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정희진 오디오 매거진 중 <한 문장의 세계>코너를 들었다. 정찬, 발터 벤야민, 임화 와 그들의 작품들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다. 코너 중 정희진 쌤은 그런 말씀을 하셨다. 소설가는 이야기를 하는 사람이 아니라고, 그들은 사상가라고. 사상가와 문장을 가져서 소설가인 거라고 하시는 거다. 와- 그 때 뒤통수를 확 때리는 깨달음이 왔다. 바로 그거였어. 내가 이렇게 적절한 단어와 문장으로 정리하지 못했지만 내 나름대로 소설을 읽으면서 '이들의 작품은 한두권 읽으면 더 안읽어도 되겠다'라고 생각하고 밀어두는 작가들이 있는데, 그들이 하는 건 '그저 이야기'였기 때문이었다. 반면 내가 계속 찾아 읽게 되고 읽었던 거 또 읽기도 하는 작가는 그들이 자신의 '사상'을 문장으로 풀어내기 때문이었던 거다. 물론, 이야기라는 형식을 통해서! 내가 이야기를 좋아한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런데 이야기로 가득한 소설인데 왜 싫지? 하고 갸웃할 뿐 그 이유를 몰랐는데, 내가 원하는 이야기는 사상을 담은 이야기였어. 뭐 굳이 얘기하자면 내가 몇 번 얘기한 적 있지만, 기욤 뮈소, 마르크 레비, 더글라스 케네디... 이 세명이 대표적으로 한 두권 읽으면 더 안읽어도 되는, 그런데 영화로 만들어지기에는 아주 적합한 이야기를 쓰는 그런 작가들 되시겠다. 물론 제 기준, 저의 주관적인 기준입니다. 다른분들은 그 작가들로부터 어떤 사상을 캐치하실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금 쓰면서 생각하게된건데, 세상의 베스트셀러 소설들은 다 이 '이야기만' 담고 있는 책들이 대부분이지 않나 싶다. 자정의 도서관이랑 꿈 디파트먼트스토어... 흠흠. 각설하고,



선생님은 정찬 작가를 언급하시며 '제 주변의 다섯명 정도는 한국에서 노벨상을 타는 작가가 있다면 그건 이승우나 정찬일 것이다' 라고 생각한다 하셨다. 그 다섯명은 서로 얼굴도 모르지만 그렇게 생각들 하고 있다고. 이 부분에 대해 들으면서 '설마... 그 다섯명 중에 내가 있나?' 했다. 왜냐하면 내가 바로 딱 그렇게 생각하기 때문이었다. 게다가 선생님과 얼굴을 본 적 없는 사이이고. 아, 나는 강연에서 몇 번 뵙긴 했지만 선생님은 나를 모르시는 부분. 그러나 내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선생님은 나의 존재 자체를 모르시므로.. 그리고 선생님과 내가 다른게 있다면 선생님은 정찬을 그렇게 생각하시고 나는 이승우를 그렇게 생각한다는 게 되시겠다. 이쯤에서 공개하는 나의 이승우 콜렉션 ㅋㅋㅋㅋㅋㅋㅋㅋ





나는 국내작가중 이승우에 대해서만 나의 책장 한 칸을 주고 있다. 이승우 말고는 이승우만큼 좋아하는 한국 작가가 없다. 이승우 외에는 국내에 책 모으는 소설가가 없다. 이승우 책은 팔지 않는다. 그리고 이승우 책은 아껴 읽는다. 위 책들 중에서도 독, 소설가의 귓속말, 에리직톤의 초상, 이국에서 이렇게 네 권은 아직 안읽었는데, 어제 정희진쌤 매거진 듣고나니 그냥 다 읽고 또 읽고 또 읽고 하자..고 생각하고 있다. 나름 한국 소설가들 책 열심히 읽으려고 노력하는 편이긴 하지만 항상 나로 하여금 '아니, 좀 더... 좀 더....' , '아 이렇게밖에 못한다고?' 막 이렇게 되어버리는데, 이승우의 책에 대해서는 그런 생각이 들질 않고 매번 한문장 한문장 감탄하게 된다. 한국어로 쓰여진 작품을 읽는 한국사람의 순수한 기쁨을 가장 많이 주는 작가이다. 엄마한테도 이승우 책 한 권 읽으시라 드렸었는데, 엄마가 다 읽으시고는 '야 소설가 되기 되게 쉽다, 같은 문장 또 쓰고 또 쓰고 그러네?' 이래서 내가 완전 빵터진 부분. 아니야, 그게 그게 아니라고!! 같은 문장 같지만 같은 문장이 아니란 말이야!! 굳이 엄마에게 이승우 책을 읽어보라 드렸던 이유는 그 책이 성경을 재해석 했기 때문이었고, 그 얘기를 하자 엄마가 읽어보고 싶다 하셨던 거다. 《사랑이 한 일》이 그 책.


이승우의《사랑이 한 일》을 읽고 쓴 리뷰 ☞ 왜 사랑을 시험하나요?

















이승우의《캉탕》을 읽고 쓴 리뷰 ☞ 아직 항해중인 당신에게 


















나는 예전부터 생각해오고 또 말해왔지만, 이승우는 다른 모든 한국작가들과는 결이 다르다고 생각하고 한국작가를 하나의 그룹으로 봤을 때 이승우는 그 그룹과 동떨어져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승우가 한국작가들 다 모아놓고 강연이라도 한 번 해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 적도 있다. 이 지점이 도대체 무엇이 다르다고 해야할지를 나는 표현하지 못했었는데 정희진 쌤이 그걸 '사상과 문장'으로 얘기해주신 거다. 아, 사상과 문장! 문장임은 알고 있었지만 다른 하나를 '사상'이라고 표현할 수 없었네, 내가. 


나는 그게 이야기보다 더한 어떤 것, 그러니까 이야기에 더한 어떤것, 이야기로써 완성시키는 어떤 것 이라고 생각을 했고, 그것을 '천착'이라고 표현했던 것 같다. 나는 이승우의 책을 읽을 때마다 아버지 라는 큰 단어와 죄책감이라는 큰 단어가 이승우 작가의 뇌의 중심에 있다고 생각을 해왔다. 그리고 정희진 쌤의 추천으로 정찬을 읽으면서는 정찬의 뇌의 중심에 '폭력'이 있다고 생각해왔다. 정찬은 폭력에 대해 얘기하고 싶어한다고. 그리고 그게 나는 좀 힘들어서 정찬 읽기를 한 권 하고 그만두었던 거다.

정찬 읽기 힘들어하는 사람들 있다고 쌤도 매거진에서 말씀하셨는데, 내가 그런 사람이었다.



정찬의 《두 생애》를 읽고 쓴 리뷰 ☞ 폭력에 천착하는 작가
















그렇지만 정찬의 책을 한 권 더 주문해두었고 지금 내게로 오고 있다. 으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다음주 월요일 책탑을 기대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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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리의화가 2023-03-14 09: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승우 작가에 대해서 말씀하시길래 궁금했는데 다락방님 컬렉션이 따로 자리하고 있군요^^ 문학을 많이 읽지는 않지만 한 번 읽고 마는 작가가 있는 반면 계속 궁금해하는 작가가 있는 것은 분명한 것 같아요. 정희진 선생님께서 ‘사상‘이라고 말씀하셨던 부분 저도 무릎을 탁 쳤습니다!ㅎㅎㅎ 저도 문학에서 이야기, 스토리만 건지는 것은 그 나름대로 의미야 있겠지만 독자를 오래도록 흔들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그 속에 사상과 철학이 있어야 하는 것이겠죠^^ 컬렉션 잘 봤습니다!

다락방 2023-03-14 11:43   좋아요 1 | URL
아마 생각과 느낌 그리고 취향의 차이로 당연히 결론나겠지만, 저는 정희진 쌤은 정찬이고 나는 이승우인 이유가 뭘까에 대해 생각해봤거든요. 취향 외에 더 중요한 다른 것이 있을 것 같은데 그게 무얼까, 곰곰 생각해봐야겠어요. 당연히 삶에서 나온 것일텐데, 삶에서 나온 그것이 바로 무엇인지.. 저는 정찬 작가를 잘 모르지만 선생님이 정찬을 좋아한다는 게 진짜 너무 좋습니다. 왜 좋은지 모르겠는데 좋습니다. 으흐흐흐.

저도 정희진 선생님이 사상이라고 해주실 때 진짜 뒤통수 세게 맞는 느낌이었어요. 그래, 바로 이거야, 이거였어!! 하고 말이지요. 아, 선생님의 오디오매거진을 들을 수 있어서 너무 행복합니다! ㅠㅠ

책먼지 2023-03-14 10:1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저는 어제 철학 공부모임에서도 비슷한 이야기 들었는데요. 철학이나 언어는 세계를 있는 그대로 보여줄 수 없다. 그저 은유일 뿐이다. 다만 삶을 살면서 부딪치는 문제들에 대한 대처 기제로 작용한다면 효용이 있다. 그런면에서 오히려 이야기가, 문학 작품이 더 철학일 수 있다. 이런 거였는데 희진쌤 말씀이랑 맥락이 딱 닿아서 어제 무릎 쳤거든요!! 거기에 다락방님의 이 페이퍼까지 읽으니 정리가 샥 되는 느낌입니다!!!

다락방 2023-03-14 11:39   좋아요 2 | URL
책먼지 님 철학 공부모임도 하십니까? 와.. 도대체 책먼지님은 누구십니까! ㅎㅎ
저는 문학을 정말 좋아해서요 문학에 대한 기대도 크고요 그리고 문학이 가진 가능성이 진짜 크다고 생각하거든요. 그래서 제가 가장 어리석게 보는 사람들은 소설을 무시하는 사람들입니다. 인문학이나 철학을 높게 보고 소설을 그저 이야기라고 무시하는 사람들을 보노라면 제대로 소설 읽기를 못하는 사람이다, 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니가 소설 읽고 가져간 게 없다면 그건 가져갈 수 없는 너의 탓이다, 라고 생각하는 거죠. 후훗. 저는 소설이 인생에서 알아야할 모든걸 품고 있다고 생각해요. 소설만 읽어도 삶에 필요한 아주 많은 감각들을 가져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소설 만세입니다!!

책먼지 2023-03-14 12:08   좋아요 2 | URL
다락방님 말씀에 너무 공감됩니다!! 소설 읽기만큼 읽는 사람의 역량에 크게 좌우되는 독서가 또 없는 것 같은데.. 철학과 인문학이 우월하다고 생각하면서 소설을 무시하는 그런 분들은 실은 철학과 인문학도 제대로 읽어내지 못하신 분들 같아요!! 철학, 문학, 인문학은 도구고 어떤 도구를 선택했든 그것을 통해 우리가 얻게 되는 삶의 지혜 같은 것들은 결국 서로 다 통하는 것 같아서요!! 그런 의미에서 더글라스 케네디나 기욤 뮈소에게도 질리지 않고 무언갈 읽어낼 수 있는 독자는 탁월한 독자일 것 같다는 것에도 완전 동의합니다!! 철학은 앞으로의 제 기대여명을 생각했을 때 무얼하면 남은 삶을 더 잘 버텨낼 수 있을까 싶어서 손대기 시작했어요!! 저에겐 여성주의도 그러한데 앞으로 남은 수십 년을 떠올렸을 때 삶에 질려하지 않고 제가 가지고 놀 수 있는, 더 알고 싶어서 시간이 모자라다고 느껴지는 것들이 더 늘어났으면 좋겠어서요!!!

다락방 2023-03-14 12:38   좋아요 4 | URL
책먼지 님이 다 통한다고 말씀하신 것처럼 결국 학문은 이어지는 것 같아요. 문학도 여성학도 독자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다 연결되어져서 다른 학문을 알게 되면 내가 관심가진 학문에 대한 이해도도 더 깊어지고 말이지요. 저는 여성주의 관심이 생겨서 책 읽기 시작하노라니 언어도 종교도 궁금해지고 그러다보면 결국 나와 상관없을 것이라 여겼던 철학에도 닿을 것 같더라고요. 어느것 하나를 관심 갖고 공부하다보면 그것에만 깊어지는 게 아니라 다른 쪽으로 넓어지기도 하는 것 같아요. 저는 소설만 미친듯이 읽는 사람이었는데 혼불 읽다가 ‘아니 왜케 답답해, 페미니즘 읽어보면 이 답답함의 답을 알 수 있나?‘ 해서 여성학 읽게 되었거든요. 그래서 사람은 끊임없이 공부해야 하는가 봅니다. 물론 제가 어릴 때부터 문학을 읽었던 건 공부를 하고자 하는 의도는 전혀 아니었고요, 재미있어서 읽었어요. 시작은 재미였고 지금도 가장 큰 목적은 재미입니다. 소설 읽기가 제일 재미있어요. 제일 질리지 않고 할 수 있는게 소설 읽기인 것 같아요.

