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인스타에서 친구가 앱(Voila Al Artist)을 이용해 자신의 사진 올린 거 보고 재미있어 보여서 나도 따라해봤다. ㅋㅋㅋㅋ
같은 사진인데 이렇게 세 종류의 얼굴로 나오다니!

이거 너무 디즈니 캐릭터 같은데 내가 보기에는 전혀 나를 안닮았다.
그리고 두번째 사진

이건 친구가 나 제일 닮았다고 했는데 내가 보기엔 이것도 좀... ㅋㅋㅋㅋㅋㅋㅋ 웃겨 ㅋㅋ 근데 나 한쪽 눈에만 쌍커풀 있는데 이 사진은 그걸 제일 잘 표현해준 것 같다.
그리고 마지막 사진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거 뭐 르네상스 시대 버전이랬나. 이거 보자마자 너무 웃겨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저 찐한 쌍커풀 왜 만들어준건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웃기고 너무 인위적인데 보고 있으니까 너무 좋아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렇게 되고 싶다. 이 사진 보면서 쌍커풀 수술할까? 고민중임 ㅋㅋㅋㅋㅋㅋㅋㅋㅋ저렇게 찐한 쌍커풀 있으면 저런 분위기 나오나? 뭔가 분위기가 우아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음에 드는데? ㅋㅋㅋㅋㅋㅋㅋㅋ
사진은 2017년에 찍은 사진을 사용했다. 지금 찍을랬더니 지금 너무 엉망진창이라서 ㅋㅋㅋㅋㅋㅋㅋㅋ 얼마전에 '너는 남들 눈 신경 안쓰잖아' 라는 말을 들었는데 그게 칭찬인지 욕인지 모르겠다. 뉘앙스 처음에 들었을 때는 칭찬 같았는데 곰곰 생각해보니 욕인가.. 싶고. 왜냐하면 그 말을 한 당사자는 머리부터 발끝까지 엄청 꾸미고 다니는 사람이라, 나를 보고 그렇게 말한 건 칭찬보다 욕이 아니었을까... 여튼 그렇다.
예전에는 지하철이나 버스를 탈 때 얼른 타서 다다다닥 자리 맡은 나이 지긋한 여성분들을 볼 때, 나도 나이 들면 저렇게 될까? 저분들도 젊을 땐 저럴거라고 생각 안했겠지? 생각한 적이 있다. 지하철에서 나이 좀 있는 여성분들이 처음본 사이인데 대화를 시작하시는 걸 봐도 참 신기하다고 생각하곤 햇었다. 금세 친구가 된달까. 나도 나이 들면 저렇게 될까? 막 처음 보는 사람들하고 대화하고 그렇게 될까? 했던 거다. 그런데!!
그렇게 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그렇게 됐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것은 노화의 자연스런 과정인 것이다. 그러니까 어제.
엄마가 코로나 백신을 맞으셨고 괜찮냐 여쭈니 괜찮다시며 치킨을 먹고싶다 하시는거다. 그래 치킨 먹자, 하고 가다가 치즈전문점에서 엄마 드리려고 녹차 크림치즈 롤케익을 샀단 말이야? 근데 이거 포장해주세요, 하고 계산하는데 포장해주시면서 사장님이 스트링 치즈 하나를 서비스로 주시는거다.
"이거 서비스에요. 드시고 또 오세요."
그러니까 예전의 나는 "감사합니다" 하고 끝내고 말았을텐데, 아니 글쎄 어제는, 내가 나에게 닥치라고 계속 말하는데도, 이런거다.
"감사해요. 오늘 와인 마실 때 안주로 먹어야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왜 갑자기 말 많아지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처음 보는 사장님께 왜 말 많아지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 요즘에 이걸 너무 자주 느낀다. 식당 혼자 들어갔다 나올 때 사장님들하고 막 한마디 더 하고 그래. 왜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나한테 '하지마, 닥쳐' 라고 말하는데 그래도 내 입은 막 말하고 있어. 내 손은 글 쓸 때 나의 뇌와 따로 놀더니 내 입은 말할 때 또 내 뇌와 따로 논다. 아니 왜 말 많아지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것이 바로 나이들어가면서 생기는 자연스런 현상인가.
몇해전에 기차를 타고 지방으로 움직이던 중에 옆자리에 나이든 여성분이 앉았던 적이 있었다. 그 분은 가방에서 주섬주섬 뭔가를 꺼내시더니 내게 내미시며 먹어요, 하셨더랬다. 보니까 깎아서 썰은 감이었다. 나는 감을 원래 좋아하질 않아서 잘 안먹는데 막상 그렇게 주시는 감을 '전 감 안먹어요' 하고 내칠 수가 없어서 감사합니다, 하고 받아서 먹었던 적이 있다. 근데 오오 너무 맛있는거다. 요즘 그 때가 너무 생각난다. 나는 이제 옆자리의 사람에게 감을 내미는 사람이 될 것 같은 거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생전 처음 봤지만 함께 먹어요, 하는 그런 사람이 될 것 같아. 제발 닥쳐라 닥쳐 하지만 나는 어느틈에 또 막 말을 하고 있는 그런 사람으로 늙어가고 있는 것 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오늘 점심에 식당 가서 먹고 나올 때는 차분하게 계산만 하고 나와야지.
너무 혼자 먹고 다녀서 나 좀 대화가 필요했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암튼 나 웃김. 내가 나한테 닥치라고 말하는 걸 안들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점심에는 곤드레밥에 김치찌개 먹어야겠다.
곤드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