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곰곰발님의 페이퍼를 보니 나도 내가 너무 좋아하는 영화의 엔딩씬을 올리고 싶어졌다. 그런데 그 전에 곰발님이 올리신 영화에 대해서 내가 뭐라고 써놨더라, 나도 본 영화인데... 하고 찾아보려고 하는데, 《이발사의 아내》로도 검색이 안되고, 《미용사의 남편》으로도 검색이 안되는 거다. 아... 내가 진짜......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안나지만, 포스터 기억나고, 빨간 드레스의 여자가 기억나고, 그래서 뭔가 백자평을 분명 쓴 것 같은데.... 근데 왜 검색이 안되지 싶어서 네이버로 가서 이렇게 저렇게 검색해봤더니, 그 영화의 국내 제목은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이었던 거다.



 














원제는 헤어드레서의 허즈번드... 인데 왜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같은 거 되어가지고 나로하여금 검색에 시간 걸리게 만들어...나는 검색에는 영 소질이 없는 사람인데 말이야... 떽!!



어쨌든 그래서 저 제목을 넣고 검색해봤다. 내가 뭐라고 써놨지? 하고.





뭘 저렇게 뜬구름 잡는 내용으로 써놨냐...지금 같았으면 쓰지 않았을 것 같은 문장이구먼...역시 과거에 내가 쓴 글을 읽는다는 것은 크나큰 부끄러움...Orz


그건그렇고, 2012년에 보고 썼구먼....그러면 얼마 안됐는데 왜 내용이 하나도 기억안나는 것이냐.... 그냥 여자가 떠난 거, 그거 하나 딸랑 기억에 남네. 이 영화는 그게 전부였던 거냐... 어째서, 왜때문에 기억이 안나는거야? 나는... 왜 영화를 보는거야?



각설하고,

어쨌든 나도 엔딩씬이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영화가 있는데, 그것은 '우마 써먼' 주연의 《프라임 러브》 이다. 우마 써먼이 연하의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그 사랑에도 끝이 와서 둘은 이별이란 걸 하게 된다. 둘이 서로 이별하기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그 순간에도 그들은 서로를 싫어한 것도 아니고 미워한 것도 아니었는데, 어쨌든 그들은 마지막 섹스를 하고 이별을 하고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남자는 자신이 친구를 만났던 식당에 목도리를 두고 와서 찾으러 가게 되는데, 갔다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자신과 헤어졌던 여자를 보게 되는거다. 똭- 맞닥뜨리고 놀라서는 얼른 목도리를 찾아가지고 식당을 벗어나는데, 그때까지 여자는 자신의 친구들과 얘기하느라 남자를 보지 못했다.


식당 문밖으로 나선 남자는 한참을 마음을 추스리다, 뭐라고 할까, 애틋하게, 아련하게, 그녀를 더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성에가 낀 유리창을 닦아서는 빼꼼, 그녀를 본다. 그런데 여자가 그 순간 우연히 창 밖을 보게 되고, 그렇게 남자와 눈이 마주친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나는 이 장면에서 정말 미칠 것 같은 기분이 되었지. 그 때 극장에서 으으윽 하던 내가 생각나.... 둘은 서로를 바라보기만 하는데, 마지막에 우마 써먼이 남자에게 웃어주는 거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여주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너무 좋은 장면이었다. 그 웃음과 고개 끄덕임에 그냥 할 말 다 들어가 있는 것 같았고. 응 그래 괜찮아, 응 좋아, 이런 거 다 전달되는 것 같아서. 남자도 결국 마주 미소짓는데, 아, 이 장면, 진짜 나는 너무 기억에 남는 장면인 것이다.























사실 프라임 러브 엔딩만 올리려고 하다가 불쑥, 타인의 삶이 생각나네. 크- 






엔딩씬만 다시 보는데도 눈물이 나네 ㅠㅠ 
좋은 영화다. 이 영화를 조만간 다시 봐야겠어...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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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7-11-10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인의 삶... 아 다시 보고 싶네요... 저도.
락방님 영화평 보면 막 영화를 매일 자주 봐줘야 할 것 같아요

다락방 2017-11-10 10:39   좋아요 0 | URL
영화를 봐도 시간이 지나면 다 까먹네요 ㅠㅠ
어떻게든 어떤식으로든 내 삶에 영향을 미칠거라고는 생각하지만 내용 생각도 안나는 거 보면 다 부질없다 싶고... 흑흑 ㅠㅠ

비연 2017-11-10 10:51   좋아요 0 | URL
저도... 영화고 책이고 요즘은 머릿속을 스치는 바람이라고나 할까.
가끔 흔적도 안 남는 거에요..ㅜ
<토르> 보려고 하는데.. 이런 영화는 특히. 딱 보는 동안만 기억 유지.

다락방 2017-11-10 11:27   좋아요 0 | URL
저는 지난 일요일에 혼자 가서 토르 보고 왔거든요. 아... 햄식이 너무 좋아요. 그리고 예전엔 안그랬는데 히들스턴 아저씨도 너무 귀여워요.....

라고 써놓고 혹시나 싶어 검색했더니 히들스턴 저보다 어리네요. 하하하ㅏㅎ하하해하하하하하하

마태우스 2017-11-10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보고픈 영화는 많은데 못보고 지나치며 마음아파하기만 합니다. ㅠㅠ 저도 엔딩은 좀 멋있게 해야 하는데, 이러다간....

다락방 2017-11-10 10:39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님 너무 바쁘시죠!!
어떤 엔딩을 말씀하시는지 잘 모르겠지만, 마태우스님의 엔딩이라면 분명 멋질 것 같은데요! 저는 확신합니다!!

비공개 2017-11-10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영화보고 싶어요.. 타인의 삶도 다시 보고 싶고..

다락방 2017-11-10 10:40   좋아요 0 | URL
저도 타인의 삶 다시 보고 싶어요. 크-
주말에는 영화를 한 편 봐야겠어요. 지난 주말엔 토르 봤어요. ㅎㅎ

건조기후 2017-11-10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SF영화를 막 몰아보고 있어요. 나이들수록 감수성이 깊어진다는데 저는... ㅎㅎㅎ

다락방 2017-11-10 14:24   좋아요 0 | URL
저 진짜 감수성 쩔어가지고 그냥 막 울어요 영화보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 얼마전에 땐뽀걸즈 보면서 계속 울었어요.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슨 노화의 증상인가요! ㅎㅎ

건조기후 2017-11-10 15:26   좋아요 0 | URL
눈물이 많아진 건 확실해요. 뭔가 눈물이 날 것 같은 걸 보고 싶은 마음이 안 생겨서 그렇지... 막상 맞닥뜨리면 펑펑 울고 우는 이유도 날이 갈수록 다양해져요. 정말 별 것도 아닌 거 가지고 운다니까요 ㅋㅋㅋ 그런 내가 또 슬프고 웃기고 그래요.

다락방 2017-11-12 20:03   좋아요 0 | URL
저도 눈물이 많아지고 마음이 많이 약해진 것 같아요. 뭐랄까, 성격은 거세졌지만 마음은 약해진...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시려나요. 그러니까 이제 때려부수는 액션 영화 보는 게 힘들어지더라고요. 온갖 걱정이 몰려와서.... 그러니까 이를테면 기물들이 파손된다든가 하는 장면도 못보겠고 ㅠㅠ 악당이라도 막 죽이는 거 보기 힘들고.. 폭력장면도 못보겠고 ㅠㅠ 이렇게 되어버리고 말았어요 ㅜㅜ

곰곰생각하는발 2017-11-10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회에서의 저 장명 콩닥콩닥거리게 만드네요..

