덩굴식물(넝쿨식물)은 정말 눈깜짝할 새에 자란다. 특히 박과 식물들은 하루가 다르게 자라 있어 놀라게 된다. 그렇다해도 칡에 비할건 못되지만 ... 칡은 그야말로 사방팔방 가지를 뻗고, 누군가 그 가지를 잘라내어 내동댕이쳐도 흙에 닿기만 하면 새로 뿌리를 뻗어 자라나니 천하무적이다. 밭에 퍼진 칡을 약없이 없애는 것은 너무 어려운 일이다. 하지만 밭이 맨땅을 드러내지 않고 어느 정도 생태적 균형이 갖추어진다면 칡은 저절로 없어지리라 믿는다. 칡은 그야말로 선점식물?이지 않을까 싶다. 맨땅을 그대로 놔두기 싫어하는 자연의 성격상 그 첨병이나 다름없다고 생각된다. 그러니 맨땅이 아닌 생태적 균형이 잘 갖추어진 곳에서는 자신의 임무가 사라지니 자연히 없어지지 않을까? 그래서 일단 약을 치지않고 보이는 대로 가지를 잘라내고 있다. 칡이 자연스레 없어지는 그날까지 ^^;

어째됐든 이 박과식물들은 손을 뻗어 움켜잡는 성질이 있다. 이 성질을 잘 이용하는 것이 농사다.

호박이나 수박, 참외는 그냥 땅을 기게 놔두고, 오이는 망을 쳐서 위로 자라도록 한다. 열매의 무게나 생김새에 따라 이렇게 키우는 것이 좋다고 생각되어져서 일 것이다. 또하나 포도는 천정을 만들듯이 고개를 들어 치렁치렁 매달리도록 키운다. 관상용으로 키우는 조롱박들도 이와 비슷하다. 포도의 이런 성질을 이용해서 집의 어닝 역할을 하도록 만들려고 한다. 한여름 무더위 때에는 포도도 잎이 무성할 것이니 그늘을 만들어 줄 것이고, 겨울에는 잎이 다 떨어지니 해를 그대로 받을 수 있어 좋을듯하다. 그런데 첫해 벌레 피해로 잎을 거의 다 잃어버려 자라질 못했다. 겨우 겨우 목숨만을 건져, 올해는 벌레 관리를 어느 정도 해 준 덕에 높이 높이 자라났다. 아직 어닝 역햘까지는 힘들지만 말이다. 그런데 포도 잎에 점점 벌레들이 끼기 시작해 난감하다. 큰 벌레야 그냥 손으로 잡아냈지만 눈꼽보다 작은 것들이 폴짝폴짝 뛰어 도망가니 참....

이제 점점 벌레가 극성일 텐데 오직 손으로만 해결하려다보니 이 여름이 두렵다. 올 여름 잘 넘어갈 수 있을까.

 


댓글(0) 먼댓글(0) 좋아요(7)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옥수수를 심어보았습니다.

옥수수는 꽤나 먹성이 좋다고 합니다. 양분을 많이 필요로 한다는 것이죠.

비료는 한 알도 주지않고 퇴비만 살짝 뿌려진 생땅에 가까운 밭에 시험삼아 20주 가량 정식했습니다. 역시나~

그나마 퇴비가 조금 몰린 곳이 키가 조금 더 크고 나머지는 비실비실.

마치 악보상의 음표처럼 오르락내리락, 바닷가 파도처럼 오르락내리락하는 것이 보기 좋습니다(?). ^^;

만약 시중에 내다 팔 상품이라면 그야말로 낭패인 농사입니다.

더군다나 이제 허리춤에 올까말까한 옥수수가 벌써 수염이 나기 시작했습니다. 어린 것이 어른 흉내를 내는 것입니다. 옥수수가 제대로 열릴 리가 없을듯 합니다.

그런데 갑자기 의문이 듭니다. 도대체 천편일률적으로 키가 똑같이 자라는 옥수수들은 어떻게 키운 것일까. 똑같은 뱃속에서 나온 자식들도 키가 서로 다른데 말이죠.

