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지난 화요일, 샤브샤브집

둘째 아롱이반 엄마 두 사람과 샤브샤브 집에 갔다. 예전부터 만나자했는데, 내가 워낙 엄마들 모임에 안 나가다 보니 2학기 중간이 지난 이제야 만나게 됐다. 샤브샤브집은 처음 가본 곳이었는데, 샤브샤브를 주문하면 월남쌈을 무한대로 먹을 수 있는 곳이라 했다. 샤브샤브를 먹고, 월남쌈을 먹었다.

C엄마가 그랬다. “언니, 주말에 그 농민분 많이 안 됐어요. 의식이 없다는 것 같던데... 그 분이 보성사람이래요.” 가까운 마을사람의 일처럼 백남기씨의 일을 이야기하며 마음 아파했다.

집게와 가위를 들고 야채를 잘게 잘라 샤브샤브 냄비에 넣고 있던 S엄마가 물었다. “으응, 그래요? 근데, 언니, 그 분은 왜 거기 가신 거예요? 그 분은 왜 시위를 하신 거예요?”

냄비에서 건진 소고기를 호호 불고 있던 나는 고개를 들었다.

“어...” 목소리가 안 나왔다. 목이 메여서가 아니라, 순간 사리에 걸려서.

“농민, 농민 운동하시던 분이야.”

나는 다시 고개를 접시에 처박았다. 고기를 먹었다.

 

 

2. 2002년 겨울, 사무실

점심을 먹고 들어왔더니, 부서 막내가 작은 플라스틱 저금통 두 개를 흔들며 웃고 있었다.

“언니, 나 이거 받아왔다.”

“어, 그거, 노무현 후보 후원금 모으는 희망돼지네. 어디서 받았어? 나도 받고 싶은데...”

“아니, 나 그냥 잔돈 모으려고 받아왔지.”

“잔돈 모으려고?”

꼭지가 확 돌았다. 그 때부터 10분간 귀여운 부서 막내에게 할 소리, 못할 소리를 퍼부었다. 나는 그 애가 선거 때마다 엄마에게 만원을 받고 여당후보, 1번에게 표를 준다는 걸 알고 있었다. 나는 그 애가 정치에 대해 아무런 생각이 없다는 것도 알고 있었다. 그 순간, 그런 모든 사실들이 내 분노의 원인 중 하나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다만, 예전에도, 지금도, 나의 사랑, 내가 존경하는 노무현 대통령님의 그 애절하고도 불쌍한 선거운동을 그런 방식으로 방해하는 그애의 무심함을 나는 참아낼 수가 없었다.

 

 

3. 다시 샤브샤브집

처음에 보성이야기를 꺼낸 C엄마도, “언니, 그런데 그 아저씨는 왜 거기 가신 거예요?”하고 묻던 S엄마도 모두 착하고 좋은 사람들이다. S엄마는 부서막내처럼 정말 몰랐을 수도 있다. 그래서 물어본거다. 그 사람들이 거기에 왜 갔는지, 살인기구라 할 만한 물대포에 왜 맞서 있었는지. 알고 싶어서, 정말 그냥 알고 싶어서.

그 분들은 용감한 사람들이라고, 농민이 노동의 대가를 정당히 받을 수 있도록 싸우는 분들이라고, 해고가 쉬워지는 노동개악에 반대하기 위해 그 자리에 있었던 거라고, 편향된 단 하나의 생각을 강요하는 역사교과서 국정화에 반대하기 위해 겨울바람에 맞서 있던 거라고, 그런 분들이 있어서 우리 사회가 조금씩 나아지는 거라고, 나는 말하지 못 했다.

정치 이야기가 나오면, 나도 모르게 흥분하게 된다. 더 많은 사람이 더 잘 살게 하기 위한, 더 많은 사람이 행복하기 살기 위한 방법이 있는데, 사람들은 정확히 그 일에 반대하는 정당에 투표를 한다. 국회의원으로 만들어 주고, 대통령으로 만들어 준다. 세월호 침몰사건과 같은 비정상적 상황에서도 새누리당은 건재하다. 국정화 시도 같은 비상식적 상황에서도 37% 지지자들은 자신들의 지지를 철회하지 않는다. 우리가 사는 세상, 나라가 그렇다.