책먼지 2023-03-14 12:54   좋아요 2 | URL
각 분야를 통해 얻게 되는 통찰도 서로 통하지만 해당 부문들이 다루고 있는 학문의 내용 자체도 서로 연결된다는 말씀이시죠? 깊어지다보면 넓어지기도 하고 반대로 넓히다보면 깊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저는 필요나 목적에 의해 다 커서 독서를 시작하신 분들 말고 어릴 때부터 책을 좋아했던 분들은 당연히 소설로 독서의 세계에 입문했을 것 같고 재밌어서 책을 읽었을 것 같거든요? 그리고 그 소설에 대한 사랑이 평생을 가는 것 같아요!!! (일단 저부터도 그런 사람!!) 돌고 돌았지만 역시나 소설 만세입니다!!!

잠자냥 2023-03-14 10:1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도 소설을 미친듯이 읽고는 있지만 다부장님처럼 이야기만 있는 작가들 책은 손이 가지 않더라고요.
잘 모르는 작가라 혹시 한번 하는 생각으로 집어들어 읽었다가도 이야기만 있던 경우는 다시 찾지 않게 되고요....
‘사상‘이라고 하면 엄청난 거 같은데, 생각이 담겨 있는 이야기가 좋고 또 그 생각이 나를 일깨우거나 나와는 좀 다른 생각이라 뭔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는 이야기면 더 좋은 것 같습니다.

그나저나 이승우 찐팬이군요? 전 사실 대학 때 이후로(생의 이면, 일식에 대하여만 읽음) 이승우는 읽지 않아서 저렇게 많은 작품이 나왔는지 이번에 처음 알았어요. 다부장님 책장에 정찬 칸도 마련될지 궁금합니다. ㅎㅎㅎ

다락방 2023-03-14 11:36   좋아요 3 | URL
제가 2010년에 이승우의 <칼>을 처음 읽고 이승우를 알게 되고 좋아하게 됐어요. <칼>에 완전 반했거든요. 아니, 뭐 이런 소설이 다 있지? 하면서 그 때부터 이승우를 읽기 시작했습니다. 좋더라고요. 그 뒤로 부지런히 이승우를 읽고 썼던 것 같아요. 리뷰는 별로 쓴게 없지만 읽을 때마다 페이퍼는 썼던 것 같습니다. 전 참 좋더라고요.
‘사상‘이라고 하면 잠자냥 님 말씀처럼 뭔가 거대한 것 같고 그래서 아마도 저는 사상 까지는 생각을 못했던 것 같은데요, 그 이야기가 품고 있는 생각과 가치관 같은 것들을 보고 좋아하는 거라고 생각하면 그게 바로 사상이 아닌가 싶어요. 저도 사유의 확장을 가지고 오는 책이 좋아요. 단순히 이야기적 재미만 주는게 아니라요. 이야기적 재미만 주는 건 읽기는 쉬워도 금방 휘발되잖아요. 그래서 설사 ‘재미있다‘고 느꼈어도 그런 작가들을 또 찾아 읽진 않는 것 같습니다.

정찬은 저는 조금 힘들어서 이번에 도착할 책까지 읽고 나서 생각해봐야겠어요. 책장에 꽂을것이냐 말것이냐...

DYDADDY 2023-03-14 11: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상이 녹아있는 문장만이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겠죠. 카뮈나 카프카, 사르트르처럼요.
다만.. 리처는 예외입니다.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3-14 11:31   좋아요 0 | URL
제가 대디 님의 이 댓글을 읽으면서 ‘그러네, 잭 리처는 예외인데, 그렇다면 왜 좋을까?‘ 생각해봤거든요. 아무래도 잭 리처가 좋은 이유는 그 독보적인 캐릭터에 있지 않나 합니다. 그리고 그 캐릭터가 가진 분명한 자기 기준과 자기 철학이 있어서요. 저는 잭 리처가 가진 감각을 좋아하거든요. 선과 악에 대한 감각이요. 캐릭터가 출중해서 재미있는 것 같아요. 후훗.

DYDADDY 2023-03-14 11:46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의 댓글을 읽고 생각해보니 작가뿐만 아니라 주인공의 사상과 철학 또한 이야기를 완성할 수 있는 힘도 될 수 있겠다 싶어요. 결국 주인공도 작가의 창작이니 작가가 그런 사상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그런 매력적인 주인공을 만들 수 없겠죠. ㅎㅎㅎ

시에나 2023-03-14 11: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이승우가 누군지도 몰랐어요. 하하하.
사실 저에겐 한국문학을 못 읽는 병이 있습니다. ㅠㅠ 한국문학 (한남문학) 특유의 그 룸펜+루저감성. 지독한 자기 연민... 느낌(다 그런건 결코 아닙니다만....) ...이런 정서를 못견디겠는건데요.(최근 부상하는 여자 소설가들의 작품도 어떤 특유의 느낌 때문에 잘 못 읽는데요. 뭐랄까 여전히 너무..‘착하..‘달까. 그러나 다 그런 건 결코 아니고 제가 아직 소설 고르는 눈이 없어서...) 정찬과 이승우는 읽어보아야겠어요. 정찬도 읽다가 포기했는데 저도 팟캐스트 듣고 재도전해볼라고 주문했어요!


다락방 2023-03-14 11:46   좋아요 3 | URL
시에나 님, 시에나 님이 한국문학을 못 읽는다고 하시는 지점들이 제가 안읽는 지점들과 겹쳐있을 거란 생각이 듭니다. 저도 외국소설을 훨씬 더 많이 읽는데요 일단 이승우를 제외한 한국남자들의 소설은 정말 못읽겠고요-일전에 김봉곤 하도 뜨길래 읽었는데 너무 싫더라고요 으..- 그리고 여자작가들은 지금 다들 ‘페미니즘을 녹여댄 사이다 소설을 써야한다‘에 갇혀있는 것 같아서요. 사이다 서사 혹은 고발 서사로 끝나는 것 같아서 만족스럽지가 않아요. 그러나 지금은 그런 과도기인가 합니다. 그나마 황정은과 이주혜에게는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더 뻗어나갈 수 있지 않나 하고요.

정찬과 이승우 읽기 응원합니다, 시에나 님!!

잠자냥 2023-03-14 12:02   좋아요 4 | URL
시에나 님과 다락방 님이 말씀하신 부분들 때문에 한국문학 이제는 안 읽는 사람..... 여기 추가요...
다락방 님의 ˝여자작가들은 지금 다들 ‘페미니즘을 녹여댄 사이다 소설을 써야한다‘에 갇혀있는 것˝ 같다는 말씀에도 공감... 요즘 한국문학은 예전 한국문학의 그 낡은 정서에 반해서 정치적으로 올바른 소설을 써야 한다는 강박에 시달리고 있는 거 같아서 더 답답해요;;;; 으으... 진저리;;

다락방 2023-03-14 12:05   좋아요 4 | URL
저는 ‘페미니즘 소설을 써야 한다, 사이다 소설을 써야한다‘고 마음먹지 않아도 그저 자기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집중해 써내노라면 그 안에 다 녹여져 있을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굳이 보여주려고 애쓰지 않아도 드러나는 지점들이 분명 있고 우리는 그래서 문학을 읽는 거잖아요. 팔리는 이야기를 쓰려다보니 갇히는 것 같아요. 그래서 멀어지게 됩니다. 으으..

시에나 2023-03-14 12:56   좋아요 1 | URL
오오오 동의합니다. 정치적으로 올바른 페미니즘 소설에 갇혀 있다는 --> 제가 느낀게 바로 이거에요! 고발 또는 사이다 서사...그건 분명 필요한 과정이겠으나 사이다가 고발을 통해서만 되는 너낌적 너낌도 조금 있고요. 제가 여자 주인공들에게서 보고 싶은 건 어떤 과정을 통한 자기 변형이자 성장이거든요. 그리고 마음껏 삐뚤어지기도 했으면 좋겠고요.(자꾸 뭔가를 재는 느낌에서 벗어나..) 그건 ‘나는 페미니즘 소설 쓸테다‘ 하고 나오는게 아니겠지요!

바람돌이 2023-03-14 18: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희진샘이 정찬작가님 좋아하는건 알았지만 이승우 작가 좋아하는지는 이번 매거진 듣고 처음 알았어요. 그 와중에 한권도 안읽은 저는 뭘까요? 이승우 작가는 많이 들어왔지만 그분의 주제가 저랑은 좀 안 맞는듯하여 늘 손이 안갔었는데 이제 진짜 읽어야 할 타이밍이 온듯한 느낌입니다. ㅎㅎ

다락방 2023-03-15 11:09   좋아요 1 | URL
정희진 쌤 주변에 이승우의 노벨상을 짐작하는 분은 계신것 같은데 정희진 쌤이 이승우를 좋아하는건지는 잘 모르겠어요. 정찬 정찬 하시지 않습니까? 온리 정찬이신듯요 ㅎㅎㅎㅎㅎ
저는 이승우의 문장이 진짜 너무 좋아요, 너무. 되게 단순한 문장들인데 거기에 내적갈등과 심오한 마음이 다 들어있어서 너무 좋아요. 바람돌이 님도 이번 기회에 도전! 어쩌면 바람돌이 님은 정찬을 더 좋아하실지도 모르겠어요.

햇살과함께 2023-03-15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다락방님도 이승우 작가 찐 팬이시군요!
저는 이동진 평론가가 이승우 작가 엄청 팬이어서 빨간책방 들을 때 지상의 노래만 읽었는데,
음.. 좀 더 읽어봐야 겠네요 ㅎㅎ

다락방 2023-03-15 11:10   좋아요 1 | URL
오, 저는 이동진에게 관심이 전혀 없는데 이동진하고 취향은 비슷한 듯 합니다. 일전에 새벽 세시 제가 엄청 사랑하고 출판사에 후속편 요청하고 막 그랬는데 이동진도 새벽 세시 엄청 좋아했다는 얘길 듣게 되었더랬어요. 그런데 이동진도 이승우의 엄청난 팬이군요! ㅎㅎ
저는 어제 이승우의 산문집을 하나 주문했습니다. ㅋ ㅑ ~
좋아하는 작가가 있다는 것은 매우 기쁩니다. 흑흑 ㅠㅠ

햇살과함께 2023-03-15 11:27   좋아요 0 | URL
맞아요! 새벽 세시..도 빨간책방에서 소개해서 읽었어요 ㅋㅋ
그렇지만 제 취향은 아닌 것으로.. 저는 취향이 다른 가 봐요 ㅋㅋ
다음 주 책탑에서 이승우 작가를 보겠네요!
저는 찐하게 좋아하는 작가가 없어서 부럽습니다~

난티나무 2023-03-15 20:3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예전에 다락방님 서재에서 이승우 보고 산문집 하나 샀는데 아직도 안 읽었습니다? ^^;;;
정찬도 안 읽었…ㅠㅠ 소설 좋아한다는 말을 이제 못 하겠어요. 클클
책장 👍

다락방 2023-03-16 08:15   좋아요 0 | URL
저는 이승우의 소설을 좋아하는데요 이번에 산문집을 하나 샀어요. <사막은 샘을 품고 있다> 인데요, 산문집도 제가 한 번 읽어보겠습니다! 으하하하하
저도 예전에 비해 소설 읽는 권수가 확 줄긴 했지만 그래도 소설을 놓지 않고 계속 읽을 겁니다. 소설은 정말 짱이니까요! 으하하하하

단발머리 2023-03-16 09: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희진쌤의 오디오 매거진에서 이승우를 듣는 순간 ㅋㅋㅋㅋㅋ 다락방님을 생각했습니다. 나의 예감은 이렇게 이승우 컬렉션으로 완성되네요. 노벨상 타시기 전에 미리미리 읽어둘까 싶습니다!!

다락방 2023-03-16 13:56   좋아요 0 | URL
저는 정희진쌤 오디오매거진 들으면서 선생님이 이승우를 좋아하는건 아니어도 인정은 하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좀 기쁘더라고요? 내가 인정받은 것도 아닌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남성특권 다 읽으면 이승우 책 좀 읽어야겠어요. 아니 세상에 읽을 책이 너무 많아서 좋으면서 싫으네요. 껄껄..

아 단발머리 님, 제가 이번주에 산 이승우 산문이 <사막은 샘을 품고 있다> 인데요, ‘신앙과 문학과 삶에 관한 사색‘ 이라고 합니다. 저도 아직 읽기 전이지만, 신앙과 문학과 삶이라니 관심이 좀 생기지 않으시나요? 후훗.
 
















