냉장고에 남아있던 마지막 아사히 한 캔을 꺼내 안주 없이 먹고 있다. 역시 나에겐 비올 땐 아사히야. 하이네켄도 아니고 바로 아사히. 이상하게 비오면 아사히가 땡긴다.

하늘에 구멍난 것처럼 비가 쏟아지고 있다. 좌락좌락. 정말 이런 의성어가 딱 들어맞는 날이 흔하지 않는데 말이다. 좌락좌락. 안에서 듣고 있는 나는 괜한 감성에 젖어 맥주 한캔에 슬슬 분위기 타고 있지만, 아마도 이 벼락같은 비에 고생하고 계실 분들도 있을터. 좀 자중.

방금 <영원의 아이>를 다 읽었다. 텐도 아라타의 글은 처음 읽는다. <애도하는 사람>도 사다 둔지 오래지만, 왠지 넘 무거울 것 같아 감히 손을 못 대고 있다가 <영원의 아이>부터 시도해보기로 결심했다.  


좋은 책인데. 두껍기 그지없는 (800페이지 분량이 두권이라니 헉) 책이지만 지루하지 않고 과거와 현재가 교차되면서 나열되는 주인공들과 그 주변 사람들의 심리묘사도 탁월하고. 그래서 아 이 작가 정말 노력하면서 썼겠다. 자신도 아파하면서 썼겠다 라는 생각이 절로 들었었다.

근데 이런 류의 책. 넘 힘들다. 사실 며칠간 내리 읽으면서 너무 고통스러워서 그만 읽을까 싶었던 적이 몇 번 있었다. 가정내에서 자행되는 아동에 대한 폭력, 물리적이든 성적이든 심리적이든, 에 의해 상처받은 세 아이가 있다. 그 아이들이 한 병원에서 만났고 서로 통했고 그래서 셋이 있었을 때 치유받은 느낌을 가지고 있었는데 어떤 사건을 계기로 헤어졌고 십칠년 뒤 다시 만났을 때는 돌이킬 수 없는 많은 세월의 무게만큼의 죄책감들이 자리잡아 정상적인 궤도를 달리기 힘든 상태였다.

결국 어떤 방식으로든 치유의 단계를 거치게 되는 그들이지만, 그 과정이, 그들의 고통이 그들의 아픔이 그들의 가슴깊은 곳에 내재한 복잡한 심정들이 너무나 고스란히 다가와 읽는 사람에게도 전이되어 정말 힘들었다. 마지막 부분에서는 정말이지 눈물이 주루룩. 슬퍼서 나는 눈물이 아니라 쥐어짜는 듯한 눈물. 소리낼 수 없는 눈물. 그런 것이 나를 압도한다.

한동안, 이런 우울한 책은 안 읽으려고 한다. 이 책만으로도 올해의 우울은 다 짊어진 기분이다. 바깥엔 하염없이 비가 오고 그래서 더 그런 것 같다. 오래도록 잊지 못할 책이고 오래도록 멍에처럼 느껴질 책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러니 <애도하는 사람>은 더더욱 나중에 읽어야지. 아 이 작가 무섭다. 넘 가슴을 후빈다. 조금 멀리하려고 한다.

비는 왜 이리 오나. 내일은 좀 멈추어줘야 할텐데. 아사히 한 캔만 딱 마시고 나도 자야겠다. 마음이 힘들어 잠을 못 이루고 있었다. 빗소리도 우렁차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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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은빛 2010-09-11 03:0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비와 '아사히'가 잘 어울리는 맛인가봐요?
먹어본 적이 없는 저는 어떤 맛일까 그저 궁금할 뿐입니다.
빗소리라 사람 마음을 뒤흔들어 놓는 밤이네요.

비연 2010-09-12 21:11   좋아요 0 | URL
한번 드셔보세요...잘 어울립니다^^

비로그인 2010-09-12 00:0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연님께는 좌락좌락 이었군요.

