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꿀꿀한 마음에 누쿠이 도쿠로의 '통곡' 을 집어들었다, 그것도 야밤에. 내용 보니 유아살해에 관한 이야기라 사놓은 지는 엄청 되었지만, 정말 손이 가지 않는 책이었다. 읽으면 가슴이 너무 아플 것 같아서 말이다. 제목도..'통곡'..ㅜㅜ



대단한 필력의 작가다. 이게 데뷔작이라는데, 짜임새가 있고 심리묘사가 세부적이며 어둡고 힘들지만 손에서 책을 못 놓게 만드는 매력을 지닌 작가다. 물론 내용은...제목의 '통곡'이 이해되었을 때는 가슴 한 구석이 서늘해졌었다. 그 외로움이 그대로 느껴져서 말이다.

내가 좋아라 하는 책들은 가만히 보면...주인공들의 외로움이, 인생에 대한 고독이 전해지는 책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며칠 전에 읽은 '마크스의 산'도 그랬다. 그 마지막 장면은, 너무 외롭게 느껴져서 몇 번을 되풀이해 읽었다. 잔인한 살인사건이 나고 그래서 범인을 색출하는 것에 전전긍긍하는 내용이 끌려서라기보다는 그 속에 단조롭지만 무시할 수 없는 인생들이 있고 짙은 고독과 우수를 담은 분위기에 끌린다. 그러고보니 '마크스의 산'이나 '통곡'이나 경찰들이 나온다. 경찰소설들이라. 일본만큼 이런 내용을 좋아라 하는 데가 있을까나.
 


누쿠이 도쿠로의 다른 책들도 일단 사보아야겠다. 증후군 시리즈와 '우행록'이 나와있다.

 
 








표지만으로도 너무 우울해져서 살까말까 망설이게 되지만서도...이만한 질의 작품을 내는 작가가 흔한 것은 아니므로 일단 읽고 싶다는 생각은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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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故 장영희 교수 1주기


작년에는 정말 아까운 분들이 많이 돌아가셨고..그래서 올해는 아마도 일년 내내 '1주기'임을 기억해야 할 지도 모르겠다. 글이나 삶이나 귀감이 되는 그런 분들이 돌아가시는 건, 영생이 있고 저세상이 있다고 내게 100% 장담한다고 해도 일단 너무나 슬픈 일이다. 그저 육신의 얼굴을 보고 육성을 듣고 환하게 퍼지는 그분들의 웃음을 내 귀로 들어야 직성이 풀리는 비연인지라. 



1. 김수환 추기경, 2월 16일. 


  

 

 




세상에 어른이 없는 요즘. 한 마디 한 마디에 힘이 있고 정의를 위해 몸을 사리지 않으나 약자에게 약하고 한없이 자애로울 수 있는 사람이 너무나 드문데. 작년 2월에 돌아가신 김수환 추기경. 그 모습이 아직도 눈에 선하다. 나는 가톨릭신자는 아니지만, 항상 마음에 존경심을 품고 있었던 것 같다. '내 탓이오'를 외치던 분. 끝까지 편안한 모습으로, 끝까지 남을 배려하는 모습으로 사셨던 분. 그러면서도 인간적인 면모를 잃지 않으셨던 분.

2. 김점선 서양화가, 3월 22일.

 

 

 

 


많은 책들에 삽화를 그렸었던 서양화가 김점선.  절친했던 장영희 교수도 이 해에 세상을 떠나고 이해인 수녀는 지금도 투병 중이시다. 뭐랄까. 보고 있으면 소박하지만 큰 힘이 느껴지던 분이었고, 서양화라고 하나 마치 우리의 그림같은 느낌을 주는 화풍이었다. 꾸미지 않는 삶이, 그래서 그 책들이 사람들에게 많은 것들을 선사했었을텐데. 이제 그 분은 가고 그림만 남았다.



3. 장영희 교수. 5월 9일. 



