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음이 던지는 질문에 어떻게 답해야 할까? - 왜 사는지 모르겠는 나를 위한 철학 수업
박연숙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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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인간에게는 삶과 죽음이 부여된다. 즉, 살면서 누군가의 죽음을 한 번 이상은 맞을 수밖에 없단 뜻이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은 '나의 삶'에 엄청난 변화를 안겨준다.

결국은 마주하게 될 죽음, 우리는 죽음에 관하여 어떤 태도를 가져야 할까.


저자, 박연숙은 이화여자대학교에서 논문 〈존 듀이의 경험 미학과 예술 교호작용〉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고, 현재 숭실대학교 베어드학부대학의 교수로 재직하면서 글쓰기와 독서토론을 강의하고 있다.

당연한 것에 대해 당연하지 않은 방식으로 생각하고 불편한 것에 대해 불편하지 않은 방식으로 대화하기를 좋아한다.




Ⅰ 죽음의 무게는 사람마다 다를까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2020년 음주운전으로 인한 교통사고 사망자 수는 224명으로 집계되었다.

이렇게 수치상으로 볼 때, 우리의 감정선에 큰 변화를 주지는 않는다. 본인과는 무관하기에, 그 수가 많아도 말이다.

반면에 내게 소중한 사람의 죽음은 '나의 삶'에 엄청난 변화를 안겨준다.

즉, 죽음이 숫자로 전달될 때는 단순한 지표에 불과하지만 한 개인의 죽음으로 전달되면 아픔과 고통을 안겨주는, 감정적인 것이 되어버린다.

그렇다면, 죽음의 무게는 사람마다 다를까?


인간에게는 삶과 죽음이 부여된다. 즉, 살면서 누군가의 죽음을 한 번 이상은 맞을 수밖에 없단 뜻이다.

누구에게나 낯설 수밖에 없는 죽음, 죽음과 관련하여 두 가지 사실이 있다.

바로 무엇으로도 죽음을 피할 수 없다는 것과 죽음은 이 세상과의 이별이라는 것이다.

독일의 실존철학자 칼 야스퍼스는 죽음을 대하는 사람의 태도에 대해 두 가지를 말한다.

하나는 살고 죽는 것에 얽매이며 시간과 공간 안에서 이러저러하게 존재하다가 끝나는 허망한 종말로서의 죽음, 다른 하나는 자기 자신이기를 선택하고 결단하는 계기로서의 죽음이라는 것이다.

즉, 죽음을 대하는 태도에 따라 삶이 변화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잘 알고 지내던 누군가가 죽었을 때, 슬퍼하고 애도하며 그 사람과의 추억을 떠올리며 명복을 기원하지만 그 사람의 죽음으로 인해 일상이 어긋나는 것을 바라지는 않는다.

오히려 살아있음에 안도하며 언젠가 다가올 자신의 죽음을 애써 외면하게 되는데, 이러한 태도로 사는 존재를 '현존재'라고 칼 야스퍼스는 말한다.

현존재는 현 상황에서 최대한 자신을 이롭게 하고 안전하게 살고자 노력하며 자신을 세계의 중심이라 생각하기에 죽음을 미리 생각하진 않는다.

이렇게 현존재와는 달리 전혀 다른 태도를 보일 수도 있다.

죽음이라는 피할 수 없는 상황 앞에서 누군가의 죽음을 슬퍼하고 외면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그 사람의 죽음으로 자기 자신을 발견하고 자신의 고유한 삶을 살기로 변화하는 태도이다.

그는 이런 변화를 가져오는 죽음을 우리가 접하는 상황들과 구분지어 '한계상황'이라 일컫으며, 인간이 아무리 애써도 극복할 수 없는 상황으로 고통, 죄책감, 죽음 등이 이에 해당된다.


죽음의 무게란 사람마다 다를 수밖에 없다.

허나 내게 닥친 (누군가의) 죽음의 무게를 어떻게 내 삶에서 변화를 줄지는 당연히 본인의 선택에 달린 것이다.

소중한 사람의 죽음이 곧 '끝'을 의미하는 것이 절대 아니다.

오히려 이를 통해 자신의 참모습을 찾아볼 수 있는 여정의 '시작'을 알리기도 한다.


우리가 실존으로 살아가는 한, 우리는 사랑하는 사람을 죽으로 잃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실존의 방식으로 사는 사람은 소중한 사람이 죽더라도 죽음을 초월하여 늘 현재형으로 사랑하고 끊임없는 자기발견으로 새롭게 함께할 수 있으니까요.



 Ⅱ 아무것도 기대할 수 없어도 살아야 할까


하루하루를 버틸 수 있는 것은 바로 '다음날의 기대'때문이다.

그것이 작던, 크던 간에 무언가에 대한 기대라도 있기 때문에 하루를 보낸다.

대개 삶의 의미가 사라지고 무력하다는 사람들의 일부는 같은 맥락으로 '기대'가 없어져서 그런 감정을 느끼게 된다.

물론 기대가 없어도 삶의 의미를 찾아가는 사람이 있다.

이 또한 주관적인 심리상태이기 때문에 개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예컨대, 대학 입시를 앞두고 우수한 학생들이 떨어진 기대치에 압박감을 느껴 목숨을 끊는 경우를 보면 삶의 의미가 무의미하다고 느낀 것이 얼마나 주관적인지 알 수 있다.

허나 대부분 일말의 기대라도 품고 있기에, 그렇게 삶을 만들어 나가는 게 아닐까 싶다.

인간은 의미를 추구하는 존재이며 이것은 인간이기에 가질 수 있는 특징이다.

그 근거로 오늘도 우리는 인문서와 자기계발서를 읽거나 영상매체를 접하거나 멘토를 만나는 등 끊임없이 삶의 의미를 찾아가고 있는 것이다.

자살의 원인은 다양하지만 가장 높은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상실감'이다.

이것 또한 삶의 의미와 연관지어 설명할 수 있겠다.

빠르게 변화하고 적응해야 하는 경쟁사회 속에서 삶의 의미 또한 기대치가 계속 높아지니, 만족감과 성취감보다는 부족함만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생각해보면, 인간이 찾는 의미라는 것은 단순히 인정받고 싶은 삶을 살고 싶어하는 욕구를 추구하는 차원이 아니다.

'자신의 삶을 무의미하다고 여기는 사람은 단순히 불행할 뿐만 아니라 삶에 적응하기 힘들다.'라고 아이슈타인이 말했듯이, 의미의 충족은 생존과 깊은 연관을 갖는 인간만의 '생존 가치'나 다름없다.

그렇다면 우리는 삶의 시련을 마냥 불안하고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불가피하다면 삶의 시련 또한 우리의 운명이니 시련은 자신만의 과제라 여기면 되는 것이다.

물론 그 시련으로 인해 당장은 힘들지 몰라도, 그 시련이 미래에 어떤 역할을 할 지 기대한다면 나 자신의 개별성과 독자성과 유일성을 분명히 확신받게 될 것이다.


이쯤에서 책 한 권을 추천하고 싶다. 빅터 프랭클의 「죽음의 수용소에서」를 읽어본 적이 있는가?

(확인해보니 지금 내가 가지고 있는 책은 이미 절판되었고 작년에 개정판이 나온 듯하다.)