이렇게 키가 같이 크게 만드는 것이 기술인 것일까요. 제각각 노래하는 옥수수를 보며 생각해봅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하우스에서 키운 것이 아닌, 하늘을 보고 바람을 맞으며 비를 먹고 자란 수박과 참외를 키우는 일이 생각보다 쉽지가 않다. 

수박은 주가지를 쳐내고 아들가지, 그러니까 옆에서 나온 측지를 2~3개 키워서 그 중 하나에 17~19번째 마디에 달린 열매를 성장시켜야 한다. 그래야 큰 수박이 달린다. 하지만 집에서 먹자고 키운 것을 꼭 그렇게 크게 키울 필요가 있을 성 싶다. 그래도 한번쯤은 보통의 방식을 따라해보는 것도 수박의 생리를 알고 키우는데 도움이 될 것 같아 도전해보았다. 

하지만 제때 제때 쳐다보지 않으면 금방 그 시기를 놓치기 십상이다. 17번째 마디 전에 열린 수박들을 제거했는데, 어떤  것은 주먹만큼 컸는데도 눈에 잘 뜨이지 않는다. 10주를 심은 것 중 절반 정도는 보통의 방식대로, 나머지 절반은 그냥 되는데로 키워볼 심산이다.

 

참외는 더 어렵다. 주가지가 3~4마디일 때 성장점을 잘라주고, 아들가지가 5~6마디 쯤 됐을 때 또 성장점을 잘라, 손자 가지에서 맺힌 참외를 거두면 된다. 그런데 초반 참외가 무성해질 때까지 놔두는 바람에 무엇이 주가지고 아들가지인지 좀처럼 알지 못하게 되 버렸다. 

그래서 결단한 것이 일단 무조건  다 성장점을 쳐 버리는 것. 참외도 10개를 심었는데 2개는 너무 시원찮게 크고 있어 기대를 할 수 없고, 나머지 8개 중 4개는 순을 지르고, 나머지는 그냥 놔 둬 버리기로 했다.

 

아무튼 수박이나 참외를 보고 있자니, 도대체 누가 어떻게 저런 방식으로 키우면 크고 좋은 열매를 맺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됐을지 감탄이 절로 나온다. 농사란 결국 사람의 손이 가는 것인데, 어디에 얼마만큼 손을 쓸 것인지를 고민하게 만든다. 최대한 사람의 에너지를 아끼고 또한 작물에 투여하는 에너지를 아끼는 방향으로, 즉 자연의 힘(에너지)을 어떻게 하면 최대한 활용할 수 있을 것인지를 찾아가면 좋겠다. 그러기 위해선 자연의 살아있는 힘이 필요하고, 그것은 땅 속 미생물을 비롯해 주위 온갖 환경이 함께 살아있어야 함을 의미할 것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4)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자연이란 참 오묘하다.

지난해 풀을 뽑지 못해 허리춤까지 올라왔던 것을 벨 수도 없어서 그냥 눕혀놓은 덕분에 올해는 골 사이 풀이 많이 나지 않았다. 눕혀진 풀이 멀칭 역할을 한 것이다. 워낙 빳빳한 풀들이라 썩어서 퇴비가 되려면 2~3년은 걸리지 않을까 싶지만 그 덕에 자연멀칭이 됐으니 얼마나 좋은 일인가.

 

그래도 블루베리 주위에 난 풀들은 무럭무럭 자라 블루베리 나무 주위를 감싼다. 5월과 6월 사이 손으로 잘라주거나 뽑기를 세 번이나 했다. 중간중간 가문 시기엔 물도 주면서. 아무튼 풀이 적게 난 덕분인지는 모르겠으나 벌레도 많지 않았다. 물론 벌레도 손으로 잡아 짓눌러 죽이는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비료는 아예 주지도 않고 그나마 퇴비도 소량 준 탓에 나무가 빨리 성장하진 못하고 있지만, 건강하게 자라고 있는듯하다. 그리고 비료는 물론, 농약, 제초제 한 방울 들어가지 않은 블루베리 밭에서 열매가 익어가는 모습을 보니 너무 뿌듯하다.

 올 해 처음으로 수확을 해보니 대충 작은 용기 3개 정도 분량은 나오는 듯하다. 크기도 굵고 당도도 괜찮다.

