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타주의자의 은밀한 뇌구조 - 인간의 선량함, 그 지속가능성에 대한 뇌과학자의 질문
김학진 지음 / 갈매나무 / 2022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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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사람들은 어째서 선뜻 남을 도울까?

불공정함에는 왜 그토록 분노하는 걸까?

우리가 선량하며 정의롭고자 하는 진짜 이유는 무엇일까?

인간의 선량함, 즉 이타주의에 관한 질문과 이에 대한 답을 우리는 뇌과학에서 찾아볼 수 있다.


저자, 김학진은 고려대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석사학위를, 위스콘신주립대에서 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캘리포니아공대에서 박사후 연구원을 거쳐 현재 고려대 심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fMRI를 사용해 인간의 경제적, 사회적 의사결정과 관련된 뇌 메커니즘을 연구하고 있으며,‘공정성 판단’과‘이타적 선택’의 신경학적 기제를 밝히는 연구들을 진행 중이다.





Ⅰ 칭찬에 중독된 뇌


'유능하다'라는 단어가 제시되면 '맞다'와 '아니다'라는 두 버튼 중 무엇을 누를지 결정해야 한다.

'내가 스스로 유능하다고 하면 다른 사람은 어떻게 생각할까?'

나를 인식하는 과정에서 타인의 시선, 즉 평판은 매우 중요한 요소일지 모른다.

어쩌면 우리는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면서 비로소 나를 인식하는 것이 아닐까?


휴대폰을 손에서 놓지 않는 세상이 되면서, 대부분의 사람들은 유튜브 혹은 인스타그램에 올라오는 짤막한 동영상들을 최소 하루에 하나씩은 시청하고 있다.

1분도 안 되는 짤막한 영상이 굉장한 파급력을 끌어오기도 하며 이는 곧 수익 창출로까지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흐름으로 인해, 많은 사람들이 '유튜버'라는 또 하나의 직업에 도전하고 있다.

먹방, 브이로그 혹은 자신이 좋아하는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사람들이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사람들도 있지만 오로지 '수익 창출' 목적을 위해 위험하고도 경악스러운 영상을 만들어 올리는 사람들도 있다.

특히나 실시간으로 방송하는 인터넷 1인 방송에서 이러한 영상들을 많이 접할 수 있다.

사실 나는 아프리카TV를 한 번도 본 적이 없어 어떤 주제의 영상들이 올라오는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가끔씩 아프리카 BJ들의 논란이 되는 뉴스를 볼 때면 일부는 영상이 굉장히 자극적이고 경악스럽기도 한 것 같다.

(기사를 통해 본 적이 있는데) 심지어 외국에서는 살인하는 순간을 실시간 방송으로 내보내 큰 논란이 되었었다.

그렇다면, 이토록 타인의 호감을 얻기 위해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좋아요'가 수익으로 이루어지는 구조이기에 노력하고 집착하는 것도 이유지만 사실 그 집착 뒤에는 SNS 스타가 되겠다는 자기과시욕 또한 숨겨져 있음을 알 수 있다.

여기서 또 자연스레 '왜?'라는 궁금증이 생기게 되는데, 우리는 '뇌과학'을 통해 이에 대한 답을 얻을 수 있다.


인간은 신체 항상성을 위한 뚜렷한 가치들을 추구하게 된다. 즉, 고통, 괴로움 등은 피하고 따뜻함, 편안함 등을 자연스레 추구한다.

필요한 것을 얻고 해로운 것은 피하려는 욕구와 이어지는 가장 단순하고도 중요한 기본 가치들은 출생이라는 시점부터 우리의 모든 행동을 강력하게 지배한다.

기본적 가치들이 주변 환경과 타협하게 되면서 점차 정교한 모습으로 새로이 탄생되는데 결국 이것이 인정 욕구이다.

인정 욕구는 발달 과정을 거쳐 성장하면서 매우 다양하고 복잡한 양상을 띠게 된다.


뇌가 궁극적으로 무엇을 추구하는지를 살피게 되면, 우리가 일생에서 인정 욕구를 중요한 가치로 두는 이유를 알게 된다.

앞서 말했듯이 뇌는 우리 몸의 항상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기를 바라는데 우리가 처한 환경은 동일하게 쭉 이어지지 못한다.

즉, 계속해서 변화하는 환경이 항상성 유지를 방해하는 것이다.

그래서 목표와 현실의 간극을 극복하기 위해 뇌는 새로운 전략을 찾게 된다.

그래서 뇌는 처리해야 할 정보를 최대한 단순화시킬 수 있도록 범주화라는 방법을 통해 많은 정보 중 대표하는 특성들만 남기고 나머지는 과감히 버려 효율성을 극대화시킨다.

이 때 특정 범주를 가장 잘 대표하는 정보는 평균(mean)이다.

범주화 과정이 어느 정도 진행되면 범주들 간의 연결을 시도할 수 있는데, 이 때 각각의 범주가 지닌 의미 혹은 기능에 따라 나누거나 서로 묶는 추상화 과정이 이루어진다.


우리의 뇌는 평생 쉬지 않고 범주화와 추상화 과정을 거치며 최소노력 대비 최대보상을 얻기 위해 되풀이하고 되풀이한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며 체내 항상성 유지라는 구체적인 하위 범주 가치들은 극도로 복잡하고 추상화된 상위 범주 가치들로 대체된다.

그리곤 뇌 속에 각인된 상위 범주와 절묘하게 맞는 대상이 나타나면 우리는 순식간에 빠져들게 되는 것이다.

좋아요에 목 말라 자기 파괴적인 행동마저 서슴지 않는 보상 추구 행동을 보이는 것이 바로 대표적인 사례이다.



Ⅱ 그 사람은 왜 착한 일을 할까


인간의 뇌는 약 1000억 개의 신경세포들로 이루어져 있다.

방대한 정보의 저장, 처리가 가능하지만 무한에 가까운 정보들 앞에 놓일 때는 보잘것없는 존재가 된다.

그래서 우리의 뇌는 생존을 위해 최대한 정보를 수집하고 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잘 변형하게 되는데 필연적으로 요구되는 기준을 정하는 시점에서 우리의 뇌는 자연스레 자기중심적 기준으로 세상을 보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가치 판단 과정이 세상의 정보들을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어렵게 만드는 주요 원인이 되기도 하지만 사회화를 통해 다른 사람이 만든 가치들을 겪어 보며 수정하곤 한다.

즉, 사회관계를 통해 다듬어진 가치들이 사회적 가치라 할 수 있으며 윤리적 가치는 이러한 사회적 가치들 중에서 가장 중심에 있는 것이다.


복내측 전전두피질이란 부위가 있다. 이는 도덕적 가치 판단에 필수적인 정서적 직관이 저장되어 있는 부위이기도 한다.

흥미로운 사실이 하나 더 있다. 복내측 전전두피질이 도덕적 가치뿐만 아니라 더 복잡한 형평성이라는 사회적 가치를 판단하는 과정과도 관련되었다는 사실이다.

이는 연구결과를 통해 증명되었으며 '형평성에 대한 선호'와 같이 추상적이고 고차원적인 것으로 믿어온 사회적 가치 역시 복내측 전전두피질에서 계산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어쩌면 타인을 돕는 이타적 행동은 복잡한 사회관계 속에서 생존 확률을 높이기 위해 우세하고 직관적인 가치로 강하게 우리 뇌 속에 각인되어온 전략적 행동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Ⅲ 이타적인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철학자 피터 싱어 교수가 말한다,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판단하며 타인을 도와야 한다."

전 세계 수십만 명의 아이들보다 미디어가 찾은 불행한 아이 한 명에게 온정의 손길이 더 몰리게 되는 역설적인 일이 일어나곤 한다.

효율적 이타주의는 이런 자세를 지양하며 선의에만 의존한 이타적 행위는 크게 도움 되지 못하거나 세상에 해악을 끼칠 수 있음을 강조한다.

