미니즘과 문화전쟁이다. 아, 재미있을 것 같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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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러리의 당선이 가시화되고 있는 지금, 강준만 교수가 주목한 ‘힐러리학’은 ‘페미니즘과 문화전쟁’이다. 그간 미국에서 문화전쟁은 주로 좌우 이념적 차이 중심으로 다루어져왔지만, 강준만 교수는 그 의미를 확장시켜 힐러리가 투쟁해온 문화전쟁의 전선은 모두 5개였다는 논지를 편다.

첫째, 진보-보수 갈등의 이념 전선이다. 둘째, 남녀차별을 넘어서려는 페미니즘 전선이다. 셋째, 매우 강한 권력의지 또는 권력욕을 충족시키려는 권력 전선이다. 넷째, 자신을 아웃사이더로 간주해 좌우를 막론하고 기득권 체제에 도전한다고 믿음으로써 독선을 정당화하는 소통 전선이다. 다섯째, 고위 공직자로서 공적 봉사와 자신의 ‘리무진 리버럴’ 행태 사이에 아무런 갈등이 없다고 믿는 위선 전선이다.

강준만 교수는 이 모든 전선이 상호연결되어 있는 동시에 페미니즘과 관련되어 있다고 말한다. 1990년대에 수많은 대학에서 페미니즘의 관점에서 팝스타 마돈나를 다룬 대중문화 강좌가 열리고 마돈나를 주제로 한 논문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마돈나학’이 정립되었듯이, ‘힐러리학’은 그 이상의 가치가 있으며 ‘힐러리학’의 핵심은 그녀의 페미니즘과 그에 따른 문화전쟁이라는 게 강준만 교수의 논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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갑자기 힐러리 클린턴이 궁금해진 건, 최근에 읽고 있는 '글로리아 스타이넘'의 에세이, 《길 위의 인생》때문이다. 이 책에서 글로리아 스타이넘이 힐러리를 지지하는 이유와 힐러리에 대한 세상의 여성혐오를 읽었기 때문이다.

















나는 힐러리 클린턴을 모두 아는 대로, 좋은 시절과 나쁜 시절을 겪은 공인으로, 우리 삶의 일부, 심지어 우리 꿈의 일부가 된 사람으로 알았다. 언젠가 뉴욕 시티 조찬 모임이 있던 호텔 연회실에서 1천 명의 여성들에게 힐러리를 소개한 적이 있다. 그녀가 연설하는 동안 그 뒤에 서 있던 나는 연설문을 세심하게 배열한 백악관 서류철이 연설대 위에 놓여 있는데 그녀가 원고를 읽지 않는다는 걸 알아차렸다. 대신에 앞에서 말하는 사람들에게 응답하고, 청중석에 보이는 활동가들과 지도자들에게 직접 말을 건네며,
그들의 일을 국내외적인 맥락으로 설명하고 있었다. 이 모든 것이대단히 명확하고 우아한 문장들로 이루어져 어느 누구도 힐러리가 미리 쓴 것이 아니라고는 짐작할 수 없을 정도였다. 그것은 즉석에서 만들어진 역작으로, 그때까지 들었던 연설 중에 최고였다.
그러나 내가 정말로 확신하게 된 것은 이브 엔슬러의 연극 〈필요한 목표들 Necessary Targets) 공연이 끝난 뒤 힐러리의 발언을 경청했을 때였다. 그 작품은 전 유고슬라비아 민족 내전에서 말할 수없는 고통과 모욕과 고문을 견뎌낸 여성들을 치료하기 위해 세운수용소 여성들의 인터뷰를 가지고 만들었다. 가슴이 찢어지는 공포담을 막 듣고 난 청중 앞에서 발언하기란 누구에게도 불가능해보였고, 게다가 힐러리는 이런 대량 학살을 중단시키는 데 더디다고 비판받던 클린턴 행정부를 대표하는 짐까지 지고 있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조용히 일어나, 뭔가 준비할 수조차 없었던 상황에서 차분하게 이야기를 시작했다. 고통에 대해서, 고통의 목격자가 된다는 것의 중요성에 대해서. 가장 결정적인 것은 이 나라가 내전 개입에 더디다는 사실을 인정한 것이었다. 다시 자리에앉을 때쯤 이미 그녀는 청중을 하나로 화합했고 우리 모두가 통하는 모임의 장으로 만들었다. 단순한 진실을 공유한 것이다.
-p.243-244




