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아이가 읽기에 무리가 있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보호자의 지도가 필요함을 말씀드리며, 가급적 읽지 않기를 권합니다. -다락방)





어젯밤에는 늦게까지 잠이오지 않았다. 자고 싶어 미치겠는데 눈이 말똥말똥. 이 생각 저 생각을 하다가 나는 갑자기 찾고 싶은 문장이 있어서 새벽 한 시를 넘긴 시간, 침대에서 빠져나와 방 안의 불을 켜고 책장에서 책을 한 권 꺼내들었다.
















금세 찾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아이쿠야, 그럴 수가 없었다. 이 책에 내가 붙여놓은 포스트잇은 이지경이었기 때문에.



할 수 없이 저 포스트잇이 붙여진 곳을 죄다 넘겨보게 됐는데, 하하하하하, 나는 얼마나 웃었는지 모른다. 맞어, 이 책은 웃겼지. 너무 재미있었어. 이 책을 읽다가 너무 웃겨서 언제고 한 번 페이퍼를 써야지 싶었었는데 잊고 지냈구나. 어제 침대에 앉아서 내가 밑줄 그어둔 문장들을 보면서 그 새벽에 혼자 웃었다.


사춘기는 남녀가 짝짓기 경쟁의 무대에 진입하는 시기이다. 그들은 배우자 선택과 배우자 호리기에 시간과 정력을 바치면서 활동을 개시한다. (p.41)


하하하하하. 보이는가. 배우자 '호리기'! 맙소사. 이게 그러니까 책에 나와도 되는 단어인건가? 이때부터 이 책은 보통이 아닐 것 같다는 생각을 하게 했는데, 오,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다.


섹스에 대해 말하는 책이니만큼 성기와 처녀막에 대한 문장도 여러번 등장하는데, 그중에 남자의 성기에 대한 이런 문장이 있다.


매스터스와 존슨은 300개 이상의 축 늘어진 페니스를 조사했는데 가장 큰 페니스는 길이가 14센티미터(브라트부르스트 소시지 크기 정도)로, 그 물건을 보유한 남성의 키는 168센티미터였다. 미발기 상태의 가장 작은 페니스는 길이가 5.7센티미터(아침식사용 소시지 크기 정도)였고, 다부진 체구의 그 남성은 키가 178센티미터였다. (p.230)


아.......정말.................브라트부르스트 소시지는 대체 어떤........내가 뿜은 부분은 '아침식사용 소시지 크기'라는 표현 때문이었다. 맙소사. 맙소사. 맙소사. 맙소사. 하아- 나는 아침을 소시지로 먹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일반적으로 아침에 먹는 소시지는 크기가 매우 스몰한가보다. 수제소세지.......인가? 그냥 궁금하네. 하하하하하.


이뿐만이 아니다. 사실 내가 소리내서 웃은 부분은 이 부분이었다. 아, 미치겠어.



휴가로 떠난 그리스의 해변 휴양지에서 파비오란 남자와 벌인 격정적 정사를 몇 년이 흐른 뒤 집에서 재현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이들은 고래고래 비명을 질러 대고, 개새끼는 산책을 시켜 줘야 하며, 두 배우자 모두 일로 녹초가 된 상황에서 말이다. (p.237)


아 진짜 어떡해. 저 '개새끼' 란 단어는 내가 쓴 게 아니다. 정말로 책에 저렇게 표현되어져 있다. 원문을 읽어보지 않아서 대체 어떤 단어가 쓰여져 있길래 저렇게 표현된건지는 모르겠지만, 격정적 정사 대신 일상을 살아가야 하는 이들의 분노가 고스란히 아주 잘 담겨져 있지 않은가. 만약 크게 분노하지 않았다면 '기르는 개를 산책 시켜 줘야 하며' 로 표현하지 않았을까. 무려 개.새.끼.를 산책시킨다. 아, 나 진짜 미칠뻔 했어. 


작가나 혹은 번역자 혹은 둘 다가 유머감각이 대단한 것 같다. 다음 인용문을 보자.


여자들이 고기 제공 능력을 성적으로 매력적이라고 생각한다는 사실을 남자들은 너무나 잘 안다. 그들은 장기적이든, 단기적이든 성행위 파트너를 후릴 때 고기를 이용하며 다른 남자의 배우자를 빼앗을 때도 고기를 이용한다. (p.273)


웃긴건, 41페이지에서는 '호리기'라고 표현했으면서 273페이지에서는 '후리기'로 표현했다는 거다. 호리기와 후리기의 기술은 차이가 있는걸까? 하하하하. 게다가 파트너를 후릴 때 고기를 이용..............아 나 진짜 돌아버리겠다. 다른 남자의 배우자를 빼았을 때도 고기를 이용................나는 이런식의 섹스에 관련된 어느 설문조사에도 응한 적이 없는데, 273페이지의 인용문을 보노라니, 흐음, 나의 도플갱어가 대답해줬나 싶다. 아...쓰러지겠다. 성행위 파트너를 후릴 때 고기를 이용.......


이 책은 무려 이런책인거다!!



자, 이 웃기는 얘기는 그만하고 본론으로 들어가서, 내가 찾고자 했던 문장은 바로 이것이었다.


옛날 남자친구 얘기를 해 드리죠. 그는 온라인에서 만난 다른 여자와 "사랑에 빠져" 버렸답니다. 사진 한 장을 본 적이 없는데도 그는 채팅을 하면서 상상의 세계를 살았어요. 나는 환상 속의 그녀를 누르기 위해 관능적인 짓은 그 어느 것도 마다하지 않았죠. 그녀는 남자친구가 듣고 싶어 하는 것은 뭐든지 얘기해줬어요. 말하자면 그녀가 그의 판타지를 충족해 준 셈이죠. 실상 한 번도 존재해 본 적이 없는 누군가와 내가 경쟁을 했던 겁니다. 그 경쟁은 그랑 하는 게 아니라 그녀랑 하는 시합이었어요. 그가 이 "환상 속의 여인"과 나를 비교한다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고, 나느느 그 생각을 떨쳐 버리기 위해 줄곧 노력해야만 했죠.      -이성애자 여성, 41세 (pp.171-172)



싸울 수 없는 상대가 있다. 위의 인용문처럼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환상 속의 연인'이 그러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과거의 여자'가 그러하다. 그들과는 싸울 수가 없다. 나는 허공에 대고 발길질을 해야한다. 물론 싸우지 않는게 가장 현명하다. 싸울 필요도 없다. 그러나 그들이 자신의 환상 속의 여인에 대해 이야기하거나 과거에 대해 이야기할 때, 그 이야기들을 듣고 심드렁하게 가만히 있기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가 하지 않은 말들에 대해서도 생각하게 되고 상상은 끝도 없이 이어져서 내 스스로가 나를 괴롭히기도 한다.


갑자기 이 문장이 생각난 건, 요 며칠 내가 '다니엘 글라타우어'의 『일곱번째 파도』를 자꾸만 떠올렸기 때문이다. 이 책은 대부분이 알고 있듯이 『새벽 세시, 바람이 부나요?』의 다음이야기이고, 또한 이 책을 읽었다면 알 수 있듯이, 새벽 세시속의 레오와 에미를 아끼는 사람들에 대한 팬서비스 같은 이야기이다. 내가 요즘 생각한 건 이 책속에서 레오와 에미가 드디어(!)만남을 가진 후, 바로 그 직후의 에미와 레오이다. 그들은 '처음으로' 얼굴을 맞닥뜨렸고 함께 차를 마셨으며 함께 이야기했다. 그러나 레오도 에미가 자신을 만난것에 '만족하지 못했'다고 생각했고 에미 역시 자신의 모습이 그에게 실망을 줬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점이 그들은 무척이나 안타깝다. 왜냐하면 그들은 이메일로 충분히 교감하고 사랑했으니까. 서로에게 집 같은 존재였으니까.


