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마다, 월마다 기록하는 책탑




『언니에게 보내는 행운의 편지』 | 정세랑, 김인영, 손수현, 이랑, 이소영, 이반지하, 하미나, 김소영, 니키 리, 김정연, 문보영, 김겨울, 임지은, 이연, 유진목, 오지은, 정희진, 김효은, 김혼비, 김일란


나이와 국적, 시대를 뛰어넘어 당신이 ‘언니’로 생각하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스무명의 여성 창작자들이 각자 자신의 ‘언니’에게 쓴 편지로 뉴스레터 형식으로 연재되던 것을 한데 모아 묶은 책이다.

(성별에 관계없이 읽어도 좋지만) 아무래도 독자가 여자라면 더 공감을 느낄 순 있겠다.

읽고 나면, 문득 이 중에서 더 좋았던 글들을 꼽게 될 것이다.




『끝까지 쓰는 용기』 | 정여울


「헤세로 가는 길」을 통해 알게 되었고 이후 그녀가 출간한 책은 거의 다 본 듯하다.

『끝까지 쓰는 용기』는 그녀의 첫 글쓰기 책으로 글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과 경험, 노하우를 아낌없이 풀어놓았다.

문학서, 인문서, 여행서를 넘나들며 글을 써왔던 작가이기에, 책을 읽고 나면 글쓰기에 많은 도움을 받을 수 있을 수 있다.

영감을 어디에서 찾는지, 그것이 말라버리진 않는지, 어떤 책이 도움 되는지, 어떻게 읽으면 좋을지, 글쓰기가 힘들지 않은지, 자료조사는 어떻게 하는지, 어떤 마음가짐을 가져야 하는지.

이 모든 것을 기억하고 기록한 것과도 같다.



『천 개의 파랑』 | 천선란


SF하면 이제 자연스레 떠오르는 작가 몇 명이 있는데 그 중 한명이 바로 천선란 작가이다.

워낙 빠르게 발달된 시대이다보니, 앞으로 AI는 우리 일상에 생각한 것 이상으로 깊숙이 자리잡을 수 있다.

사실 그로 인해 문제점 또한 생기기 마련인데, 『천 개의 파랑』을 읽다보면 그 문제에 대해서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덧붙여, 이 소설은 특이하게도 로봇의 관점에서 바라보는 부분도 있기에 로봇의 관점에서도 사람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영화 「아이로봇」을 보면 느낄 수 있듯이 마냥 로봇이 나쁘게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지금 읽기에 좋은 소설이라 추천하고 싶은 소설 중 하나이다.



『제인 오스틴 소사이어티』 | 내털리 제너


좋아하는 작가들을 꼽으라 하면 그 중 한명은 단연 '제인 오스틴'이다.

그녀가 쓴 책들을 한 번을 넘어 두 번, 세 번 이상 읽었고 그 책을 토대로 한 영화, 드라마까지 다 섭렵했을 정도이니깐.

『제인 오스틴 소사이어티』는 2차 세계 대전과 그 전후의 시기에 영국의 작은 시골 마을 초턴에 모인 8명의 남녀에 관한 이야기다.

출신은 제각각이지만 제인 오스틴을 아끼고 사랑하는 마음만큼은 똑같다.

제인 오스틴의 흔적이 사라져가는 것을 두고 볼 수만은 없다는 생각 끝에 ‘제인 오스틴 소사이어티’라는 협회를 만들게 된 것이다.

앞서 말했듯이, 공통점 없는 전혀 다른 이들이지만 제인 오스틴을 향한 오롯한 사랑으로 뭉쳐진 이들이었다.



『숨』 | 테드 창


"우리의 우주는 그저 나직한 쉿 소리를 흘리며 평형 상태에 빠져들 수도 있었다. 그것이 이토록 충만한 생명을 낳았다는 사실은 기적이다."

「당신 인생의 이야기」 이후 쓰여진 작품을 모은 테드 창의 두번째 작품집이다.

(참고로 「당신 인생의 이야기」는 최고의 SF에 수여되는 모든 상을 석권했었다.)

작가의 글을 보면 문득 '이런 생각은 어떻게 떠올리게 된 걸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한다. 그의 창작의 근원이 무엇인지 궁금할 때도 있다.

새로운 기술이 인간 사회에 도래했을 때, 그것이 지닌 가능성은 인간과 사회를 어떻게 변화시키는가.