  

 

 

벌써 이렇게 되었는가. 작년에 참 너무나 괴로왔던 시절에 이 분의 글들이 내게 얼마나 위안을 주었는가를 생각하면...정말 가슴 한구석이 찡해지고 아파온다. 알라딘 도서팀에서도 6권의 책들을 추천하고 있다. 많은 고난 속에서도 희망을 노래하되 그것이 억지로 지어낸 것처럼 느껴지지 않도록 하는 힘은 아무에게나 주어지는 것이 아니다. 진실로 바닥까지 가보았던 사람, 그래서 그걸 박차고 올라오고자 심정적으로 육체적으로 한없이 노력했던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장영희 교수의 글들이 우리에게 와닿는 건 아마도 그런 느낌들이 진하게 전해져서가 아닐까.



4. 노무현 대통령, 5월 23일. 

 

 

 




작년 그 때가 기억난다....그 때의 충격은 참 오래 갔었다. 이제 1주기가 다가오니 더 커지는 것 같다. 내가 생전에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지지자였다거나 했던 것도 아닌데 이렇게 감상적이 되는 건, 아마도..억울해서겠지. 도대체 이런 식으로 마무리를 지으면 어떻게 하느냐는 원망감이겠지. 노무현이 꿈꾸었던 나라의 발치에도 아직 못 갔는데 허망하게 혼자 갈 길을 재촉한 데에 대한 상실감이겠지...그 이후 많은 책들이 나왔다. 읽은 것도 있고 안 읽은 것도 있지만..그래. 어쩌면 이론가였을 수도 있고 어쩌면 시대의 흐름을 잘못 타고 났을 수도 있지만, 우리가 언제 이런 생각을 가진 대통령을 또 만날 수 있겠는가 라는 슬픔은 남는다. 



5. 김대중 대통령, 8월 18일.  





 

 

 

김대중 대통령이 돌아가시고 나서 가장 허망하게 느껴졌던 건 그의 큰 아들 모습이었다, 아이러니하게도. 남보다 앞선 사상과 실천으로 살아간 사람의 자식은 고문의 후유증으로 망가져 있었고 그를 바라보던 아버지의 심정은 어떠했겠는가를 생각하니 나마저도 가슴 한 구석에 몽둥이가 내리쳐지는 것 같았다. 우리나라가 민주화가 되었다면...이 분을 빼놓고 뭔가를 말할 수 있겠는가. 더이상의 말이 필요없는 인생이었고 죽음이었다.

...............


누구나 태어나서 죽는다. 사람이 겸손할 수 있다면 바로 이 점 때문일 것이다. 그 어떤 인생을 산다고 해도 누구나 딱 한번 태어나고 딱 한번 죽는 것. 그렇게 딱 한번 태어나서 딱 한번 죽은 분들 중에서 작년 내 가슴을 서럽게 했던 분들을 모아보았다. 그 인생들을 얘기하자면 얼마나 많은 이야기들이 있겠는가마는, 죽음은 그 모든 것을 덮는다. 하지만, 영향력이 있는 인생이라는 것, 그 여파까지는 죽음이 덮지 못하는 법. 이야기는 실종되어도 그 느낌, 그 생각들은 어느 틈엔가 번져져 있다는 것을 절실히 느낀다.

드물게 추웠던 며칠이 지나고 4월의 마지막날, 봄을 느끼게 해주는 이 날. 4월은 잔인한 달이라고 말했던 어느 시인의 글이 생각나는 날, 장영희 교수의 1주기를 맞아 한번 적어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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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tella.K 2010-05-01 11:4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벌써 1년이군요. 지난 한해 참 안타까운 죽음이 많았어요.
내년 이맘 때 우린 또 어떤이의 죽음을 기억하게 될까요?

비연 2010-05-03 08:17   좋아요 0 | URL
아..그런 생각을 하면 마음이 참 아립니다.
 

 

지금부터 적립금이랑 예치금이랑 등등등을 쓰지 말고 몽창 모아서 이거 사기로 오늘 결심. 매번 책 살 때마다 써버렸었는데 찔끔찔끔..이번엔 이걸 사기 위해서 모아보기로 했다.
지금 나한테 1권이 있는데 이건 중고샵에 내놓고 팔아야겠다. 6권 모조리 사서 어디 틀어박혀서 읽어버려야지.. (어디로?ㅜㅜ)
암튼, 이거 다 나와서 넘 반갑다. 소장가치가 있는 책이 나온다는 것은 얼마나 기쁜 일이던가.
 