다락방 2017-11-12 20:04   좋아요 0 | URL
ㅎㅎ 이런 헤어짐이라면 나쁘지 않다, 좋다, 라고 생각하게 만든 장면이었어요. 후훗.
결국 둘다 나중엔 다른 사랑을 시작하겠지만 말예요.
 

어제는 진짜 치킨을 먹고 싶었다. 여기서 '진짜'는 치킨을 수식하는 게 아니다. 리얼 치킨... 이런 게 아니라, '먹고 싶었다'를 수식한다. 정말이지, 먹고싶었어! 무엇을? 치킨을!! 이렇게 되는 거다. 막 튀겨서 나온 뜨끈뜨끈한 치킨을 한 입 베어물면, 크- 기름이 줄줄 나오겠지..아아, 얼마나 맛있을까... 침나온다.....뜨거운 치킨, 따뜻한 치킨은 소주랑도 어울리고 와인이랑도 어울리고 맥주랑도 어울리지. 많은 사람들은 치맥이라 하지만, 나는 소주랑 먹는 게 더 좋다. 맥주는 배불러서, 치킨 얼마 못먹으니까. 그렇지만 소주라면 얘기가 다르지. 움화화핫!!


우리 공부하러 다니지 않을래? 라고 내가 먼저 친구에게 제안해놓고서는, 막상 공부하는 날이 되면 가기 싫어서 이 비루한 육신을 이리 비틀고 저리 비틀고 한다. 어제는 머릿속에 치킨이 가득해서, 아아, 먹어야겠어, 치킨을... 하는 마음이 되어가지고, 친구에게 '내가 오늘 너무 가기 싫어서, 마음을 바꿔 안가게 되더라도, 친구여, 너는 열심히 공부하렴' 하고 말했더니, 친구는 알겠다고 했다. 그렇게 말해놓고 나는 집에 가서 치킨을 시켜 먹겠다!!! 했는데, 아아, 그러니까 수업 같이 듣는 알라디너 분께서 오늘 강의 들으러 오시느냐 메세지 보내셨고, 나는 갈등중이라 답했는데, 이 책 가지고 있냐 다시 물으셨다.


















난 없다고 말씀드렸고, 그러자 알라디너 분께서 이 책을 주고 싶다셨고...나는 낼름 받겠다고 했고, 그러자 이 다정하신 분께서 이런 답을 보내신거다.


<그럼 이따 책 받으러 오시는 걸로!>



아아, 나를 공부로 이끌어 주셨어... 좋은 분이시다. 다정한 분이셔! 


그렇게 지친 육신을 이끌고 강의를 들으러 가는 길. 나의 친구는 스타벅스 1+1쿠폰이 있어서 음료 사러 왔다며, 뭐 마시고 싶냐 물었고, 그렇게 친구는 내가 마실 커피를 사서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어.... 늘 내 자리를 맡아주지..... 아아. 세상엔 좋은 여자들이 가득해. 나를 둘러싼 여자들 다 너무나 친절하고 다정한 것. 좋아! ♡



어제는 유독 지치는 수요일이었다. 수요일은 모두에게 지치는 요일인걸까. 수업 듣는 내내 커피를 마시고 있어도 졸리고, 시계를 보면서 재차 시간만 확인했다. 집에 가고 싶어... 하고... 그렇지만, 끝까지 들었어. 잘했다. 장하다!



좀 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해왔지만, 어제 권김현영 쌤의 수업을 들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정도가 최선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간 저 자리에 섰던 쌤들 모두 다들 공부라면 어마어마하게 하셨고, 권김현영 쌤은 스스로를 정치덕후라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정치와 페미니즘을 엮어서 그간의 역사까지 다다다닥 강의를 해주시는데, 아아, 저렇게 해야 강의할 수준이 되는거라면, 도대체 나는 얼마나 부족하고 얼마나 모자란걸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영포티와 탁현민 한샘까지 다 짚어주시면서, 앞으로도 계속 자료를 수집하고 공부하겠다고 하시는데, 와, 뭔가 막 든든해지는 거다. 또 수업 오니까 이렇게나 자극받고 얼마나 좋아. 그런데 왜 오기전까지는 오기 싫고 술마시고 싶고 치킨 먹고 싶고 짜장면 먹고 싶고... 막 그러는거야??



금요일엔 바질페스토로 스파게티를 한 번 만들어 먹어봐야겠다.



내가 어제 수업 요약하고 싶은데, 자극만 받고..뭐랄까... 너무 졸려가지고.... 내용을 정리를 못하겠네.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여러분, 최상의 컨디션으로 강의를 듣는 게 이렇게 중요하다. 어제 강의가 잘 기억이가 안난다고 한다. ㅠ




한 3주전인가, 꿈을 꿨는데, 초등학교 5학년 때의 남자 동창 k 가 나왔다. 녀석은 꽤 잘생겼었고, 학기 초에 내가 잠깐 좋아하기도 했었는데...특별히 친하거나 한 건 아닌데, 왜 갑자기 성인의 모습으로 등장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한 성인 남자가 꿈에 나왔는데, 꿈 내용은 잘 생각 안나고, 그 남자를 보면서 '어? k 다!' 했던 거다.


그러자 k 에 대한 먼 과거-그렇다, 먼 과거다-의 기억이 떠올랐는데,


도덕 시간이었던 것 같고, 선생님은 무슨 주제를 주고 발표를 하라고 했다. 그게... 내 양심에 반하는 행동..같은 주제였나. 정확한 주제는 뭐였는지 생각이 안나는데, k 가 손을 들고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나는 반장선거때 ***을 뽑고 싶었는데, 옆에서 짝궁이 ###를 뽑으라고 해서 ###를 뽑았다."



고 하는 거다. 그게 좀 후회된다는 내용이었는데, 선생님은 아주 발표 잘했다고, 너 그랬냐고, 뭐 그러면서 그 수업시간을 보낸 기억이 난다. 그리고 며칠 후에 집에 가는데 운동장에서 k 를 만났다. 나는 그때 혼자였는데, k 가 내게 그랬다.


"내가 그때 반장선거 때 뽑고 싶었던 거 너였어. 너 뽑을라 그랬는데 짝궁이 다른 애 뽑으라 그래서..."



앗!! 쟤가 말한 애가 나였어??? 하고 넘어갔는데, 그러부터 또 며칠 뒤. 여자아이들끼리 놀이터 정글짐에서 놀고 있는데, k 의 짝궁이 애들 많은 데에서 그러는거다. 


"k 가 너 좋아해. 반장선거 때 너 뽑는다 그랬는데 내가 ### 뽑으라 그래서 너 안뽑았어." 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다른 여자애들도 다 있는데... 그런 말을.......나 부끄럽게....... 반장선거 때 뽑는다고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그시절 녀석은 나를 좋아하는 건 맞았던 것 같아..... 나중에 전학간다고 나한테 전화했는데, 자기 이제 가는데 어떡하냐고..... 근데 우리 아빠가 남자아이인 거 알고 엄청 소리지르고 화내서 그냥 끊었지....



아빠 나한테 왜그랬어요?



아빠는 나한테 남자가 전화하는 꼴을 못봤다....

그렇지만 남동생 찾는 여자아이들 전화가 오면 인기 많다고 뿌듯해했지....


내가 남자아이들 아무리 두드려 팼어도(응?) 인기 겁나 많아가지고, 엄마는 아직도 그 얘기를 하신다. '쟤 어릴 때 남자애들한테 너무 인기 많아서 시집 빨리 갈 줄 알았는데, 저렇게 시집 안가고 늙을 줄은 몰랐지' 라고....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인생은 살아봐야 아는 거야... 아니, 살아봐도 잘 모르지. 움화화핫.




