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가진 [스말리의 눈에 대한 감각]은 정말 무겁다. 아주 많이 무겁다. 두꺼운 책이 무거운거야 당연하지만, 이건 그 당연을 넘어서서 무겁다. 어휴, 이걸 빨리 읽고 출퇴근길에 가지고다니지 말아야지, 하고 지난 연휴 마지막 날 읽기를 시도했는데, 어이없게도 두 장도 못읽고 잠이 쏟아지는 바람에, 또 지금 가지고 다니고 있다. 오늘은 가방을 바꿔가지고 이 책을 넣고 출근하는데, 너무 무거워서 팔이 저리기까지 하더라. 왼쪽으로 들었다가 오른쪽으로 들었다가... 회사까지 도착하는 길이 멀고도 멀었다. 이 징글징글한 무거운 책, 빨리 읽어서 다른 책 가지고 다니고 싶어 엉어 ㅠㅠ 하고 한참을 씩씩대다가,


어?

크레마 살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간의 나는 전자책을 구입한 적이 있고, 아이폰으로 읽기를 시도했으나 집중이 잘 안되어서 사두고 읽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런 내가 크레마를 사면.. 집중할 수 있을까? 주변에 크레마를 산 사람들은 다들 만족해서 잘 쓰던데, 나도 그럴 수 있을까? 크레마는 사이즈도 작고 무게도 가벼우니까 팔이 저릴 일은 없을텐데... 

이번에 여수여행에는 한참을 고민하다 스밀라를 빼두고 갔다. 가는동안과 또 가서도 책 읽을 시간이 없어서 빼놓고 오길 잘했다 싶었는데, 사실 책 없이 어딘가로 이동한다는 건 무척 불안한 일이었다. 스맛폰에 전자책이 있었지만 스맛폰 보기 싫고.. 어쨌든 스밀라를 가져갔다면 가방이 엄청나게 무거워졌을텐데... 여행에서 나와 친구들은 크레마에 대해 한참 얘기했던 터다. 친구는 책장을 더 살 수 없으니 크레마를 생각한다 했다. 크레마 살까, 어쩔까... 



크레마의 가격이 알라딘을 검색해보니 159,000원 이더라. 음..


스밀라를 좀 치우고 싶어...


음...


내가 크레마로 책읽기에 집중할 수 있을까...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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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바 2016-10-05 10:5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 다락방님 전자책 안 읽으세요? 저는 크레마는 없고 패드로 읽는 중인데... 책이 두꺼우면 두꺼울 수록 전자책의 가치가 빛을 발하는 것 같아요. 이번에 <프랑스 현대시>를 전자책으로 샀는데 넘 마음에 들어요. ㅎㅎ 근데 밧데리가 빨리 닳는다더라고요.

다락방 2016-10-05 11:00   좋아요 0 | URL
저는 전자책에 집중을 못하겠더라고요. 화면으로 긴 글을 잘 못읽겠어요. 노안탓인가... ㅠㅠ
그래서 여태 관심도 안두고 있었는데, 스밀라가 진짜 너무 무거워요, 너무. ㅠㅠ
에이바님 이미 전자책을 읽고 계셨군요! 흐음... 책이 두꺼울수록 전자책의 가치가 빛을 발하는 것 같다는 말씀에 고개 끄덕입니다. 저도 패드가 있긴한데 패드도 무거워요 ㅠㅠ

2016-10-05 11: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6-10-05 15:30   좋아요 0 | URL
으음.... 가벼운게 진짜 너무 좋겠더라고요. 그래서 고민하게 된거에요. 나이들수록 무거운 거 가지고 다니는 게 너무 힘들어요 ㅠㅠ 내 팔자가 왜이러나 싶고 ㅠㅠㅠㅠㅠ
책 읽어주는 것도 좋은데요! 음..책 읽어주는 목소리는 들을만 한가요? 읽어주는 거 좋으네요.
누가 책을 읽어줘본 경험이 별로 없어서, 어쩐지 적응을 잘 못할것 같기도 하고요.

헤마와 코쉭, 뭍에 오르다, 라뇨. 아, 님은 누구십니까...어찌 그리 제 취향대로 읽으십니까...헤마와 코쉭, 제가 너무 사랑하고요. 뭍에 오르다에서 마지막에, 너는 아무것도 남기지 않았어, 라고 하지 않던가요. 그리고 사랑하지 않는 남자와 결혼하려고 했던 것이 모든 것을 바로 잡을 수 있을 것 같아서, 라고 말하고요. 완벽한 소설이죠. 줌파는 진짜 짱이에요! 줌파 만세!

어쨌든 그렇군요. 좋은 의견, 유용한 정보 감사 드립니다. 꿀팁이에요!

붉은돼지 2016-10-05 12: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요즘 크레마 고민 중인데요...
그렇다고 뭐 종이책을 안 사겠다는 것은 당연 아니고요..(종이책은 종이책대로 꾸역꾸역 ㅜㅜ)
다만 다락방님 말씀처럼 어디 놀러갈 때 가방에 이 책 넣었다 뺏다...저 책 넣었다 뺏다 하는 것도 참 귀찮기도 하고
세권 가지고 갔다가 한권도 못 읽기도하고,(가방만 무겁고...) 어떨 때는 한 권만 가지고 가려고 하니 왠지 모자랄 것 같아 더 넣어 갔다가 역시 다 못읽고...(역시 가방만 무겁고....) 아하!!!!!! 그래서 어디 이동 중일 때나 여행 중에는 이 크레마가 상당히 요긴할 것 같은 생각입니다만... 가격이 또 만만치 않고....전자책 가격도 그렇고...아아아 고민이에요 ㅜㅜ

다락방 2016-10-05 15:32   좋아요 0 | URL
저는 이런 페이퍼를 써놓고도 또 종이책을 주문했다지요? 크- 생각해보니 제가 크레마를 산다고 해도 종이책 구입량이 줄어들 것 같지가 않아요. 그렇다면 제게 크레마는 있어야 하는 걸까요? 어쩐지 부질없게 느껴지는 건...왜일까요.
저도 이동중에 붉은돼지님 같은 갈등을 늘 가지고 있어요. 한 권 챙기긴 너무 적은 것 같아서 두세권 챙기고는 읽지 않아서 무겁게 들고 왔다갔다만 하거든요. 이 버릇을 고치지를 못하니까 이럴 때 크레마가 있으면 좋지 않을까 싶어요... 저도 계속 고민중입니다. ㅠㅠ

비연 2016-10-05 13:0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크레마가 없긴 한데.... 막상 책을 만지는 촉감이 없으면 별로일 것 같기도 하고 해서.
그냥 두꺼운 책은 집에서만 읽어요.. ㅎㅎㅎㅎ

다락방 2016-10-05 15:32   좋아요 0 | URL
저도 그게 제일 갈등이에요. 아무래도 끝내 종이책을 포기를 못할 것 같은데....그렇다면 굳이 사야하나.....
전 집에서 책을 잘 못읽겠어서 이동중에 읽어야 하는데 무거운 책 때문에 진짜 사서 고생이에요. ㅜㅜ

blanca 2016-10-05 14: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어머 저랑 같은 고민, 시기까지 ㅋㅋ 저 어제 알라딘 중고서점에서 크레마 직접 시연해 보고 왔잖아요. 흑, 갈등 중입니다. 가격이 부담스러워서.... 되게 가볍고 한 손에 들어와서 좋긴 한데 약간 터치감이 아쉽긴 하더라고요. 같이 고민해 봐요...