유권자들이 무엇을 따르는지 보여줌으로써, 길은 나를 다시 한 번교육시켰다. 나는 여성 대통령에 대한 기다림이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오래되었으리라고 생각하기 시작했다. 공항 선물가게에서힐러리 클린턴처럼 생긴 호두까기가 선거철 소품으로 팔렸다. 다리가 손잡이였고, 가랑이가 호두를 깨는 자리였다. 워싱턴 D.C. 공항의 한 판매원에게 항의하는 사람이 있는지 물었더니, 그녀는 몇사람 있었고 그래도 판매는 잘된다고 했다. 혹시 남성 후보자를가지고 만든 비슷한 호두까기가 있냐고 물었더니, "당연히 없죠."
라고 답했다.

나는 MSNBC 정치 분석가 터커 칼슨이 힐러리 클린턴에 대해말하는 것을 보았다. "나는 힐러리가 텔레비전에 나오면 나도 모르게 다리를 꼬게 된다고 자주 말했습니다." 나는 생각했다. 그 호두까기가 잘 팔리는 게 놀랄 일도 아니다. 역시 MSNBC에서 크리스매튜즈는 이렇게 공표했다. "잊지 맙시다. 단도직입적으로 말하겠습니다. 힐러리 클린턴이 연방 상원의원이 된 이유, 대통령 후보가 된 이유, 어쩌면 대표 주자가 될지도 모르는 이유는 남편이 빈둥거려서입니다. 그래서 뉴욕 상원의원이 된 겁니다. 우리는 그걸잊어버리고 있었습니다. 그녀는 자기 능력으로 이긴 게 아니었습니다.
《워싱턴 포스트》의 한 여성 기자는 힐러리의 정장 상의가 가슴골을 약간 드러냈다면서 그것을 "도발"이라고 불렀다. 그런 혐의는 존 F. 케네디는 오바마는 남성 대선 후보들이 수영복 차림으로바닷가에서 사진 찍혔을 때엔 동일하게 적용되지 않았다. 러시 림보는 힐러리에 대해 다음과 같이 질문했다. "이 나라가 매일 한 여자가 늙어가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할까요?" 다른 폭스 뉴스Fox News분석가에 따르면 "저것이 경험의 얼굴이라면, 많은 무소속 유권자들을 겁주어 쫓아버릴 것입니다." CNN 여성 통신원들은 카메라앞에 설 때 바지 정장을 입지 말라는 지시를 받았는데, 너무 힐러리처럼 보일지 모른다는 게 이유였다. -p.254-255



그리고 이 책도 사려고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다.

'카리나 사인사 보르고'의 《스페인 여자의 딸》
















베네수엘라가 배경인 소설인데 내가 그간 읽었던 베네수엘라 관련 책이 뭐가 있던가? 생각도 안난다. 아아, 내가 모르는 것은 세상에 얼마나 많이 있는 것인가. 내가 읽지 못한 것은 또 얼마나 많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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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간 전 원고 상태의 생애 첫 소설이 독일 프랑크푸르트 국제도서전에서 주목받아 전 세계 22개국으로 판권이 팔린, 스페인어권 문학 사상 전례 없는 주목을 받은 작가, 카리나 사인스 보르고의 데뷔작으로, 1980년대 중반 국제 유가 폭락으로 인한 경제 공황 이후 현재 베네수엘라의 참상을 충격적으로 그려냈다.

