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얼마나 괜찮은 여자인가 하는것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을 읽다보면 금세 알 수 있다.그 책엔 무려 이런 구절이 있다.  

 

 

 

 

   
 

나중에 그녀가 고상한 예법을 단 한가지도 어기지 않으면서 송아지의 엉덩이 고기를 먹어치우는 것을 보았을 때, 그는 저렇게 섬세하고 매력적이고 식욕이 왕성한 코끼리 같은 여자야말로 어떤 의미에서는 이상적인 여자라고 말했다.  (2권, pp.82-83) 

 
   

문제는, 이런 여자, 즉 나 같은 여자를 '이상적인 여자'라고 알아주는 남자가 없다는 것, 쯤이라고 해두자. 뭐, 사실 하려고 했던 얘기는 이게 아니었으니까 바로 다음 얘기로 넘어가자면,  

남자와 여자사이의 에로틱함은 옷을 벗기고 안벗기고의 문제는 아니다(라고 나는 생각한다). 무조건 짧은 치마에 가슴이 보이면 섹시한거라고, 에로틱함을 느낀다고 한다면, 그런 에로틱함과 내가 생각하는 에로틱함과는 꽤 먼 거리가 있으므로 대화 자체가 불가능할 것 같고, 내가 생각하는 에로틱함은 그러니까, 둘 사이의 숨 막히는 긴장감 쯤으로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 '제인 마치'의 영화 『연인』에서의 에로틱함은 제인 마치가 빈 집에서 남자랑 섹스를 하기 위해 옷을 벗었던 순간 보다는, 차 안에서 남자가 여자의 손을 잡기 위해 망설이던 바로 그 순간 이었으며, '페넬로페 크루즈' 주연의 영화 『엘레지』에서의 에로틱함은, 남자가 여자에게 니 가슴이 예쁘다고 말하는 순간 보다는, 집으로 초대해서 손목을 잡기 전까지의 바로 그 시간이었던 것 처럼, 남자가 피아노를 치고 그런 남자를 여자가 보고, 여자가 그림을 보고 그런 여자를 남자가 보고, 바로 그런 순간 순간이었던 것 처럼, 아직 뭔가를 하기 전, 그러나 그 뭔가를 하고 싶은 욕망을 가까스로 견디고 있는 바로 그 시점, 바로 그때가 에로틱함이 터지는, 그 순간인 것 같다. 하나만 더 예로 들자면, 영화 『브로큰 잉글리쉬』에서 엘리베이터 안에 여자와 남자 단 둘이 있었을 때, 남자는 키스를 하려고 하고 여자는 이러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던 바로 그때, 그때가 결정적인 순간인 것이다.  

물론 이것들은 내 생각이지만. 

이 책속의 에로틱함은 많은 사람들이 내게 얘기했던 것처럼, 서로의 몸에 꿀을 바르고 섹스를 하는 꿀섹스 장면이 아니었다. 나는 오히려 그런 장면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그 장면은 대수롭잖게 넘어갔다. 그런데 내가 숨막혔던 장면은 아무것도 하지 않던 바로 그 때, 그 때였다. 

아우렐리아노는 이모인 아마란따 우르슬라를 욕망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결혼까지 한 이모에 대한 욕망은 해소해서는 안될 것임을 알기에 다른 여자를 찾아 그 욕망들을 풀어낸다. 심지어 이모인 아마란따 우르슬라는 조카인 아우렐리아노를 '당연히'욕망하고 있지 않다. 또 당연히, 그의 욕망을 짐작조차 하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날, 이모가 조카의 방에 찾아온다. 

   
 

그 일은 가스똔이 비행기의 도착을 기다리기 시작했을 무렵에 일어났는데, 아마란따 우르술라는 너무나 외로운 나머지 어느날 아침 그의 방에 모습을 나타냈다. 

「이봐, 식인종. 또다시 동굴 안에 있구나」그녀가 말했다. 

스스로 디자인한 의복을 입고, 송어 척추뼈로 직접 만든 길다란 목걸이를 걸치고 있는 그녀는 저항하기 어려운 매력을 갖추고 있었다. 남편의 충실함을 믿고 남편의 목에 걸어놓았던 낚시줄을 풀어준 그녀는 집으로 돌아온 이후 처음으로 한가한 시간을 누리고 있는 것 같았다. 아우렐리아노는 그녀를 바라볼 필요도 없이 그녀가 방으로 들어왔다는 사실을 느낄 정도였다.  그녀는, 뼈마디가 움직이는 소리를 아우렐리아노가 감지할 수 있을 정도로 가까이 다가와서 힘없이 작업대 위에 팔꿈치를 괴더니 양피지에 관심을 보였다. 그는 혼란스러운 마음을 추스리려고 애를 쓰면서 자꾸만 사그라드는 목소리와, 자기를 저버리려고 하는 삶, 가루처럼 되어가려는 기억을 붙들어맸고, 산스크리트어에 드러난 종교적 운명과, 종이 뒷명에 씌어진 것을 역광으로 읽을 수 있듯이 시간 속에 투영되어 있는 미래를 볼 수 있다는 과학적 가능성과, ....(중략 p.270) 

 
   

 

아우렐리아노는 그녀에 대한 욕망을 감추기 위해 쓸데없는 이야기들을 지껄여 대고 있는데, 그의 욕망을 짐작조차 하지 못하는 그녀는 그에게 지독하게 잔인할만큼, 천진하다. 

