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고 읽다
고종석 지음 / 알마 / 2016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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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가 닿아 고 신영복 선생님이 회사로 와서 강의를 해주셨다. 강의 내용은 기억나지 않고, 오랜 감옥 생활을 했지만, 아주 인지했다는 기억이 남는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나 신영복 선생님이 돌아가셨다. 돌아가신 후 고종석님이 트위터에 “신영복 책에서 배운 바 없다”라고 트윗해서 구설에 올랐다. 그때 책장에 사두었던 '쓰고 읽다'를 물끄러미 쳐다보았다.

소신 있는 지식인일까? 어딘가 꼬인 허세일까? 올해는 책장에 있는 책부터 읽기로 다짐한 터라 며칠 전부터 꺼내 조금씩 읽었다.

현학적이고 독자의 눈높이를 지나치게 높게 잡은 상아탑의 책들을 꼬집었는데, 그런 책들을 소화한 자신을 은근히 내세우더니 이 책 또한 그런 부류의 책으로 흘러갔다.

그리고 한강 작가의 부커상 수상에 대한 대목에서는 부커상에 대한 것과 번역가에 대한 상세한 주변 지식은 고마웠지만, 결국 수상자를 바라보며 배 아픈 사람의 모습일 뿐이었다. 한강의 채식주의자는 읽었지만, The Vegetarian은 마치 표절한 책으로 치부한다. 주변 지식을 넓고 깊게 다루지만 결국 본질은 제외하는 이 책은 부러워하며 진 책이다.

삼 분의 일 정도를 읽고 덮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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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넬로페 2021-01-07 23:06   좋아요 3 | 댓글달기 | URL
신영복선생님께서 돌아가셨다는걸 제가 까먹은 걸까요? 아님 전혀 몰랐을까요?
초딩님 글을 읽으며 처음 듣는 얘기처럼 느껴져요^^
새삼스레 마음이 뭉클해져
고인의 명복을 빌어봅니다**

초딩 2021-01-07 23:20   좋아요 2 | URL
2016년 1월에 돌아가셨습니다 ㅜㅜ
그분의 죽음은 고요히 스며들듯이 느껴졌었습니다.
저도 다시 한 번 고인의 명복을 빌어봅니다.

페넬로페님 좋은 밤 되세요.

행복한책읽기 2021-01-08 01:04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고종석씨가 신영복 선생님에 대해 저런말을 했어요? 와. 놀랍군요. 어이가 좀 없어서. 저는 한 번도 뵌적 없지만 대학 때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읽고 인생 스승으로 삼은 분이에요. 이분 책은 일단 사두고^^;; 돌아가시기 전 팟캐스트 해주셨는데 들으면서 또 감동감동. 말이 곧 글이 되는 분이셨어요. 저는 고종석 씨 책 몇 권 봤는데, 똑똑은 한데. . 흠, 별 감흥이 없더라고요. 배 아파하는 인간에서 ㅋㅎㅋㅎ 했습니다요^^

초딩 2021-01-09 03:03   좋아요 0 | URL
행복한책읽기님의 말씀에 신영복 선생님이 더 그립고, 고정석씨가 더 야속합니다 ㅜㅜ
가끔 신영복 선생님을 검색하면 나오는 온화한 미소가 - 하지만 강인함이 배어 있는 - 그립습니다.

페크pek0501 2021-01-08 18:10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종석의 문장, 을 읽고 유익한 책으로 기억합니다. 꼼꼼히 필기도 해 두었어요. 그만큼 제가 배울 게 많은 문장 책이었어요.
이 책은 어떨지 모르겠네요. 저자가 문장에 대한 깊은 안목이 있는 것 같았어요.

초딩 2021-01-09 03:04   좋아요 0 | URL
네... 스펙을 보면 참 똑똑하신 것 같긴합니다.

페크님 좋은 주말 되세요.

scott 2021-01-09 10:37   좋아요 2 | 댓글달기 | URL
신영복 선생님에 글과 인터뷰를 마주할때마다 가슴한구석이 먹먹해지는데 ,,,,,,
초딩님이 올리신 이글 몇일을 오고 가며 읽었어요.
이런 이야기 써도 되는지 모르지만
신영복 선생님은 저희 외할아버지가 가장 아끼셨던 제자 였고 그분에 젊은 시절모습이 담긴 사진을 보고 자란 저에게 ,,,
힘들때마다 힘이 되어주는 글로 위로 해주셨던 분입니다.

배아픈것보다 인성에 문제 한국 문인들에 뿌리깊게 자리잡은 악습,악평에 문제이기도 하지만
이렇게 시원하게 비판하신 초딩님 !쵝오!
별도 주지마여 ^.^


초딩 2021-01-09 10:52   좋아요 2 | URL
아 scott 님!
우리가 그리고 여기 우리가 선생님을 애도할 수 있게되어 선생님도 흐믓해하실 것 같아요.
저도 이상하게 다른 글 보다 괜히 댓글을 더 읽게되고 머물게 되었습니다.
실례가 안된다면, 선생님의 사진과 책으로 포스팅을 한 번 해주시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

그리고....... 저도 이 말을 한 번 하고 싶었는데요..
최근 올리신 나는 카메라 글에 댓글 단 것처럼, 사진관련 IT일을 하며 저도 전공자는 아니지만 사진을 몇년 동안 많이 찍었고 해외 친구들도 많이 생겼고, 한국에 오면 같이 사진도 찍고 집에도 초대하고 가족들과 인사도 했답니다. 그 중 나이가 좀 있으신 미국분과는 인생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며 돌아가신 아버지처럼 대했답니다. 손발 써가며 이야기했었어요 ㅎㅎ 그리고 나중에 형수님도 같이 놀러왔고요.
그래서 둘 째 아이의 영어 이름을, 그분께 대부가 되달라고하고 ( ㅎㅎㅎ 사실 아무런 현실적 의미는 없지만) 그분 이름으로 둘째 영어 이름을 지었어요.

Scott 이에요 :-)

그래서, 아직 어린 둘째가 북플을 보면서 자기 이름이 여기 있다고 해요 scott님 보고 ㅎㅎㅎ

날씨가 몹시 추운데, 오늘 좀 따뜻해지는 아침입니다. 감사합니다 :-)

han22598 2021-01-10 01:17   좋아요 1 | 댓글달기 | URL
비판 자체를 위한 비판, 트위터에 ˝신영복 책에서 배운 바 없다˝에 이 문장 말고도 구체적인 이유가 있었겠죠? 있었어야 합니다. 이런류의 사람들 때문에 비판의 생각들을 자유롭게 나누는 것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가 더욱 심해지는 것 같아요. 각자의 의견과 생각은 다양할 수 있죠. 하지만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에 대한 해석이 있어야 합니다. 제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