아무튼 걔 전학가고나서...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에, 녀석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자연스레 잊고 살았는데, 왜 꿈속에서 성인 남자의 모습으로 나왓을까...이게 꾼 바로 다음날 썼어야 되는데 꿈 내용이 하나도 생각이 안나는구먼... 흐음...





며칠전에 남동생하고 가츠나베 먹으면서 얘기하다가, 야, 내가 너를 어릴 때부터 엄청 사랑했다, 이건 완전 미친 사랑이지, 기억나냐, 내가 대학시절 편의점 알바하면서 수학여행가는 꼬꼬마 너에게 만원이고 이만원이고 줬던 거..진짜 미친 사랑이다...



그러자 남동생은 말했다.



그게 뭐가 미친 사랑이냐. 내 친구네 누나는 동생한테 자동차 뽑아 줬다더라. 그게 미친 사랑이지, 누나가 한 사랑은 그냥 사랑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빵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누가 자동차를 뽑아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나가 미안해. 가난해서 미안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난한 누나가 그냥 사랑을 하는구나.....




아. 올리브 먹고싶다. 고다치즈랑. 치즈퀸 가서 고다치즈랑 올리브 주문해야겠다. 초록색 올리브 사야지. 집에 와인 한 병 있으니까, 그러면 쫄려. 금요일에 마트 들러서 와인 두 병이나 세 병쯤 더 사야겠다. 금요일에 와인이랑 올리브랑 치즈랑 바질페스토 스파게티랑 먹어야지. 아 씐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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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11-09 10: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미친 사랑이란 그런거였구나..... 자본주의는 알면 알수록 놀랍군요.

다락방 2017-11-09 10:20   좋아요 1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동생이 저 말을 듣고는 ‘우리 그냥사랑만 하자..‘ 라고 했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공개 2017-11-09 11:0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담주에는 뭘로 다락방님을 수업으로 이끌까요? ㅎㅎㅎ 다락방님께 다정한 사람이 되어 정말 다행입니다. 집도 먼데 강의다니느라 고생많으셔요.
저도 어제 권김현영 선생님 강의들으면서 진짜 전문가란 이런것이구나.. 나는 평생 배워야할 사람이지 가르칠 사람은 못될거 같다는 생각을 했답니다.
동생과의 에피소드 넘 재밌어요 ㅋㅋ

다락방 2017-11-09 17:12   좋아요 0 | URL
오오. 저랑 늘 강의 감상이 비슷한 것 같아요. 저도 어제 ‘배우기만 하자, 가르칠 생각은 하질 말자‘ 생각했거든요. 저걸 언제 다 공부해서 다른 사람들한테 알려주나 싶더라고요. 열심히 배우는 것만 하자, 그렇게라도 따라가자, 하고요. 호호.

다음주에는 기꺼이 제 의지로 가는 방향으로 하겠습니다. 회사 근처에 양꼬치 집이 새로 생겨서.... 몹시 흔들리지만.....그래도 굴하지 않고 공부하러 가도록 하겠습니다! 화이팅!!

jsshin님 좋아요! ♡

꼬마요정 2017-11-09 13: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돈이란 게 저렇게 ‘미친 사랑‘도 할 수 있게 하지만, ‘미친 칼부림‘도 나게 하죠.. 알면 알수록 놀라울 뿐입니다.
근데, 동생님은 다락방님께 사랑 받으면서 나도 누나 사랑해가 아니라 미친 사랑에 대해 논하다니... 정말 사랑 받으면서 컸군요. 부러워요. 저도 다락방님 동생 하고 싶어요~~~

다락방 2017-11-09 17:13   좋아요 1 | URL
저자식은 제가 사랑한다고 하면 자기도 사랑한다고 한 적이 없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지난번에는 사랑한다 그랬더니 ‘알았다‘ 이러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 어처구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마요정님은 저의 애정을 받는 알라디너 입니다. 이미 애정 뿜뿜 한다구욧! 뿜뿜!!

건조기후 2017-11-09 14:3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오 바로 제 친구가 남동생한테 차 뽑아준 누나입니다 ㅋㅋㅋㅋㅋ 부모님이 하도 손주타령하면서 결혼하라그래서 마침 여친있는 동생한테 결혼까지 생각하는 거면 빨리 해버리는 조건으로 차를 턱... 그래서 착한(?) 남동생은 결혼했고 지금은 손녀도 잘 앵겨드렸답니다.
결혼을 하느니 동생한테 차를 사주는 거 보면 미친 사랑인 것은 같아요. 미친 자기사랑... ㅎ

비공개 2017-11-09 17:06   좋아요 0 | URL
미친 자기사랑 너무 웃겨요 ㅋㅋㅋㅋ 그럼 건조기후님 친구 = 다락방님 남동생의 친구 누나 인건가요??? ㅋㅋㅋ

다락방 2017-11-09 17:15   좋아요 0 | URL
건조기후님 친구 완전 능력있네요. 저는 아무리 그래도 차뽑아줄 능력은 안되어서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저는 대신에 남동생이 결혼해서 아이를 낳으면 그 아이들이 어떤 성별을 가지고 있든 페미니스트로 교육시키겠습니다! 꼴페미 이모가 페미니즘을 전파한다!!! ㅋㅋㅋㅋㅋㅋㅋㅋ 이것이야말로 미친 사랑...

미친 자기사랑에 진짜 뿜었네요. 미친 자기 사랑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저도 사실 남동생에 대한 건 그냥 사랑이고 저 자신에게 미친 사랑인건지도.... ( ˝)


그나저나 엄친아 엄친딸 처럼 없는 얘기라고 생각했는데, 동생에게 차 뽑아주는 누나가 진짜 있었네요. 대단하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비연 2017-11-09 17:33   좋아요 0 | URL
미친 자기사랑에 완전 빵터진 1인입니다 ㅎㅎㅎㅎㅎ

다락방 2017-11-09 17:39   좋아요 0 | URL
저도 한 미친 자기사랑 하는 사람인데요, 저 분 앞에서 무릎 꿇겠습니다! ㅋㅋ

건조기후 2017-11-09 18:10   좋아요 0 | URL
벌써 몇 년 됐는데 저도 차 사줬다고 해서 진짜 놀랐었어요. 차? 타고 다니는 차? 그래 설마 결혼하는 조건인데 마시는 차는 아니겠지만... ㅋ
맨날 일만 하느라 돈 쓸 시간이 없는 친군데 가난한 저한테 밥도 잘 사주도 과자도 잘 사줘요. 그러면서 이런 거 사줄라고 돈 번대서 그래 내 과자값 많이 벌어 웃으면서 말했는데... 무려 차값을 벌고 있었을 줄은 ㅋㅋㅋㅋㅋ

다락방 2017-11-10 08:05   좋아요 1 | URL
제가 어제 이 얘기를 남동생한테 했거든요. 야, 알라딘에서 누가 그러더라, 친구가 남동생한테 진짜 차 뽑아줬다고, 하고요. 결혼 얘기도 당연히 같이 했고요. 그런데 제 얘길 들은 남동생이 그러더라고요.

