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녀사냥이, 근대 자본주의 세계가 부상하는 길을 열어젖힌 다양한 사회적 과정의 교차점에서 일어난 일이라는 점은아직 인정되지 않고 있다.  - P35

15세기 말 잉글랜드 각지에서 인클로저 운동이 있었고광범위하게는 유럽에서 농업 자본주의가 부상했다. 그것이 바로 수없이 자행된 마녀 기소의 사회적 배경이었다.  - P40

토지 사유화가 ‘마녀‘ 박해로 이어지는 것은 구체적이고 특정한 역사적 조건 아래에서만이다. 그러나 공동체주의 체제들communitarian regimes의 해체와 그러한 영향아래 놓인 사회의 성원이 악마로 몰리는 것 사이에는 특별한 관계가 있는 것으로 보이며, 이 관계로 인해 마녀사냥은 경제와 사회를 사유화하는 매우 효과적인 수단이 되었던 것으로 보인다. 이 기이한 관계를 파악하는 것이 이장의 목표 중 하나이다. - P41

그렇기 때문에 인클로저는 단순히 토지에 말뚝을 박고 사람들을 쫓아낸 것 이상의 더 광범위한 현상이었다. 지식과 앎, 우리의 신체, 우리가 타인 및 자연과 맺는관계의 인클로저였음을 고려해야만 한다. - P53

 ‘마녀‘를 상대로 한 전쟁에서 공모자가되고, 이와 관련해서 남자들의 지도력을 인정하면 자신들이 살 수 있다는 것을, 교수형이나 화형의 위협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을 여성들은 배웠다. 무엇보다 여성은 새롭게 태동해 발전하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자신에게 부여된 지위를 받아들여야 한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여성이악마의 종이 될 수 있다고 널리 인정되어 버렸고 악마 숭배라는 혐의가 언제든지 여성을 옥죌 수 있었기 때문이다. - P55

자본주의에서 수용 가능한 사회적인 것의 영역으로 복구된 여성의 섹슈얼리티는 가정적으로 길들여진 섹슈얼리티, 즉 노동력 재생산과 노동자 위무에 복무하는 섹슈얼리티였다.  - P66

내가 『캘리번과 마녀에 썼듯이, 마녀사냥은 여성 전체를 상대로 한 테러 체제였다. 마녀사냥으로부터 새로운여성성의 모델이 출현했다. 여성이 태동 중인 자본주의 사회에서 사회적으로 인정되고 수용되려면 새로운 모형의여성성에 순응해야 했다. 그것은 무성적이고 sexless, 복종적이며, 고분고분하고, 남성이 지배하는 세상의 종속적 하위 존재가 되는 것이었다.  - P70

 ‘범죄‘를 과장해 끔찍한 처벌Searchgang을 정당화하면, 사회 전체를 효과적으로 공포에 떨게 만들 수 있다. 희생자들이 고립되고, 저항의 열의가 꺾이는것이 다음 수순이다. 그러면 대중은 이전까지는 정상으로여겨졌던 행동들에 참여하기를 저어하게 된다. - P72

화형대에서는 마녀들의 신체가파괴되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의 사회적 권능의 기초였던사회적 관계의 세계 전체, 그리고 엄마로부터 딸에게로 세대를 넘어 전승되어온 지식의 방대한 덩어리 - 약초에 대한 지식, 피임과 임신중지에 대한 지식, 남자의 사랑을 얻을 수 있는 마법에 대한 지식-가 파괴되었다. - P73

이 모든 지식 생산에 ‘가십‘이라는딱지를 붙이는 것은 악마연구자들이 만들어낸 정형화된여성상, 즉 쉽게 사악해지고, 다른 사람의 부와 권력을 시기하고, 악마의 속삭임에 넘어가기 쉬운 존재라는 그러한여성상의 연속선상에 있는 것으로서, 여성 비하에 속한다.
이것이 여성을 침묵시키는 방법이다.  - P87

다시 말해서, 새로운 방식의 여성에 대한 폭력이 나타날때 그것의 근본적인 원인은 언제나 자본주의 발전과 국가 권력을 구성하는 구조적 경향에 있다는 것이다. - P92

 여성을 ‘마녀‘로 지목하고 박해하는것은 유럽 여성을 무급 가사노동에 구속하는 길을 닦았고, 가족 안팎에서 남성에 대한 여성의 종속이 정당화되었다. 마녀사냥은 국가에 여성의 재생산 능력에 대한 통제권을 부여했고 새로운 노동자 세대의 생성을 보장했다.  - P93