레오는 그 첫 만남후, 에미에게 이메일을 보낸다.



메일함의 어떤 것도 카페 테이블로 옮겨지지 않았어요. 에미 당신의 기대는 무엇 하나 채워지지 않았어요. 그래서 당신은 레오 라이케라는 현실의 인물에 관한 한 어느 정도 실망했어요. 아니, '실망'은 지나치게 후한 평가일 거예요. '깼다'고 하는 편이 오히려 적절하죠. 정신이 번쩎 든 거예요. "그러니까 이 사람이 진짜 그 남자야. 레오 라이케. 아, 그래, 그렇지 뭐." 당신은 지금쯤 이렇게 생각하고 있겠지요. 맞죠? (p.58)

















에미 역시 그에게 말한다.



축하해요, 레오. 내 외모가 당신이 생각했던 것과 전혀 달랐고 그래서 당신은 몹시 당황했지만 그런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어요. (p.61)



정말이지 아주 갑자기 이 부분들이 생각났다. 그리고 나는 오래전의 나를 떠올렸다.  


온라인 상에서 시간을 많이 보내는 사람들이라면 대부분 그 공간을 통한 만남을 가져봤을 것이다. 에미와 레오가 그랬듯이 이메일로 사랑에 빠져보기도 했을 것이며, 만나고 싶어서 간절해지기도 했을것이다. 만나서 실망해본 적도 있을것이고, 만나서 사랑에 빠졌던 적도 물론 있었을 것이다. 



그 때의 나는 그와 이메일로 사랑에 빠진 상황도 아니었고, 그의 글을 보며 사랑에 빠지지도 않았다. 그러나 우리는 어쨌든 만나기로 했다. 나는 그를 좋아하지 않았으니 기대할 것도 없었다. 그러나 약속 시간에 맞춰 약속 장소에서 그를 만났을 때, 아, 그때를 어떻게 표현하면 좋을까. 정말이지 '큰일났다' 하는 느낌에 사로잡혀서 긴장이 됐다. 


I loved you from the first time I saw you.


아니, 나는 그 날, 그를 처음 본 순간 사랑에 빠지지는 않았다. 정말이다. 그러나 나는 내가 그를 사랑하게 될 거라는 걸 알았다. 큰일났다, 만나지 말걸. 속으로 욕을하고 저주를 퍼부었다. 젠장. 이런 일이 내게 일어나는 걸 원치 않는데. 나는 냉정해지고 싶었고, 중심을 잡자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에게 잘 보이고 싶은 욕망이 무엇보다 너무 강했고, 그런 넘치는 의욕은 언제나 화를 불러일으키는 법. 집으로 돌아가면서, 그리고 집으로 돌아간 후에도 내내, 내가 그를 실망시켰다는 생각때문에 몹시도 괴로웠다. 마음은 진정할 줄을 몰랐고 일이 손에 잡히질 않았다. 그냥 우리는 이걸로 끝이구나, 하는 생각때문에 자꾸만 마음이 아팠다. 아니, 뭘 기대했니. 넌 뭘 어쩌려고 나간 건 아니잖아. 스스로 타일러 보아도 위로가 되질 않았다.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상황, 누구에게도 말할 수 없는 감정이어서 더 답답했다. 우리의 만남은 그때가 전부였구나 싶었다. 어떻게든 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내가 얼마나 떨리고 흥분했는지, 얼마나 설레였는지를 그대로 다 드러내면 오히려 부담스러운 여자가 될 것 같아서 꾹 참았다. 이미 첫만남에서 나에게 실망을 한 그에게 다음 만남을 제안할 수도 없었다. 나는 그의 연락처를 알고 있었지만 연락하지 못했다. 며칠을 전전긍긍하다 내린 고민은 그를 그냥 거기에 그대로 두자, 였다. 그것말고는 달리 더 할 것이 없었다.



나는 그저 그를 만나기전처럼, 그렇게 지내면 되는 거였다.  그렇게 하루를 이틀을, 그리고 얼마가 될 지 모를 날들을 보내고 있었는데, 그가, 내게, 다시,


말을 걸어왔다.



금방이라도 녹아내릴 듯 부드러운 손끝으로 삼십 초에 한 번씩 상상 속의 머리칼을 귀 뒤로 쓸어넘기는 그 에미를 생각해요. 사물들을 마침내 자기가 글로 묘사할 때처럼 날카롭고 명확하게 보고자 눈에서 베일을 벗겨내려는 듯이 흘러내리지도 않은 머리칼을 자꾸 쓸어넘기던 그 에미를요. (p.72)




레오는 에미에게 실망하지 않았다. 그러나 에미가 자신에게 실망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에미는 레오에게 실망하지 않았다. 그러나 레오가 자신에게 실망했을 거라고 생각했다. 그 모든 실망은 그들이 준 게 아니라 내가 혼자 느끼는 것일 뿐이었다.




그 다음, 

그 첫 만남이 있고난 후에 레오와 에미가 어떻게 됐는지는 『일곱번째 파도』를 읽으면 알 수 있을 테고, 내가 그와 어떻게 됐는지는.. 훗.





나는 그 날, 우리가 처음 본 그 날, 당신을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그런건, 그냥 아는거야.









방금 외근 다녀오는 길에 찍은 사진.






그나저나, 나는 왜이렇게 봄만 되면 미치는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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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ch 2012-04-17 10: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나는 성마당 보고 저 책 생각난줄 알았지 ^^
그런데 '여자가' 책 정말 재미있어요? 사례 위주일 것 같아 안 땡겼는데.

제가 웹상에서 만났던 분들을 실제로 만났을 때는 예상했던 이미지랑 많이 다르더라구요. 항상성? 저는 외모가 부족하면 내면이 차있고, 아니면 그 반대라고 생각하거든요. 대체로 맞더라구요. 물론 다락방처럼 미녀에다 지적인 여자도 있지만^^

다락방 2012-04-17 12:21   좋아요 0 | URL
ㅎㅎ 아치. 성마당은 정말 성의 마당(응?)이었잖아요. ㅋㅋ
[여자가~ ] 책은 저는 정말 엄청 재미있었거든요. 곳곳에서 빵빵터져가지고 ㅎㅎ 그런데 다른 분들은 저처럼 재미있게 읽지 않으셨던 것 같더라구요. 전 저런 어휘 선택에 완전 쑝 갔어요. ㅎㅎㅎㅎㅎ 우리가 보통 책에서 만날 수 없는 어휘들이잖아요.

외모가 부족하면 내면이 차있고 혹은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는 아치의 얘기에 어느정도 동의하긴 하지만, 그건 꼭 그렇지는 않다는 거, 아치도 알고있죠? 외모와는 아무런 상관없이 그 사람의 내면은 내 마음에 들 수도 있고 안들 수도 있어요. 저야, 뭐, 잘생긴 남자라면 좀..마음에 들지만. ( '')

아무개 2012-04-17 10: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 이것 봐요 이런 봉다리 커피갚은 뇨자 다락방님~
님의 페이퍼는 카페인보다는 설탕에 중독되게 만든다는걸 ^^

사랑에 빠진 봄날의 미친(?)다락방님은 분명 알흠다우실껍니다 ㅎㅎㅎ

다락방 2012-04-17 12:22   좋아요 0 | URL
오, 설탕에 중독되게 만드는, 그런 페이퍼란 말입니까? 이 페이퍼의 윗부분은 보시기에 좀 지저분하지 않습니까? 너무 선정적인 내용인가 살짝 써놓고 갸웃했거든요. 재미있다고 밑줄 그어뒀던 부분이긴한데 말입니다.