저한테는 추적추적 이었는데.

비연 2010-09-12 21:15   좋아요 0 | URL
^^;;

ryck 2010-09-12 02:39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비가 오면 다음날 아침에는 해가 반짝 뜨는 맑은 날씨가 되길 빌면서 아사(아침)히(해) 맥주를 먹는거 아녀? 일본어 공부 좀 하는가보네... 무의식적으로 그렇게 맥주도 고르고 말이지... ㅋㅋ

비연 2010-09-12 21:16   좋아요 0 | URL
일본어 공부하고는 거리가 먼 선택이라네, 애석하게도..ㅋㅋㅋㅋㅋㅋㅋㅋ

G.Ego 2010-09-17 02: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6
 


나처럼 책을 좋아라 하는 사람들에게 있어서는 - 사실 알라딘에서는 좌절을 많이 겪고 있지만..이 동네에서는 도대체가 너무나 멋진 독서광(!)들이 많으니 나같은 사람은 뭐라 얘기하기도 민망스럽다 - 좋은 책을 소개해주는 사람들이 그렇게 반가울 수 없다. 물론 내 멋에 겨워 이것저것 고르기는 하지만, 아주 자주는 좋은 책의 글귀를 읽어 주고 거기에 공명하여 함께 기꺼워할 사람들이 주위에 필요한 거다. 나혼자 줄치고 나혼자 좋아라 하고 그런 거에 지칠 때쯤에 말이다.

그렇게 책을 두고 마음의 교감을 두는 사이만큼 멋진 사이가 있을까...내 주위에 아주 드물게 그런 사람들이 있다. 사람들마다 취향이 틀리고 느끼는 게 틀리고 그래서 뭐라고 읽어주면 얼굴 표면으로는 주억거리면서도 속으로는 이거 언제 끝나나 하는 적도 있지만 (그렇다고 그렇게 읽어주는 이들을 폄하하는 건 절대 아니다. 다만 나랑 느낌표를 찍는 그 방점이 틀리다는 것 뿐이다) 어떤 구절을 읽어내려가도 나와 감탄하는 그 타이밍이 같고 비통해하는 그 시점이 동일한 사람은 드문 법이다. 그런데 있다는 것만으로도 감사할 일 아닌가.

오늘 아는 사람이 이 책의 프롤로그들을 읽어주었다. "마음의 사회학". 우리나라 학자인 김홍중 교수가 쓴 책이다. 대구대학교 교수로 있다가 아마 올해 서울대학교로 자리를 옮겼다고 한다. 세상에. 사회학자의 글빨이란. 나 이거 읽어서 프롤로그 옮겨적을 테다. 글을 쓴다고 다 잘 쓰는 건 아니고 기실은 쓰레기통에 직행하는 게 좋겠다는 글들도 많은 이 현실에서 (그게 그냥 작가 뿐 아니라 대학교수가 자기 전공에 대한 얘길 써도 마찬가지다) 이렇게 글을 맛깔나게 쓰는 사람을 만나는 건 정말 행운이 아닐 수 없다.


물론, 프롤로그만 읽고 네가 뭘 알겠어? 라고 한다면 할 말은 없지만, 글이란 게 보면 척 아는 거다. 우리나라 책의 가장 안타까운 점은, 외국의 문헌을 잘 번역해서 옮겨담아두기는 했는데, 우리의 글로, 외국체가 아닌 우리나라 사람의 마음에 가장 맘에 와닿는 글로 써내려간 글이 없다거나 남의 나라 사람들 철학은 딥따 옮겨적었는데 자기의 생각은 없다거나 하는 건데, 이 책은 그런 우려를 처음부터 없애준다. 어떤 현상을 우리나라 말로 잘 적는다는 게 이런 거구나 라는 걸 알게 해주는 글빨 있는 사회학자다.