세상을 바라보는 인간의 태도는 어떻게 변화하며, 그 결과 인간은 어디를 향해 나아가는가.

시간여행, 인공지능, 외계지성, 평행우주, 인간의 자유의지, 디지털적 기억, 인류의 미래 등이 소재가 되어 새롭고도 신선한 상상력을 이야기를 이끌어 나간다.




요즘은 뉴스보기가 싫어진다, 누구 하나 마음에 드는 대선후보도 없고 연일 코로나 확진자 수와 범죄와 관련된 소식들만 도배된 듯하여.

그래도 모르는 것보단 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여 예전같으면 인터넷뉴스는 물론 종이신문까지 빠짐없이 챙겨봤는데 지금은 보면 볼수록 스트레스라 인터넷 뉴스에 뜨는 헤드라인만 살짝 살짝 보게 된다.

투표도 물론 참여하겠지만 뽑아야 할 인물이 눈에 띄지 않는다.

코로나로 일일 확진자 수가 매일같이 천 단위로 나오고 있는데 누적 확진자 수로 따지면 이 정도면 한 집 건너 한 명이라도 걸린 게 아닐까 싶다.

몇 주 전, 동네에 구급차가 세 번인가, 네 번 정도 한밤중에 왔던데 방역복입은 모습으로 봐서는 코로나 환자 때문인 것 같기도 하다.

코로나가 없을 때는 매일같이 환기시키며 청소하는 게 끝이었는데 코로나가 있고서부턴 현관은 물론 마당, 대문까지 청소마치면 소독약을 뿌리는 게 일상이 되었다. (조심해서 나쁠 건 없으니깐;)


컨디션 또한 밑바닥이라 생각해보니 두 달 정도 밖을 안 나간 것 같다.

코로나 시작되고서부턴 프리랜서로 전향해 집에서 일을 하다보니 약속이 없으면 굳이 나가진 않는다.

더군다나 나는 백신도 아직 못 맞아서 지금부터는 '백신패스'가 있어야 자유롭게 돌아다닐텐데 '백신패스'도 없으니 이제는 나갈 일이 더더욱 없어졌다.

사실 그래서 고민하고 있다, 백신 맞기 위해.

부작용 감수하더라도 당장 맞을까도 했는데 오히려 가족이 말리고 있으니;

동생의 친한 친구오빠가 근래 백신을 맞았는데 몸이 좋질 않아서 병원에 결국 검사를 받았는데 갑자기 백혈구 수치가 올랐다고 한다.

건장하고 건강한 몸인데, 백혈구 수치가 올라 일단 지켜보자고 했단다. 수치가 조금 더 올라가면 급성백혈병 판정을 받을 수 있다고 해 다니던 회사도 휴직하고 집에서 쉬고 있다고 한다.

동생이 그 이야기를 친구한테 듣고선 더 반대하는 것 같다.

사실 내 여동생도 백신 1차, 2차 때 얼마나 고생했는지 모른다. 1차 때는 2주 이상을 직장도 못 나갈 정도로 얼마나 아팠는지;

생전 그렇게 아파본 적이 없었기에 혹시 몰라 2주 이상을 같은 방에서 잤었다. 잘못될까봐;

일단은 병원에서 상담해봤긴 했는데 한 달 정도 컨디션 잘 올리고 나서 결정하기로 했다.

'백신패스'없이는 살 수 없으니, 그리고 내년에는 돌아다녀야 할 일도 있는데 백신패스가 없으면 제약이 많으니 최대한 빨리 맞아야 할 것 같다.

일단 코로나가 잠잠해져야 하는데 어째서 확진자 수가 눈에 띄게 늘어나는건지, 참 답답할 따름이다.

오히려 많아야 세 자리수였는데 이제는 네 자리수가 당연해졌으니 어디서부터 잘못된건지;

최전선인 병원에서 의사, 간호사들은 몸을 던지며 일하며 극도의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고 코로나 검사하는 검시관부터 보건소 직원들마저도 피로감을 호소하고 있는데 정작 탁상공론하고 있는 이들이 잘못된건지;

제발 하루빨리 코로나가 잠잠해지길 바랄 뿐이다.


1일 1포스팅을 꾸준히 하고 싶으나 몸이 따라주질 않아 자꾸 며칠간의 공백이 생긴다.

