표지 너무 예쁘지 않나요.. 너무 예쁘다. 뇌과학 관련 책 몇 권 사두고서는 뭘 먼저 읽을까 하다가 이 책이 제일 예뻐서 이 책으로 시작했는데, 한 권만 읽어서는 무슨 말인지 알 수 없겠다는 결론을 내리게됐다. 그래도 이 책을 읽으니 '촉은 사이언스'라는게 사실임을 알겠더라. 우리가 왜 그렇게 느끼느냐? 살아야 하기 때문이다. 살아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느낀다. 브라보!
이해하기 위해 밑줄 박박 그으면서 읽다가 그 무엇보다 이해가 안되는 바이러스를 만나게 된다. 바이러스, 너는 살아있는 게 아니야??
바이러스는 살아 있는 유기체가 아니다. 그렇다면 왜 우리는 바이러스를 죽인다고 말할까? 생물계 전체에서 바이러스는 어디에 위치하는 것일까? 바이러스는 진화 과정에서 어떤 부분을 차지할까? 바이러스는 왜 그리고 어떻게 살아 있는 생명체에 해를 끼치는 것일까? 이런 의문들에 대한 대답은 대부분 불확실하고 모호하다. 바이러스가 인간에게 주는 고통이 얼마나 큰지 생각한다면 이 의문들에 대해 인간들이 얻어낸 답이 이런 수준밖에 안 된다는 사실이 놀라울 뿐이다.
그렇다면 바이러스와 박테리아를 비교해보자. 바이러스에는 에너지 대사 과정이 없는 반면, 박테리아에는 있다. 바이러스는 에너지나 폐기물을 생산하지 않지만, 박테리아는 생산한다. 바이러스는 운동을 일으킬 수 없다. 바이러스는 DNA나 RNA 같은 핵산과 특정 단백질의 혼합물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바이러스는 스스로 번식할 수 없지만, 살아 있는 생명체에 침투해 그 생명체의 생명 시스템을 장악하고 증식한다. 간단히 말하자면, 바이러스는 살아 있지 않지만, 살아 있는 생명체에 기생해 ‘유사‘ 생명을 유지한다. 이 과정에서 바이러스는 자신의 모호한 존재를 가능하게 하는 생명체를 파괴하고, ‘자신의 핵산을 만들어 퍼뜨린다. 이쯤 되면, 살아 있는 생명체가 아님에도 불구하고 바이러스에게는 박테리아를 포함한모든 살아 있는 생명체에 생기를 부여하는 비명시적 지능의 일부가 있다고 말할 수밖에 없다. 바이러스는 자신이 활동하기에 적합한 생명체에 침투했을 때만 숨겨진 능력이 나타나는 존재인 것이다. - P43~44
이제 복잡한 문제가 하나 남아 있다. 생명이 없는 기과한 혼합물인 바이러스의 지능 문제다. 바이러스는 자신이 활동하기에 적합한 생명체 안으로 침투했을 때도 ‘살아 있지 않은 상태를 유지하지만, 영속성의 측면에서 보면 매우 지능적으로 ‘행동한다. 앞에서도 언급했지만, 이 상황은 우리가 받아들이기에 매우 역설적이고 곤혹스러운 상황이다. 바이러스는 생명을 만들어낼 수 있는 자신의 내용물, 즉 핵산을 확산시킬 정도로 지능적으로 행동하지만, 살아 있지는 않은 어떤것이기 때문이다. - P63
나는 너무나 혼란스럽다. 다마지오가 언급한대로 곤혹스럽다. 살아있지 않은데 어떻게 다른 생명의 몸에 침투해 그 시스템을 장악한다는 것인가. 어떻게 다른 생명체를 파괴하지? 나는 이를 이해하기 위해 바이러스는 그럼 무엇과 같은가, 생각해보고 있다. 먼지? 가시? 그러니까 가시는 생명이 없지만 목에 걸리면 아프잖아? 뭐 그런 거랑 비슷한건가? 그런데 증식한다며. 가시는 증식하지 않잖아. 먼지도 콧구멍에 들어가면 재채기를 불러일으키지만 그 먼지가 증식하진 않잖아? 그렇다면 도대체 뭐지. 이것 살아있지 않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인가.. 나는 너무 대혼란에 갇혀서 생물교사인 여동생에게 책의 본문을 사진 찍어 보냈다. 여동생은 그렇다고 바이러스는 살아있는 게 아니라고 말하면서 '바이러스는 최초의 생명체이다' 라는 말이 그래서 성립이 안되는 말이라고 해줬다. 바이러스가 존재한다면 이미 생명체가 있다는 거니까. 내가 하도 못알아먹으니 여동생이 전화해서 설명해주겠다고 하는데 내가 지금은 전화 받기 곤란하니 나중에 듣겠다고 했다. 그런데 여동생이 내가 고등학교때 이걸 배웠다는게 아닌가!!! 무슨 소리야 안배웠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고 여동생은 언니 교과과정에 고1때 있었다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냥 기억을 못하는거라고 ㅋㅋㅋㅋㅋㅋ 아니야, 그럴 리 없어! 이러는데 남동생이 '난 배운 거 기억나' 이러는거다. 그래서 내가 '뻥치지마!' 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넘나 대혼란의 도가니. 살아있지 않은데 생명체에 들어가서 파괴하고 증식한다니. 그런데 살아있는 게 아니라니. 바이러스, 너는.. 뭐니? 바이러스를 알고 싶다. 바이러스를 이해하고 싶다. 바이러스야, 내가 너를 이해하고 싶어. 알고 싶다... 나는 너를 모르는 채로 늘 예방접종을 해왔네... 바이러스야, 내가 너를 알기 위해, 이해하기 위해 이제부터 노력해볼까 해. 내 시간의 일부를 떼어내어 바이러스를 이해하는데 쓰겠다!!! 내가 바이러스를 이해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얼마나 될 것인가. 아, 바이러스 대혼란이 찾아온다. 대혼란의 바이러스...