아는 知人이 그 프롤로그를 찬찬히 한글자 한글자 또박또박 읽어내려가는데 마음에 감전된 듯한 느낌을 받는다. 아. 그런 거구나. 마음이 그런 거고 조직이 그런 거구나. 그걸 우리나라 말로 이렇게 표현할 수도 있는 거구나. 이 교수에 대한 관심 게이지가 하늘을 치솟으며 바로 보관함에 퐁당. 곧 주문 예정이다.

나는 그렇다. 좋은 글 많이 읽고 외국 사람 글 많이 인용하고 그들의 문체 흉내내서 그럴싸하게 보이는 것도 좋지만, 우리나라 말을 우리나라 말 답게 잘 표현해서 우리나라 사람에게 확 와닿게 쓰는 글쟁이 - 교수든, 작가든, 언론인이든 뭐든 뭐든 - 가 많아졌으면 좋겠다. 이제 우리도 우리의 사상적인 체계을 가지고 외국 것을 받아들일 만은 되었다고 보니까. 우리나라 학자들이 그 정도는 된다고 보니까. 이제 그만 베껴썼으면 좋겠다. 내적으로 소화한 글들. 그들의 사상을 우리의 현실에 접목하여 혹은 가장 기본적인 정서 - 마음이랄까 정신이랄까 - 를 우리나라 사람이 이해하기 쉽게 쓰는 글들을 많이 접했으면 싶다. 그게 우리들의 교양을 키우는 길이다. 왠지 맞는 말 같은데 마음에 확 와닿지 않는 글들은 그냥 그런가보다 하고 넘기거나 지식으로 남지만, 내 마음에 콕 박히는 표현들은 새겨져서 쉽사리 파헤쳐지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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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8-25 08:3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쓰신 마지막 문단이 참 가슴에 와 닿습니다. ..

비연 2010-08-25 09:30   좋아요 0 | URL
...^^

sweetmagic 2010-08-25 12: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구 땡기는데요...
한국가면 사와야지 !

비연 2010-08-25 15:21   좋아요 0 | URL
네~ 저도 조만간 꼭 사려구요^^

다락방 2010-08-25 13: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어떻게 하면 내 앞에서 책을 읽어주는 사람을 볼 수 있을까요? 전 아직 누군가가 제게 책을 읽어준 적이 한번도 없었어요. 한번도요. 좀 쓸쓸하네요.

비연 2010-08-25 15:22   좋아요 0 | URL
흠..쓸쓸해지셨다니..이런. 나중에라도 꼭 생기겠지요^^

pjy 2010-08-26 23: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부러워라~~ 책을 읽어주는 친구가 있다니요~
예전에 라디오드라마 참 좋았는데요,, 제5? 공화국 막 이런거요ㅋ

비연 2010-08-28 23:43   좋아요 0 | URL
하하. 라디오 드라마 재밌었죠. 요즘은 안 하나요? ㅋ
책 읽어주는 사람은 누구에게나 반가운가봐요. 제가 괜히 넘 행복하게 느껴져요~
 


여러가지로 어수선하고. 하노이 다녀와서 약속도 많고 일도 많고...그래서 차분히 앉아서 독서란 걸 해보기가 힘든 요즘. 그래도 부여잡고 있는 책들은 몇 권 있다. 물론 내 침대 머리맡에는 읽다간 만 책들이 산처럼 쌓여있기는 하지만, 일단 다 무시하고...(으으으).


읽어봐야지 하다가 놓친 책이었다. 아는 사람에게서 선물을 받고는 냉큼 읽기 시작했다고나 할까. 한겨레신문 논설주간이었고 지금은 인터넷에서 <김선주학교>를 운영하고 있는 김선주의 칼럼들을 모아놓은 책이다. 노무현대통령이 좋아라 했다는 칼럼들. 참여정부에서 몇 번이나 모셔가려고 했으나 언론인으로 남기를 원해 극구 사양했다는 김선주다.