현재까지 전 세계 26개국 언어로 출간 또는 번역 중이며, 영화 판권 역시 팔린 상태다. 국제문학상과 〈마담 피가로〉 선정 그랑프리드레로인상을 수상했으며, NPR·〈타임〉 올해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었고, 스톡홀름 문화의 집 문학상, 리베라토르상, 더블린 문학상 후보에 오른 만큼 세계적으로 문학적 가치를 인정받은 수작이다.

1980년대 중반 국제 유가 폭락으로 인한 경제 공황, 이를 극복하고자 했으나 막대한 오일머니를 바탕으로 포퓰리즘 정책을 펼쳤던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의 사망, 2014년 국제 유가 폭락 등등 이후 경제가 걷잡을 수 없이 완전히 무너진 베네수엘라는 천문학적 하이퍼인플레이션에 시달렸고, 전 세계 살인율 1위를 기록했으며, 전 국민의 평균 몸무게가 10킬로 이상 감소할 만큼 식량을 구하기 어려울 정도로 심각한 경제난과 큰 사회 혼란을 겪었다.

《스페인 여자의 딸》은 이러한 심각한 경제 위기 속에 잔혹한 폭력이 일상이 되어버린 베네수엘라의 수도 카라카스를 배경으로, 삼십대 후반의 여성 아델라이다 팔콘이 감내해야 했던, 결코 평범하지 않은 삶을 그린다. 유일한 가족이었던 어머니의 장례식을 치르고 돌아와보니 아델라이다의 아파트는 ‘보안관’과 일당들에게 점령당한 뒤다. 이들은 공포 정치를 자행하고 있는 정부에 헌신하는 대가로 막강한 권력과 부당한 이득을 챙기는 자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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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외에 장바구니에 넣어둔 책은 다음과 같다.



얼마전 재미있게 읽었던 《호프만의 허기》 '레온 드 빈터'의 다른 책을 찾았는데 이것 뿐이더라. 읽어봐야지.














'한스 카롯사'의 《아름다운 유혹의 시절》

책소개 보고 너무 읽고 싶어졌는데, 그래서 사려고 하는데.. 표지가 어째서 이렇게나 구시대적이란 말인가... 누가 보면 헌책방에서 몇십년 전 책 사는건줄 알 것 같다.

범우 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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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유혹의 시절>은 독일작가 카로사가 고향을 떠나 수줍고 순박스러운 젊은이로서 대도시 뮌헨에 도착하여 의학을 공부하는 날로부터 시작해서 그 시절 자신과 스쳐 지나간 여러 여인들과의 사랑과 좌절을 그렸다. 여기에는 고명한 여러 교수들과 그들의 강의에서 얻는 새롭고 외경에 찬 학문의 세계, 그리고 그가 밤새워 읽었던 고전과 당대의 명저와 시인들의 사상, 거기에서 얻은 정신적인 자양분이 젊은이의 영혼에 투영되어 있다. 그리하여 마침내는 질서와 사랑이 평형을 이루는 좌표를 구해내게 되는 과정을 차원 높은 관조자의 입장으로 보여 주고 있다. 여기에는 괴테적인 고전의 세계가 있고 데멜이 그려 보였던 격정의 소용돌이가 있으며 엄밀하고 냉철한 자연과학의 법칙이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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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78년 첫 출간 당시 페미니즘 진영에 엄청난 도발을 일으킨 여성주의노동 연구서의 고전. 임노동과 여성해방의 관계를 추적한 이 책의 문제의식은 더 이상 ‘새롭지’ 않지만, 이 책의 통찰은 이후 연구의 출발점을 제공했다. 18~20세기 프랑스·영국 연구라는 시대적·지역적 한계에도 불구하고, 이 책의 통찰은 현재적이다.