마중물님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기 위하여, 사랑에 빠져볼까 합니다, 이 봄에. 히힛

moonnight 2012-04-17 11: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다락방님의 봄날 페이퍼는 이 노처녀의 얼음장같은 -_- 마음마저도 살랑거리게 만드십니다. ^^*
'여자가'는 제가 읽은 것보다, 다락방님 페이퍼로 보는 게 훨씬 더 재미있게 느껴져요. ^^;;;

근데요, 그 분이 다락방님께 다시 말을 걸어온 후, 어떻게 되었는지가 매우 궁금합니다. ;;;

다락방 2012-04-17 12:23   좋아요 0 | URL
저 오늘 너무 봄이라 완전 기분이 좋아가지고 ㅋㅋㅋㅋㅋ 이 페이퍼 쓰기전에도 쓰면서도 또 쓰고난후에도 기분이 좋은거에요. 실실 웃음이 나고 말이죠. 하아- 봄은 봄인가봐요, 문나잇님!
다락방이 미치는 봄.

다시 말을 걸어온 후, 에 대해서는 언젠가 쓰게 될 날이 오겠죠. 훗.

비로그인 2012-04-17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엇, 저 이 노래 정말 좋아하는데! 사랑하게 될 줄 알았어~ 우리 처음 만난 그날에~
작년에 친구랑 같이 알라딘 중고샾에 들렸다가 <일곱 번째 파도>를 천원에 낙찰했다죠 ㅎㅎ
제가 친구한테 선물로 줬답니다 ^ㅡ^~
점심 맛나게 드세요!

다락방 2012-04-17 12:25   좋아요 0 | URL
오, 수다쟁이님이 이 노래를 안다구요? 의외에요! 수다쟁이님이 듣기에 노래가 너무 old 하지 않아요? 제가 듣기엔 참 좋지만. 전 그래서 이 노래 들어있는 신효범의 CD 도 샀거든요. ㅎㅎ

요즘엔 자꾸 일곱 번째 파도 생각이 나요, 수다쟁이님. 봄이라 그런가봐요.
:)

2012-04-17 13: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17 13:3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17 20:1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18 08: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18 09:16   URL
비밀 댓글입니다.

비로그인 2012-04-17 22: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다락방님, 저 다시 들어왔는데 맨 위에 보고 빵 터졌어요.
어, 근데 정말 어린 아이가 읽고 충격 받아서 이런 경고문을 적어두신 건 아니죠? ( '')..
흠.. 괜히 철없이 웃었나?... 근데 이해할 거에요 어린 아이도...(응?)

다락방 2012-04-18 08:54   좋아요 0 | URL
그러니까 아직 뭐라고 해야하나, 미래에 대한 방향을 정하지 못했다거나 하루에도 수십번씩 흔들린다거나 너무나 순수해서 쉽게 다른것들에 오염되기 쉽다거나 하는 사람들이 읽는다면 다소 충격을 받고 미래의 방향을 엉뚱하게 정하고(이게 뭔말인지 나도 모르겠어요. ㅎㅎㅎㅎㅎ)그럴까봐 노파심에 .... 하하하하하.

전 다른건 괜찮은데 저 소시지 부분 때문에 순수한 여자아이들이 자꾸만...소시지.....생각을 할까봐....앞으로 소시지를 못먹을까봐..............그래서................( '')

이진 2012-04-17 23: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그 첫 줄의 의도는 '소이진님은 읽지마세요...'가 아니었을까 하고 충분히 상상해봅니다.
하지만 저 어린애 아니..죠? ㅠ.ㅠ 휴대폰으로 이 글을 처음 본터라 내용을 주르륵 읽어내려갔어요.
그나저나 어제는 아이리시스님이 19금 페이퍼라며 한 개 올리셨는데, 다락방님까지도 이러시면 저는 무슨 페이퍼를 읽고 하루를 보내랍니까 ㅠㅠㅠㅠ

비로그인 2012-04-18 01:15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 에이 어린애는 아니죠~ 알거 다 아는 우리의 청소년들 :)
내일, 아니 오늘도 멋진 학교 생활하길!

다락방 2012-04-18 08:53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저는 그러니까 이런 문장으로 충격받을 모든이들에 대한 노파심으로...( '')
그러나 고딩은, 수다쟁이님 말씀대로, 알 거 다 알잖아요. ㅋㅋㅋㅋㅋ

저는 소이진님을 위해서라도 앞으로는 바르고 건전한(!) 페이퍼만 쓰도록 하겠습니다. 불끈! ㅎㅎㅎㅎㅎ

LAYLA 2012-04-18 01: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개새끼는 산책을 시켜 줘야 하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번역자의 분노일까요. 호리기와 후리기를 혼용하는 번역자라면 충분히....
쌩뚱맞지만, 남자 이야기가 나와서 말인데 저는 최근들어 제가 연하남을 만나도 어색하지 않은 나이가 되었단 생각을 합니다. 언젠가는 그리스의 파비오도 꼭 만나겠단 다짐을 해 봅니다. 불끈. (응?)ㅋㅋㅋ

다락방 2012-04-18 08:51   좋아요 0 | URL
완전 웃기죠, 라일라님. 개새끼는 산책을 시켜 줘야 하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라일라님, 일전에 라일라님 생일이벤트할 때 제가 인용했던 밀란 쿤데라의 문장, 기억나십니까? 연상의 여인은 자수정이라는. 우리는 자수정이 될 수 있는 여자들이에요. 연하의 남자를 만나도 어색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저는 이제 연하 아니면 만날 남자도 없다고 생각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리스의 파비오, 화이팅!! 개새끼 산책은 먼훗날에나 생각해보자구요. ㅎㅎㅎㅎㅎ

jongheuk 2012-04-18 0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와 여기서 끝내는게 어딨어요 치사하다. 그래서 어떻게 됐다는 겁니까??

다락방 2012-04-18 08:50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지금 내가 싱글인걸 보면 결과야 뻔하지 않습니까. ㅎㅎㅎㅎㅎ

프레이야 2012-04-18 09: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237가지이유, 오프중고샵에 있길래 (전에도 다락방님 페이퍼 보고) 닥말거리다말다 하다
결국 놓고 왔는데 살걸 그랬어요.ㅠㅠ 저렇게 재미나요? ㅎㅎ
일곱번째파도~~ 후훗 왠지 다락방님에게 무지하게 화사한 봄이 스스르 안기는 느낌^^
그나저나 신효범은 정말 노래를 너무 잘해요.

다락방 2012-04-18 09:52   좋아요 0 | URL
프레이야님, 237가지 이유는 제 친구들은 다들 별로라는데 저는 어휘선택에 완전 빵빵 터져가지고 포스트잇을 아주 덕지덕지 붙였어요. 하핫. 작가의 어휘력인지 번역자의 어휘력인지 모르겠는데, 아주 딱 제 취향이에요.

저 노래를 듣기 전까지는 신효범 노래를 들은 기억도 별로 없었거든요. 그런데 몇 년전에 저 노래를 듣는데 엄청 좋더라구요! 그래서 시디까지 샀는데 시디가 다 좋지는 않았어요. 저 노래만 몇 번 반복재생하고 그 시디엔 먼지만 풀풀 쌓여있네요. 저 노래는 참 좋아요, 프레이야님. 노래잘한다, 하는 감탄도 절로 나오구요.