그렇다면, 모르는 사람, 몰라서 묻는 사람, 몰라서 희망돼지에 동전 모으겠다는 사람에게 이야기해줘야 한다. 더 많은 사람이 더 행복하게 사는 방법이 무엇인지에 대해, 17세, 18세, 19세까지의 학력이 평생을 결정하는 제도를 어떻게 하면 무력화시킬 수 있는지에 대해, 자신의 힘으로, 손으로 애쓰는 사람들이 정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말이다. 개인의 힘으로 할 수 없다면, 그런 정당을 지지해야 한다고, 그렇게 말해야 한다.

그런데, 나는 흥분해서 부서막내에게 얼굴 빨개지도록 소리를 지르던가 아니면, 샤브샤브집 앞접시에 얼굴을 파묻고 있다. 발끈하지 않으면서도, 비판적인 자세가 아니면서도, 정확한 사실 그대로를 전해줄 수는 없을까. 내 입장을 강요하지 않으면서도, 내 입장을 주장할 수 있는 여유를 가질 수는 없을까.

“그 아저씨는 왜 거기 간 거예요?”라는 S엄마의 물음이 계속 생각나서, 나는 일주일이 불편했다.

아무 말도 못 하고, 고개 처박고 샤브샤브 먹던 내 모습 때문에 일주일이 미안했다.

용감하고 의연한 시민이자 농민, 백남기님의 쾌차를 간절히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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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리미 2015-11-24 14:0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비슷한 일 어제 저도 겪었어요. 엄마들 모임 하는데 같이 술 한잔씩들 하다가, 한 엄마가 그날 광화문 집회에 자기 아들이 나가려는 것을 말렸는데 이제 생각하면 정말 잘했다고 그러더라고요. 전 ˝광화문 집회에 갈 생각을 했다니 정말 대견하네˝ 하고 이야기를 계속 듣는데, 그 엄마가 말을 이어요. ˝ 말리기를 잘했지, 그게 역사교과서 문제가 아니라 민주노총이 나선 집회였더라고요. 우리 애들 이용만 당할뻔 했잖아요.˝
순간 저는 할 말을 잃고 깊은 빡침이 와서 ˝원래 민주노총이랑 농민회랑 모두 같이 총궐기 하자고 집회신고 한거야, 갑자기 불법으로 시위 선동을 한게 아니구.˝ 라고 했는데, 그 엄마는 제 말을 잘 이해하지 못한건지 여전히 민주노총이 애들 선의를 이용해서 시위한다고 믿는 눈치였어요.
거기서 더이상 따지기 시작하면 분위기가 싸해질 것이므로, 집회에 참석하더라도 안전에 크게 위협받지는 않는다, 시위대 앞에 서있는 사람들이 위험하긴 하지만 그날 많은 시민들 모두 안전하게 귀가했다고, 사실 문제는 민주 노총이 아니라 정당한 집회를 막고 물대포를 뿌려대는 사람들이 아니겠냐고 하고 말았어요. 화제는 다른 것으로 급 전환되고 계속 앉아서 술을 마시고는 있었지만 그 자리가 제겐 너무나 불편해서 일찍 집에 오고만 싶었답니다 ㅠㅠ

단발머리 2015-11-24 15:31   좋아요 0 | URL
민주노총,만 듣고도 불법시위일거라 생각하는 분들 많죠.
저희집은 텔레비전 안 봐서 모르지만, 종편만 보게 되면 그렇게 생각할 수도 있겠다 생각이 들더라구요.
조선일보 보면서 종편 보는 집은, ˝서울 중심 무법천지, 불법 행위 근절해야˝에 공감할 수 있겠더라구요.

아주 친한 사람이 아닌 경우에는 정치이야기는 분위기 싸해지게 하기 쉽죠. 괜히 나서는것 같기도 하구요.
오로라님 자리가 많이 불편하셨을것 같아요. 집에 오고 싶죠, 진짜.
그렇다고 마음 맞는 사람하고만 만날수도 없구요.
다른 의견이라 생각하면서, 엄한 곳에 투표하는 사람들에게도 말하기는 해야하는데...
창조적인 내용을, 진지하면서도 부드러운 어조로 전달해야할텐데... 그게 어려워요, 그쵸? ㅎㅎㅎ

살리미 2015-11-24 15:3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맞아요... 그게 참.... 어려운 일이더라고요.ㅎㅎ 사실 마음 맞는 사람들 보다 저와는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들을 더욱 설득할 수 있어야 하는데, 아직 더 수양을 해서 더 좋은 사람이 되어야 하나봐요 ㅎㅎ
사람들은 옳은 사람을 따르지 않고 좋은 사람을 따른다는 `송곳`의 메시지를 새기면서요!!