˝진짜 그런 사람이 있대?˝

아니 이새끼 뭐지 ㅋㅋㅋㅋㅋㅋㅋㅋㅋ˝야 너 진짜 있는 것도 아닌데 나한테 그런 얘기 했냐˝ 이랬더니, ˝나도 들은 거야, 내 친구의 친구가 그랬대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러더라고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노믄 시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술 2017-11-11 14:05   좋아요 0 | URL
맥락없는 헛소리인 건 알지만 한 가지만 지적질하고 넘어갈게요.
락방님 남동생 아이들에게 락방님은 고몹니다. 이모가 아니고.
이모건 고모건 어린애들에게 인권+성평등교육은 꼭 해야 된다고
저도 요즘 들어 날이 가루록 사무치게 느껴요.
특히 사내애들은 어릴때부터 인권+성평등교육 받아야지 저처럼
한남충 다 된 담엔 ㄴㅏ름 애써봐도 별 효과가 없는 거 같아 우울해요.

다락방 2017-11-12 20:07   좋아요 0 | URL
아 맞네요 심술님. 고모네요!! 제가 너무 지금 이모로 세팅되어 있어가지고 자연스레 이모로 나왔어요. ㅎㅎㅎㅎㅎ

예전에 어린이때 성폭행 당했던 사람들에 대한 프로그램이 있었거든요. 시사 프로였는지 다큐멘터리였는지.. 아무튼 그런 게 있었는데, 그 프로에 대해 친구랑 당시에 얘기를 했는데 친구가 그 때 ‘교육이 중요하다‘고 하더라고요. 당시에는 그 말이 확 와닿지 않았는데, 시간이 좀 지난 다음에 아, 정말 교육이 중요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티비를 틀어도 인터넷을 해도 온갖 비하 발언이 넘쳐나잖아요. 그런 상황속에서 자연스레 비하를 몸에 익히게 되는것 같아요. 저 역시 그런 채로 성장했었고요. 그렇지만 그것이 옳지 못하다는 것을 끈질기게 옆에서 알려주는 사람이 있다면, 그렇다면 좀 달라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어요. 말씀하신 것처럼 계속해서 성평등과 인권에 대해 얘기해야겠어요. 고모이든 이모든 누나든 그게 뭐든 말이죠!

심술 2017-11-13 14:42   좋아요 0 | URL
예, 끈질기게 알리세요.
저는 집이 멀어서 못 갔지만 <한게레21>에서 요약해 준 거랑 참석하신 알라디너분들 글로
요즘 수욜과 목욜에 있는 페미니즘 8주 강연 얘기를 읽고는 있는데 손아람 작가도 여혐글을 쓰다가
차츰 바뀌었다는 고백을 듣고 어쩌면 저도 갱생이 가능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을 해 봤어요.

순오기 2017-11-09 21:4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다락방님 글은 볼때마다 참 즐거워요. ‘글을 맛깔나게 쓴다는 게 이런 거구나!‘ 생각하지요.^^

다락방 2017-11-10 08:03   좋아요 1 | URL
아하핫 순오기님 즐겁게 읽어주시니 저야말로 기쁩니다!! 후훗.

카스피 2017-11-10 22:03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ㅎㅎㅎ 동생과의 사이가 넘 좋으시네요^^

다락방 2017-11-12 20:07   좋아요 1 | URL
네 저희는 사이가 무척 좋습니다. ㅎㅎ
 

일요일이니까 방청소를 하려는데.. (응?) 책장을 보며 책도 팔자, 하고 팔 책을 꺼내다가, 엇!! 세 번째 줄에서 분노의 포도를 보고 !!!! 이렇게 되었다. 왜냐하면 첫번째 줄에서 분명 분노의 포도를 봤거든? 그래서 다시 올려다보니 역시 있어!! 그간 두 권씩 있는 줄도 모르고 살았다!! ㅜㅜ 안읽은 거 팔려고 등록함 ㅜㅜㅜ 나 뭐여... ㅠ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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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17-11-05 15:1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저분의 연필을 그저 잘 쓰고 있습니다 ㅋ

다락방 2017-11-06 09:06   좋아요 0 | URL
저도 누군가의 연필이 있는데, 그거 받고 싶어서 그렇게나 책을 샀으면서...연필은 쓰지 않고 있네요...구몬 해야 겠어요. ㅠㅠ

비연 2017-11-05 15: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아....

다락방 2017-11-06 09:07   좋아요 0 | URL
한 두 번이 아니죠 진짜 ㅠㅠ

syo 2017-11-05 16: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놔

다락방 2017-11-06 09:07   좋아요 0 | URL
인생...뭘까요? Orz

세실 2017-11-05 16:4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호호 이런~~
책 바보?ㅎㅎ

다락방 2017-11-06 09:07   좋아요 1 | URL
네, 맞아요. (끄덕끄덕)
한두번도 아니고, 심지어 이게 두 권이라는 건 어제 알았어요. ㅠㅠ

비공개 2017-11-06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금정연 서평가님 책에서 이런 내용을 본 거 같은데... ㅎㅎ
저도 찾아보면 이런 거 많을 거 같아서.. 안찾아보고 있어요 ㅋ

다락방 2017-11-07 09:01   좋아요 0 | URL
저는 제가 이런 사람이 될 줄 예전에는 미처 몰랐어요.... 하하하하하
미래는 예측불허 그리하여 생은 의미를 갖는 것!
 

어제는 진짜 짜장면 너무 먹고 싶었고 공부하러 가기는 너무 싫었다. 그렇지만 친구가 '그냥 공부하자'고 했고, 나는 계속 '갈까말까' 갈등하다가, '일단 짜장면 먹는걸로' 나 혼자 쇼부를 치고, 다음일은 다음에 생각하기로 했다. 짜장면을 먹으면 공부에 초큼 늦겠지만, 설사 늦으면 어때, 나 안가려다 가는건데...이러면서, 지하철 타러 가는 길 중간에 있는 중국집에 들어가서, '한 명이고 식사 할거예요' 얘기했더니, 네 여기 앉으세요, 하고 자리로 안내해줬다. 나는 가져다주는 메뉴판은 보지도 않고 짜장면 하나를 시켰고, 아아, 짜장면이 나오자 너무 좋아서 막 비볐는데, 짜장면은...참 이상도 하지, 짜장면 뭘까? 짜장면 신기한 게, 늘 너무 먹고 싶어 참을 수 없는 기분을 만드는데, 막상 먹으면 그에 비해 만족도가 크질 않아... 어디에서 먹어도 마찬가지. 짜장면은 먹기 전이 가장 맛있는 것 같다. 우어어어어 짜장면이다!! 하고 씐나서 비벼 먹으면, 어쩐지 만족도는 그에 못미치는... 그래서 항상 '아, 짜장면 먹으면 난 항상 이러니까 이걸 기억하자' 하고는, 다음 짜장면 먹을 때 포기해도 된다고 스스로에게 말하려 하지만, 다시 짜장면이 먹고 싶어지게 되면 어김없이, '그렇지만 먹고싶어!!!' 가 되어서 또 먹고, 그러고나면 '아아, 또 같은 실수를 저질렀네...' 하게 되는 것이다..


짜장면 뭘까...


아무튼, 짜장면을 먹고 나는 공부하러 갔다. 그런데 진짜 가기 싫었어. 너무 가기 싫어서... 가면 졸 것 같았고, 아아, 내 기분 왜이래, 왜이렇게 가기 싫지...그냥 온 몸이 다 축축 쳐지고, 짜장면은 생각보다 별로였고, 몸 너무 무겁고, 가방 너무 무겁고, 피곤하고, 졸립고, 졸 것 같고, 세상 다 귀찮고... 그냥 집에 갈까............. 이천번 갈등하다가, 아아, 졸면 안되니까 커피 사가지고 들어가자, 하고는 가져갔던 텀블러에 아메리카노를 사서는 강의실로 들어갔다. 들어가서 처음엔 집중을 못하고 바스락바스락 거렸는데, 나보다 먼저 와있던 친구는 집중을 잘하더라. 어쨌든 그렇게 강의를 듣는데, 어제 강의는 한채윤 쌤의 강의였고, 나는 한채윤 쌤의 강의가 처음이 아니다. 심드렁하게 듣는데, 와, 어느 순간부터 귀에 쏙쏙 들어오면서 집중이 뽝- 되고, 서서히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게 아닌가. 아아, 오면 뭐라도 하나 알게 되고, 그것은 너무 좋다. 역시 와서 들으면 뭐라도 하나 더 생각하게 되고, 그거슨 넘나 소중해!!!