이 책을 원서로 조금 읽다가 궁금증을 참지 못하고 서점가서 구입해 바로 읽어봤는데 개인적으로 두번이나 재독했을 정도로 추천해주고 싶은 책이다.

직접 체험한 수기로, 나치의 강제수용소에서 겪은 생사의 엇갈림 속에서도 삶의 의미를 잃지 않고 인간 존엄성을 잘 보여준다.

삶의 의미를 되뇌여볼 수 있는 책으로, 인간이 자신보다 보살피거나 사랑해야 할 어떤 사람, 어떤 대상을 지향하여 자신의 삶에 의미를 부여하고자 하는 의지가 얼마나 큰 힘을 발휘하는지 잘 드러나 있다.



Ⅲ 죽음을 바라보는 다양한 시선에 대하여


죽음을 최대한 늦춘다고 행복해질까?

의료기술의 발달로 지금은 평균 수명 80세를 넘겼으니 앞으로는 평균 수명 100세 시대가 도래하지 않을까 싶다.

냉동인간, 복제인간과 같은 말도 모두 '수명'과 연관되어 있다.

영화 「아일랜드」를 보면, 아이를 직접 낳지 못하거나 장기가 망가졌을 때를 대비해 복제인간을 만들어놓고선 대신 아이를 낳게 하고 복제인간의 장기를 고스란히 갖고 오게 되는 장면들이 있다.

지금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 충분히 일어날 수는 있는 일이다.

냉동인간 또한 같은 맥락이다.

자세하게 보진 못했지만, 한 프로그램에서 냉동인간과 관련된 주제로 스페셜 방송을 했었다.

대부분 지병으로 인해 세상과의 이별을 앞두고 있었지만, 훗날 발달된 의학기술로 인해 치료되기를 희망하는 가족들의 결정으로 냉동되었다.

이 또한 의견들이 극명하게 갈리는데 선뜻 좋다, 나쁘다라고 말하기에는 어려움이 있다.

사실 모두가 죽음에 대해 부정적일 수밖에 없다.

여기서 우리는 죽음에 대한 태도에 대해 돌아봐야 하는데 19세기 후반, 20세기 초에 죽음에 대한 태도가 급변하기 시작했었다.

앞서 언급했듯이, 죽음도 언젠가는 마주해야 하지만 그 시기가 닥치면 무작정 회피하고 금기시하기까지 한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죽음의 장소가 가정이 아닌 병원으로 바뀌었다는 것도 그 중 하나이다.

의료기술의 발달로 죽음을 맞이하는 시기가 다가오면 병원에서 전문 의료인의 관리를 받다가 병원 혹은 요양시설로 옮겨져 최대한 생명을 연장하려는 의료진의 시도를 견뎌내다 결국 죽음을 맞이하는 게 오늘이다.

임종의 순간을 가족 모두가 함께하기 어려워지고 삶의 대부분을 지내왔던 공간에서 분리된 채 홀로 죽음을 맞이하다보니 자연스레 슬픔, 쓸쓸함, 외로움으로 끝을 맺는 것을 아니 결국은 회피하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이유 중 하나가 사회 분위기이다.

대부분이 죽음을 함부로 입에 올리지 않으며, 무엇보다 결혼식을 앞두고 있거나 백일이나 돌을 앞둔 아기가 있거나 아픈 사람의 경우는 장례식을 가면 부정탄다는 관습이 어느새 생겨났다.

지금은 금기시하고 회피하는 것을 넘어 무관심하기까지 하다.

이러한 이유로 죽음은 결국 우리의 일상으로부터 격리된 것이 되어버린 것이다.

삶은 부여받았듯이 죽음 또한 회피할 순 없다.

자연스레 늙어가고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끝이 아닌 인생의 피날레이며 궁극의 완결이라는 마인드를 가지게 된다면 결국 우리는 죽음을 앞둔 그 순간까지도 삶의 태도가 바뀌지 않을까 싶다.




꼭 죽음을 낯설게 바라볼 필요는 없다.

삶은 유한하기에 언젠가 마주할 수밖에 없는 것이 죽음이다.

지금 살아가고 있기에, 죽음은 언제나 가까이에 있다.

내가 아니더라도 사랑하는 누군가의 죽음을 마주했을 때 분명 슬픔과 고통이 느껴지는 감정에 휩싸일 것이다.

물론 그 대상이 누구냐에 따라 다르기도 하고 그 대상이 아무리 소중한 존재여도 나의 주관적인 감정에 따라 받아들여지는 척도 또한 다를 것이다.


나는 아직 (누군가의) 죽음을 가까이 보진 못했을 뿐더러 아직 장례식에도 가 본 적이 없다.

초등학교 들어가기도 전에 외할아버지께서 일찍이 돌아가셨지만 장례를 치른 곳이 강원도라 할머니집에 맡겨졌었고 그 이후 먼 친척들의 부고 소식이 들릴 때면 아빠 혼자 지방으로 내려가 갔다오셨기에 장례식에 참석할 일이 없었다.

생각은 하고 있다. 앞으로 사랑하는 사람들의 죽음을 분명 맞이하겠지.

난 워낙 감성적인지라 평소 드라마나 영화 심지어 만화영화에서 슬픈 장면만 봐도 눈물 한 바가지 흘리는 타입이다.

그래서 가끔은 누군가의 부고 소식을 들을 때면 그 때 내가 잘 버틸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해보긴 했었다.

외할아버지께서 내 꿈에 딱 한 번 나오셨었는데 그 때 엄마에게 꿈얘기를 꺼내면서 물었다.

"엄마, 외할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엄청 슬펐지?"

"슬펐지. 근데 그 때 *마음의 준비는 하고 있었어." (*외할아버지께서는 폐암 환자셨다.)

"(아빠가 돌아가신건데) 슬픔에서 헤어나오지 못했어?"

"슬프지. 그리고 문득 생각날 때도 있긴하지. 그런데 그 때뿐이지."

"아, 정말?"

"슬픔에 빠졌다고해서 모든 게 끝은 아니니깐. 일도 해야 하고 너희들 키워야 하니 마냥 슬픔에 빠질 여유가 어디있어. 그리고 할아버지께서 오래 아프셨잖아. 이제 안 아픈 곳으로 가신 거야. 그게 중요한거야"

그 때, 그 이야기를 듣고선 많은 생각이 들었다.

외할머니께서 그리고 엄마가 내게 해주는 말들 중 하나가 있는데 바로 '흐르는 대로'이다.

이 말 또한 인생에 고스란히 적용된다.

흘러가는 대로, 그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도 좋다.

죽음 또한 결국 주관의 차이인데, 중요한 것은 바로 이것이다.

죽음이 '끝'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자연스레 늙어가고 죽음을 맞이하는 것은 끝이 아닌 인생의 피날레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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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9-04 00:26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 사진이 너무 예쁘네요. 죽음을 다루기에는 너무 예쁘고 또 죽음을 다루기에 너무 어울리는 것 같습니다.
사람마다 죽음을 대하는 것이 다르다고 하신 것에 참 동의합니다. 많은 일들이 아는 것인지, 모르는 것인지, 예상대로인지 아닌지에 따라 같은 일도 달라 보이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런 일중에 죽음은 모두에게 다가올 것이고 그 크기도 그 무엇보다 커서 더 많은 사유와 각각의 대함이 있는 것 같습니다.

