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비경운> 즉 땅을 갈지않고 텃밭을 가꿀 요량이었는데, 부지런하신 부모님께서 아파서 누운 자식을 대신해 땅을 다 엎어주셨다. ㅜㅜ
땅을 갈지말고 놔 두라고 했지만, 땅을 갈아야 농사짓는 것으로 알고 계신 부모님은 기어코 삽을 드신 것이다.
하는 수 없이 올해는 경운된 땅에서 텃밭을 가꾸어야 할 모양새다.
지난달 심어두었던 양배추, 브로콜리, 케일은 그럭저럭 잘 자라고 있다. 이들은 모두 싹을 심어서 모종을 직접 키워낸 것들이다.
사진 왼쪽의 고추는 모종을 얻어다 심었다.
밑 부분에 맨흙 부분은 오크라 씨앗을 심은 부분이다. 모종을 키워서 심는 것이 아니라 직파(자랄 곳에 바로 씨를 심어 기르는 방법)했다. 오크라는 옮겨심기보다는 직파하는 것이 좋다고 해서 해본 것인데 좀처럼 싹이 올라오지 않는다. 씨앗값도 꽤 비싼데.... 오크라는 고추와 닮았는데 그 씨앗은 커피 대용으로 쓸 수 있다고 한다. ^^
오이 모종도 직접 키워서 옮겨 심었다(정식). 오이는 덩굴성이라 타고 오를 것을 만들어줘야 한다. 지주대를 박고 오이망을 설치했다. 그런데 오이망을 처음 설치하다 보니 어설프다. 밑에까지 닿지 못하고 허공에 대롱대롱. 오이가 좀 자라면 망 쪽으로 유인해야 할 듯싶다.
오이 옆에는 인디안 감자(아피오스)를 심었다. 물에 이틀 정도 담가두어 싹을 낸 후 직파했다. 그런데 이 아이도 좀처럼 싹을 흙 밖으로 내밀지 않고 있다.
남은 공간에는 수박과 참외, 옥수수를 심었다. 수박과 참외는 덩굴을 뻗어갈 공간을 놔두고 그 끝자락에 옥수수 모종을 심었다. 이들 모종은 모두 구입한 것들이다. 수박, 참외는 모종 1개당 1,000원으로 꽤 비싸다. 참외의 경우 하우스 재배가 대부분이다보니 진짜 제철인 여름에 먹는 일이 별로 없다. 잘 키워서 먹어볼 요량인데, 수박에 비해 모종이 부실한 편이다. 땅에 활착(뿌리를 잘 내려 살아남는 것)하지 못하고 여리여리한 것이 불안하다.
이외에도 호박도 경사진 면에 조금 심어놨다. 물주기가 다소 불편하지만 경사진 곳의 풀들을 억제해주기를 바라고 있다. 10개 가량 심어놨는데 반 정도는 잎을 따먹는 용도로 쓸 계획이다.
그나저나 아픈 다리가 나아야 좀 더 작업을 해 나갈텐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