다락방 2016-10-05 15:33   좋아요 0 | URL
한 번 사놓고 계속 쓴다고 보면 가격도 치를 수 있을 것 같긴한데요, 제가 과연 잘 쓸 수 있을지를 모르겠는 거에요. 제가 크레마로 책을 과연 읽을까요? 읽는다면 얼마나 읽을까요? 안읽는다면 저 돈을 그냥 갖다버린 게 되잖아요 ㅠㅠ 엉엉 ㅠㅠ
이제 무거운 책 그만 들고 다니고 싶어요, 블랑카님. ㅠㅠㅠ
블랑카님의 고민이 끝나면 제게도 알려주세요.

yureka01 2016-10-05 14: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사진 책은 도저히 크레마로 불가능합니다. 언젠가 사진 책도 리딩할 수 있는 게 나오겠죠..그때까지 기다려야할듯합니다.

다락방 2016-10-05 15:34   좋아요 0 | URL
아, 그러네요. 사진 책은 크레마로 볼 수가 없겠어요. 언젠가는...나오겠죠? 세상은 점점 더 좋아지고 있으니까요.

웽스북스 2016-10-05 14: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전자책 샀다가 다시 못팔면 아쉽더라고요...ㅋㅋ

다락방 2016-10-05 15:34   좋아요 0 | URL
저도 그생각 했어요. 그렇지만...전자책은 다시 팔 수 없으니 산 다음에 돈이 안되네...라고 ㅋㅋㅋㅋㅋ

hellas 2016-10-05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리디북스페이퍼 대여해서 사용중인데... 아무래도 편리성보다는 다양성면에서 합격점이 아니네요. 대여기간끝나면 그냥 반납하려구요. 무거운책이 아쉽지만 집에서만 읽죠 뭐 ㅡㅡ

다락방 2016-10-05 15:35   좋아요 0 | URL
아직 전자책의 종류가 다양하지 못하죠. 다들 무거운 책을 집에서만 읽는다고 하시는데, 저는 집에서는 책만 펼치면 잠이 쏟아져요. 엉엉 ㅠㅠ

젤리곰 2016-10-05 15: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알라딘 전자책 MD가 이 글을 좋아합니다.

다락방 2016-10-05 15:35   좋아요 0 | URL
사랑받고 싶습니다!

skarly 2016-10-05 15:2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문제는 이 책은 e북이 없다는 거...ㅠㅠ

다락방 2016-10-05 15:35   좋아요 0 | URL
저도 좀전에 그생각 했어요. 스밀라 이북이 없다는 걸 알고나서, 아아, 그렇다면 크레마 고민은 부질 없는 게 아닌가....나는 스밀라를 좀 어떻게 하고 싶은데..... 하고 말이지요. 너무 무거워서 읽기를 포기할까, 수차레 생각하고 있어요. Orz

skarly 2016-10-05 15:42   좋아요 0 | URL
그 심정 백번 이해합니다ㅠㅠ 근데 크레마든 뭐든 언젠가는 결국 사시게 될겁니다 ㅎㅎ 스밀라만 문제가 아니라서... 모비딕, 은하수를 여행하는 히치하이커, 나니아 연대기... 책이 아니라 둔기?에 가까운 것들이 많아서...저는 이런 거는 좀 가지고 다니면서 읽지 않으면 영원히 안읽을 것 같아서 결국 굴복했습니다 ㅎㅎ

다락방 2016-10-05 17:29   좋아요 0 | URL
나니아 연대기는 읽다가 팔아버렸어요. 율리시스도 샀다가 팔아버리고요. 이건 읽으라고 만든 책들이 아닌 것 같아요. 너무나 두꺼워서 침대에 펼쳐놓고 읽어야 되는건지.. ㅠㅠ 시공사 돈키호테 가지고 출근했다가 그날 쓰러질 뻔 했어요. 결국 집에서 읽었죠. ㅠㅠ
역시..크레마... 사게 될까요? ㅜㅜㅜ

skarly 2016-10-06 14:02   좋아요 0 | URL
크...저도 모비딕 들고 출근했다가 삼일밤낮으로 앓아 눕고 결심한 케이습니다.ㅎㅎ 도저히 이렇게는 못살겠다 싶은 시점이 오더라구요. 가독성이고 책장 넘기는 느낌이고 다 필요없고 오직 가벼운 걸 원하게 되었어요;; 지금 심정은 집에 있는 무거운 책들 다 이북으로 바꿔버리고 싶습니다. 이왕 크레마를 산다면 빨리 사시는 게 또 무거운 종이책을 사는 일을 예방한다는 차원에서 좋습니다;;;(보고 계십니까? 알라딘 전자책 MD님이시여) 진짜 집에 있는 바른 마음, 빈 서판 이런거 다 버리고 싶어요 ㅠㅠ

다락방 2016-10-06 17:31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전자책에 관심이 있는 건 아닌데 무거운 걸 견뎌내는 게 점점 힘이 들어서..그래서 가벼운 걸 찾느라고 전자책으로 가게 되는 것 같아요. 아아 결국 저는 크레마를 사게 되는걸까요. ㅠㅠ
여행 가고 싶었는데, 그 돈으로 크레마를 사야할까요...

그치만...스밀라, 스밀라만 다 읽으면 당분간은 고민하지 않을 것 같은데...ㅠㅠㅠ

쿼크 2016-10-05 22: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곧 새로운 크레마가 나온답니다... 이름은... 크레마 사운드... 언제 나올지는 정확히 알 수는 없지만 많은 이북유저들이 말하길 10월 중으로 나오지 않을까 한답니다.
이 기기는 특징은 물리키와 TTS가 될 듯 하네요...
근데 한가지 단점이 해상도가 카르타보다 좀 떨어집니다. 크레마 샤인과 동일한데... 패널은 샤인보다는 나을 것 같습니다.
그러니까 리페라(리디페이퍼 라이트)의 경쟁작이라는 의이이죠. 가격은 리페라와 비교해서 큰 차이가 없을듯 하구요..7-8만원대쯤?? 정확한 것은 나와봐야... 10만원은 넘지 않을듯~~
크레마 카르타로 이북라이프를 시작하기 좀 그렇다하시는 분들은 좀 가격대가 싼 기기로 시작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근데 쓰다가 맘에 들면.. 글씨가 쩅하니 보이는 기기가 욕심날 것이고.. 그렇다면 돈이 더 지출이 되겠죠??ㅎㅎ

그래서 일단 `사운드` 구입 후... 맘에 든다면... 다음 카르타 버전 나올떄까지 사운드로 버티시면 됩니다. 정 아니다 싶으면 중고로라도 팔아야겠지요.. ^^
저는 샤인을 쓰고 있어요.. 소설은 잘 안 읽는데.. 어쩔 수 없이 소설만 읽네요... 종이책 읽는 법을 까먹었어요..ㅎㅎ..

다락방 2016-10-06 17:29   좋아요 0 | URL
오, 이런 깨알정보를! 감사합니다!
안그래도 회사 동료가 크레마 사운드 나올 거라고, 자기는 그거 기다렸다가 산다고 하더라고요. 근데 이게 또 카르타랑 다른거군요. 전 단순히 카르타보다 업그레이드 된 버전이라고 생각했는데요.

전 주로 소설을 읽고 소설을 좋아해요.
음..
일단 사운드 나오면 가격 보고, 그 후에 결정해야겠어요.
왜냐하면 제가 지금 당장 스밀라 때문에 한숨이 나는데, 스밀라는 전자책이 없으니까요 ㅠㅠ

쿼크 2016-10-06 20:44   좋아요 1 | URL
음... 무거운 책을 보고는 싶은데... 들고 다니면서 보고 싶지는 않을 때... 또는 재미없는 책 조금씩 읽어나가고 싶을 때에... 책 보는 tip...하나 알려드리자면.. 물론 알고 계실수도 있어요.. 귀차니즘 때문에 안한다하시면 머.. 할말이 없기는 합니다... 쨌든... 작은 팁 하나 알려드리자면...

1. 구글플레이에 들어가서 `CamScanner`를 다운받는다..(폰이 아이폰이시면 앱스토어에 들어가서 찾아보세요..)