 

이런. 바쁘다면서 또 알라딘이다. 빨리 나가서 미팅 준비하자. 우잉. 비연, 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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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0-04-21 08:5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흠...좋은 아이디어이신데... 시간이 좀 걸리겠는걸요? ㅎㅎ 1권은 저에게 파시는게 어떠신지..

비연 2010-04-22 00:34   좋아요 0 | URL
앗. 머큐리님. 그냥 드릴께요^^

기억의집 2010-04-21 10:2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와우 기번의 로마제국흥망사가 전권으로 나왔군요. 저도 1권 있는데... 책 두께도 그렇고 양장본에..가격 만만치 않겠어요. 비연님, 한달은 저 책 사시면 한달간 걱정 없으시겠어요^^

헉 방금 검색했다가 144,900원, 혹 모르니깐 쿠폰 발행할 때 지름심이 어떤지..전 정경화 40주년 기념 앨범도 기다려보니 8천원짜리 쿠폰 줘서 질렀거든요^^ 제 생각엔 저 책 분명 조만간 쿠폰 따라올거에요.

비연 2010-04-22 00:35   좋아요 0 | URL
ㅋㅋㅋ 그럼 기억의집님 말씀 따라 쿠폰행사 할 때까지 기다려볼까요. 아무래도 적립금이랑 다 쌓이려면 어차피 기다려야 하기도 하구요..이런 책은 아마 계속 잡고 있어도 한달은 걸리겠죠? ㅋ 정신건강엔 좋을 듯~

데메트리오스 2010-04-21 14: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예전에 대광서림에서 나온 11권짜리 전집을 산 적이 있었는데 일본어판을 중역한데다 문장도 엉망이라 읽는데 고생한 기억이 나네요. 책의 명성을 생각한다면 진작에 제대로 번역됐어야할 책이 이제야 나온것 같아요 ㅎㅎ

비연 2010-04-22 00:36   좋아요 0 | URL
아. 정말 번역이 중요한데. 11권이나 되는 책이 번역이 엉망이라면..으흐흑. 이건 꼭 사야 할 책 맞는 거겠죠?ㅋ

2010-04-26 09:10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0-04-26 13:1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02 13:34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3-01-02 21:21   URL
비밀 댓글입니다.
 


강상중 교수의 '고민하는 힘'을 읽고 있다. 이 분, 유명한 분이고 즐겨 찾는 사람들도 많지만, 나는 이번이 처음이다. 재일교포 교수라는 것 외에는 아는 게 없었다. 그런데 이 책을 접해보니, 아..이 사람은 인생 자체가 고민이었고 그래서 이런 글이 나올 수밖에 없었겠구나 라는 생각이 든다.



 

 

 

 










여러 권이 나와 있다. 프리모 레비나 서경식 교수와 같이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사람들의 글은 그런 것이 없었던 사람들에 비해 내 마음 바닥 어딘가에서 끌어올려지는 무엇인가를 발견하게 하다. 그래서 즐겨 읽게 된다. 강상중 교수는 이 책에서 막스 베버와 나츠메 소세키에게서 받은 영감에 대해 줄곧 이야기하고 있다.






















나츠메 소세키의 글이 이렇게 많이 번역되어 나와 있음에 놀랐다. 일본추리소설 열풍 때문에 아는 일본 작가라고는 추리소설 작가 밖에 대지 못하는 게 아닌가 싶은 불안감을 가졌었는데, 미시마 유키오 등의 작품들을 접하면서 괜챦아졌었건만, 이제 나츠메 소세키의 글에 관심을 가질 수 있겠다. 아직까지 이 사람 작품 안 읽어 봤어? 라고...뭐라 해도 할 수 없지 뭔가.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책은 '그 후'라는 책이다. 강상중 교수이 예로 들고 있는 여러 책들도 함께 구입해 읽어봐야겠다.




















