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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은 콩밭에 있다'고 표현들 하죠. 그런데 왜 하필 콩밭일까요.
두가지 설이 있네요.
하나는 소작농의 애환이 담긴 이야기입니다.
주인의 밭 두둑이나 척박한 자투리땅에 콩을 심은 소작농은 추수할 때가 되면 매일매일이 근심입니다. 새나 짐승들이 콩을 먹지 않을까, 누군가 훔쳐가지 않을까, 주인이 두둑도 내 땽이니 거기서 나온 수확물도 다 내놓으라 하지 않을까 말이죠. 그러니 어디 일에 집중할 수 있었겠습니까.
아참, 소작농들이 그많은 곡물 중 콩을 심은 이유는 콩은 양분을 주지 않아도 스스로 만들어 자라기 때문이었을 거라 생각되요. 콩의 뿌리에는 뿌리혹박테리아가 살고 있는데 뿌리혹박테리아는 공기 중의 질소를 고정시켜 암모니아를 만들어 콩의 뿌리에 저장합니다. 그러면 콩은 이 암모니아를 이용해 단백질과 아미노산을 만들게 됩니다. 뿌리혹박테리아와의 공생을 통해 스스로 자랄 수 있는 것이죠.
두번째는 비둘기와 관련이 있습니다.
멧비둘기는 숲속에서 먹을 것을 찾아 이리저리 돌아다녀야 하는데 콩밭은 정말 식은 죽 먹기로 먹이를 구할 수 있는 곳입니다. 그러다 보니 하늘을 날면서도 콩밭만 생각하는 거죠. '비둘기는 콩밭에만 마음이 있다'라는 말이 있는데 이것이 변용되어 마음은 콩밭에 라는 표현이 되었다는 설이 있습니다.
지금은 어떨까요.
멧비둘기가 콩밭에 가려하면 총소리가 들리고 레이저빛이 번쩍거리고, 참 귀찮을듯 합니다. 반대로 농부는 이런 것들을 설치해놓고 한시름 덜었을까요.
어쨋든 지금도 자투리땅이나 두둑엔 콩이 심겨져 있죠. 아무데서나 크게 신경쓰지 않아도 잘 자라는 콩이 정말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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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리나라 사람들이 주로 먹는 쌀의 품종은 '추청'입니다. 흔히들 '아끼바레'라고 하는 것이죠. 1960년대에 일본에서 들어와 70년에 장려품종이 되었다고 합니다. 당시엔 쌀의 수확량을 늘리기 위해 '통일벼'가 보급된 시기이기도 합니다. 그런데 경기도 쪽 토질과는 잘 맞지 않아 이쪽에선 추청을 심었다고 합니다. 맛은 당연히 추청이 더 좋았죠. 그래서 경기도 쌀이 맛있다는 평가를 얻었다는 이야기도 있습니다.
일본은 초밥을 먹죠. 그래서 식은 밥의 풍미도 중요합니다. 추청은 밥이 식어도 그 맛을 잃지 않는다고 합니다. 추청이 들어온 시기 우리네 사정이야 갓 보릿고개를 넘긴 시기였으니 밥을 지금처럼 따뜻하게 보존할 수 있는 방법이 많지 않았죠. 그러니 식어도 맛있는 추청이 인기를 얻을 수밖에요.
하지만 지금은 사정이 다릅니다. 손쉽게 밥을 따뜻하게 데워 먹을 수 있는 시대죠. '일품'이나 '호품'같은 '품'자가 들어간 쌀의 밥맛은 추청을 뛰어넘는다고 합니다. 물론 따뜻했을 때죠. 그래서 식어도 맛있는 품종을 만들기 위한 연구는 지금도 계속중이랍니다.
밥맛. 참 개인적인 것 같으면서도 결코 개인적이지 않은 것이라는 것을 배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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쌀겨와 톱밥, 당밀, 미생물, 물을 배합해서 만든 거친 퇴비는 3개월 이상의 발효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진 오른쪽이 막 배합시킨 퇴비이고 왼쪽이 6개월 이상된 퇴비이다. 
오랜 시간 발효과정을 거친 퇴비는 점점 색이 검게 변하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좋은 흙냄새가 난다. 이런 변화는 미생물의 활동 덕분이다. 
결코 시간이 약인 게 아니다. 그 긴 시간 눈에 보이지 않게 힘을 쓰고 있는 미생물이 필요한 것이다. 
당신이 약이 될 시간을 필요로 할 때, 실제로 필요한 건 힘이 되어줄 미생물이다. 그것은 당신이 키워내야 할 내공인 셈이다.