2. 다운받은 앱을 실행시키고 읽고 있는 책 페이지를 사진을 찍는다.. 이때 흑백모드(혹은 심한 미화모드)로 프로세싱을 한 다음... 찍은 사진을 길게 눌러 메뉴를 불러와 `갤러리에 저장` 버튼을 누른다.. 그렇게 하루에 한 10페이지(5장 정도)를 작업한 다음에... 시간 날 때 폰으로 본다.. 흑백 모드이기에 폰에서 봐도 눈이 그렇게 아프지 않아요..

3. 또 흑백 모드로 한 이유가... 그렇게 찍은 책들(jpg 혹은 png)을 나중에 페이지 정리를 잘 해서 zip(rar은 안 됨..)으로 만들어 이북리더기(크레마...)에 zip파일 자체로 넣으면... 하나의 근사한이 아닌...대충 만든 이북이 완성.. zip으로 만드는 것이 pdf로 보는 것 보다 훨 편합니다..

머... 이렇습니다. 위 내용 중 5장(10페이지)으로 정한 이유는 이 이상 사진 찍고 저장하면... 그때부터 노가다로 느껴지며... 내가 뭐 하는 짓이지???? 바로 자괴감에 빠질 우려가 있어서에요..ㅋㅋㅋ..

심심할 때 함 해보세요..^^

다락방 2016-10-11 10:10   좋아요 0 | URL
오, 좋은 팁이네요. 감사드려요. 이건 한 번 해봐야겠어요. 외출할 때 아주 잘 써먹을 수 있을 것 같아요!1 >.<

얼룩말 2016-10-05 22: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무거워서 좋은 거예요. 힘들게 갖고 다니고, 넣고 다니고..그게 맛이죠.

다락방 2016-10-06 17:29   좋아요 0 | URL
아.... 나이들수록 지쳐요 ㅠㅠ 무거워요 ㅠㅠ 벽돌이야 엉엉엉 ㅠㅠㅠ

transient-guest 2016-10-06 05: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전자책에는 관심이 없지만, 크레마에 가끔 눈길이 가는 건 제가 원하는 책이 e-publish만 될 때입니다. 아직은 전자책엔 거부감이 있습니다.

다락방 2016-10-06 17:30   좋아요 0 | URL
전 전자책에 별 관심이 없고 그걸 보고싶은 것도 아닌데, 이렇게 무거운 책을 만나면 너무 육체적으로 힘들어서 한번씩 전자책에 대한 고민을 하게 돼요. 저도 종이책이 좋아요. 제가 책장을 넘기면서 읽고 싶어요.

moonnight 2016-10-06 18: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크레마 카르타 샀지만 전자책 한 권도 못 읽은 일인ㅠㅠ;; 전혀 몰입이 안 되어요ㅠㅠ;;; 무거워도 손에 들고 읽는 책의 물리적인 느낌을 포기할 수 없어요. @_@; 카르타 쓰지도 않고 있는데 새로운 크레마가 나온다니-_-;;

다락방 2016-10-07 14:31   좋아요 0 | URL
그게 종이책하고 질감은 비슷하다고 하는데 저도 어쩐지 몰입을 못할 것 같아서 망설이게 돼요. 아..역시 저는 그냥 종이책을 끈질기게 고집해야 할까요...

테레사 2016-10-07 14: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마음산책의 스밀라네요..^^ 저는 까치글방의 스밀라도 가지고 있어요. 두개를 비교해 보면, 저는 까치가 더 좋더라고요. 좀 번역투가 심하지만 그게 더 이국적이고 이 책의 분위기에 더 잘 맞는다는 생각을 하였지요. 물론 까치로 먼저 읽어서이기도 하고..스밀라...내 인생의 여인 중 하나이기도 하고..ㅎ

다락방 2016-10-07 14:32   좋아요 0 | URL
제가 안그래도 스밀라 캐릭터가 너무 매력적이라 오전에 폭풍 페이퍼를 막 쓰던 참이었는데, 세무서랑 통화한 후 너무 빡이 쳐가지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글을 쓰다가 똭- 멈췄어요. 분노를 가라앉히느라고... 어휴....
마음산책 문장들이 한 번에 안 읽히는 문장들이 많더라고요. 워낙에 낯선 용어도 많이 나오고 등장인물들 이름도 다 헷갈려요 ㅠㅠ 스밀라도 매력적이고 이야기도 매혹적이지만 저는 이 책 읽기 좀 힘들었어요. ㅜㅜㅜ
 




죽여야만 끝나는 상황이 있다. 죽이지 않으면 내가 죽을지도 모르는 상황. 영화 『언더 워터』의 '낸시'는 넓은 바다에서 홀로 상어를 맞닥뜨린다. 상어는 다른 어디에 갈 생각이 없고 낸시 주변을 맴돈다. 이곳은 아름답지만 한적한 바다이고, 낸시가 상어 때문에 이 바다에 갇혀있다는 사실을 아는 이도 하나도 없다. 누군가 구해주기만을 기다리다가는 굶어 죽든가 상어한테 물려죽든가 할 판이다. 이 넓은 바다에서 홀로 상어를 피하다가, 다른 사람의 도움을 기다리다가, 날개를 다친 새를 치료하다가, 살아날 방법을 궁리하다가, 결국 상어랑 싸운다.



낸시의 엄마는 병과 싸우다가 돌아가셨다. 낸시는 엄마가 자신을 임신하고 찾아왔다는 멕시코의 이 한적한 바다에 꼭 와보고 싶었다. 그래서 혼자 이곳을 찾아 서핑을 즐긴다. 의대생인 낸시는, 자신이 하는 공부에 회의를 느꼈다. 결국 의술이 엄마를 살려내지 못했기 때문에. 의대를 계속 다니라는 아빠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낸시는 자퇴를 하기로 결심했다. 그러나 혼자만 남은 바다위에서, 간조 때문에 드러난 바다위에 혼자 앉아 자신의 다친 다리를 스스로 치료하고, 날개를 다친 새를 치료하면서, 그녀의 생각은 바뀐다. 그녀는 상어에게 물린 자신의 다리가 어떻게 될지, 어떤 현상으로 진행되는지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이렇게 자신의 앞에 상어라는 어마어마한 공포가 있는데, 저 멀리 헤엄치는 두 남자에게, 그녀는 어서 이곳을 떠나라고 소리지른다. 여기에 상어가 있어요, 나가요, 도망쳐요! 그러나 그녀가 아무리 애타게 소리를 질러도 그들은 '여기엔 상어가 없어요' 라며 결국 상어에게 당하고 만다. 한참을 기다려 저 멀리 백사장에 나타난 남자에게 소리를 질러 구원을 요쳥해보지만-거기 제 가방 안에 핸드폰이 있어요, 전화를 걸어줘요!- 술에 취한 그 남자는 그 가방을 뒤져 핸드폰과 현금을 챙기고 가방까지 들고 가버린다. 결국, 그녀 혼자 이 상황에 맞서야 한다. 도와줄 수 있을거라 생각했던 남자들 모두, 그녀의 말을 듣지도 않았고-상어는 없어요!-, 그녀의 물건을 착취한다. 



연휴동안 엄마랑 둘이 와인을 마시면서 이 영화를 보는 내내, 바다가 너무 아름다워서 '괌 생각난다'고 엄마가 말하고 '나도 그랬어' 라고 엄마한테 답했다. 같은 곳을 함께 가서 시간을 보냈다는 것은, 이렇게 예상하지 못했던 때에 또다시 이야기할 거리가 된다. 너도 그랬니? 라고 엄마가 반가워하는 게 좋았다. 또한, 저 바다 위에서 혼자 얼마나 무서울까, 얼마나 고독할까, 하고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았다. 정말이지 그녀는 그 넓은 바다위에서, 아름답지만 상어를 품고 있는 그 바다 위에서, 얼마나 무섭고 고단했을까. 그리고 고독했을까. 나는 항상 누구도 나를 도와줄 수 없는 그 고독한 상황에 대해서 아픔을 느낀다. 결국은 나 혼자서 해결해야 해, 라는 결론은, 필연적이지만, 아프다. 



