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아침에 곰곰발님의 페이퍼를 보니 나도 내가 너무 좋아하는 영화의 엔딩씬을 올리고 싶어졌다. 그런데 그 전에 곰발님이 올리신 영화에 대해서 내가 뭐라고 써놨더라, 나도 본 영화인데... 하고 찾아보려고 하는데, 《이발사의 아내》로도 검색이 안되고, 《미용사의 남편》으로도 검색이 안되는 거다. 아... 내가 진짜...... 내용은 하나도 기억이 안나지만, 포스터 기억나고, 빨간 드레스의 여자가 기억나고, 그래서 뭔가 백자평을 분명 쓴 것 같은데.... 근데 왜 검색이 안되지 싶어서 네이버로 가서 이렇게 저렇게 검색해봤더니, 그 영화의 국내 제목은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이었던 거다.



 














원제는 헤어드레서의 허즈번드... 인데 왜 '사랑한다면 이들처럼' 같은 거 되어가지고 나로하여금 검색에 시간 걸리게 만들어...나는 검색에는 영 소질이 없는 사람인데 말이야... 떽!!



어쨌든 그래서 저 제목을 넣고 검색해봤다. 내가 뭐라고 써놨지? 하고.





뭘 저렇게 뜬구름 잡는 내용으로 써놨냐...지금 같았으면 쓰지 않았을 것 같은 문장이구먼...역시 과거에 내가 쓴 글을 읽는다는 것은 크나큰 부끄러움...Orz


그건그렇고, 2012년에 보고 썼구먼....그러면 얼마 안됐는데 왜 내용이 하나도 기억안나는 것이냐.... 그냥 여자가 떠난 거, 그거 하나 딸랑 기억에 남네. 이 영화는 그게 전부였던 거냐... 어째서, 왜때문에 기억이 안나는거야? 나는... 왜 영화를 보는거야?



각설하고,

어쨌든 나도 엔딩씬이라고 하면 바로 떠오르는 영화가 있는데, 그것은 '우마 써먼' 주연의 《프라임 러브》 이다. 우마 써먼이 연하의 남자와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그 사랑에도 끝이 와서 둘은 이별이란 걸 하게 된다. 둘이 서로 이별하기로 결정하고 행동하는 그 순간에도 그들은 서로를 싫어한 것도 아니고 미워한 것도 아니었는데, 어쨌든 그들은 마지막 섹스를 하고 이별을 하고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흘러....


남자는 자신이 친구를 만났던 식당에 목도리를 두고 와서 찾으러 가게 되는데, 갔다가 예상치 못한 순간에 자신과 헤어졌던 여자를 보게 되는거다. 똭- 맞닥뜨리고 놀라서는 얼른 목도리를 찾아가지고 식당을 벗어나는데, 그때까지 여자는 자신의 친구들과 얘기하느라 남자를 보지 못했다.


식당 문밖으로 나선 남자는 한참을 마음을 추스리다, 뭐라고 할까, 애틋하게, 아련하게, 그녀를 더 보고 싶다는 마음으로, 성에가 낀 유리창을 닦아서는 빼꼼, 그녀를 본다. 그런데 여자가 그 순간 우연히 창 밖을 보게 되고, 그렇게 남자와 눈이 마주친다. 아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ㅏ 나는 이 장면에서 정말 미칠 것 같은 기분이 되었지. 그 때 극장에서 으으윽 하던 내가 생각나.... 둘은 서로를 바라보기만 하는데, 마지막에 우마 써먼이 남자에게 웃어주는 거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여주는데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진짜 너무 좋은 장면이었다. 그 웃음과 고개 끄덕임에 그냥 할 말 다 들어가 있는 것 같았고. 응 그래 괜찮아, 응 좋아, 이런 거 다 전달되는 것 같아서. 남자도 결국 마주 미소짓는데, 아, 이 장면, 진짜 나는 너무 기억에 남는 장면인 것이다.