   
  아우렐리아노는 얘기를 계속 이어가면서, 태어났을 때부터 자기 내부에서 잠자고 있던 충동에 이끌려 자기손을 그녀의 손 위에 포갰다. 하지만, 그녀는 어렸을 때 자주 그랬듯이 스스럼없고 다정하게 그의 검지손가락을 쥐었고, 그가 그녀의 질문에 대답하고 있는 동안에도 계속 쥐고 있었다. (p.271)  
   

 

그녀가 그의 검지손가락을 쥔 행동은 사실 그녀에겐 아무 의미도 없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녀가 그의 검지손가락을 쥔 행동은 그에게는 폭풍같은 의미가 있었을 것이다. 그는 그 순간의 긴장에 숨이 막혔을 것이고, 그 순간에 모든 자제력을 끌어 모았을 것이며, 그 순간을 아마도 결코 잊을 수 없을 것이며, 물론, 그 순간을 때때로 기억하며 헉, 할 것이다. 참, 힘든 순간이다. 어휴....거지같은 세상.  

유쾌한 영화를 보았고, 즐겁게 술을 마셔도, 그러니까 즐거운 일들이 이백개가 연속해서 일어나도, 때때로 하나의 슬픔이 그 모든 것들에게 닥치라고 말하는 순간이 있다. 아주 오래전, 그러니까 한 20년 전쯤의 드라마중에 [도시인]이라는게 있었는데, 그 드라마 속에서 음정희는 최수종을 사랑하고 최수종은 음정희와 배종옥 사이에서 갈등하는 그런  스토리였다. 음정희는 최수종에게 정중하고 배종옥은 사무실 동료라 좋아하지만 꽤 허물없이 지냈는데, 그런 모습을 본 음정희는 최수종에게 그런 얘기를 한다. 왜 나에게는 한없이 어렵고 잘해주고 싶은 사람인데, 저 사람은 당신에게 함부로 하는거죠? 라고. 

 

오늘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역시 배가 고프지 않은데도 우동집에 들어가버렸다. 우동이 절실한 순간이었다. 우동집의 텔레비젼에서는 독일과 아르헨티나의 축구경기가 한창이었다. 역시 모두 아저씨들이었다. 나는 또 우동면은 절반만 주세요, 라고 말한뒤에 자리에 앉아서는 에피톤 프로젝트의 『눈을 뜨면』을 들었다. 그 노래를 들으면서 먹는 우동은 사실 별로 맛이 없었다. 나는 대부분의 모든 시간, 모든 음식들을 게걸스럽게 먹는 편인데, 그 노래를 듣는 순간의 우동은 결코 게걸스럽게 먹을 수가 없었다. 혼자 우동먹으러 들어왔다고 친구에게 문자메세지를 보냈더니, 옆에서 단무지를 챙겨주고 싶다는 친절한 답장이 왔다. 그런데 만약 친구가 옆에서 단무지를 챙겨줬다면, 나는 우동국물에 내 눈물을 섞어버렸을지도 모르겠다. 오늘은 하나의 슬픔이 이백개의 웃음을 무찔러 버린 날이었다. 

우동집에 내가 자리를 잡고 앉아 우동을 먹기 시작한 시간은 23:44 였다. 

토요일 밤 열한시 사십사분, 그때 내겐 아무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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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4 01: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4 01: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4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4 21: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jongheuk 2010-07-04 08: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저도 그래요. 거사(?)를 벌이기 전보다 그 전의 숨막히는 긴장감이 정말 끝내주죠 +_+ 아주 작은 행동 하나도 가슴에 커다란 파도를 일으키는 그 떨림이 참 좋죠. <새벽 세시> 에 열광한 이유도 그것때문인 것 같아요. 문장 하나, 단어 하나에 집중하게 만드는 서로간의 감정선...

다락방 2010-07-04 22:00   좋아요 0 | URL
거사 ㅋㅋ
맞아요, 가장 떨리는 순간은 밀폐된 공간에 단 둘이 있으면서 아무것도 하지 못하고 있는 순간이죠. 와, 그럴때는 정말 '숨막힌다'는 표현이 딱 맞는 표현인것 같아요. 그런데 남자사람인 종혁씨도 그렇게 생각한다니, 흐음, 마르케스같은 소설을 한 편 써보는건 어때요?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는 그래서 꽤 똑똑한 소설이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는 것 같아요. 여자와 남자의 감정이 변해가는 순간순간, 그 미묘한 감정들을 아주 잘 표현해냈잖아요.

비로그인 2010-07-04 17: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 좀 있다가 소한마리 먹으러 갈거에요.. 고상하게 먹어보려구요. ㅎㅎㅎ

다락방 2010-07-04 22:01   좋아요 0 | URL
으하하하하하하하 소 한마리 드시고 오셨어요, Manci님? 고기를 먹어야만 버틸 수 있는 무더운 여름이에요. 잘 먹고 잘 자야죠. 그것이 멋진 여성!

... 2010-07-05 09:18   좋아요 0 | URL
소 한마리 고상하게 먹는 법 좀 갈켜주세요!! 응용편으로 닭 한마리 고상하게 먹는 법, 돼지 한마리 고상하게 먹는 법도 더불어서!

다락방 2010-07-05 12:50   좋아요 0 | URL
저는 게걸스럽게 먹는거라면 좀 코치해 드릴 수 있습니다만!! ㅎㅎ

비로그인 2010-07-05 15:31   좋아요 0 | URL
소한마리는.. 고상하게는 커녕 좁은 룸에서 여섯이서 불펴놓고 먹었더니 너무 더워서 거의 고문이었어요.

닭한마리랑 폭 립 까지는 나이프와 포크로 고상하게 먹을 수 있건만.. 딸래미 과외할 때 친구들이랑 폭 립에 피자 시켜주고선 저는 손대기 싫어서 나이프와 포크로 싹싹 발라먹었더니, 그 다음부터 우리집에만 오면 모든 애들이 나이프랑 포크 달라고해서 천년만년 잘라먹는다는 슬픈 이야기.. 옆에서 속 터져서 못보겠어요. 설겆이 거리도 늘고 ㅜㅜ

아, 그래서 고상하게 송아지 엉덩이 고기를 먹던 (소한마리엔 엉덩이 고기는 안나왔어요) '섬세하고 매력적이고 식욕이 왕성한 코끼리 같은 여자'는 누구였지요, 도대체?