리뷰대회에 참여해서 돈을 싹 가져오자! 라는 다짐으로 이 책을 읽기 시작했는데 중간까지 읽은 현재 리뷰를 쓸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적 느낌만이.... 이게 책을 읽으면서 어떤 생각이나 충동 혹은 느낌이 뽝 휘몰아쳐서 나를 건드려야 내가 거기에서 파생되는 글을 쓸 수 있는데 이게 아직 아무것도 안주고 있는 거다. 그러니까 수시로 뭔가를 주기는 주는데 나로 하여금 키보드에 손을 올리게끔 하는 그런 걸 아직 안주고 있어. 친구에게 나는 이거 리뷰쓸게 없을 것 같아, 했더니 끝까지 읽다보면 뭐가 나오지 않을까, 해서 일단 끝까지 읽긴 할테지만 중간까지 없었는데 남은 부분에서 나올지는 잘 모르겠다. 하나만 뭐가 뽝 생기면 그 다음은 내 손이 다 알아서 하기 때문에 하나만 생기면 되는데 그게 안생기네. 그게 안생기면 내 손은 아무것도 할 수가 없다. 단 하나의 문장만 딱 생각이 나도 그 다음은 손이 다 알아서 해주건만.. 


참고로 말하자면, 내가 투비에 연재한 첫번째 소설에서 내가 쓰고자 했던 문장은 '베트남은 우기였다' 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런거 하나만 있으면 되는데. 그렇게 똭 던지면 그 다음은 다다다다다다다다다닥 손이 따라가는데. 하아- 사나운 애착... 적립금 나와 가까워질 수 없는 것인가. 난 역시 리뷰대회는 안되는건가봉가... 후아-




토요일은 이모로 살았다. 오랜만에 조카들 보고 싶었는데 내가 온다는 소식에 타미는 전날 전화해서 '내일 얘기하면 기니까 오늘 좀 얘기해줄게' 이러면서 자신의 3월을 얘기했다. 웃겨 ㅋㅋ 그리고 조카네 집에 갔는데 좀 많이 걷기도 했고 배도 부르고 고단해서 '이모 (낮잠) 좀 잘게' 했더니, 응 이모는 자, 나는 옆에서 얘기할게 ㅋㅋㅋㅋㅋㅋㅋ 이러면서 나 침대에 누워 눈감고 있는데 옆에서 자신이 새로 간 학교에서 일어난 일과 친구 사귄 일, 각 과목 선생님들의 특징을 조잘조잘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내가 아무리 자려고 해도 너무 웃겨가지고 웃으니까 "이모 왜 웃어! 자란 말이야!" 이러는거다 ㅋㅋㅋㅋㅋㅋㅋ너같으면 잠이오겟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아, 자야 하는데!! 자고싶은데. 쉬어야 한단 말이야! 아무튼 물 한모금 마시려고 부엌에 나가 물 마시고 있는데 여동생이 잤냐고 물어서 한 숨도 못잤어 타미가 자기 학교생활 나에게 얘기중이야, 했더니 언니 내 방에서 자, 해가지고 내가 안방에 가서 여동생 옆에 누워있었더니 잠시후 타미가 와서 


"이모, 물 마시고 온다며!" 하고 버럭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동생이 이모 자게 나가라고 함 ㅋㅋㅋㅋㅋㅋ아무튼 그래서 살짝 낮잠 자고 일어나서 제부랑 다같이 모여 저녁을 먹고 술도 마시고 그러는데, 우리 둘째 조카가 세상에 부동산과 임대수익, 애초에 누가 부동산의 소유자였냐부터 시작해서 자꾸 깊이 있는 질문을 하는거다. 내가 대답하는 데까지 하다가-그렇지만 조카야, 그것은 노동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아니야, 세상은 똥이다!! 막 이럼 ㅋㅋ- 초등4 조카에게 '그걸 알게 해줄 아주 유명한 책이 있어. 어려운 책이기도 해서 이모도 아직 못읽었는데, 그걸 사줄테니까 읽어봐, 뭐냐면, 엥겔스야.' 그리고 나는 알라딘에서 검색해서 그 책을 보여주었다.
















제부는 그 어려운 책을 사주면 쟤가 어떻게 이해하냐, 지금 법전 읽으면서도 모르는 단어가 수두룩해서 한참 걸린다 하길래, 뭐 어떠냐, 자기가 다 찾아가면서 보면 되는것이고 모르겠으면 안보면 되지 않겠냐, 했다. 그래서 이 책을 조카 사줄라고 장바구니에 넣어두었다. 이거 사줄게 읽어봐 했더니 응! 한다. 나도 아직 안읽었는데 ㅋㅋ 내것도 사야겠다. 애가 참 호기심이 많아... 그리고 덧붙였다.


"조카야, 니가 똑똑한 어른이 되고 성공해서 돈도 막 많이 벌고 그렇게 되면, 그걸 기억해 이 책을 누가 사줬는지. 누가 사줬다?"

"이모!!"


이러고 놀다 왔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동생 집에 도착하기 전에는 여동생을 먼저 만나 여동생이 찜해둔 까페를 먼저 갔다. 거기 원두를 선물 받았는데 너무 맛있더라고. 언니 한 번 가보자, 해서 졸졸 따라감. 별 생각 없이 아메리카노 주문했는데 여동생이 핸드드립 마시자고 한다. 앗 핸드 드립도 있네? 그렇게 나는 핫을 여동생은 아이스를 주문해 마셨다.




동생아, 까페에서 집까지 걸어가지 않으련, 해서 걸었고(대략 30분) 나중에 밥집은 제부 차 타고 갔지만 집에 돌아갈 때 '걸으면 53분 걸린다니까 난 걸어갈게~' 했더니 여동생도 같이 걷는다고 해서 그 때 또 걸었다. 밤에는 조카들이 '이모 한 바퀴 돌고 오자' 이래서 또 나가서 걷고. 껄껄. 


남동생을 비롯한 주변에서 나에게 '그렇게 술과 고기를 좋아하는데 아직 고지혈증 약을 먹지 않는다니, 대단하다..'고 하는데, 내심 이게 다 내가 걷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디지게 먹고 마시지만 계속 걸어서 그나마 나은게 아닌가...


아무튼 일요일은 고모로 살았다. (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가조카 와가지고 아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너무 예쁨. 어찌나 콩콩콩 거리고 뛰어다니는지. 아가 걸어다니지를 않는다. 여기서 저기로 콩콩콩콩 뛰고 또 저기서 여기로 콩콩콩콩 뛰고. 거실에 아가 조카 올거라 해서 매트를 깔아두었는데 진짜 잘한일이었어. 엄청 뛴다. 콩콩콩콩. 왜 걷지 않고 뛰어다닐까?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너무 귀여움. 


토요일은 이모로 살고 일요일은 고모로 살고 어제 밤 열시도 되기 전에 실신해버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책을 샀다.

















《나는 어떻게 성형미인이 되었나》는 존재를 알고 있는 책이었지만 딱히 관심은 없었는데, 얼마전에 팟빵에서 김혜리 기자의 매거진 듣다가 이 책의 저자와 이 책에 대해 나누는 대화를 듣게 됐다. 자존감이나 여성학 관점에서 접근하는 책이 아닌것 같아 궁금해져 사게 되었다.


《단단한 영어공부》는 수이 님의 서재에서 알게된 책인데, 영어를 잘하고 싶은 마음이 있는지라 영어 공부법에 대한 책도 가끔 '사곤' 한다. 읽는게 아니라 산다. 사실.. 나는 영어 공부도 다이어트와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잘하고 싶다면, 성공하고 싶다면, 어떻게 하는지 그 방법을 몰라서 성공하지 못하는게 아니라는 것. 우리는 이미 어떻게 해야 성공하는지 알고 있지만 그게 힘들어서 하지 않고, 그걸 '못'하는 걸로 생각해서 자꾸 방법을 찾으려고 하는... 내가 사두고 안읽는 이유도 여기 있는 것 같다. 모르질 않으니까. 안다. 그런데 하지 않는다. 잘하고 싶다. 이러면 책 사는 거임.... 영어 잘하고 싶으면 영어 공부에 시간을 들이고 열심히 하면 됩니다. 다이어트 잘하고 싶으면 덜 먹고 열심히 운동하면 됩니다. 근데 안함. 그게 나임.


《인생 수업》은 진짜 책 제목도 그렇고 표지도 그렇고 완전 안사고 싶은 책 아닌가. 몇해전 베스트셀러 였을 때도 나랑은 상관없어~ 이러고 지나친 책인데 세상에, 정희진 쌤이 좋은 책이라고 이 책을 추천하시는 겁니다. 네? 뭐라고요? 정희진 쌤이라니 읽어봐야지, 하면서도 그런데 차마 새 책을 사고 싶진 않은 거다. 그렇지만 중고의 상태들 다 너무 별로이고.. 계속 사지 못한채 최상 중고 기다리려다가 그냥 새 책 사버렸다.



《Life Lessons》는 인생수업의 원서이다. 다음 영어책 읽기를 이 책으로 하자고 친구들과 이야기해두었다. 왜냐하면 정희진 쌤이 '이 책 원서도 쉬워요' 라고 말씀하셨기 때문에.......그거 믿고 갑니다, 쌤............

















《자미》는 알라딘 서재에서 화제가 되길래 읽어보아야지 싶어 샀다.


《살인자와 프로파일러》는 궁금해서 샀다.


《전염병의 지리학》은 굉장히 많은 말을 해줄 수 있을 것 같아서 샀다. 그러니까 전염병을 단지 병의 현상으로 보기보다 그 전과 후를 다 짚어줄 것 같아서. 같은 전염병을 갖고 있는데 왜 어디는 백신이 남아서 버리고 어디는 백신을 구하기조차 어려운지에 대한 것도 이 '지리학'에 포함되어 있기를 바라는데, 사실 책 소개 얼핏 보니 발생쪽에서의 지리학인것 같긴 하다. 읽어봐야 알 일이다.


《리가의 개들》은 헨닝 만켈의 형사 시리즈인데 지난번에 노란책 읽고 다음 책도 읽어봐야지 생각했었다. 노란책 제목이 생각 안나는데, 그거 괜찮았어서 남동생 읽으라고 줬더니 다 읽었다고 돌려주면서 '이새끼들은 근데 왜이렇게 불륜을 저지르냐?' 라는 감상을 던져주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빈곤 과정》은 궁금해서 샀다. 평을 보니 쓸데없이 어려운 단어들을 많이 적었다는 것도 보이는데 또 냉철한 분석이라는 평도 보여서 걍 내가 읽어보자 하고 샀다.


《희박한 공기 속으로》는 미미 님의 추천으로 알게된 책이고 여태 벼르다 지금 샀다. 일전에 암벽등반 하는 책 읽고 암벽 등반하는 장면들에서 가슴이 뻐근해지는 그 어떤 것이 있어가지고 희박한 공기 속으로 사람들 왜 가는지 내가 한 번 읽어보겠다.