막스 베버의 글들.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저자는 자본주의 금욕적이었던 초창기 프로테스탄트들의 노동의 댓가로 일구어진 것이나 지금은 변질되었음을 이야기하고 있다고 한다. 최근에 읽은 김두식의 '교회 속의 세상, 세상 속의 교회'와 통하는 이야기라 반가왔다. 강상중 교수라는 사람에 대해서 궁금해지니 그가 마음에 두고 있다는 이 두 사람 - 막스 베버와 나츠메 소세키 - 에 대한 관심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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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연 2010-04-17 00: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런 사람의 글을 원문으로 읽고 싶어서 일어 시작했는데...요..원..하..다..ㅜㅜ
 


4월 3일부터 잠정휴업에 들어갔다고 이전 글에서 밝혔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잠정휴업이란 무엇인가. 조금 아주 조금 고민했었다. 일주일 완전 쉬니까 나만의 시간이 왕창 늘어나니까 뭔가 할 수 있지 않을까 라고..지금 생각하면 헛된 망상에 젖었더랬다.

쉬기 시작한 순간부터 더 아파오기 시작했고, 근 닷새동안 난 '아무 것'도 하지 못했다고 고백하는 바이다. 기상시간은 해가 중천에 걸렸을 때 쯤이 되었고 그 때 겨우 몸 추스려 일어나서는 아침 겸 점심을 꾸역꾸역 먹고 다시 졸려 자고 그리고 저녁인지 야참인지 모르는 밥을 먹고 또 자고. 이런 생활의 연속이었다. 전화도 받지 않고 네이트온에 접속도 하지 않았고 아주 가끔 돌아오는 머리에 메일 내용을 구겨 넣곤 했다.

무슨 겨울잠도 아니고 왠 잠을 그리 자대었냐? 라고 의아해할 지도 모르겠으나, 아프니까 그저 잠이었다. 뭐 생각할 겨를도 없었고 별로 생각하고 싶지도 않았다. 블로그질도 (사실 이거 거의 폐가 수준이라 복귀하고 싶은 마음은 굴뚝같고 쌓여있는 사진들 보면 한숨만 나온다), 책읽기도, 심지어 그냥 앉아서 TV 보기도 못했다면 할 말 다 했음이다.

어제 점심 때 쯤 되니 조금 정신이 들었다. 그 전에는 수퍼만 다녀와도 할머니처럼 헥헥거리고 퍽픽 쓰러지기 일쑤였으나 (여기서 짚고 넘어가는데, 난 한번쯤 픽 쓰러지는 게 어릴 때부터의 로망이었다. 그 왜 있지 않은가. 운동장에서 조회할 때 갑자기 모로 쓰러지는 여성들. 나중에 실제로 쓰러져본 사람들 얘기 들어보니 그게 말짱 쑈였음에 좀 분개했더랬다. 정말 쓰러지면, 순식간에 '퍽' 쓰러지기 때문에 바닥에 어느새 헤딩하는 자신만이 남을 뿐이라나) 어제부터는 좀 다녀도 괜챦았다. 그래서 몇 주간의 숙원이었던 미용실 가기를 실행했고 쇼핑도 했다.

서론이 길긴 하지만, 그 기간 중에도 내가 놓지 못 했던 것이 딱 두가지가 있었다. 바로 '야구''닉혼비 런던스타일 책읽기' 였다. 


야구야 뭐...흐흐흐흐. 오늘도 결.국. 역전승을 하면서 선두자리를 굳히고 있는 두산이다. 초반에 너무 힘 빼는 거 아니야 라는 불안감도 있지만 여지없이 더욱 강해진 면모를 보이고 있으니 한번 믿어볼 만 하지 않나 싶다. 이성열의 활약이 매우 돋보인다는 것도 주목. 늘 새로운 타자나 투수가 확 달라진 모습을 보여준다는 게 또 두산의 매력.

어쨌거나, 책 얘기로 돌아가서. 닉혼비의 책은..뭐랄까 정말이지 손에서 놓지 못하게 하는 재주가 있다. 특히 이 책은 닉혼비 나름의 독서월기(月記) 정도가 되는 지라 개인적인 얘기나 느낌들이 뚜렷이 드러나서 더욱 흥미로왔다. 대부분의 리뷰에서 얘기들 되고 있지만, 지루한 책읽기는 집어치우고 마음 가는 책을 읽어라..라는 내용의 모토도 무지하게 마음에 든다 이거다.

읽는 내내 정말 유쾌했고 책 안 읽는다 안 읽는다 하면서도 쉼없이 책을 사고 어떻게든 읽어나가면서 그 속에 담긴 여러가지 문학적 의미라든가 맥락등을 짚어나가는 그가 감탄스러울 뿐이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낀 점 세 가지.