너 딱 기다려, 내가 너 이해하는 그날이 올 때까지!!
다마지오의 뇌과학은 느낌으로 시작하여 앎으로 향하고 있다. 다마지오는 안와전전두엽에 종양이 생긴 환자를 관찰하면서 감정이 거의 사라진 사람은 생존에 중요한 판단력이흐려짐을 알게 된다. 올바른 선택을 하는 판단력은 이성이 아니라 감정에서 생긴다는 결론에 도달한다. - P15
지능은 생존 투쟁 과정에서 부딪히는 문제들을 성공적으로 해결하는 능력을 뜻한다. - P59
느낌은 생명체에게 자신만의 삶을 경험하도록 해준다. 특히 느낌은 그 느낌의 주인인 유기체에게 그 유기체가 얼마나성공적으로 살고 있는지에 대한 상대적인 평가를 할 수 있게해준다. 유기체가 스스로의 삶이 쾌적한지 불쾌한지, 가벼운지 집중적인지 등의 삶의 질에 대해 자연스럽게 등급을 매길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이는 ‘존재’ 단계에 머무는 유기체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새롭고 가치 있는 정보다. - P52
신경계는 복잡한 운동을 가능하게 만들고, 궁극적으로는진짜 새로운 것이 시작되도록 만든다. 바로 마음이다. - P52
마취제가 목표로 하는 것은 정확하게 마음이 아니지만, 감각이 차단되면 마음은 더 이상 존재할 수 없다. 또한 마취제는 의식의와해를 목표로 하지도 않는다. 뒤에서 설명하겠지만, 의식은마음의 특정한 상태이므로 마음이 없으면 의식도 나타날 수없기 때문이다. - P68
이런느낌들은 중요한 지식을 운반하고, 그 지식을 마음의 흐름 안에 확실하게 심는다. 그 지식이란 다음과 같다. 근육이 긴장했는가, 이완했는가? 위가 가득 찼는가, 비었는가? 심장이 규칙적으로 문제없이 뛰고 있는가, 불규칙하게 뛰고 있는가? 호흡이 쉬운가, 힘든가? 어깨에 통증이 있는가? 우리는 느낌의도움으로 이런 다양한 상태에 대해 알게 되며, 그 정보는 다음 단계의 삶을 통제하는 데 소중한 역할을 한다. 그렇다면우리는 이런 지식을 어떻게 얻을까? 외부 세계의 사물들에대해 느끼는‘ 것과 단순히 ‘지각하는 것은 어떻게 다를까? 우리가 단순히 어떤 것을 지각하는 수준을 넘어서 느끼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할까? - P97
때로는 대중의 지혜가 정교한 과학보다 낫다. 남자의 느낌은 순전히 마음속에서 일어난 것이 아니었다. 그 느낌은 마음과 몸이 혼합돼 만들어진 것이고, 마음에서 몸으로, 다시 몸에서 마음으로 끊임없이 이동하는 느낌이며, 마음의 평화를깨는 느낌이며, 이 노래와 이 장의 주제를 담은 느낌이다. 여기서 내가 덧붙일 말은 느낌의 힘은 의식 있는 마음 안에 존재한다는 사실에서 비롯된다는 것이다. 엄밀하게 말하자면, 우리가 느끼는 것은 마음에 의식이 있기 때문이며, 우리에게의식이 있는 것은 느낌이 있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말장난이 아니다. 나는 겉으로는 모순적으로 보이지만, 사실은 매우 실제적인 사실을 말하고 있다. 느낌은 의식이라는 모험의시작이었고, 지금도 그렇다. - P1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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