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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성룡의 징비록 - 피로 쓴 7년의 교훈
류성룡 지음, 장윤철 옮김 / 스타북스 / 2015년 5월
평점 :
품절
징비록, 지도자의 역할을 생각한다
세월호와 메르스, 판박이라고들 한다. 정부의 대처능력과 책임성에서 동일선상에서 문제제기를 하는 것이다.두 사건을 겪으며 국민의 목숨이 달린 문제에 대처하는 정부의 기본적인 자세를 보면서 국민 스스로들이 자신의 목숨을 지켜나가는 할 수밖에 없다고들 한탄이다. 정부의 무능이 이런 불신을 증폭시키고 있다. 국가권력이 존재하는 이유가 어디에 있을까? 국민이 뽑아준 정치지도자들이 국민의 기본권을 지키지 못한다면 분명 그 권력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곧 무너질 것이라는 말이다.
아이러니 하게도 이런 시기에 한 역사인물이 주목받고 있다. 조선 선조 왕 때 임진왜란을 겪으며 조선의 운명을 함께 헤쳐 나왔던 징비록의 류성룡이 그 사람이다. 텔레비전 드라마를 시작으로 여러 종류의 책이 출간되면서 관심을 증폭시키고 있다. 이 시대 왜 류성룡에 주목하는 것일까?
서애 류성룡(柳成龍, 1542~1607)은 조선 중기의 문신이며 재상이다. 이황에게서 김성일과 동문수학하였으며 성리학에 정통하였다. 임진왜란이 일어나기 전 이순신을 천거하여 전라도 방어책임자로 천거하여 임명하도록 하였다. 임진왜란 때 겪은 교훈을 후세에 남기기 위해 ‘징비록’을 저술하였으며, 징비록은 현재 국보 제132호다.
징비(懲毖)는 곧 ‘지난날을 징계하며 뒷일을 삼간다’는 말이다. 이 징비라는 단어에 담긴 뜻이 주목받는 주요한 이유라고 볼 수 있다. 여기서 우선 생각되어야 할 것이 있다. 이 징비록을 남긴 류성룡의 당시 역할이다.류성룡은 재상으로 전쟁의 중심에서 왕과 백성 모두를 위해 직접 뛰었다. 바로 국난의 중심에서 그 책임을 다했다는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했기에 징비록의 가치가 더 돋보인다고 할 수 있다.
장윤철 번역의 이 책 ‘류성룡의 징비록’은 자서, 징비록 제1권, 징비록 제2권, 녹후잡기를 모두 번역하여 옮겼다. 징비록을 보다 풍부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류성룡은 어떤 인물이며 징비록이 가진 가치를 먼저 밝힌다. 그 뒤 필사본 징비록 권 2를 기초로 하여 번역했다고 밝히고 있다. 총 72개의 문장을 중심 번역한 것이다.
최근 내가 접한 류성룡의 징비록을 번역 발간한 책은 세권이다. 홍익출판사 발행본 ‘징비록’, 생각정원에서 발행한 이종수의 ‘류성룡, 7년의 전쟁’과 이 책이다. 각기 주목하는 바가 다르다. 오롯히 징비록에 주목한 것이 홍익출판사 발행본이라면 생각정원의 ‘류성룡, 7년의 전쟁’은 징비록을 통해 새로운 시각으로 류성룡에 주목한다. 반면 스타북스 발행 ‘류성룡의 징비록’은 류성룡과 징비록 양자에 대한 적절한 이해에 주목한다고 보인다.
별스런 유행이다. 텔레비전 드라마의 방영과 때를 맞춘 책의 발간은 자연스런 결합이지만 연달아 발간되는 비슷한 책들을 보는 시각은 곱지만은 않다. 그렇더라도 이런 유행을 통해서라도 류성룡과 징비록이 주목받아 징비(懲毖)의 본 뜻을 되살려 오늘의 문제를 해결하는 지혜를 얻을 수 있다면 좋겠다. 류성룡과 징비록이 주목받는 이유가 지도자의 역할에 있다면 이를 통해 현 시대에 필요한 지도자에 대한 지혜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