임시저장글에 쓴 글도 계속 포스팅해야 하는데;

내년에는 좀 더 쌩쌩해져야지 ꔷ̑◡ꔷ̑


댓글(2) 먼댓글(0) 좋아요(32)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2021-12-14 21:08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2-24 23:2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데니스 존슨 외 지음, 파리 리뷰 엮음, 이주혜 옮김 / 다른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나, 책과 마주하다』


열다섯편의 단편소설, 단편소설의 정수이자 본보기라 부를 수 있을 정도로 작가의 독창적인 세계관과 글솜씨가 순식간에 사로잡는다.

짤막하지만 이야기는 매우 깊은 『모든 빗방울의 이름을 알았다』, 책을 펼치는 순간 몰입도있게 빠져들 것이다.


저자, 데니스 존슨은 1949년 뮌헨에서 태어나 도쿄, 마닐라, 워싱턴 D.C.에서 자랐다. 아이오와주립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고, 아이오와 작가 워크숍에서 멘토인 레이먼드 카버를 만났다. 스무 살이던 1969년 첫 시집 『물개 사이에 선 남자The Man Among the Seals』를 출간하며 데뷔했다. 1983년 첫 소설 『천사Angel』를 발표해 평단의 찬사를 받은 존슨은 1992년 소설집 『예수의 아들Jesus’ Son』을 출간하며 베스트셀러 작가로 발돋움했다.

저자, 조이 윌리엄스는 1944년 미국 매사추세츠에서 태어났다. 단편소설 「돌보기Taking Care」로 전미도서상 후보에 올랐다. 이 밖에도 장편소설 『은총의 상태State of Grace』, 단편소설 「도피Escapes」 등을 썼다. 삶에서 겪는 상실을 신비롭고 영적으로 다루는 글쓰기로 이름을 알렸다. 레아 단편소설상, 밀드레드 앤 해롤드 슈트라우스상 등 여러 문학상을 받았다.

저자, 레이먼드 카버는 1938년 5월 25일 오리건 주 클래츠케이니에서 태어났으며 20세기 후반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소설가이자 시인이다. 그는 1980년대에 미국 단편소설 르네상스를 주도한 인물로 '헤밍웨이 이후 가장 영향력 있는 소설가' '리얼리즘과 미니멀리즘의 대가' '체호프 정신을 계승한 작가'로 불리운다. 1979년에 구겐하임 기금의 수혜자로 선정되었으며, 1983년 밀드레드 앤 해럴드 스트로스 리빙 어워드를 수상하였다. 또한 1988년에는 전미 예술 문학 아카데미 회원으로 선출되었고, 하트퍼드 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Ⅰ 히치하이킹 도중 자동차 사고


술을 나눠주고 내가 자는 동안 운전한 세일즈맨…… 버번으로 가득한 체로키족의 차…… 폴크스바겐은 대학생이 모는 대마초 연기 덩어리일 뿐이었고……

그리고 미주리주 베서니에서 서쪽으로 빠져나온 한 남자를 들이받아 영원히 죽여버린 마셜타운 출신 어느 가족의 남자……


구성, 배경, 인물 설정, 작가의 설명을 최대한 생략하면서 동시에 이 모든 것을 암시하는 목소리를 찾아낸다. 조각난 목소리를 서사가 결핍된 이유이며, 그리하여 그 자체로 일종의 설명이 된다.



전반적인 이야기가 자세하게 서술되어 있지 않지만 사고 순간순간이 남자가 바라보는 그 느낌 그대로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

제목 그대로 히치하이킹 도중 난 자동차 사고였다.

히치하이킹을 해 어떤 차를 타게 되었고 '나'라는 인물은 아기와 함께 뒷좌석에 앉아 가게 된다. 남편은 운전석, 부인은 조수석에 앉은 채로.

그렇게 가는 도중 폭풍우 속에서 사고가 나게 된다.

이야기는 굉장히 철저하게 묘사되고 있었다.

끔찍함이 극으로 치닫다 이내 병원 장면으로 옮겨가는데 울컥울컥 피를 흘렸던 남자는 결국 죽게 된다.


몇 년이 흘러 시애틀 종합병원의 중독 치료센터에 들어갔을 때 한 번은 똑같은 방법을 택했다.

"이상한 소리나 목소리가 들리나요?" 의사가 물었다.

"도와주세요, 오, 제발, 아파요." 탈지면 상자가 소리를 질렀다.

……

"방이 왜 이렇게 하얗게 변했죠?" 내가 물었다.

아름다운 간호사가 내 피부를 만지고 있었다. "비타민 주사예요." 간호사가 말했고 바늘을 꽂았다.