강의 내용중에 일부는 책 《양성평등에 반대한다》에 있다 하셨는데, 나 아직 사두고 안읽은 사람.... 어제 강의 들으면서 이 책도 읽어야겠다 생각했다. 어제 강의에서는 종교와 정치, 그리고 여성혐오와 성소수자에 대한 내용들이었는데, 과거의 자료부터 다 조사를 해서 연결지어 얘기하시는데, 아, 한채윤쌤 똑똑하다...멋져...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런 발언을 하셨다.



여러분이 개인으로 동성애를 싫다고 말하는 건 하셔도 됩니다, 물론 심상정이 얘기했던 것처럼, 정체성에 대해서 지지와 반대를 말한다는 건 옳지 않다고 생각하지만, 그래도 개인이 싫어한다고 생각하고 그걸 발언하는 것이 왜 안되겠습니까, 그렇지만,


대통령이 그러면 안됩니다.

국회의원이 그러면 안됩니다.

공무원이 그러면 안됩니다.

교사가 그러면 안됩니다.



라고 하시는 거다. 이 말이, 강의를 듣고난 후라 그런지, 와, 너무 울림이 있는 거다. 순간 울컥, 하면서 너무 몰입이 됐고, 뭐랄까, 계속 공부하고 발언해야 겠다는 생각이 드는 거다. 그리고 한 개인에 대해서 그 사람의 혐오발언을 고쳐가려면 너무 힘이드니, 이 구조 자체를 바꿀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했는데, 이 견고한 구조를 바꾸는 거 너무 힘들겠지만, 힘을 내고 싶어지는 거다. 강의가 끝나고 질의응답 시간에 여러명이 질문했는데, 그 중 한 분은 아주 나이가 많은 남자분이셨다. 저 분이 여기와서 이 강의를 듣고, 대한민국의 기독교의 동성애 반대에 대해서 궁금한 점을 가진다는 게 또 나는 너무 좋았다. 좋다는 말은 적절한 말일까? 잘 모르겠다. 기독교와 정치의 역사를 우리에게 강의하기 의해 쌤도 계속 열심히 공부했을거란 생각이 들었는데, 여기와서 강의를 듣고 질문하는 사람들을 보노라니, 저사람들도 자신의 자리에서 계속 열심히 공부하는 것 같아서, 어제의 강의는 그 자체로 너무 좋았다.



마지막에 쌤은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의 문제' 라는 말씀을 하셨는데, 이것은 지난번에 손아람 소설가가 말한 '말이 되는 편에 서겠다' 고 한 것과 통하는 말인 것 같았다. 고개를 끄덕이며 감탄하며 들었다. 당연한 말들인데, 그러니까 지식의 문제가 아니라 원칙의 문제라는 말, 이것이 또 나를 울컥하게 했지.



강의가 끝나고 나는 너무 감동을 받아서, 아아, 오늘 강의 너무 좋아서 쌤께 어떻게든 감사를 표현하고 싶어졌다. 책을 가져왔으면(게다가 저 위에 링크한 책 중 세 권이나 내가 가지고 있다고!!), 책에 싸인이라도 받을텐데, 나는 오기 싫었었기 때문에 아무런 준비도 안해왔고...아, 뭔가 드리고 싶다, 감사를 표현하고 싶어.... 하다가 퍼뜩! 프라하에서 사온 립밤 생각이 났다. 선물용으로 몇 개 사와서 엄마도 하나 드리고 여동생도 하나 주고 친구들 몇에게도 주었었는데, 하나는 따로 챙겨두었더랬다. 엄마 하나 더 드리려고. 그런데 그 생각 나서 얼른 그거 꺼내서, '어차피 엄마 하나 드렸으니까' 하고는 선생님께 다다다닥 달려가서 오늘 강의 잘 들었고, 너무 좋았다, 감사하다 말하며 선물이라고 드렸다. 쌤은 고맙다고 하셨는데, 나는 '쌤 강의 여러번 들었는데 오늘이 제일 좋았어요!' 라고 말했고, 쌤은 이에 '계속 발전하나봐요' (정확한 워딩은 아닌데 이런 뉘앙스) 로 대꾸해주셨다. 아, 너무 좋아. 계속 공부하는 분이셔. 흑흑 ㅠㅠ




수업이 채 끝나기도 전에, 수업이 끝나고 나서, 그리고 엘리베이터를 타고 내려가면서, 또 집에 가는 지하철을 타기 위해서도, 나는 친구에게 '오늘 수업 듣자고 해줘서 고마워' 라고 말했다. 친구에게 오늘 강의 어땠냐고 물으니 친구도 너무 좋았다는 거다. 친구는 아마도 기존에 저 쌤 강의를 들어본 적이 있어서 오늘 이해가 더 쉬웠던 게 아닐까 생각한다는데, 그래서인지 아닌지, 나도 진짜 너무 좋았고, 와서 다행이라고, 진짜 수업 제끼자는 나를 말려줘서 고맙다고 얘기했다. 수업 같이 듣는 알라디너분도 끝난 후에 엘리베이터에서 만났는데, 그 분께도 어땠어요? 물으니, 그 분도 좋았다고 하시는 거다. 아아, 정말 좋다. 강의가 좋았고, 울림이 있어서 좋았는데, 이렇게 끝나고 나서 좋은 사람들과 오늘 강의 어땠어? 묻고 대답할 수 있으니 나는 정말이지 세상 행복한 거야... ㅠㅠ




집에 가서 자기 위해 침대에 누우면서, 아아, 피곤하고 지치고 쳐지고 힘든 하루였는데, 진짜 녹초가 될 것 같았고 기분도 다운됐었는데, 지금 세상 편하고, 좋은 하루였다,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아... 좋은 하루였어 진짜. 



오늘은 퇴근 후에 엄마랑 스파게티에 와인 마실 거다. 스파게티 내가 만들거얏! 오뎅탕도 끓일 예정인데, 맛있게 끓여졌으면 좋겠어... 레시피 검색 좀 해봐야겠다. 후훗. 아 집에서 술을 마시면 진짜 얼마나 편한지.... 이런 시간이 너무 필요해. 엄마도 들떠서는 '삼겹살 사와서 구워먹을까?' 하시는데, 아니야 엄마 스파게티 먹자, 삼겹살 먹고 치울라면 너무 일이 커져, 했다. 엄다도 그래그래, 하셨어. 엄마, 내가 스파게티 해줄게, 소스도 사왔겠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면만 삶고 부어버리면 땡이여. 문제는 오뎅탕이닷..... 음............ 오뎅탕 맛있게 하고 싶은데, 하고 오늘 아침 식탁에서 밥 먹으며 말했더니, 엄마는 '엄마가 이따 무 사다 놓을게' 하셨다. 히힛.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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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희망 2017-11-03 09: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한채윤 쌤 강의 저도 들었는데 눈이 번쩍 뜨이는 경험이었어요 그냥 좋다가 아니라 너무너무 좋아서 막 설례는 기분.. 다락방님이 부럽네요 그걸 경험하셔서...