단발머리 2015-11-24 17:36   좋아요 0 | URL
저는 위의 글처럼 석유 부은 기름통마냥 활활 타올랐던때가 많아, 요즘에 좀 자중해야지,했더니,
아무말도 못 했더라지요. 그 엄마들은 참 착한 사람들인데, 내가 차분히 이야기했으면,
내 얘기를 잘 들어줬을텐데.... 아쉬워요.

송곳의 메시지는 옳지요.
그게 진보가 욕먹었던 이유구요.
그래, 니말이 맞아. 너 잘났어! 그래도 니 말대로는 안 해!

좋은 사람이 되야겠어요. 좋은 사람 되기 캠페인!!!

icaru 2015-11-24 16:3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아이들 통해서 사귐을 하게 된 지인들(아들들 친구엄마라고 쉽게 말하면 되는데 ㅋㅋ)하고 이야기할 때는 특히 비판적이 되어야할지 방관자적인 모습이 되어야 할지 혼란스러울 때가 발생하더라고요. 직장에서 만나는 사람들은 대부분 정치에 대한 생각이 많이 다르지 않은데, 내 지역 카테고리에서 사람들을 만나면 종종 놀랄 만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더라고요.
정치적인 경향성이 많이 다르면, 그 사람에게 호감을 갖기가 어렵더라고요. ㅠ,ㅜ 애석하게도..

그나저나
`송곳`에서 그런 메시지를 전달하는군요, 좋은 드라마 같아요 ㅎ

단발머리 2015-11-24 17:38   좋아요 0 | URL
저는 진짜 궁금한게, 아이들 학교에는 네군데의 아파트에서 아이들이 오거든요.
박근혜 지지하는 엄마들을 본 적이 없어요.
그런데, 왜!!!

우리나라 대통령은 박근혜인거지요? 네? icaru님?!!!??!!???

아무개 2015-11-25 09: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는 광우병도 노무현이가 만든거라고, 내가 알고 있는게 세뇌된거라고
저를 들떨어진 좌빨기집년으로 보는 곳에서 일을 합니다.
제 나이에 막내. 그만큼 고령화되어있고 직업상 우경화 되어 있어요.

가끔 참석하는 회식자리에서 정치이야기가 나오면
피가 거꾸로 솟아버려요.
그래서 더 회식자리를 피하게 되기도 하구요.

지난번에 광우병 이야기 할땐
저도 모르게 50이 넘은 분께
제발 종편만 쳐 보지 말고 책도 좀 읽으라고 말을 할뻔 했으나,
못했죠 하아...........

단발머리 2015-11-26 13:54   좋아요 0 | URL
아... 정말 아무개님이 제일 어려울것 같아요.
제가 만나는 아줌마들은 박근혜를 외부적으로 지지하는 사람이 없고, 설사 있다하더라도 밖으로는 안 하니까 잘 모르거든요. 서울시장 뽑을 때, 엄마들이 그러더라구요. 이번엔 바꿔야지, 그런 엄마들 대부분 박원순 찍었다고 전 생각해요.

아무개님은.... 으이... 어째요.
진짜 앉아있는게 바늘방석이겠어요. 말 한 마디만 했다간 완전 공중폭격전이겠어요.
흥분하지 마시고.... 그 분들은 안 바뀌실 분들이니까, 그냥 두세요.
괜히 아무개님만 열불 나니까요. T.T
 
마션 - 어느 괴짜 과학자의 화성판 어드벤처 생존기
앤디 위어 지음, 박아람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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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한의 낙천성을 온 몸에 철갑으로 두른 그를 만나는 시간.