하나의책장 2021-10-19 23:00   좋아요 0 | URL
초딩님의 사진 칭찬, 매번 감사해요^^
그죠! 사람마다 죽음을 대하는 게 참 다른 것 같아요.
물론 죽음이라는 것이 마냥 무섭고 두려운 것은 사실이지만 피할 수 없는 것 또한 사실이니, ‘흐르는 대로‘ 흘러가게 두는 것도 나름의 지혜인 것 같아요!

scott 2021-09-04 01:15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드라마 영화 보고 안 우는 저!🖐 하나님 주말 화창한 날씨 처럼 활짝 웃는 시간 보내세요 ^ㅅ^

하나의책장 2021-10-19 23:01   좋아요 0 | URL
앗, 정말요? 너무 부러워요, scott님!
전 드라마, 영화보고선 안 우는 분들이 그렇게 부럽더라고요ㅠ
전 왜 그렇게 우는 건지ㅠㅋㅋ

2021-09-04 08:47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21-10-19 23:02   URL
비밀 댓글입니다.
 
나는 가끔 엄마가 미워진다 - 상처받은 줄 모르고 어른이 된 나를 위한 심리학
배재현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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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다르게 바라볼 수는 있다.

어린 시절의 아픈 기억이 지금까지 발목을 붙잡고 있는가?

큰 충격과 아픔이어서 어른이 된 지금까지도 영향을 미치는데, 정작 사소한 일상생활이었다고 생각하며 그 때의 상처가 된 사건들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지금의 어른들이 많다.

저자는 상처받은 줄 모르고 어른이 된 사람들을 위해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저자, 배재현은 임상심리전문가로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에서 임상심리학을 전공했고 현재 서울 EMDR 트라우마센터 부센터장이다.

2005년부터 트라우마의 주된 치료법인 EMDR을 통해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와 어린 시절 반복적인 트라우마로 고통받는 이들을 치료해 왔으며 정신 건강 전문가들의 EMDR 교육에 앞장서고 있다.




부모님의 사랑으로 태어난 것이 바로 '우리'다.

생명으로 만들어진 그 순간부터 태어나고 보호받아야 할 시기까지는, 부모님이 세상의 전부다.

세상의 전부가 되어줄 것이라는 부모님을 믿고 우리는 이 세상에 태어나게 된다.

즉, 우리에게 가까운 존재는 부모이다.

하지만 모든 부모가 세상의 전부가 되어주진 않는다.


예전부터 아동 학대와 관련된 사례는 많았고 사회적 관심도 높긴 했으나 작년에 발생한 정인이 사건으로 인해 모두가 더 큰 관심을 기울이게 된다.

정인이 사건과 같은 입양부모에게, 천안 계모 아동학대 사망사건과 같은 계부 혹은 계모에게 그리고 친모, 친부에 의해 학대당하거나 방치되어 사망하게 된 사건들은 잠잠하다가도 끊임없이 수면 위로 떠오르고 있다.

이렇게 극단적으로 학대받은 아이들이 있는가하면 알게 모르게 정서적 학대를 받은 아이들도 굉장히 많다.

정서적 학대를 가하는 부모들은 자식들에게 있어서 부모들이 가까운 존재이기에, 오히려 모든 것을 이해시키고 받아들이기를 종용한다.

보이는 신체적 학대와는 달리 정서적 학대는 보이지 않는 학대와도 같다.



Ⅰ 어린 시절 상처는 그냥 괜찮아지지 않는다


내담자들과 상담 중 어린 시절에 관한 이야기를 꺼내면 하나같이 이렇게 말한다고 한다.

'제가 이상하고 유별난 거 같아요. 다 제 잘못이죠.'

그저 자신이 부족하고 못났다고 자책하며 대수롭지 않게 넘기려 한다.

하지만 절대 그렇지 않다. 크고 작은 일들을 겪으며 성장하는 것이 '사람'인데, 이제 걸음마 뗀 아이들에게 어떤 기준으로 판단할 수 있겠는가.


스트레스와 트라우마는 분명히 차이가 있다.

특히, 부모님께 듣는 말로 인해 스몰 트라우마가 생길 수도 있는데 이는 성인이 되어서까지도 영향을 준다.

한번 자리잡은 트라우마는 시간과 상황이 변한다해도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외모 때문에 가족에게 반복해서 놀림 받은 경험, 여행 중 엄마를 잃어버렸다가 찾았는데 정작 엄마는 왜 딴청을 피웠냐고 혼내서 서러웠던 경험, 아끼던 반려견의 갑작스러운 죽음, 준비물을 안 가져가서 친구들 앞에서 선생님에게 맞고 창피당한 경험 등 일상 생활에서 겪었을 법한 일들이 개개인에 따라 지금까지 감당하기 버거운 상처로 남아있을 수 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물론 사소한 일상생활일 수 있다. 누군가는 아무렇지 않게 지나가는데 누군가는 왜 상처가 되느냐 묻는다면 이렇게 답할 수 있겠다. 당시, 위로와 공감을 충분히 받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은영 박사님이 나오는 프로그램을 봐도 알 수 있는 것이 첫번째 솔루션의 대부분이 공감 능력 결핍 등을 원인으로 들며 부모의 행동부터 고치는 것을 조언으로 시작하기 때문이다.


정신과 의사 앨리스 밀러가 말하길, "몸은 의식과 보조를 맞추지 못한다. 그러므로 질병이라는 언어를 통해 말을 건네는 것이다. 하지만 어린 시절 자신의 진정한 감정이 부인되고 억압되었다는 사실을 간파하지 못한 사람은 내 몸의 언어를 좀처럼 이해하지 못한다."라고 했다.

스스로 기억에서 지워버렸다해도, 몸은 기억할 수 있다.

난 유난히 소리에 민감하다. 평소 집이 아닌 다른 공간에서 넋 놓고 편하게 있지는 않는다. 항상 집중한다.

트라우마와 스몰 트라우마, 이 두 가지를 다 겪어봤다.

몇 몇 사건들이 있었는데 크게 한 가지씩만 꼽자면, 중학교 때 차가 뒤에서 치는 바람에 맥없이 슝 날라간 적이 있었다. 그 때 이후로 뒤에서 다가오는 오토바이, 차 소리에 굉장히 예민하다. (트라우마)

어린 시절, 아빠께서는 유난히 내 공부에 집착하셨는데 수학경시대회라도 있는 날에는 감시 아닌 감시를 하셨었다.

그 때마다 밤에 공부하고 있는지 잠자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방문을 벌컥벌컥 열었었는데, 그것이 내게는 스몰 트라우마가 되어버려 지금까지도 문소리에 놀란다. (스몰트라우마)

싫은 기억들은 점점 마음 저편에 묻어간다고 하는데 나도 가끔씩 나에게 일어났던 일들을 잊어버릴 때가 있다.

그런데 기억할 수밖에 없는 것이 몸이 기억을 한다. 몸이 기억해, 어느 한 켠에 숨겨두었던 그 기억을 끄집어낸다.

즉, 어린 시절 상처는 그냥 괜찮아지지 않는 것이다.