다락방 2017-11-03 09:55   좋아요 0 | URL
어제 몇차례나 계속 울컥울컥하고 그랬어요. 기존에 들었을 때는 머릿속에 잘 안들어왔는데 어제는 어쩐일로 참 막 팍팍 오고.... 진짜 공부하러 가길 잘했단 생각도 들고, 아 강의 듣기를 잘 선택했다 생각도 했어요. 옆에 공부하자고 격려해준 친구가 있는 것도 좋았고요. 헤헷.

아무개 2017-11-03 09: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정희진쌤이 선비같은 사람이라고 놀리던데 딱 이해가 가더라구요.
무언가 대나무 같은 분이랄까요.
부드럽지만 곧고
비었기에 울림있는 분.

동성애혐오는 기독교와 정치세력이 작정하고 만들어내는
현상이죠. . .
종북게이라니 참내. . .

다락방 2017-11-03 09:56   좋아요 0 | URL
아무개님이 일전에 한채윤 쌤 강의 듣고는 ‘아 저렇게 되고싶다‘고 한 적이 있었잖아요. 그때 저는 아마 강의 별로였다고 했었을텐데.... 어제 진짜 아무개님 그 말도 생각나면서 정말 좋더라고요. 되게 인상도 좋으시잖아요. 막 온화하고 따뜻하고 그런데 공부하고... 너무 좋아요 ㅠㅠ

비공개 2017-11-03 09:5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양성평등을 반대한다> 사놓고 안읽은 다른 사람 여깄어요 ㅎㅎ 다락방님 저 어제 강의 정말 감동의 도가니였어요. 제가 감동을 좀 잘하긴 하는데 어젠 정말 울컥울컥.. 저자사인이 있는 책을 받아서 또 감동.. 감사합니다!! 스파게티 맛있게 드시고 담주에도 뵈어요^^

다락방 2017-11-03 09:57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어제 막 울컥울컥. 강의 들으면서 울컥 하는 거 진짜 너무 좋고 ㅠㅠ 그걸 같이 나눌 수 있는 사람이 있다는 거 또 너무 좋고 ㅠㅠ 진짜 좋은 강의였어요. 친구에게 고맙다고 몇차례나 인사했지 뭡니까!
다음주에도 또 봬요!! 우리 계속 함께 공부해요, jsshin 님!! >.<

단발머리 2017-11-03 10:4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어제 강의도 좋았군요. 역시나~~~

저는 <양성평등에 반대한다> 읽으면서 한채윤님 검색해보다가 사진 보고는, 와우!! 띠용@@
이 분은 한국의 주디스 버틀러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너무 멋지세요.

기독교와 동성애혐오에 대해서는... 저는 기독교인이라 입이 열개라도 할 말이 없지만서도.
굳이 한 마디 덧붙이자면, 진보적인 기독교 단체와 개인들 사이에서는,
기독교의 기득권 보호를 위해 동성애 혐오를 조장하고 있다는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가 있다는 것도 알려드립니다.
모두 다 그런 건 아니라는 것을요.

오뎅탕과 스파게티의 환상적인 조우를 미리 축하드립니다^^

다락방 2017-11-03 11:00   좋아요 0 | URL
네 좋더라고요. 단발머리님도 이 분 강의 한 번 들어보셨으면 좋았을텐데요! 한채윤 쌤이 제 친구를 너무 닮아서 볼 때마다 제 친구 생각나요. ㅋㅋㅋㅋㅋ

네, 단발머리님. 교회든 목사든 그리고 기독교인이든, 분명 비판과 자성의 목소리도 있을 것이고, ‘모든 기독교인이 그렇다‘고도 말할 순 없을거예요. 그렇지만 지금 동성애를 혐오하는 기독교의 목소리는 너무도 크고 세요. 어제 강의 들으면서 종교를 공부하고 싶다는 생각도 들더라고요. 기독교에 대한 것, 교회에 대한 것도 계속 공부하고 싶다고 말이지요. 뭔가 비판하려면 더 잘 알고 비판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도 들어서요. 그러려면 성경을 먼저 읽어야 되는 게 아닐까 싶기도 하고...성경을 읽은 다음에 [만들어진 신]을 읽는 순서로 나아갈까... 혼자 머릿속에서 막 그런 계획 세웠어요. 물론, 사두고 안읽은 책이 너무 많아서 언제 실행될지는 모르지만요. 후훗.

오뎅탕과 스파게티 먹으러 얼른 집에 가고 싶어요. 엉엉 ㅠㅠ

레와 2017-11-03 15:48   좋아요 0 | URL

기독교에 대한 것, 교회에 대한것 지금 내가 공부하고 싶은 분야인데요,
역시나 성경 읽기가 먼저 일까요. 성경은.. 지금 안 읽고 싶은데. ㅠ_ㅠ
그렇다면 어떤 책을 읽어야 할까요. 그래도 역시 성경이 먼저 일까요.. 하...........

다락방 2017-11-03 16:00   좋아요 0 | URL
저도 일단 성격 읽기가 먼저일 것 같은데... 성경이 분권으로 되어있는 건 있을까..좀 검색 좀 해봐야겠어요.
단발머리님, 레와님과 제가 성경을 읽기에 앞서 뭔가 추천해주실 만한 게 있을까요?
성경을 읽는 방법이라든가, 어... 뭐가 됐든.... 어쨌든 성경 먼저 읽으면 될까요?

단발머리님, 저 크레마로 읽으려고 이거 구입했는데(라지만 0원) 괜찮을까요?

http://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temId=27655319

단발머리 2017-11-03 16:35   좋아요 2 | URL
레와님, 다락방님~~~~

아하..... 제게 이런 중차대한 임무를 맡겨주시니 무척 감사하오며....

잘 아시겠지만, 서구 유럽 사회가 기독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잖아요. 그래서, 문화 전반적으로 기독교 사상이 스며들어 있구요.
성경 해석에 있어서는 타협이 어려운 기독교만의 문제, 즉 구원론, 신론, 교회론의 전통적인 해석이 존재하고요.
지엽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교단에 따라 또는 목사님에 따라 조금씩 해석이 달리되는 부분이 있습니다.

성경의 가르침과 다르게 운영되는 교회가 있고, 성경과 다르게 사는 기독교인이 있을 수 있다는 거죠.
그래서, 기독교와 교회가 예수님의 말씀 또는 가르침 그 자체와 배치되는 경우도 있다는 것도 말씀드립니다.
이를 테면, 물신주의나 성장우선주의 등에 대해 교회 내부에서도 비판적인 목소리가 있구요.
하지만, 대부분의 한국 교회가 한국 사회에서 존경받거나 사랑받는 위치에 있지 못하다는 것 또한...
매우 부끄럽게도 사실입니다.

일단은....
성경은, 비교적 최근에 번역된 유진 피터슨 목사님의 <메시지> 시리즈가 있습니다.
성경을 다섯 부분으로 나눠서 모세오경, 역사서, 시가서, 예언서, 신약... 이렇게 나누었어요.
유진 피터슨 목사님 혼자서 번역하신 건데, 성경을 이해하기 쉽게, 현대적 언어로 번역했다는 평이 지배적입니다.
최근에 완전 히트상품이죠. 일단, <신약>편을 권합니다.

책은.... 뭐가 좋을까요.
기독교 자체에 대해 궁금하신 거니까, C.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를 추천합니다.
무신론자였던 루이스가 기독교인이 된 후, 평신도 및 무신론자들을 위해 강의한 것을 책으로 엮은 것이예요.

