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atharine Mcphee - Unbroken
Katharine McPhee (캐서린 맥피) 노래 / 유니버설(Universal) / 2010년 6월
평점 :
품절


내가 만약 가수라면 나는 세계 곳곳에서 인기를 얻는 가수가 되기 보다는 '이 가수의 음반이라면 꼭 사서 듣겠어'라고 생각하는 소수의 팬들만 있었으면 좋겠고, 내가 만약에 영화배우라면 언제나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는 영화에 나오기 보다는 누군가의 가슴을 움직이는 조용한 영화에 출연하고 싶다. 그리고 내가 글을 쓴다면 오천만명의 사람들이 다 내 글을 읽으려고 하지는 않아도 '이 사람의 글이라면 빠짐없이 읽을거야' 라고 생각하는 아주 적은 인원만 있어도 좋겠다. 그렇다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내가 무엇을 하든, 거기에서 가치를 느끼게 될 것 같다. 나는 그들을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겠지만, 설사 내가 실망감을 안겨줬다고 하더라도 나를 포기하지 않을 사람들로 내 주변을 채우고 싶다.

캐서린 맥피는 나에게 그런 가수다. 나는 [아메리칸 아이돌 5]를 거의 빠짐없이 봤다. 그러니 캐서린 맥피의 초창기부터 쭉 봐온 셈이다. 그 프로그램을 볼 때도 나는 그녀를 응원했었다. 예쁘지만 아직은 어린티가 나는 청춘이 점점 더 예뻐지는, 성숙해지는 모습들을 고스란히 그 프로그램에서 볼 수 있었다. 결승전에서는 드레스 입은 모습이 무척 예뻐서 아 이것이 방송물을 먹는다는 거구나, 싶었더랬다. 게다가 지금은? 지금의 그녀는 빼어난 미모를 갖춘 가수가 되었다.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보였던 통통한 살들은 언제그랬냐는 듯 쫙 빠져버렸고 그래서 그녀는 더욱 아름다워졌다. 

그런 그녀의 1집 앨범이 나왔을 때 나는 그녀가 사랑스럽다고 느꼈지만 그리고 그녀의 노래 [over it]을 무척 좋아했지만 그 앨범에는 별 세개정도만 줄 수 있었다. 앨범에 전체적으로 만족감을 느끼지 못했기 때문에. 그런데 이번에 나온 앨범은 듣자하니, 그녀가 하고 싶었던 음악 이라고 했다. 그녀의 의견을 많이 반영한 앨범이라고 했다. 1집의 앨범이 기획사쪽의 상업적인 의도로 만들어졌다면, 2집 앨범에는 캐서린 맥피의 색깔을 담았다고 했다. 그래서일까, 1번 트랙 [It's not right]부터 오, 하고 만족했다. 그리고 6번 트랙 [Terrified]는 무척 좋다. 이 앨범에서 가장 좋은 곡이다. 그리고 13번 보너스 트랙 [Brand new key]는 내가 그녀의 앨범을 사기전에 들어본 노래인데, 이 노래 때문에 앨범 사는데 마음을 굳힐 정도로 감칠맛 난다. 이 곡은 누군가의 곡을 리메이크 했다고 하는데, 원곡은 들어보지 못했지만, 내가 사랑하는 캐서린 맥피의 가성이 절묘하게 혼합된 아주 맛깔스런 곡이다. 

전체적으로 이 앨범은 물론 1집보다 듣기에 나아졌지만 위에 언급한 세 곡을 빼고는 사실 고만고만하다. 전체적인 분위기가 나아졌다고 해서 모든 곡들이 좋다는 것은 아니다. 그래서 이번에도 별을 네개 줄까를 고민하다가 역시 별은 셋에 그치고 만다. 이 앨범이 성공을 하게 될지 그렇지 못할지는 모르겠다. 내가 알 수가 없다. 그러나 성공은 내가 사랑하는 데 고려하는 요소가 아니다. 전혀. 나는 성공과는 관계없이 노래를 사랑하고, 영화를 사랑하고 책을 사랑하다. 그것은 친구에 대해서도, 남자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나는 그들이 성공하지 않아도, 그러니까 성공과는 전혀 다른 길을 가고 있어도 그들을 사랑하는 것이다. 물론, 그것이  

 

그들의 성공을 바라지 않는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캐서린 맥피의 초창기부터 봐온 나는, 아직까지는 그녀의 앨범에 계속해서 별을 세개씩 밖에 줄 수 없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를 내치지 않겠다. 그녀의 다음 앨범도 또 들어볼 것이다. 그녀가 어떻게 성장하는지, 그녀가 어떤 음악을 하고자 하는지 지켜볼 것이다. 그리고 그녀에게 언젠가는 별 다섯을 주고 싶다. 