나도 대체적인 문제에 앞서 해결을 혼자 해내는 편이다. 혼자 생각하고 혼자서 거기서 빠져나오려고 한다. 누군가의 도움을 기다린들, 그 도움이 내가 원하는 때에 원하는 방법으로 와줄 확률은 거의 없다. 그것은 어쩌면 도움을 받기 싫어하는 성격 탓일 수도 있다. 최근에 사주를 볼 때도 정신적으로 큰 타격을 입고 멘붕이 찾아오는 상황에서, 다른 사람들이라면 병원에 가서 약을 받아먹어야 하는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거기에서 혼자 빠져나오고 혼자 극복하는 사람이라는 말을 들었더랬다. 그 말을 듣는데 좀 아팠다. 왜 나는 그래야 할까, 왜 그렇게 혼자 하려고 할까... 그냥 약 받아 먹으면 안되나, 왜 나는 스스로 해결하려고 하지. 그렇지만 나는 스스로 해결하는 것밖에 답이 없다는 걸 알고 있다. 스스로 해결하지 않으면 해결되지 않으니까.


낸시가 홀로 상어와 맞서 싸우지 않고, 누군가 이 문제를 해결해주겠지, 하고 하루 이틀 사흘 나흘..기다리기만 했다면, 결국 낸시는 어떻게 됐을까?


얼마전에 읽었던 스티븐 킹의 소설 생각도 났다. <행복한 결혼 생활>이란 단편에서 여자는, 남편과 27년을 함께 산 뒤에야 남편이 연쇄 살인범임을 알게 됐다. 당면한 문제 앞에 그녀는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것인가. 어떻게 이 문제를 해결할 것인가. 자신이 알고 있다는 사실을 남편이 알고 있는 마당에, 그녀의 생명이 위험한 것은 너무나 뻔한 일. 나는 책 속 주인공이 되어 생각해보고 생각해봤지만, 결론은 그녀가 내린 것과 같았다. 이것은 나 혼자 해결해야 하고, 그리고 이 상황에서는, 이 남자를 죽여야만 끝난다. 그녀가 그 결론을 내리기까지, 나 역시 같이 고민을 했더랬다. 결국, 그녀와 같은 해결방법을 찾더라. 그러기까지 그녀는 많은 갈등과 두려움을 가졌을 것이다. 누구에게 말도 못하고. 아, 이런 고독함은, 필연적이지만, 정말 아프지 않은가.



영화는 '블레이크 라이블리' 단독 주연이었다. 간혹 나오는 남자들은 조연 축에도 못낄 정도로, 이 영화는 그냥 블레이크 라이블리 혼자만의 영화였다. 블레이크 라이블리는 일전에 [피파 리의 특별한 로맨스]라는 영화에서 젊은 피파 리로 나온 적이 있었는데, 그때 그녀가 사랑에 빠진 남성에게 했던 말이 이 영화를 보는 동안 떠올랐다.


I like your voice. I like your face.


또한 근사하게 서핑하는 모습을 보면서, 헤어진 애인을 떠올리기도 했다(뭐, 헤어진 애인 생각이야 영화볼 때 뿐이겠나, 그냥 일상인거지). 그는 서핑을 했고, 바닷속에 들어가 낚시를 하곤 했었는데, 그러다가 상어를 만난 적도 있다고 했다. 상어를 만난 적이 있다는 말을 했을 때 내가 두려워했던 기억도 함께 떠올랐다. 이 모든 생각들이 섞이면서, 내가 그의 목소리를 얼마나 좋아했었는지도 떠올랐다. 나는 그의 목소리를 좋아했고, 손짓도 좋아했다. 나는 피파 리가 되었다가 두려움에 떠는 여자가 되었다가 했다. 『언더 워터』이 영화 한 편을 보면서, 괌의 해변을 떠올리고, 헤어진 애인을 떠올리고, 스티븐 킹의 소설을 떠올리고, 피파 리를 떠올리고... 크- 영화란 무엇이고 인생이란 무엇인가...









누구나 연애상대를 택할 때 저마다의 기준이 있을 것이다. 또한, 누구나 '절대 안돼'하는 타협하지 않아야 할 항목이 있을 것이다. 누군가는 잘생긴(예쁜) 얼굴을 일순위로 둘 수도 있고 누군가는 돈 많은 사람을 일 순위에 둘 수도 있다. 자기 관리 못하는 건 싫다면서 뚱뚱한 사람을 싫어할 수도 있다. 무식한 사람은 절대 안돼!! 할 수도 있을 것이다. 내게도 몇 가지의 '안되는 기준'같은게 있는데, 그 중에서도 '금기시되는' 항목도 있다. 그러니까 나의 금기항목은, 도덕적으로도 사회적으로도 정치적으로도, 그게 뭐든 일단 아무런 제약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혼자 만든 금기인데, 그건 바로 '다섯 살 연하와는 사귀지 않겠다'는 거다. 세 살도 되고 네 살도 되고 열 살 연하와도 연애할 수 있지만, 다섯살 연하와는 결코 안된다, 라는 게 나의 금기다. 이것은 그러니까 누가 시킨 것도 아니고, 스스로 금기로 정해놓고도 웃기긴 하는데, 그냥 그러면 안될 것 같은 거다. 남동생과 내가 다섯살 차이인데, 다섯살 차이 나는 남자와 연애하면, 아..어쩐지 많은 것들이 불편할 것 같은 거다. 그래서 다섯 살 연하는 안돼, 라고 혼자 생각하고 기준을 세워뒀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말하면서도 너무 웃겨서 쪽팔리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섯 살 연하랑 사귀면 내 남동생은 입장 정리가 불편해질 거 아니야? 최근에 헤어진 애인이 네살 연하였는데, 남동생이 툭하면 나한테 그랬다. 누나, 누나도 그냥 평범하게 누나 또래의 남자랑 사귀면 안되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그렇지만 나는 어쩔 수가 없지. 왜냐하면 연하라서 사귄 게 아니라, 너무너무 좋았는데 나보다 나이가 어려..어쩌라고. 그건 내가 어떻게 손 쓸 수 없는 부분이지... 어쨌든 그래서 어쩌다가 다섯 살 연하남한테 살짝 호감이라도 갈라치면, 스스로에게 말했었다. 안돼, 다섯살 차이야, 접어, 라고. 그래서 여태 살면서 다섯살 연하와는 연애하지 않은 채로 잘 지내고 있었다. 그런데,


아아, 최근에 다섯살 연하가 좋아졌다. 게다가, 무려, 남동생과 고등학교 동창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나를 어쩌면 좋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심지어 남동생과 고등학교 동창이라니, 만약 그랑 연애라도 한다면 남동생은 나를 어쩔것인가. 남동생은 그를 볼 때마다, 복도에서 늘 마주쳤었다고 얘기한다. 크- 그런데 누나의 남자친구라고 소개시킬 수는 없는 법. 


왜 그가 좋아졌을까.