인간의 뇌는 살아남기 위해 가장 유리한 가치를 선택하기에, 이타성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합리적인 이타주의자의 조건은 무엇일까?


인정 중독은 다양한 형태의 부정적인 사회 현상을 초래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병적인 수준의 인정 욕구를 줄이고 다시 원활한 사회적 소통을 회복할 방법은 없을까?

구체적인 해결 방법은 지금도 풀어야 할 숙제지만 가야 할 방향과 목표는 분명하게 알 수 있다.


우리의 뇌가 처리하는 정보는 외부 감각 정보, 내부 감각 정보로 나뉜다.

외부 감각 정보는 시각, 청각, 촉각 등과 관련된 정보를 의미하며, 내부 감각 정보는 심장, 폐 등 내부 장기로부터 오는 생소한 종류의 감각 정보를 가리킨다.

서로 긴밀하게 상호작용하고 있는 둘은 의사결정이라는 행동 관점에서 볼 때 각기 다른 중요한 기능을 담당하게 된다.

내부 감각 정보 회로는 선택을 위한 가치를 생성하는 기능이 있는 반면에 외부 감각 정보 회로는 이렇게 생성된 가치를 사용하는, 즉 소비하는 기능을 담당한다.

예를 들면, 에그 베네딕트라는 음식을 보고 있을 때 먹고 싶다는 가치 혹은 선호를 갖게 되는 것(외부 감각 정보 회로)은 전에 먹었던 이 음식이 우리 신체의 항상성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주었던 경험(내부 감각 정보 회로)을 우리 뇌가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선택의 기준이 일시적으로 변화한다면 큰 문제는 없지만 변화된 상태가 지속될 경우 신체 항상성 유지라는 근본적인 목적에서 점차 멀어질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기에 외부 감각 정보 회로의 작동이 의사 결정의 궁극적 목표인 신체 항상성 유지는 지나치게 훼손할 정도로 내부 감각 정보 회로가 생성한 가치를 왜곡하고 있지 않는지 계속해서 체크해야 하는 것이다.





잘못되거나 부적절한 선택을 많이 했을 때는 아마 좋은 선택을 해야만 하는 조바심에서 비롯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분명 정답은 없는데 '좋은' 선택이라 규정해놓고 추구하는 가치는 대부분 신체 항상성 유지를 통한 생존 가능성 극대화라는 궁극적 목표보다 여기서 파생되어 나타난 도구적 목표일 가능성이 높을 테니깐.

대표적인 예가 바로 돈, 명예, 사회적 지위 등이다.

책에서도 말하듯이, 좋은 선택을 해야만 한다는 생각을 버릴 때 비로소 좋은 선택을 할 수 있는 기회가 찾아올지도 모른다.

"네 심장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봐."

지나치지 말아야 할 메시지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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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2-18 23:48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반갑! 알라딘 19일 자정 !땡 시스템 작업 한다고 해서 빛의 속도로 하나님에게 안부 인사를 ^ㅅ^

2022-06-27 15:04   URL
비밀 댓글입니다.
 
데일리 필로소피 - 아침을 바꾸는 철학자의 질문
라이언 홀리데이.스티븐 핸슬먼 지음, 장원철 옮김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21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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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매일 아침, 철학 한 문장을 읽는 건 하루를 바꾸는 가장 간단한 방법이다!"

현재에 머무는 지금 이 순간에도 시간은 흘러간다.

즉, 흘러가는 시간은 과거이며 곧 다가오는 1초, 1분, 1시간은 미래인 것이다.

미래를 바꿀 수 있는 지금, 철학에 눈을 떠보는 것은 어떨까?


저자, 라이언 홀리데이는 미국의 작가이며 마케터이자 미디어 전략가이다. 19세에 대학교를 자퇴하고 『권력의 법칙』 의 저자인 로버트 그린의 제자가 됐으며, 아메리칸 어패럴의 전 마케팅 책임자였고 뉴욕 옵서버의 언론 칼럼니스트 겸 편집인이기도 하다.

저자, 스티븐 핸슬먼은 하퍼콜린스(HarperCollins) 출판 그룹에서 편집자, 마케터, 발행인 등으로 일했다. 문학 에이전트로 일하고 서점을 운영하는 등 40년 이상 출판 업계에 몸담았다. 하버드대학교 대학원에서 철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Ⅰ 철학자처럼 아침을 시작하는 법


인생을 충만하게 살기 위해 가장 먼저 깨달아야 할 것이 있다. 바로 우리가 변화시킬 수 있는 것과 변화시킬 수 없는 것을 구분하는 것이다.


지금도 시간은 흐른다. 1초, 1분, 1시간, 그렇게 지나간 시간은 결국 과거가 된다. 현재에 머무는 동시에 그 시간은 계속 과거가 된다.

그 찰나에 우리는 중요한 순간을 맞기도 하며 엄청난 후회를 하기도 한다.

특히 후회하는 순간을 마주했을 때, 아무리 후회한다한들 과거를 바꿀 수 없기에 그 때부터 불안한 마음을 가지게 된다.

허나 기회는 있는 법! 과거를 바꿀 순 없지만 변화시킬 수 있는 게 딱 하나 있다. 바로 미래이다.

그것이 바로 지금 이 순간 가진 힘인 것이다.


매일 승산 없는 싸움을 피하고 이길 수 있는 싸움을 할 때 우리 삶은 더욱 성공에 가까워질 것이다.



Ⅱ 나를 지키면서도 단단하게 관계 맺기


살다 보면 해결하기 힘든 문제에 부딪힐 때가 있다. 늘 지혜로울 것 같은 철학자들도 예외는 아니었다. 애쓰던 일이 크게 실패하거나, 중요한 순간 건강을 잃거나, 억울하게  받거나,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등 누구라도 좌절할 수밖에 없는 순간들을 겪었다. 하지만 철학자들은 그때마다 자신을 다독이며 당장 할 수 있는 일을 묵묵히 수행했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이렇게 말한다. "어떤 것을 시작할 수 있다면 모든 것을 시작할 수 있다." 당신은 어떻게 용기를 내고 희망을 지켜낼 것인가?


우리는 삶이라는 전쟁터에서 끝없이 나 자신을 지켜야 한다.

특히 우리나라의 경우, '빨리빨리'의 삶을 살다보니 어떤 일이 잘못되면 감정적 영향을 받아 오히려 상황을 악화시키는 사람들이 많다.

구덩이에 빠진 것을 알았다면 땅을 파지 말란 말이 있듯이 아무리 부정적인 상황에 직면했다해도 무작정 분노를 표출하거나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혀서는 안 된다.

이는 결국 이성의 끈을 놓아버리는 길을 택한 것이며 결국 나 자신을 잃고선 시작하게 되는 셈이니깐.

반응하기 위해서 반응하지 말자. 괜스레 후벼파지 말고 일단은 그대로 두자. 그런 다음에 세운 계획이 결국 출구를 만들어 줄테니깐.



Ⅲ 지치고 불안한 마음에 용기를 더하는 말들


문득 삶이 불안하고 허무하게 느껴질 때가 있는가? 아마 많은 사람이 공감할 것이다. 이유는 간단하다. 인생은 어느 것 하나 내 뜻대로 되지 않고, 손에 쥐었다고 생각한 행복이나 성공도 언제든 모래알처럼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30년 노예 생활을 겪고도 오늘날 위대한 철학자로 기억되는 에픽테토스는 이렇게 조언한다. "이미 지나갔는가? 그렇다면 붙들지 마라. 아직 오지 않았는가? 그렇다면 열망을 불태울 때가 아니다. 묵묵히 다시 올 때를 기다려라. 그러다 보면 언젠가 신들의 연회에 참석할 자격을 얻게 될 것이다."