다락방님~~
<쉬운말 성경 버전>은 저도 처음 보는 거라 뭐라 말씀드리기 어렵네요.
한국말 성경 번역은 사실 비슷비슷하구요.
요즘 교회에서는 <개역개정>을 사용하고 있지만, 그것도 예전의 <개역한글>과 많이 유사합니다.

이상입니다. ^^ 즐건 금요일되세요~~~

다락방 2017-11-03 16:39   좋아요 0 | URL
오오~ 좋은 추천 감사합니다.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는 사뒀다가 안읽고 그냥 팔아버린 많은 책들 중 한 권이에요. 이번 주말에도 또 그렇게 책을 팔아버릴거에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뭐하면서 사는 인생인지 원...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럴 줄 알았으면 팔지 않는건데, 사람 일은 정말이니 한 치 앞도 모르는군요. 하핫.

말씀하신 메시지 검색해봤는데, 아아, 전자책이 있다면 좋겠네요. ㅠㅠ
추천 감사해요, 단발머리님. 아아 당장 읽고 싶어서 당장 사도 또 쟁여두고 안읽겠죠? 후훗.
그래도 메시지 시리즈는 당장 사보고 싶네요...

감사해요!

레와 2017-11-03 16:45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정말 감사합니다. 제가 찾고 원했던 답변이였어요. ㅠ_ㅠ
유진 피터슨 목사님의 <메시지> 성경 알겠습니다.
C.S 루이스의 <순전한 기독교>는 얼마전에 관련도서 찾아보다가 보관함에 담았는데 주문해야겠어요!

정말 고마워요!

단발머리 2017-11-03 16:56   좋아요 0 | URL
레와님, 다락방님~~

성경을 읽는다는게 사실 어려운 일이잖아요.
많은 기독교인들이 앉아서 설교말씀 듣는데만 익숙합니다. (찔림 ㅠㅠ)

성경에서는, 하나님의 말씀이 하나님의 감동으로 되어 있다고 말하거든요.
두 분이 성경 읽으시는 그 시간이.... 감동적이고 특별한 시간 되시기를 바래요~~~
저도 두 분 보고 결심하고 갑니다^^

건조기후 2017-11-03 10:4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플랜A를 선택하실 거라 생각했어요! 아까 수꿀했나요(이 단어 너무 웃겨요 ; 어감상 그냥 좀 깜놀,, 움찔,, 그런 느낌이지 막 무서워서 오싹한 건 아닌데) 페이퍼에 짜장면도 먹고 공부도 하셨으리라 믿는다고 댓글 달려다가 타이밍을 놓쳤는데, 역시 다락방님은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멋진 여자에요 ㅎㅎㅎㅎㅎ

단발머리 2017-11-03 10:41   좋아요 0 | URL
건조기후님~~ 안녕하세요~~
너무 오랜만인거 아니세요~~~~~~ ㅎㅎㅎㅎㅎㅎㅎ
자주 오시어요^^

다락방 2017-11-03 10:57   좋아요 0 | URL
네네, 짜장면도 먹고 공부도 하러 갔습니다! ㅎㅎㅎㅎ
공부가 좋았어서 아 정말 오길 잘했다고 여러번 생각했어요. 공부 좋아요. 책 읽는 것도 좋고 강의 듣는 것도 좋고, 하면할수록 겸손해지고 또 제가 모르는 게 많다는 것도 알게 돼요. 근데 짜장면은 좀 별로였어요. ㅎㅎ

단발머리님 댓글처럼, 좀 자주 오세요, 건조기후님! >.<

건조기후 2017-11-09 15:34   좋아요 0 | URL
단발머리님 오랜만이에요 ㅎㅎㅎ 네 자주 오도록 하겠습니당 ㅎㅎ

다락방 2017-11-09 17:16   좋아요 0 | URL
히잉. 여기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이 대화하고 있어..... 행복 ♡

잠자냥 2017-11-03 10:4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짜장면은 짜장면이 먹고 싶다고 생각했을 때가 가장 맛있는 이상한 음식입니다. 하하하; 그나저나 재미난 강의 들으시네요. 이 강의 정보를 미리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을...;;

다락방 2017-11-03 10:52   좋아요 0 | URL
http://www.hanter21.co.kr/jsp/huser2/educulture/educulture_view.jsp?&category=academyGate11&tolclass=0001&lessclass=&subj=F92546&gryear=2017&subjseq=0001&booking=&moptNo=

원하신다면 다음주 강의부터도 들으실 수 있어요. 현장 신청도 가능하거든요. 링크 들어가보세요~ ㅎㅎ
맨 마지막 강의는 정희진 쌤이라서 또 기대하고 있어요. 헤헷.

잠자냥 2017-11-03 10: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네; 안그래도 지난번에 다락방 님 포스팅에서 이 강의 정보 보고 사이트 들어가봤는데; 그때 이미 정희진 선생님 강의는 지나가 버려서 -_-;;; (단발머리 님 포스팅에서 정희진 쌤 창비 강연 정보 보기는 했는데 그건 또 일정이 안 맞아서 ㅠㅠ) 암튼 네네 감사합니다... 한터에서 하는 마지막 강의라도 들어보겠습니다.

다락방 2017-11-03 11:01   좋아요 1 | URL
마지막에 정희진쌤 강의 또 있어서 너무 좋아요!! 전 정희진 쌤 강의가 너무 좋더라고요. 막 사고가 확장되는 느낌이 들어요. 히힛. 어쩌면 우리는 그 날, 같은 강의를 듣고 있을 수도 있겠네요! 후훗.

비연 2017-11-03 13: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마지막 정희진 쌤 강의를 들으러 가볼까요....

다락방 2017-11-03 13:27   좋아요 1 | URL
꺅 >.< 좋아요, 좋아요!! 오세요!! 그 날 알라딘마을 대축제가 되겠네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인물마다의 사정을 그려놓는 게 좋다고 말했었는데, 아, 너무 이 사정 저 사정 풀어놓다보니 어떤 인물이 어떤 사정을 가졌는지 기억하기 너무 헷갈리고, 그리고 글이 되게 산만하다는 생각이 든다. 몇 권 안되지만 그간 읽어온 스티븐 킹은 정리 정돈 잘 되어있다 느꼈었는데 이 소설 1권을 읽으면서 드는 생각은 '산만하고 말이 많다'는 거였다. 이야기를 재미있게 가져가려는 것, 유머감각이야 살아있지만, 그렇지만 뭔가 산만해... 이 작품은 뭐랄까, 정리된 것보다는 의욕이 앞선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는 거다. '머릿 속에 스토리 있어, 오오, 이거 대단해, 인물들은 이런 설정을 할거야, 자 써보자' 하면서 후다다닥 써내려 갔기 때문에, 쳐낼 걸 쳐내지 못한 그런 느낌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서 '이건 킹의 초창기 작품인 듯한데, 대체 언젯적 작품인가 보자, 하고 검색해보니, 오, 그간 내가 읽었던 킹의 작품들 중 가장 앞선 작품이었다. 그러니까 가장 젊은 시절의 킹이 쓴 것. 1986년 이라고 나와있다.