다락방 2010-07-05 23:16   좋아요 0 | URL
여름에 불 펴놓고 룸에서 먹는 고기는..으윽 쥐약이죠. 그렇게 열 날때 술 마시면 술도 별로 맛이 없어요. 흑 ㅜㅡ

음 그렇다면 이렇게 덥고 습한 날에는 역시 시원한 곳에 들어가서 훈제오리고기를 먹어야 하는걸까요? 어쨌든 고기는 고기여야 하는데 말입니다.
오늘 잠깐 텔레비젼 보는데 고기가 면역력을 키워준대요. 제가 감기도 안걸리는 건강체질인것은 아마도 고기를 늘상 먹는 생활을 유지하기 때문인가 봅니다....흐음.

아, 그리고, 말씀하신 여자는 그러니까, 음, 저기, ... ( '')

따라쟁이 2010-07-04 22: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동집까지 동행해서, 거기서 소주를 미친듯이 마셔야 했어요.~!!!

저는 어제 한 사람과의 데이트가 이백개의 슬픔을 무찔러줬어요 +_+
아프지 말아요. 한개의 슬픔에 지면 안되요~!

다락방 2010-07-04 22:26   좋아요 0 | URL
따라쟁이님.
슬프지도 말고 아프지도 말고 힘들지도 말아요.
좀 우울하면 내가 준 커피를 마셔봐요. 물을 붓기전에 향을 맡으면 정말 기분이 좀 나아질거에요.
그리고 나를 만나서 기분이 좋아진다면, 나를 좀 더 자주 만나요. 계속 기분 좋을 수 있도록.
:)

moonnight 2010-07-04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요일 밤 열한시 사십사분에 저는 제 방에서 맥주를 마시며 축구를 보고 있었어요. 혼자였고요. 다락방님과 함께였음 좋았을텐데.

다락방 2010-07-05 12:51   좋아요 0 | URL
토요일 밤, 혼자인 사람은 의외로 많은가봐요.
혼자 있으면서 문나잇님이 혼자 어딘가에서 맥주를 마실거라고 생각했다면 좀 덜 외로웠을텐데. 나는 미처 거기까지는 생각하지 못했어요. 바보처럼..

Arch 2010-07-04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참 쓸데없는 말을 했었군요. 흠

다락방 2010-07-05 12:51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아침에 문자보고 완전 패닉였어요, Arch님. ㅋㅋㅋㅋㅋ
부러울뻔 했잖아요!

꿈꾸는섬 2010-07-04 22: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섬세한 감수성이 부러운 글이에요.
토요일밤 열한시 사십사분 홀로 우동집, 너무 외롭게 느껴졌어요. 가깝다면 달려나가고 싶네요.

다락방 2010-07-05 12:52   좋아요 0 | URL
근데 이상하게 그 우동집에 가서 우동을 먹으면, 그 우동이 그렇게 맛있는게 아닌데도 다 괜찮아지는 기분이에요. 사람은 저마다 슬픔을 극복하는 방법 몇개쯤은 가지고 있는 것 같아요. 우동집에서 혼자 우동먹니는 제가 슬픔을 극복하는 방법들 중 하나고요.

세실 2010-07-04 2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떤 슬픔이길래 이백개의 웃음을 무찔러 버릴만큼 큰가요. 토닥토닥.....다락방님 꼬옥 안아주고 싶어요.

다락방 2010-07-05 12:53   좋아요 0 | URL
세실님, 꼬옥 안아주신다면 저는 꼬옥 안기겠어요. 저는 대체로 포옹을 피하지 않아요. 포옹은 좋으니까요. :)

비로그인 2010-07-05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슬플 때는 마음껏 슬퍼하는 것이 정답이오.

다락방 2010-07-05 12:53   좋아요 0 | URL
단무지 챙겨주고 싶다는 문자메세지에 정말로 가슴이 따뜻해졌어요. 우동국물보다 더 따뜻한 문자메세지였어요, Jude님.

치니 2010-07-05 09: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우 근데 이름들 되게 어렵다 , 아우렐ㄹ...꿀섹스를 대수롭지 않게 넘겼다고 말했지만 그래도 꿀섹스 때문에 이 책을 읽어볼까 싶어지는 1인. ㅋ

다락방 2010-07-05 12:5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꿀섹스 때문에 이 책을 읽은 1人
이 책 재미있어요, 치니님. 그런데 왜이렇게 이름은 이따윈지 모르겠어요. 막 할머니 이름 따서 손녀이름 짓고 그래서 정신을 차리지 않으면 헷갈린다니깐요. 물론 책 앞면에 가족도가 나와있지만 말입니다. 이 책은 군데군데 에로틱해요. 흐흐흐흐

레와 2010-07-05 10: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비슷한 감정을 요즘 [나쁜남자]라는 드라마를 보며 또다시 느끼고 있어요.
엘리베이트안에서 김남길과 오연수 둘만있다가 (오연수는 키스하는 상상을 하고),
사람들이 몰려타니, 김남길이 오연수의 손을 잡고 오연수는 뿌리칠려하다 잡히고..

아침부터 온 몸이 베베 꼬이는..;

다락방 2010-07-05 11:11   좋아요 0 | URL
뿌리칠려하다 잡히고...
아 이 댓글 죽겠네 진짜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마노아 2010-07-05 11: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토요일 밤 11시 44분에 저는 호프집에서 반잔 남은 맥주를 남기고 막 일어서던 참이었어요.
그날은 몹시 고대하던 데이트가 있던 날인데, 그런데도 어쩐지 쓸쓸했고, 그래서 지금 이 시간까지 약간 우울해요.
우리 같이 서로를 위로해요...