운명을 내 편으로 만드는 두 단어가 있다고 한다. 에픽테토스의 말을 빌리자면 그 두 단어란 바로 집요함과 저항이다.

덧붙여 아우렐리우스 황제는 어떤 원칙으로 지속하고 저항해야 하는 물음에 이렇게 답변했다.

"경건함으로 지속하고 정의로움으로 저항하라."


굉장히 중요한 말이다. 결국 나를, 나의 운명을 아끼고 사랑하며 항상 진실된 삶을 살아야 한다는 뜻인데 이는 모두가 마음에 품고 살아야 할 말인 것이다.



Ⅳ 매일 저녁, 나의 하루를 의미 있게 만드는 질문들


하루가 저물어 가는 황혼 무렵은 전통적으로 미네르바의 시간, 철학의 시간이다. 그것은 끝나는 시간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내일 찾아올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최적의 시간이기도 하다. 로마의 철학자이자 정치가 세네카는 매일 저녁, 이런 질문으로 하루를 마무리했다. "오늘 어떤 나쁜 버릇을 고쳤는가? 어떤 잘못에 맞섰는가? 어떤 면에서 더욱 나아졌는가?" 당신은 자신에게 어떤 질문을 던질 것인가? 다시 말해, 어떻게 하루를 마무리하고 또 다른 하루를 준비할 것인가?


어렸을 때부터 가장 많이 들은 말 중 하나가 바로 이것이었다.

"하나, 넌 참 착하다."

착하다는 것에 대한 의미를 크게 느끼지 못했을 때이기에, 앞으로도 착하게 살아야겠다는 마음이 끝이었다.

그리곤 이런 저런 일들을 겪고 철학·인문서 접하고서부턴 이후 생각이 달라졌다.

착하게 살기보다는 선하게 살아야겠다고. 선하고 현명하게 사는 사람이 되어야겠다고.


책에서도 이에 대해 강조하는 부분이 있다.

사람으로 남고 싶다면 오늘 우리에게 주어진 의무를 다해야 한다. 무슨 일이 일어나든, 다른 사람의 의무가 무엇이든, 나에게 주어진 일을 해야 한다.





한 해를 시작하기 전, 다음 해에 매일 읽을 책을 선정하곤 한다.

작년에는 가볍게 볼 수 있는 인문서 두 권과 영어원서였고 재작년에는 논어와 맹자였다.

작년 11월, 12월은 죽을 뻔할 정도로 너무 아파 아무것도 세운 것이 없었고 그렇게 1월 1일이 왔기에, 첫째 주에는 이런 저런 계획을 세우고 책들을 선정했었다.

2022년, 두 권은 정했으나 한 권은 미지수라 고민중인데 그 두 권 중 한 권이 바로 『데일리 필로소피』다.

지금까지 읽어온 책들을 보면, 매년 빠지지 않는 책이 있으니 바로 '철학'이다.

에픽테토스가 말했다. "철학은 인간을 인도하는 합리성을 훈련하고자 할 때, 감정과 믿음 그리고 누구나 인정하는 진리에 대해 의문을 품게 되었을 때 비로소 시작된다."라고.

학창시절에는 전혀 몰랐다. 그 몰랐던 가치를 깨닫게 된 것이 바로 대학교때부터였다.

어린 시절부터 20대 초반까지 많은 일들을 겪으며 살았었다.

신경쓰던 일에 실패하는 경험도 몇 번이나 겪었었고 사람에게도 많은 상처를 받았었고 중요한 순간에 건강도 잃어보았고 무엇보다 지금도 그렇고 또한 쉬지 않고 열심히 살아왔어도 좌절하는 순간을 꽤 많이 겪었었다.

오죽했으면, 사주를 몇 번 보기도 했었다. 모두가 하나같이 초년에 엄청난 고생을 할 팔자라고 입 모아 말하는데 결국 미래는 나의 몫이니 현재,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해 미래를 바꿔야겠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았다.

홀로 해결하려고 했지만 그렇기에는 답이 없어 내 마음을 지탱해주셨던 선생님들에게 마음을 열어 많은 조언을 받았고 마음을 단단하게 해 줄 수 있는, 즉, 나만의 책들을 하나하나 발견해가기 시작했다.

그 중의 절반이 바로 철학·인문서이다.

본디 기본적인 신념과 가치를 담은 것이 고전 철학이기에, 손에서 놓을 수 없는 것이다.

두려워 말고 읽어보라! 철학을 통해 참된 가치를 깨닫게 되는 순간이 언젠가는 다가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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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ott 2022-01-10 09:15   좋아요 5 | 댓글달기 | URL
2022년 철학자 처럼 살아보귀롱🤗

하나의책장 2022-03-23 23:27   좋아요 0 | URL
scott님은 이미 철학자가 아니신가요? >.<

mini74 2022-01-10 10:36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저 철학책 몇 권 사놨는데 넘 어려워요 ㅠㅠ 하나의 책장님 말씀처럼 참돤 가치를 까닫게 되는 순간이 언젠가는 오겠죠 !

오거서 2022-01-10 20:14   좋아요 4 | URL
두려워 말고 읽어보라! 못 본 척 ? 하시는 것 같아요 ^^;

하나의책장 2022-03-23 23:28   좋아요 1 | URL
미니님이라면 수월하게 읽으실 것 같은데요? ^^

mini74 2022-02-10 17:50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글도 좋지만 사진도 넘 좋은 하나의 책장~ 님 축하드려요 *^^*

하나의책장 2022-03-23 23:28   좋아요 2 | URL
(많이 늦었지만) 감사합니다♥

그레이스 2022-02-10 18:1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축하드려요~

하나의책장 2022-03-23 23:28   좋아요 1 | URL
(많이 늦었지만) 감사합니다♥

thkang1001 2022-02-10 18:1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하나의책장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하나의책장 2022-03-23 23:28   좋아요 1 | URL
(많이 늦었지만) 감사합니다♥

이하라 2022-02-10 18:57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하나의책장님 축하드려요^^

하나의책장 2022-03-23 23:28   좋아요 1 | URL
(많이 늦었지만) 감사합니다♥

새파랑 2022-02-10 19:07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하나님 당선 축하드려요~!! 사진도 예술입니다 ^^

하나의책장 2022-03-23 23:28   좋아요 2 | URL
(많이 늦었지만) 감사합니다♥

서니데이 2022-02-10 22:20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이달의 당선작, 축하합니다.

하나의책장 2022-03-23 23:28   좋아요 2 | URL
(많이 늦었지만) 감사합니다♥

러블리땡 2022-02-11 00:44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하나의 책장님 이달의 당선 축하드려요 ^^

하나의책장 2022-03-23 23:28   좋아요 1 | URL
(많이 늦었지만) 감사합니다♥
 
AI는 인문학을 먹고 산다 - 인문학으로 인공지능 시대를 주도하라
한지우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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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책과 마주하다』


인공지능 시대에 접어든 우리에게 던져지는 질문이 있다.

"인간다움이 무엇일까?"

"우리는 인공지능과 별개 다를 바 없는 것일까?"

그렇다면, 우리는 책을 통해 그 질문에 대한 답을 한번 찾아보자!


저자, 한지우는 고려대학교에서 인문교육을 주제로 박사학위를 취득했고 현재 서울사이버대학교 콘텐츠기획제작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교육 스타트업을 창업한 뒤 교육분야 선도기업 멀티캠퍼스에서 근무하며 기술혁신 시대의 인문학의 중요성을 절감했다. 그 뒤, 더 많은 사람이 인문학과 가까워지길 바라는 마음으로 인문학 교육에 전념해왔다. 글로벌 비즈니스 세계에서 큰 성공을 거둔 인물들이 하나같이 인문학적 소양을 갖추고 있었음에 주목하여 이들의 성공 비결을 교육콘텐츠로만들고 있다. 결혼 후 딸이 태어난 뒤 ‘이 아이가 앞으로 살아가게 될 세상에서 가장 필요한 교육은 무엇일지’ 더욱 치열하게 고민하게 됐다. 현재는 주로 청소년들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인문학이 대체 불가능한 인재를 만든다’라는 주제로 강좌를 운영하고 있다.