이제 오늘은 또 오늘의 책을 사러 가야겠다. 엥겔스 책 나도 사서 앞장이라도 읽어야 조카에게 면이 서겠지... 엥겔스 책 사러 가겠다. 이만 총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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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조카님과의 대담.
    from 나는.. 따라쟁이 입니다. 2023-03-16 10:35 
    "이모, 미래에는 산소가 부족해질거야. 지금도 사람들이 나무를 많이 쓰고, 또 계속해서 쓰고 있잖아. 이모가 좋아하는 책도 다 나무야, 내가 좋아하는 책상도 다 나무고. 그리고 지구의 열대화가 계속 되니까, 살 수 있는 생물도 적어지고... 숲이 점점 부족해 지는 거지.. 그래서 내 생각에는 숲을 가지고 있으면 돈을 많이 벌 수 있을 것 같아. 숲에서 산소가 나오면 이제 나라에서 세금도 면제 해주고, 그 산소값을 돌려 줄 것 같거든. 우리가 전기세를
 
 
DYDADDY 2023-03-13 08: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조카분 덕에 많이 웃었습니다. 몇살인지 모르겠지만 벌써 불평등에 관심을 가지는 것을 보면 역시 다락방님의 조카구나 싶기도 해요. 마음같아서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이 더 나은 것 같지만.. 다락방님의 말씀대로 지대에 대한 내용이라면 그리고 다락방님이 조카분을 더 잘 아실테니 엥겔스의 책이 더 낫겠다 싶습니다.
전문적으로 리뷰를 올리시는 분들의 리뷰도 보는데 뭐랄까.. 정리는 잘 하셨는데 영혼이 빠져 있다고나 할까요. 마치 책을 읽는데 책을 보지 않고 다른 것을 본다는 느낌인데 다락방님은 느끼신대로 평을 해주셔서(가끔 스스로 함정에 빠지시기도 하지만 ㅋㅋㅋ) 오히려 도움이 많이 됩니다. ^^

잠자냥 2023-03-13 08:58   좋아요 2 | URL
변기의 함정

DYDADDY 2023-03-13 09:01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 음.. 그거 아세요? 아직도 화장실에서 손씻을때마다 다락방님과 그 대화에 참여하셨던 분들이 생각나 세면대 거울을 보면 저도 모르게 웃고 있어요. ㅋㅋㅋㅋㅋ 다락방님을 놓아드려야 하는데.. 하아.. 자꾸 생각나서 큰일이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3-13 09:02   좋아요 2 | URL
대디 님/ 사실 조카가 관심을 가진 건 불평등 보다는 돈 입니다. 어떻게 돈을 버느냐, 누가 돈을 버느냐.. 돈을 많이 벌고싶다...쪽인데 제가 불평등을 거기에 끼워 넣고 있는거죠. 후훗. 불평등을 인지하기 바라는 이모의 마음 같은 것이랄까요. 엥겔스 책은 저도 아직 안읽어보아서 이참에 한 번 훑어나 보자 싶어요. 계속 꼭 읽어봐야지 벼르고 있던 책이기도 하고요. 조카에게 어려워서 조카가 첫 장 보다 포기한다 해도 저는 충분히 가치있다고 생각합니다. 일단 ‘엥겔스‘를 들어본 이름이 되게 하고 그 사람이 쓴 책이 ‘토지와 사적 소유‘에 대해 말한다는 것정도만 알아도, 나중에 ‘앗 그걸 읽어볼까?‘가 될 수 있을테니까요. 접근이 가능해지게 만드는 것만으로도 일단 좋지 않은가, 합니다. 조카는 이제 어디가서 엥겔스 라는 단어를 들어도 모르는게 아니라 ‘앗 들어봤다!‘ 하게 되겠죠? 후훗.

제가 뭔가 글을 쓰려면 그 책 속 이야기에 푹 빠져들어야 되는데 에세이는 그 글의 특성상 빠져들기가 잘 안되더라고요. 그래서 에세이 읽으면 뭐 쓸 게 별로 없고 제가 딱히 재미도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리뷰는 못쓰더라도 읽는데 의미가 있으니 읽겠습니다. 쓰지는 못해서 뭔가 저에게 영향을 미치겠죠. 화이팅!

다락방 2023-03-13 09:02   좋아요 3 | URL
대디 님한테 댓글 쓰고 등록했더니 그 사이에 또 변기 댓글이... 아, 나는 변기에 사로잡힌 몸인가봉가.....

잠자냥 2023-03-13 09:57   좋아요 2 | URL
지난 토요일에 알라딘 메일 온 거 확인하려고 10시에 냉큼 메일함 열어봤는데....
넘 섭섭했다오. 다부장님 다른 페이퍼 소개하고 있어서... 쳇 알라딘 너무 약해 ㅋㅋㅋㅋㅋㅋㅋㅋ

DYDADDY 2023-03-13 10:07   좋아요 1 | URL
잠자냥님 // 담당자는 제대로 기획을 해서 올렸으나 편집 단계에서 함정에 빠진 다락방님을 묻어버릴 수는 없기에 다른 페이퍼를 소개한 것 같아요. 그 페이퍼를 보고 공감하지 않을 사람이 누가 있었을까요? ㅋㅋㅋㅋㅋ 살면서 그런 함정 없는 사람이 누가 있겠어요. 겉으로 보이지 않을 뿐이지요. ㅎㅎㅎ

잠자냥 2023-03-13 09:56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에티오피아 시다모 아이스는 동생분이 주문한 거죠? 역시 다부장님 동생, 커피를 알아...
전 토요일에 가족 모임 있어서 조카들 만나고 와서도 기빨려서 일요일은 암것도 하기 싫어서, 집사2가 어디 가자고 하는 것도 거절하고 집에서 혼자 은둔했는데 다부장님은 고모 노릇하러 또 나가시고! 역시 체력 대단해....
<인생수업> 드디어 사셨군요. 아, 전 저놈의 표지랑 류시화 때문에 자꾸 극복이 안 되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3-13 10:45   좋아요 3 | URL
네, 아이스는 동생이 주문한 겁니다. 저는 아메리카노를 마시는 게 더 나았을 거란 생각을 마시면서 했습니다. ㅋㅋ(커피맛 잘 모르는 사람)
이번에 저도 이렇게 연달아 조카들을 만나게 될 일이 겹쳐서 사실 좀 걱정했거든요. 체력이.. 감당이 될까, 하고요. 동생들도 몸살나는거 아니냐고 걱정했는데, 그렇지만 씩씩하게 잘 마치고 어젯밤에야 비로소 기절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토요일엔 제부랑 술마시고 일요일엔 남동생이랑 술마셨지만 그래도 오늘 아침 여기에 이렇게 똭!! 작업실에서 이렇게 작업을!!! ㅋㅋㅋㅋㅋㅋㅋㅋ

저 인생수업 사고나서도 역시 아, 진짜 갖기 싫은 표지다...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샀지만 어쩔 수 없었던 선택이랄까요? 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제가 읽어보겠습니다. 정희진 쌤이 아니었다면......... 어쩌면 저 역시 큰 깨달음을 얻게 될지도 모르겠어요. 뭐 딱히 그럴 것 같진 않지만... 하하하하하

건수하 2023-03-13 12:34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오 인생수업을 원서로! 왠지 더 (읽을 수 있다면) 더 와닿을 것 같아요.

이모로 고모로.. 대단하십니다! 그 체력은 다 걷기로부터…. 😳

다락방 2023-03-14 08:10   좋아요 0 | URL
아무데나 딱 펼쳤는데 영어가 너무 빽빽하게 들어차있어서 겁먹고 바로 덮었습니다. ㅋㅋㅋㅋㅋ

아무튼 열심히 걸으려고 합니다. 걷는 거 참 좋지 않나요? 흐흣..

따라쟁이 2023-03-13 1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모로 사는 삶은 어려워요. 얼마 전에 저는 조카와 개인 탄소세 부담과 산의 소유와 산에서 파생되는 산소의 소유에
대해 한참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어렵더라구요.

다락방 2023-03-14 08:10   좋아요 0 | URL
흐음... 산의 소유와 산소의 소유... 도 엥겔스의 책이 답해줄 수 있을 것 같은데 말입니다. 이참에 모든 조카들에게 엥겔스를!!

Falstaff 2023-03-13 16: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앗, 동생 만나서 차 드신 곳이 어딥니까? 전 예쁜 찻잔 보면 오, 너무 좋아해서 말입죠!

2023-03-14 08:0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3-14 17:41   URL
비밀 댓글입니다.

바람돌이 2023-03-13 19:2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모 고모로 주말을 왕창 보내셨군요. 보람차지만 몸은 피곤한.... ㅎㅎ 아기조카 말고는 초딩 중딩 아닙니까? 어떻게ㅜ대딩이뉴우리집 딸들보다 똑똑해요? 그게 다 훌륭한 이모덕분이었다는걸 오늘 깨닫고 저는 이놈의 여동생 하면서 멱살잡으러 갑니다. 우리 애들에게 왜 다부장님같은 이모가 못돼줬냐고요. ㅠㅠ

다락방 2023-03-14 09:19   좋아요 1 | URL
제 조카는 아가, 초딩, 중딩.. 이 있습니다. 초딩 조카가 부동산과 돈에 대해 관심을 보여 질문한건데, 이 조카가 유독 돈... 에 관심이 많습니다. 돈을 잘 버는 직업이 변호사라는 말에 법전 보면서 공부하고요. 다 돈.. 때문입니다. 아하하하하. 돈에 관심이 많은 어린이라니 어쩌나 싶으면서 그러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필연적인가 싶고.. 뭐 그렇습니다. 아하하하하.
 















'이보 안드리치'의 《드리나 강의 다리》는 갖춘지 오래된 책이다. 2012년 그 당시 알라디너로부터 선물 받았다. 아마도 내가 읽고 싶다고 한 책을 그 분이 사주셨던 것 같다. 당시에 이 책에 대한 엄청난 호평을 보아서 읽고 싶었던 것 같다. 게다가 작가와 책의 제목 모두 이것이 대단한 문학작품일 것 같다는 느낌을 팍팍 풍기지 않는가. 막상 받아들고보니 세상 지루하게 생겨서 여태 읽기를 미뤄두었더랬다. 2012년 1월 1일에 선물 받아 2023년 3월에 읽기 시작했으니, 읽으려고 마음먹는 데 11년이 걸린거다. 와... 그나마 감사하렴, 그보다 더 오래되어도 읽히지 않은 책들도 책장에 있단다?

덕분에 책의 색이 좀 바랬다. ㅎㅎ



좀 실망스럽게도 책은 내가 기대한만큼 재미있지도 않고 크게 감동을 주지도 않는다. 어? 하면서 좀 실망감이 찾아온다. 책 제목에서 처럼 '드리나 강의 다리'가 이 책의 주인공이라 해야할까. 여하튼 드리나 강에 다리가 세워지게 되고나서부터 1910년대에 이르기까지 그 다리를 거쳐갔던 개인과 그리고 국가적인 역사를 이야기로-사는건 다 이야기가 아닌가!- 보여준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학창시절 공부에도 별로 흥미도 재능도 없던 내가 그나마 세상에서 무식하지 않게 살아갈 수 있는 건 다 소설책을 많이 읽어서라는 생각을 했다. 새삼 했다. 


드리나 강의 다리 위로 전염병도 지나가고 오스트리아 군인들도 지나가고 결혼식 행렬도 지나가고 폭력도 일어나고 자살도 일어난다. 드리나 강은 그 자리에 생기고 난 후부터 다리 위에서 그리고 다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을 죄다 보고 듣고 또 경험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한 세대가 다음 세대로 또 다음 세대로 이어지면서 죽고 태어나고 자라고 사랑하고 그러다가 바야흐로 1910년쯤, 이제 드리나 강 주변의 젊은이들은 다른 나라 가서 공부도 하고 온다. 크로아티아, 오스트리아 또 어디더라. 아무튼 외국 가서 대학 다니가다 방학하면 돌아와 드리나 강의 다리 위에서 토론도 하고 연애도 하고 그러다 또 개학하면 다시 외국으로 가고...


그러노라면 자연스럽게 '나는 왜 여기 갇혀있나' 라면서 자신의 신세를 한탄하는 젊은이들도 있을 수 있고 또 나는 여기서 사는게 좋고 지금의 삶에 전혀 불만이 없는 젊은이도 있을 수 있다. 여하튼 또 방학이 되어 외국갔던 젊은이들 들어와서 다리 위에 밤마다 모여 토론 즐기고 막 그러다가 그 때 한 젊은이인 '스티코비치'가 이 마을에서 교사로 일하고 있는 '조르카'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된다. 아니, 이것은 조르카에게는 사랑이었으나 스티코비치는 한여름의 썸.. 같은 거라 해야하지 않을까. 조르카에게는 다른 나라로 떠나지 않고 바로 여기서 돈벌이를 하고 있는 '글라시촤닌'이란 애인이 있었었었었는데 그와 소원해진 틈에 잠깐 찾아온 스티코비치와 학교의 빈교실에서 뜨거운... 뭐 그렇게 되었던 것이다. 그 일을 알고 있던 글라시촤닌은 넘나 빡이 친다. 왜냐하면 스티코비치는 허세 가득한 새끼고 아무리 지가 외국에서 공부를 했든 뭘했든 이 새끼 머리에는 허세뿐이며 그러므로 조르카를 사랑하는게 아니라는 것도 너무 잘 알기 때문이다. 그래서 너무 빡이 쳐. 아니나다를까 개학무렵 스티코비치는 간다는 말도 없이 또 슝 떠나버리고, 조르카는 가슴이 찢어지는 거다. 천갈래 만갈래 찢어지는 가슴. 그런 그에게 엽서를 띄우고 답장도 받지만, 그 답장이라는 것이,



'나를 조이고 부러뜨리는 일들과 걱정 속에서, 나는 마치 강물이 흘러가는 소리와 눈에 보이지 않는 풀 향기가 가득한 비셰그라드의 평화로운 그 밤을 생각하듯이 너를 생각해' -p.410


'해발 2000미터의 높이에서 여러 나라의 말을 하는 여러 나라의 사람들에 둘러싸여 나는 끝없는 지평선을 바라보며 당신과의 지난 여름의 일을 생각한다.' -p.411


이런 식인거다. 조르카는 이 답장들에 매번 실망한다. 이 남자는 나를 사랑한게 아니었어. 알고 있긴했지. 불처럼 타올랐으니 금세 식을거라는 것을. 그러나 조르카는 이 남자를 사랑했기에 이 남자가 나를 사랑한 건 아니었다는 사실이 아프고 괴롭다. 앓는다. 