Anyway. That's a problem for tomo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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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너
존 윌리엄스 지음, 김승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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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통 사람 이야기. 죽음이 찾아드는 마지막 장면이 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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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좀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서일 것입니다. ... 알아야 할 것은 알지 못한 채 섣부른 지식으로 자신을 속이고 타인을 모욕하는 경우야말로 식자우환이라 할 수 있지요. (29쪽)

 

진심으로 다른 사람의 말을 듣지 않으면 아무리 많이 읽고 아무리 오래 함께 읽어도 소용이 없더군요. 독서량이 많거나 스스로 안다고 생각하는 사람일수록 독서 모임에서 큰 배움을 얻지 못하는 것도 그래서 그렇습니다. (67쪽)

 

한 개에 천 만원이 넘되 천 만원을 선납해도 금방 가질 수 없는 에르메스 버킨백을 사는 것보다는 김영하의 신간 산문집 『읽다』를 사는 편이 낫다. 재화의 소유가 제공하는 기쁨은 그 재화를 소유하기 직전이 최고점이고, 김영하의 산문이 주는 기쁨은 마지막 문장을 읽을 때까지 유지되기 때문이다.

     

 

 

 

 

 

가방, 반지, 귀걸이, 목걸이, 시계, 블라우스, 스커트, 코트. 이 밖에 다른 어떤 물건을 사는 것보다야 책을 사는 게 낫다. 더 긴 시간동안, 더 진한 감동을 간직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이 어떤 분야에 관한 것이든 지식의 소유에만 한정된다면 그건 진정한 앎과는 구별될 것이다. 많은 책을 사고 많은 책을 읽더라도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좀처럼 빠져나오지 못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경우 보통 식자우환이라 하던데, 간단히 말하면 아는 게 병이 되는 형국이다. 나부터 그러지 않은지 자꾸 뒤돌아보게 된다. 아, 다행이다. 나는 아는 게 적어 이런 경우가 별로 없다. 신난다.

독서란 결국 다른 사람, 즉 책을 쓴 저자의 이야기를 듣는 지루한 과정을 활자-독자의 형태로 변형한 것인데, 만약 저자의 이야기를 듣지 않는다면 어떤 일이 일어날까. 비판적 독서에 반대하는 것이 아니다. 다만, 아예 듣지 않는다면, 저자의 논지를 파악하기도 전에, 저자의 이야기에 귀기울이기 전에, 그/그녀의 주장과 이야기에 귀를 막아버린다면 어떨까. 다독하는 그 어떤 사람은 자신의 지식이나 화려한 독서이력을 자랑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책을 통해 새로운 변화를 이뤄갈 수는 없을 것이다. 그/그녀는 언제나 자신만의 세계에 갇혀 있기 때문이다.

가령 내가 책을 읽는 가장 큰 이유는 어디까지나 ‘즐거움’ 때문이다. ‘즐거움’을 위한 독서, ‘즐거움만을 위한 독서’을 지향한다고 할 때, 이것이 아주 자랑스럽고 뿌듯한 것은 아니지만, 그런 사실 자체를 숨길 수는 없는 일이다. 나에게 독서는 ‘즐거움’을 위한 것이다. 다른 말로는 ‘재미’요, 또 다른 말로는 ‘놀이’이며, 그 밖에 또 다른 말로는 ‘도피’이다. 하지만, 김이경 작가의 이 말, 진지하고 차분하며, 잘난 척 하지 않고 자신의 이야기를 소탈하게 펼쳐 내놓는 그녀의 말을 무시할 수가 없다. 내가 이 책을 읽었으므로, 내가 그녀의 이 말을 들었으므로. 내 생각은 조금 변한다. 변하고 있다.

심심풀이 삼아서 재미로 있는 거라면 대충 읽어도 됩니다. 하지만 스스로를 깨우고 세상에 조금이라도 보탬이 되려고 읽을 때는 정독을 해야 합니다. 즉 독서의 사회적 책임을 생각할 때 정독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입니다. 쓴 사람의 피땀 어린 공력, 만든 사람의 수고로움, 그걸 읽고 살아갈 내 삶의 소중함 그리고 내가 이 모든 사람들과 함께 만들어갈 세상을 생각하면 정성껏 정밀히 읽는 게 당연하지요. (55쪽)

 

책은 내가 아는 세상이 세상의 전부가 아니며 내가 당연시하는 일상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끊임없이 일깨웁니다. 그리하여 내가 누리는 안락에 감사하고 내가 겪는 아픔을 고집하지 않게 하며, 세상이 나를 중심으로 돌지 않는다는 것을 아무 원망 없이 받아들이게 하지요. (11쪽)

 

 

변함없이 나는 즐거움을 위해 읽는다. 그리고 더 나은 인간이 되기 위해서도 읽는다. 내가 당연시하는 일상이 당연한 것이 아님을 깨닫기 위해 읽고, 내가 누리는 안락에 감사하고, 내가 겪는 아픔을 고집하지 않기 위해 읽는다. 