Ⅰ 팬데믹이 불러온 패러다임의 변화


인류는 매년 조금씩 경제적으로 부유해지고 있고

사람들의 수명도 연장되고 있으며 과거보다 더 안전하고

민주적인 세상을 살고 있는데도 사람들은 세대를 불문하고

현시대가 어둠의 시대로 가는 전환점에 있다는 위기의식을 갖고 있다.


모두가 코로나19로 인해 인류 사회가 완전히 달라질 것이라 예측하고 있다.

한 세계적인 칼럼니스트는 세상이 B.C. 와 A.C.로 나뉜다고 말했는데, 이렇게 달라진 세상을 새로운 기준의 의미로 '뉴노멀'이라 지칭했다.

즉, 기존 과점들이 달라짐을 의미한다.

삶의 방식 뿐만 아니라 사고구조 또한 변하고 있어 이전에는 문제삼지 않았던 문제들에 대해 경각심을 갖기 시작했고 특히 환경오염과 기후변화에 대해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글로벌 팬데믹의 상황에서도 인간의 삶은 지속되고 인류의 역사는 진행됩니다. 하지만 그 삶은 코로나 바이러스가 경고했듯이 이전과는 다른 각도와 방향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기술 혁신의 흐름을 읽고 지속 가능이라는 가치를 잘 이해한다면 우리에게 포스트 코로나는 우울하고 암담하기만한 미래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Ⅱ 르네상스 소사이어티


코로나 이전에 더 큰 전염병이 휩쓸었던 적이 있었다. 바로 페스트다.

14세기 중반, 페스트가 유럽 전역을 삼키면서 인구 약 1/3이 사망했는데 그로 인해 사회 시스템 가동은 멈춰지고 사회질서 또한 무너지게 되었다.

당시 사랑하는 가족들이 허무하게 무너지는 모습을 본 살아남은 자들은 묘지에 모여 신들린 듯 춤을 추었다고 전해지는데 그 춤이 예술로 승화된 것이 바로 '죽음의 무도'이다.

춤을 통해 죽은 사람들과 교감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것이다.

그렇게 사람들은 페스트를 통해 삶의 허무함을 느끼고 신 중심의 세계관을 벗어나 사람 중심의 가치관으로 생각을 전환하게 된다.


신에서 인간 중심으로의 사고방식의 변화는 개개인의 자의식을 높이는 계기가 됩니다. 더 넓은 세상으로 과감하게 진출하고 자기를 표현하고 정치에 동참하려는 시민들이 등장하기 시작했죠. 우리가 기어가는 레오나르도 다빈치, 미켈란젤로 등 수많은 예술가도 이때 등장합니다.


페스트로 인해 인구가 급감하면서 자연스레 노동력도 부족해졌는데 이를 기계로 대체하려는 강한 동기가 생겨나게 되었고 무역이 팽창하게 되면서 부수적 사업이 생겨나 보험이나 은행업 또한 활성화되게 된다.

또한 페스트라는 격변을 통해 유럽은 사람 중심의 문화로 자리 잡게 되었고 고대 그리스 로마 시대의 인문주의로 복귀하자는 도덕적 개혁 운동이 유럽 전역으로 확대되게 된다.

이를 통해 인문주의가 유럽의 창조적 문화를 이끌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 때, 개인의 잠재력이 무한하다는 것을 인지하고 이 분위기는 이내 개인의 능력을 최대한 폭발시키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된다.

르네상스는 위대한 개인이 모여 이룬 거대한 문화이다.

르네상스의 인간 존중 이념은 이렇게 문화와 예술에서 확립되고 사람들에게 인식되어 갔습니다. 르네상스 시대에 화려하게 꽃피운 인본주의 사상은 오늘날 인권의 발원지가 됩니다.


앞서 페스트와 르네상스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했는데, 현 포스트 코로나 시대 또한 그 변화를 맞이할 것이라 입 모아 말하고 있다.

전세계를 휩쓴 팬데믹으로 인해 혼란기를 거친 후 뉴 르네상스를 맞이한다는 의미인데, 인공지능과 디지털에 기반을 둔 4차 산업혁명의 가속화되는 사회를 예측하고 있다.

과학기술 만능주의와 물질중심주의는 약화되고 인간의 행복, 생명 가치가 중심이 되는 변혁의 시점이 온다는 것이다.

미래학자 롤프 옌센은 미래 사회의 성격을 크게 세 가지로 정의하고 있는데, 바로 기술발전에 따른 위험성이 커지는 리스크 소사이어티, 지속 가능한 그린 소사이어티, 꿈과 이야기를 파는 드림 소사이어티이다.



Ⅲ 인공지능에 대체되지 않는 법


인공지능으로 대표되는 미래 사회에서 중요하게 여겨지는 가치는 '권력'이나 '돈', '힘'이 아닌 '즐거움'과 '행복함', '의미', '유대' 등입니다. 그래서 미래학자들은 앞으로 가장 가치 있는 일은 다른 사람들을 즐겁게 하고 감동을 주는 일이라고 예측하고 있습니다.


20세기에 자행된 테러의 근본 원인을 '문화'에서 찾았다면 21세기에 들어서는 세계화로 인해 보편적 단일 문명이 형성되자 전쟁은 물리적 충돌이 아닌 문화적 경쟁으로 바뀌게 된다.

미래의 전쟁은 총, 칼이 아닌 아이디어, 가치관으로 승부하는 '콘텐츠 전쟁'이 되었다는 것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이동이 제한되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지며 넷플릭스와 같은 플랫폼이 각광받게 되는데, 경제전문가들은 미래사회에 가장 유망한 회사로 주저없이 '디즈니'를 꼽는다고 한다.

넷플릭스에 이어 디즈니도 OTT 플랫폼을 만들어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는 사실에 대해 아는가?

남녀노소 상관없이 디즈니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많기에, 넷플릭스처럼 자리만 잘 잡는다면 분명 우위를 선점할 수도 있을 거라는 예측이 돌고 있다.


인공지능 시대에 도래할수록 가장 필요한 사람이 있는데, 바로 인문쟁이다.

인문학적 소양이야말로 기술시대에 남들과 다른 진정한 차이를 만들어 결정적인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또한, 인문학적 가치와 지식이 경영활동에서 혁신을 이끌고 사회문제를 해결할지 다양한 방법을 제시할 수 있다.

(여기서 말하는 인문쟁이는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실리콘밸리의 성공한 인물들은 인문학적 소양, 기술적 소양을 균형있게 가진 이들이다.)


기술적인 부분은 전문지식이 없어도 누구나 쉽게 이용할 수 있지만, 창의적이고 인문학적 소양은 자신의 의지 없이는 채워지지 않습니다. 쉽게 터득되지도 않습니다. 오직 꾸준한 성찰과 독서와 토론을 통해 길러집니다. 그러기에 한 명의 인문쟁이를 열 명의 기술쟁이가 당해내지 못하는 겁니다.





인공지능 시대에 접어든 우리에게 인간다움이 무엇인지에 대한 답을 접근하게끔 쓰여진 책이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가 도래하게 순간, 우리에게는 새로운 방식으로 새로운 길이 열릴 기회가 분명 주어질 것이다.

기술력이야말로 자신에게 무기가 될 수 있으며 여기에 인문학적 소양까지 덧대진다면 이는 곧 엄청난 무기가 될 것이라 저자는 강조한다.


처음에는 책이 마냥 쉽게 읽혀서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청소년 대상의 책이었다.