다락방 2010-07-05 12:55   좋아요 0 | URL
고대하던 데이트, 고대하던 상대라고 해도 어쩐지 쓸쓸할 수 있어요, 마노아님. 나도 몇주전에 그랬거든요. 기다렸던 시간이었고 만나고 싶었던 상대였는데 집에 돌아와서는 얼마나 슬펐는지 정신을 차릴수가 없더라구요. 그때의 우울함을 한동안 떨쳐내기 힘들었어요.

우리 같이 서로를 위로하고, 가급적이면 우울해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마노아님.

2010-07-06 08: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6 08:43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잇 & 데이 - Knight & Day
영화
평점 :
상영종료


이건 무슨 미친 코믹 액션 ㅋㅋ 카메론 디아즈도, 나도 좋다고 웃는 영화. 아 웃겨 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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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07-04 01:2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이 영화보다가 으하하하~ 막 큰 웃음 뿌리면서 데구르르르 구를뻔 했다지요. 이 영화의 장르는 코미디였어, 막 이러면서요. 마구마구 웃다가 영화관 나온 뒤에 4000원 할인쿠폰 및 50% 할인쿠폰 하나도 안 쓰고 예매했다는 것을 깨달은 후, 좌절의 눈물을 흘리긴 했지요 켁.

다락방 2010-07-04 01:27   좋아요 0 | URL
아, 저 정말 너무 웃겨서 뒤집어질 뻔 했어요. 어쩐지 저라도 탐 크루즈를 사랑했을 것 같은 그런 영화에요. 아, 정말이지 그는, 정신줄 놓게 할 것 같아요. 그 현란한 말발이란! [레인맨]이후로 그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던 영화에요. 아 정말 웃겼어요.

moonnight 2010-07-04 22: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아. 저도 보고 싶어요. 톰 크루즈는 원래 안 좋아했던 배우였는데, 나이들수록 점점 매력적으로 느껴지더라구요. ^^

다락방 2010-07-05 12:55   좋아요 0 | URL
전 톰크루즈를 좋아했다 무심했다 했는데 이 영화에서는 어찌나 빵빵 터지게 웃겨주시는지! 카메론 디아즈와 찰떡궁합이에요. 아하하하

카스피 2010-07-04 2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ㅎㅎ 저도 이거 예고편 봤는데 재미있을것 같더군요^^

다락방 2010-07-05 12:56   좋아요 0 | URL
전 예고편으로는 그다지 흥미가 없었는데 마땅히 볼 영화가 없어서 선택했거든요. 예상외로 재미있었습니다.

니나 2010-07-05 0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니나에요,ㅡ니나라구요, 니나라니가요 ㅌㅋㅋ 나쁜 ㅎㅎ

다락방 2010-07-05 12:56   좋아요 0 | URL
다락방이에요, 다락방이라구요, 다락방이라니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네꼬 2010-07-05 10: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 아아 너무 너무 웃겨요. 너무 웃겨요. 맞아요! (아우 막 손뼉 치며 좋아했네!)

다락방 2010-07-05 12:57   좋아요 0 | URL
네꼬님, 저도 손뼉 치며 웃었어요. 그리고 막 중얼거렸어요, 좋댄다, 하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카메론 디아즈 고글끼고 정신줄 놓은 표정은 정말이지!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
탐크루즈는 만약에 상대가 나였다면, 수영복으로 갈아입히지 않았을 거에요. (시무룩)

건조기후 2010-07-05 10: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친 코믹액션이군요ㅎㅎㅎ 이거 봐야겠어요.
나잇이 night이 아니라 knight이었네요. 이 무슨 말장난같은 제목이람.ㅎㅎㅎ

다락방 2010-07-05 12:57   좋아요 0 | URL
건조기후님. 이건 뭐. 뻥쟁이 영화랄까요. ㅋㅋㅋㅋㅋ
열나 웃겨요. 어찌나 웃었는지. 정말 미친 코믹 액션이라고 밖에는 표현이 안되요. 으하하하하하하하

바이런 2010-07-06 08: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미친코믹액션에 공감~ 저도 친구랑 보면서 계속 웃었어요ㅋㅋㅋ

다락방 2010-07-06 08:39   좋아요 0 | URL
저 그장면이 너무 좋아요. 탐 크루즈가 나중에 카메론 디아즈에게 생각보다 더 가슴이 아프다고 말하는 그 장면이요. 아, 너무 낭만적이야. 히융 ♡
 

 

 

 

 

이건은 공진솔을 자꾸 만나고 싶다. 공진솔이 업무적인 메일을 새벽까지 작성하고 나서 이건에게 보내자 이건은 메일이 오기만을 기다렸다가, 이제 일 다했죠? 라며 공진솔을 불러낸다. 그 새벽에. 이건은 공진솔에게 너는 나의 일기장 같다고 한다. 디어, 다이어리. 공진솔도 자꾸만 자꾸만 이건에게 끌린다. 이건이 좋다. 이건에게 사랑한다고 고백한다. 이건도 공진솔이 좋다. 자꾸만 자꾸만 공진솔과 함께 있고 싶고, 얘기하고 싶고, 안고 싶고, 만지고 싶다. 그런데 이건은 가끔, 옛사랑에 애틋해한다. 그래서 공진솔 앞에서 하지 말았어야 할 행동, 하지 말았어야 할 말을 하게 되고, 그렇게 공진솔을 아프게 한다. 둘 사이는 소원해진다. 공진솔은 정말 아.프.다. 