'불안하고 편안한 적이 없으며, 내 감정 또한 잘 모르겠다.'라는 사람들을 보면 실제 자신의 감정 상태가 어떤 상태인지 정확히 말하지 못하고 혼란스러움만 느낀다.

내면을 잘 통제할 수 있는 사람들은 자신의 감정 상태를 잘 파악할 수 있다고 하니, 즉, 자신의 감정 상태가 어떤 상태인지 혼란스럽고 불안한 사람들은 통제력을 쉽게 잃을 수도 있음을 의미한다.

부정은 끊임없이 부정을 낳아 긍정 회로로 돌리기에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

통제력을 잃은 사람들이 부정적인 생각으로 가득찰 때 결국은 위험한 생각에까지 이른다는 것이다.

자신의 내면을 자각할 수 없는 데에는 여러 원인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어린 시절 부모와의 정서적 공감을 받지 못해서이다.

정서적 공감을 충분히 받지 못한 사람은 결국 유대감이 부족한 사람으로 성장해 어떻게 그 감정을 다스려야 할지 몰라 그저 피하기만 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할까?

저자는 어린 시절 부모는 아이의 감정을 외면하고 무심히 지나쳤을지 모르지만, 어른이 된 나는 그 감정을 알아차려야 한다고 말한다.

그리고 감정의 신호인 내 몸의 언어를 스스로 이해해야 한다고 덧붙인다.

공포에 갇힌 과거의 어린아이가 안심하고 길을 찾을 수 있도록.



정서적 학대는 우리 사회에도 나쁜 바이러스처럼 만연해 있어 아이들의 정신 건강을 심각하게 파괴하지만 보통 사람들은 그 심각성을 잘 모른다.

아이에게 밥을 주지 않으면 살 수 없는 것처럼, 내 마음을 알아주고 공감해 주는 누군가와 정서적 연결감이 없으면 그건 사실 인간답게 성장하는 것을 방해하는 치명적인 요소가 된다.



Ⅱ 상처받은 줄 모르고 어른이 되었다


우리는 크게 세번의 애착을 경험하게 된다.

첫번째는 태어나서 엄마와의 관계에서 맺고 두번째는 이성과의 친밀한 관계에서 맺게 된다.

세번째는 부모가 되어 자녀와의 관계에서 애착을 경험하게 된다.


모든 부모는 아빠, 엄마의 자리가 처음이다

나의 부모님도 아빠, 엄마라는 직책이 처음인지라 당연히 서툴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허나 부모의 위치에 서게 되었다면 꼭 아이를 위해 공부를 했으면 좋겠다.

육아책을 보는 것도 좋지만 책 볼 시간이 없다면 육아와 관련된 프로그램이라도 보면서 '성장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줬으면 좋겠다.

시간이 없다면, 잠깐이라도 휴대폰 만질 시간에 오은영 박사님의 프로그램을 챙겨보는 것도 좋다. 그 자체로도 공부라 생각한다.

남자도 아빠가 처음이고 여자도 엄마가 처음이다.

하지만 아이는 부모님을 믿고 세상에 태어난 것이니 아이가 온전히 성장할 때까지 외면하거나 방치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학교, 학원을 다니면서 알아서 크겠거니 생각하곤 훗날 '나는 널 이렇게 가르치지 않았는데...', '얘 교육을 어떻게 시킨거야...'와 같은 말을 한다는 것은 분명 모순일테니깐 말이다.



Ⅲ 내 부모를 한 걸음 물러서서 바라본다


나도 알고 전문가도 아는데 왜 부모님은 몰랐을까?

부모를 원망하거나 모든 것을 부모 탓으로 돌려선 안 된다. 또 부모를 반드시 용서하라는 것도 아니다.

다만, 한 발자국 뒤로 물러나, 어린 시절의 나와 부모를, 지금 어른이 된 내가 다시 바라봐야 한다는 것이다.


인간은 포유동물이다. 포유류를 보면 모성애가 남다른데, 자녀 양육을 할 때 '감정의 뇌'라 불리는 변연계가 주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사랑의 호르몬이라 부르는 옥시토신과 바소프레신이 뇌의 화학물질을 분비해 부모가 자녀를 사랑의 마음으로 보살피게 한다.

즉, 자녀를 온전하고 건강하게 키워내는 데에는 뇌의 정서적 부분이 훨씬 더 많이 작동하는 것을 알 수 있다.


좋은 부모의 조건은 바로 이렇다. 자신의 마음 상태를 잘 조절할 줄 알아야 한다는 것이다.

정서적으로 불안하고 자신의 감정을 잘 조절할 줄 모르는 부모는 본의 아니게 언제든 자녀에게 상처를 주고 정서적 학대를 준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



Ⅳ 과거를 바꿀 수는 없지만 다르게 바라볼 수는 있다


여기서 트라우마 치료에 효과적인 치료법인 EMDR이 나온다.

EMDR Eye Moment Desensitization Reprocessing이란, 안구운동 민감소실 재처리를 의미하며 좌우 양측으로 눈을 움직이는 안구운동이 고통스러운 기억에 대한 민감도를 감소시키는 치료법이다.

과거의 고통스러운 기억을 없애지는 못하지만, 오랜 시간이 지나도 복잡하게 얽혀있어 풀리지 않는 과거 기억들을 안구운동으로 풀어내, 보다 현실적이고 회복될 수 있는 기억의 망으로 연결되도록 촉진하는 것이다.

이외에도 저자의 실질적인 조언들이 담겨있다.




☞ 조금씩, 털어놓는 연습을 하는 중이다.


말로 하자니 도저히 입이 떨어지지는 않아 글로 대체하는 것도 좋다고 조언해주셨다.

그래서 가상의 인물을 덧대어 감정 표현을 마음껏 해놓은 소설, 그간 겪었던 사건들과 함께 무너져내렸던 감정 그리고 이를 극복했던 마음가짐을 담은 에세이를 꾸준히 작성하고 있다.

그렇다. 나도 가족과 관련해 아픔을 가지고 있는 사람이다.

이 문제로 상담도 많이 받았는데, 실제 당시 느꼈던 감정부터 시작해 실질적인 조언해주시는 것까지 책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놀라긴 했다.

장녀인 나는 유난히 첫째로서의 책임감이 매우 컸는데, 상담 결과 나와 부모님의 위치가 바뀌었다며 솔루션 중 하나가 조금은 내려놓을 필요가 있다라는 것이다.


학교에서 혹은 학원에서 그리고 가정에서 크고 작게 상처받는 일들이 있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을 돌려 사건이 일어날 수 없도록 하지 않는 이상, 과거의 기억은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

어른이 되고 난 지금, 가끔 자신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들 중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있을 것이다.

곰곰히 생각해보라. 문제점 중 일부는 알게 모르게 어린 시절에 겪었던 사건들이 원인이었을 수도 있으니깐.


이미 성인이 되었고 성인이 된 이 시점에 누구에게 위로받을 수 있을까하는 생각도 들 것이다.

심각하게 얽혀있는 것이 아니라면 책으로도 충분히 해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허나 심각하게 얽혀있는 이들에게는 필요한 것이 바로 '사람'이다.