조르카는 창백해지고 몸이 야위는가 하면 점점 더 내성적이 되었지만 아무도 믿지 않았고 그렇게 냉정하고 간략하고 빈틈없는 문장으로 된 그의 크리스마스 카드에는 답장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어느 누구의 도움이나 격려도 없이 자신의 실수와 수치를 스스로 해결하고 싶었지만 이렇게 여리고, 상처받고, 어리고, 경험도 없고, 철부지인 그녀는 현실과 욕망의 헤어날 수 없는 거미줄, 자신의 생각과 그의 도무지 인해할 수 없는 이상한 행동의 거미줄에 자꾸만 끌려들어가는 것을 어쩔 수가 없었다. 만약 누군가에게 묻거나 조언을 해줄 만한 사람이 있었다면 의심할 여지없이 쉬웠을 테지만 그런 창피함이 그녀를 허락하지 않았다. 온 마을 사람들이 자신이 실연당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을 거라는 생각이 종종 들었고, 시장을 지날 때마다 사람들이 비웃는 것 같았고, 악의에 찬 눈초리가 자신의 몸을 궤뚫고 지나가는 것만 같았다. 사람들에게서도 책에서도 어디에도 설명은 없었다. 하지만 스스로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를 몰랐다. 만약 그가 지난 여름 그녀를 정말로 사랑하지 않았다면 그 모든 정열적인 사랑의 말과 사랑의 맹세는 희극(喜劇)이라도 된단 말인가? 사랑이란 말이 아니고는 합리화할 수도 변호할 수도 없고 사랑이 아니라면 참을 수 없는 모욕밖에 되지 않는 그 학교 걸상 위에서의 에피소드는 무엇이라 해석해야 하는가? 그런 장난에 쉽게 자신과 타인을 밀어넣을 만큼 자신과 타인을 그 정도밖에 존중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는 것이 가능한 걸까? 사랑이 아니라면 무엇이 그들을 그곳까지 이끌고 간 것일까? 그의 불타는 듯한 눈빛, 뜨겁고도 가쁜 숨결, 정열적인 키스는 무엇이란 말인가? 사랑이 아니라면 이 모든 것들은 무엇이란 말인가? 하지만 사랑은 아니야! 그녀는 자신이 원했던 것보다 더 확실하게 그리고 정확하게 보고 있었다. 그러나 그것들로 다시 평온을 찾을 수는 없었다. -p.411-412



요즘 읽고 있는 《조쉬와 헤이즐이 절대 사귀지 않는 법》에서 헤이즐이 조쉬에게 자신의 나쁜 연애에 대해 고백하는 장면이 있다. 자신에게 다가왔고 그래서 사귀게 됐던 잘생긴 남자 '타일러'가 자신의 성격이 별나다며 6개월만에 이별을 통보했었는데, 그런 타일러가 다른 여자들을 만나면서 자신에게 감정적 육체적 위로가 필요할 때마다 헤이즐을 찾아와 또 섹스를 하게 됐던 일. 번번이 헤이즐은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게 하면 안돼, 다음부턴 이러지 마' 라고 스스로에게 다짐하지만, 어김없이 또 타일러를 받아들이고 또 받아들이면서 2년간 지지부진 타일러와 관계를 유지했던 일. 이 일은 헤이즐의 어리석은 연애였고 나쁜 관계였다. 결국 몇년후 우연히 타일러와 재회하고난 후 헤이즐은 집에 가서 엉엉 운다. 그 시절의 자신이 생각나서. 이제는 타일러가 좀 달라진 것 같지만, 그런데 자신의 그 과거가 자신 앞에 다시 보여서 운다. 그때 그 나쁜 관계가 시작된 게 헤이즐의 대학 1학년 이었다.


모든 사람이 전부다 그런다고는 할 수 없겠지만, 우리는 살면서 한번쯤, 그리고 대체적으로 나이가 어릴 때, 나쁜 사랑에 빠진다. 나쁜 사랑에 빠진 당시에는 그것을 나쁜 사랑이라 인지하지 못하고, 그러나 주변에서 '안그러는게 좋을텐데'라는 걱정을 들으면서 그럼에도 그 길로 빠져 들어간다. 그리고 그것이 '나쁜' 사랑이라는 생각보다는 나쁜 '사랑'이라는 것에 더 치중한다.

나 역시 내 인생에서 지우고 싶은 관계들이 있고 시간들이 있다. 그 중에는 당연히 나쁜, 어리석은 사랑도 있다. 그 당시에는 그것이 어리석다고 생각하지 못했는데, 그러나 그 시간이 지속되는 동안 괴롭고 내가 나를 고통에 몰아갔던 적도 있었던 바, 그것이 나쁜 것이 맞다. 나는 가끔은 내가 여기서 뭐하나, 내가 왜 이러고 있나, 라는 자각을 하면서도 동시에 그 관계를 이어갔다. 그 관계를 바꾸고 싶었는데, 내게는 바꿀 힘이 없었다. 그저 이것이 불만이라는 토로를 가끔 할 뿐이었고, 그마저도 심하게 하면 이 관계가 틀어질까봐 조심스러웠다. 나는 그 때 나를 함부로 대했다는 것을 이제는 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 관계의 끝은 상대가 말했다. 상대도 이것이 나쁘다는 자각을 늘 하고 있었고 나의 토로를 들을 때마다 상대 역시 자신에 대해 돌아보게 됐을 것이다. 결국 그는 '아니'라고 말했고 나는 갑작스런 그의 통보에 울고 괴로워하고 고통스러워했다. 다른 사람들은 이런 아픔을 어떻게 극복하며 사는지 모르겠네, 하면서 오래 괴로워했다. 그 당시에는 내가 '사랑'을 잃었다는 것에 괴로워했는데, 그 관계 때문에 나에게 어떤 벽을 치고도 있었는데,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후에야 그게 사랑이 아니었다는 걸 인정할 수 있었고 받아들일 수도 있었다. 그리고 내가 취약한 상태에 놓여있었다는 것도. 나는 드넓은 세상에 혼자 내던져저 살아가야 하는 사람인 것 같았다.


그 관계 이후에, 그리고 그게 사랑이 아니었구나, 결국 내 인생의 오점으로 남게 되어버렸구나.. 라는 걸 깨달으면서 그 관계를 시작하고 또 빠져들게 됐던 당시의 나에 대해 생각해보게 됐다. 나는 장점이자 단점이지만 내가 경험해야 비로소 인지하는 사람이었고, 장점이자 단점이지만 뭐든 혼자 해결하려는 성향이 있었다. 내가 강하다고 착각하고 있었다. 




조르카는 주변인들의 걱정을 들으면서 마을 축제 준비에 참여하게 되는데, 항상 거기에 참여해 준비를 같이하며 과거 연인이었던 글라시촤닌을 반복해 마주치게 된다. 그간 그를 애써 무시하곤 했었지만, 축제 준비를 하며 말을 다시 하게 되었고 그와 매번 대화를 하는 과정에서 위로를 받게 된다. 그리고 글라시촤닌은 그녀에게 극진한 애정을 쏟는다. 조르카는 점차로 회복되어 가면서 그와 다정한 관계가 되고 또 그가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것도 알게 된다. 그러던 어느날, 글라시촤닌은 지금 나라의 형편이 점점 더 안좋아지고 계속 이렇게 살 순 없다며, 결국 우리는 이곳을 탈출해야만 한다는 답을 내렸다고 조르카에게 말한다. 마침 미국에 아는 사람이 있고 그 사람이 도와주기로 했는데, 조르카, 만약 네가 그럴 의향만 있다면, 나는 너랑 결혼해서 함께 떠나고 싶다. 너가 허락만 해준다면, 미국에 가서 자리잡는 모든 것을 내가 다 준비하겠다, 라고 말하는 거다. 이곳에서의 탈출은 앞으로 살아갈 방법임에는 조르카가 생각하기에도 마땅한 바, 그의 제안이 고맙다. 그는 좋은 사람이고 그의 제안 너무 고맙고, 그러면서 조금만 시간적 여유를 달라고 한다. 학기 끝나기 전까지 대답해줄테니 조금만 시간을 달라고. 그녀는 왜 시간을 달라고 말했을까? 다른 나라로 가 정착하는 것 자체가 인생에서는 쉽게 결정할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런 것이었을까?



15일 후면 대학생들이 돌아올 것이다. 그때까지 그녀는 아무런 결정도 내릴 수 없을 것이다. 모든 것이 그녀를 아프게 했지만 특히 이 남자의 호의가 가장 아프게 만들었고 가슴을 갈기갈기 찢느다 해도 그녀는 승낙의 말을 할 수는 없었을 것이다. 아무런 희망도 없었지만 단지 한 번 더 '아무도 사랑할 수 없는 그 남자'를 보고 싶을 뿐이었다. 한 번만 더, 그런 다음에는 될 대로 되라지. 니콜라가 기다릴 것이라는 것을 그녀는 알고 있었다. -p.417



아아.. 그녀는 그토록 사랑했던 그러나 자신을 아프게 했던, 허세에 가득찼던, 말없이 떠나버렸던, 그 남자 스티코비치가 보름후면 돌아올 것이라는 걸 안다. 그토록 괴롭고 아팠으면서 그가 나를 사랑한 게 아니라는 걸 알면서, 그러면서도 그 남자를 한 번만 더 보고 싶다. 그리고 그 남자를 한 번 더 보기 전까지는 지금 내게 헌신적인 이 남자에게 예스를 말할 수가 없어...



아..

조르카여

조르카여...

무엇이 달라질 것이라고 생각하는가.

무엇을 기대하는가.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조르카여

그런 남자를 만나지 마오.

당신을 생각한다는 것에 방점이 찍히는 게 아니라 '이런 나'에 더 취한 남자에게 기대를 걸지 마오.



아.. 

사랑은 대관절 무엇이건데 나를 아프게 하고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는걸 알면서도 그를 기다리게 하는가.

사랑이란 무엇인가

인생이란 무엇인가

왜 이렇게 어리석은 시간을 갖게 하는가.

조르카여..

사랑은 무엇이건데 나를 기다릴거란 믿음을 주는 사람에겐 그저 기다리게 하고 나는 원망스런 사람을 바라보는가.

어째서

왜때문에..


조르카여..



어쩌면 조르카에겐 시간이 좀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그를 잊는데 걸리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지도 모른다. 자신을 수치스러워하는 시간이 좀 더 필요할지 모른다. 지금 조르카는 1914년의 드리나강 근처에서 살고 있는데, 2023년의 대한민국의 나는 조르카에게 말해주고 싶다. 미국으로 가라고, 그런데 헌신적인 그 남자 따라가지 말고 그냥 혼자 준비해서 가라고, 한 번 해보라고. 그리고 미국가서 영어 공부하고 완전히 다른 삶을 살라고... 그러다보면 크리스토퍼 같은 남자(라고 하지만 덴마크남)가 똭- 나타날지도 모르고 어쩌면 크리스틴 스튜어트 같은 여자가 나타날지도 모르고!! 무엇보다 아무도 안나타나도 센트럴파크에서 조깅하면서 살게 될지도 모른다!!


아, 그러나 미국에서의 정착은 힘들겠지.. 그래도 성공한 삶을 살자, 조르카여. 힘내!! 



아직 뒤에 조금 남았다. 마저 읽어야지. 아 이거 읽는데 시간 디게 오래 걸리네. 읽을 책이 태산인데.. 


아무튼 금요일이고 연말정산 환급되고 그러므로 점심을 푸짐하게 먹겠다. 어제도 그제도 그랬듯이... 샤라라랑~



아 그나저나 뉴욕 또 가고 싶네.. 후-







넌 밤에 전화하지.

나는 수화기를 들지.

다 끝났어.



조르카, 다 끝났다, 다 끝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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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3-10 10:1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이 책 지루할 거 같아서 선뜻 손을 대지 않고 있다가.... 호평이 많아서(골드문트폴스타프!!!!! ㅋㅋㅋㅋㅋㅋ) 샀는데 지루하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다음에 읽어야지........

부장님네 회사는 매일 연말정산 환급해주나봐요?
매일 푸짐하게 먹잖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3-10 10:35   좋아요 2 | URL
표지에서 너무 지루함이 느껴져서 십년이상 묵혔는데요 본문은 표지의 느낌처럼 지루하진 않거든요. 재미있긴한데 저는 제 기대보다는 별로였어요. 별넷. 잠자냥 님 읽으신다면 제 생각엔 잠자냥 님도 별 넷 가실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 뭔가 살짝 부족합니다.