한번씩 읽었던 칼럼이지만 정말 잘 쓴다. 그러니까 잘 쓴다는 기준이 글을 화려하게 쓴다거나 하는 거라면 전혀 아니다. 이 분의 글은 소박하고 담백하고 솔직하다. 그렇지만 할 말을 하는 것에 있어 천박함이 없다. 자기가 하고픈 말을 하기 위해 저속한 표현들도 서슴지 않는 사람들이 있고 그것이 가끔 비위에 거슬리곤 하는 나로서는 (사실 대부분 거슬린다) 이렇게 쓰는 글이 좋을 수밖에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거창한 것을 논하지 않고 그저 일상적인 생활에서도 빛나는 그 무엇을 건져올리는 그녀의 시각이 좋다. 글을 잘 쓰는 첫번째 요소는, 관점 아닐까 한다. 그저 아무 말이나 잘만 쓴다고 글이 다 되는 건 아니니까. 자기만의 관점을 가지고 그것을 다른 사람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혹은 납득을 구하지 않아도 논리가 있게) 글을 구성한다는 건 그렇게 쉬운 일이 아님을 안다. 무엇보다 자기만의 관점. 이부분이 정말 어려운 거다. 누구나 나의 생각이라고 하지만 남의 말들에 의해 오염되고 마치 내 생각인 것마냥 착각하기 쉬울 정도로 수많은 정보와 말과 글들 속에 파묻혀 살고 있는 요즘 같은 때에는 더더욱.

소중하게 매일 조금씩 신문의 칼럼을 읽듯이 읽고 있다. 이렇게 멋지게 나이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글을 쓴다면 이렇게 쓰고 싶다는 생각을 하면서. 그리고 내가 놓치고 사는 부분이 뭔가를 다시한번 생각하면서. 잊어서는 안되는데 잊고 사는 게 뭔지를 또한 되새김질하면서.


마이클 코넬리의 이 작품을 이제야 읽는다. 그 두께에 압도되어 쉽게 잡지를 못했다. 이거 읽기 시작하면 일은 끝이구나 뭐 이런 생각? 근데 지금 이렇게 바쁜 때에 잡는 건 뭐냐구..ㅜ 암튼 해리 보슈가 처음으로 등장한 무려 1992년의 소설이다. 그런데도 읽으면서..아 이래서 마이클 코넬리구나..라는 생각에 회심의 미소를 짓고 있다. 어쩜 이렇게 쓰는 것마다 내 맘에 쏙들게 쓰는건지. 해리 보슈의 캐릭터도 맘에 든다. 제발 순서대로 나와서 그의 캐릭터 진화를 충분히 맛볼 수 있게 배려해주었으면..이라고 다시한번 바래보지만, 뭐 내맘대로 되던가. 출판사 맘이지. 헹~

여하간, 베트남 참전용사로 일명 땅굴쥐였던 해리 보슈가 여차저차해서 경찰에 들어왔고 잘 나가다가 쭈욱 미끄러져서 LA 경찰국 강력범죄반에 들어온 상태에서 이야기는 전개된다. 베트남에 다녀온지 얼마 안 되어인지 괜히 운명처럼 느껴진다는 거지..푸하하. 반쯤 읽은 것 같은데 아직도 밝혀진 건 별로 없고 FBI 여형사와의 로맨스가 지금 막 전개되고 있다. 암튼, 이것도 조금씩 읽고 있는데 웅...좋다.