 

그녀는 더 예뻐졌고 보컬 코치인 엄마를 둔 덕에 노래도 잘한다. 이건 순수히 내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나는 그녀가 '스타'가 되기 보다는 '가수'가 되기를 희망했으면 좋겠다. 그렇다면 나는 지금보다 조금 더 그녀를 응원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런데 왜, 

우리 엄마는 보컬 코치가 아닌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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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나기 2010-08-17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늘 그렇게 생각해요. 제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스타,보다는 가수,가 되길 바랐으면 하고요. 스타의 노래는 잠깐이지만, 가수의 노래는 오래도록 들을 수가 있잖아요. 그런 사람들의 노래가 가슴에 오래 남더라구요, :)

다락방 2010-08-17 08:42   좋아요 0 | URL
캐서린 맥피는 아직 어리니까 이렇게 저렇게 실패도 하고 무너지기도 하면서 자신의 스타일을 찾을 수 있겠죠. 아무쪼록 음악으로 성공하는 가수가 되었으면 좋겠는데 너무 예뻐서 영화도 찍고 하는걸 보면 그녀가 추구하는 건 연예인인가 싶기도 해요. 헐리우드에 집도 샀대요, 글쎄. 어쨌든 지켜보겠어요. :)

turnleft 2010-08-17 07: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때문에 이 앨범 샀어요. 이제 막 듣기 시작하려고 하는데 맘에 안 들면 책임(?)져요.

다락방 2010-08-17 08:43   좋아요 0 | URL
아이고, TurnLeft님!
이 앨범은 저야 캐서린 맥피에 대한 애정으로 구입한 거지만 다른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앨범은 아닌데요. 아 이런, 아 이런. 이를 어쩌면 좋지? 저 책임 져야 할 것 같아요. 제가 뭘 어뜩하면 좋을까요? TurnLeft님 취향이 아닐텐데요, 이 앨범은. 흑. orz

turnleft 2010-08-17 10:04   좋아요 0 | URL
100% 는 아니지만 괜찮게 들었어요. 책임 안 지셔도 될 듯 ^^;
저는 Keep Drivin' 괜찮던데요?

다락방 2010-08-17 10:12   좋아요 0 | URL
Keep Drivin'은 제가 유심히 다시 들어야겠네요. 저는 오늘 아침 지하철역에서 회사까지 걸어오면서는 [Terrified]들었어요. 이 노래 무척 좋아요. 남자 보이스가 살짝 받쳐줘서 참 부드러워요. :)

그리고 저,
책임져도 괜찮은데. ( '')

웽스북스 2010-08-17 23:02   좋아요 0 | URL
아아악 나 트위터로 가서 염문설 다시 퍼뜨릴까보다~~
(알고보면 두분 이미 벌써 사귀고 있는 거 아니에요? -_-)

turnleft 2010-08-18 08:57   좋아요 0 | URL
아직 어려서 그런가 가사들은 좀 깊이가 부족해 보여요. 다락방님 말대로 앞으로 성장해가는 모습을 기대해 봐야할 듯.

웬디님, 이러시면 저 다락방님 팬클럽한테서 집단 린치 당합니다;;

다락방 2010-08-18 10:46   좋아요 0 | URL
웬디양님/ 오, TurnLeft님과 염문설이라니, 기분이 짜릿하군요. 염문설은 언제든 환영입니다만(응?) ㅋㅋ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저는 TurnLeft님을 한번도 뵌 적이 없네요. 훗



TurnLeft님/ 제가 창피한가요? 네? 그런거에요? 훌쩍.

turnleft 2010-08-18 13:33   좋아요 0 | URL
푸하하.. 자랑하고 다닐까요? "나 이래뵈도 다락방님이랑 염문 난 사람이야~" 하고.. ㅋㅋ

웽스북스 2010-08-18 14:07   좋아요 0 | URL
그럼 일단 제가 미션 컴플릿을 해야겠군요. 후훗~

웽스북스 2010-08-18 14:10   좋아요 0 | URL
미션 컴플릿. 아. 다락방님은 트윗을 안해서 못보는구나 ;p

다락방 2010-08-18 15:35   좋아요 0 | URL
TurnLeft님/ 저도 자랑해야겠네요. 나 드디어 염문설 돈다, 고. ㅎㅎㅎㅎ


웬디양님/ 그런다고해서 내가 트윗에 가입할 줄 알아요? 후훗. 안해요, 안한다구욧!!

