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핵심은 마녀사냥을 자본주의의 본원적 축적과정에서의 필수적인 과정으로 연결짓는 것이다.

맑스주의에서 말하는 본원적 축적이란 토지와 같은 생산수단의 사유화와 노동계급의 형성과정을 핵심으로 한다.(이 책에서 그토록 강조되어 말해지는 인클로저 운동과 이를 통해 토지에서 쫒겨나는 농민들이 바로 그 과정이다.)

이 두 과정 모두에서 기존의 공동체를 해체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토지는 공동체의 소유에서 해체되어야 하며, 개인 노동자들 역시 봉건적 신분적 구속과 토지에의 구속에서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여기서 저자인 실비아 페데리치는 이 중세적 공동체를 유지하는 핵심이 바로 여성들의 공동체였다고 주장하는 듯하다.

따라서 여성과 그들의 공동체, 그리고 그들이 공유하고 있던 전통적 가치와 관계들이 핵심 공격대상이 될 수 밖에 없었고, 마녀사냥은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공격 수단이었다는 것, 그리고 마녀사냥과정에서의 여성들을 죽이는 방법이 그토록 잔인했던 것은 자본의 공격에 대해 함부로 저항하지 못하도록 하기 위한 공포분위기의 조성 수단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어서 저자는 오늘 날 특히 아프리카 지역에서 이런 자본의 본원적 축적이 일어나고 있고, 이 지역들에서 과거와 같은 마녀사냥이 다시 일어나고 있음을 얘기한다.

오늘날 아프리카나 다른 제3세계 지역의 자본주의화는 당연히 제1세계의 자본투자에 의한 것일 수 밖에 없고, 따라서 제3세계 지역들에서의 마녀사냥의 재현이 바로 UN을 비롯한 제1세계에 직접적인 책임이 있음을 지적한다. 

유럽과 미국의 페미니스트들조차도 아프리카, 아랍, 라틴 아메리카에서 일어나는 여성에 대한 마녀사냥의 재현에 대해서 입을 다물고 행동하지 않는 것에 대해서 비판하고 있는 것이다. 


이러한 저자의 견해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의문점이 든다.


1. 근세에 들어 마녀사냥이 본격화하기 이전 중세 공동체 사회의 가치를 유지하고 공동체의 경제를 담보하는 것이 정말 여성이었나? 저자의 견해를 받아들이면 중세가 자본주의보다는 여성에 대한 억압이 덜했다 내지는 중세에는 여성들의 파워가 더 컸다는 견해로도 소급될 수 있을 것 같다. 저자가 물론 대놓고 이렇게 말하지는 않지만 충분히 그런 혐의는 보인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문제제기를 하면 결론이 여성의 전통적인 공동체를 회복하자 뭐 이런 식으로 갈 수 있다는거다. 중세적 공동체문화의 회복이 정답인가? 아니라는 것 다 알지 않나? 왜냐하면 중세라고 딱히 여성에게 다르지 않지 않은가말이다.


2. 마녀사냥을 자본의 본원적 축적과 연결지어서 설명한 것은 굉장히 독특하고 새로운 해석이다. 또한 자본주의가 농촌의 토지를 사유화하는 과정에서 공동체의 가치를 지키고자 했던 여성들을 제거하는 수단으로 마녀사냥을 활용했다는 것도 수긍할 수 있다. 자본주의는 정말 괴물처럼 모든 것을 먹어치웠고, 자본주의가 나아가는 길에 방해가 되는것에 공포를 활용하는 것 역시 오래 된 수법이다. 그런데 그것을 마녀사냥의 본질적 원인으로 보는건 좀 생각해봐야 할거 같다. 

실제로 마녀사냥과정에서 돈많은 과부나 결혼하지 않은 상속녀들이 마녀로 몰린 경우가 많았다. 그 배후에는 당연히 그들의 재산을 빼앗고자하는 친척 남자들과 재산몰수에서 이익을 얻을 교회나 재판관들이 있었던 것은 당연하고. 또 마녀사냥은 종교가 최고의 권위를 과시하던 중세가 아니라 중세의 해체기- 종교적으로는 종교개혁으로 인해 카톨릭이 위기에 처했던 시기에 가장 끔찍하게 일어났다. 여기서 보다 주도적이었던 것은 기독교 내의 구교와 신교사이의 주도권 다툼이 희생양을 찾았다는 견해도 가능하다. 사실상 마녀사냥처럼 커다란 역사적 사건을 단 하나의 주된 원인으로 환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러면 저자는 왜 무리하게 이런 해석을 시도하는 걸까?


3. 내 생각에 마녀사냥에 대한 이런 해석은 오늘날 아프리카와 인도, 라틴아메리카 일부 지역에서 재생되고 있는 마녀사냥에 대한 근원적인 책임을 묻는 것과 관련이 있다고 생각된다. 저자는 지금의 마녀사냥 역시 자본주의의 확산과정과 필연적인 관계가 있다고 주장하며 그 책임을 자본에 돌린다. 인도의 지참금 살인, 아프리카의 채굴경제를 위한 다국적기업의 토지강탈은 당연히 돈의 문제다. 그러나 그것만인가? 이 지역들에서의 여성에 대한 억압과 살인이 자본이 철수하면 해결될 수 있는 문제인가? 이 지역들 내의 빌어먹을 역사적 전통들은 여성억압과 살해와 관련이 없는가? 아니면 적어도 부차적인 문제라고 치부할 수는 있는가? 문제는 저자의 해석을 따르면 오늘날 아프리카, 아시아등의 지역에서의 여성살해의 원인을 너무 좁게 잡음으로써 그 해결책 역시 편협해지지 않는가 하는 점이다.


저자의 해석은 신선했고, 마녀사냥에 대해 새로운 관점과 원인을 파악할 수 있는 힘을 줬지만 그 해석이 지나치게 과장되어 현실을 이론에 맞추고 있지 않나 하는 의심이 든다. 이 책이 팜플렛의 성격이 강하다는걸 감안하면 나의 기우일 수도 있겠지만 고민을 좀 더 해봐야 할 거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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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3-08-16 01:2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넘 똑똑하세요.
이렇게 조목조목 설명하고 비판하고 해석해 주시다뇨👍👍
마녀사냥을 자본주의와 연결시킨 저자의 생각도 신선해 보이고 납득이 가는데요.
자본주의가 뭔들 못하겠냐고요.