저자들은 역사와 문화에 따라 여성은 다르게 규정되며, 여성에 대한 보편적이고 동질적인 사회학적 범주는 없지만, 이 책이 검토하는 시기에 걸친 한 가지 공통점이 있다고 지적한다. 즉, 여성은 언제나 ‘남성’과의 관계 속에서 정의되고, 여성이 적어도 두 가지 역할, 즉 생물학적 역할과 경제적 역할을 한다고 여겨짐으로써 여성은 가치가 낮은 노동자가 되고 임금도 적게 받으며, 그 결과 가족 부양에 더욱 의존하게 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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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백인은 인종주의에 대해 이야기하기를 그토록 어려워할까? 미국에서 20년 넘게 인종 다양성 훈련사로 활동해온 로빈 디앤젤로는, 백인이 사회화를 통해 스스로도 모르게 백인 우월주의를 깊이 내면화하여 인종 문제와 관련한 불편함을 견디는 능력이 부족해진다고 진단한다. 그리하여 인종적 세계관에 대한 도전을 ‘선량하고 도덕적인 사람들’이라는 백인 자신의 정체성에 대한 도전으로 간주한다.

‘백인의 취약성(White Fragility)’은 이렇게 디앤젤로가 수많은 강의와 훈련 등을 통해 체득하고 숙고해 고안한 개념으로, 옥스퍼드사전에서 ‘2017년 올해의 단어’로도 선정되었다. 2018년 미국에서 출간된 이 책은 2년 넘게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자리하고 있다. 특히 2020년 조지 플로이드 과잉진압 사망 사건 이후 인종주의 논쟁의 중심에 서며 아마존,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를 기록했는데, 백인들에게 ‘별점 테러’를 당하면서 백인의 취약성을 역설적으로 증명해내기도 했다.

이는 비단 미국 백인과 인종만의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에서도 다양한 ‘XX의 취약성’ 양상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차별적 구조 안에서는 평범하고 선량하게 살아갈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특권일 수 있다. 인종주의와 무관하다고 느껴지더라도 이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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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또 뭐야~


















아무튼 방금전에 지른 책들중에는 이 책들이 없으므로 이 책들을 장바구니에 넣고 다시 한 번 질러야하게 생겼다.

인생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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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1-06-17 14:5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아까 주문한 거에 스페인 여자의 딸 있네. 제기랄 -.-

잠자냥 2021-06-17 15:31   좋아요 2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1-06-17 15:38   좋아요 2 | URL
어쨌든 확인하고 안지른 걸 질렀습니다. 아마도 ( “)

새파랑 2021-06-17 17: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낮술이 눈에 확 들어오네요 ㅎㅎ

다락방 2021-06-17 20:48   좋아요 2 | URL
낮술 너무 좋아요 🥰

syo 2021-06-17 19:1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낮술 꽂아놓는다고 낮술만 마시게 되는 그런 구조라면 나는 <워렌 버핏> 꽂아 놓을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공쟝쟝 2021-06-18 00:05   좋아요 1 | URL
투자계의 큰손 하게요? ㅋㅋㅋ 그럼 나도 ㅋㅋ 워렌 버핏ㅋㅋㅋㅋ

다락방 2021-06-18 11:15   좋아요 1 | URL
워렌 버핏 꽂아놓고 대부자 되어서 친하게 지냅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도 재벌 친구 좀 갖자, 쫌!!!

공쟝쟝 2021-06-18 00:0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진짜 세상에 책은 왜 이렇게 많은 거야.... ㅜㅜ 너무해...ㅜㅜ

다락방 2021-06-18 11:15   좋아요 1 | URL
이미 책이 많은데 계속 새로 나와요. 미치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좋으면서 싫어요 ㅋㅋㅋㅋㅋㅋㅋ

2021-06-18 00:5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6-18 11: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06-18 11:29   URL
비밀 댓글입니다.

수이 2021-06-18 09:5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름다운 유혹의 시절 살포시 담아갑니다.

다락방 2021-06-18 11:16   좋아요 1 | URL
오오 저 아직 저 책을 읽어보진 않았지만 수연님 저 책 읽으시면 엄청 아름다운 리뷰 나올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