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자기 전에 잠깐 북플에 들어왔다가 여러분들이 3월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 도서 완독하고 감상을 올리신 걸 보게 됐다. 어렵지만 좋았다는 평들을 보면서, 이걸 어떻게든 3월 내에 올리려고 했던 여러분들 생각나 너무 귀여움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그 평들에는 이 책을 함께 읽어온 다른 분들의 댓글도 달렸다. 이 책 때문에 그동안 봐왔던 드라마나 영화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됐다, 부터 시작해서 앞으로 어떤 관점을 또 추가하게 됐는지까지. 함께 읽으면서 감상을 공유하는 걸 보는데 왜이렇게 가슴이 웅장해지는지.. 묵직한 기분으로 잠이 들었다. 이 자리를 빌어, 여성주의 책 같이읽기에 함께 해주시는 분들, 정말 감사합니다!! 여러분들 덕분에 제가 계속 할 수 있습니다. 어휴 이 웅장한 분들. 감사해요!! 아직 완독하지 못하신 분들도, 힘내요! 빠샤!!
자, 그러면 산 책들에 대한 얘기를 해보자. (네?)
책 안산다고 한 지 일주일 되었나, 후훗. 며칠간 책 구매 욕망이 생기질 않아서 후훗, 이대로 올해 성!공! 하다가 어느 하루 미쳐가지고 막 주문을 넣었다. 집에 가니 박스 두개 봉투 두개가 와잇었는데, 내가 뭘 샀는지도 기억 못하면서 대략 7-8권 샀나보다 하고 있었고, 그러다 다음날 박스 하나 더 도착한 거 보고 '넌 도대체 뭐지?' 하면서 뜯었더니 책 두 권이 더 나와서.. 총 열 권을 샀다는 걸 알게 됐을때의 그 미친 기분.... 여러분 알아욤??

《레티시아》책 받고 깜짝 놀랐다. 오른쪾 하단에 저 검정색 세모 부분은 실제 책에서 없는 부분이다. 그러니까 책이 사각형이 아니라 오각형인 셈. 딱히 좋진 않았는데 아마 책을 읽어보면 그렇게 디자인 한 이유를 알게 되지 않을까 싶다.
이 책의 부제가 검열의 나라에서 페미니스트로 살아간다고 되어있길래, 중국에서 페미니스트로 산다는 건 어떤걸까, 싶어서 주문했다. 일전에 중국에 여행갔을 때 SNS 사용이 자유롭지 못했고 게다가 나는 입국 심사시 별도로 불려가기도 해서 ㅠㅠ 다시 중국방문의 의사가 없어졌더랬다. 중국에서 페미니스트로 살아가는 사람, 게다가 부제에 '검열'이 들어가는데, 그렇다면 이 책을 내기까지도 힘들지 않았을까, 응원하자, 하는 마음에 샀는데, 받아보고 후회했다. 책 뒷표지에 보니, 이렇게 써있는 거다.

BDSM, 폴리아모리, 세대 간 연애.. 모든 사랑의 형태를 긍정.. 이라고 하는데 그냥 이 책에 대한 호감이 한순간에 사라져버렸다. 내가 읽고 좋아할 책이 아닌 것 같아서 그럼 그냥 바로 중고등록 해버릴까 망설이다가 일단 그냥 뒀다. 어쩌면 내 생각을 바꿔주는 책읽기가 될 수도 있겠지. 언제 읽을지 모르겠지만 일단 갖고 있자. 확실히 내 취향이 아닐 것 같지만, 이런 생각이 틀렸을 수도 있겠지. 아 그렇지만 만약 저 구절을 책을 사기전에 보았다면 나는 이 책을 결코 사지 않았을 것임은 확실하다.
아직 읽어보지 않았지만 《예일은 여자가 필요해》가 너무 기대된다. 브리저튼 시리즈 생각나는 제목인데, 이건 읽으면서 페이퍼를 쓰도록 하겠다. 언제 읽을지는 모르지만. 그런데 내가 박스를 뜯고 놀란게, 《아마도 올해의 가장 명랑한 페미니즘 이야기》.. 때문이다. 내가 이걸 왜 샀지? 내가 안읽을 것 같은 제목인데, 그래서 처음 나왔을 때도 무시하고 안사고 있었는데, 왜 뒤늦게야 이걸 샀지? 아 도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걸 산거야.. 하다가, 괜히 샀을 리가 없다, 읽고 싶게한 무언가가 있었을 것이다, 라고 나를 합리화하는 중이다. 쩝... 삶은 합리화의 연속이여....
《2년 8개월 28일 밤》은 리뷰가 다 재미있다고 해서 샀고, 대선 후에 얼마간 의기소침했다가 정치를 더 공부해보자 싶어서 《여성, 정치를 하다》도 샀다.
문제는, 이렇게 잔뜩 사서 쌓아놓고 미쳤어, 안산다고 한 지 며칠이나 됐다고 흑흑 ㅠㅠ 이러고 또 그대로 책상 위에 갖다두고, 그러면서 장바구니에 또 책을 담고 있다는 거다. 시사인 보다가 담고, 알라딘에서 다른 분들의 리뷰나 구매내역 보다가 담고... 도대체 어떻게 하면 장바구니에 책을 담지 않을 수 있는걸까. 일단 지금 담긴 책들은 4월 급여날까지는 견뎌보자고 마음 먹고 있다. 나란 여자, 의지가 코딱지만해.. ㅠㅠ
그럼 여러분,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