기억의집 2012-04-18 14:1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읽는데 무안하면서도... 호리기와 후리기 개새끼는 산책시켜줘야하며.....한참 배꼽 잡았음.흐흐흐. 특히나 다락방님의 글이 말로 전해지는 듯해 더 웃겼네요.

다락방 2012-04-18 15:34   좋아요 0 | URL
개새끼는 산책시켜줘야하며...란 문장은 정말 임팩트가 강하죠. 완전 빵터졌어요. ㅎㅎ 저 저 문장 정말 잘 말할수 있을것 같아요, 기억의집님. ㅋㅋㅋ 분노를 아주 어마어마하게 담아서 말이죠. ㅋㅋㅋㅋ
 

책장이 텅 빌 정도로 중고샵에 책을 팔고 있다.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은 『불륜과 남미』만을 한 권 남겨두었었는데, 그 책도 팔기로 해서 잠깐 들춰보았다. 내가 읽은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 몇 권들중 가장 나은 작품이라고 생각해서 끝까지 남겨뒀던건데, 그들중 나았다는거지 이 책이 좋은 책이라는 생각이 들질 않는다고 며칠전에 불쑥 생각하게 되서 팔아버릴 결심을 했다.

















아주 오래전에 읽은 책이라 아르헨티나가 배경이라는 것, 불륜상대로부터 전화를 받는다는 것이라는 것만 생각날 뿐 자세한 내용은 기억나지 않았다. 그 당시에 이 책을 함께 읽었던 내 여동생과 아르헨티나에 가자며 비행기를 알아보다가 직항이 없다는 사실에  바로 포기했던 기억이 있다. 어쨌든, 『불륜과 남미』의 맨 앞 단편 「전화」를 다시 들추어보다가 아, 기억이란 왜곡되는 것이구나, 하는 생각을 했다. 부에노스아이레스의 한 호텔에서 여자가 전화를 받기는 받는데, 불륜 상대로부터가 아니라 불륜상대의 아내로부터 받는거였다. 부에노스아이레스, 전화, 불륜. 이 세가지가 나로 하여금 마음대로 스토리를 짜게 만들었는가보다.


전화상에서 그의 아내는 그가 사망했음을 알린다. 아르헨티나로 출장 가있는 여자에게 너의 애인은 죽었다, 는 사실을 통보하는 것. 이 장면을 보노라니 '정미경'의 『장밋빛 인생』이 생각났다. 『장밋빛 인생』에서도 남자에게 전화가 걸려온다. 너의 애인이 죽었다는. 전화를 건 상대는 그 여자의 남편이었고. 그러다보니 '정미경'의 또다른 소설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도 생각났다. 이 단편집에서의 같은 제목의 단편 「발칸의 장미를 내게 주었네」에서는 여자가 한 아파트의 같은동에 사는 남자와 내연의 관계에 있는데, 그 남자는 식구들을 모두 외국으로 보내고 혼자 지내고 있는 기러기아빠 였다. 그와 섹스를 하되 자신의 집에서는 안된다는 철칙을 가지고 있는 그녀는, 어느날 그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게 된다. 어제였나 엊그제(이부분은 기억이 잘..) 그와 만났었는데.


갑자기 나는 그들 모두는 왜 죽는걸까, 그들을 왜 죽이는걸까, 하고 궁금해졌다. 불륜의 상대 내연의 상대가 죽었다면 그 자리에 찾아가서 애도할 수가 없잖은가. 로맨스든 스캔들이든 사랑이든 그게 뭐든간에, 내가 그의 명복을 빌기 위해 거기에 간다는 것이 가능할까? 드라마나 영화에서 그려지듯 '니가 감히 여기가 어디라고 오는거야!'라고 멱살잡히지 않을까. 나는 애도를 표현하기 위해 갔을뿐인데, 그곳의 모든 사람들은 그 사실을 수치스럽게 여기지 않을까. 불륜의 상대를 죽이는 것은 '불륜'이라는 것에 대해 우리가 날 때부터 가지고있던 '거리낌' 혹은 자연스럽게 주입된 '죄책감'에 대한 표현인걸까. 이국의 낯선 호텔방에서 너의 애인이 죽었다는 사실을 전화로 통보받는 글을 보는 순간, 그냥 이런저런 생각이 들었다.

















일전에도 친구와 이야기를 나눈바 있지만, 새삼 『올리브 키터리지』야말로 얼마나 대단한 작품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이 책 속에는 자극적인 장면이 없다. 시한부 인생의 주인공도 없고 출생의 비밀을 간직한 사람들이 나오지도 않는다. 전쟁도 없고 처절한 폭력도 없다. 가장  평범한 보통의 사람들이 등장한다. 가끔은 괴팍하고 가끔은 설레이는 사람들. 아내 외의 다른 여자를 만났던 과거를 간직한 남자, 남편의 그런 과거를 인정하는게 힘이 드는 여자. 무지개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은 좋아하는 남자로부터의 전화로 가능한 여자가 나오는 작품. 완벽하고 근사하지 않은가!





오늘 아침 출근길에 읽기 시작한 책을 어쩐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한장씩 넘기다가 문득 고개를 드니 길 양쪽으로 벚꽃이 활짝, 눈에 띄었다. 지하철역을 올라와서 나는 걸어가면서 책장을 넘기고 있었던것이었다. 월요일이라는 사실 때문에 아침에 머리를 감으면서도 으윽, 일주일을 또 어떻게 버티나 싶었는데, 그 벚꽃들을 보는 순간 그냥 다 괜찮아지는 것 같았다. 책을 덮었고 꽃을 보며 걸었다. 


팔기 위해 꺼내놓은 요시모토 바나나의 책의 표지를 본 남동생이 내게 말했다.


"요시모토 빠나나 책중에 이런게 있었냐?"


아, 난 너무 웃겨서 깔깔거렸다. 야, 빠나나가 뭐야 바나나지. 남동생은 그래? 라고 되물으며 다른 사람들도 바나나라고 해? 하고 의아해하는거다. 응. 다들 바나나라고 하지 아무도 빠나나라고 안해. 아, 너무 웃겨. 그러더니 빠나나를 좋아해서 빠나나로 이름지은건가? 하는거다. 응, 어디서 본것 같은데 바나나를 좋아해서 필명으로 지었다고 하더라고. 확실해? 잘 모르겠어..하하하하하.


일요일인 어제는 일어나자마자 세수도 안한채로 모자를 푹 눌러쓰고 집 앞 편의점으로 가서 짜파게티를 하나 사왔다. 너무 먹고싶어서 기절할뻔 했거등. 그래서 끓여먹고 거기에 밥을 비며먹을까 하다가, 뭐 비벼먹을 국물도 없네 싶어서 김치와 피망과 밥을 넣고 볶아서 먹었다. 엄마는 내게 너무 많이 먹는거 아니냐고 말씀하셨고, 나는 알아서 조절해서 배 안터지게 먹는다고 말했다. 많아 보이지만 결코 많지 않다고...이게 무슨 말이야. -_-
















그나저나 1/20 정도를 남겨두고 다 읽지 못한 『나니아 연대기』도 중고샵에 팔기로 결정했는데(나는 이 책의 19/20 정도를 읽었는데 도무지 재미가 없어!!), 하아- 이걸 집에서 사무실로 들고 올 생각을 하니 마음이 무겁다. 으윽...완전 무겁던데.....하아- 가져올 생각을 하니 속이 울렁울렁.....하아- 이 책을 꺼내놓고서 5초동안 차를 한 대 살까, 하는 생각을 했다. 이래봬도 나는 1종운전면허 소지자. 하하. 