그러다가 공진솔은 이건의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다는 소식을 접하고, 생전에 뵙기도 했던 분이고, 그래도 사랑했던 남자의 할아버지인데, 하면서 장례식장에 찾아간다. 당연히 거기서 이건과 마주친다. 돌아가신 할아버지에게 인사를 드리고 바깥으로 나와 집으로 가기 위한 버스를 기다리는 공진솔에게 이건이 뛰어온다. 뛰어와서는 나는 나쁜놈인가봐, 장례식장에서 내내 공진솔 보고싶다, 라고 생각했어. 그런데 당신이 그때 내 눈 앞에 나타났어. 이럴 땐 꼭 사랑이 전부같잖아, 라고 이야기하며 공진솔을 안아버린다. 

보고싶다. 

보고싶다는 말은 그 어떤 사랑의 맹세보다 더한 간절함을 담고 있는 것 같다. 보고싶다. 사실 별 거 아닌 듯한 이 말 한마디를 한다는 것이 어디 쉬운일인가. 보고싶다. 나는 이 보고싶다는 말에는 유독 약해진다. 다른 어떤 말보다 더, 이 '보고싶다'는 말에는 진심이 담겨있다고 믿고, 또 진심을 담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모든 사랑의 감정이 축약되었을 때 보고싶다는 말로 튀어나오는게 아닐까. 생각해보면 나는 상대가 보고싶다고 했을때, 언제나 약해져버려서 얼굴을 보여주고야 말았던 것 같다. 상대를 그렇게 좋아하지 않았을 때 조차도. 보고싶다고 하니까, 보고싶다고 했으니까. 그런데 어떻게 안보여줘. 그래서 나는, 

보고싶다고 말을 할때는 한번도 진심이 아니었던 적이 없다. 

 

벌써 7월이다. 그 말은 즉, 사랑 없는 섹스를 할 수 있는 6월이 다 가버렸다는 뜻이다.

 

 

 

 

   
  "5월이 아름다운 거 같아요? 눈으로밖엔 풍경을 볼 줄 모르는 사람들이 5월을 아름답다 하죠. 전 6월을 좋아해요. 6월은, 거의 폭력적인 생기를 뿜어내잖아요. 무심히 흘러가던 강물에도 관능이 금가루처럼 녹아 흐르고, 그 물을 탐욕스럽게 빨아마신 식물까지 숨결이 가빠지는 게 6월이에요. 사랑 없는 섹스를 한다면 6월이 적당하지 않을까요? 누군가를 꼭 죽여야 한다면 6월의 저녁에 그 일을 해치워버리세요. 6월은, 어떤 죄악도 용서받을 수 있는 계절이에요." (pp.180-181)  
   

 

그러니까 다시, 7월엔, 사랑하는 사람과 섹스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눈을 뜨면] 

알고 있다 이게 꿈이라는 것을
그럼에도 너의 모습은 참 오랫만이야
그렇게도 사랑했었던 너의 얼굴
맑은 눈빛 빛나던 입술까지

살아 있다 저기 저 신호등 건너
두 손을 흔들며 엷게 보조개 짓던 미소까지
조심히 건너 내게 당부하던 입 모양까지
오늘 우린 이렇게 살아서 숨을 쉰다

눈을 뜨면 네 모습 사라질까 봐
두 번 다시 널 볼 수 없게 될까봐
희미하게 내 이름 부르는 너의 목소리
끝이 날까 무서워서 나 눈을 계속 감아

안녕이란 인사조차 못할까봐
그대론데 사랑했던 너의 모습
눈가를 흘러 베갯잇을 적셔만 간다
하나둘씩 너의 모습이 흩어져만 간다


나 눈을 뜨면 별처럼 곧 사라지겟지
나 눈을 뜨면 번쩍이는 섬광처럼
이제는 그대도 조금씩 안녕..

 

오늘 밤에는 보고싶은 사람을 꿈에서 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 그러면 나는 눈을 뜨고 싶지 않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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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0-07-02 13: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오는 날 이런 페이퍼라니.. 다락방님!! 보고싶어요...^^

다락방 2010-07-02 13:22   좋아요 0 | URL
비가 오니까요..... (한껏 센치해져있다)

레와 2010-07-02 13: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가 퍼붓기 직전, 그러니깐 하늘이 최대한 숨을 참았다가 퐝 터지기 일보직전이랄까..
아침부터 소주 생각만 나서 일이고 나발이고..
하아..


보고싶다..

다락방 2010-07-02 14:43   좋아요 0 | URL
난 날이 쨍쨍해도 비가 퍼부어도 소주 생각이 나요. 소주랑 남자.
아! 소주랑 남자는 참 좋아요.


그런데, 음, 내가 보고싶다는 거죠? ㅎㅎ

2010-07-02 13:40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07-02 14:43   좋아요 0 | URL
ㅎㅎ 암호 ㅋㅋㅋㅋㅋㅋㅋㅋ
어딜 도망가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무스탕 2010-07-02 14: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110호를 다시 들춰보고싶게 만드는 페이퍼에유~

정성이가 지난달에 하는 말이 '엄마. 언제 7월이 와?' 였어요. 왜냐.. 7월엔 방학을 하기 때문이지요 ^^
제 대답은 '너 기말고사 끝나면 7월이 와' 였지요. 6월 30일에 시험봤거든요. 캬캬캬~~~

제 첫사랑도 7월에 시작했어요 :)

다락방 2010-07-02 14:44   좋아요 0 | URL
직장인에게도 방학이 있었으면 좋겠네요. 휴가가 있긴 하지만 너무 짧아요. 야속하게스리..
한 두달쯤 방학 있었으면 좋겠어요. 아니, 한달이라도.

7월에 시작하는 첫사랑은 어떤가요, 무스탕님?

첫사랑은 잘 모르겠고, 저는 가장 정신 나간 사랑은 8월에 시작했어요. ㅎㅎ 끝나버린지 오래지만.

moonnight 2010-07-02 14: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앗. 110호 다시 읽어야겠네요.
비도 오는데, 6월인지 7월인지 구분도 안 가는 저로서는 오늘 밤도 술이나 한 잔 해야겠어요.