가장 최근에 인상깊게 읽었던 《별도 없는 한밤에》는 언제 쓴거지? 하고 찾아보니 2010년 이었다. 이 책, 《IT》을 읽은 지인이, 젠더 감수성 실망했다고 했는데, 별도 없는 한밤에 에서 나는 전혀 다르게 느꼈으므로, 그렇다면 스티븐 킹 개인이 그 사이에 변화를 거쳤다고 봐야할 것 같다. 더 나은 쪽으로 변화한 건 분명 사실인 것 같으니, 그 점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지만, 이 책의 3권에서 있을 그 부분이... 아아, 읽기 싫기도 하고........ 어쨌든. 이제 겨우 1권을 다 읽었는데,



읽다가 592페이지에서 나는 '기분이 수꿀했다'는 문장을 마주친다. 네? 수꿀했다고요? 나는 이것이 당연히 오타일 거라고 생각했다. 도대체 뭐의 오타일까, 생각해보고 맨 처음 생각한 건, '꿀꿀하다' 였다. 그런데 이게 되게 뭐랄까, 긴장되고 두려운 상황인데 '꿀꿀하다'는 안맞잖아? 어떤 단어의 오타가 대체 수꿀하다로 날 수 있지? 하고 포스트잇 플래그를 붙여놓고 다음 페이지를 읽으려다가, 






어? 어쩌면.... 내가 모르는 단어인 게 아닐까? 오타가 아니라, 원래 있는 단어일 수 있지 않을까? 내가 몰랐다고 오타라고 생각하는 오만을 부리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에, 나는 네이버 어학사전을 열어놓고 '수꿀'을 쳐본다. 뭐라 나오나 보자, 하고는. 그러자!!!!!








맙소사!!

있는 단어였어!!

게다가 '무서워서 몸이 으쓱하다'는 뜻의 단어였어. 그러니까, 이 상황에 되게 적절한 단어인 거야. 와우- 럴수럴수 이럴 수가!! 이런 단어가 있어? 아니, 이런 단어 어떻게 알고 이렇게 똭- 쓰지? 영어로는 호러블 정도의 단어라면, 스티븐 킹은 그냥 호러블로 썼을 수도 있을텐데, 번역하는 사람은 대체 어떻게 알고 '수꿀하다'란 단어로 바꿔 쓴거지? 오오, 놀랍다! 나는 이날까지 살면서 처음 봐!! 처음 읽었어!! 내가 처음 봤다고 오타라고 당연히 생각하려고 했어. 맙소사!! 오 마이 갓!! 지저스!!!



누군가 말하는 거도 들어보지 못했는데, 그렇다면 내가 써야겠다. 나는 꿈을 잘꾸고 그러다보면 악몽을 꾸는 날도 있기 마련. 그럴 때 친구들에게, '어제 무서운 꿈을 꿔서 진짜 수꿀했지 뭐야' 라고 하는 거다. 아니면 알라딘에 페이퍼를 이렇게 쓰는 거지. '어제는 수꿀한 꿈을 꾸었다' 


아아, 잊을 수 없는 단어가 될 것 같다. 수꿀...



내가 이런 단어 예전에도 찾아서 페이퍼 쓴 기억이, 지금 갑자기!! 나는데, 그것은 '는개'였던 것 같다. 안개의 오타인가??? 하고 찾아봤다가, 진짜 있는 단어라서 깜놀. 그런데 그 페이퍼에 이미 알고 있는 단어라고 댓글 다는 사람들이 많았지.... 아아, 세상은 알면 알수록 모르는 것 투성이구나...



는개: [명사] 안개비보다는 조금 굵고 이슬비보다는 가는 비.





물론, '는개'라는 단어 몰라도 된다. 사는 데 별 지장 없다. 는개라는 단어 모른다면, 그냥, '굵지도 않고 가늘지도 않은 비가 내려' 라고 하면 될것이다. '수꿀하다' 라는 단어도 마찬가지. '아 엄청 무서워서 쫄려' 라고 쓰면 뜻은 통하니까, 아니, 심지어 더 잘 전달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나는!! 책을 읽었고!! 그러므로 책으로부터 습득한 단어를 기억해서!! 써나간다면!! 실생활에서 입밖으로 내뱉는다면!! 멋지잖아? 독서인의 가오가 있지.....움화화화핫.


그런데 수꿀이 자꾸 수꼴로 나올라고 한다. ㅠㅠ

이래서 자주 쓰지 않는 단어는 잊혀지고 자주 쓰는 단어는 부지불식간에 튀어나오는 거야.




방금전에 문자로 사진을 하나 받았는데 짜장면을 점심으로 먹는 사진이었다. 아아, 그 사진 본 순간부터 지금까지 짜장면 너무나 먹고싶고.... 나는 오늘 페미니즘과 민주주의 강의 들으러 가는 날인데, 어제부터 너무 가기 싫어서... 친구한테 '오늘 가지말고 놀래?' 라고 물었지만, 인정사정없이 까였다. 


'그냥 공부하러 가자' 


어...............그렇지만..................가기 싫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짜장면 먹고싶어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그래서 머릿속에서 플랜을 여러개 돌려보고 있다.


플랜 A : 퇴근하자마자 회사 근처에서 후다닥 짜장면을 먹고 공부하러 간다.

플랜 B : 퇴근하자마자 회사 근처에서 후다닥 짜장면을 먹고 집에 가서 잔다.

플랜 C : 퇴근하자마자 그냥 집에 가서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고 와인을 마신다.

플랜 D : 퇴근하자마자 그냥 집에 가서 오뎅탕을 끓여서 소주를 마신다.

플랜 E : 퇴근하자마자 김밥 한 줄 먹고 공부하러 간다.

플랜 F : 퇴근하자마자 회사 근처에서 후다닥 짜장면을 먹고 집에 가서 치즈를 꺼내서 와인을 마신다.

플랜 G : 친구에게 공부하러 가지 말자고 재차 꼬셔본다.




아아, 나의 최종 선택은?!



인생은 혼란의 구렁텅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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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yo 2017-11-02 13: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 수꿀이라는 말이 있다니 한순간 수꿀하네요. 저는 school 생각났어요......스꾸우울.

다락방 2017-11-02 13:21   좋아요 0 | URL
수꿀하다라는 단어 때문에 수꿀했나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살면서 우리에게 수꿀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017-11-02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02 13:4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7-11-02 13:5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다락방 2017-11-02 14:14   좋아요 1 | URL
ㅎㅎㅎ 네네 적절한 타이밍에 써보도록 합시다. ㅋㅋㅋㅋㅋ

비연 2017-11-02 14: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수꿀... 인생 살면서 한번도 안 부딪히고 살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의 단어군요... 허허허.
그나저나 저 위의 플랜 중... 뭘 선택할 지 왕궁금... 두둥. 제가 아는 락방님이라면... E? ㅎㅎㅎ
(근데 공부하러간다는 두 개 밖에 없어요 ㅋㅋㅋㅋㅋㅋ)

다락방 2017-11-02 15:27   좋아요 0 | URL
그쵸. 사실 저 단어 쓸 일도 없을 것 같긴해요. 제가 쓴다고 해서 알아듣는 사람도 별로 없을 것 같아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그렇지만 이제는 이 글을 읽은 알라디너들이 알겠군요! 우하하하핫.

공부하러 간다...가 플랜에 두 개밖에 없었습니까? 저도 몰랐네요. 쩝...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꼬마요정 2017-11-02 15: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보통 오싹하단 말을 많이 쓸텐데, 수꿀하다라니... 오오오 놀랍습니다.
수꿀..수꿀...수꿀...술꾼... ㅎㅎㅎ

저는 플랜F에 한 표 던지고 갑니다^^

다락방 2017-11-02 15:28   좋아요 0 | URL
수꿀하다는 단어를 알고 저기에 쓰다니.... 진짜 놀랍죠. ㅎㅎㅎㅎ
저 이렇게 페이퍼며 댓글로 수꿀하다고 몇 번을 써도 여전히 입에 익질 않네요. 어쩔. ㅋㅋㅋㅋㅋ

어떤 플랜을 선택할 지, 저조차도 아직 모르겠어요. 아하하하하. 지금은 일단 머릿속에 짜장면 밖에 없어서.. 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