바람돌이 2023-08-16 11:14   좋아요 2 | URL
헉 똑똑이라니... 갑자기 막 으쓱하다가 그래도 내가 딱히 똑똑하지는 않지 이러면서 막 왔다 갔다리.... ㅎㅎ
그저 책을 읽다가 의문점을 나열한거고, 또 그 의문들이 실천의 방향을 잘 못 설정할 수도 있겠다라는 생각이 좀 많이 들었어요. 제가 이 저자를 좀 더 이해하려면 다른 책을 더 읽어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자본주의의 무소불위야 말해 뭣하겠어요. 무서워요. ㅠ.ㅠ

독서괭 2023-08-16 01: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의 의문 제기, 공감 갑니다! 한번도 생각 못 해봤던 관점이라 신선하고 놀라웠는데, 뒷받침할 논거들에 대해서는 <캘리번과 마녀>를 읽어봐야 할 것 같아요. 저는 11월에 읽을 책으로 찜해두었습니다 ㅎㅎ

바람돌이 2023-08-16 11:15   좋아요 2 | URL
아 이렇게 읽어야 할 책이 늘어나는건 한편으로 기쁘면서도 제가 읽고 싶어서 줄세워놓은 책들을 보면 또 눈물이....ㅠ.ㅠ 이 작가의 생각을 좀 더 제대로 봐야겠다는 생각은 들었습니다. <캘리번과 마녀>요. 에휴~~~

페크pek0501 2023-08-16 13:0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의문점 제기, 잘 읽었습니다. 독서를 할 때의 ‘바람직한 자세‘인 것 같습니다.
무엇이든 관점에 따라 달리 해석할 여지가 충분하지요.
이런 페이퍼, 환영합니다!!!

바람돌이 2023-08-16 14:29   좋아요 1 | URL
아마 제가 공부가 부족해서 제대로 읽지 못한 면도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앞으로 공부를 좀 더 제대로 해야 한다는 생각만 자꾸 드네요. 다른 분들은 어떻게 읽으셨는지도 궁금하고요.

건수하 2023-08-16 14: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이런 문제제기 넘 멋집니다 ^^ 2년 전에 읽었지만 기억과 발췌했던 것을 더듬어 댓글을 달아봅니다.

1번은 저도 <캘리번과 마녀> 읽으면서 좀 김이 빠지는 느낌이었는데.. 중세가 지금보다 나았다니 말이죠. 말씀하신대로 중세에 지금보다 생활 수준이 높았던 것은 아니고 여성의 자립도가 높았다는 것입니다. <캘리번과 마녀>에서도 공유지, 공동체를 강조하고, 페데리치가 실제로 이탈리아에서 공동체 운동에 참여했던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번은 <캘리번과 마녀>에서도 아주 구체적인 근거가 제시되지는 않고 (당시의 사료들이 별로 남아있지 않다고 하네요) 자본주의가 태동하는 시기와 마녀사냥이 많이 일어났던 시기가 같다, 그리고 그 시기 이전 아메리카 대륙에서의 식민지배와 노예화 과정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라고 나옵니다. 그리고 가톨릭과 청교도 국가가 종교적으로는 대립했지만 마녀를 박해함에 있어서는 뜻을 같이 했다 라는 말도 있었어요.

3번의 날카로운 지적은... 아프가니스탄을 생각하면 꼭 자본주의와 연결하여 생각할 수는 없을 것도 같습니다. 그래서인지 이 책에 이슬람 이야기는 나오지 않아서 좀 아쉬웠습니다. 물론 아프가니스탄의 탈레반도 결국 돈은 자본주의로부터 가져오겠지만요... 전에 <이슬람 전사의 탄생>을 읽었는데 이 지역 역시 경제와 정치가 매우 밀접하게 연관이 되어있더군요.


그래서 결론은... 바람돌이님이 <캘리번과 마녀>도 읽으시고 날카롭게 지적해주시면 좋겠습니다. ^^

바람돌이 2023-08-16 15:24   좋아요 2 | URL
와우 2년전에 읽을걸 기억하시다니요. 역시 공부하는 수하님 너무 멋져요.

1번에서 중세에 여성의 자립도가 높은 것도 노동의 남녀분업이 확고하게 분리되는게 자본주의에 와서부터이잖아요. 그래서 중세의 농업노동사회에서는 사실상 남녀 모두 더 열악한 처지였던 걸 또 어떻게 생각해야 하나 싶더라구요. 공동체의 복원에 대해서는 우리나라에서도 마을공동체 하는 식으로 많이 이야기되고 추진되어지는데, 그 의도에 대해서는 저도 충분히 공감하시만 그것의 효과에 대해서는 아직 잘 모르겠어요.

2번과 3번 모두 사실상 자본주의의 발흥과 확대만으로 설명할 수 없을거 같아요. 이렇게 설명해버릴 때 세계의 너무 많은 여성살해, 심지어 우리나라에서도 여성협오살해가 점점 늘어나고 있잖아요. 이런 것들에 대해서 오히려 제대로 원인을 파악하기 힘들어질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자꾸 드네요.

<캘리번과 마녀>는 올해가 가기전에 읽는걸로요. 노력해보겟습니다. ^^ 그리고 다시 한번 저의 글을 진지하게 읽어주시고 이렇게 의견 주셔서 너무 감사해요. ^^

건수하 2023-08-16 16:39   좋아요 2 | URL
확실히 뭔가 적어둔 걸 보니 기억이 잘 나더군요 ^^ 그땐 아직 서재 안 쓸 때인데 나중에 서재에도 옮겨뒀습니다. 요즘 쓰는 것도 나중에 찾아볼 일이 있겠지요. 읽으면 몇 줄이라도 꼭 남겨둬야겠습니다 :)

희선 2023-08-17 00:5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마녀사냥, 그런 게 일어나지 않으면 좋을 텐데... 지금은 그런 일을 당하는 게 여성이 아닐 때도 있군요 하지만 다른 나라에서는 여성한테 더 많이 일어나기도 하겠습니다 여성이든 남성이든 같은 사람으로 여기면 좋을 텐데...