하나. 난 다른 사람들은 사는 책 다 읽는 줄 알았건만..그래서 내가 중독처럼 책 사는 것에 좀 미안함 혹은..부끄러움 뭐 그런 걸 가지고 있었는데 말이다. 세상에. 닉혼비도 그러더라는! 그는 읽을만한 책은 침대 머리맡의 책장에 두고 세월이 지나 살 당시의 매력이 점점 옅어지는 책들은 다른 책장으로 이동시키곤 한다고 한다. 흠..나도 책장을 그렇게 분류해볼까나.

둘. 닉혼비가 샀다거나 읽었다거나 하는 책 중에 내가 모르는 게 왜 이리 많은 건지. 세상은 넓고 볼 책은 많다..이런 말이 실감이 팍팍 났다. 나랑 겹치는 게 손에 꼽을 정도. (물론 나보다 독서량이 훨씬 많은 분들도 많으니까 이건 나한테만 해당되는 이야기^^) 그래도 내가 읽고 좋았던 것을 닉혼비도 좋다고 했을 때는 괜스레 좋더라. 내가 좋아하는 작가니까. 그런 사람이 인정한 책을 나도 좋게 보았다는 건 좀 우쭐한 이야기 아닌가. 큭.

셋. 번역한 것만 보지 말고 원서를 한번 봐야겠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의 영어는 어떨런지. 내가 그닥 영어를 잘 하지 못해서 그 위트와 유머와 촌철살인이 그대로 전해질지는 의문이지만. 생생한 글을 읽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 그 정도. '하이 피델리티'는 읽었니까, '어바웃 어 보이' 나 '슬램'을 한번 골라볼까.

나도 이런 식으로 정리해볼까 하는 마음도 든다. 그 달의 읽은 책과 산 책을 나열하고 느낌을 적어나가는. 혹은 한 책에서 얻은 정보로 다른 책을 고르는 등의. 나의 독서원칙은 완전히 자유분방이지만, 한가지가 있다면 '좋아하는 작가는 전권 완독'(번역이 다 된다면. 러시아어 이런 걸 원서로 읽을 순 없으니. 하긴 영어일지라도ㅜ) 그리고 '싫어하는 작가도 세권이상 읽기'인데, 거기에 하나 더 덧붙여도 좋겠다. '책에서 나온 책 혹은 작가글 읽기' 이 정도.

이 책에서 한가지 아쉬운 점은 4쇄까지 나왔는데도 군데군데 오자나 탈자가 보인다는 것. 예를 들어, p237에서 '나는 '길리아드'의 몇 부분은 여러 번 다시 읽어야 했다. 하지만 은혜와 빚, 세례에 관한 아름답고 명쾌한 부분은 수차례 읽고 나서야 겨우 조금 이해했다.' 이렇게 써 있는데 아무리 생각해도 '빚'이 아름답고 명쾌할 것 같지는 않아서 말이다. '빛' 아닐까? 내가 잘못 이해한 것일 수도 있다. 암튼 난 두세번 반복해 읽어도 확 와닿지 않는 부분이다.

뱀꼬리. 쉬는 동안 즐찾이 하나 빠졌다. 흑. 즐찾 찾아서 빼기도 힘들텐데, 그렇게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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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큐리 2010-04-09 1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건강하셔야 할텐데.. 수면치료법은 제법 효과를 보신건가요??

비연 2010-04-09 23:41   좋아요 0 | URL
머큐리님..좀 나아지고 있답니다..^^;;; 걱정해주셔서 감사해요~

다락방 2010-04-09 11:1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전 책을 많이 읽는 편도 아닌데, 런던스타일 책읽기에는 제가 읽은책이 무척 많이 나오더라구요. 그래서 엄청 신나하며 읽었었어요. 나도 읽었어, 나도 읽었어, 하면서 말이지요.

미용실가기도 하셨고 쇼핑도 하셨다니, 그만큼 몸이 좀 나아졌다니 다행이에요. 건강해야죠.

비연 2010-04-09 23:42   좋아요 0 | URL
헉. 다락방님의 독서력을 입증하는...^^ 걱정해주셔서 감사하구요, 저도 분발해야겠어요. 책 '더' 많이 읽기로..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