트라우마로 자리잡게 된 원인을 분명하게 파악하고 치유해야만, 정서적으로 '건강한' 나로 살 수 있다.


어른이 되었고 어린 시절의 '나'는 이미 지났다. 그런데 왜 굳이 원인을 생각해보고 개선해야 하는 거죠?

언젠가 '나'도 부모가 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좋은 부모의 조건은 자신의 마음을 잘 컨트롤할 수 있는 사람이어야 한다.

허나 자신의 감정도 통제할 줄 모른 상태에서 부모가 되어버리면 또 나는 나의 부모처럼 행동하게 되는 것이고 아이는 지금의 나가 될 것이다.

부모가 될 계획이 없다해도 앞으로 살아갈 '나' 자신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앞으로 부모가 될, 이제 막 부모가 된 그리고 어린 시절의 아픔을 가지고 있는 모두에게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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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너머, 더 깊은
마숙현 지음 / 사무사책방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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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와인을 통해 이어지는 이야기에 흠뻑 빠지다보면 어느새 와인 한 잔이 간절해질 것이다.


저자, 마숙현은 헤이리예술마을 건설 초창기 싱크탱크 멤버로 참여했으며, 헤이리마을이 형성된 후에는 회원위원장, 뉴프로젝트위원장, 브랜딩위원장 등을 역임했다. 헤이리에 살면서 와인샵 운영과 더불어 헤이리에서 가장 오래된 파스타 레스토랑 ‘식물감각’을 17년째 경영하고 있다. 날마다 와인을 마시면서 책을 읽고 시시때때로 멀리달리기를 실천하는 삶을 사랑하고 있다.




La Brancaia IL BLU 2005


단순하고 독특한, 지중해를 연상시키는 다크블루가 그 깊이를 가늠할 수 없게 만드는 '라 브란카이아 일 블루 2005년'.

저자가 경험했던 맛의 느낌을 빌리자면, 여성적인 부드러움이 아닌 직선을 추구하는 남성적인 골격을 지닌 부드러움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미켈란젤로의 조각품 같은 남성미가 느껴질 정도로.


"블랙베리와 블랙체리의 과일 향이 허브, 제비꽃, 커피 향과 어우러져 스모키하게 흩어지는 풀 바디한 긴 여운은 지중해 바닷가로 나를 데려가서 추억에 발 묶인 사람처럼 서성이게 합니다."


'라 브란카이아 일 블루 2005년'는 『냉정과 열정 사이』를 연상케 한다는데 여기에 진한 향의 치즈 한 접시만 준비하면 여자 주인공 아오이와 남자 주인공 준세이의 기적 같은 재회를 와인을 통해 느낄 수 있다고 한다.



Bibi Graetz SOFFOCONE di Bincigliata 2016, Toscana


영화보단 소설이 더 매혹적이라는 『그레이의 50가지 그림자』는 섹스와 낭만적 사랑의 욕구를 거리낌없이 나타내고 싶은 이들을 위한 지침서로 읽히고 있다.


갑자기 키스의 성질이 바뀌었다. 더 이상 달콤하기만 한, 숭배하고 찬탄하는 키스가 아니라 육욕적이고 깊고 탐식하는 키스였다. 그의 혀가 내 입에 침범해서는 주지 않고 빼앗아갔다. 필사적인 욕구의 격렬함을 지닌 키스였다. 욕망이 핏속을 줄달음치며 가는 길마다 근육과 힘줄을 다 깨우자, 나는 경계심으로 전율했다.


사랑을 부르는 와인으로 불리는 '소포코네 디 빈칠리아타'는 와인 생산자 비비 그라츠에 의해 탄생했다고 한다.

소포코네 SOFFOCONE는 토스카나 지방의 사투리로 '오럴섹스'를 의미하는데, 검은 체리와 자두, 담배, 감초, 가죽 향이 깊이를 주면서 벨벳 같은 부드러움으로 이상향의 세계에서나 느낄 수 있을법한 이국적 향미를 준다고 한다.

또한, 저자는 와인을 마신 후 끈적거리고 달콤한 포르노그래피같은 마시멜로를 뜨거운 에스프레소와 함께하면 즐거움이 배가 될 것 같다고 덧붙인다.



DICHTERTRAUM Mosel Riesling Sekt Brut


지나가는 길손이여, 여기서부터는 자유다.


대문호이자 정치가인 괴테는 프랑스혁명 격동기에 바이마르 공국의 일원으로 프랑스에 종군했었다.

프랑스 군대는 유럽 모든 귀족이 이끈 연합 군주정 군대와 맞서 승리했고 이는 유럽 귀족계급의 몰락을 재촉하게 되었는데 이 때 괴테는 선언했다고 전해진다.


오늘 이곳에서 세계사의 새로운 시대가 시작된다.


괴테의 이야기를 시인의 꿈(Dichtertraum)이라는 스토리텔링으로 와인 에티켓에 담았는데, 균형잡힌 당도와 산도가 와인에서 그대로 느껴진다고 한다.




와인을 통해 이어지는 이야기라니!

이야기에 흠뻑 빠지다보면 어느새 와인 한 잔 곁들여지고 싶은 밤이 된다.


대부분 사람들이 그럴지는 모르겠으나, 특정 음악을 들으며 그 길을 지나갈 때 그 때의 기억부터 감정까지 고스란히 간직하게 된다.

이후, 잊고 있다가 문득 그 음악을 들을 때면 당시 걸었던 길을 떠올리며 당시에 느꼈던 감정들도 고스란히 되살아난다.

향기 또한 마찬가지다.

즉, 청각, 후각을 통해 기억 연상을 잘하는 편이다.

술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고 분위기에 한 두잔 마시긴 했지만 술에 입을 안 댄지가 어언 2년이 흘러가 무슨 맛이었는지 기억이 가물가물해진다.

첫 와인의 맛은 기억한다. 적당히 달콤하면서도 살짝 산미있는 과일향이 맴돌았던 와인이었다.


상상력이 풍부한 나였기에 어린 시절부터 머릿 속에 떠오르는 게 많아 (끝맺임을 내지 못했지만) 적어놓은 소설부터 드라마까지 끄적여놓은 것이 꽤 많이 있다.

그 중 써놓았던 드라마 대본 하나를 새롭게 고쳐 웹소설로 연재하기 시작했는데, 언젠가 드라마를 한 번 써보고 싶긴 하다.

분야별로 좋아하는 특정 작가들이 몇 명 있는데, 그 중에서 특히 장르물의 대가인 김은희 작가님의 굉장히 좋아한다.

유퀴즈온더블록에서 김은희 작가님이 나온 영상 하나를 봤는데, 그 때 장항준 감독의 이야기가 나왔었다.

소주 좋아하던 사람이 어느새 와인을 좋아한다는 이야기였는데 그 와인에 흘러 장항준 감독이 나온 영상 하나를 더 봤었다.

와인에 한 번 푹 맛들리고 나니, 왜 지식인들이 와인을 좋아하게 되었는지 그 이유를 알 것 같다고.

(말하고자 한 포인트가 이것인데, 괜히 TMI가 난무했던 것 같다. 하핫;)

아무튼, 와인의 1도 잘 모르는 와알못이긴 했으나 와인 맛을 보고선 맥주보단 와인을 즐겨 마시긴 했다.