매일 연말정산 환급해주는 건 아니지만 일 년에 한 번 연말정산 환급을 생각하며 매일을 살고 있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3-10 14:21   좋아요 0 | URL
매일 일말정산...? ㅎㅎㅎ

다락방 2023-03-10 15:04   좋아요 0 | URL
어휴 오늘 점심에 과식했어요. 혼자 파티를 했네요, 아주. ㅋㅋ
다음주부터 근면하게 살자고 결심했습니다!!

단발머리 2023-03-10 11: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좋은 책 소개, 평가, 뉴욕 사진 모두 감사드리는데요 ㅋㅋㅋ 조르카 어뜩게 됐나요? 와아… 진짜 그 맘 이해하지만 그건 아니잖아요.

다락방 2023-03-10 11:50   좋아요 1 | URL
일단 제가 읽은 부분은 저기에서 끝나는데요, 아마... 저게 끝이 아닐까 합니다. 아 어떡하죠 우리의 조르카... 조르카, 힘내! ㅠㅠ 나랑 마라탕이나 먹읍시다 ㅠㅠ (점심에 마라탕 먹을예정)

그쵸, 단발머리 님, 이해하는데.. 그건 아니죠 ㅠㅠ 제 마음이 딱 그 마음. 그런데 전 순서가 바뀐것 같아요. 제 경우에는 ‘그건 아니지, 그런데 이해한다..‘ 이렇게요. 저 경험과 저 시기를 지나야 비로소 조금 더 남자 보는 눈이 생길지도요.. ㅠㅠ

건수하 2023-03-10 14: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비비언 고닉 <사나운 애착> 읽으시면 뉴욕 더 가고 싶어지실 겁니다.

몇 번가, 지명 계속 나와서 지도 켜놓고 읽었어요...
(전 뉴욕 못 가봤어요. 너무 커서 안 땡기는데 가면 좋아질까...)

다락방 2023-03-10 15:05   좋아요 2 | URL
저도 사나운 애착 읽으려고 대기중입니다. 아니, 뉴욕에 가고 싶어진다니..
저는 어릴때부터 뉴욕 엄청 가고 싶었거든요. 뉴욕 다녀왔는데 또 가고 싶고 또 가고 싶고.. 그렇게 세번이나 다녀왔네요. 그런데 또 가고 싶어요! >.<

건수하 2023-03-10 15:08   좋아요 1 | URL
세 번이나 가셔도 또 좋다구요! 잠자냥님이 <뉴욕 라이브러리에서> 좋다고 하셔서 영화도 보고 싶은데
한 번은 가봐야겠네요 :)

다락방 2023-03-10 15:22   좋아요 2 | URL
<뉴욕 라이브러리에서> 네이버에서 무료로 준 적 있었거든요. 그 때 다운받아 앞부분 조금 보다 중단했는데 기간 끝나서 지금은 유료네요. 단돈 1,200원!! ㅋㅋㅋㅋㅋ
 

대학시절 어느 주말이었을 거다.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끝내고 친구들을 만나 밤까지 술을 마셨다. 그리고 택시를 탔다. 기사님께 성내역까지 간다고 목적지를 말씀드리고 미터기를 계속 쳐다보았다. 내가 탄 곳에서 성내역까지 내가 가진 돈으로 아슬아슬 할 것 같아 쳐다볼 수밖에 없었다. 제발 도착할 수 있어라, 마음속으로 바랐지만 아직 성내역이 조금 남았는데, 내가 가진 돈은 이제 다 되어가고 있었다. 신용카드를 발급받지 않고 현금만 들고 다니던 때였다. 나는 안되겠다 싶어 기사님, 저 앞에서 세워주세요, 했다. 기사님은 성내역가서 지하철 탄다면서 왜 여기서 세워달라 하는거냐 물으셨다. 가진 돈이 이것뿐이라(하며 돈의 액수를 말했다) 거기서부턴 걸어갈게요, 했는데 내 말에 기사님은 '이 시간에 혼자서 거기까지 어떻게 걸어가냐' 고 하시며 지하철역까지 그냥 데려다주겠다고 하셨다. 나는 감사합니다, 라고 말씀드렸다. 기사님이 그런 배려를 해주실 줄 몰랐는데, 정말 다행이었다. 밤이었고 길에 사람이 없었는데 거기서 내려주면 나는 걸을 수 있겠지만 아마 조금 쫄렸을 것이다. 정확하진 않지만 내 기억엔 1천원 정도만 더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리고 성내역에 도착해서 기사님이 세워주셨고 나는 내가 가진 현금을 기사님께 다 드리다가 문득 내가 가진 참치캔 선물세트가 떠올랐다. 추석 연휴인지 설 연휴인지 아무튼 명절 연휴가 시작될 즈음이라 편의점에서 선물로 참치셋트를 받은거였다. 나는 부랴부랴 박스를 열고 거기에서 참치캔을 두 개였나 세 개를 꺼내서 기사님께 드렸다.


"기사님, 제가 이걸 드릴게요. 아이들 도시락 반찬 해주세요."


기사님은 웃으시며 고맙다고 받으셨다. 그리고 나는 무사히 지하철을 타고 집에 왔다는 아름다운 이야기.

집에 도착해 참치 박스 열어본 엄마는 왜 이렇게 비었냐고 물으셨고 ㅋㅋㅋㅋㅋㅋㅋ그냥 좀 줬어~ 하고 나는 말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중에 친구들 만나서 이 얘기를 했더니 친구들이 진짜 넌 또라이야 그러면서 엄청 웃었다.



갑자기 오늘 아침 이 일이 생각난 건, 새로 올라온 <정희진의 매거진>을 들었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 내가 들은 부분에서 정희진 쌤이 택시 탔다가 택시 기사님 아들이 직장암 걸렸다는 걸 듣게 되셨고, 기사님께 '우롱차 보내드릴게요' 하셨다는 걸 듣게 된거다. 이 사연이 너무 좋아서 갑자기 생각나버린 나의 참치캔 사건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집에 가는 퇴근길에 정희진 매거진 업뎃 되지 않았을까 하고 들어가보니 역시 올라와있더라. 평소엔 어떤게 올라왔나 보지도 않고 앞에서부터 차례대로 들었는데 어제는 자, 어떤 것들이 올라왔나 하고 보다가 <한 장면의 인생> 에서 영화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를 소개하시는 걸 알게 되어서 그것부터 들었다. 와, 이 영화 진짜 내가 엄청 엄청 좋아하는 영화다.















찾아보니 내가 이 영화를 2010년에 보았다고 나오더라. 아마 광화문 씨네큐브에서 본 것 같다. 나 씨네큐브 진짜 자주 가서 브이아이피라고 연말에 초대해서 파티도 하더라 ㅋㅋㅋㅋㅋㅋㅋ 파티라고 뭐 대단한 건 아니었고 약간의 다과 와 기념품을 나눠주었고(에코백하고 또 뭔가 있었던 것 같다) 그리고 영화를 보여주었다. 당시 나는 씨네큐브와 미로스페이스 단골이었지.. 무튼,


정희진 쌤은 이 영화를 소개하시며 이 주연배우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영화 <영국인 환자>로 유명한 배우라 하셨는데, 사실 나는 잉글리시 페이션트 대학때 봤지만 거기에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나온건 기억나지 않는다. 내게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는 <당신을 오랫동안 사랑했어요> 에서 엄청 각인된 배우이고, 이 영화를 본 뒤로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의 팬이 되었다. 


그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주연한 영화중에 프랑스 영화 <차가운 장미>도 기억에 남는다. 그 영화를 볼 때 되게 인상깊었던 게,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자신의 며느리에게 '내 아들 때문에 네가 불행하다면 이혼하라'고 말하는 장면이었다. 내 아들의 편을 드는게 아니라, 내 아들이 자신의 아내를 괴롭힐 수 있다는 걸 인지하고 있다는게 진짜 너무 강렬했달까. 2014년의 영화였고 개봉당시 보았는데 와 진짜 그 말이 되게 인상깊었다. 


내가 아직 보지 못한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의 영화가 많으니 찬찬히 다 봐야겠다. 아 너무 좋은 배우다 진짜.



영화속에서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미술관에 가 그림을 보는 장면이 있다. 한 그림 앞에 한참을 서있는 장면. 그 때의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가 너무 강렬했고 그래서 집에 와 그 그림이 뭔지 검색해보았더랬다. 그 그림은 '에밀 프리앙'의 <고통> 이었다.



                              <에밀 프리앙, 고통>



영화속에서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는 자신의 아들을 납치,살인한 죄로 15년을 감옥에서 살고 나온다. 그런 사람이 미술관에서 이런 그림을 봤을 때 어떤 마음이었을까. 


정희진 쌤은 이게 이야기의 영화가 아니라 장면들의 영화라는 얘길 하셨는데,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한다. 이 영화가 하나의 흐름으로 기억된다기 보다 인상적인 장면으로 기억되는거다. 보통 영화든 책이든 보고난 후 오래되면 기억나지 않는데, 이 영화의 어떤 장면들은 여전히 기억나기 때문이다. 위의 그림을 보던 장면이 그랬고, 조카들을 맡아보게 되는 장면도 그랬다. 아들을 죽인 살인죄로 복역한만큼 주변 사람들의 시선이 곱지 않을 터. 그런 언니가 앞으로 자리잡는 것을 돕고자 동생은 자신의 집에서 당분간 머무르게 한다. 동생의 남편, 즉 '제부'는 처형이 아들을 죽인 살인자라 역시 편견을 가지고 있다가 함께하는 시간이 좀 흐르면서 어떤 신뢰가 생기는 장면이랄까. 동생 부부가 외출하게 되고 아이를 맡길 곳이 없게 되고, 동생은 '우리 언니한테 맡기자'고 한다. 정작 언니인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는 내가 맡을게!라고 말하지도 못하고 그저 묵묵히 아무말도 않고 있고 이 때 긴장이 (나에게는) 대단했는데, 그 때 약간 시간을 두고 제부가 '그래 처형에게 맡기자'고 하는 장면. 그 때 내가 안도의 숨을 쉬고 내 기억이 정확하다면 크리스틴 스콧 토마스의 마음도 풀어졌던 것 같다.  그런 장면 장면들이 기억나는 진짜 너무 좋은 영화인데 이 영화를 정희진 쌤이 얘기해주는 거다.


사실 정희진 쌤이 언급한 그동안의 영화들도 내가 본 게 있긴 했지만(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 마더-그 딸의 남자와 사랑을 나누게 되는 영화-), 내가 막 좋아하는 영화들은 아니었는데, 이 영화는 진짜 진짜다!! 



내가 이 영화 너무 좋아해서 당시에 검색했더니, 소설을 두 권 냈던 소설가의 감독 데뷔작이라는 게 아닌가. 그래서 내가 그 감독이자 소설가의 책도 당시에 사서 읽었더랬다. 필립 클로델!! ㅋ ㅑ - 소설도 다 좋아서, 필립 클로델 다 사서 읽었던 것 같다. 몇 권 되지는 않는다.





아니, 죄다 품절이여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라리여~~~~~~ 그런데 나는 갖고 있지롱~ 읽었지롱~

어제 퇴근길에 이거 듣다가 으앗 필립 클로델 책 집에 다 있나? 하고 집에 도착하자마자 가방 던지고 막 뒤졌는데 세 권 나오네... 나 왜 세권 밖에 없지? 으흐흐흐



아 진짜 아련아련 추억 돋는다.



필립 클로델의 책 좋아해서 사서 읽으면서 아마도 비슷한 시기였던 것 같은데 필립 베송도 읽기 시작했던 것 같다. 필립 베송의 《포기의 순간》을 읽기 시작하면서 너무 좋아서 필립 베송의 작품도 다 읽었다. 지금 검색해보니 베송은 다섯 권 중 두 권이 절판이고 세 권은 판매중이네. 베송은 읽고 다 팔고 포기의 순간만 남겨두고 있다. 필립 클로델도 좋고 필립 베송도 좋고 쌍필립이 다 모두 만족스러웠고 쌍필립 모두 프랑스 작가인 것이다. 크 -


나 프랑스 작가 별로 안좋아하는 거 아닌가보네? 껄껄. 



어제는 퇴근길에 혼자 똠양꿍을 먹으려고 식당에 들렀다. 

똠양꿍만 시키려고 했는데 마침 테이블 위에 맥주 광고에 눈이 멀어 맥주도 한 잔 시켰다.