2010-08-17 07:5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7 08:4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7 13:23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7 13:2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8 10: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8-18 15:36   URL
비밀 댓글입니다.

... 2010-08-17 09: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 어머님이 보컬 코치이셨다면..... (말줄임표)

다락방 2010-08-17 09:08   좋아요 0 | URL
저는 아메리칸 아이돌에 나갔을겁니다! 캐서린 맥피는 저를 이길 수 없었겠죠!

=3=3=3=3=3 (마구 뛴다)

... 2010-08-17 09:15   좋아요 0 | URL
이왕이면 브리티쉬 갓 탈렌트도.. 얼마전에 중국에도 브리티쉬 갓 탈렌트 짝퉁격인 (무슨 달인열전이라나 뭐라나) 프로그램이 있는 걸 보고 막 웃었는데 거기도 출전하셨겠죠? 크~

다락방 2010-08-17 09:18   좋아요 0 | URL
음. 하나만 출전하고 이미 스타가 되서 더이상 출전하지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요? ( '')

=3=3=3=3=3 (또 마구 뛴다)


... 2010-08-17 09:25   좋아요 0 | URL
나 참, 아침부터 왜 이러십니까? 네?

그건 그렇고 다락방님은 캔버스 빅백, 북엔드, 백인백중에 뭘 선택하실건가요? (이미 받을 수 있다고 or 받을 거라고 생각한다...)

다락방 2010-08-17 09:26   좋아요 0 | URL
어므낫, 브론테님! 무슨 말씀을 하시는거에요!
제가 2010년도에는 더이상 책을 사지 않겠다고 말했던 거 잊으셨어요? 저 안사요, 안산다구요!! 안살거에욧!!

레와 2010-08-17 09: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캐서린 맥피에 대한 신뢰가 묻어나는 리뷰군요. ^^

다락방 2010-08-17 10:12   좋아요 0 | URL
캐서린 맥피가 알기나 할까요, 제가 이곳에서 자신을 신뢰하고 있다는 걸 말이죠. ㅎㅎ

춘희 2010-08-17 10: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우선 다락방님 글이라면 스토커처럼 읽는 일인이에요

다락방 2010-08-17 10:35   좋아요 0 | URL
으흐흐흐흐흐흐흐흐흐흐 저는 춘희님이 참 바람직하게 살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ㅋㅋ

치니 2010-08-17 11: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같은 팬만 있다면 이 세상 문예인들은 얼마나 행복할까요. :)

그런데 제목만 첨에 봤을 때 가슴이 덜컹 했어요. 그냥, 저에게 대입이 되어서...내가 누군가에게 저런 말 할 수 있을까, 그걸 지킬 수 있을까, 또 퍼킹시리어스 해졌습니다. ㅋ

다락방 2010-08-17 11:28   좋아요 0 | URL
치니님, 사실 말이죠, 저런 말은 아무에게나 쉽게 내뱉을 수는 없잖아요. 그쵸? 실망 시켰는데 어떻게 내치지 않겠어요. 대부분의 관계들에서는 실망을 준다면 돌아서게 되겠죠.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한번 믿어주고 또 옆에 있기를 마다하지 않는다면, 그 관계는 아주아주 오래오래 유지되지 않을까요? 물론, 그 관계에는 애정은 기본으로 깔려있어야 겠죠. 그리고 그런 관계라면 실망시키지 않기 위해 노력하기도 할거에요.

일전에 친구로부터 '누가 너 내다버려도 내가 주워올게'라는 말을 들었었는데, 그 친구가 그런 말을 하는 순간, 저도 그 친구에게 그런 친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니가 그랬으니 나도 이럴게, 라기 보다는, 그렇게 말하는 친구를 어떻게 내치겠어요.