2010-07-02 14: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2 15: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꿈꾸는섬 2010-07-02 15:3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밤 꿈에 꼭 보고 싶은 사람 볼 수 있길 바래요.^^

다락방 2010-07-04 01:38   좋아요 0 | URL
그런데 보고싶은 사람이 없네요, 현재는. ㅎㅎ
미카 꿈이나 꿔야겠어요.

무해한모리군 2010-07-02 16: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주말에 출근해야해서 우울한 중이예요.
아 저도 방학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일주일 휴가는 넘 짧아요.

다락방 2010-07-04 01:38   좋아요 0 | URL
윽, 주말 출근이라뇨! 그런 슬픈 말은 싫어요! ㅠㅠ

따라쟁이 2010-07-02 16:1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늘밤에 꿈에서 만나고 싶은 사람들을 잔뜩 만나버려요. 뭐 어때요. 내일 까짓껏 늦잠좀 자면 되는걸.
하지만, 일어나야 해요. 오후엔 저와 영화를, 삼겹살을, 노가리를 먹어야 하니까+_+

레와 2010-07-02 16:36   좋아요 0 | URL
다락방님과 데이트???!!!
따라쟁이님 너무 부럽습니다. 흑흑,,.ㅡ.ㅜ

다락방 2010-07-04 01:38   좋아요 0 | URL
저는 집에 오면서 우동도 한그릇 먹었습니다! 아무리 먹어도 공허하기만 한 여름밤인거죠.

도넛공주 2010-07-02 16: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너무 보고싶은 사람이 있는데 못 보고 있습니다.숨 넘어갈 거 같아요.

다락방 2010-07-04 01:39   좋아요 0 | URL
오오오오 도넛공주님,프랑스 페이퍼의 그 분 말씀이십니까? 숨이 넘어가다니요! 숨 챙기세요!!

2010-07-02 17: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2 17:1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2 17: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2 17:39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2 17:4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2 17:51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7-02 1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 2010-07-02 17: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훌쩍~ 다음주 화요일까지 비온데요... 다락방님은 주말동안 방에 콕 박혀서 아프리카의 별과 새엄마찬양을 다 읽도록 해요.

다락방 2010-07-04 01:39   좋아요 0 | URL
아직 롤리타도 다 못읽었어요. 어휴, 저는 술도 마셔야 하고..요즘엔 도무지 책읽을 시간도 없고 책읽을 정시도 없어요. 정신줄은 냉장고에.. ㅠㅠ

비로그인 2010-07-02 18:2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왠지 소주 한잔 해야 할 것 같은 분위기네욥.

비도 오고,, 오늘은 반드시 소주의 힘이(다락님 오늘 소주 드신다면, 아니면 엊그제 드신 소주라도..)
꿈속의 그분을 찐하게 불러내길 바라겠습니다..

^^

다락방 2010-07-04 01:40   좋아요 0 | URL
저는 소주는 한잔 보다는 일병을 원하는 바입니다. ㅎㅎ

근데 날씨는 왜 이렇게 끈적한거죠? 감히 날씨 주제에..어떻게 저보다 더 끈적한거죠? 아, 괘씸해..

Arch 2010-07-02 21: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내 아들의 여인 읽고 있는데. 반가워요, 다락방

다락방 2010-07-04 01:41   좋아요 0 | URL
내 아들의 '연인' 입니다, Arch님.
나도 반가워요. 내 서재에 Arch님은 오랜만! :)

Arch 2010-07-04 22:21   좋아요 0 | URL
연인! 나는 오타쟁이로구나하. 아냐, 저렇게 알았던 것도 같아.

부지런히 마실 좀 다녀서 다른 공기 좀 마셔보려구요.

다락방 2010-07-04 22:27   좋아요 0 | URL
Arch님이 오늘 보내준 문자는 최고였어요!
첫줄만 읽고 헉, 했어요. 멋진 Arch 님! ㅎㅎ

2010-07-03 00: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0-07-04 01:41   좋아요 0 | URL
우헤헤헤
고맙습니다. 잘 볼게요!!
:)
 

어제 아침, girlever님의 서재에서 이 책의 출간 소식을 알고 완전 좋아서 땡스투 버튼을 진심으로 땡스하고 누르면서 장바구니에 넣고 결재를 하려는데, 배송이 7월3일이란다. 토요일. 아, 너무 오래 기다려야 해... 그냥 서점에서 살까, 이렇게 망설이다가 결국 주문을 못했고.  

아 정미경 완전 좋아. 새로운 책 낸다는 소식같은 거, 나는 모르고 사는데, 아아아아, girlever님 고마워요. ㅠㅠ  

오늘 대박 주문하러 알라딘에 들어왔는데, 흐음, 이 책을 넣을까 말까..아 빨리 갖고 싶은데..에라, 이 책은 빼자. 이 책은 오늘 집에 가는 길에 서점에 들러서 사야겠다. 아..땡스투 미안해요, girlever님.orz  (이라고 써놓고 지금 다시 장바구니에 넣으니 오늘 배송. 내일 받기로 클릭하겠다. 다시 땡스투 했어요. 우하하하)

아! 정미경의 새로운 소설이라니. 눈물날 정도로 기쁘다. 

 

오늘 장바구니에 들어갈 책 중에는 이 책, [새엄마 찬양] 이 있는데, 몹시 기대가 크다. 지지난주였나, 경향신문 신간소식에서 알게 된 책인데 매우 관능적일 듯한, 에로틱이 전반적으로 넘쳐날 듯한 분위기랄까. 최근에 마르케스의 [백년의 고독]을 읽고, 와, 몸을 베베 꼬았는데(이건 뭔가 할 말이 많아서 조만간 페이퍼 쓰고 싶다), 또 요즘 나보코프의 [롤리타]를 읽으면서, 아 이런 관능을, 이 정신병자의 어찌할 도리가 없는 음란한 욕망을 대체 어째야 하나, 이러고 숨막혀 하면서 읽고 있는데, 여기에 [새엄마 찬양]까지 읽고나면 으휴.. 여름을 견디기가 몹시 힘들지 않을까. 에로와 관능으로 온 몸에 열이 오르면 공포 영화 하나쯤 봐줘서 확 식혀야겠다. 그래야 이 여름을 나지.