시립 도서관에서 20년 넘게 강사로 활동했던 경험을 바탕으로 해서 제안한 <아이와 함께 책 읽는 법>에 많이 공감하게 된다. 평소 내 지론과 겹치는 부분이 많아 그런 것 같다.

아이들에게 독서를 권하고 싶다면 독서 교육을 시키는 대신 직접 책을 읽으십시오(126쪽), 아이들이 독서에 재미를 느끼려면 무엇보다 좋아하는 책을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만큼 읽도록 자유를 주어야 합니다(128쪽), 수십권씩 되는 전집으로 책장을 빽빽이 채우는 일은 부디 참아주세요, 중구난방 이야기를 들어주세요, 독후감 쓰라고 하지 마세요,가 그 세부적인 방침이다. 모두 다 맞는 말씀, 혼자서 고개 끄덕인다.  

마지막으로, <소리 내어 읽는 법> 꼭지에서도 마음에 드는 문장을 만났다.

책을 읽다가 졸릴 때 낭독을 하면 좋습니다. 독서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똑같은 문장에서 맴도는 자신을 발견할 때가 있습니다. 졸려서 그럴 수도 있고 딴생각을 하느라 그럴 수도 있는데, 아무튼 이럴 때는 책을 덮고 자거나 딴 생각에 몰입하는 게 제일이지만 사정상 그럴 수 없다면 소리를 내어 읽으세요. 나갔던 정신을 불러오는 데는 책 읽는 내 목소리만 한 게 없습니다. (121쪽)

 

나갔던 정신을 불러오는 데는 책 읽는 내 목소리만 한 게 없습니다,가 그것인데, 아, 어찌 알았나. 이 방법은 내가 원서를 읽다가 까무룩 잠이 들려 할 때마다 나간 정신을 불러오기 위해 써먹는 방법이다.

책 읽는 내 목소리는 나를 깨운다. 깨우고야 만다. 기어이. 꼭.

* 알라딘 공식 신간평가단의 투표를 통해 선정된 우수 도서를 출판사로부터 제공 받아 읽고 쓴 리뷰여도 좋았겠지만, 애정하는 아무개님으로부터 제공 받아 리뷰를 쓰는 것도 좋다.

아무개님, 땡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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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니데이 2015-11-14 20:43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단발머리님, 진짜 미인이시네요....라는 댓글을 쓰려는데,
아래 스타뉴스가 있어 다른 분 사진이라는 걸 알았어요;;;

비오는 주말이에요,
단발머리님, 감기 조심하시고 편안한 시간 되세요^^

단발머리 2015-11-24 18:53   좋아요 1 | URL
ㅎㅎㅎ 제가 이렇게 예쁘다면 얼마나 좋을까요.
꿈에서라도~~~~~~~

서니데이님, 바람도 많이 불고 하던데, 건강 조심하세요.
저는 저번주에 약 없이 감기를 이겨내서 스스로 장하다, 하고 있었는데,
오늘 컨디션이 별로예요.
화이팅해요, 우리......
 

설거지 하다가 얘들 챙겨주고 와서 헹구려고 하니 둘이 이러고 있다. 두 개 다 좋아하는 컵인데...어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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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pletreeje 2015-11-09 11:52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두 컵이 꽉 껴서 안 빠지는 거지요? ㅜ-ㅜ
정말 어쩌지요? 다른 분들 중, 이럴때 컵 빼는 방법 아시는 분 있지 않으실까
살짝 기대를^^
참, 세제 풀은 뜨거운 물을 부어 놓으면 혹 미끄러워서? ㅎㅎ

단발머리 2015-11-09 13:38   좋아요 0 | URL
제일 처음 그렇게 해 보았습니다. .....
잘 안 되고 있어요. 엉엉...