마트 와인도 맛있는 것들이 굉장히 많아 마트에 가면 꼭 한두 병씩 담곤 했는데 이후 팩와인의 편리성과 맛에 길들여져 팩와인만 마시게 되었다.


사실, 와인에 대한 내용만 담겨있을 줄 알고 딱딱한 느낌이겠구나 싶었는데 생각했던 것보다 그 이상으로 재미있게 읽었던 것 같다.

읽어보면 알겠지만, 개인적으로 저자는 책도 많이 읽고 영화도 많이 본 느낌을 받았는데 즉, 아는 것이 많으신 분인 듯하다.

일반적인 와인 애호가는 아니라고 했지만 와인을 통해 듣는 인생 이야기는 충분히 매료될 수밖에 없을 정도였다.


아픔과 고통 그리고 이별, 죽음을 보며 느낀 것은 삶과 죽음은 한 끗 차이인 것 같다.

그로 인해 가치관이 조금은 달라졌다.

과거도, 미래도 결국은 현재이기에 지금의 행복에 최선을 다해야 한다는 신념으로 가치관이 바뀌기 시작했다.

에피큐리언인 저자의 책은 와인과 함께 인생의 교훈을 얻을 수 있으므로 가볍게 읽기에도 좋으니 평일보다는 주말에 읽기를 추천하고 싶다.



"삶은 기쁘고, 행복해야 한다. 그 삶이 가난하고, 외롭고, 쓸쓸하고, 남루할수록, 더욱 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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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5-22 00:42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아 오늘 일정 금액을 내고 18종 정도의 와인을 마음껏 마실 수 있는 기회가 있었는데
네비게이터 (이건 참 좋았어요 병도 예쁘고) 멀롯, 틴토, Natura 에 빠졌어요.
안타까운건 나중에 맛이 헷갈려서 ㅎㅎㅎ
암튼 이 책 담습니다~~~

하나의책장 2021-06-02 16:09   좋아요 0 | URL
우와우와, 그런 게 있나요? 18종의 와인이라니! 전 향과 맛을 음미하고 이해해보려는 입문자에 불과한데 초딩님은 와인에 대해 잘 아시나봐요😍
 
가짜 행복 권하는 사회 - 심리학은 어떻게 행복을 왜곡하는가
김태형 지음 / 갈매나무 / 2021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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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요즘 나는 '행복'을 찾고 있다.

어리지도, 어리숙하지도 않지만 행복의 기준에 대해 가끔씩 갸우뚱거릴 때가 있는데 요즘은 내 마음이 진정 바라는 그 행복이 무엇인지를 찾고 있다.

그러던 중에 읽게 된 책이 바로 『가짜 행복 권하는 사회』이다.


저자, 김 태형은 사회심리학자로 '함께'라는 심리연구소의 소장이다.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임상심리학을 공부했으며 주류 심리학에 대한 실망과 회의로 학계를 떠나 한동안 사회운동에 몰두하다 다시 심리학자의 길로 돌아왔다고 한다.

주류 심리학에 대한 특유의 정교하고 날카로운 비판과 한국 사회를 향한 꾸준하고 거침없는 발언으로 '싸우는 심리학자', '전투적  사회심리학자'라고 불린다.




가짜 행복 권하는 사회


지금 당신은 행복합니까?

이 질문에 선뜻 대답하는 사람도 있는 반면에 망설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리는 행복을 바란다. 당연하다. 본인마다 그 기준이 다르겠지만 누구나 작은 행복이라도 느끼고 싶어한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말한다. "행복은 인생의 목적이자 목표다. 즉 인간 존재의 궁극적인 목표는 행복이다."

파스칼 또한 말한다. "모든 사람은 행복을 추구하며 여기에 예외는 없다. (…) 행복은 모든 행동의 동기이며, 심지어 스스로 목을 매달아 죽는 사람도 이 점은 같다."

행복을 위해 치열하게 공부하고 치열하게 돈을 번다.

그렇게 해야만 행복을 위한 수단이 마련되기 때문이다.

반대로 공부를 위해, 돈을 위해 행복을 추구하지는 않는다.

즉, 행복이 다른 목적을 실현할 수 없는, 그 자체가 궁극적인 목적이란 뜻이다.


우리는 과거보다 더 많은 물건과 부를 소유하게 되었다. 그러나 우리는 과거 어느 때보다 더 우울하고, 더 폭력적이며, 더 자살 지향적이고, 더 스트레스를 받고 있다.


2016년에 우울증 환자의 수가 64만 여명으로 추산되었는데 3년 후인 2019년에는 79만 명으로 늘었다고 한다.

행복하지 않아서 행복을 갈망할 수도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시간이 흐르면 흐를수록 행복해지기보다는 더 불행해지는 건 왜일까?


돈이 곧 행복이라는 것은 잘못되었다고 하지만 난 사실 이 부분에 대해서 수긍할 순 없을 것 같다.

물론, 물질주의 행복론이 결국은 생존 불안과 존중 불안에 시달리며 돈을 많이 벌어야만 사람이 사람답게 살 수 있다고 믿게끔 만들다고 하지만 각자의 사정이 다르니 완벽하게 수긍할 수 있는 부분은 아닌 것 같다.

빈곤이 행복을 감소시킨다는 것은 당연한 일이기 때문이다.

으리으리하게 살지 않아도 조그마한 내 집 마련은 당연해야 하는 것인데 오히려 있는 사람들이 더 불린다고 가로채버리니 없는 사람들은 계속해서 허덕이게 되고 그 속에서 기본적인 행복을 누리고 살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번 LH사건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그 사건이 터지기 이전에도 몇 년전에 한 변호사가 자기 소유의 123채의 오피스텔을 소유하고 있다는 것만 봐도 대부분의 사람들이 집을 살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는 것이다.


한국인이 진정으로 행복해지려면 물질주의 행복론이 일절 발을 붙이지 못하는 건전한 사회를 건설해야 한다. 그것이 우리가 행복해질 수 있는 유일한 길이다.




쾌락주의 행복론은 왜 엉터리 행복론인가


심리학자 프롬이 말한다. "사람들은 '어떻게 하면 행복하게 살 수 있는가'라는 방법을 알지 못하고 그저 행복하게 살기를 원한다."

행복이 무엇인지 정확히 알지 못하면 오히려 행복에서 더 멀어질 수 밖에 없다.

행복론에는 금욕주의 행복론, 쾌락주의 행복론 등이 있는데 금욕주의가 자본주의와 상극이라면 쾌락주의는 자본주의와 합이 잘 맞는다고 할 수 있다.

쾌락주의에서 행복이란 쾌락의 증가와 고통의 회피를 의미하기 때문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에피쿠로스는 말한다. "삶의 목적이 행복이라고 보고, 욕망을 충족해 쾌락을 느끼는 것이 행복에 도달할 수 있는 것이다."

즉, 최상의 행복은 쾌락에 있다고 말한 것인데 단, 행복해지려면 무분별하게 쾌락을 추구하는 것이 아니라 불필요한 욕망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문화, 나이, 성별에 관계없이 모든 인간의 감정은 쾌 혹은 불쾌의 두 바구니 중 하나에 반드시 담긴다. (…) 행복의 핵심은 부정적 정서에 비해 긍정적 정서 경험을 일상에서 더 자주 느끼는 것이다. 이 쾌락의 빈도가 행복을 결정적으로 좌우한다.