비가 내렸다. 우리 위쪽으로 거대한 양치식물이 늘어졌다. 숲이 언덕 아래로 떠내려갔다. 개울물이 바위 사이로 세차게 흘러내리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당신, 어이없는 당신들, 당신은 내가 도와주길 바라지.


하지만 이야기의 마지막 부분에서 우리는 깨닫게 된다.

그 남자가 약물로 인한 정신 이상에 빠져드는 모습을 목격하면서 어떻게 그가 사건들을 그렇게 명확하게 쓸 수 있었는지에 대해.


"그리고 당신, 어이없는 당신들, 당신은 내가 도와주길 바라지." '멍청한 놈'은 예수가 아니다. 그는 예수의 아들이고 이는 완전히 다른 문제다. 그는 천국의 통찰력이라는 은총을 입었지만, 여전히 지상의 지옥을 살아가는 한 사람이다.


첫 단편을 읽자마자 원서가 궁금해졌다. 아무래도 원서 그대로 읽어야만 더 이해가 빠르게 될 것만 같았다.

많지 않은 단어들로 내용들을 구성한 이 단편은 꽤나 심플하면서도 심오했다.



Ⅱ 하늘을 나는 양탄자


양탄자를 처음 본 건 다른 동네 뒤뜰에서였다. 위층 베란다에서 높다란 회색 장대까지 도르래 빨랫줄이 뻗어있는 2층 주택 모퉁이에 화사한 색깔이 나부꼈다. 그러더니 차고 뒤쪽에서 내 쪽으로 다가오는 양탄자가 얼핏 눈에 들어왔다.

……

그냥 밤색과 초록색이었다. 갈색에 가까운 밤색 바탕에 진한 녹색의 구불구불한 고리 무늬가 있었다. 양쪽 가장 자리에는 굵고 거친 술이 달렸다.

……

결국, 얼마나 능숙하게 무게중심을 바꾸는가의 문제였다. 양탄자 한가운데에서 조금 뒤쪽에 가부좌를 틀고 앉아 몸을 앞으로 살짝 기울이면 양탄자가 앞으로 갔고, 왼쪽으로 기울이면 왼쪽으로, 오른쪽으로 기울이면 오른쪽으로 갔다. 손바닥을 아래로 오므린 채 팔을 양옆으로 들어 올리면 양탄자가 떠올랐고 팔을 아래로 살짝 내리면 양탄자도 내려갔다.



양탄자를 따라 과거로 회기하는 것만 같다. 그것도 아주 세밀하게 말이다.

소년 시절의 기억으로 돌아가 감정을 불러 일으키며 기억해본다.

예로서, 잃어버린 사랑을 느끼려면 아만다를 사랑했다고 생각할 게 아니라 그녀의 웃음, 그녀의 머리카락 냄새, 턱에 난 작은 흉터를 떠올려야 하는 것처럼 말이다.

기억의 대상이 평범하고 진부해도 그 기억의 감정을 심오하게 하고 느껴지게 하고 사실이게 하는 것은 이와 같은 정밀함과 축적이다.


극 중 화자는 양탄자를 따라 과거의 기억을 되살려보았는데, 나에게는 '음악'이 양탄자와 같은 존재이다.

특정 음악들이 과거의 한 부분, 한 부분을 그대로 상기시켜 주기 때문이다.




열 다섯편의 단편을 읽으면서 쉽게 넘어갈 것이란 생각을 하면 오산이다. 흐름을 잘 타지 않으면 줄거리나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뜻을 놓치기 십상이기 때문이다.

작가의 세계관의 독특함을 한껏 느낄 수 있으며 그들이 가지고 있는 독창성이 짧은 글에 잘 묻어나기 때문에 막상 읽다보면 글을 쓰고 싶은 욕구가 흘러 넘친다.

아, 오랜만에 제대로 된 단편 하나 읽었네! 라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딸기우유빛의 바인더, 글쓰기 노트에 적어놨던 짤막한 소설들을 괜스레 꺼내보았다. 언젠가 나도 이 글을 책으로 낼 수 있을까.

아껴두었다가 읽고 싶은 그런 글이라, 소설을 한 번 쓰고 싶은 마음이 있다면 꼭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웨하스 의자
에쿠니 가오리 지음, 김난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나, 책과 마주하다』


누구도 앉을 수 없는 절망과 같은 웨하스 의자는 참 조그맣고 예쁘다.