희선

바람돌이 2023-08-17 08:57   좋아요 2 | URL
저는 지금 일어나는 여성 혐오살인도 결국 마녀사냥의 일종이라고 생각해요. 우리나라도 외국도 왜 이렇게 더 나빠지는지 안타깝네요

꼬마요정 2023-08-18 01:1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자본이든 종교든 늘 약자를 귀신같이 알아보는 것 같아요... 여자는 타자이면서 소유물이라는 관념이 무의식까지 있나봐요. 그러니 경제권이 없으면 없는대로 희생되고, 있으면 있다고 희생되고, 이건 보다 더 근원적인 문제가 있는 듯 하네요. 마녀 사냥도 사실 처음엔 남녀 구분 없이 정적 제거나 재산 탈취용으로 자행되다가 점점 여자들 위주로 행해졌잖아요. ‘마녀‘란 단어가 여자에게 부정적이라 ‘마인‘이란 단어를 쓰자는 말도 있었는데 어쨌든 여자들이 아주 많이 희생된 건 사실이라 참 그렇습니다. 마법사는 괜찮은데 마녀는 부정적인 거 좀 슬픕니다ㅠㅠ 마녀 좋은데... 능력자잖아요.

사회에 부정적 이슈가 많아지거나, 경제가 어려워지거나 하면 꼭 희생양을 찾는단 말이죠. 치사하게. 그러면서 우월감을 느끼고 싶은가봐요. 무리에 속했다는 느낌도 가지고 싶고... 다음 타겟이 자신이 될 수도 있는데 말이죠... 그냥 다 초크로 목을 졸라버리고 싶어요 쳇 (아, 폭력은 안 돼!!!ㅠㅠ)

바람돌이 2023-08-18 08:53   좋아요 1 | URL
약자를 찾아내는건 본능일까요? 심지어 애들도 귀신같이 알아내거든요. 누가 약자인지...... 그걸 이성으로 눌러주는게 교육인거 같기도 하고...약자에 대한 폭력이 없었던 시절이 없었잖아요. 사실 여성만 그런것도 아니구요. 독일의 유대인 학살도 그렇고 각 지역의 소수민족 학살도 그렇고.... 폭력은 안되지만 요정님의 초크로 목을 졸라버리고 싶은 심정은 똑같이 공감합니다. 하지만 초크로는 좀 힘들지 않을까싶기도..... ㅎㅎ

꼬마요정 2023-08-18 16:13   좋아요 1 | URL
맞아요. 유대인도 집시도 이방인도 다 뭔가 약해 보이면 먹잇감이 되는 것 같아요. 무서운 일이죠ㅠㅠ 초크로 목 조를려고 열심히 전완근, 이두근, 삼두근 열심히 근육 키우고 있습니다. ㅎㅎㅎ 요즘 턱걸이 5개 해요!!
 

오전에 치과에 가서 이빨을 뽑았다. 

의사샘이 뽑자고 해도 그래도 한번 버텨보겠다고 질기게 저항하던 이빨이었는데 요 근래 계속 되는 치통은 신경을 갉작갉작 갉아먹는다. 

있던게 빠진 자리가 휑하다. 

마음도 딱 그 구멍만큼 휑해진다. 

두 달 뒤에 인플란트를 한다지만 아마 며칠이면 내 몸은 또 그 휑함에 적응해버릴테다.


그래서 그 휑함이 가시기 전에 빨리 뭔가를 채워넣어야 한다.

간만에 나에게 달달구리를 허하려 동네 빵집에 들렀다.

쿠키랑 빵을 사러 갔는데 어머나 이집 새 빵을 내놓았다. 

어쩜 이리 예쁜 것이냐. 이 정도면 나의 휑한 마음이  100번은 달래지겠다. ㅎㅎ 


몇달간 방치했던 여성주의 책을 거슬러 읽지는 못하겠고, 이번 달 책이라도 열심히 읽어야지

마음의 양식도 채우고 입의 양식도 채우고 이빨 하나쯤 나간 자리는 아무렇지도 않다. ㅎㅎ



사과 아닙니다. 사과처럼 생긴 빵입니다. 그런데 이 사진 색감이 왜 이렇지? 

아 진짜 사과같이 생겼는데 말야. 

요 빵을 자르면



안에 사과잼과 크림치즈가 들었습니다.

맛있어. ^^

우리 동네 빵집 완전 좋구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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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자냥 2023-08-15 06:2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사진만 보고는 이가 빠져서 다 시든 사과 드시는 줄 알았어요.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3-08-15 10:00   좋아요 1 | URL
이 놈의 카메라가..... 절대로 찍사의 문제가 아니라 장비 문제라고 주장하는 바입니다. ㅋㅋ

2023-08-15 07:2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15 10: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레삭매냐 2023-08-15 09: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우짜된 게 치과만 가면
의사선생님들이 하나 같이
다 이를 뽑으라고 하는지요.

흠... 아니면 정말 말을 안들
어서 낭중에 후회하게 될지
그것이 알고 싶더라구요.

사과빵, 맛나 보입니다 츄릅~

바람돌이 2023-08-15 10:04   좋아요 1 | URL
글쎄말예요. 치과의사샘들 단합하셨나? ㅎㅎ
예전부터 뽑자하는 이빨을 제가 계속 버틴거였는데, 한 달쯤 전부터는 이게 다른 곳 이빨까지 막 치통을 유발해서 미치겠더라구요. 그래서 그냥 뽑았습니다. ㅠ.ㅠ
일단 아픈게 낫지를 않고 계속되니까 어쩔수 없네요. ㅎㅎ

사과빵은 맛있었습니다. ^^

책읽는나무 2023-08-15 09: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를 빼시다니...ㅜㅜ
진짜 사과 같네요?
어떡하면 저렇게 만들 수 있을까요?
참 아이디어들이...^^
맛도 있던가요?
사과잼과 크림치즈의 조합이라면?
....배고프네요.ㅋㅋㅋ