오늘 책 지를거다! 장바구니엔 30만원어치의 책이 들어있는데 그중에 고르고 골라 5만원어치만 살거다. 아..떨려..그런데 대체 25만원어치를 어떻게 솎아내지...그 25만원어치의 책은....어쩌지 ㅠㅠ 제이슨 므라즈 시디도 사야되는데, 그 시디를 사면 책을 한 권 빼야할텐데...그건 또 어쩌지.....아, 인생은 정말이지 고민의 연속이로구나. 

 

 

 

 

사진은 지난주 금요일인 13일, 혼자 찾은 올림픽공원의 밤 목련. 잎보다 먼저 활짝 핀 목련의 꽃잎을 보노라면 터질듯한 욕망을 감추고 있는 여자같다는 생각이 든다. 손만 대면 터져버릴 것 같은. 욕망이 가득한 그러나 맑고 순수한.

 

 

점심에는 시뻘건 돼지불백을 먹었다. 맵고 짰고 맛있었고 그래서 배부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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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꼬 2012-04-16 1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와 간만에 추천도 댓글도 1등! <나니아 연대기> 왜 재미없어요? 책 뒤에 있는 어마어마한 등장인물 백과사전 얼마나 훌륭한데! (그걸 누가 썼더라~~) 그나저나 책을 덮고 꽃을 보는 다락님이라니 멋져요. 점심에 돼지불백 먹고 배부른 다락님이라니, 목련 같아. "욕망이 가득한 그러나 맑고 순수한."

다락방 2012-04-16 12:59   좋아요 0 | URL
우앗. 귀엽고 사랑스러운 네꼬님이닷! 아니, 그런데 글은 읽고 추천한거에요? 응? 추천할만한 글이 아니면 어쩌려고!!!!!

네꼬 2012-04-16 13:01   좋아요 0 | URL
나 1등할라고 일단 한 줄 쓰고 댓글 수정했다? (당근 읽고 썼죠!)

다락방 2012-04-16 13:02   좋아요 0 | URL
아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미치겠다. 네꼬님때문에 나 양치도 못하고 완전 웃고 있어요. 나더러 목련같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그것도 웃긴데 일단 댓글 쓰고 읽었대. 아 놔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사랑합니다, 네꼬님. 역시 네꼬님을 좋아하기를 잘했어. 난 참 사람보는 눈이 있는것 같아요. 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히

야클 2012-04-16 13: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책장정리의 요령은 책장을 쳐다보며 버릴 책을 고통스럽게 하나씩 고르는게 아니라, 일단 모든 책을 책장에서 빼낸후 꼭 놔둘 책만 한권씩 정성껏 골라 다시 채워넣는 거라더군요. 장바구니도 마찬가지 아닐까요? 일단 전부 비우고 꼭, 반드시 이번에 주문해야 될 책만 다시 장바구니에 5만원 까지만 채우는거죠. 물론 세이브된 25만원과 나니아연대기 판돈으로는 삼겹살과 소주를 마시며 스스로 책값 아낀 것을 가열차게 자축하는 거죠. 물론 후식으로는 짜파게티를!^^

다락방 2012-04-16 13:28   좋아요 0 | URL
야클님의 이 댓글을 읽고 장바구니로 갔습니다. 그리고 싹 비워냈어요. 그리고 다시 채웠습니다. 그런데...그런데..................결국 8만원어치를 지르고 말았어요. 시디를 포함하지 않았는데도! 너무나 슬퍼요. 저는 왜 제안의 욕망을 다스리지 못하는걸까요? 이 책 소비에의 욕망..하아-

스스로 자축하며 삼겹살을 먹을수는 없는 상황이 되었으니 이런 저를 위로하며(응?) 삼겹살을 먹도록 해야겠어요. 불끈!! ㅎㅎ

야클 2012-04-16 13:41   좋아요 0 | URL
알라딘에서 불판과 돼지고기(삼겹도 아닌 무려 오겹살!!!)도 파는것 아세요? 장바구니에 고기를 가득 채워 BoA요~~~ ^^

다락방 2012-04-16 13:43   좋아요 0 | URL
저 야클님 댓글읽고 아니, 이게 무슨말인가 싶어서 지금 검색해봤더니 정말...정말..목살도 파네요! 아 어쩜 좋아. 저더러 어쩌라는 말인가요. 대체 알라딘이 제게 왜이러죠? 어머..어떡해 어떡해.

저는 장바구니에 고기를 넣지 않겠습니다. 저는 장바구니에 책만 넣은 아주아주아주아주 지적인 여자입니다.

=3=3=3=3=3=3=3=3=3=3=3=3=3=3

레와 2012-04-16 14:31   좋아요 0 | URL
헉..! 나 따라해봄. 진짜네..;;; ㅋㅋㅋ

다락방 2012-04-16 14:36   좋아요 0 | URL
나 TTB 광고 넣을라고 했는데 품절이더라구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로그인 2012-04-16 17: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오늘 커피와 소보루빵을 먹었어요. 나름 괜찮던데요 ㅎㅎ
월요일이라 걱정 한 가득이지만, 그래도 목련도 피고 맛난 음식도 있고 또 언제나 곁에서 재미난 얘기해주는 가족이 있어서 다락방님의 한 주는 또 행복으로 가득할 거에요. 저도 그렇구요 :)

다락방 2012-04-16 17:38   좋아요 0 | URL
커피와 소보루빵 좋네요! 아..갑자기 배고파지기 시작했어요. 빵먹고 싶어요! >.<

날씨가 좋고 꽃이 핀걸 봐서 그런지 저도 막 괜찮아질것 같아요. 잘 보낼 수 있을것 같아요. 우리 잘 보내봐요, 수다쟁이님. 맛있는것도 먹고 재미있는 책도 읽으면서 이렇게 틈틈이 대화도 하면서 말이죠.
:)

꽃핑키 2012-04-16 18: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악! 알라딘에서 ㅋㅋㅋ 고기를 팔다니!!!!! ㅋㅋㅋ그렇게 금방 품절이라니 눙무리ㅠㅠ
그나저나 목련, 욕망을 감추고 있는 여자같다는 표현은 어쩜 이렇게 멋지답니까!! ㅋㅋ
와하 아무리생각해봐도 멋져라.. ㅋㅋ 나, 노트에 베껴 적어둘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2-04-17 13:14   좋아요 0 | URL
대박이죠 ㅋㅋㅋㅋㅋ 언제 팔기 시작했길래 벌써 품절이라니. ㅋㅋㅋㅋㅋ

그런데말입니다, 핑키님. 목련..욕망을 감추고 있는 여자...이걸 노트에 베껴 적어두시는 거야 아무 상관없지만, 근데 그 말을 언제 써먹으시려고요? 이게 일상생활에서는 별로 쓸 일이 없을 것 같지 않습니까? ㅋㅋㅋㅋㅋ 아 저 완전 뿜었어요. 으응? 욕망...여자.....이걸...노트에? 이러면서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목련이 터질것 같아서요, 핑키님. 그래서요..그래서 .......

가연 2012-04-16 19: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ㅋㅋ 짜파게티ㅎㅎ 갑자기 급땡기는데요, 풋. 저는 옛날에 요시모토 바나나를 정말 좋아했고.. 그녀의 데뷔작부터 거의 대부분의 작품들을 읽었지만, 오랜 시일이 지난 후에 요시모토 바나나를 우연찮게 검색했다가 현재 사진을 보고 난 뒤에는 작품이 안읽히더군요, 풋. 저도 역시 외모를 보는 속물..이겠지만, 그런 자책은 잠깐 접어두더라도 제 마음 속의 요시모토 바나나는 항상 키친때의 그.. 상큼하게 생긴 모습이었거든요. 안경 끼고 쳐다보는 그.. 사진. 근데 사실 요시모토 바나나의 나이를 생각하면 현재 모습이 당연한건데.. 어쨌든, 가로등이 낯익다고 생각했는데 올림픽공원이었군요, 풋. 옛날에 한 번 갔었는데, 이만하면 스스로도 눈썰미가 아직 괜찮은데, 하고 으쓱해봅니다.