절망을 문제 삼지 않는 강함과 사랑과 절망 사이에서 나오는 고독함까지, 『웨하스 의자』에 담겨 있다.


저자, 에쿠니 가오리는 1964년 도쿄에서 태어난 에쿠니 가오리는 청아한 문체와 세련된 감성 화법으로 사랑받는 작가이다. 1989년 『409 래드클리프』로 페미나상을 수상했고, 동화부터 소설, 에세이까지 폭넓은 집필 활동을 해나가면서 참신한 감각과 세련미를 겸비한 독자적인 작품 세계를 구축하고 있다.




Ⅰ 웨하스 의자


중년에 접어든 '나'.

낡은 아파트 4층에서 혼자 살고 있는 '나'는 결혼하진 않았지만 애인은 있었다.

스카프와 우산을 디자인하는 것을 주수입으로 삼는 '나'는 화가였다.


"언니는, 정말 어린애 같다니까."

동생은 멋대로 그런 말을 한다.

"언니, 참 별나다."

그리고 이런 말도.

"언니, 고독하네."

물론 나는 고독하다. 그날, 병원 앞에서 만난 개만큼이나. 하지만 나는 별나지도 않고, 어린아이는 더욱이 아니다.


'나'의 애인은 '나'의 삶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인물이다.


우리 애인은 무척 자상하다. 무척 자상하고, 내 머리를 쓰다듬어 준다. 하지만 나는 그가 내 머리에서 꼭 3밀리미터 밖을 쓰다듬는 것처럼 느낀다. 내 머리칼에서 바깥에 보이지 않는 막이 있는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우리 애인은 차가 없다. 나는 그 점도 마음에 든다. …… 우리는 자유롭다. 그리고 걸어서도 어디든 갈 수 있다.


목욕을 하고, 온몸에 샤워 코롱을 듬뿍 바르고, 허브차를 마시고 있는데 애인이 왔다.

"갑자기 보고 싶어서."

애인은 그렇게 말하고 미소 짓는다. 우리는 현관에서 키스를 나눈다. 그의 입술과 코 사이의 부드러운 피부에 땀이 엷게 배어 있어, 나는 올해도 여름이 왔다는 것을 안다.




누구도 앉을 수 없는 절망과 같은 웨하스 의자는 참 조그맣고 예쁘다.

절망을 문제 삼지 않는 강함과 사랑과 절망 사이에서 나오는 고독함까지, 『웨하스 의자』에 담겨 있다.


저자의 책을 전부 다 읽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그녀의 책을 꽤 많이 읽어본 것 같다.

그 중에는 그녀의 세계관을 온전히 이해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복잡하지도 않은, 간결한 문체 안에 담긴 내용이지만, 개인적으로 그녀의 세계관을 내가 온전히 받아들이기에는 거리감이 좀 느껴지기도 한다.


(지난 번, 쓴 서평이 있어서 줄거리는 생략했는데) 책 속 주인공인 '나'의 애인은 바로 가정이 있는 유부남이다.

'나'라는 인물의 감정을 보면, 사랑에 빠지면 빠질수록 절망 또한 동시에 느끼곤 하는데 여기서 딱 어울리는 단어가 이것밖에 생각나질 않았다.

'내가 하면 로맨스, 남이 하면 불륜', 과연 '나'라는 인물에 대해 호응할 수 있는 사람들이 몇이나 될까?

마냥 예뻐보이지 않는, 그저 그들 자신에게만 아름다울 법한 사랑 이야기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

문득 '무한도전'에서 봤던 한 장면이 생각났다.





댓글(6) 먼댓글(0) 좋아요(3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서니데이 2021-12-07 22:43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웨하스 의자, 전에 나온 것 같았는데, 하고 보니 에쿠니 가오리의 책 개정판이었네요.
새로나온 책의 표지도 괜찮은 것 같아요.
하나의 책장님이 찍은 사진도 예쁩니다.
잘읽었습니다. 좋은 밤 되세요.^^

하나의책장 2021-12-25 00:12   좋아요 1 | URL
개정판 표지, 예쁘더라고요.
딱 ‘밤‘ 느낌이에요^^

새파랑 2021-12-07 23:22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저도 에쿠니 가오리 책 좋아하는데 이 책은 안읽어봤네요 ㅜㅜ 한 열편정도 읽은거 같은데 안읽은 책은 그보다 휠씬 많은듯 합니다 ㅎㅎ 그녀도 다작인거 같아요 😅

