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진짜 치킨을 먹고 싶었다. 여기서 '진짜'는 치킨을 수식하는 게 아니다. 리얼 치킨... 이런 게 아니라, '먹고 싶었다'를 수식한다. 정말이지, 먹고싶었어! 무엇을? 치킨을!! 이렇게 되는 거다. 막 튀겨서 나온 뜨끈뜨끈한 치킨을 한 입 베어물면, 크- 기름이 줄줄 나오겠지..아아, 얼마나 맛있을까... 침나온다.....뜨거운 치킨, 따뜻한 치킨은 소주랑도 어울리고 와인이랑도 어울리고 맥주랑도 어울리지. 많은 사람들은 치맥이라 하지만, 나는 소주랑 먹는 게 더 좋다. 맥주는 배불러서, 치킨 얼마 못먹으니까. 그렇지만 소주라면 얘기가 다르지. 움화화핫!!
우리 공부하러 다니지 않을래? 라고 내가 먼저 친구에게 제안해놓고서는, 막상 공부하는 날이 되면 가기 싫어서 이 비루한 육신을 이리 비틀고 저리 비틀고 한다. 어제는 머릿속에 치킨이 가득해서, 아아, 먹어야겠어, 치킨을... 하는 마음이 되어가지고, 친구에게 '내가 오늘 너무 가기 싫어서, 마음을 바꿔 안가게 되더라도, 친구여, 너는 열심히 공부하렴' 하고 말했더니, 친구는 알겠다고 했다. 그렇게 말해놓고 나는 집에 가서 치킨을 시켜 먹겠다!!! 했는데, 아아, 그러니까 수업 같이 듣는 알라디너 분께서 오늘 강의 들으러 오시느냐 메세지 보내셨고, 나는 갈등중이라 답했는데, 이 책 가지고 있냐 다시 물으셨다.
난 없다고 말씀드렸고, 그러자 알라디너 분께서 이 책을 주고 싶다셨고...나는 낼름 받겠다고 했고, 그러자 이 다정하신 분께서 이런 답을 보내신거다.
<그럼 이따 책 받으러 오시는 걸로!>
아아, 나를 공부로 이끌어 주셨어... 좋은 분이시다. 다정한 분이셔!
그렇게 지친 육신을 이끌고 강의를 들으러 가는 길. 나의 친구는 스타벅스 1+1쿠폰이 있어서 음료 사러 왔다며, 뭐 마시고 싶냐 물었고, 그렇게 친구는 내가 마실 커피를 사서는 나를 기다리고 있었어.... 늘 내 자리를 맡아주지..... 아아. 세상엔 좋은 여자들이 가득해. 나를 둘러싼 여자들 다 너무나 친절하고 다정한 것. 좋아! ♡
어제는 유독 지치는 수요일이었다. 수요일은 모두에게 지치는 요일인걸까. 수업 듣는 내내 커피를 마시고 있어도 졸리고, 시계를 보면서 재차 시간만 확인했다. 집에 가고 싶어... 하고... 그렇지만, 끝까지 들었어. 잘했다. 장하다!
좀 더 깊이 있는 공부를 하고 싶다고 생각해왔지만, 어제 권김현영 쌤의 수업을 들으면서, 내가 할 수 있는 건 이정도가 최선일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간 저 자리에 섰던 쌤들 모두 다들 공부라면 어마어마하게 하셨고, 권김현영 쌤은 스스로를 정치덕후라고 말씀하시는 것처럼, 정치와 페미니즘을 엮어서 그간의 역사까지 다다다닥 강의를 해주시는데, 아아, 저렇게 해야 강의할 수준이 되는거라면, 도대체 나는 얼마나 부족하고 얼마나 모자란걸까... 하는 생각이 드는 거다. 영포티와 탁현민 한샘까지 다 짚어주시면서, 앞으로도 계속 자료를 수집하고 공부하겠다고 하시는데, 와, 뭔가 막 든든해지는 거다. 또 수업 오니까 이렇게나 자극받고 얼마나 좋아. 그런데 왜 오기전까지는 오기 싫고 술마시고 싶고 치킨 먹고 싶고 짜장면 먹고 싶고... 막 그러는거야??
금요일엔 바질페스토로 스파게티를 한 번 만들어 먹어봐야겠다.
내가 어제 수업 요약하고 싶은데, 자극만 받고..뭐랄까... 너무 졸려가지고.... 내용을 정리를 못하겠네. 아하하하하하하하하. 여러분, 최상의 컨디션으로 강의를 듣는 게 이렇게 중요하다. 어제 강의가 잘 기억이가 안난다고 한다. ㅠㅠ
한 3주전인가, 꿈을 꿨는데, 초등학교 5학년 때의 남자 동창 k 가 나왔다. 녀석은 꽤 잘생겼었고, 학기 초에 내가 잠깐 좋아하기도 했었는데...특별히 친하거나 한 건 아닌데, 왜 갑자기 성인의 모습으로 등장했는지 모르겠다. 그러니까 한 성인 남자가 꿈에 나왔는데, 꿈 내용은 잘 생각 안나고, 그 남자를 보면서 '어? k 다!' 했던 거다.