그를 안 지는 오래되었다. 게다가 내 친구중에 한 명이 그를 몹시도 좋아했다. 그가 얼마나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은지 잘 알고 있었지만, 나는 그에게 관심이 전혀 없었다. 응, 그렇구나, 심드렁했다. 그러니 앞으로도 그리 될 거라고 생각했고, 그에게 관심 없는 상태가 유지되고 있었다. 아니, 그의 존재 자체가 내게는 없었다. 그런데 지난 토요일에 그가 수트 입은 모습을 봤다. 수트 입은 모습을 보고나니 아... 달라졌어. 그가 달라졌다. 아니, 다르게 보였다. 그 뒤로 자꾸 생각난다. 일요일 아침에 일어나서도, 아 그사람 수트 입은 모습이 자꾸 떠올라, 라며 아침에 눈을 뜨자마자 그사람 생각을 했다. 친구는 그런 내게 '남자는 수트빨이지' 했다. 그렇지만 수트빨 좋은 남자들은 사실, 면티셔츠를 입어도 근사하고 트레이닝 복을 입어도 예쁘다. 이건 어쩔 수 없는 자명한 사실이다. 면티셔츠 입고 별로인 사람이 수트 입고 근사할 수는 없다. 어쨌든 그의 수트빨이 자꾸 생각나는 거다. 나.. 수트 입은 거 너무 좋아해... 스물 다섯살 때였나, 연애하던 남자가 결혼식에 다녀 오느라고 양복을 입고 나를 만난 적이 있는데, 내가 그때 그에게 그랬었다. '당신 양복 입은 거 보니까 코피 날 것 같아' 라고. 그때 그가 얼마나 당황했었는지...


어쨌든 그렇게 오랜만에 수트빨 근사한 남자를 보았는데, 그가, 다섯살 아래라니...아, 삶은 왜 이다지도 잔인한가. 내가 금기로 삼은 나이, 다섯살 연하... 라니. 너무해. 안돼. 이건 안되는거야, 절대 안돼. 접어, 마음을 접어!!


그러나 이런 금기시되는 나이 때문만이 아닌 더 큰 이유가 우리 사이의 관계를 가로막고 있으니, 내가 그보다 나이가 다섯살이 더 많다는 사실보다 훨씬 더 큰 이유, 그것은 바로, 그가, 나의 존재자체를 알지도 못한다는 데에 있다. 그래, 그는 나를 모.른.다. 알지 못한다. 나라는 사람이 같은 대한민국에 살고 있다는 사실 조차 모른다. 그는 나에게 금기이지만, 나는 그에게 듣보잡이다...





안녕, 주지훈...잠깐동안이지만 짜릿했어......이젠 당신을 잊을게. 

당신이 독서공감을 읽기만 한다면...그런다면 우리 관계는 달라질 수도 있을텐데.....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닌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뻘소린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금요일에 퇴사하는 직원이 있어 함께 닭갈비를 안주 삼아 소주를 마셨다. 그 날은 여수를 가기 위해 친구네 집에서 자기로 했는데, 집에 가는 길에 다른 친구가 잠깐 얼굴을 보자고 해서, 집에 가 씻고 친구를 만나고 다시 여수에 함께 갈 친구 집에 가 잠을 청했다. 시간은 이미 자정을 넘겼다. 그런데 그 집은 고양이가 있었고..나는 고양이랑 함께 자지 못하는 사람이더라. 고양이가 움직이는 그 아주 작은 소리에도 나는 소스라치게 놀라서 어쩌지를 못하겠는 거다. 그러나 그 집의 주인은 고양이이고 손님이 나이다. 나는 손님답게 고양이를 견뎌야한다. 고양이가 내게 와서 어떠한 행동을 하는 것도 아닌데, 나는 고양이가 저기 혹은 여기에 있다는 것에 좀처럼 잠을 못이뤘고, 고양이의 작은 소리에도 잔뜩 긴장해서 다리를 오무렸다 폈다 옆으로 누웠다 똑바로 누웠다 했다. 뜬눈으로 밤을 새면서, 아, 나는 고양이랑 같이 못자는 사람이구나, 했다. 고양이 주인인 친구는 내가 못잘줄 알았다고 했다. 내가 화들짝 놀랄 때마다, 소리 내지 않으려고 했지만, 그 기색에 놀라 친구도 덩달아 잠을 깨서, 친구도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 새벽 비행기를 타고 여수에 갔고, 호텔 체크인은 오후라 그 전에 오동도 관광을 마치고, 숙소에 들어와 잠깐 다같이 기절하듯 낮잠을 잤다. 일어나서 술을 마시고 밤에 잠을 자고 다음날 아침에 남은 술과 안주를 다 먹고(!!), 점심을 먹으며 낮술을 또하고(!!), 오후 비행기를 타고 집에 들러서는, 주말 내내 나를 만나기를 기다리고 있던 엄마를 모시고 나가 삼겹살에 소주를 또 먹었다. 그리고는 집에 와서 영화를 보며 와인을 마시고.... 다음날인 어제는, 너무 많이 먹었어, 라고 자책하며 일자산에 다녀왔다. 이 모든 과정이 너무 빡세서일까, 입술이 부풀어오르기 시작했다. 간질간질한 느낌에 출근해서 손을 대보니 봉긋, 기포가 올라와있다. 하아, 헤르페스로구나. 내가 나를 학대했나보구나. 미안하다, 지친 몸아. 이따 점심시간에 나가서 연고 사서 발라줄게, 가라앉아줘.....




어쨌든 주지훈 생각은 이제 안하는 걸로. 나는 제이슨 스타뎀이야. 역시 남자는 등이지, 등!! 넓은 등이 짱이다. 넓은 등이 최고다! 아침에 깼는데 이렇게 넓고 단단한 등이 내 옆에 똭-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하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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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이소오 2016-10-04 10:2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전완근만 단련하면 될 줄 알았더니 이제와 등이라시면. 어쩔등?

수트까정. 저는 그냥 책이나 봐야겠어요 ㅋ

다락방 2016-10-04 10:2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맞네요. 전완근 얘기할 땐 언제고 갑자기 등 얘기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네, 시이소오님은 책을 읽으시는 걸로!! ㅎㅎㅎㅎㅎ

전완근과 등과 수트는 제이슨 스타뎀에게 맡깁시다!

달걀부인 2016-10-04 14:2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 잠깐 덩달아 달달했습니다요. ^^

다락방 2016-10-04 14:36   좋아요 1 | URL
저도 잠깐 달달했습니다. 달달한 거, 좋지요? 훗.

비연 2016-10-04 17:4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락방님... 전 요즘 고경표가 좋아요... 무려... 무려... 몇 살 연하여...ㅜㅜ

다락방 2016-10-05 08:01   좋아요 0 | URL
하하하하 비연님의 이 댓글 읽고 고경표 검색했더니 90년 생이네요?!! 아하하하하

단발머리 2016-10-05 08:27   좋아요 0 | URL
저는 박보검... 93년생 박보검도 있어요. 계산하지 마세요~~~ @@

다락방 2016-10-05 08:39   좋아요 0 | URL
아, 단발머리님....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계산도 잘 안되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얼룩말 2016-10-04 21: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금지된 사랑은 없다는..

우선 다락방의 꽃들이 생각나요

다락방 2016-10-05 08:01   좋아요 0 | URL
금지된 사랑은 정말.. 없는걸까요, 얼룩말님? 크-
다섯살 차이는 그래도, 안돼요 ㅠㅠ 제 나름의 금기... 히융-

단발머리 2016-10-05 08:3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다섯살 차이는 안 된다는 편견을 버려주세요~~ 다섯살차이는 정말 가쁜합니다. 백지영은 9살 차이, 김소현은 8살 차이, 임창정은 18살 차이! 응(?!)
괜찮아요. 안 된다는 편견을 버려주세요.
근데 그 슈트빨 다섯살연하가 어째 여자들한테 인기가 많은지 그게 궁금하네요^^
ㅎㅎㅎㅎ

다락방 2016-10-05 08:39   좋아요 0 | URL
아니 제가 18살 차이도 커버할 수는 있지만 다섯살 차이는 남동생에 대한 예의로다가.... 쿨럭. ㅋㅋ