너무 깊이 있게 다룬 부분이 없어 읽는 데 어려움이 전혀 없는데다 진로에도 도움이 될 것 같으니 고등학생들이 꼭 읽어봤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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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도 있는 삶을 위한 인문학 - 의미 있게 가치 있게 지속가능한 나로 사는 법
유명훈 지음 / 더블북 / 2021년 10월
평점 :
일시품절





『하나, 책과 마주하다』


지속가능한 삶을 위해, 우리는 환경보호를 위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행동을 취하며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이 또한 모두가 실천하는 것도 아닐 뿐더러 확장된 개념으로 더 행동하지는 않는다.

그렇다면, 지속가능한 삶은 과연 무엇이며 우리가 알아야 할 사실들은 과연 무엇일까?


저자, 유명훈은 일과 삶에서 지속가능성을 추구하는 실천가이자 국내 1호 CSR 컨설턴트인 유명훈은 강연 때마다 선보이는 지속가능한 패션으로 유명하다. 저자가 입은 옷, 가방, 신발 그리고 소품들 이 강연 속 사례가 되곤 한다. 영국 리즈 메트로폴리탄 대학에서 경영과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전공한 그는 졸업 후 영국에서 지속가능 경영 CSR 컨설팅 회사에 다니다가 2004년 한국 파트너 펌으로 코리아 CSR을 설립했다. 지속가능 경영, 기업의 사회적 책임, 전략적 사회공헌, ESG 등의 개념을 국내에 최초로 정착시키며 ‘국내 최초 CSR, 지속가능 경영 전문가’와 ‘국내 1호 CSR 컨설턴트’라는 타이틀을 갖고 있다. 20여 년간 여러 기업과 공공기관 등 실제 비즈니스 현장에서 CSR과 지속가능 경영, ESG를 접목한 컨설팅, 자문, 그리고 조직과 대중을 위한 강연을 해왔다. 지속 가능성에 대한 본질을 이해하기 쉬운 사례, 전략적 실천 방안과 함께 체계적으로 소개하는 그의 강연은 많은 이들의 호응을 얻어 대학 및 공기관, 대기업, 중견기업 등에서 지속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코리아 CSR 홈페이지 :www.koreacsr.com

존경과 행복의 학교 :https://respectandhappiness.modoo.at





Ⅰ 지속가능한 삶이란


20여 년 전, 영국으로 공부를 하러 가게 된 저자는 '지속 가능 경영'을 추진하고 있는 학교에 마음을 빼앗겨 버렸다.

탄소 배출 관리부터 자연환경 및 동식물 보호, 일자리 창출, 직원과 학생의 인권 보호 등 현재의 좋은 가치를 보호, 유지하여 풍성한 삶을 만들면서도 다음 세대에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주기 위해 노력한다는 개념이다.

그는 "좀 더 나은 세상을 만드는데 기여하면서도 돈도 잘 벌 수 있는 일이 없을까?"라는 인생 질문에 대한 답을 얻은 순간이라고 표현했다.

그리하여 그는 윤리 경영, 기업의 사회적 책임, CSR, 지속가능성을 주제로 석사 공부를 하고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The Body Shop은 영국 화장품 회사로 전세계에서 사랑받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이 기업은 특히 동물 실험 하지 않는 것으로 유명하다.

다양한 허브를 포함하여 많은 원재료가 들어가는 화장품 특성상, 대부분의 기업들은 협력 회사나 생산자와 상생하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지만 더바디샵의 경우는 달랐다.

원재료 구매하는 과정에서 생산자의 노동을 인정하고 그 대가를 지역사회에 투자하는 공정무역 방식을 적용함으로써 우수한 품질의 원재료를 안정적으로 공급받고 지역 농가는 더 건강하고 안전하게 농사지을 수 있는 다양한 방법에 재투자할 수 있게 된다.

이는 다음 세대까지 토양을 건강하게 보존할 수 있으니 환경적으로도 선순환 구조라 할 수 있다.

저자가 더바디샵을 보며 강조하는 점은 이렇다.

더바디샵이 지속가능한 경영을 추구한다지만 그렇다고 해서 완벽한 기업이 아니며, 이러한 노력은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중요한 점은 개인이든 기업이든 지속가능한 가치를 알고 노력해야 한다는 것이다. 물론 잘못된 점을 지적하여 고치게 하는 것도 좋지만, 작은 노력이라도 인정하고 칭찬하여 긍정적인 노력이 더욱 확산될 수 있도록 밀어주어야 한다.


그렇다면 지속가능성이란 무엇일까?

지속가능성 또는 지속가능한 발전이라는 용어는 1980년 발간된 <세계환경보전전략: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한 자원의 보호>라는 보고서에 쓰였다.

"인류는 경제 개발을 추구하고 자연의 풍요로움을 즐기는 것과 관련해서 자원의 한계와 생태계의 현실적 수용력을 받아들이는 법을 배워야 한다. 그리고 다음 세대의 필요를 고려하는 것 또한 절대 잊어서는 안 된다."

이후, 이 개념을 명확하게 발전시킨 사람이 UN세계환경개발위원회 의장이었다.

"지속가능한 발전은 미래 세대가 니즈를 충족할 수 있는 능력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현재의 니즈에 맞추는 발전이다."

2002년에는 UN지속가능발전세계정상회의에서 지속가능성의 3대 축인 경제 발전, 사회적 통합, 환경 보호가 상호 작용한 발전이 더욱 강조되었고 리우+20 정상회의 보고서에서는 경제 성장, 기회 창출, 불평등 감소 등 경제 발전, 사회적 통합, 환경 보호에 대한 구체적 방향을 제시해 이는 지금까지도 핵심적인 내용으로 활용되고 있다.

2000년 9월, UN본부에 세계 정상 189명이 모여 개발지침을 발표하였었는데, 바로 새천년 개발 목표, MDG이다.

2000년부터 2015년까지 인간답게 살 수 있는 환경을 만들자는 취지에서 나온 8가지의 목표였다.


1) 빈곤과 기아 극복

2) 보편적 기본 교육 달성

3) 성 평등과 여성 지위 향상

4) 영아 사망률 감소

5) 모성 보건 개선

6) HIV/에이즈, 말라리아 및 기타 질병의 퇴치

7) 지속가능한 환경 보장

8) 개발을 위한 글로벌 파트너십 구축

지금은 지속가능성이라는 말을 무분별하다 싶을 정도로 사용하고 있는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우리가 중요시하게 생각하는 삶의 가치를 잘 지키고 실천한 뒤에 다음 세대까지 이어지게 하려는 노력이 핵심인 것이다.


'지속가능한 삶'은 "실천하는 인간으로서의 자신을 항상 인식하고, 옳은 방법으로 경제적, 사회적, 환경적 가치의 균형을 맞추며, 그러한 삶의 자세를 통해 이 세상과 다음 세대의 지속가능성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는 삶"이라고 나는 생각한다.



Ⅱ 지속가능한 옷과 패션


어느 날, 저자는 전화 한 통을 받게 된다.

방글라데시 내 크고 작은 협력 회사에 다국적 의류 브랜드들이 CSR과 지속 가능 경영을 요구하면서 시급하게 대응해야 하니 직접 살펴보고 도와달라는 연락이었다.

막상 가서 보니 상황은 심각했다.

의류 제조시설의 작업 환경, 근로자 인권, 공급망의 책임 있는 관리 등 패션산업의 지속가능성을 강화하기 위한 의류 브랜드의 평가와 실행 요구가 강력하게 적용되고 있었는데, 이러한 글로벌 스탠더드에 대응하지 못한 협력 회사와는 거래를 끊게 되면서 많은 공장이 문을 닫는 동시에 실업자의 수 또한 증가한 것이었다.

지속가능한 라이프스타일은 현상의 이면을 제대로 들여다볼 줄 알아야 한다.

하지만, 10군데 이상을 다니며 저자가 자문하고 교육도 진행했지만 여전히 의류 제조 공장에서는 인권 노동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 오염도 극심했다고 한다.