하나의책장 2021-12-25 00:11   좋아요 1 | URL
오, 새파랑님이 저보다 더 많이 읽으신 거 아닌가요? >.<
맞아요! 많은 소설을 내셨던데 전 아마 작품들 중 반은 읽었을까요ㅎ

페크pek0501 2021-12-08 1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반짝반짝 빛나는>의 작가죠? 이 책으로 작가를 알았어요. 드라마틱하진 않지만 그런 대로 괜찮은 소설로 읽었어요. 웨하스 의자, 는 처음 보는데 표지가 멋지군요. 별점을 만점 주신 걸로 보아 좋은 작품인가 봅니다. ^^

하나의책장 2021-12-25 00:06   좋아요 0 | URL
네, 맞아요! 그 작가님!
저는 개인적으로 작가님의 작품을 다 좋아하진 않아요^^;
좋아하는 작품도 있는 반면에 호불호 갈릴만한 작품들도 꽤 있거든요.
그런 작품들은 잘... 손이 안 가더라고요ㅎ
 




주마다, 월마다 기록하는 책탑



『작은 이야기를 계속하겠습니다』 | 고레에다 히로카즈

고레에다 히로카즈가 어떤 태도로 세상을 바라보고 영화를 찍으려 했는지, 그 생각의 궤적과 진화 과정을 담고 있다.

이 책을 통해 사회적 책임을 질문하며 영화라는 공동체의 미래를 그려가는 성실한 창작자 고레에다 히로카즈를 만날 수 있다.

편집자님이 직접 추천해주신 책이었는데 이 책을 계기로 저자의 책을 계속 찾아보게 되었다.








『책도둑』 | 마커스 주삭

제2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한 소설이며 당시 독일을 배경으로 전쟁의 비극과 공포 속에서도 말(言)과 책에 대한 사랑으로 삶을 버텨나갈 수 있었던 한 소녀의 이야기를 서정적이고 아름다운 필치, 철학적이고 사색적인 이야기로 그려냈다.










『오만과 편견 (리커버 특별판)』 | 제인 오스틴

(워낙 유명한 책이니 줄거리는 생략해도 될 것 같다.)

영화로, 영국 드라마로, 책으로 몇 번을 보고 읽었는지 모르겠다. 그만큼 정말 좋아하는 작품 중 하나이다.

이번 리커버 특별판도 놓칠 수 없어 곧장 책장으로 데려왔다.










『1일 1페이지, 세상에서 가장 짧은 신화 수업 365』 | 김원익

그리스, 북유럽, 수메르, 이집트 등 찬란한 문명을 이루었던 여러 문화권의 신화를 세계의 신들부터 신화와 예술, 일상의 신화에 이르기까지 일곱 가지 특별한 주제를 통해 흥미롭게 풀어낸다.

1일 1페이지, 시리즈는 조금씩 깨부수고 있다.











요즘 컨디션 최악이라 책도 잘 보질 못했다.

써놓은 서평을 몇 번 그대로 올리다가 도저히 그냥은 못 올리겠어서 놔두고 있다.

(내가 봐도 대충 쓴 게 너무 티가 난다는 게;)

그래도 오늘은 생일 덕분에 친구들, 지인들이랑 잔뜩 연락하니 그나마 활기가 든다.

특히 정-말 오랜만에 연락하는 몇몇 친구들이랑 이런 저런 수다 떠니 얼마나 좋은지!

요새 코로나가 너무 심해 선뜻 만나기도 조심스럽고.

참, 코로나는 언제쯤 잠잠해지려는지;


댓글(10) 먼댓글(0) 좋아요(29)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라파엘 2021-12-05 00:1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려요 🎉🎉🎉 컨디션 잘 회복하시고, 건강하시길 기도합니다 🙏

하나의책장 2021-12-07 21:42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요새 코로나 무서워서 거의 집콕이에요ㅎ
굿밤되세요, 라파엘님^^

mini74 2021-12-05 00:2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나의 책장님 늦었지만 생일 축하드립니다. 친구들이 그리운 날들이에요 ~ 행복한 일요일 보내세요 ~ 안녕히 주무세요.