여성이 자원을 확보하여 남성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살아갈 수 있을 때에만, 그래서 여성이 위험하고착취적인 노동조건과 가족관계를 강제로 받아들이지 않아도 생존할 수 있을 때에만 가능한 일일 것이다. - P112

페미니스트들이 가장 긴급하게 심판해야 하는 집단은 유엔이다. 유엔은 여성의 권리에 대해 말만 앞세우면서 경제 자유화를 새천년개발목표로 치환하여, 아프리카와 세계여러 지역에서 나이든 여성이 악마화되고 지역사회에서쫓겨나 갈기갈기 찢기고 산 채로 화형당하는 것에 입을다물고 방관하고 있다. - P119

구조조정을 겪은 오늘날의 아프리카에 사는 많은 젊은 남성은 교육받을 기회가 없고, 토지로 생계를 이어갈희망이 없으며, 다른 형태의 수입원을 찾을 전망이 없고,
가족을 부양하는 사람으로서의 자기 역할을 다할 수도없다. 그렇기 때문에 이들은 미래에 대해서 절망감을 가지며 자신들이 속한 지역사회를 대상으로 전쟁을 벌이도록내몰리게 된다. - P134

아프리카의 마녀사냥이 여성에게 위협이 되고 고통을 부여하며 여성의 신체와 권리를 침해하고 있는데도 페미니스트들은 이에 맞서서 목소리를 높이거나 힘을 모으지 않고 있다. 그 이유에 대해서 우리는 추측만 할 수 있을 따름이다. 누군가는 이 이슈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전쟁, 전지구적 부채, 환경같은 더 광범위한 정치 사안들부터 부차적인 문제로 눈을 돌리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도있다. 또 앞서 언급한 것처럼, 아프리카 사람들은 후진적이라는 식민주의적 이미지를 더 확산시키게 될까 봐 이 주제를 다루기를 주저하는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 P151

 마녀사냥은정치적 행동주의의 전면에 위치 지어져야 한다. 왜냐하면,
마녀사냥은 심각한 인권 침해일 뿐만 아니라, 이 박해들은 아프리카의 정치경제의 핵심, 그리고 이 행헝 대부분 지역의 사회적 삶의 핵심을 건드리는 중요한 사안들돠 관련 되어 있기 때문이다
- P153

다시 말해, 아프리카 안팎의 페미니스트 운동은가부장적 공동체주의의 실패와 몰락이 공통 자원에 대한사유화를 정당화하지 않도록 저지해야 한다. 대신에 페미니스트 운동은 완전히 평등한 공통장의 구성에 정진하면서 이러한 길을 걸어온 조직들의 사례에서 배워야 한다. - P157

마녀사냥의 귀환에서 배우는 교훈은 이런 형태의 박해가 역사상의 어떤 특정한 시대로한정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다. 이러한 박해는 자체의 생명력이 있어서, 배척당하고 비인간화될 수밖에 없는 사람들이 존재하는 사회라면 어디에서든지 동일한 메커니즘에따라 생겨날 수 있다.  - P1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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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삭매냐 2023-08-15 09: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중세에 마녀사냥이 있었다면,
현대에는 이른바 red hunt 가
있었죠.

서로 다름을 이해하지 못하고
수용하지 못하는 사회야말로
정말 무섭지 않나 싶습니다.

그리고 점점 더 다시 중세로
회귀하는 전체주의적 모습이
안타깝습니다.

바람돌이 2023-08-15 21:41   좋아요 1 | URL
그러고 보니 둘 다 사냥이네요. 인간이 인간을 사냥한다는(물론 동물사냥도 옳지 않다고 생각합니다만) 말이 성립되는 것 자체가 끔찍하죠.
그런데 역사속에 저렇게 어떤 형태로든 인간 사냥이 중지되었던 적이 있나 싶네요.

페크pek0501 2023-08-16 13:10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특히 72쪽의 글은 새겨들을 만하네요.^^

바람돌이 2023-08-16 15:26   좋아요 0 | URL
공포가 가져오는 효과 중 가장 효과적인게 저런 자기검열이 아닐까 싶어요. 어떤 권력이든지 저 자기검열기제는 참 일관되게도 잘 쓴다 싶구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