요즘 성경책처럼 매일 조금씩 강독하고 있는 이 책. 베트남 다녀와서 제일 먼저 집어든 책이고, 난 호치민에 대해서 계속 감동하고 있다. 누구의 인생을 어떻게 다 알 수 있겠는가. 평전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고 자기가 살아낸 인생을 쓴 자서전에도 한계가 있는 법이다. 하지만, 이 사람. 아시아권에서 이 정도로 자국국민들에게 무조건적인 존경을 받고 정신적 지주로 여김을 받는 사람은 일본 천황 외에는 없을 거라는 생각이 든다. 인도도 아시아라면 간디가 있겠지만. 철저한 공산주의자이고 그 원리에 입각해 살았으며 그 인생에는 비밀이 많은 사람. 베트남 민중에게 그저 독립독립 이렇게 강요하기 보다는 좀더 범세계적인 사회주의를 건설하기 위해 꿈을 실어준 사람. 그렇게 기억하며서 지금 조금씩 읽고 있다.

너무 두꺼운 책이라 그냥 올해 말까지 계속 보기로 결심하고 읽고는 있지만 의외로 재미있어서 술술 넘어가기도 한다. 나중에 다시 베트남을 가게 된다면 이 사람의 인생에 대해서는 알 수 있는 껏 다 알고 가고 싶다. 그렇게 가면 또 다른 면모가 보일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베트남에 대해서.

.............


써놓고 보니 무슨 책이든 조금씩 읽고 있는 비연이다..ㅋ 암튼 그래도 내게 있어 바쁜 시기에 읽을 수 있는 책이 있음에 감사한다. 나에게 책이 없었다면 인생을 무슨 낙으로 살았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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웽스북스 2010-08-17 23:0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별에도 예의가 필요하다, 읽어봐야겠어요.
정말 예의가 필요한 별이에요. 지구는.

비연 2010-08-18 10:47   좋아요 0 | URL
요즘 그런 걸 사무치게 느끼게 되는 것 같아요. 예의.
한번 읽어보세요. 웬디님도 좋아하실 듯 해요~^^

pjy 2010-08-18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마이클 코넬리 책이요~~ 저도 '시인'을 읽기 시작하기는 했는데요~ 이게 두꺼워서 정말 두꺼워서요....제가 막 무협지 보느라고 팽개친거 아니예요 ( '')

비연 2010-08-18 10:47   좋아요 0 | URL
ㅎㅎㅎㅎ 무협지보다 재밌을 거에요. 뒤로 갈수록 흥미진진. 맛깔스러운 문장..곧 반하실 겁니당~

하늘바람 2010-08-18 03:5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 호치민에 대해서는 잘 몰랐어요
그렇군요

비연 2010-08-18 10:47   좋아요 0 | URL
네..저도 이제 알아가는 중이에요~^^

ryck 2010-08-18 14:4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가 볼때는 넌 책 없어도 충분히 재미있게 살았을 것임...
클래식, 팝, 국악을 가리지 않는 넓은 음악취향에다가 주종을 가리지 않는 넓은 술 취향에 이어 책이 없다면 완전히 더욱 버닝했을 영화까지.... -_-
이것만으로도 '책이 없었다면 무슨 낙으로' 라는 말이 충분히 무색한 마당에 게다가 요즘은 일본 드라마까지 -_-;;;

비연 2010-08-19 21:50   좋아요 0 | URL
헉. 그래도 책이 main theme이야 내 인생에서..^^;;;;;;;

ryck 2010-08-20 00: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수정 | 삭제 | URL
내가 볼때 비연양의 메인 테마는 두산야구응원 + 곁들여진 치킨맥주.... 가 아닐까 싶은...
두산야구응원 포스팅때만큼 니가 열정적인 적이 없었던거 같고... 두산의 승리와 함께하는 맥주치킨만큼 즐거워했던 적이 없었던거 같다는;;;;

비연 2010-08-20 23:53   좋아요 0 | URL
홋! ㅋㅋㅋㅋ 물론 나의 두산야구응원과 맥주치킨은 엄청난 인생의 main theme이지..^^ 흠..그러고보니 야구보러간 지 넘 오래 되어서 가봐야겠다 라는 생각이 불쑥 드는데? (하면서 바로 인터넷 사이트 뒤지는 비연이라니..ㅜ) 그래도 책이 더 main이야..하하하~^^ (끝까지 우겨대는 비연)
 


7월 말에서 8월 초까지 베트남 출장을 가게 될 것 같다. 약간 공식적인 행사라서 가서 니나노~ 놀 수 있는 여건은 아니고. 따라서 가기 전에 베트남에 대해서 좀 알고 가야 할 필요성이 생겼다. 어디 외국 나갈 때 늘 보던 여행책자만으로는 안되는 그 무엇인가(?)를 찾아서 읽고 가야 한다는 게지.