하나의책장 2021-12-07 21:45   좋아요 1 | URL
미니님^^
시간 없어도 달에 한 번씩은 꼭 모여서 수다떨고 놀았는데 코로나 터지고서부턴 다들 조심조심하느라 거의 반년에 한 번씩 겨우 만나는 것 같아요;
올해도 거의 다 갔는데 거의 한 두번씩 밖에 못 봤더라고요ㅠ
축하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미니님도 행복한 밤 되세요^^

새파랑 2021-12-05 11:1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생일 축하드립니다~! 오만과 편견 너무 좋아요 ^^ 리커버판 저는 책은 못사고 노트만 모았어요 ㅋ

하나의책장 2021-12-07 21:46   좋아요 2 | URL
감사합니다, 새파랑님♥
하핫; 저 사실 노트만 모았다가 결국 어쩌다보니 책도 모으게 되었다지요;
세트 안 사겠다고 그렇게 다짐했건만, 책만큼은 그게 잘 안 되는 것 같아요ㅎㅎ

thkang1001 2021-12-05 13:00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나의책장님! 생일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행복한 하루 되세요!

하나의책장 2021-12-07 21:47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 덕분에 행복하게 보냈습니다!
제법 바람이 부는 저녁이네요, 굿밤되세요^^

scott 2021-12-05 16:55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생일 축하 합니다!
행복한 12월 가족과 사랑가득 행복 가득하게 보내세요

.
(\ ∧♛∧ .+° °*.
(ヾ( *・ω・) °・ ꕥꕥꕥꕥꕥꕥꕥ 𝐇𝐚𝐩𝐩𝐲 𝐁𝐢𝐫𝐭𝐡𝐝𝐚𝐲 🍰🎉💜
  し( つ つ━✩* .+°
(/しーJ    ღღღღღ
     ╭┻┻┻┻╮
     ┣********┫
   ╭━┻━━━━┻━╮
   ┣********┫
 ╭━┻┻┻┻┻┻┻┻┻┻━╮
 ┣╮╭╮╭╮╭╮╭╮╭╮╭┫
 ┻┻┻┻┻┻┻┻┻┻┻┻┻┻
  ⌘⌘⌘⌘⌘⌘⌘⌘⌘⌘⌘⌘⌘⌘
`

하나의책장 2021-12-07 21:48   좋아요 2 | URL
후- 하고 불면 되는거죠? scott님? ♥
이렇게 예쁜 케이크까지! 감사합니다^^
scott님한테 예쁜 이모티콘 다 모여있을 것 같은>.<
 
웰씽킹 WEALTHINKING (양장) - 부를 창조하는 생각의 뿌리
켈리 최 지음 / 다산북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하나, 책과 마주하다』


부자가 되고 싶다면 부자의 생각을 체득하라.


저자, 켈리 최는 현재 유럽 11개국 1200개 매장, 연매출 5400억 원이라는 고속 성장을 이룬 글로벌 기업 켈리델리(KellyDeli)의 창업자이자 회장이다.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성공한 사업가로 살아가고 있지만, 첫 사업의 실패로 10억 원의 빚더미에 앉아 후배와 만난 자리에서 ‘저 커피값은 누가 내는 거지?’를 고민했을 만큼 힘겨운 나날을 보내기도 했다.

마흔이 넘은 나이에 무일푼으로 인생 제2막을 새롭게 시작하기로 마음먹고, 2년간 할 수 있는 모든 준비와 공부는 다 했다. 그렇게 치열하게 사업 공부에 매진하며 세운 회사, 켈리델리는 매해 지속적으로 성장해 나가면서 ‘100년 기업’이 되기 위한 혁신 시스템을 구축해나가고 있다. 그는 언제나 ‘행복’을 일 순위로 삼고 이를 기업문화에도 적용하여 자신과 가족뿐 아니라 직원, 가맹점주, 파트너사, 고객, 나아가 전 인류까지 행복하게 만들기 위한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그리고 그 실천법의 하나로 저술과 강연, 유튜브 등 다양한 활동을 통해 자신이 깨달은 인생의 비밀들을 널리 전하며 많은 이의 ‘인생 멘토’가 되어주고 있다. ‘덕분에 삶이 바뀌었다’는 메시지들을 동력 삼아 오늘도 최대한 많은 이에게 희망의 에너지를 전하기 위해 노력한다.




인생의 밑바닥에서 싹튼 부의 씨앗


열여섯, 어린 나이의 그녀에게 한성실업은 일터이자 집이였다.

중학교를 갓 졸업한 소녀들은 내일부터 '공순이'로 불리울 것이다.

좁은 복도에는 열 여개의 방이 있었고 방에는 3층 철제 침상 열 두개가 빼곡히 놓여져 있었다.