다락방 2012-04-17 13:15   좋아요 0 | URL
우잉. 가연님이다. 외모를 보는 속물. 푸하하핫.

올림픽공원은 옛날에 한 번 가본게 전부입니까, 가연님? 저는 종종 가요. 낮에도 가고 밤에도 가고 평일에도 가고 주말에도 가고요. 가연님이 자주 올림픽공원에 들르신다면, 가연님과 저는 곧 터질듯한 목련나무 아래에서 마주칠수도 있을텐데 말입니다. 하하하하하.

이진 2012-04-16 23: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목련이 정말 예뻐요. 아직 다 핀거 같지는 않지만 그래도, 눈이 참 호강합니다.
남해는 벌써 벚꽃이 다 졌어요. 책을 덮고 둘러볼 벚도 없고 이 주위에는 목련도 없고 개나리도 없어서 그저 학교 앞 뜰에 난 튤립과 유채꽃을 하염없이 바라보고 있어요. 바람에 유채꽃 무리가 흔들리는게 어찌나 귀엽던지. 수업시간에 정신을 놓고는 쳐다봤다니까요. ㅎㅎㅎ
하... 나도 얼른 커서 내 돈으로 장바구니를 비울 수 있는 날이 오기를 바라고 있어요. ㅠㅠㅠㅠㅠㅠ

다락방 2012-04-17 13:17   좋아요 0 | URL
튤립은 회사근처에서도 집근처에서도 볼 수가 없는데 학교 앞 뜰에는 튤립이 있군요. 튤립도 정말 예쁘지요. 그런데 소이진님은 바람에 흔들리는 유채꽃에 마음을 빼앗기시는 군요. 꽃을 보느라 정신을 놓는 소년이라니, 와- 완전 초울트라 낭만적이에요!! >.<

저도 소이진님이 읽고싶은 책을 마음껏 살 수 있는 그런날이 빨리 오기를 바라고 싶긴 하지만,
그러면 저는 그에 비례하여 늙어가는 속도가 빨라지기 때문에......바랄 수가 없어요. 흑흑. orz

아무개 2012-04-17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의 페이퍼는요 그러니까 꼭 인스탄트 커피 같아요.

그것도 카제인 나트륨이 안 들어간 저지방 우유가 들어간 커피믹스요 ㅋㅋㅋ

다락방 2012-04-17 13:17   좋아요 0 | URL
어휴, 저지방 우유라니 다행이에요. 고지방보다는 뭔가 지적이고 우아하지 않습니까. ㅋㅋㅋㅋㅋ
 
집으로 가는 길 - 아웃케이스 없음
장예모 감독, 장지이 외 출연 / 소니픽쳐스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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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당신을 보기 위해 나는 더 먼 길로 돌아오고 당신의 목소리를 듣기 위해 나는 문 밖에서 기다려요. 언제가 될지는 모르지만 어쩌면 당신을 마주칠지도 모를 그 단 한순간을 위해 나는 몇시간이고 당신이 가는 길목에서 기다리며 작은 소리에도 깜짝깜짝 놀라 당신의 흔적을 찾곤 하죠. 그러다 당신의 눈을 드디어 마주치게 되면 내 심장은 얼마나 콩닥콩닥 뛰는지!

 

이 영화의 결말은 감동을 주기위해 너무 연출한 것 같아 '그러지는 말지 그랬나' 라는 생각이 들긴 하지만, 한 사람이 다른 한 사람에게 연정을 품고나서 느끼는 그 모든 감정들이 고스란히 다 들어가 있다. 예쁜 장쯔이의 모습을 보는것은 이 영화의 덤일 뿐이다.

 

게다가 영화 내내 흐르는 그 음악이라니! 이 영화는 여자의 마음을 전달하기 위해 많은 말을 할 필요가 결코 없었다. 음악이 그녀와 또 그가 하고 싶은 모든말들을 대신했다. 그것도 아주 완벽하게! 말 없이, 풍경과 표정과 음악만으로 애틋함을 전할 수 있다니!

 

연정을 품은 마음이 얼마나 아름다울 수 있는지 보여주는 아름다운 표정이 가득한 이 영화의 가장 큰 부작용은 내 마음속에 품은 연정을 들여다보게 만든다는 것이다. 꾹꾹 눌러왔었는데, 젠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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뼛속까지 자유롭고 치맛속까지 정치적인 - 프랑스 남자와 결혼하지 않고 살아가기
목수정 글, 희완 트호뫼흐 사진 / 레디앙 / 200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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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는데 대체 왜 안좋아하는지에 대해서는 알수 없었다. 단순히 취향이라고 말해버리면 그만이었다. 그러나 이 책을 읽으면서는 내가 왜 에세이를 좋아하지 않는지 아주 명확하게 깨달았다.

 

나는 다른사람들이 자신의 생각과 일상에 대해 얘기하는 것을 듣고싶고 알고싶지만 '나는 이렇다'의 방식을 좋아하지 않는것이었다. 만약 말하고자 하는 바를 소설의 주인공이나 조연들을 내세워 들려준다면 나는 거기에 공감하고 이해하는데 무리가 없지만, 나는 이렇게 살아있고 이것이 옳다고 생각한다고 말하는 것을 듣노라면 공감이 잘 되지를 않는것이다. 심지어 그건 좀 아닌것 같은데, 하는 생각이 들면서 혹여라도 '이것이 맞다'고 조금이라도 강제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들면 확 거부반응이 드는 것이다.

 

목수정의 이 책에서, 나는 그녀가 프랑스에서 느끼는 그 모든 자유와 찬탄에 대해서도 같이 찬탄하기도 했지만 그녀의 육아에 대해서는 어느 부분에서는 거부반응이 들었다. 그녀가 일을 시작하고 또 그만두는 과정에 대해서는 '내'가 쓰는 '나의 이야기'는 순전히 '내가 바라보는 방향'에서만의 이야기라는 한계를 포함하고 있는 이상 철저히 자신위주가 될 수 밖에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가 말하는 정치와 문화 또 정당의 문제제기들에 대해서는 충분히 의미가 있다고 생각하지만, 나는 그녀가 '내가 옳다'고 강제한게 아니란걸 알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꾸만 여러가지 면에서'그녀가 옳은걸까? 정말 그런걸까?' 하는 생각에 빠지게 되고, 그래서 이 책은 재미없다.

 

목수정을 만나는건 경향신문의 칼럼으로만 만족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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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AYLA 2012-04-15 2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독자가 그렇게 느낀다면 그런거죠. 비판적 시각으로 읽어내시는 게 바람직(?)하다고 사료되옵니다.

다락방 2012-04-15 23:59   좋아요 0 | URL
딱히 비판적이 되려고 했던건 아닌데 제가 너무 고집이 세서 그런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하핫;;

일요일 밤이네요 라일라님. 상큼한 월요일 보낼수있게 좋은꿈꿔요! :)

푸른바다 2012-04-16 0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직설적인 표현보단 은유적이고 우화적인 것을 좋아하시는 군요! 다락방님이 소설을 사랑하는 이유.^^

다락방 2012-04-16 09:06   좋아요 0 | URL
아, 그런걸까요? 저는 제가 직설적이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좋아하는 것은 직설적이지 않은것인가 보군요. 흐음. 저는..나는 이런 사람이야, 라고 말하는게 책이든 블로그의 글이든 영 별로더라구요.