그런 정보를 얻을 곳은 그저 책이 최고다. 인터넷도 그렇고. 어디 클럽이나 카페에 들어가 가입해서 정보를 얻기도 귀챦고. 어쨌든 책이 최고라고 생각한다. 시간이 좀 많지 않아서 다 읽고 갈 수 있을까 라는 불안감은 있지만서도.


















언어를 익히고 가면 (아주 조금이라도) 그 쪽분들은 많이 반가와 하겠지. 그래서 단어책이나 회화책을 하나 준비할까 싶다. 그 나라에 대해서 알려면 그저 역사를 먼저 알아야 하지 않겠는가. 역사에 대한 책들을 찾아보니 그닥 많지는 않네.

















베트남의 정부조직과 법체계가 필요할 듯 싶다. 최근에는 좀 바뀌긴 했겠지만 그래도 이 책이 가장 최근에 나온 그나마 좀 제대로 되어 보이는 책인 것 같다. All about 시리즈는 앙코르와트 때 많이 좋았었기 때문에 여행책자는 이걸로 살까 생각 중이다. 이 책 시리즈는 그냥 관광지나 쇼핑센터만 열거한 것이 아니라 그 의미와 역사 등에 대해서도 잘 실어놓고 있어서 공부도 되었었다. 베트남에 대한 것은 또 어떨 지 모르지 실물 확인 후 사야겠구만. 베트남의 근현대사는 꼭 필요하겠다. 책을 찾아보면 대개 베트남 전쟁에 대한 내용이나 회상록 등이나 이런 게 많은데 그냥 전쟁에 대한 내용 보다는 역사적인 관점에서 조망한 책이 필요하다.

















베트남 노동법령집과 베트남의 주요산업은...책으로 볼까 아니면 어디 자료를 얻을까 싶기는 하다. 책이 좋기는 한데 아주 최근 자료가 필요하기도 해서 말이다. 그래도 노동법령집 한 권 정도는 풀이해둔 것으로 가지면 괜챦을 것 같기도 하고. 호찌민과 시클로. 호찌민에 대한 이해가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베트남을 이해할 때 호치민을 빼놓을 수 있겠는가.


 

 

 

 

 

 

 
호치민에 대한 이야기나 호치민이 직접 쓴 이야기들이 시중에 많이 번역되어 나와있진 않으나 이 정도는 괜챦을 것 같다. 특히 <호치민 평전>은 이번 기회가 아니라도 꼭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었고. 이 책부터 사야겠다. 인물에 대한 이해가 국가에 대한 이해를 담보할 수도 있다.


이번 출장은 솔직히 부담이 많이 된다. 뭔가 해야 할 것이라는 뭔가 얻어내고 와야 할 것이라는 강박관념이 있다. 엄마가 퇴원하시고 3주만에 가는 거라 괜챦을런지도 걱정이고. 준비도 잘 해서 가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고. 한 2주 정도 열심히 고민해보고 엄마 경과도 잘 지켜보고 그래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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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노아 2010-07-12 00:0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베트남 근현대사와 호찌민과 시클로는 인상 깊게 보았어요. 전 일부러 베트남에서 보물 찾기도 읽었어요. 어린이 책이지만 재밌었어요. ㅎㅎㅎ

비연 2010-07-12 00:10   좋아요 0 | URL
아 마노아님. 베트남 가실 때 읽으신 거에요? 마노아님이 추천해주시는 책이면 가장 먼저 사서 읽어야겠어요. 뭐부터 시작해야 하나 지금 고민 중이거든요.