홀로 고향을 떠나 낯선 곳에서 생활하려니 엄마 생각이 간절했고 눈물이 절로 났다.

그리곤 어린 마음에 낯선 곳에 저를 놓이게 한 부모님에 대한 원망 또한 토해냈다.

그러던 어느 날, 저자보다 어릴 때 서울로 상경해 고생한 언니, 오빠를 드디어 만나게 되었다.

알고보니 언니와 오빠는 그녀를 찾고 있었다.

답십리 장미극장 근처 와이셔츠 공장에 있다는 말만 듣고 쉬는 날마다 온 동네를 이 잡듯이 뒤졌다고 한다.

그렇게 언니, 오빠를 끌어안고 엉엉 우니 무뚝뚝한 오빠 눈가에도 눈물이 차올랐다.

"뭐 필요한 거 없니?"

"언니, 나 이불하고 베개랑 세숫대야 좀 사 줘."

이불도 없이 추웠을 동생의 모습이 선했는지 언니는 눈물을 터뜨렸고 그 날 밤, 서울에 온 지 한 달만에 이불을 덮고 따뜻하게 잘 수 있었다.

아침 8시에 시작해서 오후 5시에 끝나는 공장일, 한 시간 일찍 일어나서 씻어야 아침밥을 먹을 수 있으니 얼마 안 되는 수도꼭지에 수백 명이 달려드는 진풍경이 펼쳐질 수밖에 없었다.

그나마 한성실업은 마냥 노동만을 강요하진 않아서 오후 6시에는 학교에 갈 수 있었다.


어느 겨울이었다.

5시 30분, 학교로 태울 버스들이 줄지어 있었고 일찍 버스에 올라탄 저자는 차창에 서린 김을 닦고 줄지어 달려오는 친구들을 바라보았다.

그녀와 가장 친한 영숙이는 밥을 먹지 못했는지 백설기빵과 우유를 손에 들고 뛰어오고 있었다.

밥을 먹는 것보다 학교에 가는 걸 더 좋아했던 영숙이, 앞자리에 앉아 있던 그녀에게 눈인사를 하고 뒤쪽 자리로 간 영숙이.

그 날, 어린 영숙이는 버스에서 내리지 못했다.

버스가 도착했을 때, 이미 숨을 거둔 상태였다.

백설기빵을 먹다 기도가 막힌 것이었는데 당시 처치방법을 잘 알지 못했던 사람들이 대부분이기에 응급처치도 받지 못하고 결국 죽은 것이다.

아빠 또래였던 40대 중년의 담임선생님도 꺼이꺼이 우셨을 정도로 모두가 그녀의 죽음에 애통해했다.

영숙이가 죽은 뒤, 깊은 잠에 들지 못했던 저자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지 눈앞이 캄캄해졌지만 그녀의 죽음 이후 마음을 더 단단하게 고쳐매게 된다.


지쳤다가도 그 친구들을 생각하면 에너지가 다시 샘솟는다. 나는 그녀의 몫까지 살아야 하니까. 누가 시킨 것도 아닌데 나는 마치 내가 한성실업에 다니던 친구들의 대표라도 된 듯 잘 살아야 한다고 스스로를 다독였다. 인생의 밑바닥에서 가장 소중한 친구의 죽음으로 깨달은 내 삶의 소중한 씨앗이니까!


'우리 모두 비록 찢어지게

가난했지만 내가 꼭 해낼게.

우리도 뭐든 할 수 있고

뭐든 될 수 있다는 걸

세상에 반드시 보여줄게.'



저자는 생각의 뿌리가 부를 창조한다고 강조하고 있다.

나의 내면, 저 밑바닥에 깔려 있는 진짜 핵심가치를 찾는 게 중요하며 여섯 가지 원칙에 맞춰 실현 가능한 상태로 만들어나가야 한다고 말한다.

[여섯 가지 원칙: 가능성을 예단하지 마라, 명확한 목표여야 한다, 측정이 가능해야 한다, 무조건 원대해야 한다, 실현 가능해야 한다, 데드라인을 정해야 한다]

그리곤 결단력 있게 추진해야 비로소 웰씽킹의 초석을 다질 수 있다고 말한다.

어린 시절, 상상도 못할 고생을 겪고 지금의 자리에 도달한 저자이기에 그저 대단하다는 말밖에 나오질 않았다.

수많은 자기계발서를 보며 느낀 것은 생각이든, 습관이든 뭐든 간에 결국은 다 하나로 이어져있는 것 같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