바람돌이 2023-08-15 10:06   좋아요 1 | URL
글쎄말예요. 요즘 한국에서 창의력 있는 사람은 다 빵만드는 줄.... ㅎㅎ
맛있었어요. 사과잼도 사과가 아삭하게 씹히는 잼이고, 크림치즈야 뭐 말해 뭣하겠어요. ㅎㅎ
나무님 휴일인데 아직 식사 안하셨나요? 아이들 다 일어나서 밥을 내놔라 하는거 아닌가요?
저희집은 큰애는 알바 갔고, 나머지 식구는 아직 다 잡니다. ^^

stella.K 2023-08-15 09:5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어멋, 완전 맛있게 생겼습니다. 울동네는 저런 것도 안 팔고 뭐하는 동넨지 모르겠어요.ㅠㅠ

바람돌이 2023-08-15 10:06   좋아요 2 | URL
이사오세요. 저희 동네 맛있는 빵집이 3개나 있습니다. 거기다 스콘이 맛있는 집도 하나 있고요. ㅎㅎ

cyrus 2023-08-15 15:22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과라고 말씀 안 해줬으면 자두로 보였을 거예요.. ㅎㅎㅎ 동네든 대구 어느 지역이든 사과 아닌 사과 빵을 파는 가게가 있으면 당장 먹으러 갑니다. ^^

바람돌이 2023-08-15 21:22   좋아요 0 | URL
앗 자두로 보일수도..... 이게 다 제가 사진을 못찍어서요.ㅠ.ㅠ 딱 1개 사왔는데 이미 먹어버렸어요. ㅠ.ㅠ
이게 또 인기를 끌면 대구 어느 빵집에서도 만들어 팔지 않을까요? ^^

희선 2023-08-16 01: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저는 복숭아로 보이는군요 사과였다니... 사과빵 맛있겠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3-08-16 11:16   좋아요 1 | URL
아 진짜 사진을 못찍으니 얘의 정체성의 혼란이....
복숭아 자두 아니고 사과 맞습니다요. 실제로는 헷갈리지 않습니다. ^^

페크pek0501 2023-08-16 13:0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사과빵, 굿 아이디어~~~
더 사과 맛을 느끼며 먹을 수 있을 것 같네요. 선물용으로도 재밌어서 좋을 듯해요.

바람돌이 2023-08-16 15:26   좋아요 0 | URL
이 가게에서 아직 이 빵은 선물용 포장을 안하더라구요. 하지만 맛있으니까 인기가 많아지면 조만간 하지 않을까요? ^^

꼬마요정 2023-08-18 01:2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백설공주 사과처럼 보여요. ㅎㅎㅎ 한 입 베어물면 참 맛있겠당 ㅋㅋㅋ
빵 만드시는 분들 대단해요!!!
치과 무섭습니다ㅠㅠ

바람돌이 2023-08-18 08:43   좋아요 1 | URL
안쪽에 독이 아니라 잼과 크림치즈가 들어있어서 한입말고 반 잘라서 찍어먹어야 더 맛있어요. ㅎㅎ
그래서 백설공주 사과는 아닌걸로.....요즘은 어디 해외 나가도 빵이 우리나라 빵이 더 맛있어요. 우리나라 사람들 뭐든 참 열심히 잘하는 사람들인듯요. 치과는 저도 항상 무섭습니다. ㅠ.ㅠ

꼬마요정 2023-08-18 16:11   좋아요 0 | URL
아아 백설공주 사과 진짜 탐스럽고 맛있어 보이잖아요 ㅎㅎㅎ 그래서 문득 생각이 났어요.
반 잘라서 찍어 먹으면 맛있다구요? 먹어보고 싶어요!!!
 

 마녀사냥이, 근대 자본주의 세계가 부상하는 길을 열어젖힌 다양한 사회적 과정의 교차점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점은아직 인정되지 않고 있다.  - P35

15세기 말 잉글랜드 각지에서 인클로저 운동이 있었고광범위하게는 유럽에서 농업 자본주의가 부상했다. 그것이 바로 수없이 자행된 마녀 기소의 사회적 배경이었다.  - P40

토지 사유화가 ‘마녀‘ 박해로 이어지는 것은 구체적이고 특정한 역사적 조건 아래에서만이다. 그러나 공동체주의 체제들communitarian regimes의 해체와 그러한 영향아래 놓인 사회의 성원이 악마로 몰리는 것 사이에는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 관계로 인해 마녀사냥은 경제와 사회를 사유화하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기이한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이장의 목표 중 하나이다. - P41

그렇기 때문에 인클로저는 단순히 토지에 말뚝을 박고 사람들을 쫓아낸 것 이상의 더 광범위한 현상이었다. 지식과 앎, 우리의 신체, 우리가 타인 및 자연과 맺는관계의 인클로저였음을 고려해야만 한다. - P53

 ‘마녀‘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공모자가되고, 이와 관련해서 남자들의 지도력을 인정하면 자신들이 살 수 있다는 것을, 교수형이나 화형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여성들은 배웠다. 무엇보다 여성은 새롭게 태동해 발전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신에게 부여된 지위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여성이악마의 종이 될 수 있다고 널리 인정되어 버렸고 악마 숭배라는 혐의가 언제든지 여성을 옥죌 수 있었기 때문이다. - P55

자본주의에서 수용 가능한 사회적인 것의 영역으로 복구된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가정적으로 길들여진 섹슈얼리티, 즉 노동력 재생산과 노동자 위무에 복무하는 섹슈얼리티였다.  - P66

내가 『캘리번과 마녀에 썼듯이, 마녀사냥은 여성 전체를 상대로 한 테러 체제였다. 마녀사냥으로부터 새로운여성성의 모델이 출현했다. 여성이 태동 중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회적으로 인정되고 수용되려면 새로운 모형의여성성에 순응해야 했다. 그것은 무성적이고 sexless, 복종적이며, 고분고분하고, 남성이 지배하는 세상의 종속적 하위 존재가 되는 것이었다.  - P70

 ‘범죄‘를 과장해 끔찍한 처벌Searchgang을 정당화하면, 사회 전체를 효과적으로 공포에 떨게 만들 수 있다. 희생자들이 고립되고, 저항의 열의가 꺾이는것이 다음 수순이다. 그러면 대중은 이전까지는 정상으로여겨졌던 행동들에 참여하기를 저어하게 된다. - P72