슈트빨 다섯살 연하는 주지훈을 말한겁니다. 주지훈이 엄청 인기가 많잖아요? 예전에 극장에 주지훈 주연 영화 보러 갔었는데(친구중에 팬클럽이 있어요) 일본에서도 사람들이 엄청 보러 왔더라고요?? 신세계였습니다...ㅎㅎ
주지훈이 제 남동생과 고등학교 동창이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transient-guest 2016-10-06 05: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런 등빨은 옆이 아니라 정면으로 마주보셔야 좋습니다.ㅎㅎ 안으면 두 손에 딱 들어오잖아요....근데 아무래도 체형 때문인지 서양인들이 우리보단 등빨이 잘 발달하는 것 같습니다.ㅎㅎ 슬슬 국제무대로 눈을 돌려보심이.....ㅎ

다락방 2016-10-06 07:57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는 언제든 국제무대로 눈을 돌릴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 열린 마음을 갖고 있는겁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 저 등 진짜 너무 좋아요! >.<

moonnight 2016-10-06 18: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 주지훈은 고딩때도 훈훈했겠죠?@_@;
저는 고양이를 너무너무 두려워해요. 함께 자는 건 상상도 못 하겠어요ㅠㅠ;;

다락방 2016-10-11 10:18   좋아요 0 | URL
저는 제가 고양이를 그렇게 두려워하는지 몰랐었어요. 어휴, 아주 조용히 움직이는데, 그래서 더 신경쓰인 것 같아요. 우당탕쿵탕 했다면 차라리 낫지 않았을까 싶어요. 조용히 움직이니까 진짜 신경이 바싹바싹 타들어가더라고요. ㅠㅠ
 

여수낮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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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프리쿠키 2016-10-01 13: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흐리지만 운치있네요~락방님도 사진 잘 찍으시네요^^;

다락방 2016-10-04 10:03   좋아요 0 | URL
아이고 별말씀을요 ㅋㅋㅋㅋㅋ

시이소오 2016-10-01 17: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진짜 가셨어.
졸 멋져요.

좋은 술집에서 일잔하세요~~

다락방 2016-10-04 10:04   좋아요 0 | URL
아 가려고 계획하고 있었어요. 그래서 서둘러 비행기를 예약했었죠. 벌써 세 번째 다녀오는 겁니다. ㅎㅎ
술은 숙소에서 마셨어요~

moonnight 2016-10-01 18: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부러워요^^

다락방 2016-10-04 10:04   좋아요 0 | URL
또다시 직장생활이 시작됐어요 ㅠㅠ

앤의다락방 2016-10-01 21:3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머나! 제가 사는 여수네요!

다락방 2016-10-04 10:04   좋아요 0 | URL
어머나! 다음에 여수 가면 인사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

비연 2016-10-01 23: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여수 밤바다와 술...집... 도 보여주세요, 락방님!

다락방 2016-10-04 10:05   좋아요 0 | URL
제가 밤바다와 술집...을 보여드릴 수가 없습니다.
숙소에서 술마셨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hnine 2016-10-02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배에서 찍으셨나요?
역시 빨간 등대와 하얀 등대가 보이고...
여수 거쳐 오동도 간 적 있어요 아마 이십 여년 전...^^

다락방 2016-10-04 10:05   좋아요 0 | URL
아뇨, 육지에서 찍었습니다. 오동도로 들어가는 그 긴 길이요. 그 위에서 찍은 거에요. 저는 몇 년전이었지, 오동도 다녀왔었는데, 안가본 친구가 바다 보고 싶다고 해서 여수 또 갔어요. 흣.

세실 2016-10-02 14: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햐...여수 밤바다를 아직 보지 못했어요^^
주말을 아름답게 보내시는군요!!

다락방 2016-10-04 10:05   좋아요 0 | URL
앞으로 여수 밤바다를 보시면 되죠, 세실님.
주말을 아름답게 보내기도 했지만 피곤하기도 했어요 ㅠㅠ
 


『트와일라잇』의 '에드워드'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다 알고 있듯이 뱀파이어다. 밤에 굳이 잠을 자지 않아도 된다. 그런 에드워드가 밤이면 벨라가 잠든 옆에서 벨라를 지켜본다. 벨라는 악몽을 종종 꾸는데, 그런 벨라 옆에 있어준다. 벨라는 자다가 깨면 에드워드가 자신의 옆에 있었음을 볼 수 있고 알 수 있다. 

밤에만 에드워드가 벨라 옆에 있는 것도 아니다. 

벨라가 에드워드와 헤어지고 깊고 깊은 수렁과 우울에 빠졌을 때, 자신을 내던졌을 때, 그래서 절벽에서 몸을 날렸을 때, 오토바이를 타고 미친듯이 달렸을 때, 그러니까 각종 위험한 순간에 또 에드워드가 있어준다. 에드워드는 벨라와 헤어졌지만, 벨라가 벨라 자신을 내던지기를 원하지 않는다. 절벽에서 깊은 물로 풍덩- 몸을 던지는 벨라 앞에 에드워드의 환영이 보인다. '그러지마' 라고 에드워드는 말한다. 벨라는, 산다.




어제 정희진의 강연은 무척 재미있었다. 책으로 읽었던 정희진과 강연으로 만난 정희진은 많이 달랐다. 책으로는 꽤 냉철한 분이라 생각했는데, 강연에서는 엄청 뜨거운 분이셨다. 재미있게 강연을 듣고, 또 그 강연을 들으면서 여러가지 생각도 했는데, 그래서 같이 들은 친구들과 강연 후기를 나누고 싶었다. 강연이 끝난 건 밤 열 시. 다음날 출근이라 그냥 집에 가자, 라고 다들 강연장을 나섰는데, 그래도 못내 아쉬워 결국 뼈해장국에 소주를 일 잔 하기로 결정하고 뼈해장국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 나를 포함한 네 명은 강연이 왜 좋았는지, 어떤 생각을 했는지를, 소주잔을 부딪치며 얘기했다. 연신 좋았어, 오늘 강연도 좋았고, 여기에 같이 가자고 해줘서 고맙고, 이렇게 얘기할 수 있어서 좋고. 그렇게 신나게 얘기 하다가, 열한시를 조금 넘겨 일어섰다. 지하철이 늦게 온다면 버스가 차라리 빠르지 않을까, 버스 정류장에서 버스를 기다려 탔다. 늦은 밤이니까 씽씽 달리면 빠르게 가지 않을까. 


그런데 버스가 느릿느릿 가더라. 신호마다 다 걸리고, 차도 막히고, 안막히는 곳에서도 그냥 천천히 가는 거다. 아아, 왜때문이야 ㅠㅠ 지하철 타고 갈걸, 뒤늦은 후회를 해보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고...하는 수 없이 여기에서 내려서 택시를 탈까, 하고 둘러보니, 지나가고 있는 곳에는 사람도 없고 어둡기만 하다. 아아, 카카오택시를 불러도 여기서 기다리는 건 무리야. 일단 탔으니까 가자, 하다가, 어차피 이 버스는 집까지 가지도 않는 터라 중간에 갈아타는 버스를 검색해봤다. 내려서 얼른 그 버스로 갈아타고 싶었다. 어차피 늦는다면 집앞까지 가는 게 좋을테니까. 그런데 내가 갈아타야 할 버스는 막차가 출발했다는 거다. 제기랄 ㅠㅠ


하는수없이 버스 안에서 내가 내릴 곳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그렇게 바깥을 보면서, 이 늦은 밤에 이 낯선 곳을 지나는 거 너무 싫다...생각하면서, 에드워드 생각이 났다. 아, 이럴 때 에드워드가 있다면 좋을텐데! 에드워드라면 이 늦은 밤 쫄아 있는 내 옆에서 나를 지켜봐줄텐데! 그러다가 혹여라도 내게 어떤 위험이 닥친다면 갑자기 나타나서 으르렁- 거려줄텐데!!! 왜 나는 벨라가 아니고 왜 내게는 에드워드가 없는거지? 왜지? 왜때문이지?


에드워드, 컴온!!!