그러자 k 에 대한 먼 과거-그렇다, 먼 과거다-의 기억이 떠올랐는데,
도덕 시간이었던 것 같고, 선생님은 무슨 주제를 주고 발표를 하라고 했다. 그게... 내 양심에 반하는 행동..같은 주제였나. 정확한 주제는 뭐였는지 생각이 안나는데, k 가 손을 들고 이런 내용을 발표했다.
"나는 반장선거때 ***을 뽑고 싶었는데, 옆에서 짝궁이 ###를 뽑으라고 해서 ###를 뽑았다."
고 하는 거다. 그게 좀 후회된다는 내용이었는데, 선생님은 아주 발표 잘했다고, 너 그랬냐고, 뭐 그러면서 그 수업시간을 보낸 기억이 난다. 그리고 며칠 후에 집에 가는데 운동장에서 k 를 만났다. 나는 그때 혼자였는데, k 가 내게 그랬다.
"내가 그때 반장선거 때 뽑고 싶었던 거 너였어. 너 뽑을라 그랬는데 짝궁이 다른 애 뽑으라 그래서..."
앗!! 쟤가 말한 애가 나였어??? 하고 넘어갔는데, 그러부터 또 며칠 뒤. 여자아이들끼리 놀이터 정글짐에서 놀고 있는데, k 의 짝궁이 애들 많은 데에서 그러는거다.
"k 가 너 좋아해. 반장선거 때 너 뽑는다 그랬는데 내가 ### 뽑으라 그래서 너 안뽑았어." 라고 말하는 게 아닌가. 다른 여자애들도 다 있는데... 그런 말을.......나 부끄럽게....... 반장선거 때 뽑는다고 좋아하는 건 아니지만, 그시절 녀석은 나를 좋아하는 건 맞았던 것 같아..... 나중에 전학간다고 나한테 전화했는데, 자기 이제 가는데 어떡하냐고..... 근데 우리 아빠가 남자아이인 거 알고 엄청 소리지르고 화내서 그냥 끊었지....
아빠 나한테 왜그랬어요?
아빠는 나한테 남자가 전화하는 꼴을 못봤다....
그렇지만 남동생 찾는 여자아이들 전화가 오면 인기 많다고 뿌듯해했지....
내가 남자아이들 아무리 두드려 팼어도(응?) 인기 겁나 많아가지고, 엄마는 아직도 그 얘기를 하신다. '쟤 어릴 때 남자애들한테 너무 인기 많아서 시집 빨리 갈 줄 알았는데, 저렇게 시집 안가고 늙을 줄은 몰랐지' 라고.... 아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하. 인생은 살아봐야 아는 거야... 아니, 살아봐도 잘 모르지. 움화화핫.
아무튼 걔 전학가고나서... 그리고 시간이 지난 후에, 녀석을 생각해본 적이 없는데, 자연스레 잊고 살았는데, 왜 꿈속에서 성인 남자의 모습으로 나왓을까...이게 꾼 바로 다음날 썼어야 되는데 꿈 내용이 하나도 생각이 안나는구먼... 흐음...
며칠전에 남동생하고 가츠나베 먹으면서 얘기하다가, 야, 내가 너를 어릴 때부터 엄청 사랑했다, 이건 완전 미친 사랑이지, 기억나냐, 내가 대학시절 편의점 알바하면서 수학여행가는 꼬꼬마 너에게 만원이고 이만원이고 줬던 거..진짜 미친 사랑이다...
그러자 남동생은 말했다.
그게 뭐가 미친 사랑이냐. 내 친구네 누나는 동생한테 자동차 뽑아 줬다더라. 그게 미친 사랑이지, 누나가 한 사랑은 그냥 사랑이야.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 빵터졌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누가 자동차를 뽑아줘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누나가 미안해. 가난해서 미안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가난한 누나가 그냥 사랑을 하는구나.....
아. 올리브 먹고싶다. 고다치즈랑. 치즈퀸 가서 고다치즈랑 올리브 주문해야겠다. 초록색 올리브 사야지. 집에 와인 한 병 있으니까, 그러면 쫄려. 금요일에 마트 들러서 와인 두 병이나 세 병쯤 더 사야겠다. 금요일에 와인이랑 올리브랑 치즈랑 바질페스토 스파게티랑 먹어야지. 아 씐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