주위에 참새들이 워낙 많아 새 피해를 입지 않을까 걱정했지만, 아직까지 블루베리 맛을 보진 않았는지 큰 피해는 없다. 위의 사진 정도로 한 두 번 쪼아 먹은 흔적이 몇개 있을 뿐이다. 약을 안 친 밭이다 보니 먹을 벌레가 많아서일까.....

지난해 2년생 묘목을 심고 올 겨울을 나면서 7~8% 정도 얼어죽었지만, 나머지는 건강하게 자라 이렇게 달콤한 블루베리 열매를 주는 것이 기특하다. 앞으로 수확을 한 달 정도 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 계속 풀뽑기와 물 주기 등 관리만 잘 한다면 꽤 수량이 나오지 않을까 기대해본다.

내가 키운 블루베리. 더군다나 약 한 방울 가지 않은 것. 그냥 따서 바로 입으로 쏙 집어넣고 맛을 음미해보는 재미가 솔솔하다.

 

 

아참, 지난해 다섯 그루 정도 심었던 복분자는 한 그루만 살아남았지만 기특하게도 꽃을 피우고 열매까지 내준다. 

스스로 키워내고 맺어주는 자연의 힘을 고스란히 몸으로 느껴본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원래 <비경운> 즉 땅을 갈지않고 텃밭을 가꿀 요량이었는데, 부지런하신 부모님께서 아파서 누운 자식을 대신해 땅을 다 엎어주셨다. ㅜㅜ

땅을 갈지말고 놔 두라고 했지만, 땅을 갈아야 농사짓는 것으로 알고 계신 부모님은 기어코 삽을 드신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올해는 경운된 땅에서 텃밭을 가꾸어야 할 모양새다.

지난달 심어두었던 양배추, 브로콜리, 케일은 그럭저럭 잘 자라고 있다. 이들은 모두 싹을 심어서 모종을 직접 키워낸 것들이다.

사진 왼쪽의 고추는 모종을 얻어다 심었다.

밑 부분에 맨흙 부분은 오크라 씨앗을 심은 부분이다. 모종을 키워서 심는 것이 아니라 직파(자랄 곳에 바로 씨를 심어 기르는 방법)했다. 오크라는 옮겨심기보다는 직파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해본 것인데 좀처럼 싹이 올라오지 않는다. 씨앗값도 꽤 비싼데.... 오크라는 고추와 닮았는데 그 씨앗은 커피 대용으로 쓸 수 있다고 한다. ^^

 

오이 모종도 직접 키워서 옮겨 심었다(정식). 오이는 덩굴성이라 타고 오를 것을 만들어줘야 한다. 지주대를 박고 오이망을 설치했다. 그런데 오이망을 처음 설치하다 보니 어설프다. 밑에까지 닿지 못하고 허공에 대롱대롱. 오이가 좀 자라면 망 쪽으로 유인해야 할 듯싶다.

오이 옆에는 인디안 감자(아피오스)를 심었다. 물에 이틀 정도 담가두어 싹을 낸 후 직파했다. 그런데 이 아이도 좀처럼 싹을 흙 밖으로 내밀지 않고 있다. 

 

 

남은 공간에는 수박과 참외, 옥수수를 심었다. 수박과 참외는 덩굴을 뻗어갈 공간을 놔두고 그 끝자락에 옥수수 모종을 심었다. 이들 모종은 모두 구입한 것들이다. 수박, 참외는 모종 1개당 1,000원으로 꽤 비싸다. 참외의 경우 하우스 재배가 대부분이다보니 진짜 제철인 여름에 먹는 일이 별로 없다. 잘 키워서 먹어볼 요량인데, 수박에 비해 모종이 부실한 편이다. 땅에 활착(뿌리를 잘 내려 살아남는 것)하지 못하고 여리여리한 것이 불안하다.

이외에도 호박도 경사진 면에 조금 심어놨다. 물주기가 다소 불편하지만 경사진 곳의 풀들을 억제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10개 가량 심어놨는데 반 정도는 잎을 따먹는 용도로 쓸 계획이다.

 

그나저나 아픈 다리가 나아야 좀 더 작업을 해 나갈텐데....


댓글(0) 먼댓글(0) 좋아요(8)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