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인티제 알라디너 님의 깔끔하고 아름다운 책장 사진을 보고 정말이지 감탄에 감탄을 하였다. 사실 나는 내가 ESFP 라서 이런 책장을 가지게 된거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내가 이런 사람이라서 ESFP 라고 생각하지도 않고, 나는 그냥 이런 사람인데, 정리정돈에 재능이 없는 사람인데, 그런데 어쨌든 나는 ESFP 이고.. 그러니까 정리하자면 내가 이러는 것이 MBTI 랑 무슨 상관이냐.. 라고 생각하긴 하지만(별로 관심 없는 편 ㅋㅋㅋㅋㅋ), 어쨌든 나는 선생님께 정식으로 검사 받았을 때 ESFP 나온 사람이고 지금 나의 책장은 이모양이다.
사실 여기는 <토지> 책장이었고, 저 책들이 쌓이 뒤로 두 권, 노랑색의 토지 책등이 보이시나요... 나란히 토지가 꽂힌 아름다운 책장이었는데 책이 자꾸 들어오고 들어오고... 그래서 이렇게 토지를 가려버린...
일전에 방바닥에 자꾸 책이 쌓여 책장 하나를 조립하고 방바닥 책들을 없앤적이 있었다. 그렇다면 그 상황을 계속 유지하면 됐을텐데(책을 안사면 됏을텐데) 나는 또 책 안 사는 사람이 아니고 사고 사고 또 사는 사람이라서, 지금은 방바닥에 쌓진 않았지만 책상에 쌓아두고 있고, 그러니까 그게 쌓을려고 쌓은게 아니라 일단 어딘가에 두긴 둬야 하니까 박스에서 꺼내서 놓는데, 책장에 더이상 남은 자리가 없어서 책상에 두게 됐고, 그러니까 다음 박스 또 뜯으면 일단 또 책상 위에... 이렇게 되어서, 내 책상이 원래 한 사람이 앉아서 노트북 펼치고 공부할 공간 정도는 있었는데 이제 나는 내 책상에 앉지 못하게 되었다.
이제 맥북 놓을 자리도 없어서 맥북 의자 위에 올려버림...
그러면 나는 책을 읽거나 놋북 작업을 어디서 하느냐?
식탁 위에서 한다. 껄껄.
내가 알라디너 분들 책상 살까 고민하면 꼭 책상 사시라고, 우리는 모두 자기만의 책상이 있어야 한다고 부르짖는데, 나는 책상이 있지만 이지경 만들어버리니 어쩌면 좋은가. 이거 치워야할텐데.. 라고 생각하지만 좀전에도 치울라고 들어가서 물끄러미 보다가 그냥 맥북만 들고 나와 식탁 의자 위에 앉았다. 저거 아마도 13살 조카가 온다 하면 치우지 않을까. 조카가 이거보다 책이 덜 있었을 때도 이모, 공부를 할려는데 자리가 없잖아! 이러면서 자기가 막 정리햇던 터라, 이거 보면 난리난리날 듯. 조카가 온다고 하면 그 때 치워야겠다. 그런데 어디로 치워?????
아, 오늘은 좀 정리 좀 해야겠다. ㅠㅠ
일전에 <나혼자 산다> 에서 그 누구냐, 키.. 나왔는데 민호가 따라다니면서 정리해주는 거 보고, 와 저렇게 정리해주는 사람이랑 결혼해서 같이 살고 싶다.. 라고 생각한 적이 있다. 그런데 어제 인티제 님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라면 제가 정리할 겁니다' 라고 내게 댓글 달아주셨고, 그 글은 세상에서 가장 로맨틱한 말이 되어버렸어.. 나의 이상형이다 ㅜㅜ
나는 옷도 바로 옷걸이에 거는 사람이 아니고 뱀 허물벗듯 벗어놓는 바로 그런 사람이어서, 여동생과 함께 생활할 때는 여동생이 내가 오면 하던 일을 멈추고 옷을 받아 옷걸이에 걸어주었었다. 그런데 여동생이 결혼을 해버렸고... 나는... 나는.... 걍 옷 던져 놨다가 나중에 너무 지저분해 보이면 한숨 쉬면서 옷걸이에 걸어버려. 다른 가족들이 정리 안해주느냐? 안해준다. 나의 다른 가족들.. 다 나같다... ㅋㅋㅋㅋㅋㅋㅋㅋ 남동생은 나보다 더 심하다 ㅋㅋㅋㅋㅋㅋ 이 새끼 지가 쓰는 로션 뚜껑도 안닫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올케도...... 남동생하고 똑같은 것 같다. 얘네 집에 놀러가면 ....... 우리집에서 나같지 않은 사람은 여동생밖에 없었는데. 여동생아..(그렁그렁)
나는 왜이럴까? 왜 정리정돈이 안되는걸까? 내 머릿속도 엉망진창인걸까? 에휴...
정리정돈 잘 하는 사람이라면 동거 의향 있지만, 그러나 상대가 이런 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게 되지 않을까... 하면, 역시 나는 이런 나대로 혼자 사는게 답이다..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
책을 그만 사면 다 해결되는 문제인 것을.....
아무튼 오늘은 정리를 좀 해보는 걸로... (먼 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