화형대에서는 마녀들의 신체가파괴되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의 사회적 권능의 기초였던사회적 관계의 세계 전체, 그리고 엄마로부터 딸에게로 세대를 넘어 전승되어온 지식의 방대한 덩어리 - 약초에 대한 지식, 피임과 임신중지에 대한 지식, 남자의 사랑을 얻을 수 있는 마법에 대한 지식-가 파괴되었다. - P73

이 모든 지식 생산에 ‘가십‘이라는딱지를 붙이는 것은 악마연구자들이 만들어낸 정형화된여성상, 즉 쉽게 사악해지고, 다른 사람의 부와 권력을 시기하고,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가기 쉬운 존재라는 그러한여성상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으로서, 여성 비하에 속한다.
이것이 여성을 침묵시키는 방법이다.  - P87

다시 말해서, 새로운 방식의 여성에 대한 폭력이 나타날때 그것의 근본적인 원인은 언제나 자본주의 발전과 국가 권력을 구성하는 구조적 경향에 있다는 것이다. - P92

 여성을 ‘마녀‘로 지목하고 박해하는것은 유럽 여성을 무급 가사노동에 구속하는 길을 닦았고, 가족 안팎에서 남성에 대한 여성의 종속이 정당화되었다. 마녀사냥은 국가에 여성의 재생산 능력에 대한 통제권을 부여했고 새로운 노동자 세대의 생성을 보장했다.  - P93

여성이 자원을 확보하여 남성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 때에만, 그래서 여성이 위험하고착취적인 노동조건과 가족관계를 강제로 받아들이지 않아도 생존할 수 있을 때에만 가능한 일일 것이다. - P112

페미니스트들이 가장 긴급하게 심판해야 하는 집단은 유엔이다. 유엔은 여성의 권리에 대해 말만 앞세우면서 경제 자유화를 새천년개발목표로 치환하여, 아프리카와 세계여러 지역에서 나이든 여성이 악마화되고 지역사회에서쫓겨나 갈기갈기 찢기고 산 채로 화형당하는 것에 입을다물고 방관하고 있다. - P119

구조조정을 겪은 오늘날의 아프리카에 사는 많은 젊은 남성은 교육받을 기회가 없고, 토지로 생계를 이어갈희망이 없으며, 다른 형태의 수입원을 찾을 전망이 없고,
가족을 부양하는 사람으로서의 자기 역할을 다할 수도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미래에 대해서 절망감을 가지며 자신들이 속한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전쟁을 벌이도록내몰리게 된다. - P134

아프리카의 마녀사냥이 여성에게 위협이 되고 고통을 부여하며 여성의 신체와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데도 페미니스트들은 이에 맞서서 목소리를 높이거나 힘을 모으지 않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우리는 추측만 할 수 있을 따름이다. 누군가는 이 이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전쟁, 전지구적 부채, 환경같은 더 광범위한 정치 사안들부터 부차적인 문제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있다. 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프리카 사람들은 후진적이라는 식민주의적 이미지를 더 확산시키게 될까 봐 이 주제를 다루기를 주저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 P151

 마녀사냥은정치적 행동주의의 전면에 위치 지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마녀사냥은 심각한 인권 침해일 뿐만 아니라, 이 박해들은 아프리카의 정치경제의 핵심, 그리고 이 행헝 대부분 지역의 사회적 삶의 핵심을 건드리는 중요한 사안들돠 관련 되어 있기 때문이다
- P153

다시 말해, 아프리카 안팎의 페미니스트 운동은가부장적 공동체주의의 실패와 몰락이 공통 자원에 대한사유화를 정당화하지 않도록 저지해야 한다. 대신에 페미니스트 운동은 완전히 평등한 공통장의 구성에 정진하면서 이러한 길을 걸어온 조직들의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 - P157

마녀사냥의 귀환에서 배우는 교훈은 이런 형태의 박해가 역사상의 어떤 특정한 시대로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러한 박해는 자체의 생명력이 있어서, 배척당하고 비인간화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사회라면 어디에서든지 동일한 메커니즘에따라 생겨날 수 있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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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8-15 09: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중세에 마녀사냥이 있었다면,
현대에는 이른바 red hunt 가
있었죠.

서로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수용하지 못하는 사회야말로
정말 무섭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점점 더 다시 중세로
회귀하는 전체주의적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바람돌이 2023-08-15 21:41   좋아요 1 | URL
그러고 보니 둘 다 사냥이네요. 인간이 인간을 사냥한다는(물론 동물사냥도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말이 성립되는 것 자체가 끔찍하죠.
그런데 역사속에 저렇게 어떤 형태로든 인간 사냥이 중지되었던 적이 있나 싶네요.

페크pek0501 2023-08-16 1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특히 72쪽의 글은 새겨들을 만하네요.^^

바람돌이 2023-08-16 15:26   좋아요 0 | URL
공포가 가져오는 효과 중 가장 효과적인게 저런 자기검열이 아닐까 싶어요. 어떤 권력이든지 저 자기검열기제는 참 일관되게도 잘 쓴다 싶구요.
 
그 책은 - 13일 동안 이어지는 책에 대한 책 이야기
요시타케 신스케.마타요시 나오키 지음, 양지연 옮김 / 김영사 / 202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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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책은> 재밌다.

농담이 조금 구린가 싶은데도 막 웃고 있는 나는 뭐냐?

엄청난 속도로 달리는 책을 아무도 읽을 수가 없어서 치타를 달리게 했는데 그 치타가 읽은 책제목을 어떻게 알아낼지 고민하는 인간들

경찰에 쫒기는 7권 책을 8권 책의 집 근처에서 찾아내는 엄청 훌륭한 경찰

아 진짜 이런거에 웃는 나 좀 한심하지 않나?


<그 책은> 의외로 삶의 진실을 찔끔 알려주기도 한다.

나의 모든 신상이 다 적힌 책이 발간되어 공포에 휩싸였는데 진짜 공포는 그 책이 출간되고 3개월이 지나도록 나의 신상에 아무 변화가 없다니..... 도대체 나라는 인간은 무엇이란 말인가라며 절망할지도 모르겠다.

또는 어느날 내가 책이 되어버렸는데, 이게 의외로 제자리로 돌아온듯한 느낌이 드는 것 - 나는 인간인가 책인가를 고뇌하게 되는 이야기 - 우리는 모두들 자신의 존재성에 대해 늘 부정하거나 부정하고싶거나 하지 않나?


