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즈미 지음 / 애니북스 / 2013년 11월
'내일 결혼한다.'라고 시작하는 '결혼식 전날'
제목만 봤을때는 정말 제목처럼 '결혼식 전날'의 이야기를 다룬, 결혼전 여자와 남자의 심리를 바탕으로 한 로맨스 만화일거라 생각했던 제 예상은 아주 보기 좋게 깨졌답니다.^^
[휴일에 뒹굴거리는 남편 코스프레스 하는 예비 신랑 신부^^ 왠지 귀여워~~]
처음에는 한권의 만화가 아닌 단편 만화인점이 살짝 불안했었답니다. 단편이 주는 묘미는 있지만, 소설과 달리 만화는 너무 페이지가 짧아서 자칫 스토리가 제대로 연결되지 않고 끝나면, 어딘지 화장실 가서 볼일 보고 손 안 씻은 듯한 찜찜한 느낌을 주기도 하거든요. ㅋㅋ 하지만 '결혼식 전날'은 예상보다 훨씬 좋아서 읽으면서 신났어요.
처음에는 예비신랑님이 참 까칠하네... 결혼전에도 저렇게 까칠해서야, 결혼후에는 어떻하지? 생각했어요. 하지만 우는 예비신부를 위해 따뜻하게 배려해주는 모습을 보고 어쩜 이 남자 나쁜남자가 아닐지 몰라... 생각했어요.
그리고....'훅'하고 저에게 한방 먹였답니다.
아 이 만화의 정체가 이런거였어요. 전혀 대비하고 있지 않다가 저는 제대로 맞았네요.^^
어린딸보다 훨씬 철이 없고 날라리 같은 아빠.
아빠를 보고 싶어하는 어린딸의 마음도 몰라주고, 자기 멋대로인 아빠가 왠지 얄미웠어요.
하지만 본심은 어린 딸이 너무 자기 나이와 다르게 애 어른 같아 속상해하는 자상한 아빠였어요. 아무래도 일하는 엄마랑 사는 딸이 엄마 대신 집안일을 돌보다보니 아빠보다 더 어른스러워 보였어요. 그래서 아빠는 잠깐의 시간이라도 딸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내려 해요.
역시나... 아빠도 나쁜 남자가 아닐지 몰라~~~.
흑... T.T 또 한방 먹었네....
여러 단편중에 저는 책 제목이기도 한 '결혼식 전날'과 '아즈사 2호로 재회'가 가장 마음에 들었어요. 제가 좋아하는 스타일이랄까...^^
'결혼식 전날'외 다른 단편들도 마찬가지지만 두 사람의 인연(부녀, 형제, 남매...)에 대해 아름답고 따뜻하지만 때론 찌릿하게 가슴아픈 그들의 관계를 풀어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착각하고 만화책 읽기 잘한것 같아요.^^
이런 구도의 그림도 마음에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