그러나 내가 에드워드 컴온, 이라고 이천번 외쳐봤자 에드워드는 내게 와주지 않았고, 나는 내릴 곳에서 내려 허둥지둥 택시를 잡아타고 자정이 넘어 귀가했다. 귀가하는 내내 긴장하고 있다가 집에 와서 탁- 하고 풀어져버려가지고 씻고 뻗어버렸다. 아침은 언제나 그렇듯 너무 빨리 왔고.... 아, 아침이여!




버스 얘기가 나와서 말인데, 어제 나는 광화문에서 우리 동네까지 가는 버스가 지나가는 걸 보고 '저 버스정류장에서 저 버스가 서는걸까?' 하고 궁금해해서 찾고 싶었다. 그런데 도무지 어떻게 찾아야할지를 모르겠는 거다. 일단 네이버를 켜고 광화문 버스정류장..이런 거 검색하고 있었더니 옆에서 D 가 버스 어플로 찾으라는 거다. 버스 어플에 버스 번호를 입력하면 버스 정류장이 뜨지 않냐고. 오! 그래서 그렇게 하는데 내가 잘 못찾으니까 줘봐, 이러면서 후루룩 넘기더니 찾아줬다. 아, 여기가 거기구나. 그러면 이 버스정류장 번호 외워야지, 하고 중얼거리며 외우려고 하니, 또 D 가 그런다. 그냥 별에 체크해, 그러면 즐겨찾기가 되고, 이따가 버스 오는 거 보려면 그 별에만 들어가면 돼......



?????????????????!!!!!!!!!!!!!!!!!!!!!!!!!!!!!!!!!!



아, 나는 얼마나 스마트하지 못한 인간인가. 나는 진짜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사용하지 못해서, 그 좋은 아이폰을 가지고도 그냥 전화하고 메세지하고 북플 들어오고 트윗 들어가고 메일 확인하고.....아, 사진도 찍는구나. 그게 전부다. 똑같은 걸 검색할 때도 나는 언제나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하고 남동생이나 친구들이 결과를 들이밀때마다 놀란다. 넌 어떻게 찾았냐???? 하아- 이 D 로 말할 것 같으면, 내가 지도를 봐도 길을 못 찾을 때, 그 지도를 보고서는, 음 이게 이 방향이니까 이 쪽에서 저 쪽으로 가면 돼, 하고 언제나 척척 알려주곤 한다. 뭐 검색할 때도 원하는 결과를 착착 링크해주고, 어제 버스 어플을 매우 스마트하게 사용하기도 하고... 문득, D 는 전체를 보는 눈이 뛰어나구나, 싶더라. 지도를 보는 것도, 앱을 스마트하게 사용하는 것도, 원하는 걸 얻어내는 검색까지도, 전체적으로 볼 줄 아는 시야를 가져야 되는 게 아닐까. 나는 너무 부분에만 집중하고, 배타적인 게 아닐까. 왜 버스정류장을 즐겨찾기 할 생각을 안하고 번호를 무조건 외우려고만 했을까. 왜 스마트폰을 스마트하게 사용하질 못해, 왜, 대체 왜.....



일전에 나는 사랑하는 사람, 소중한 사람의 전화번호는 외우고 다니자고 글을 쓴 적이 있다. 내가 이러다가 며칠전에 완전 바윗덩어리에 머리 받은 상태가 된 적이 있어서, 이제 이걸 주장할 수가 없게 됐다.


그러니까, 퇴사하는 직원의 송별회였다. 몇몇만 참석하는 소규모 회식이었는데, 약속된 장소에 도착하고나니 부장님과 대리 한 명이 오질 않았더라. 부장님 어디쯤 오시는지 전화해보고 음식을 주문하자, 라는 얘기가 나왔고, 옆에서 다른 직원이 제가 전화할게요, 하는데 나는, 내가 할게, 하고서는 폰을 꺼내 번호를 눌렀다. 부장님 이름 검색해서 안누르시고요? 라는 직원에게, 아 난 그냥 다 외워서 해, 하고는 번호를 눌렀는데... 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씨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당연한듯 꾹꾹 척척 번호를 눌러놓고 초록색 통화버튼을 누르려는 순간 앗차! 헤어진 애인의 이름이 떴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그것도 지금 번호가 아니라 한 6년전쯤의 옛날 번호. 미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핸드폰에서 더이상 사용하지 않는 그 번호도 지우지 않고 있어서 이름이 떴기에 망정이지, 안떴으면 어쩔뻔했어. 그냥 통화 누르고서는 통화할 뻔 했잖아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봤자 이미 없는 번호긴 하겠지만.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순간 너무 멘붕이 와서 멍- 했더니 옆에서 직원이 왜그러세요, 한다. 


-어...헤어진 애인한테 전화했네.

-받았어요?

-아니, 통화 버튼 안눌렀어.

-차장님, 제가 전화할게요. 



.....................이 멍한 사건을 앞에 두고, 고개를 절레절레 저으며, 부장님 번호가 몇 번이더라, 하고 생각하는데, 생각이 진짜 1도 안나는거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옆에서 직원이 통화를 마치고 이제 이름 검색하고 전화하세요, 라고 해주는데, 하하하하하, 나 부장님 저장 안해놨어, 외우니까....

그래봤자 필요한 전화번호가 맞춤하게 기억도 안나고 ㅠㅠ 

전화번호를 외운다는 건... 뭘까?

이제 외우지 말자.

전화번호 외우는 거, 아무짝에도 쓸모없어. 안외워!! 를 결심하며 소고기를 씹었다. 

이제와 안외운다고 소리치면 뭐하나, 하아, 이미 머릿속에 있는 번호를 어쩔 거야. 몇 년 전의 번호까지 튀어나오는데, 이걸 어떡해.....

인생은 뭘까?




인생은 뭘까, 하니까 생각나는데,

어제 점심을 같이 먹은 직원이 나 때문에 '인생은 뭘까'가 입에 붙어서, 엄마랑 톻화하는 와중에 '엄마, 인생은 뭘까?' 하고 물었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며칠전에 함께 술을 마신 직원2도, 친구들과 술을 마시다가 인생은 뭘까? 하고 친구들에게 물었다고. 친구들이 너 왜그러냐고 깜짝 놀라서 물었다는데, 그 직원은 '우리 차장님하고 같이 있으면 철학자가 다 된다니까' 했단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맨날맨날 질문하고 돌아다닌다. 인생은 뭘까? 남자는 뭘까? 우정은 뭘까? 연애는 뭘까? 섹스는 뭘까? 다이어트는 뭘까? 돈은..뭘까? 이러면서 ㅋㅋㅋㅋ 직원2는, 차장님 때문에 자꾸 질문을 하게 돼요, 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제 친구의 블로그에서 이런 인용문을 봤다.


“아무 것도 하지마! 일하지 마! 그냥 집에 있어! 돈은 내가 벌 테니 너는 그냥 집에서 놀아!”



드라마, 『네 멋대로 해라』에서 신구가 양동근에게 한 말이란다. 아...너무나 멋지고 근사한 말이다. 정말 들어보고 싶은 말이다. 일전에 회사에서 너무 스트레스를 받아서 관둘지 말지를 심히 고민하고 있으려니, 엄마가 내게 그랬더랬다. '야, 관둬, 엄마가 너 설마 밥 굶기겠냐, 관둬' 라고... 크- 멋진 엄마야.

저 대사를 어제 읽어보면서, 아, 누가 저렇게 말해주면 진짜 영혼을 송두리째 맡기겠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 것도 하지마, 일하지 마, 집에 있어, 돈은 내가 벌 테는 너는 그냥 놀아, 라고 해준다면...아아, 내 영혼은 당신의 것. 날 그냥 가져버려요...