이를 계기로 저자는 지속가능한 '의' 생활을 어떻게 실천하고 확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연구하게 된다.


CSR을 업으로 삼는 사람들이 말하길, "갑싼 제품에는 누군가의 눈물이 담겨 있다."라고 했다.

2013년 방글라데시 의류 생산 공장이었던 라나플라자 건물 붕괴로 근로자 1000여 명 이상이 사망했었는데, 이제는 생산자의 안전과 기본적 권리가 보장되는 제품을 만들어달라고 기업에 요구하는 수준을 넘어 소비자 스스로가 소비 습관과 제품 선택 기준을 확립해야 한다.

즉, 지속가능성 브랜드를 선택하고 소비하는 '책임 있는 소비자'가 시장을 선도하는 시대가 되어야 한다.

부를 과시할 수 있는 의류가 하나 있는데, 바로 모피이다. 허나 지금은 모피를 입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순 없다.

살아있는 동물들의 털을 강제적으로 뜯는 다큐들이 쏟아지며 경각심을 느꼈기 때문이다.

요즘은 모피보단 에코 퍼와 같은 대체품을 입곤 한다.

이렇듯 동물 학대 문제가 있거나 사회, 환경적인 문제와 관련이 있다면 이미지가 추락할 수 있다는 점도 염두해둬야 한다.

검은 터틀넥과 리바이스 청바지 그리고 뉴발란스 운동화, 바로 스티브 잡스의 아이덴티티다.

회색 티셔츠, 청바지 그리고 운동화는 마크 주커버그의 아이덴티티다.

검정 터틀넥 티셔츠는 일본 디자이너 이세이 미야케 제품으로 한 벌에 30만 원이 넘는데, 그 디자이너가 패션업계에서 혁신을 이룬 대표적 인물인 만큼 스티브 잡스 또한 그 가치와 스토리를 생각하며 옷을 선택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다.

마크 주커버그의 회색 티셔츠도 이탈리아 명품 브랜드 브루넬로 쿠치넬리 제품으로 300달러가 넘는 맞춤 제품이다.

브루넬로 쿠치넬리는 일본주의 경영 철학을 바탕으로 지속가능한 제품을 만들고 사업을 추진하는데, 주커버그 또한 이를 고려했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즉, 이들은 이러한 가치를 담은 옷을 통해 자신들의 사고방식을 표현하고 싶었을 것이다.


"지속가능성은 새로운 트렌드"라는 말은 지속가능성이 새로운 기준이 되면서 가장 멋진 것이 되었다는 의미다. 지속가능한 패션을 추구했더니 의류산업 및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나를 좀 더 가치 있고 멋진 사람으로 만들어준다는 말이기도 하다. 작은 생각의 변화와 관심으로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는 셈이다.



Ⅲ 지속가능한 교육과 학습


포스트 코로나 시대, 많은 미래학자들이 우려하는 변화로 교육과 학습을 꼽고 있다.

대면 교육을 통해 소통하는 배움이야말로 효과적이라는 근본적 믿음이 흔들리게 된 것이다.

한 영상을 우연히 보게 되었다. 이제 아장아장 걷는 아기인데 모든 곳에 손을 대더니 손을 막 문지른다.

알고보니 아직 말도 못 하는 아기지만 곳곳에 새니타이저가 있다는 것으로 인식했다는 것이다.

코로나 시대가 끝나지 않는 이상, 마스크를 벗고 운동할 수도 없고 방과 후에 땀 흘리며 놀 수도 없다.

너도 나도 손을 번쩍 들며 선생님과의 소통을 우선시했던 반 풍경 또한 지금은 옛말인 것이다.

교육과 학습, 배움의 범위와 방법은 상상이상으로 깊고 다양하며 영향을 미치지 않은 영역이 없다.


2000년 초, 저자는 지자체와 함께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운영하였는데 첫날부터 꽤 많은 학부모에게 연락을 받았다고 한다.

쓸데없는 강의 말고 공부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해달라는 전화들이었다.

삶과 인생에서 중요한 공부는 무엇이고 쓸데없는 공부는 무엇일까?

올바른 가치와 판단기준을 심어주고 세상과 공감하는 태도를 가르쳐주는 방식은 이제 옛말이다.

지금은 오롯이 입시 교육에 열을 올리는 방식이기에, 그 외에 것은 전혀 중요치 않게 되어버렸다.

경쟁사회 속, 하나라도 더 배워야 하는 현실이지만 입시는 잘 볼 수 있다해도 인생을 살아가는 지혜, 사람을 이해하는 공감능력 등이 결여되어 더 나은 기회를 창출하지 못할 수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생존과 안전에 대한 교육, 세계시민의식에 대한 교육, 가치 있는 행복 추구에 대한 교육이 지속가능한 교육과 학습의 핵심이 되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그는 이러한 교육이 다음 세대에도 이어져 아예 문화로 정착되어야만 교육과 학습이 세상을 지속가능하게 만들 것이라 덧붙였다.



책에서는 삶의 밀도와 지속가능한 삶의 가치를 되찾았으면 하는 바람이 잔뜩 묻어나 있다.

지속가능한 삶이란 무엇인지, 지속가능한 패션, 먹거리, 집과 건축, 교육, 기업 활동과 소비 스타일, 지속가능한 투자와 ESG까지 지속가능한 삶의 가치를 모색하고 있다.


열거한 지속가능한 삶을 보면 피곤함을 느낄 수 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의 삶이 좀 더 건강하고 윤택해지기 위해서는 우리 스스로의 노력이 매우 중요하며 나아가 후대에도 분명한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속가능한 삶의 스타일은 조각, 조각 나눠 책이나 논문을 통해 읽어봤지만 오롯이 이 주제로 만들어진 책 한 권은 처음이라 내게도 어쩌면 많은 깨달음을 준 듯 하다.

의, 식, 주, 교육, 경영, 행복, 돈 - 이것이 저자가 규정해놓은 삶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요소이다.

즉, 지속가능한 삶의 방식을 터득하고 나면 자연스레 그 목표에 도달할 수 있다는 의미이다.

우리가 지속가능한 삶과 일의 방식을 터득한다면, 분명 밀도 있는 삶을 위해 한 발자국 더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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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2021-11-25 23:49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지속가능성, 항상 염두에 두고 생활해야할 의미네요!

하나의책장 2021-12-14 20:05   좋아요 0 | URL
지속가능성을 소재로 이렇게 깊게 파헤친 책은 처음이었어요>.<

scott 2021-11-26 00:44   좋아요 4 | 댓글달기 | URL
지속 가능성 !
분명 환경을 생각해서
최대한 쓰레기 배출 량을 줄여 야 하지만
요즘 별다방 컵 넘 ㅎ 불편합니다 ㅠ.ㅠ

하나의책장 2021-12-14 20:06   좋아요 0 | URL
아, 별다방컵ㅠ 그거 과연 환경을 위하는 건지..
실용성면에서 좀 떨어지는 것 같아요!
귀찮아하는 사람들은 오히려 버리고 또 사는 것 같던데ㅠ
 
폭력의 해부 - 어떤 사람은 범죄자로 태어난다
에이드리언 레인 지음, 이윤호 옮김 / 흐름출판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하나, 책과 마주하다』


공격성은 다른 사람에게서 자원을 가로채기 위하여 이용되며, 자원은 진화론적 경기의 이름이다.

자원은 살아가기 위해서, 후손을 낳고 기르기 위해서 필요한 것이다.


CSI, CRIMINAL MIND, NYPD, CHICAGO PD 등 범죄수사물은 거의 다 챙겨본 것 같다.

영어 공부도 하고 무엇보다 범인을 찾아가는 과정에 지루함이 없어 CSI는 전 시리즈를 몇 번이나 봤을 정도로 에피소드는 다 꿰뚫고 있을 정도이다.