마노아 2010-07-12 10:13   좋아요 0 | URL
베트남을 가고 싶었지만 못 갔구요.ㅜ.ㅜ
베트남 관련 공부를 해야 해서 읽었어요. 여러 개 읽었는데 그 중 저렇게 두 권이 제일 괜찮았어요.^^

비연 2010-07-12 11:40   좋아요 0 | URL
아. 그러셨구나. 마노아님 추천 받은 책 바로 구입했어요..ㅋㅋㅋㅋㅋ
 

 

울산에 내려갈 때, 이번엔 책을 가져가지 말자. 못 읽은 논문도 가져가서 중간중간 읽고 일어공부도 하고 그러자. 이랬다. 그래서, 터덜터덜 책을 안 가져갔는데..우우웅. 버스 안에서 논문읽기나 공부를 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것임을 다시한번 확인했을 뿐. (미련한 비연)

그래서 올라올 때는 버스를 오랫동안 타야겠다 싶기에 부랴부랴 울산 현대백화점에 있는 영풍문고(라고 하기에는 너무나 소규모의 부스)에 가서 책을 골랐다. 책이 몇 권 없고 대부분 유아/어린이 서적인지라(당연하겠지. 젊은 엄마들이 주변에 많았다) 내가 가지고 있는 책들이 많았다. 고르다고르다 겨우 고른 게 이것.


세계사를 움직이는 다섯가지 힘은 욕망(Desire), 모더니즘(Modernism), 제국주의(Imperialism), 몬스터(Monsters, 자본주의, 사회주의, 또 뭐더라?), 종교(Religions)로 나누어 각각의 역사들을 살펴보는 책이다. 이런 다이제스트식의 역사책을 좋아하지는 않지만, 그냥 한번 쭈욱 읽기에는 무리가 없겠다 싶어 샀다. 처음부터 나오는 얘기가 내가 좋아라 하는 커피에 대한 얘기인 게 더 좋아서이기도 했고. (괴상한 생각으로 책을 고르는 비연이다ㅜㅜ)

버스에서 무지막지하게 자느라 많이 읽지는 못했지만 (암튼 고개를 거의 들어보지도 못했다는..어떻게 그렇게 자냐..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계속 자는 나는 뭥미~) 그래도 나쁘지 않았다. 오늘은 쉬면서 이거나 읽어볼까 라고 생각하니 조금 기쁘고.



알라딘에서 문자가 하나 왔다. 오호라~ 무라카미 하루키의 '1Q84' 3권 예약주문이 개시되었다네!


사실, 1,2권이 썩 내 스탈은 아니었다. 난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들이 훠~~~얼씬 좋다. 그래도 이 책이 아직 안 끝났다는 걸 알았을 때 3권 나오면 꼭 보게 되리라는 걸 알았다. 결말이 궁금하기도 하고. 그것보다 '어떻게' 결말을 지을 지가 궁금하다고나 할까.

나처럼 이 책의 은근한 난해함에 골머리아파하는 사람들이 있는 것이지. 서점에 가보니 1Q84에 대해 설명하는 책들이 벌써 나와 있었다. 흠...나중에 이런 걸 사다 볼 지도 모르겠다. 결말을 보고도 찝찝한 기분이 남는다면 말이다. 어쨌거나 28일 이후에나 도착한다는 예약주문을 오늘 덜컥 해버렸고, 심지어 내 후배에게도 한 권 선물로 배송예약..ㅋㅋㅋㅋ 아 책을 전도하는 비연..ㅋㅋ


이거 사는 김에 몇 권 더 샀다. 암튼 책 사는 것도 병인지. 한 권 만 사려니까 뭔가 좀 걸려서 말이다. 뭐가 걸려? 뭐가? 뭐가? 라고 속으론 울부짖고 있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난 그간 사고 싶었던 책들을 조금...골라서 사버렸다.