다락방 2015-11-09 12:2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ㅋㅋㅋㅋ 아 어쩔 ㅋㅋㅋㅋㅋㅋㅋ 잡아 뽀으면 망가질 것 같고. 애플님 말씀대로 해보심이??

단발머리 2015-11-09 13:39   좋아요 0 | URL
작은 펭귄 컵을 잡아 당길때마다 ˝뽀도독˝ 이런 소리가 나요.
이러다 펭귄 컵 팔 빠질것 같아요. T.T

해피북 2015-11-09 12:4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공 속상하시겠어요 단발머리님 ㅎ 제가 하도 털털해서 접시나 사기 그릇은 다 이가 빠진 상태인데 ㅠㅠ 저도 이 페이퍼에 달리는 댓글 유심히 읽으며 배워야겠어요 ㅎ 힘내시라는 의미에서 꾹 누르고 갑니다 ^~^

단발머리 2015-11-09 13:40   좋아요 0 | URL
일단 조금 기다려보세요.
가능한 모든 적법한 조치들을 다 취하고 있습니다.
엉엉.................

아무개 2015-11-09 13:19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아이쿠야. 어찌돼었나요???

단발머리 2015-11-09 13:41   좋아요 0 | URL
아직도 쟤네들이 저러고 있다는 슬픈 소식이요.
그러니까, 왜 아롱이는 아침부터 펭귄 컵에 보리차를 따라 먹고 그랬나요!!!!
원래 펭귄 컵은 제가 엄청 아끼는거라 가끔 꺼내서 조심조심 먹고, 설거지도 따로 하고 그랬는데...
어쩌다 저기에 빠졌................으...........................

아무개 2015-11-09 13:4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뭔가 챔기름이나 식용유 같은거
바르면?????????

단발머리 2015-11-09 13:48   좋아요 0 | URL
일단 네이버양에게 물어보았더니, 몇 가지 가르쳐 주네요.
해보고 돌아올께요.

근데, 참기름은 없었어요. 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ㅎ

지금행복하자 2015-11-09 13:58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안타까워라~ ㅠㅠ
꼭 회생시키기를 빕니다~

단발머리 2015-11-10 14:53   좋아요 0 | URL
현재 상황 아직 그대로입니다. 슬픕니다, 진짜.

서니데이 2015-11-09 14:5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이 페이퍼 보고 엄마한테 여쭤보았는데요. 한번 해보시면 어떨까요.

냄비에 먼저 겹쳐진 컵을 넣고,
파란컵이 잠기지 않을 정도로 냄비에 물을 담고 중탕합니다.
어느정도 물이 뜨거워지면, 파란컵 안쪽으로 차가운 물을 부어보세요.

잘 됐으면 좋겠네요.




단발머리 2015-11-10 14:54   좋아요 1 | URL
네, 말씀하신 대로 해 보았는데, 아직 안 되고 있어요.
오늘은 에라, 모르겠다 외출했다가 지금 막 들어왔어요.

그냥 낀게 아니라, 약간 옆으로 비스듬히 자리를 잡아 둘 중에 하나가 깨져야 나오려나...
참, 슬픕니다.

많은 관심 감사드려요. 엉엉...

2015-11-09 14:52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0 14:55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0 16:26   URL
비밀 댓글입니다.

2015-11-10 15:03   URL
비밀 댓글입니다.

서니데이 2015-11-10 21:57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희집에선 성공한 방법인데, 잘 안되셔서 어쩌나요,
단발머리님, 더 좋은 방법 찾으셨으면 좋겠어요;;;

단발머리 2015-11-12 10:55   좋아요 1 | URL
컵이 그냥 겹친게 아니라서 그런지 좀처럼 빠지지가 않네요.
잡아당길 때 끼긱 소리도 나구요.
여러 방법으로 도전해보고 있어요. 엉엉~~~~

icaru 2015-11-11 17: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으으윽,,, 아직도예요?? ㅠ

단발머리 2015-11-12 10:59   좋아요 1 | URL
아... 제가 게을러서 일단 아직도 저러고 있다는 슬픈 소식입니다.
오늘 저녁에 남편이 시간 나면 해결해준다고 했습니다.
해결이 되야지 사진도 올리고 할텐데... 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