<그 책은> 때로는 좀 슬프고 또 때로는 좀 감동적이다.

근데 굳이 말로 하기는 좀 부끄러운게 좀 신파거든.

그래도 가끔은 신파가 감동을 주기도 한다는걸 알았단말이다.

10년 전에 돌아가신 아빠가 미래에 결혼할 딸을 위해서 행복해라라고 하며 트럼펫을 부는 영상을 담은 책이라든가,

초등학교 시절 비밀일기를 교환하던 친구가 사라진 미스터리 - 이유가 짐작이 가서 슬픈 이야기.

이런건 뻔하지만 마음이 뭉클해지는건 어쩔수가 없어


<그 책은> 심지어 실용적이기까지 하다.

<그 책은>  좀비를 두려워하지 않는 방법을 알려준다. "좀비가 되면 좀비 따위는 하나도 안 무섭다. 오히려 좋아하게 된다"라고 말이다. 심지어 좀비가 된 후의 마음가짐까지 알려주니 이 얼마나 실용적인가. 자매편으로 유령을 두려워하지 않는 방법도 있다고 하는데 굳이 읽지는 않아도 된다. 좀비를 두려워하지 않는 방법에 모두 나오니 응용력 또한 기가 막히게 굉장한 책이다.


<그 책은> 그런데 무엇보다도 책에 대한 책이다.

영웅이 패배하는 책으로 평이 안좋은 책이지만 되는 일 하나 없는 내게는 계속 지기만 하는 영웅을 보면서 큰 위로를 얻고,

누군가는 읽고, 누군가는 냄비 받침으로 쓸지도 모르는 책을 완성하는 어떤 소설가도 있고, 

삶의 중요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그런 책에 대한 이야기들을 전하는 그런 책이다. 

아니면 그 책이 아니라 저 책일 수도 있는......


리뷰가 왜 이 꼬라지냐고?

그건 결단코 내 탓이 아니다.

이 책을 쓴 이 두 남자에게 물어봐야 한다. 

이 두 남자 포승줄에 묶여 있지 않은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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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락방 2023-08-14 08:3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니 이런 제가 존재도 몰랐던 책인데 너무 재미있어 보이네요? ㅋㅋ 담아갑니다. 사야징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바람돌이 2023-08-14 08:45   좋아요 0 | URL
조카랑 같이 보세요. ^^
책의 장정도 고풍스러워요. ^^

2023-08-14 08:5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3-08-14 08:58   URL
비밀 댓글입니다.

페넬로페 2023-08-14 09:41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책이 엄청 읽고 싶어집니다~~

바람돌이 2023-08-14 23:18   좋아요 1 | URL
다행입니다. 그 책은 재밌으니까요.
하지만 호불호가 갈리겠다는 생각은 듭니다. ㅎㅎ

독서괭 2023-08-14 09:4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아 저도 이책 리뷰 써야하는데;; 바람돌이님 리뷰도 책 못잖게 재밌네요!!^^

바람돌이 2023-08-14 23:18   좋아요 1 | URL
이런 과찬을.....감사합니다. 독서괭님 리뷰도 기다리겠습니다. ^^

잘잘라 2023-08-14 10: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그 책은> 이제 저에게 바람돌이님 리뷰를 생각나게 해주는 매개체가 되었
습니다. 그 책은>바람돌이님>베트남>잘잘라 베트남 여행.. 이렇게 연결될 수도 있는!! ㅎㅎ

바람돌이 2023-08-14 23:20   좋아요 1 | URL
저는 이 책ㅇㄹ 잘잘랄라님 덕분에 알게 되었는데 제가 얘기 안했나요? 오늘 이책 다른데 선물하면서 땡투도 잘잘랄라님에게 보냈습니다. ㅎㅎ 이젠 제가 베트남으로 연결을.... 앞으로 더 많은 연결고리를 만들도록 노력해보겠습니다. ^^

감은빛 2023-08-14 17:2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재미있을 것 같네요.
바람돌이님 덕분에 제 카드 명세서에 한 줄이 더 늘겠어요. ㅎㅎㅎㅎ
고맙습니다! ^^

바람돌이 2023-08-14 23:20   좋아요 0 | URL
제 카드 명세서는 책 한권 늘려도 표도 안납니다. ㅎㅎ
즐거운 독서 되시길요. ^^

레삭매냐 2023-08-15 09:1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옷, 요시타케 작가의 새로운 책이...

아마 이 책은 핫한 모양입니다.
도서관에서 빌려 보려고 했는데
다 대출 중이거나 예약선반에
걸려 있네요 흠...

나중에 도전 !

바람돌이 2023-08-15 10:09   좋아요 1 | URL
저는 요시타케 작가의 책은 이 책이 처음인데 재밌게 읽었어요. 어린이용 책이 아니라 그랬는지도요. 같이 쓴 마타야시 나오키 작가의 글들도 저는 좋았습니다.
저는 집이 구의 경계에 살다보니 주변에 도서관이 많아서 이 도서관에 없으면 저 도서관 하다보면 한군데는 있더라구요. ^^
 



윌리엄 트레버는 단편소설을 "순간을 포착하는 예술"이라고 정의했단다. 

이 정의에 딱 맞는 작가가 바로 그 자신이 아닐까?


살다보면 뭔가 쨍하고 깨달음이 오는 순간이 있다. 요새는 그걸 현타왔다라고 우스개소리로 얘기 하던데 뭔가 비슷한 맥락일듯도하다.

내 삶에서 그런 순간들은 주로 '아 내가 호구였구나, 이 구역에 호구가 누구인지 모르면 그게 바로 나라더니..... ' 뭐 이런 느낌일 경우가 많아 내 삶의 경험은 농담거리가 될지언정 이야기가 되지는 못하는 바이다.

그렇다고 해서 호구인 내 삶이 딱히 달라지냐 하면 그렇지도 못하다.

깨달음은 깨달음이고 삶은 그냥 계속된다.


얼마전에는 내게 그런 깨달음의 순간이 있었다.

아마도 그날 직장에서 있었던 일 때문이었던거 같은데 딱히 좋은 일은 아니었다.