긍정적인 감정 경험의 빈도와 부정적인 감정 경험의 빈도를 저울에 달았을 때 긍정적인 감정 경험 쪽으로 더 많이 기울면 행복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쾌락이 행복이 될 수는 없다.

그도 그럴 것이, 달콤한 디저트를 먹을 때 쾌감을 느낀다면 종일 디저트만 먹으면 된다. 물린다 해도 다른 디저트로 대체하며 행복을 위해 계속 먹으면 된다.

이게 과연 옳은 것일까?

즉, 행복은 쾌감이 아니다. 불쾌를 피하고 쾌를 추구하는 행동으로 절대 행복을 얻을 수는 없다.


루소는 말한다. "내 영혼이 갈망하는 행복은 스쳐 지나가는 덧없는 순간들이 아니라, 유일하고 지속되는 상태에 의해 만들어지는 것이다."

철학자 반 덴 보슈는 말한다. "쾌락이란, 일회적으로 지나가는 것이고 사라지는 것이다. 행복이란 인간이 만족하고 기뻐하는 상태다. (…) 순간적인 기쁨 이상의 것이다."

행복은 일시적인 쾌감이 아닌 지속적인 무엇이라 할 수 있겠다.



진짜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


의식주는 물론이고 다양한 사회관계를 맺고 정신적, 문화적 요구도 충족할 수 있는 사람답게 살아갈 권리가 필요하다.

또한, 자신을 단순히 명사로 지칭하기보단 동사로 지칭할 수 있는 행복의 중요한 조건인 노동 또한 필요하다.

노동이나 직업이 행복의 중요한 조건이라는 사실에 의아할 수 있겠으나 오늘날의 자본주의 사회에서는 노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 중에 행복한 사람보다는 불행한 사람이 훨씬 많다고 한다.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건강한 몸과 마음이다. 몸과 마음이 건강하지 않으면 결국 내가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데 걸림돌이 되기 때문이다.




읽다보면 느낄 수 있는 것은 결국 행복은 마음먹기에 달려있는 것 같다.

결국 행복은 목적 실현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동물은 본능에 의해 살아가지만 우리는 본능이 아닌 목적을 실현하기 위해 살아가기 때문이다.

삶의 목적이 있다면 목표지향적인 삶을 가능하게 해주고 삶의 의미를 가능하게 해준다. 또한, 이것이 만족의 원천이기 때문이다.

여태껏 크고 작은 장애물들에 부딪혀도 억지로라도 일어날 수 있었던 것이 바로 내게는 '목적'이 있었기 때문이다.

남들에게 말하지 못했지만 아픔과 상처를 겪었고 그로 인해 몸과 마음 또한 크게 다쳤다.

"증세가 악화되면 시력에 손상이 갈 수 있습니다.", "증세가 악화되면 청력에 손상이 갈 수 있습니다." 등의 말들을 들을 때면 문득 내가 놓친 것이 무엇인지를 돌이켜 보게 된다.

진짜 행복하기 위해 필요한 것들을 곱씹으며 모두가 삶의 목적을 마음 속에 품고 어떻게든 '잘' 살았으면 좋겠다.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좋겠다라는 말은 그저 바람이겠지만 꼭 그랬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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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5-08 18:38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려요~ ^^
좋은 주말 되세요~

하나의책장 2021-05-16 23:0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주말, 행복하게 마무리하세요ㅎ

서니데이 2021-05-08 22:09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드립니다^^
좋은 주말 보내세요.^^

하나의책장 2021-05-16 23:05   좋아요 1 | URL
감사합니다ㅎ 굿밤되세요💖
 
심리학을 만나 행복해졌다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양장) - 복잡한 세상과 사람의 마음을 꿰뚫어 보는 심리법칙 75
장원청 지음, 김혜림 옮김 / 미디어숲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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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주관적인 견해지만) 심리학은 꼭 '미로'같다.

끝이 없는, 헤어나올 수 없는 길들이 여러 갈래로 나뉘어져 매우 복잡하다.

허나 미로 끝에 출구가 있듯이 복잡한 심리학의 길에서도 출구가 있다.

총 열 세개의 파트 속에서 나눠진 심리학의 여러 법칙들을 읽으며 심리학의 매력에 더 푹 빠져 버린 것 같다.


저자, 장원청은 중국 최초 국립 종합대학인 런민대학에서 사회학과 석사 학위를 받았다. 심리와 경제 분야 도서를 저술하고 번역해 왔다.

사회가 복잡해질수록 사람의 마음도 세상도 이해하기 힘들 때가 많은데 수많은 문제 앞에서 막막해하는 사람들을 위해 복잡한 세상과 사람을 이해하는 인식의 지평을 넓히고자 이 책을 썼다고 한다.



우리의 행동 뒤에는 언제나 재미있으면서도 괴상한 심리학적 효과가 숨어 있다.


그렇다. 인간은 생각하는 동물이기에 이유없이 어떠한 행동을 하지는 않는다.

모든 행동 뒤에는 심리학적 요소가 담겨 있으니 열 세개의 파트에서 다뤄진 심리학적 법칙들을 따라 읽다보면 문득 심리학이 이렇게 재미있었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 것이다.



나를 뛰어넘어 진정한 나를 만나다


"자아 관념은 타인과 교류하면서 형성되고 타인의 견해를 반영한다. 또한 자신에 관한 생각은 타인으로 인해 생기며 타인의 태도로 결정된다."

1902년 사회학자 찰스 호튼 쿨리가 '미러링 효과'를 제기하며 말한 내용의 일부이다.

미러링 효과는 거울을 통해 자신의 모습을 보는 것처럼 다른 사람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에서 오는 것인데, 대개 우리의 자아관은 타인과의 상호작용에서 오기 때문에 타인이 나를 어떻게 인식하는지 상상할 수 있는 것이다.

자아관이 변화하면 행동 또한 변화한다.

개인과 사회는 밀접한 관계의 위치에 놓여있는데 우리가 어떤 사람인지는 사회적 피드백에 결정될 때가 많다.

즉, 개인이 사회에서 다른 사람들의 평가에 의해 진짜 자아 의식을 완성시킨다는 것을 의미한다.


실패에 대한 걱정이 많을수록 실패할 확률이 높다


미국에는 역사상 최고의 공중곡예사 칼 월렌다라는 인물이 있다.

그의 사전에 실패란 없다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실패한 적이 없었다.

그러던 그가 73세의 나이로 작별 공연 후 은퇴 선언을 하게 된다.

그렇게 푸에르토리코의 해변 도시 산후안에서 작별 공연을 하던 도중 그는 난이도가 높지 않은 동작 두어가지를 보여준 후 수십 미터에서 떨어져 사망하게 된다.

그의 사망 직후, 그의 아내가 이런 말을 남겼다고 한다.