똠양꿍, 나의 힐링 푸드~



아마도 똠양꿍에 들어간 생강 탓인지 나는 똠양꿍 먹으면 온 몸에 열이 오르다가 땀이 나는데, 그래서 먹기에 결코 편하거나 쉽진 않은데, 나는 똠양꿍 먹으면 그렇게나 힐링힐링이 되어버린다. ㅋ ㅑ-

베트남 가서 쌀국수 먹어도 힐링 되고 한국에서 똠양꿍 먹어도 힐링되고. ㅋ ㅑ-

문득 사람이 좋아하는게 많다는 것은 얼마나 살아가기에 유리한가 하는 생각도 했다. 쌀국수도 똠양꿍도 힐링 푸드라면 내가 힘들 때 힐링할 방법이 많아지는 게 아닌가. 게다가 내가 동남아시아 음식에만 힐링되는 것도 아니다. 물론 순대국도 나의 힐링푸드이지만, 그래서 퇴근길에 혼자 순대국에 소주 마시기도 하지만, 내게는 스테이크도 힐링 푸드여~ 혼자 레스토랑 들어가서 스테이크 먹을 때도 있다. 껄껄. 좋아하는게 많다는 것, 내가 위로와 혹은 위안이 필요할 때 생각해낼 해결 방법이 많다는 것은 정말이지 너무 다행한 일이다.



아, 그렇다고 어제 딱히 뭔가 힐링이 필요한 일이 있었던 건 아니고 ㅋㅋㅋ 그냥 힐링 푸드가 먹고싶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냥 똠양꿍 먹고싶었다는 말이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오늘 점심은 게살 볶음밥 먹을 거다. 후후훗. 아침엔 고등어구이 먹어서 좋구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생이란 참 기이하다. 삶은 예측 불허다. 분별할 만한 틈도 주지 않고 한데 뒤엉키고, 은총의 순간인가 싶으면 피비린내 나는 순간이 닥친다. 늘 그런 식이다. 인간은 길가에 놓인 작은 조약돌 같다. 기나긴 세월 동안 한자리에 박혀 있다가 아무런 이유도 없이 어느 떠돌이의 우연한 발길질에 냅다 날아가는 조약돌. 그런 돌이 도대체 무엇을 할 수 있다는 말인가? (p.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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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YDADDY 2023-03-08 08:4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부터 새로 올라온 공부를 듣고 있는데 영화에 대한 선생님의 설명을 다 듣지 못하고 끊었어요. 다시 처음부터 찬찬히 들어봐야겠어요. 영화도 찾아보구요.
좋아하는 것이 많다는 것은 그만큼 시도를 많이 해보셨다는 의미도 되겠죠. 꼭 먹는 것 뿐만 아니라 처음 보는 것이라도 달려들 수 있는 용기가 부럽습니다. 항상 새로운 것을 보여주시고 새로운 시도의 길을 보여주셔서 고마워요. ^^

다락방 2023-03-08 10:36   좋아요 3 | URL
전 점심시간에 뭔가 보는 것보다 듣는게 편하긴 하더라고요. 그래서 오디오매거진 듣는게 너무 좋아요. 희진쌤이 좀 더 많은 걸 올려주셨으면 합니다. 오늘 점심때에도 들을걸 생각하니 너무 신나요! 어제부터 희진샘 오디오매거진 또 들으면서 아 이걸 들을 수 있어서 너무 좋다, 너무 다행이다 했어요. 세상 사람들이 다 들으면 좋을텐데요. 선생님의 한마디 한마디가 아주 콕콕 찌릅니다.

잠자냥 2023-03-08 08:4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헐 ㅋ 다부장님 저 영화 씨네큐브에서 봄? ㅋ 저도 거기서 봤어요. 희진 쌤도 씨네큐브 자주 가신다고 하던데, 거기서 우리 셋이 같은 영화 같은 시간에 본 적도 분명 있을 거 같습니다. 저도 씨네큐브_미로스페이스 가장 자주 가던 영화관이었어요. 씨네큐브는 지금도 그렇고 사라진 미로스페이스 대신 요즘은 그 안쪽으로 걸어들어가서 있는 에무시네마(발음 주의 ㅋㅋㅋ)에 자주 갑니다. 암튼 반갑 ㅋㅋㅋㅋㅋ 요즘도 씨네큐브 자주 오면 내가 인사해줄 수 있는데 ㅋㅋㅋㅋㅋ

암튼 저 영화가 희진쌤 이번호에 소개되는군요! 저도 엄청 좋아했던 영화라 더 공감하며 들을 수 있을 듯합니다. 빨랑 들어야지=33

그나저나 아침부터 고등어구이가 넘어가요? 역시 다부장 ㅋㅋㅋㅋㅋㅋ

DYDADDY 2023-03-08 08:44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이 베트남 다녀오신 그날 밤에 다음날 아침에 드실 김치찌개를 끓이셨다는 것을 기억하고 있는 저는 더 놀랍지도 않아요. ㅋㅋㅋㅋㅋㅋㅋ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에 사는 것이 그리 좋지 않은 느낌이었지만 그런 인연이 이어지려면 어느 정도의 인구밀도가 필요하겠구나 싶어 조금은 부러워집니다. ㅠㅠ

다락방 2023-03-08 10:48   좋아요 3 | URL
아니 세상에. 저 영화 씨네큐브에서 보셨다니. 어쩌면 잠자냥 님 저랑 씨네큐브나 미로스페이스에서 마주쳤을지도 모르겠어요. 한두번 이상 마주쳤을지도 모르겠네요. 에무시네마는 들어보기만 했지 가보진 않았는데 거기에 있군요! 제가 코로나 이후로 극장을 거의 안가고 있네요. 젊은 시절엔 평일에 퇴근하고도 극장을 갔지 뭡니까. 지금 생각하면 도대체 그 체력은 어디서 나온것인가 싶어요. (절레절레) 강남에서 퇴근해서 광화문에 영화 보러 가고 강동 집까지 ... 어휴...

어젯밤에 자기 전에 엄마가 ‘내일 고등어구이해줄게‘ 하셔서 아 엄마 행복해... 하고 오늘 아침 설레는 마음으로 눈을 떴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3-03-08 08:52   좋아요 6 | 댓글달기 | URL
아는 게 많아서 먹고 싶은 게 많은 사람, 참 땀인 부장님… 즈이 아버지가 은퇴하고 택시 드라이버를 잠시하시다가 차가운 세상 서비스직은 못하겠다며 상처받고 요즘 넷플릭스만 보세요😩 희진샘이랑 부장님 같은 분만 계셨다면 좋았을텐데… 행복하자… 아프지말고… 우리..☺️

다락방 2023-03-08 10:40   좋아요 0 | URL
맞다 맞다. 아는게 많아서 먹고싶은게 많네요. 몰랐으면 먹고싶지도 않았겠지.. 하하. 그렇다면 나에게 아는 것이란 좋은것인가 아닌가.. 아무튼 똠양꿍 너무 맛있게 먹었네요. 진짜 너무 좋아요!

아버님 요즘 상처 받으셨군요.
넷플릭스 보시고 상처에서 회복되시기를 바랍니다.

행복하자 우리 아프지말고 ㅠㅠ

건수하 2023-03-08 09:43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새로 올라왔군요! 다운로드해놨다 퇴근길에 들어야지...

사진 보니 똠얌꿍 먹고 싶어요. 어쩌지... 우리 동네엔 그런 게 없는데 ;ㅁ;

다락방 2023-03-08 10:41   좋아요 0 | URL
저는 퇴근길에 있어서 간혹 들어가 먹고 갑니다. 진짜 똠양꿍 너무 좋아요! >.<
가끔 모닝글로리나 쏨땀도 같이 먹어요. 아 똠양꿍 너무 좋아요 흑흑 ㅠㅠ

수하 님, 오디오매거진 즐겁게 들으세요. 전 진짜 정희진 쌤이 오디오매거진 해주셔서 너무 행복합니다 ㅠㅠ

단발머리 2023-03-08 09: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제가 읽은 책이 하나도 없는 것은 그러련 하겠으나 작가 이름도 처음이네요. 독서력 만렙의 현장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앗! 아는 작가 1명 있어요. 정희진!!

다락방 2023-03-08 10:42   좋아요 0 | URL
정희진으로 하나되는 우리..

아직 들을 매거진이 남아있다는 게 너무 씐나요! 정희진 쌤이 매거진 해주어 너무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너무 감사해요. 매 회차 들으면서 진짜 공부되는 느낌이에요. 다른 사람들도 이걸 좀 들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얘들아, 정희진 쌤의 말씀을 들어라!!!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3-08 09: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저도 다부장님하고 비슷한 기억이 있어요. 대학 때 친구들하고 술이 떡이 되게 먹고서 애들은 분명 좌석버스 태워서 보냈다는데..... 저는 눈 떠보니 1호선 의정부역에 가 있더라고요? 게다가 전철 청소하는 분이 청소하면서 깨움 ㅋㅋㅋㅋㅋㅋ 아니 좌석버스에서 내려서 내가 왜 1호선을 탔을까요? (심지어 집에 1호선이 가지도 않는데??)

아무튼 일어나서 의정부역으로 기어나와서 택시를 탔는데 지갑엔 단돈 3천원! ㅋㅋㅋㅋㅋㅋㅋ 그리고 학생용 전철 정기권이 있을뿐! 대학생이니 무슨 신용카드가 있겠습니까? 서울까지 얼마냐고 물어보니까 2만원 넘게 부르시던데 하..... 3천원 밖에 없다고 3천원어치만 일단 가달라고 하니까 아저씨가 헛웃음 웃으시더니 걍 출발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집이 어디댜고 물으시더니 어디라고 하니까 집 근처 전철역에 세워주시더라고요. 여기서부터는 3천원으로 택시타고 갈 수 있을 거라고. 그분은 의정부가 집이라고 다시 돌아가셨다는...... 저는 참치캔이 없어서 아무것도 못 드리고 여전히 이렇게 아름다운(?) 사례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도 미스터리 나는 왜 1호선을 탔는가.......

근데 이 순간에 저에게 참치캔 세트가 있었따면 저는 참치캔 박스째 드렸을 거 같거든요? 그런데 다부장님은 주섬주섬 3개 꺼내서 주면서 ˝아이들 도시락 반찬˝ 운운했다는 게 또라이로 갈리는 지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건수하 2023-03-08 10:0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 저도 황급히 박스째 드렸을 거 같은 느낌
다락방님 여유로우십니다~

다락방 2023-03-08 10:48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제가 모자란 돈이 천원 정도였습니다. 잠자냥 님만큼 갔으면 박스로 드렸죠, 저도. 2만원 거리라면서요. 저는 천원 정도 갔다니깐요? 천원=참치하나, 감사한 마음=나머지 캔ㅋㅋㅋㅋㅋㅋㅋ나름 머릿속에서 계산하는 부분입니다. (기사님 손해보시게 하지 말자)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도시락 반찬은 왜 운운한건지 모르겠어요 진짜. 지금 생각하면 그 분 싱글이면 어떡할라고. 아이고 머리야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근데 진짜 술 적당히 마셔야지. 저도 지하철 타고 끝까지 갔다가 청소하시는 분이 깨워 일어난 적이 있어요. ㅠㅠ 그 때는 직장인이라 지하철역 나가서 택시 타고 가긴 했습니다. 어휴, 카드도 없던 대학생 때 그런 일은 얼마나 당황스러운지 ㅠㅠ

책먼지 2023-03-08 10:0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기사님께 뭐라도 쥐여드리고 싶었을 다락방님 마음이 너무너무 이해됩니다.. 희진쌤 매거진 아껴듣고 싶은데 일단 틀면 멈출 수가 없네요..??? 어쩌면 다락방님은 좋아하는 걸 세는 것보다 좋아하지 않는 걸 세는 게 더 빠르시지 않을까 싶으면서요..
저는 태국음식 (똠양꿍!! 팟타이!! 뿌팟뽕커리!! 싱하!! 창!! 레오 맥주!!!) 너무 좋아해서 예전에 퇴사와 입사 사이에 시간이 뜰 때 치앙마이에 두 달 정도 체류하면서 쿠킹클래스에 다녔었는데요.. 배운대로 해도 절대 그맛이 안나더라고요..??? 한국에서도 현지 맛을 내겠다는 야심찬 꿈은 접고 그냥 사먹습니다..(또륵)

다락방 2023-03-08 10:45   좋아요 1 | URL
저는 제가 좋아하는게 뭔지 알고 그걸 입밖으로 내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입니다. 그러면 좋아하는게 실제로 저에게 더 많이 다가오는 느낌이에요. 그런 제가 만나기 싫은 사람은 싫어한다는 말을 더 많이 하는 사람입니다. 싫어, 안해, 못해 하는 말을 자주 하는 사람들 만나면 너무 기가 빨려가지고 ㅋㅋㅋ 그래서 저는 이렇게 혼자 밥도 먹고 술도 마시는걸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튼 삼겹살도 먹고싶네요? (뜬금)

아니, 치앙마에 쿠킹클래스라니. 대박. 저는 나중에 치앙마이 한달살기 해볼까 싶긴 하데 쿠킹클래스 다닐 생각은 전혀 안했네요. 요리엔 워낙 재능이 없어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저는 쏨땀도 너무 좋아해요. 태국에 여행갔을 때 매끼니 쏨땀을 주문해 먹고 호텔 들어갈 때 또 포장해가고 그랬어요. 쏨땀 너무 좋은데 한국에서 사먹으면 너무 비싼 샐러드에요 ㅠㅠ

저 얼마전에 제가 다니는 미용실 원장님이 백종원의 <스트리트 푸드 파이터> 보고 너무 맛나보여서 족발덮밥 만들어 먹었다고 하시더라고요. 결과는 완전 대만족이어서 예전엔 족발 남으면 족발덮밥 하다가 이젠 족발덮밥 하려고 족발 주문하신대요. 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저는 족발덮밥도 사먹겠습니다!!!