자기 책임은 안하려고 요리저리 빠지면서 나이 대접 안해준다고 목소리 높이는 그런 사람때문이었던듯한데 평소 그이를 보면서 드는 감정은 "아 진짜 왜 저렇게 살까" 하는 마음 반, "아 진짜 저렇게도 살아지네, 저렇게 자기만 생각하고 챙길거 다 챙기면서 아니 챙기지 말아야할 것도 다 챙기면서 사는 사람도 있는데 난 도대체 호구야 뭐야" 뭐 이런 마음 반.

하여튼 그럼에도 결국 원하는 바를 챙겨가는 모습에 짜증이 좀 많이 났었다. 

내것도 제대로 못챙기는 나는 등신이야 뭐야 하면서 말이다.

그런데 그냥 그날 저녁 다음주 스케쥴을 챙기면서 모임 하나가 보이는거다.

직장에서 만났는데  많게는 나보다 열 몇살이나 어린 사람들이 거리낌없이 나랑 놀아주고 있다.

이들을 만난건 돌아보니 내가 가장 힘들때였구나.

그 힘들었던 날들을 이들이 있어서 버텼었구나.

힘들때마다 함께 으샤으샤하면서 버텼던 그날들이 아니었다면 나는 어쩌면 지금 그냥 이 직업을 때려쳤을지도 모르겠구나.

앞에 있던 딸에게

"딸아 엄마가 참 바보같이 산다 싶다가도 말이야. 내 주변에 사람들을 둘러보면 바보같이 산게 아닌거 같아. 내가 남들보다 더 일하고 평소에 손해보고 사는거 같은데 막상 주변을 둘러보니까 엄마 주변에 정말 친한 사람들은 진짜 좋은 사람들만 있는거있지. 그래서 갑자기 좀 행복해지는거 같아" 이런 얘기를 주책맞게 하기도 했다.

그 순간의 깨달음이 내 생활을 딱히 바꾼건 아니지만 내가 내 삶을 미워하지 않게, 소중하게 생각하는 힘을 준다.


이 책의 순간들이 모두 그러하다.

소설 속 인물들은 쨍하는 순간을 맞지만 그렇다고 해서 겉보기에 그들의 삶이 달라지는 것은 아니다. 


첫 번째 단편인 <피아노 선생님의 제자>에서는 이 짧은 단편의 모든 문장이 공감이 갔었다.

피아노 교사가 천재적인 제자를 가르치고 그의 연주를 들으면서 느끼는 행복

그 제자가 올 때마다 집안의 작은 물건들이 하나씩 사라진다는 것을 깨달았을 때의 당혹감

그 작은 행위가 반복되면서 제자의 기만이 아버지의 기만으로, 그리고 전 연인의 기만으로 이어지고 결국 내 인생 전체가 호구가 아니었나 싶은 자괴감.

그러나 돌아온 제자가 다시 연주를 시작했을 때 그녀의 삶에서 중요한 것은 천재적인 제자의 피아노 연주 그 자체였음을, 그것을 듣는 순간이었음이 깨달아지는 그런 순간, 그래 그것으로 충분했다.

이 깨달음으로 그녀의 삶이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적어도 타인을 의심하며 자신의 삶을 갉어먹는 자괴감과는 안녕을 고할 것이다. 그럼 충분하지.... 당연히 충분하다.


<장애인>속 마티나의 일상은 쳇바퀴 돌듯 똑같은 일상의 반복이지만 그녀에게는 그 일상이 바로 지켜야 할 삶이다.

우리가 일상을 무시하고 벗어나고 싶어하지만 사실은 그 일상이 깨지는 것은 보통 재앙에 다름 아니다.

그녀의 일상에 어설픈 페인트공이 등장하지만 그녀도 페인트공도 자신의 삶의 영역들 - 되풀이 되는 그 일상을 지킬 뿐, 그리고 여자는 페인트칠 값을 치르고, 페인트공들은 다시 떠돌이의 삶으로 돌아가면 그 뿐.... 

그 사이에 사라진 사람은 미스테리가 되지만, 사실상 우리 삶에 분명한 것이 얼마나 되겠는가?

심증은 가지만 물증이 없다는 말도 그래서 생겼을 테다.

또한 그 심증이 맞으리라는 보장도 없지 않은가?

<여자들>에서 서실리아를 찾아오는 두 여성 중 한명이 정말 어릴 때 그녀를 버리고 집을 나간 생모인지는 끝까지 명확하지 않다. 그런데 그래서 어쩌라고?

자신을 생모라고 주장하는 여인이 나타났다 해서 아버지와 평범하고 온전한 삶을 꾸려오던 서실리아의 삶이 흔들려야 하나?

비록 서실이라의 마음에 의혹이 깃든다해도 그건 또 그것대로 삶이 일부분이 될 것이다.

그 모든 것을 껴안고 살아가는 것이 결국 삶일 뿐이다.


<겨울의 목가>는 누군가 다른 사람이 썼다면 장편 소설 하나는 쓰고도 남았을 것 같은, 그런데 또 생각하면 매우 진부한 이야기가 되었을 듯한 이야기를 트레버의 손에서는 순간 순간 포착되는 감정의 빛으로 탄생시킨 작품이다.

어릴 적 첫사랑이 돌아왔을 때 메리 밸리는 당연히 그가 돌아올 곳에 돌아왔듯 담담하게 맞이하지만 그것이 그녀가 그를 사랑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아니다.

또한 그들이 어릴 적의 그 집에서 같이 살기로 했을 때 따라오는 남자의 아내와 자식의 고통 역시 진부하지만 존재하는 것이다.

아버지에게 느닷없이 버림받은 아이의 고통 역시 고통스럽다 말하지 않아도 충분히 느껴지며, 결국 자신의 아이에게  돌아가는 결정을 하는 남자의 결정 역시 고통스럽지만 받아들여진다.

그런데 그렇다고 해서 메리 밸리의 삶이 파괴되었는가?

아니 메리 밸리의 일상과 삶은 여전히 계속된다.

트레버가 말하는 순간의 포착은 그의 소설 속 등장인물들이 어떤 전환점을 맞는 순간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건 그들이 자신의 삶을 계속하기로 결정하는 순간, 일상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는 어떤 순간 그 순간이 아니었을까?