에피소드 중 연쇄살인범을 소재로 한 에피소드를 볼 때면 가끔씩 나오는 이야기가 있다.

바로 범죄자의 DNA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정말 범죄자와 DNA에는 상관관계가 존재할까?






어떤 사람은 범죄자로 태어난다!


저자는 사회학적 관점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것 자체가 기본적으로 결함이 있음을 내세우고 있으며 책을 쓴 주요 목적은 세가지다.

첫째, 범죄와 폭력의 생물학적 바탕에 초점을 맞추어 저자와 동료들이 시도한 최근의 흥미로운 과학 연구들을 알리기 위해서다.

둘째, 사회적 요소가 범죄의 발생에 결정적으로 중요함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사회적 요소는 생물학적 요소와 결합하여 범죄를 유발하고 사람이 범죄를 저지르게 하는 생물학적인 변화를 직접 만들어내기도 하기 때문이다.

셋째, 급부상하는 신경범죄학 지식의 실질적 영향을 탐구하고 싶어서이다.





Ⅰ 폭력은 어떻게 진화했는가


*"빛나는 하늘 아래 거대한 광야가 분명하게 드러나듯, 문명화된 시대에도 원시 야만인이나 육식동물과 같이 아직도 낮은 수준의 특성들을 재생산하는, 범죄자들의 본성을 한꺼번에 다 보는 것 같았다."


1871년 11월의 어느 춥고 흐린 아침, 이탈리아 동부의 한 해변에서 생물학적 범죄학의 과학적 연구는 시작되었다.

이탈리아 육군 군의관이었던 체자레 롬브로소는 페사로 지역에서 정신병리학자 겸 교도소 의사로 일하고 있었다.

페사로 지역은 범죄적으로 제정신이 아닌 사람들을 위한 수용시설이었다.

그러던 어느 날, 악명 높은 칼라브리아 지방 산적인 주세페 빌레라의 부검을 진행하게 되었는데 두개골을 보자마자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고 한다.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자면, 빌레라의 두개골 바닥이 비정상적으로 움푹 들어가 있었다고 하는데 이는 두 개의 큰 뇌 반구 아래에 위치한 소뇌가 더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

롬브로소의 이론은 범죄에 대한 기초는 뇌에서 시작된다고 했는데 범죄자들은 큰 턱, 경사진 이마, 외손금과 같은 인간 진화에서 원시적 신체 특성인 '격세유전적 낙인'에 기초하여 파악할 수 있다는 것이다.

허나 이러한 견해서 인해 이후 유대인 박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며 그가 만든 이론은 사회적으로 재앙이 되었고 롬브로소는 범죄학 역사에서 불명예스러운 존재가 되었다.

물론 20세기에 들어서도 롬브로소식 사고는 좋은 평판을 받지 못하고 있다.

범죄를 포함한 인간 행위에 대해 지금도 영향을 미치는 사회학적 관점으로 대체되었는데, 그렇다면 생물학적인 것에서 사회적인 것으로 어떻게 이동할 수 있었던 것일까?

일단, 범죄란 사회적인 틀이다. 법률로 규정되고 유죄 확정부터 처벌까지 사회·법률적 과정이 영향력을 행사하게 된다.


여담이지만, 법이 과연 '인간'을 보호하기 위한 사회적인 틀인가 싶을 정도로 의구심이 들 때도 있다.

뉴스에서 보는 흉악범죄 사건들을 볼 때, 직접적인 피해는 없지만 보는 나도 심장이 덜컹 거리는데 지은 죄에 비해 처벌이 매우 낮은 것은 사실이다.

오히려 가해자의 죄를 알리기 위해 피해자의 이름부터 신상까지 유족들이 직접 보여주는 현실부터가 틀렸다.

범죄자의 인권을 보호해준답시고 가해자의 얼굴과 신상은 철저히 가려주는 인권센터의 저의가 의심스럽다.

물론, 이춘재 대신 누명을 쓴 윤성여 님과 같은 피해자가 나오지 않게 하기 위해서는 필요하지만 죄가 명명백백하게 밝혀진 범죄자들에게는 이미 죄를 지었던 과정에서 인간이길 포기한 것이니 과연 인권이 주어져야 하나 싶다.

몇 달 전, 자신의 여자친구를 말다툼 하던 중에 수차례 폭행해 숨지게 했던 이모씨도 마찬가지다.

모자이크 처리가 되어도 피 흘리는 게 다 보일 정도인데 피 흘리는 사람을 질질 끌고 다녔다는 것은 명백히 살인행위였다.

오죽했으면 유족들이 이름과 사진을 공개했겠는가.

무기징역받을 일도 없고 분명 징역살이도 얼마 안 하다 출소될텐데 또 이러한 범죄를 안 저지를거란 보장은 없다.

살인죄, 살인미수죄에 해당하는 범죄자들을 분명 신상공개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음주운전 또한 마찬가지다.

결국 초범이란 이유, 술을 마셨다는 이유 등 여러 핑계로 결국 양형 판정받은 이들을 보면 대한민국 현실이 참 씁쓸하다.


그렇다면 사회적인 틀에 어떻게 생물학적이고 유전적인 요인이 끼어들 수 있을까?

확실히 사회적 인과론이 범죄에 중추적이어야만 하는가?

이 논쟁으로 사회학적·사회심리학적 관점은 범죄에 대해 거의 독점적 경쟁력을 가지게 되었다.


평범한 어느 날보다 자신이 태어난 바로 그 날 살해될 확률이 더 높을까?

친아버지보다 계부에 의해 살해될 확률이 더 높을까?

세상의 어떤 부모는 왜 자신의 자식마저 죽이는 걸까?


이러한 의문들은 사회적 관점으로는 접근할 수 없지만, 답은 알 수 있다.

바로 진화론적인 과거의 사악한 힘이다.

태어나기를 선한 본성으로 태어난다고 하지만 대에 물려주는 유전자는 다를 수 있다.

옛말에 성선설, 성악설이 있듯이, 폭력적인 성향의 유전자는 분명 있으며 그 유전자를 가지고 태어날 수 있는 확률도 분명 있다.

인간의 행위는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도록 진화해왔다. 예로, 요즘 아이들이 속눈썹이 길게 태어나는 것처럼 말이다.

우리 사이의 유전학적 차이는 폭력의 해부를 형성하고 또 영향을 미치는 바로 기본적인 진화론적 기제로부터 나오게 된다.

오늘날의 공격성은 부적응적이고 정도를 벗어났음으로 간주하는 것이다.



Ⅱ 폭력적인 뇌는 어떻게 오작동하는가


폭력, 강간·성폭행을 저지른 범죄자들을 살펴보면, 일부는 어린 시절부터 부모에 의한 학대 혹은 외면, 학생시절에 겪은 따돌림이나 구타, 사회생활에서 겪은 소외감 혹은 불안, 우울감 등이 확대되어 범죄를 저지르기도 한다.

이러한 환경적 요인이 아닌 신체적 요인도 폭력적인 성향과 연관지을 수 있을까?

사이코패스, 연쇄살인범들의 범죄행각을 살펴보면 매우 잔인하고 잔혹하며 반성의 기미조차 보이질 않는데, 우리는 그런 이들을 보며 자연스레 감정이 없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렇다면 과연 '살인자의 유전자'라는 것이 있을까?


연쇄살인범, 소시오패스 등 흉악범죄자들을 살펴보면 대부분 특정 유전자가 결함되어 있거나 특정 영역의 뇌가 제대로 발달되지 못했음을 파악할 수 있다.

1962년,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른 채 어머니에 의해 8개월짜리 한 아기가 고아원에 버려진다. 그의 이름은 제프리 랜드리건이다.

다행히 운좋게도 한 미국인 가족에 입양되어 완벽하게,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제프리는 좋은 교육과 엄격한 양육방식에도 불구하고 두 살 때 쉽게 짜증을 냈고 정서적 통제력이 없었다고 한다.