사먹읍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먼지 2023-03-08 11:20   좋아요 0 | URL
저 좀 바보같은 소리했죠??? 좋아하는 걸 자각하고 말하다보면 또 좋아하는 게 생각나고 늘어나고 그게 꿀잼인데!!!
혼밥에 대해서는.. 하루종일 인간들한테 시달리는데 점심이라도 맘편히 먹고 싶은 거 먹어야 힘나지 않나요..(오늘 점심때 먹으려고 딸기 생크림 케이크 싸온 사람)
으아 쏨땀 맛있죠??? 당근이랑 파파야 채 썬 거 뿐인데 대체.. 왜?? 왜 그렇게 맛있는 것이죠??
저 치앙마이에서 또 기억에 남는 게 쇼핑몰 가운데 야외에 엄청 큰 나무평상이 있는데 거기 오전 10신가? 11시인가?? 아무나 요가매트만 들고 가면 들을 수 있는 무료 요가 클래스가 있었거든요??? 다이소에서 매트 사 가서 거의 매일 참여했는데.. 뭔가 건물 너머로는 차가 지나다니고 시끄러운데 그 공간은 좀 중정같은 느낌이라 희안하게 고요하고 바람도 솔솔 불고 해서 엄청 좋았던 기억이 있어요!!! 거기서 만난 친구들이랑 여행도 다니고요!!!
ㅋㅋㅋㅋㅋㅋㅋ 결론은 사먹자는 것이군요!! 옳소!! 벌어서 사 먹자!!!!

다락방 2023-03-08 11:22   좋아요 1 | URL
오오 무료 요가 클래스라고요? 완전 솔깃한데요? 저는 동남아 갈 때마다 요가 한 번 참여하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그런데.. 그나라 말 모르는데도 가능할까 싶어서 좀 주저하게 되더라고요. 태국말 전혀 몰라도 괜찮을까요? 저 치앙마이 안가봤는데 진짜 꼭 가봐야겠어요. 가서 요가도 하고 타투도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먼지 2023-03-08 11:30   좋아요 0 | URL
외국인들이 많다는 걸 알아서 영어로 해주고 또.. 대충 눈치로 따라하면 되는지라 충분히 가능합니다ㅋㅋㅋㅋㅋ (가서 태국어 가르쳐줄 쌤도 섭외했는데 하루만에 쌤 미안해요 전 안 될 것 같아요 하고 도망ㅋㅋㅋ) 공기가 생각보다 엄청 안 좋긴한데 그거 빼고 다 좋았어요!!! 타투ㅋㅋㅋㅋㅋ 헤나로 하실 거죠???? 저 바보같이 헤나 받고 바로 마사지 가는 바람에 헤나 염료 굳은 게 다 가루로 떨어져서 대환장 파티ㅋㅋㅋㅋㅋ 타투 하고 절대 마사지 가시면 안됩니다 둘다 하고 싶으시면 반드시 순서를 반대로!!!!!

다락방 2023-03-08 11:36   좋아요 1 | URL
아뇨, 타투요!! 헤나 말고 타투요!! 저 발목에 타투 하나 있거든요. 몇 년전에 비명 지르면서 받았어요. 생각보다 훨씬 아프더라고요? 원래 발목+쇄골 계획하고 갔다가 너무 아파서 발목만 받고 돌아왔었어요. 그런데 몇 년 지나니까 이 아픔이.. 희미해져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시 도전하고 싶어지더라고요. 쇄골에 태양 문신 하고 싶습니다! 그래서 계속 생각하고 있어요. 후훗.

영어로 해주신다고 해도 제가 영어를 잘하는 사람이 아닌지라 살짝 긴장되지만, 음.. 한 번 해봐야 할 수 있나 없나 알 수 있을테니 일단 치앙마이 가면 도전해보는 걸로 하겠습니다! 아 너무 좋으네요. 아 벌써 행복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먼지 2023-03-08 14:15   좋아요 0 | URL
맙소사ㅋㅋㅋㅋ 발목 타투도 글귀 같은 거 아니고 문양인가요!!!
다락방님 가시면 에피소드 잔뜩 만들어오실 것 같아서 저까지 두근두근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3-08 14:20   좋아요 0 | URL
ㅋㅋ 네 레터링 아니고 걍 작은 문양이에요. ㅎㅎ 저 퇴사하면 퇴직금으로 치앙마이, 베트남 한달살기 하고 몰타 어학연수 가고 그러고 싶어요. 언제 퇴사할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책먼지 2023-03-08 17:22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다락방님 분명 당장도 퇴직금 받아서 그거 다 하실 수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동남아는 겨울이 좋으니까 다음 겨울까지만 조금만 더 버텨보시겠어요..?? 기왕이면 몇 계절 더 벌어서 가시죠!!!

다락방 2023-03-09 07:57   좋아요 0 | URL
책먼지 님, 제 마음은 이미 퇴사지만 ㅠㅠ
저희 아버지 수술 하셔서 재활까지 시간 오래 걸리시고 엄마는 그런 아빠 곁에 계시고.. 제가 지금 저희 집에서 유일하게 돈을 버는 사람이라서 그만둘 수가 없어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책먼지 님 말씀대로 몇 계절 더 버텨보려고 합니다. 화이팅!!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책먼지 2023-03-09 15:51   좋아요 0 | URL
그만두고 싶어도 그만둘 수 없는 상황이시군요ㅠㅠ 어흑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맛있는 거 더더더 많이 드세요!!!! 화이팅!!!! (아버님의 순조로운 쾌유를 빕니다!!!)

테레사 2023-03-08 10: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다락방님 덕에 이 영화 볼거에요. 제가 최근 영화를 끊었는데, 다시 시작하는 영화는 이 영화가 될 거에요. 그리고..브로덱이라니..우리가 함께 열광했던 바로 그 클로델이라니...이렇게 인생은 연결되고 연결되고 또 연결되는 모양입니다.

다락방 2023-03-08 10:47   좋아요 1 | URL
네, 테레사 님. 제가 너무나 좋아했던 영화가 언급되다 보니 반갑고 또 추억속으로 훅- 빨려들어가게 되네요. 이 영화 보고 너무 좋아서 감독 찾아보고 그 감독의 책을 사서 읽고 했던 일들이 떠올랐어요. 이 영화 보시고 감상 적어주세요, 테레사 님. 테레사 님께도 좋은 영화가 될겁니다!!

책읽는나무 2023-03-08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참치캔 훈훈하네요^^
요즘 뭐가 그리 바쁜지 정희진 쌤 매거진도 까먹고 있었네요.
지난 번엔 택시 기사님께 선생님이라고 호명해서 혼 났었다고 하시더니, 이번엔 훈훈한 이야기를 들려주셨군요.
희진샘 택시 탄 이야기도 은근 재밌어요^^
똠양꿍~~ 전 똠양꿍을 먹어보질 못했거든요. 한 번 먹어봐야지~ 생각하고 살펴보니 울 동네엔 태국 음식점이 없는 거에요. 파는데가 없네요ㅜㅜ 그나마 쌀국수 가게는 두 어 곳 있는데....음식 얘기 나올 땐 대도시에 살고 싶긴 합니다. 소도시엔 먹으러 갈만한 곳이 없어요. 그래서 줄구장창 집에서 만들어 먹고 있는지도ㅜㅜ

다락방 2023-03-09 07:56   좋아요 1 | URL
똠양꿍은 경기권으로만 나가도 먹기 힘들더라고요. 제 동생들 똠양꿍 사주려고 하면 의정부도 안산도 음식점 찾기가 힘들었어요. 저희 집 근처는 한군데 있는데 회사 근처는 여러군데에요. 퇴근길에 들러서 먹을 수 있을만큼요. 제가 태국 갔을 때 너무 맛있게 먹어서 그 뒤로 똠양꿍, 모닝글로리, 쏨땀 아주 환장하고 먹어요 ㅋㅋㅋㅋㅋ

책나무 님, 이번 정희진 오디오 매거진 꼭 들으셔야 합니다. 이번달 방송분 중에서 <말의 권력 관계-어떻게 싸울 것인가>는 특히 재미있어요. 들으면서 소리내서 웃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난티나무 2023-03-10 00: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 모르겠고 쏨땀 먹고 싶어요 ㅠㅠ 먹은 횟수에 비해 내 사랑이 너무 커… 쏨땀!!!!!

다락방 2023-03-10 09:34   좋아요 0 | URL
쏨땀은 사랑입니다~

2023-03-10 00: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3-10 09: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내안의 그놈
강효진 감독, 진영 외 출연 / 올라잇픽쳐스 / 2019년 4월
평점 :
품절


조폭 나오는 거 너무 싫고 내용은 클리셰 범벅이지만,
몸 바뀌는 이야기 중에서 가장 불쾌함이 없지않나 싶다.
무엇보다 조폭 두목과 학폭 당하는 왕따 피해자의 몸이 바뀌어버리는 데에서 일종의 대리만족이 느껴져버렸.. (사실 그렇다고 해서 굳이 본거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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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3-03-07 14: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이거 안봤는 데 진영 좋아함... 내 스타일ㅋㅋㅋ (다 자기 스타일이라고 한다) 그.. 최진실 동생 최진영 닮지 않았어요? 나 어릴 때 스카이 최진영 좋아했어요!!! ㅋㅋㅋ 은오님은 스카이 모르겠지?ㅋㅋㅋ 이제껏 나 숨쉬고 있는 이유는 하나....... 걸어온 길이 너무도....

다락방 2023-03-07 14:28   좋아요 1 | URL
아 저는 박성웅하고 라미란은 아는데 정작 주연인 이 남자 이름도 몰랐네요. ㅋㅋㅋㅋ 처음 보는 배우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2023-03-07 14:3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도 처음보는 배운데... 최진영인줄 알고. 너무 놀라서 검색했던 기억 ㅋㅋㅋㅋ 근데 이름도 진영이어서 더 기억나요 ㅋㅋㅋ!!! 이거 봐야겟다 흠흠 라미란 짱!

다락방 2023-03-07 14:50   좋아요 0 | URL
저 트윗에서였나? 왕따 당하는 학생 몸에 조폭 두목 들어간 짧은 영상 보고 이 영화의 존재를 알게 됐어요. 뭐, 이런게 있어?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것도 모르고 봤는데 갑자기 라미란이 똭!!!!! 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3-07 14: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거 제목이....... 다른 생각을 불러일으키네요. 흠흠.

DYDADDY 2023-03-07 14:44   좋아요 0 | URL
잠자냥님은 다락방님을 놀리는데 일가견이 있으시군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 2023-03-07 14:46   좋아요 1 | URL
네, 그래서 어제 일할 맛이 안 나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잠자냥의 일=다부장 놀리기)
다부장은 연차 쓸 거면 자냥에게 허락을 받으라.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23-03-07 14:49   좋아요 2 | URL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니 그거 그거 아니라굿, 이사람아!! 이렇게 음란해서야 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음 연차는 허락받도록 하겠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23-03-07 22: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 영화 아무 생각없이 봤는데 좀 웃겼더랬죠. 아무래도 박성웅 배우랑 진영 배우랑 너~무 달라서요 ㅋㅋㅋ 내용은 별 거 없는데 그렇게 기분 나쁘지도 않았어요. 그러고보니 진영 배우라고 하니 좀 어색하네요. ㅎㅎㅎ

다락방 2023-03-08 08:35   좋아요 1 | URL
오옷 꼬마요정 님도 이 영화 보셨군요! 저는 이 영화의 존재 자체를 엊그제 처음 알았지 뭡니까? ㅋㅋ 저도 많이 웃었어요. 아무래도 몸이 바뀌는 영화는 불쾌한 지점이 생기기 되게 쉬울것 같은데요, 이건 같은 성별이라 그런지 그런 지점이 없어서 편하게 볼 수 있었어요. 아하하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