 

 

회사 근처에는 내가 몹시 사랑하는 정종집이 있는데 화요일 점심에는 그 정종집에서 오사카나가사키짬뽕을 먹었고, 화요일 저녁에는 그 정종집에서 맥주에 꼬치안주를 먹었다. 수요일 점심에는 그 정종집에서 가츠동을 먹었고, 수요일 저녁에는 그 정종집에서 소주에 꼬치안주를 먹었다. 그러니까 나는 이틀 내내 점심 저녁으로 그 정종집을 간 것.  

아, 무릇 나의 사랑이란 이런것이다. 열렬하고 끈기있고 집중하고 배신하지 않는 것. 이것이 나의 사랑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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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07-02 14: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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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톤 프로젝트 (Epitone Project) - 긴 여행의 시작
에피톤 프로젝트 (Epitone Project) 노래 / 파스텔뮤직 / 2009년 2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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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처럼 사귀고 싶지 않은 스타일의 남자들이 있다. 나의 경우를 예로 들자면, 나는 삼겹살이 익기도 전에 조급하게 먹어 치우는 남자들이 싫고, 뭔가를 먹을 때 고개를 처박고 먹는 남자도 싫다. 걸핏하면 욕을 하는 남자들도 싫다. 좋아하고 편하다는 이유로 말을 함부로 하는 남자들과도 사귀고 싶지 않으며, 어리광을 피우는 남자들과도 별로 만나고 싶지 않다. 그리고, 이런 남자, 이렇게 감성적인 가사를 써대는 사람, 이런 사람도 만나고 싶지 않다. 

나는 혼자 잘 살아내는 사람들이 좋다. 혼자서 밥도 잘 먹고 혼자서 놀기도 잘 노는 사람. 혼자서 여행도 잘 다니고 혼자 있는게 심심해도 그 심심함을 잘 견뎌내는 사람. 혼자 산책도 잘 다니는 사람. 혼자 건강도 잘 챙기는 사람. 나는 '니가 없으면 나는 무너져버려'라고 말하는 사람들을 예뻐할 수가 없다. 그들을 감당할 수가 없다. 일전에 친구가 '신호가 초록색으로 바뀌자 횡단보도를 건너는 강아지를 보았어요' 라는 문자메세지를 보낸적이 있는데, 나는 그런 강아지를 키우고 싶다. (강아지 얘기는 갑자기 왜..) 자, 다시,  

그러니까 에피톤 프로젝트는 감성적이다. 음악도 가사도 사람을 후벼파기 위해 만들어낸 것 처럼, 듣고 있다 보면 아득해지고 힘들어진다. 추억에 잠기게 되고 또 회상에 젖어들게 된다. 누군가의 눈시울을 뜨겁게 만들어 낼 수 있는 것도, 이 감성적인 남자 에피톤 프로젝트다. 그가 하는 일이다. 이런 남자랑 사귀게 된다면 얼마나 힘들까.  

불의 앞에서 내가 분노 하고 있을때 나를 다독이기 보다는 얼굴이 시뻘개져서 주먹을 휘두를지도 모르고, 슬픈 영화를 보며 내가 눈물을 글썽일 때 옆에서 펑펑 울어대고 내게 안기려 할지도 모르잖아. 그런 사람을 대체 어떻게 감당해. 게다가 헤어지면, 헤어지고 나면? 감성적인 남자, 감성으로 똘똘 뭉친 남자는 헤어지고 나서 한동안 허우적 대겠지. 술을 퍼마신다거나, 머리를 안감는다거나, 몹시 앓아 눕는다거나, 그러겠지. 방 한구석에 처박혀 눈물로 밤을 지샐지도 모르고. 난, 그런거, 싫다. 너가 떠나고 나서 내 삶은 황폐해지기 시작했어 라는걸 온 몸으로 드러내는 남자. 그런 남자를 대체 어떻게..어휴. 

나에게 이런 감성적인 남자는 그저 예술가로 남는 쪽이 좋다. 후벼파는 음악을 만들어 주는 쪽. 후벼파는 가사를 써주는 쪽. 나는 감성적인 남자들은 그런식으로만 알고 싶다. 내 옆에서 나랑 같이 살을 섞기 보다는, 마음을 주고 받기 보다는, 그저 내가 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든다거나, 내가 읽을 수 있는 글을 써주는 쪽이, 내게는, 편하다. 

에피톤 프로젝트의 1집은 2집에 비해 조금 촌스럽다. 그러나 그 촌스러움이 나쁘거나 하지는 않다. 세상에, 노래 제목이 『그대는 어디에』라거나 『나는 그사람이 아프다』이다. 제목만 봐도 얼마나 청승스러울지 짐작이 되질 않는가. 게다가 『나는 그 사람이 아프다』의 가사는 구구절절 아주 난리가 났다. 

   
  지금 생각해도 가슴 떨려
수줍게 넌 내게 고백했지
내리는 벚꽃 지나 겨울이 올 때까지
언제나 너와 같이 있고 싶어

아마, 비 오던 여름날 밤이었을거야
추워 입술이 파랗게 질린 나, 그리고 그대
내 손을 잡으며 입술을 맞추고
떨리던 나를 꼭 안아주던 그대
이제와 솔직히 입맞춤보다 더 떨리던 나를
안아주던 그대의 품이 더 좋았어

내가 어떻게 해야 그대를 잊을 수 있을까?
우리 헤어지게 된 날부터
내가 여기 살았었고
그대가 내게 살았었던 날들

나 솔직히 무섭다
그대 없는 생활 어떻게 버틸지
함께한 시간이 많아서였을까?
생각할수록 자꾸만 미안했던 일이 떠올라

나 솔직히 무섭다
어제처럼 그대 있을 것만 같은데
하루에도 몇 번 그대 닮은 뒷모습에
가슴 주저앉는 이런 나를 어떻게 해야 하니?