네꼬 2012-04-16 0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하하하하하. 아하하하하. 나 다락님 너무 좋아.

네꼬 2012-04-16 02:0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니 그러니까 다락님아, 나 진짜 좋다고, 다락님이! (내 머릿속에 들어와본 다음에 이 리뷰 썼어요? 응?)

다락방 2012-04-16 09:07   좋아요 0 | URL
오, 네꼬님도 이 책 읽었어요? 네꼬님도 이렇게 생각했어요? 아하하하. 나도 네꼬님이 좋아요. 알죠? 네꼬님은 내가 알아본 멋진 여자! 히히

Arch 2012-04-16 13:28   좋아요 0 | URL
칫~(괜히 질투한다.ㅋㅋ)

책 읽을 때는 와와, 너무 좋다 이랬는데 곱씹어보면 다락방 말대로 뭔가 마뜩치 않는 부분들이 있었어요.(귀 얇은 아치) 언뜻 생각나기론 아기가 기저귀를 가는걸 부끄러워한다고 좀 과할 정도로 예쁘다고 하는 부분. 그게 또 왜 그렇냐고 물으면 잘 설명할 재간은 없지만 좀 그랬어요.

다락방 2012-04-16 13:36   좋아요 0 | URL
아치, 나도 그 부분이 좀 그랬어요. 목수정의 말이 틀린건 아닌데 이사람 저사람 물어봐가며 니가 우리애한테 부끄러움을 가르쳤냐고 묻는게 좀..그리고 자기 아이 먹을 유기농 간식만 싸들려 보내는것도 참...도무지 이해가 안되더라구요. 처음엔 급식도 안먹게 했었는데 아이가 스트레스를 받아서 간식만 싸들려 보낸다고...그게 어느정도 사회생활에서 적응할 수 있는 나이가 됐을때 그러니까 자신이 처신할 수 있는 상황이 됐을때, 나는 유기농만 먹겠어 하고 자기가 싸가는게 아니라, 너는 유기농 간식을 먹어야 해, 라고 해서 그 공동체 속에 혼자 보내는게 저는 오히려 더 폭력적으로 느껴졌거든요. '유기농을 먹는것'은 자신의 선택이고 또 좋다고 말할수도 있겠지만, '어린이집에서 내 아이 혼자 먹을 유기농 간식을 싸들려 보내는 것'은 전 좀...뭔가 어긋나 보였어요.

Arch 2012-04-16 16: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난 거기까지는 생각 못했는데
오늘 보니 다락방은 천재!!!!!!(턴님 서재 보고 따라함)

다락방 2012-04-16 17:56   좋아요 0 | URL
아니...그게 왜 천재야 ㅋㅋㅋㅋㅋ
봄이에요, 아치. 이 봄에 아치, 좋은 사람들 만나서 즐겁게 지내도록해요! 히죽히죽. ^_____^

이진 2012-04-16 2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에세이 신간평가단으로 화...활동하고는 있지만 에세이가 좋지 않아요.
에세이를 읽는다는 건 힘들어요. 이질감이 든달까? 남이 살아온 인생을, 다녀온 여행기를 읽고 제가 대체 무슨 재미를, 감동을 느낄 수 있는 건지 ....하

다락방 2012-04-17 13:20   좋아요 0 | URL
아, 소이진님도 그렇군요. 저도 다른 사람이 여행한 이야기를 읽으면 딱히 재미도 없고 얻는것도 없더라구요. 소이진님, 그래도 우리에겐 소설이 있잖습니까! 소설 짱!! ㅎㅎ

jdclub 2015-11-20 13: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굉장히 공감이 갑니다.
 

 

 

 

 

 

 

 

 

 

 

 

 

 

이 영화에서 '데니스 퀘이드'는 중년의 대학교수로 나온다. 그의 이름이 반가워서 들어본적도 없던 이 영화를 보기로 충동적으로 결심했는데, 오, 상당히 괜찮았다. 내가 중학생이었을때 영화 [이너스페이스]에서 그를 처음 보았었다. 그 영화에서 그는 '맥 라이언'과 연인으로 나왔고, 그 영화 때문인지 어땠는지 어쨌든 그는 실제로 맥 라이언과 결혼해서 아이를 낳았다. 그 뒤로도 나는 그가 출연한 영화를 몇 편 더 보았었는데, 여전히 그의 이름을 떠올리게 만드는 건 이십년전에 보았던 영화 [이너스페이스]다. 국내에는, 내 기억이 맞다면 [인체탐험]이란 제목으로 개봉했던걸로 안다.

 

그렇게 보게 된 이영화가 괜찮았던 이유는 영화속의 인물들과 줄거리 때문이기도 하지만, 음악 때문이기도 하다. 맙소사! 꺅!! 꺄울 >.< 그러니까 이 영화에는, 무려, '누노 베텐코트'의 음악이 삽입된 것이다! 우와~ 무려 네 곡씩이나!!!!!!!! 나는 영화를 보면서 우앗, 세상에 뭐 이런 영화가 다있어, 하고 완전 기뻐 날뛰었다,

는건 뻥이고 기뻐 날 뛸뻔 했다. 세상에. 누노의 노래가 삽입된 영화라니. 내가 여태 보아왔던 영화중에 누노의 노래가 삽입된 영화가 있었던가. 흑흑. 이 영화의 감독은 아마도 나처럼 누노의 광팬인가보다. 영화의 배경도 좋았고 주인공이 문학교수란 점도 좋았는데, 흑흑, 누노야, 누노라고.

 

영화를 보다가 누노의 노래를 찾아 들으면서 내가 가진 누노의 시디들에 감사했다. 나는 최근에 한동안 '버스커버스커'를 들었지만, '인피니트'에 열광했지만, 어쨌든 내가 돌아갈 곳은 누노다. 누노 이즈 갓. 돌아갈 곳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가. 내가 그를 좋아한다는 사실이 가슴 벅찰정도로 행복했다. 이거봐, 내가 좋아하는 가수는 이정도야, 나는 이런 가수를 좋아해. 오랜 시간이 지나도 잊히지 않는 그런 가수라고.

 

 

 

 

 

 

 

제일 처음으로 삽입된 곡, [flow]를 반복해서 들었다.

 

 

 

 

 

지금 이 글을 쓰는 시각은 새벽 01시 02분. 이 노래를 들으며 이러고 있는 지금이 무척 좋다. 행복해..흑흑.

 

 

 

 

 

 

 

하아- 포스터 대박 좋지 않은가! 신이 아니라...당신을 보러 갔었어요, 라니. 이 대사는 영화속에서 남자가 여자에게 편지로 쓰는 말이다.

 

잠깐 딴소리를 하자면, [여자가 섹스를 하는 237가지 이유]에 보면 한 여자가 '신을 만나기 위해' 섹스를 한다고 답한 구절이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은후의 어느 날, 남동생과 산책을 하면서 이 이야기를 했다. 어떤 사람들은 신을 만나기 위해 섹스를 한대, 라고. 그러자 남동생은 내게 이렇게 물었었다.

 

누난 신을 만났었니?