변화가 아니라 지속의 순간과 과정에 우리 삶이 빛나는 모든 순간이 들어있을지도 모르겠다..


바로 거기에 살아간다는 것의 질기고도 질긴 힘이 있는게 아닐까?

우리 모두는 그냥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다.

나의 친척 중 한분은 "인생은 한방이야"라고 젊었을 때부터 외쳤었는데 내가 본 30년 동안 그 한방은 아직도 오고 있지 않다. 

우리 모두 뭔가 대단한 순간을 역전의 순간을 바라지만 그 순간이 온다고 해서 또 삶이 극적으로 달라지느냐 하면 또 그렇지도 않은.....

그렇게 우리는 살아간다. 



트레버의 책을 딱 3권 읽었다.

읽은 모든 책이 아름답고도 마음에 쨍하는 순간을 선사한다.


















앞으로 남은 트레버 아저씨의 책들 - 아마 다 읽게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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햇살과함께 2023-08-13 16:39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트레버 한 권도 안읽은 저는 기대되네요~!

바람돌이 2023-08-13 17:25   좋아요 3 | URL
트레버 한 권도 안 읽은 햇살과 함께님 부럽습니다. 앞으로 읽을 트레버가 저보다 많이 남았잖아요. ^^

거리의화가 2023-08-13 17:49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트레버 책 아직 단 한권도 읽어보질 못했는데 아름답고도 쨍한 순간이 담겨 있다니 참 좋네요.
나눠주신 이야기도 참 인상깊습니다. 저는 갈수록 제 마음이 각박해진다 싶을 때가 많아요. 이제는 부대끼는 게 싫을 때가 많은 거죠. 사람들과 부딪치는 것 자체를 기피하게 된달까. 사람에게서 상처를 받지만 또 사람에게서 기쁨과 위로를 얻을 수 있구나 싶어서 여러 생각이 듭니다.

바람돌이 2023-08-13 18:00   좋아요 3 | URL
삶의 미묘한 한 순간을 낚아채는 솜씨가 정말 멋진 작가입니다. 그러면서도 식상하지 않은 전개가 더 돋보이는요. 늘 사람에게서 상처받지만 그래도 나를 버티게 해주는건 사람이더라구요. 그리고 이제는 상처를 주는 사람도 잘 없습니다. 왜냐하면 사람에 대한 경계를 너무 잘 세워서 정말 좋은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너무 잘 구별한달까요? ㅎㅎ

blanca 2023-08-14 08:5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부럽습니다. 트레버의 여정에 오르셔서. 앞으로 더 많은 찡함을 경험하게 되실 겁니다.

바람돌이 2023-08-14 09:04   좋아요 1 | URL
먼저 다 읽은 자의 안타까움이 느껴집니다. ㅎㅎ 남은 책이 더 좋다는 말씀이죠? ^^

blanca 2023-08-14 09:06   좋아요 1 | URL
좋다마다요. 저는 작가 사생활까지 팠네요. 너무 좋아서요. 그런데 소설에서의 시선과 작가의 삶이 일치해서 놀랐어요. 평화롭고 성실하고....조각 전공했는데 소설가 된 것도 드라마틱하고, 아들 직업까지 검색했어요. ^^;;;

바람돌이 2023-08-14 09:10   좋아요 0 | URL
작가의 삶도 마음에 드는 드문 경우군요. 트레버 작품속에 느껴지는 연민과 따뜻함이 작가의 마음 자체일듯하여 더 좋아집니다. ^^

감은빛 2023-08-14 17:2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때론 속이 뻔히 다 보이는데도 일부러 속아주기도 하고,
어쩔 때는 좀 손해 보는 것 같아도 그냥 조금 더 일하기도 하구요.
이렇게 살다 보면 남들도 다 같이 보거든요.
저 사람, 알게 모르게 남들 하기 싫어하는 일들을 다 하더라.
저는 그냥 제가 할 수 있는 상황이면 일부러 해주는 편입니다.
나중에 그게 어떤 방식으로든 저에게 도움이 되긴 하더라구요.

바람돌이 2023-08-14 23:22   좋아요 0 | URL
그쵸. 내가 생각하는걸 남이 생각 못하는거 아닌데 그걸 잘 모르는 사람이 많더라구요.
그리고 어쩔 땐 감은빛님 말씀처럼 내가 생각하는 것과 같은 생각을 하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아서 놀라기도 하구요. ㅎㅎ 저는 어쨌든 좋은 사람들과 계속 사귀기 위해서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계속 노력하려고 합니다. ^^

희선 2023-08-16 0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 님 둘레에 좋은 사람이 많은 건 바람돌이 님이 그렇다는 거기도 하겠습니다 남한테 해를 끼치는 것보다 손해 보는 게 더 마음 편할지도 모르죠 무슨 일이 일어나거나 무언가를 안다고 해도 달라지는 건 없겠습니다


희선

바람돌이 2023-08-16 11:10   좋아요 1 | URL
앗 희선님 저에게 필요한 칭찬을 이렇게 딱 해주시다니.... 저는 좋은 사람이라고 막 주장하고싶은데 말이죠. ㅎㅎ 감사합니다. ^^

은오 2023-08-16 04:3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바람돌이님 이 리뷰 읽으니까 저 진짜 트레버 읽어야겠어요....!!!! 이런 단편을 쓰는 작가군요!!

바람돌이 2023-08-16 11:11   좋아요 0 | URL
단편의 대가 트레버, 단편들도 좋지만 저는 장편도 좋았습니다. 펠리시아의 여정요.
지금은 또 다른 장편 루시골트 이야기 읽으려고 준비중입니다. 은오님도 올해 전에 트레버 영접하시길....
그런데 단편집은 이번 마지막 이야기들 보다는 저는 밀회가 더 좋았습니다. ^^

- 2023-08-20 15:1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그의 작품들을 읽을 때마다 이번이 마지막일 것으로 생각하며 아쉬움이 가득한 채 마무리 되었고 그의 작품들 속 그들을 일상

- 2023-08-20 15:1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에서 계속 생각하게 된다. 꽤 오랜 시간 트레버와 함께 하였고 그와 그의 작품 속 인물들로 인해 많은 위안을 받았다. 많이 감사하고 이번에도 트레버를 읽을수 있는 마지막이 아니었으면 바래본다. 마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