그댄 다 잊었겠지 내 귓가를 속삭이면서
사랑한다던 고백
그댄 알고 있을까? 내가 얼마나 사랑했는지
또 얼마를 그리워해야 그댈 잊을 수 있을지

난 그대가 아프다 언제나 말없이 환히 웃던 모습
못난 내 성격에 너무도 착했던 그대를 만난 건
정말이지 행운 이었다 생각해 난 그대가 아프다
여리고 순해서 눈물도 많았었지 이렇게 힘든데
이별을 말한 내가 이 정돈데
그대는 지금 얼마나 아플지...
 
   

 

어휴- 이런 사람하고 사랑하다 헤어지면 헤어지고 나서 그를 잊는데 오만년쯤 걸리지 않을까. 뭐, '지금 생각해도 가슴 떨려, 언제나 너와 같이 있고 싶어' 라고 말한다면, 도무지 피할수는 없겠지만. 아, 물론 에피톤 프로젝트가 나한테 사귀자고 한건 아니다. 그는 나의 존재 조차 모른다. 뭐, 나를 안다고 크게 달라질 건 없겠지만. 그렇다는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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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올해의 음반, 에피톤 프로젝트, 오 베이비!!
    from 마지막 키스 2010-12-21 13:48 
              아, 나는 올 한해 에피톤 프로젝트의 『눈을 뜨면』, 『이화동』, 『오늘』, 『그대는 어디에』, 『나는 그사람이 아프다』등을 들으면서 얼마나 쩔어(!)있었던가. 대체 갑자기 튀어나온 에피튼 프로젝트, 그는 누구인가, 왜 이다지도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가, 왜 나를 후벼파는가, 기타등등의 절절한 감정으로 그의 노래를 얼마나 장시간 들어왔던가! 올해의 음반을 꼽으라면 나는 주저없이 에피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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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10-07-01 09:00   좋아요 0 | URL
아니 뭐 이건 리뷰도 아니고, 일종의 음악듣고 생각난 수다 쯤? ㅎㅎ
삼겹살이랑 소주로 고문하는건요 무스탕님, 변태한테 채찍으로 때린다는 것과 다르지 않잖아요. ㅎㅎ
삼겹살과 소주 고문이라면, 아잉, 좋잖아요! ♡

sweetrain 2010-06-30 0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길에 침 뱉는 남자를 정말 싫어하구요, 욕 하는 남자도 싫어해요.
그 외에도 참 수많은 이상형들이 있었는데, 말로 표현이 잘 안되네요. ㅡ.ㅜ

다락방 2010-07-01 09:01   좋아요 0 | URL
맞아요. 길에 침 뱉는 남자도 싫어요. 대체 왜 길에다 침을 뱉는걸까요? 에잇.
전 술 취해서 시비거는 주사를 가지고 있는 남자들도 싫어요. 뭐, 싫은 남자를 꼽자면 끝이 없겠네요. 좋은 남자도 그렇지만.
:)

pjy 2010-06-30 08: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모든걸 용서할 수 있어요! 어쨌든 시키는대로 말만 잘듣는다면!!!

다락방 2010-07-01 09:01   좋아요 0 | URL
저는 저 위에 쓴 것들은 용서할 수가 없어요. 말 잘듣는건 기본으로 깔고 가야죠. 후훗

웽스북스 2010-07-01 01: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힛. ^_______________^

다락방 2010-07-01 09:02   좋아요 0 | URL
우.리.들.은. 블.랙.베.리! ㅎㅎ

유리날개 2010-07-06 1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전 이번 연작앨범의 선인장..을 심규선씨가 아닌 차세정씨 목소리로 듣다가..
이남자는 뭐하는 남자길래 이런 노래를 만들고 이런 가사를 쓰고..하다못해
목소리마저 사람을 울리나..싶어서 아티스트로만이에요..
참고로 언니가 말하자면 예술하는 남잔 애인감으로 안좋다네요..
음악하는 언닌데..같이 음악하는 사람들도 동종업계는 사양한다더군요..

다락방 2010-07-06 23:31   좋아요 0 | URL
맞아요, 대체 이 사람은 평소에 무슨 생각을 하고 살고 뭘 느끼고 살길래 이런 노래를 만드는거야, 하는 생각이 절로 들죠. 역시 아티스트로만...이런 사람은 애인으로는 무서워요. 많이 힘들것 같아요. 어휴. 그렇지만 노래를 들을줄은 아는 사람이었으면 좋겠어요. 감상조차 제대로 못한다면 윽, 그것도 별로에요. 하하

유리날개 2010-07-07 11:37   좋아요 0 | 수정 | 삭제 | URL
감성..그게 뭐야? 먹는건가? 타입의 제 남친 말하시는거에요?
ㅋㅋㅋ 농담이구요..깝깝하긴해요..저두 감성적 인간인데..
이렇게 감동적음악보단 걸그룹에 열광하는 이남잔..-_-;;;

다락방 2010-07-07 13:20   좋아요 0 | URL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걸그룹에 열광하는 남자라면 지극히 평범하고 보통의 남자가 아닙니까! 음, 제 생각에는 예술을 하는 엄청난 감성을 가진 남자보다는 걸그룹에 열광하는 남자쪽이 좀 편할것 같은데 말입니다. 하하하하하하하하 걸그룹..열광... 아, 뭔가 신나요! (왜?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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