"저는 이번 공연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리라고 생각했어요. 왜냐면 남편이 공연을 나가기 전 '이번 공연은 진짜 중요해. 실패가 없어야 해.'라고 끊임없이 말했거든요. …… 그러나 이번은 작별 공연이다 보니 너무나 성공하고 싶어 했고, 그러다 보니 일 자체에 집중할 수가 없었어요. 노심초사하고 실패할까 봐 걱정했던 것이죠. 만약 그가 와이어 타는 것 외에 실패를 생각하지 않았다면 이런 일은 절대 일어나지 않았을 겁니다."

그 이후, 거대한 심리 압박을 통해 끝없이 근심 걱정하는 심리 상태를 심리학자들은 '월렌다 심리 상태', 즉, '월렌다 효과'라 부르기 시작했다.

선과 악이 존재하듯, 크게 대조적인 부분으로 분류했을 때 스트레스에도 이로운 스트레스와 해로운 스트레스가 존재한다.

이로운 스트레스는 크게 동기부여를 주며 성취를 위해 고군분투할 수 있게 해주는 반면에 해로운 스트레스는 그 어떤 상황에도 무기력하고 실망감이 전체적으로 지배해 신체 및 심리 상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다.

월렌다 효과는 바로 후자에 속하며 자신이 실패할 것을 염려하여 어떻게든 성공시킨다는 생각보다는 그저 끊임없이 실패를 걱정했다는 점이 가장 크다.

아직 빠지지 않은 이들도 있겠지만 분명 빠졌던 이들도 있었을 것이다.

앞으로 우리에게 어떤 상황이 직면하게 될 지 모르기에, 살면서 우리도 '월렌다 효과'에 충분히 빠질 수 있으니 그저 무력하게만 있지 말고 희망을 품고선 행한다면 절대 빠질 일은 없을 것이다.



생각을 멈출 때 좋은 생각이 떠오른다


부력의 법칙은 유체물리학 중 가장 중요한 원리 중 하나인데 우리가 잘 알고 있는 '유레카'라는 단어 또한 여기서 나오게 되었다.

고대 그리스의 헤론왕이 아르키메데스에게 자신의 왕관이 순수한 순금인지 그 진위여부에 대해 조사를 부탁하게 되었는데 며칠간 머리를 싸매며 고심했지만 답은 전혀 나오질 않았다.

그렇게 그는 긴장을 풀고자 뜨거운 물이 가득 담긴 욕조에 뛰어들었고 욕조 밖으로 흘러넘친 물을 보고선 아르키메데스는 외쳤다. "유레카!"

욕조에서 흘러내린 물의 양은 아르키메데스의 몸무게만큼이었으니 순금이 밀어내는 물의 양과 왕관이 밀어내는 물의 양이 같으면 그 왕관은 순금으로 되어 있다는 것을 발견하게 된 것이다.

심리학자들은 이 과정을 '브루잉 효과'라 정의한다.

창의적인 생각을 요하는 문제에서 아무리 애를 써도 해결이 나지 않을 때는 오히려 잠시 멈추게 되면 결정적인 영감이 떠오를 수도 있다는 것이다.

즉, 브루잉 과정은 사고를 멈추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전반적인 사고 과정을 잠재의식 영역으로 전환하는 것이다.

쉽게 말하자면, 중간 휴식이라 생각하면 좋을 것 같다.



누구나 거칠 수 있는 심리상태에 대해 자세히 서술하고 있는 이 책은 앞서 말했듯이 파트 별로 각각의 법칙들이 자세히 설명되어 있다.

예로서, 나의 내면을 다시금 다지고 싶다면 파트 1에 주목하고, 삶의 목표를 세우고 싶거나 동기부여가 필요하다면 파트 4와 5에 주목하면 될 것 같다.

복수전공 할까도 생각했었고 편입을 할까도 생각했었던 게 바로 심리학이었다.

시간에 쫓길 것 같아 차마 꿈만 꾸었고 아쉬운 마음에 심리학을 전공하는 친구에게 심리학 전공책을 추천받아 책 읽듯이 읽기도 했다.

그것으론 모자라, 심리분야의 책은 매달 빼먹지 않고 읽고 있다.

내 경험을 빌려 심리학에 대해 말하자면 끝이 없을 것 같긴 하다.

나도 잔잔하게 흘러가는 삶만은 아니라서 할 말이 많다.

전날만 해도 실시간 검색어를 뜨겁게 다룬 키워드가 있었으니 바로 '7급 공무원'이었다.

무슨 일인가 하고 보니, 유퀴즈온더블록에 출연했던 한 분께서 (아직 확실히 밝혀진 것은 아니지만) 집단 괴롭힘으로 인해 생을 마감했다는 이야기였다.

유일하게 유튜브에서 챙겨보는 프로그램이다보니 당연히 그 분이 나오는 에피소드도 보았다.

분쇄된 알커피를 씹을 정도로 공부에 올인했고 목표를 이룬 그 분을 보며 그저 대단하고 멋진 분이며 존경스러움까지 마음에서 우러나왔었는데 뉴스를 보니 참 속상했다.

혼자가 아닌 함께 하는 사회 속에 우리는 살고 있기에 타인에 의해 상처받는 경우도 허다하다.

부모의 품에서 벗어나 유치원을 시작으로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 과정을 마친 후 대학교에 들어간 뒤 우리는 비로소 사회에 나와 본격적인 직장생활을 하게 된다.

이 모든 과정 속에서 신경쓰지 않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인간관계'이다.

철없는 시절에 했던 행동들이 이제는 본인에게 그대로 화살이 되어 돌아온다.

예로서, 미스트롯에 출연했던 한 여자분도 학교폭력 가해자였고 결국은 프로그램에서 퇴출당했으며 이제 그녀는 '학교폭력을 행했던 가해자'라는 낙인이 찍혔다고 볼 수 있다.

사실, 냉정하게 보자면 본인이 뿌린 씨앗을 본인이 그대로 거둔 셈이라 할 수 있겠다.

피해자는 가해를 당한 그 순간부터 지금까지 단 한 순간도 잊지 못하며 아픔 속에서 허우적거리며 빠져나오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야기가 또 살짝 옆으로 흘러갔지만 우리 주변에는 마음 아픈 사람이 대부분이라 이런 현실이 못내 씁쓸하다.

마음 속으로만 품은 꿈이 있다면, 기댈 곳 없는 씁쓸한 현실 속에서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절실히 필요한데 그런 사람이 되고픈 것이 바로 품고 있는 꿈이다.

심리학 전공은 아니지만 좀 더 심층적으로 공부하여 면대면 의사소통이 아닌 '편지'라는 매개체를 이용하는 프로젝트도 생각중이긴 하다, 언젠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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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딩 2021-02-10 08:3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미러링을 생각할 때 재택에 대해 또 물음표를 던져 봅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말과 함께요.
생각을 멈춘다. 이 또한 좋네요~

하나의책장 2021-02-13 15:50   좋아요 1 | URL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떡국은 맛있게 드셨나요? 행복한 명절 연휴 보내세요🌻

scott 2021-03-05 15:15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이달의 당선작 추카~추카~
오늘은 개구리 눈뜨는날 🐸
하나님 오늘 하루 따뜻 포근하게 보내세요 ^0^

하나의책장 2021-03-17 16:52   좋아요 0 | URL
헤헷 답글이 늦었지만 감사합니다^^ 저녁 맛있게 드시고 오늘 하루 행복하게 마무리하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