라고 한참 상상하다가,


그렇지만 이 세상에 그 누가, 나를 나만큼 사랑할 것이며, 이 세상에 그 누가, 나를 나만큼 잘 먹일 것이냐.....라는 현실적인 물음 앞에 닥치게 되는 것이다. 누가 나를 먹여 살린다고 하더라도, 지금의 내가 나한테 하는 것만큼 잘 먹일 순 없을거야... 그렇게 나는 내 영혼을 사수한다.....





지난 주말에 조카랑 놀아주고 있는데, 칠 살 조카가 '이모 똥머리 해줘' 하며 머리끈을 내민다. 어? 이모 똥머리 할 줄 모르는데??? 했더니, 이모가 나 이렇게 해줬었잖아, 하고는 손으로 머리를 잡고 모양을 만든다. 이모도 하는 거, 하면서. 아, 그거! 그건 똥머리라는 거창한 이름 붙일 건 아니고, 그러니까 조카가 놀고 있는데 머리가 목에 닿아 더워보여서, 내가 머리 목에 닿는 거 너무 싫어라 해서, 조카 머리를 묶어주었는데, 꼬랑지가 목에 닿을까봐, 난 또 그것도 넘나 싫어해서, 마지막에 머리끈을 두르면서 남은 머리까지 함께 묶어버린 거다. 그걸 다시 해달란 거였다.




바로 이런 머리다.


예쁜 조카의 사진을 찍었다면 조카 사진 올렸을텐데, 이 머리 모양 잘 설명은 안되고, 조카 머리 사진은 찍어둔 게 없고, 그래서 그냥 내가 나 찍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런 머리라고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머리통 엄청 크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저 머리를 조카 해줬는데, 내 조카는, 누굴 닮아 그런지, 머리통도 너무 예쁘고 얼굴도 너무 예쁘고 그냥 다 예뻐가지고, 머리를 저렇게 해줘도 또 찬란하게 예쁜거다. 아유 예뻐 ㅠㅠ 우리 이쁜이 ♡




어휴..이제 그만 쓰자. 너무 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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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 2016-09-30 16: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다락방님 페이퍼 읽다보니....
정확히는 기억이 안 나는데, `human minute` 라던가요.
에드워드랑 항상 같이있으니까, 벨라가 양치하고 머리 빗고... 그런 시간을 달라고 했던 게 기억이 나네요.
내가 잘때도 같이 있는 사람이니까요. 흐흠....
어제밤처럼 차들이 다들 제각각이면 더욱 더 에드워드가 생각날 것 같아요.
항상 같이 있어줄 뿐 아니라, 나를 위험에서 구해줄 수 있는 사람. 그런 남자.
멋지죠.... 멋있어요, 우리 에드워드. 하트 뿅뿅!
가장 큰 함정은 우리의 에드워드가 인간이 아니라는 건데.... 하아... 그래서 더욱 매력적일까요?

에드워드 페이퍼에 급 화창해지는 아침이예요.
다락방님, 굿모닝~~~~

다락방 2016-09-30 16:51   좋아요 0 | URL
아, 그게 원서에서는 human minute 군요!
네, 그런 시간 당연히 필요하죠. 제가 한결같이 주장하는 바지만, 사랑한다고 해서 24시간 365일 껌처럼 붙어 있어서는 결코 안되는 것 같아요. 오히려 떨어져있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벨라가 에드워드를 얼마나 사랑했습니까. 심지어 자기가 뱀파이어가 될 생각까지 하잖아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human minute 가 필요하다고 하잖아요. 그쵸?
어제 밤길에 너무 쫄아가지고 --;; 에드워드 생각이 너무 간절했어요. 히융 ㅠㅠ

에드워드는 밤에 생각하면 굿나잇 아침에 생각하면 굿모닝이네요. 샤라라랑~

단발머리 2016-09-30 16:51   좋아요 0 | URL
s 없이 human minute라네요~~~ 제 댓글에서도 s 지웠어요 ㅎㅎㅎ 아니면 어쩌나 찾아서 확인해보는 소심함^^

다락방 2016-09-30 16:51   좋아요 0 | URL
오케이 접수!!

유부만두 2016-09-30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침에 라뽀끼 해먹었어요.... 하...
인생 몰까요... 다락방님.

다락방 2016-09-30 15:22   좋아요 1 | URL
아...저 어제 점심에 라볶이 사먹었는데 너무 맛이 없었어요 ㅠㅠ 유부만두님이 한 라볶이 먹고 싶어요 ㅠㅠ

제가 인생이 뭘까, 라고 앞자리 직원에게 물으니, `빅엿이요!` 라고 대답하더라고요? 정말...그런걸까요?

스윗듀 2016-09-30 10: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드워드로 시작해서 똥머리로 끝내는 다락방님은 그런 여자! 재밌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6-09-30 15:22   좋아요 0 | URL
저는 도무지 알 수 없는 여자인 것입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시이소오 2016-09-30 11: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정희진처럼 읽기˝가 손이 데일듯 뜨거웠어요. 역시 뜨거운 분이군요 ^^

다락방 2016-09-30 15:22   좋아요 0 | URL
저도 뜨거운 사람인데, 저보다 훨씬, 제가 데일 정도로 뜨거운 분이시더라고요. 그래서 더 좋았던 것 같아요. 저렇게 뜨거운 분이시구나, 새삼 좋았어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헤헷
 
서민의 기생충 콘서트 - 지구의 2인자, 기생충의 독특한 생존기
서민 지음 / 을유문화사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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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가장 멋진 작가의 졸 지적인 글이다. 심지어 대단히 재미있어서 시간 가는 줄을 모르겠다. 작가가 영생을 누렸으면 좋겠다. 나오는 책마다 족족 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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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라디오 2016-09-29 22: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책 보고싶긴한데 비위가 좀 약해서... 괜찮을까요ㅠ? 사진이 없으면 오히려 편하게 읽을것같은데 당연히 사진이 많겠죠ㅠ?

다락방 2016-09-30 00:41   좋아요 0 | URL
음.. 괜찮을지 아닐지 저로서는 잘 판단이 안되는데요. 일단 사진은 계속 나오고요, 어떤 사진에는 저도 윽!! 하긴 했었어요. 그렇지만.. 어... 사진을 패쓰하고 읽으시면 어떨까요? ㅠㅠ

책한엄마 2016-09-30 03: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정말 더러운 건 딱 질색인데-특히 `충`들어간 말이나(요즘 어떤 무리 때문에!!) 벌레는 너무 싫어요.그래도 이 책을 읽어보고 싶은 건 정말 저도 영생을 누렸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는 작가 때문입니다.팬심이 비호감을 상쇄하는 기적!!

다락방 2016-09-30 08:50   좋아요 0 | URL
네, 이 작가는 영생을 누려서 지금처럼 계속 꾸준히 책도 써주고 칼럼도 써주고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

달걀부인 2016-09-30 08: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중학생이 읽어도 괜찮을지요? ^^

다락방 2016-09-30 08:50   좋아요 0 | URL
물론입니다! 얼마든지요!! 오히려 더 좋을 것 같기도 해요!!!

달걀부인 2016-09-30 08:5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 감사해요. 이 자신있는 추천을 믿고 해외배송 감행합니다.

다락방 2016-09-30 09:40   좋아요 0 | URL
네, 자신있습니다! 서민 교수님의 기생충 책은 시리즈로 다 사셔도 될 것 같습니다!!

무해한모리군 2016-09-30 15:1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것이 백자평이다 ㅋㅋㅋㅋㅋ

다락방 2016-09-30 15:23   좋아요 0 | URL
아니, 이걸 이렇게 자랑스레 써놨는데 구매자 타이틀이 안뜨더라고요? 어찌나 황당하던지. 제가 알라딘에서 산 게 아니었나봐요 ㅠㅠㅠ 너무 부끄러워서 후다닥 구매했어요. 휴..

백자평이란 자고로 작가의 영생을 빌어줘야 진짜 아니겠습니까!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