 

 

쌀겨와 톱밥, 당밀, 미생물, 물을 배합해서 만든 거친 퇴비는 3개월 이상의 발효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진 오른쪽이 막 배합시킨 퇴비이고 왼쪽이 6개월 이상된 퇴비이다.
오랜 시간 발효과정을 거친 퇴비는 점점 색이 검게 변하고 우리가 흔히 말하는 좋은 흙냄새가 난다. 이런 변화는 미생물의 활동 덕분이다.
결코 시간이 약인 게 아니다. 그 긴 시간 눈에 보이지 않게 힘을 쓰고 있는 미생물이 필요한 것이다.
당신이 약이 될 시간을 필요로 할 때, 실제로 필요한 건 힘이 되어줄 미생물이다. 그것은 당신이 키워내야 할 내공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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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2013-09-08 0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내공좀 쌓아야겠습니다. 그런데 미생물은 어떻게 구합니까? 집의 화분들이 영 맥을못추고있네요
저도 퇴비만들어보고싶네요

하루살이 2013-09-08 20:3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화분때문에 퇴비를 만드는 건 시간도 공간도 낭비라는 생각이... 그냥 잘 숙성된 퇴비를 사서 쓰시는게 더 나을 수 있어요.
 

 

아이방에 들어서는 순간 발에 무엇인가 걸린다. 불을 켰다. 까만 비닐봉지가 놓여있다. 그 안에는 과자 한아름과 우유 한 통. 누군가 아이를 위해 갖다 놓았나 보다. 평소 잘 먹이지 않는 우유와 과자이건만 아이에가 다 풀어놓았다. 아이는 과자를 끌어안으며 행복한 미소를 짓는다. 

누구일까. 초가을 문턱에서 다녀간 산타클로스는?

가슴이 따뜻해져 오다 먹먹해진다. 누군가를 생각하는 그 마음. 이것이 바로 하늘에서 내려준 튼튼한 동아줄일 것이다. 누군가를 살맛 나게 해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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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에 눈을 뜨면 먼저 기지개를 폅니다. 그리고 일어나 창밖을 내다봅니다. 새벽 날씨가 쌀쌀해진 탓에 안개가 자욱합니다. 잠깐 그렇게 멍하니 창밖을 보고 있자면 천천히 안개가 사라져갑니다. 그 안개의 끝자락이 남긴 풍경이 이 사진입니다. 마음의 평온을 얻습니다. 잠깐 방안을 살펴보면 아이가 잠들어 있습니다. 행복한 순간입니다. 이른 아침이 주는 선물입니다.

물론 아이가 눈을 뜨는 순간부터 전쟁이 시작됩니다. 씻기고 밥 먹이고 어린이집에 보내기까지 제 손발이 부산해집니다. 한 숟가락이라도 더 먹이려는 욕심에 자꾸 아이와 티격태격합니다. 그러다보면 시간에 쫓겨 조금전까지만 해도 평온했던 마음이 요동치기 시작합니다. 마음은 제 것인데 제 마음대로 되질 않습니다. 사라졌던 안개가 다시 주위에 몰려드는 듯한 기분입니다.

그래도 이 요란함이 축복이란 걸 압니다. 가끔씩 그 사실을 잊고 짜증이 일어나기도 하지만 이내 안개처럼 사라지리라는 걸 압니다. 아이의 미소가 바로 햇살이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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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리스마스 2013-09-05 16:4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우와..평화로워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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