지금 봐도 뭐. 꼭 사야 될 책들만 산 거다 뭐..(ㅜㅜ) 여왕벌은 예약판매 중으로 다음 주나 되어야 올 거 같고. 다른 책들은 먼저 오려나.

김남희의 일본여행책은 1권을 이미 샀고 따라서 2권도 사야 하는 것이겠고. ㅋ 일본의 길들을 찍은 사진들도 이쁘고 해서 그냥 바로 사버렸다.

'거대한 지구를 돌려라'는 하이드님 신간소개보고 고른 책인데 자못 기대가 된다. 표지도 이쁘고.  

 
로맹가리의 '그로칼랭'은 언젠간 살 책이었다. 난 책이 나오면 꼭 사는 작가들이 몇 있다. 그들의 책은 우리나라에 있는 책 모두를 소장하고 싶은 꿈이 있고 심지어 그들 작가 자신에 대한 이야기들도 모으고 싶다. 쟝 그르니에, 알베르 카뮈, 수전 손택, 로맹 가리, 움베르토 에코, 미야베 미유키 등등.

그래서 이리 신간이 나오면 참 좋다. 그냥 바라보고만 있어도 좋다. 내 책장이 뭔가 그득해진 것 같고 또 뭔가 내 꿈이 담겨지는 것 같아 좋다. 조만간 저 책더미에 깔려 휘어지려고 하는 책장의 구원을 위하여 조그만 책장들을 몇 개 더 구입할 예정이다. 그러면 책을 더 사게 될지도 모른다. '빈 병상은 반드시 채워지게 되어있다'라고 하지 않는가. (이게 여기서 적당한 비유여? =.=;;;)

암튼 그냥 쉬어버리는 토요일 오후. 좋네. 약간 느긋하고 (사실 느긋하면 안되지만 임의로 느긋해지기로 했다. 몸도 피곤하고 정신도 피곤하고. 머리를 비워야 생각이 들어차는 법) 약간 나른하고 약간 한가한..그런 오후. 토요일 오후라는 말과 잘 들어맞는 느낌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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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로그인 2010-07-10 15: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
좀 쉬세요 ~ 버스에선 그냥 푹 자는게 최고인듯욥. 가끔 너무 곯아떨어져서 침흘릴때도 있지만요 ㅎ

비연 2010-07-10 16:04   좋아요 0 | URL
ㅋㅋㅋㅋㅋ 버스에서도 6시간 가까이 있다보니 자는 것도 한계가 있더라구요..^^;;;;;; 나중엔 자고 싶어도 머리가 아프고 허리도 아프고 책도 눈에 안 들어오고..괜히 속만 부글부글. 금욜날을 일부러 택해 버스를 탄 나에 대한 실망과 저 막히는 도로에 대한 불만 뭐 이런 것들로요..ㅋㅋㅋㅋ 오늘은 편해요^^

ceylontea 2010-07-10 21: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버스에서 책 읽으면 어지럽고, 울렁거리고 결국 멀미를 하게 되던데요.. ㅠㅠ;
잠깐씩 10~20분 정도 타는 버스에서는 그나마 책을 읽기는 하지만요.. 장거리 버스 속은 책, 영화 다 어지럽더라구요.
그런데 6시간이나 자는 것도 허리, 엉덩이 다 으플 것 같아요. ^^

비연 2010-07-10 22:49   좋아요 0 | URL
ceylontea님이다! 웅...요즘 넘 뜸하세요~~ 암튼 방가방가^^
버스에서 책 읽는 건 넘 힘들더라구요 사실. 그렇다고 아무 것도 안 하자니 그렇고. 잠도 사실 2~3시간 마구 자고 나면 잠이 안 오고 말똥말똥이죠..ㅜㅜ 담부턴 버스 안 타려구요..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