그렇지만 퍼킹시리어스는 괜찮은 것 같아요. 가끔은 퍼킹시리어스 할 필요도 있죠. 암튼 참 좋은 단어에요. 퍼킹시리어스. 퍼킹쉿에 맞먹는군요. ( '')

양철나무꾼 2010-08-17 12: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녕하세요,락방님~!!!
(다들 그렇게 부르길래,저도 한번 그렇게 불러보고 싶었어요~^^)

저도 캐서린 맥피가 어떻게 자라날지 지켜보고 싶은 1인이랍니다.
그리고,님의 글들을'이 사람의 글이라면 빠지지 않고 읽을거야'라고 생각하고 있었고,조용히 실천했습죠~
(근데,말이죠~지름신을 너무 부추기셔요~ㅠ.ㅠ)

다락방 2010-08-17 13:03   좋아요 0 | URL
안녕하세요, 양철나무꾼님.
저를 락방이라고 부르시는 분들도 있고 다락이라고 부르시는 분들도 있고 뭐 그렇습니다. 하핫.

캐서린 맥피의 성장을 지켜보겠다고 하시는 또다른 한분이시라 반갑긴 한데, 그런데, 이 리뷰의 어디가 지름을 부추긴단 말입니까! 별도 세개밖에 안줬잖아요. ㅎㅎ

점심 먹고 왔더니 비실비실 웃음이 나와요. 행복해서요. 헤헷 :)

마태우스 2010-08-17 16: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근데 맥피와 달리 다락방님은 쓰는 글마다 격찬을 받고 있잖아요. 최근 조사에 의하면 다락방님은 글당 댓글수와 추천수에서 모두 1위를 차지하셨더군요. 꺄악 ! 전 님 팬이어요!

다락방 2010-08-17 17:42   좋아요 0 | URL
ㅎㅎ 마태우스님. 최근 조사는 별로 신뢰할 만한 기관에 의뢰하신게 아닌 것 같은데요? 제가 어떻게 쓰는글마다 격찬을 받겠습니까. 저야말로 오래전부터 마태우스님 팬인데, 우리는 언제나 서로가 서로의 팬임을 자처하는군요! 유쾌한 일이에요. 뿌듯한 일이구요. 헤헷 :)

Arch 2010-08-17 20:16   좋아요 0 | URL
아름다운 모습이에요 ^^

캐서린 맥피는 모르겠고, terrified는 한번 들어봐야겠어요. 그렇게 좋단 말이죠

다락방 2010-08-18 10:47   좋아요 0 | URL
Arch님.
마태우스님과 제가 아름다운 모습을 연출한 것은 사실이지만 ㅎㅎ 캐서린 맥피의 노래는 Arch 님의 취향은 아닐거라고 생각되요. 설사 terrified 라고 하더라도 말이지요.

Arch 2010-08-18 13:33   좋아요 0 | URL
다락방은 어떻게 다른 사람의 취향을 그렇게 잘 알 수 있죠? 신기해라~
맞아요. 예쁘고 목소리도 좋았지만 제가 좋아할만한 노래는 아니었어요.

다락방 2010-08-18 15:35   좋아요 0 | URL
아이참. 그런것도 모르겠어요, 내가?

관심만 있으면 뭐든지 알 수 있어요, 뭐든지.
:)

하양물감 2010-08-18 07: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을 읽을 때마다 저는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뜹니다. 저한테는 늘 생소한 것들이에요.

다락방 2010-08-18 10:47   좋아요 0 | URL
하양물감님의 세상도 제가 모르는 세상이잖아요. 우리는 이렇게 서로 하나씩 하나씩 새롭고 생소한 것들을 알게 되는 것이겠죠.
:)

유트래블 2010-11-04 21: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녀의 신보인 캐롤음반 정보를 찾다가 이 리뷰를 뒤늦게 보게 되었네요. 글 너무 잘쓰셔서 즐겁게 보고 갑니다. 저도 5시즌때 그녀의 팬이었거든요.^^ 좋은 리뷰 감사해요~

다락방 2010-11-04 22:42   좋아요 0 | URL
반갑습니다, 유트래블님. 아니 그런데, 그녀의 캐롤음반이 나왔답니까? 흐음.. 저도 검색 한번 해봐야겠어요. 검색한들 캐롤음반을 사지는 않을테지만 말입니다.
즐겁게 보셨다니 제가 기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