 

아놔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이건 뭐.................................자, 내가 어떤 대답을 했는지는 패쓰하고, 다시 영화 얘기로 돌아가자면,

 

영화속에서 남자주인공은 분노를 참지 못하고 그 분노를 고스란히 폭력으로 드러낸다. 보기에 불편할만큼 그에게 폭력이 일상화 되어 있어서, 저런 남자랑 알고 지낸다는 것 혹은 저런 남자랑 이웃으로 지낸다는 것은 엄청나게 마음 불편할 일이겠구나, 라는 생각을 했다. 그러나 그는 그것을 다스려야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 그런 그가 우연히 만나게 된 여자는 부자동네에 사는 착한 여자인데, 그녀는 이 남자와는 반대로 폭력을 당하는 것이 일상인 삶을 살고 있다. 그런 그들이 만나 서로에게 필요한 사람이 된다. '나쁜 인간'임을 자처하는 남자는, 그러나, 여자에게는 '함께 있으면 안심이 되는 사람' 이다. 아, 인간이란 얼마나 신기하고 또 신비한 존재인가. 나는 누군가에겐 나쁜년이지만 누군가에게는 태양처럼 빛나는 존재가 될 수도 있다니. 얼마나 근사한가. 물론, 장례식에 가기 위해 양복을 입은 남자의 수트빨도 근사했지만...

 

여자는 의지할 사람이 없었다. 친척도, 친구도.. 그런 그녀가 남자를 찾아가 의지하게 됐을때 남자는 마침 친구의 장례식에 참석해야 했다. 여자에겐 낯선이들만이 가득한 그 장례식에서 그녀는 웃고 이야기하고 춤춘다. 장례식에 모인 사람들은 자신의 소중한 사람을 떠나보내는 작별인사를 하기도 하지만, 그 사람을 그리워하고 추억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내기도 한다. 혼자인게 익숙한 사람이 여러명의 낯선 사람들 사이에서 위로와 휴식을 찾기도 하는 이 장면이 자꾸만 자꾸만 생각난다. 이 시간이 그녀가 남편과 보낸 시간을 통틀어도 바꿀 수 없을만큼 찬란했던 순간이 아닐까.

 

 

 

 

 

 

 

 

 

 

 

 

 

 

 

 

 

 

 

[이 작품은 허구이며 아무에게도 바치지 않는다.]

 

이 책의 헌사에는 이렇게 적혀있다. 이 문장부터가 사람을 웃게 하는데, 책을 읽은지 얼마 되지도 않아 또 웃을수 밖에 없다. 책 속의 남자는 우체국에서 근무한다.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편지를 넣어준지 이틀 째, 한 여자가 자기의 남편은 멀리 떨어진 섬에 있고 자신은 혼자 지내고 있으며 외롭다고 말한다. 그래서 남자는 자신도 외롭다며 그녀의 집에 몇번 찾아가서 그녀와 잔다. 그리고는 이렇게 썼다.

 

그럭저럭 괜찮은 여자, 같이 자기 좋은 여자였지만 그런 여자들이 다 그렇듯이 서너 밤 자고 나자 재미도 시들해져 다시 가진 않았다.

하지만 이런 생각을 떨칠 수는 없었다. 세상에, 집배원들은 편지를 넣고 다니면서 여자들하고 같이 눕기도 하는구나. 이거 나한테 딱 맞는 일인데. 오, 이거야, 이거. 이거라고. (p.12)

 

하하하하. 처음 시작부터 재미있게 읽고있다. 그런데 책날개에서 작가 소개를 보다가 놀라운 사실을 알게됐다.

 

우편배달부로 일하면서 여러 권의 시집을 발표하고 신문에 칼럼을 발표하다가 '죽을 때까지 매달 백 달러의 월급'을 보장하겠다는 출판사의 제안을 받고 마흔아홉의 나이에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알라딘 작가소개中)

 

오. 책날개에 보면, 출판사는 그에게 '전업으로 글을 쓰면 평생 동안 매달 1백 달러를 지급하겠다'고 했다는데, 와, 엄청 멋지지 않은가! 물론 전업으로 글을 쓴다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겠지만, 누군가가 능력을 알아봐주고 니 능력을 펼쳐보이면 돈을 지급하겠다, 라고 제안했다는 사실이 엄청나게 부럽다. 아직 하지도 않은 일에 대해서 돈을 먼저 걸어주다니. 우와- 짱멋져. 대단히 멋진 삶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서 그는 마흔이 넘어서야 전업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는데, 이 책날개를 읽다가 부러움에 쩔어서 나도 엉뚱한 생각을 해봤다. 지금 다니는 회사를 때려치고 알라딘에 페이퍼 쓰는것을 전업으로 한다면 매달 천만원씩을 줄게.....라고 누군가 내게 제안하는 일. 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참...내가 생각해도 어처구니가 없구나. 아직 끝까지 읽지는 않아서 어떻게 바뀔지는 모르겠지만 이 책은 현재 재미있고 좋다. 물론 엄청나게 사랑스럽다거나 하진 않지만. 그래서 나는 그의 다른 작품들중 한권쯤을 더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제목상으로는 [여자들]이 가장 끌린다.

 

 

 

 

 

 

 

 

 

짜파게티를 끓여먹고 싶은데 집에 사다 둔 짜파게티가 없다. 이 새벽에 먹지 않게 되었으니 다행일까, 먹고 싶은걸 먹지 못하니 불행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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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reamout 2012-04-15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음악 잘 들었어요~ 아, 이런 뮤지션도 있었군요..

다락방 2012-04-15 15:38   좋아요 0 | URL
[익스트림]이란 밴드의 멤버였어요, 드림아웃님. 그들의 노래중 more than words 가 국내에선 가장 많이 알려졌죠.
잘 쉬고 계십니까?
:)

moonnight 2012-04-15 19: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저도 예전에 누노씨 좋아했었어요*_*; 나이 들면서-_- 잊고있었는데 다락님 덕분에 다시 떠올리네요^^

그나저나 다락님과 동생분의 다정함은 정말 부럽습니다. 신을 만났는지 물을 수 있다니! ^^;

스마트 피플도 디어 한나도 챙겨봐야겠어요. 주말 즐겁게 보내셨나요? 전 조카 데리고 (처음) 야구장에 갔는데 6회를 못보고 나왔어요 역시 꼬마에겐 너무 가혹한;; 그래도, 조카랑 야구장 가는게 꿈이었던지라 기분좋은 하루였어요. 조카 집에 데려다주고 지금은 백화점커피숍에 앉아있어요. 이제 스노우맨 읽습니다. 다락님 넘 재밌다 하셔서 기대가 커요!

남은 휴일 좋은 시간 보내셔요^^

다락방 2012-04-15 23:58   좋아요 0 | URL
우앙. 문나잇님도 누노씨를 좋아했었군요! 히히히히. 아우..저는 누노씨 정말 좋아합니다. 완전 좋아합니다. 목소리도 좋고 막 ㅠㅠ

남동생과 저는 저것보다 더 심한(?)대화도 하는걸요. 하하하핫. 남들에겐 차마 공개할 수 없는 이야기들로다가.. ( '')

문나잇님, 문나잇님도 분명 [스마트 피플]과 [디어 한나] 좋아하실거에요. 둘다 전 참 좋았어요. [스노우맨]은 많이 읽으셨어요?

으악 일요일밤. 이제 3분만 지나면 월요일이 되요. 끔찍...하지만 끔찍하지 않은 월요일을 보낼 수 있도록 해봅시다. 흑흑. 굿나잇, 문나잇님!

이진 2012-04-15 20: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누노를 보고는 바로 검색해보았어요.
노래 참 조으다 :)

다락방 2012-04-15 23:58   좋아요 0 | URL
소이진님, 안녕? 노래 좋아요? 히히.
누노의 노래를 참 좋다고 말해주는 소이진님 참 조으다 :)

2012-04-16 11:3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2-04-16 11:45   URL
비밀 댓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