사실 프라임 러브 엔딩만 올리려고 하다가 불쑥, 타인의 삶이 생각나네. 크- 






엔딩씬만 다시 보는데도 눈물이 나네 ㅠㅠ 
좋은 영화다. 이 영화를 조만간 다시 봐야겠어... 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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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7-11-10 10: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타인의 삶... 아 다시 보고 싶네요... 저도.
락방님 영화평 보면 막 영화를 매일 자주 봐줘야 할 것 같아요

다락방 2017-11-10 10:39   좋아요 0 | URL
영화를 봐도 시간이 지나면 다 까먹네요 ㅠㅠ
어떻게든 어떤식으로든 내 삶에 영향을 미칠거라고는 생각하지만 내용 생각도 안나는 거 보면 다 부질없다 싶고... 흑흑 ㅠㅠ

비연 2017-11-10 10:51   좋아요 0 | URL
저도... 영화고 책이고 요즘은 머릿속을 스치는 바람이라고나 할까.
가끔 흔적도 안 남는 거에요..ㅜ
<토르> 보려고 하는데.. 이런 영화는 특히. 딱 보는 동안만 기억 유지.

다락방 2017-11-10 11:27   좋아요 0 | URL
저는 지난 일요일에 혼자 가서 토르 보고 왔거든요. 아... 햄식이 너무 좋아요. 그리고 예전엔 안그랬는데 히들스턴 아저씨도 너무 귀여워요.....

라고 써놓고 혹시나 싶어 검색했더니 히들스턴 저보다 어리네요. 하하하ㅏㅎ하하해하하하하하하

마태우스 2017-11-10 1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보고픈 영화는 많은데 못보고 지나치며 마음아파하기만 합니다. ㅠㅠ 저도 엔딩은 좀 멋있게 해야 하는데, 이러다간....

다락방 2017-11-10 10:39   좋아요 0 | URL
마태우스님 너무 바쁘시죠!!
어떤 엔딩을 말씀하시는지 잘 모르겠지만, 마태우스님의 엔딩이라면 분명 멋질 것 같은데요! 저는 확신합니다!!

비공개 2017-11-10 10: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영화보고 싶어요.. 타인의 삶도 다시 보고 싶고..

다락방 2017-11-10 10:40   좋아요 0 | URL
저도 타인의 삶 다시 보고 싶어요. 크-
주말에는 영화를 한 편 봐야겠어요. 지난 주말엔 토르 봤어요. ㅎㅎ

건조기후 2017-11-10 14:0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요즘 SF영화를 막 몰아보고 있어요. 나이들수록 감수성이 깊어진다는데 저는... ㅎㅎㅎ

다락방 2017-11-10 14:24   좋아요 0 | URL
저 진짜 감수성 쩔어가지고 그냥 막 울어요 영화보다가 ㅋㅋㅋㅋㅋㅋㅋㅋ 얼마전에 땐뽀걸즈 보면서 계속 울었어요. 아놔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이거슨 노화의 증상인가요! ㅎㅎ

건조기후 2017-11-10 15:26   좋아요 0 | URL
눈물이 많아진 건 확실해요. 뭔가 눈물이 날 것 같은 걸 보고 싶은 마음이 안 생겨서 그렇지... 막상 맞닥뜨리면 펑펑 울고 우는 이유도 날이 갈수록 다양해져요. 정말 별 것도 아닌 거 가지고 운다니까요 ㅋㅋㅋ 그런 내가 또 슬프고 웃기고 그래요.

다락방 2017-11-12 20:03   좋아요 0 | URL
저도 눈물이 많아지고 마음이 많이 약해진 것 같아요. 뭐랄까, 성격은 거세졌지만 마음은 약해진... 무슨 말인지 이해가 되시려나요. 그러니까 이제 때려부수는 액션 영화 보는 게 힘들어지더라고요. 온갖 걱정이 몰려와서.... 그러니까 이를테면 기물들이 파손된다든가 하는 장면도 못보겠고 ㅠㅠ 악당이라도 막 죽이는 거 보기 힘들고.. 폭력장면도 못보겠고 ㅠㅠ 이렇게 되어버리고 말았어요 ㅜㅜ

곰곰생각하는발 2017-11-10 16: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재회에서의 저 장명 콩닥콩닥거리게 만드네요..

다락방 2017-11-12 20:04   좋아요 0 | URL
ㅎㅎ 이런 헤어짐이라면 나쁘지 않다, 좋다, 라고 생각하게 만든 장면이었어요. 후훗.
결국 둘다 나중엔 다른 사랑을 시작하겠지만 말예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