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력발전 X, 핵발전 O
감은빛님이 원자력발전 혹은 원자력 발전소란 단어는 한국/일본밖에 쓰지
않는다고 비판하시자 이에대해 별족님이 반박하는 글을 올리셨더군요.
솔직히 이 분야에 대해서는 반핵운동을 하시는 감은빛님이나 원자력발전분야에 계신 별족님에 비해서 지식이 너무 없다보니
두분 말씀중 어느분 말씀이 옳은지 알수 없지요.
하지만 원자력발전 혹은 원자력 발전소란 단어는 일본/한국밖에 없다고
하셔서 개인적인 짧은 소견으로 아래와 같은 추론을 해보았습니다.
2차대전이후 혼란을 겪었던 일본은 한국전쟁의 발발로 경제부흥의 길에
들어서게 되지요.그러다보니 전기등 많은 에너지가 필요하게되었지만 에너지 자급률은 낮아서(석탄 17%, 천연가스 9%, 석유는 0.2%),외국의 석유에 의존할 수밖에 없지요.
그러다보니 눈을 돌리게 된 것이 바로 핵발전소였고 1966년 이바라기현에서
최초로 원자력발전소가 탄생하게 됩니다.
그런데 최초로 핵폭탄으로 피격당한 일본 정부의 입장에서 본다면 핵발전소(혹은
원자력 발전소)를 세울당시 핵발전소(nuclear power
plant )란 단어는 일본
국민들로 하여금 즉각적으로 핵폭탄(nuclear bomb)을 연상시킬수 있어 거부감을 들게 할수 있어
피해야될 단어가 아니었을까 추측됩니다.
그래서 그 대안으로 나온 단어가 바로 원자력발전소(atom power
plant) 가 아닌가 싶어요.사실 핵이나 원자력이나 모두 같은 의미이지만 이상하게 일본에선
이 둘이 서로 다른 의미로 쓰여졌단 생각이 듭니다.
즉 핵(nuclear)은 무섭고 공포스러운 존재이지만 원자력(atom)이란 단어는 친근하고 인간에게 도움을 주는 의미로 말이죠.
뭐 여기서부터는 상상+추리가 곁들어지는 대목인데 일본에서 원자력이란
단어가 일본 국민들에게 친근하게 여겨진 것은 아마도 일본의 만화작가인 데즈카 오사무 1952년 만화잡지
소년에 연재하기 시작한 철완 아톰탓이 아닌가 싶습니다.
철완 아톰은 1963~1966년 일본의 첫 TV 만화영화로 방영돼 선풍적인 인기를 불러일으켰고 세계로 수출되었는데 인간의 감수성을 지닌 로봇 아톰을 통해
경제적 궁핍과 좌절에 시달렸던 전후 일본 사회의 많은 어린이들에게 자신감과 희망을 안겨줬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고 합니다.
철완 아톰은 로봇 권위자인 텐마 박사가 아들 토비가 교통사고로 죽게 되자 모든 과학기술을 동원해 원자력을 에너지원으로
한 10만 마력의 힘을 지닌 아톰을 만들어 내는데 아톰은 사람들과 다른 로봇인 자신의 처지에 대해 슬퍼하지만
사람들을 위해 세계를 지배하려는 악당들과 싸우고 우주로 나가며 위험에서 사람들을 지켜나간다는 내용이지요.
만화속 아톰은 자신의 힘의 원천인 원자력에너지를 이용해 무수히 많은 좋은 일을 하게되고 일본국민들 뇌리에 알게모르게
원자력이란 좋은 것=선 이란 개념이 생기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러다보니 경제개발을 위해 값싼 에너지원이 필요했던 일본 정보는 핵 발전소를 지으면서 그 명칭을 핵발전소(nuclear power plant )가 아닌 원자력발전소(atom power
plant)로 명명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한국의 원자력 발전소 걸립은 일본보다 12년 늦은 1978년 고리에 원전 1호기가 완공되지요. 고리원자력발전소 1호기는 미국 웨스팅하우스사가 제작한것이지만 원자력
발전에 대한 기술은 아마도 이웃 일본에서 많이 배우지 않았을까 싶습니다.(아마 이에 대해서는 별족님이
잘 아실 듯…)
그래서 우리나라도 60~70년대 당시 일본에서 모든 산업기술과 지식을
습득하여 일본을 따라했듯이 핵발전소(nuclear power plant )가 아닌 원자력발전소(atom power plant)로 명명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ㅎㅎ 좀 허황된 추론일까요?????
by casp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