10살 때 술에 손을 대기 시작했고 11살의 나이에 한 가정집에서 금고를 털다가 경찰에게 체포되기까지 했다.

20살 때, 그는 첫 살인을 하게 된다.

어린 시절 친구와 술을 마시다가 친구가 곧 태어날 자식의 대부가 되어달라고 부탁을 하니 그 자리에서 칼로 찔러 살해한 것이다.

2급 살인으로 20년 형을 살게 되었지만 7년 후 교도소에서 탈옥하여 또 살인을 하게 된다.

그는 결국 체포되어 사형선고를 받게 되는데, 이게 끝이 아니다.

제프리가 애리조나에서 사형수로 있을 때, 다른 수감자가 그에게 사기꾼 대럴 힐에 대해 얘기해주었는데 그와 너무 흡사했던 것이다. 외모 뿐만 아니라 행동까지 말이다.

그렇다. 대럴 힐은 제프리의 친부였던 것이다.

대럴 힐도 어렸을 때부터 범죄를 저질렀으며 마약을 하고 살인을 두 번이나 저질렀었다. 심지어 탈옥한 전과도 있었다.

놀라지 말길! 이것이 끝이 아니다.

대럴 힐의 아버지, 즉, 제프리의 할아버지 또한 범죄자였는데 약품판매점을 강탈하고 경찰과 추격전을 벌이다 경찰의 총에 맞아 죽었다고 한다.

앞서 환경적 요인과 신체적 요인을 언급했었는데, 제프리는 분명 좋은 환경에서 시작했음에도 불구하고 그 끝이 친아버지, 친할아버지와 꼭 닮아있으니, 이는 폭력에 유전적 성향이 있음을 암시한다.


"똑똑한 사람 아니라도, 범죄자가 3대에 걸쳐 있다는 걸 보면 뭔가 관계가 있다는 걸 알 거요. 패턴이 있는 거지."



Ⅲ 생물학은 무엇을 할 수 있는가


하버드 대학교의 신경과학자, 조시 그린은 개인적인 도덕적 딜레마 과정에서 신경학적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최초로 발표했었다.

대면적인 접촉이 없는 '비인간적인' 도덕적인 딜레마와 비교할 때, 뇌의 내측 전전두엽피질, 각회, 후측대상회 및 편도체를 구성하는 회로의 증대된 활성화를 보여준다.


다리 위에 서서 철도 트랙을 내려다보고 있다고 가정해보자.

아래의 트랙 앞 쪽에는 철로를 이탈한 기차가 있으며 아무것도 모른 채 일하고 있는 다섯 명의 철도 노동자들이 있다.

우리 옆에 사람이 한 명 서 있는데 그 사람은 몸집이 크고 매우 뚱뚱하다.

만약 아무런 행동도 하지 않는다면 아래에서 일하고 있는 다섯 명의 노동자가 죽는다.

그러나 대신 옆에 있는 그 사람을 밀어버린다면 그의 몸이 기차를 막아서 다섯 명의 노동자를 살릴 수 있다.

어떻게 하겠는가?


이러한 질문을 받으면 당연히 당황할 수밖에 없다.

당연히 대부분이 그 사람을 다리에서 밀어낼 자신이 없다고 답했다. 그 수치가 85퍼센트였는데, 이는 도덕적 딜레마에 대한 대규모 설문조사에서 충분히 얻을 수 있는 결과라고 한다.

교수가 이 질문을 했을 때 학생 대부분이 자신도 모르게 꿈틀거렸다고 한다.

여기가 바로 편도체와 기타 변연계 활성화가 작용하는 곳인데, 전전두엽피질의 일부 하위영역과 함께 도덕적 의사결정의 정서적 '양심' 요소에 기여하는 곳이다.

반면에 복측전전두엽피질에 손상이 있는 환자들, 즉, 우리보다 반사회적 인격장애가 심한 사람들에게 동일한 질문을 한다면 그 남자를 밀치겠다는 응답률은 약 45퍼센트로 수치가 3배나 넘게 뛴다고 한다.

많은 연구들에 의하면, 도덕적 행동에 가장 많이 활성화되는 곳이 양극 또는 내측전전두엽피질, 복측전전두엽피질, 각회, 후측대상피질, 편도체이다.

활성화되는 부위들은 물론 중복된다.

도덕적 판단을 할 때 활성화되는 후측대상회가 반사회적 행동과 연관시켜진다는 연구 결과는 별로 없지만, 우리가 간과할 수 없는 점은 사이코패스, 충동적으로 공격적인 사람, 배우자 학대자들의 후측대상회에서 이상을 발견했다는 점이다.


범죄와 폭력에 있어서 정신생리학적으로 뇌에 기초한 사전적 요인들은 불변한 것이 아니다.

한 사례에 따르면 전자적 생체자기제어와 사회적 지지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변했다는 사람도 있다.

즉, 물질보다 정신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해당 사례의 주인공은 재활과 복귀에 기관이 있었고 그것이 그의 구원에 중요한 요인이 될 수 있었던 것이다.

물론 범죄와 폭력에 대한 쉬운 해결책은 없다.

하지만 생물학적 요인에 기초한 범죄에 직면했을 때, 우리가 범죄의 원인을 밝혀줄 생물사회학적 열쇠를 활용하면 뿌리를 뽑을 수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미드 「CSI」 Las Vegas에서 랭스턴 박사 에피소드에서 이와 관련된 주제가 나온다.

랭스턴 박사의 아버지가 한국전쟁을 치뤘던 군인이었는데 전역 후에도 매일같이 싸움을 벌이고는 자신의 폭력성을 너무나도 자랑스럽게 말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동료에게 자신도 아버지의 DNA를 물려받아 폭력성이 내제되어 있다고 말한다.

겉으로 표출하지 않기 위해 스스로 자신의 폭력성을 억누르고 있다는 것이었다.


(본문 내용에 이미 내 생각을 많이 겹쳐 썼기에 정리할 게 크게 없지만) 책을 읽고나니, 오늘날의 사회생물학자들은 롬브로소보다 훨씬 더 명석하고 경쟁력 있게 '폭력의 해부'를 하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또한, 여러 사례에 의해 살펴볼 때 연관성이 있다는 것 사실에도 분명 신빙성이 있었다.

책에서는 미래의 예방책 또한 제시하고 있지만 자세하게 서술하지 않은 게 꽤 많은 논란을 불러 일으킬 것 같아서다.

[범죄가 미리 일어나기 전에 범죄확률이 높은 이들을 미리 선별하여 격리한다.]

이 한 줄만 언급해도 굉장한 인권 문제가 대두될 수밖에 없는지라 예방책은 사실상 오류가 있는 것 같아 언급하진 않겠다.


'그 부모에 그 자식'이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부모에게서 외모 뿐만 아니라 성격, 성향까지도 닮을 수 있다.

【꼬꼬무】라는 프로그램에서 엄여인에 대해 다룬 에피소드가 있었다. 방송 말미만 잠깐 본데다 이 사건은 이전에 일어났던 사건인지라 뉴스를 통해 기억하고 있었다.

싸이코 패스 유형에 대해 오랫동안 연구한 제임스 팰런 박사가 나오는데, 그의 두뇌 또한 싸이코패스에 가깝다는 결과를 받았다고 한다.

정작 본인이 살인을 저지른 것은 아니나, 놀라운 점은 친척들 중 살인을 저지른 이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물론 사회적 환경이 범죄자를 만들겠지만 폭력적인 성향을 가지고 태어나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사실임을 알 수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이 따스했으면 좋겠는데, 가면 갈수록 흉흉해지고 더 잔혹해지는 것 또한 사실이다.

이를 미연에 막기 위해, 범죄의 원인을 밝혀줄 생물사회학적 열쇠를 잘 활용해 보려는 노력 또한 필요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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